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79)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78화(79/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78화
그로부터 다시 사흘이 지났다.
파티 사냥도 없고, 의뢰도 받지 않은 날이었기에, 사무실에 앉아 커피를 한 잔 홀짝이며 여유롭게 시간을 떼우고 있었다.
그때 준혁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한 통 왔다.
띠리링!
“응?”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대박 흥신소의 장태우였다.
[삼성2동 주민센터. 레드존 내 무법자들의 위치를 보냅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문자로 보냅니다.]문자를 보니 결국 삼성동 내 무법자들의 근거지 위치를 알아낸 것 같았다.
“호오, 드디어 알아낸 모양이로군. 그나저나 주민센터? 하! 대담한 놈들이네.”
얼마나 은밀한 곳에 터를 잡았나 했더니 대놓고 주민센터라니 좀 허탈하기까지 했다.
“한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니 무슨 일이지? 혹시······.”
뭔가 사달이 난 것이 아닌가 싶은 마음에 준혁은 곧바로 문자를 보냈다.
[지금 어딥니까? 뭔가 문제가 발생한 거라면 현재 계신 위치를 보내주세요.]전화를 걸까 생각도 해봤지만, 만약 문제가 생긴 게 맞는다면 통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었다.
애당초 무법지 근거지 위치를 문자로 보낸 것도 그렇고, 말소리 같은 소음을 낼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게 문자를 보내고 잠시 후.
띠리링!
[신촌역 근처 O마트 3층 화장실. 상황에 따라 이동할 수 있음.]신촌역이면 차로 이동하면 얼마 걸리지 않는 거리기에, 서둘러 사무실을 나섰다.
물론 나서면서 장태우에게 재차 문자를 보내는 걸 잊지 않았다.
[지금 출발합니다. 가급적 이동하지 마시고 만약 이동하시게 되면 수시로 위치 확인 부탁드립니다.]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와중에 문자를 보낸 준혁은, 잠시 후 지하 주차장에 도착해서는 자신의 차에 탑승했다.
그러고는 문자에 찍힌 빌딩을 내비에 찍고는 곧바로 출발했다.
* * *
친분 있는 빌런들을 통해 삼성동 내 위치한 무법자들의 근거지를 수소문하던 장태우는, 드디어 원하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삼성동 무법자 집단에서 직접적으로 활동한 자는 아니지만, 그곳에서 활동하던 자와 친분을 유지하던 또 다른 빌런을 찾은 것이다.
신촌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수시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산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확실한 겁니까?”
장태우의 물음에 그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거야 나도 모르지. 나도 그놈에게 들은 거니까. 듣기로는 같이 활동하던 다른 놈들과 트러블이 생겨서 나왔다던데 그게 진짜인지 내가 알 게 뭐야?”
“흐음, 삼성2동 주민센터라······ 혹시 현재 그곳에서 활동하는 무법자가 몇 명인지, 그리고 노예는 얼마나 되는지 알고 계십니까?”
좀 더 자세한 사항을 묻자, 갑자기 몸을 바짝 앞으로 기대더니 으르렁거리듯 조용한 어투로 말했다.
“어이, 내가 그것까지 어떻게 아냐고. 애초에 그쪽이 원한 건 그놈들의 근거지 위치였고, 난 분명 들은 대로 말해줬어. 그러니 이제 약속 지켜. 안 그러면 나도 가만히 못 있어.”
더 붙잡고 있어 봐야 나올 게 없다고 판단한 장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현금 1천만 원과 메모지 한 장을 건넸다.
“어쩔 수 없지요. 여기 약속한 금액입니다. 그리고 거기 적힌 곳으로 가서 장 선생이 보내서 왔다고 하면 알아서 중국으로 밀항시켜 줄 겁니다.”
장태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현금과 메모지를 챙겨서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막 자리를 뜨려다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장태우를 보며 한마디 했다.
“당신이 왜 그곳을 들쑤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심해. 무법자 출신 놈들은 그들 자체적으로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 자신들을 들쑤시는 걸 극도로 싫어해. 무엇보다······ 일반인이거나 약자라고 판단된 자들에 대해서는 한없이 잔인해지는 놈들이야.”
자신들보다 강한 자들에게는 설사 피해를 본다고 해도 그냥 웃으며 넘어가거나 가급적 마주치지 않게 피한다.
하지만 일반인이거나 자신들보다 약하다고 판단된 자들에 대해서는 실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그리고 그들의 주요 목표가 일반인인 만큼 평소에는 일반인들 속에 섞여 있다.
물론 그러는 와중에도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통해 꾸준히 정보를 교환하고, 혹시 그런 그들을 파고드는 자들이 있으면 빠르고 잔인하게 제거하기도 한다.
“조언 감사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그 빌런은 도망치듯 카페를 떠났고, 남은 장태우는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홀짝였다.
그러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털썩!
누군가 그의 앞에 다가와서는 맞은 편에 앉았다.
그러더니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엉거주춤 서 있던 장태우에게 말했다.
“벌써 가려고? 잠시 앉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잠시 당혹스러워했던 장태우였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는 물었다.
“누구지?”
“누구긴. 네놈이 찾아다니던 장본인이지.”
아마도 그가 삼성동 무법자 집단에서 나온 그 빌런인 것 같았다.
대충 상황을 이해한 장태우가 다시금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으음······ 어떻게 알았지?”
“쯧, 그렇게 대놓고 들쑤시고 다녀놓고 우리가 모를 거라 생각한 거야? 웃기는 놈이네. 아! 그리고 방금 나간 그 새끼. 아마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쥐도 새도 모르게 뒈질 거야. 아! 쥐도 새도 모르지는 않겠네. 그래도 각성자들이 싸우는데 조용히 끝나지는 않을 거 아냐?”
무법자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보니, 평소와 다름없이 원하는 정보를 입수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움직였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흔적들을 남기고 말았다.
만약 그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걸 알았다면, 그리고 자신들의 출신지를 찾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걸 사전에 알았다면, 보다 은밀하게 조사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말이다.
“그곳에서 트러블이 생겨서 나왔다고 들었는데, 그럼 내가 그곳을 찾든 말든 상관이 없지 않나?”
“그래 맞아. 상관없지. 하지만 이쪽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어서 말이야. 나처럼 안 좋게 나온 케이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놈들도 많거든. 이쪽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들이 정한 룰을 성실히 따라 줘야 해.”
말인즉슨, 커뮤니티의 룰을 따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기에 어쩔 수 없이 태우를 잡으러 왔다는 말이다.
“하아, 그래서 혼자 오셨나?”
일단은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먼저 알아야 했기에, 지금 눈앞의 이자 말고 또 다른 위협이 있는지를 파악하려 했다.
“그건 알아서 뭐 하려고?”
빌런은 대답을 회피했지만, 이미 장내를 빠르게 훑어본 태우는 손님인 척 자리에 앉아 자신의 테이블을 주시하고 있는 자들을 몇 발견했다.
그야말로 이런 일에 이골이 난 베테랑다운 눈썰미였다.
‘이자 말고도 세 명이나 더 있군. 빠져나가는 게 쉽지는 않겠어.’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자 말고도 세 명이나 더 있었다.
즉, 각성자 네 명이 일반인에 불과한 태우를 주시하고 있다는 말이다.
“고작 일반인 한 명 잡자고 각성자가 네 명이나 오다니. 좀 오버 아닌가?”
그에 눈앞의 빌런이 다소 놀란 듯이 말했다.
“호오! 이 짧은 순간에 그걸 알아내? 이쪽 바닥에서 나름 이름 좀 날린다더니 헛소문이 아니었나 보네? 그나저나 오버? 과연 그럴까? 흥신소나 운영하는 네놈이 갑자기 레드존에 있는 무법자들의 근거지를 알아보고 다니는 이유가 뭘까? 심심해서 그런 건 아닐 테고, 어지간한 헌터들은 접근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그런 곳을 왜?”
“······.”
“근거지를 알아본다는 건, 알아냈을 때 거기를 찾아가든 뭘 하든 한다는 얘기고, 그렇다는 건 레드존에 진입할 만큼 고등급의 각성자나, 그에 준하는 세력을 보유한 자가 의뢰를 했다는 거지. 이 정도는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라도 유추할 수 있는 일이었고, 상대는 그에 대한 대비를 한 것이었다.
“으음······.”
“골치 아픈 일은 사양이거든. 널 놓치면 당연히 의뢰자에게 연락할 거고, 그럼 꽤나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지지 않겠어? 이런 말도 있잖아. 호랑이는 토끼를 사냥할 때도 최선을 다한다고. 우리도 그래.”
그렇게 말하더니 이내 장태우 쪽으로 몸을 바짝 내밀며 조용한 어투로 말했다.
“이제 슬슬 일어나야지? 곱게 따라갈래? 아니면 여기서 뒈질래?”
그의 말에 장태우가 주위를 보며 말했다.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일을 벌이겠다는 건가?”
“못 할 것도 없지. 네놈 목만 깔끔하게 따고 한동안 잠적해 있으면 되는데 말이야. 뭐, 좀 시끄러워지기는 하겠지만 또 잠적하는 건 우리 특기기도 하거든. 그래도 귀찮은 일은 질색이니 물어보는 거야. 결정해. 조용히 따라갈래? 아니면 여기서 죽을래.”
어쩌겠는가. 보아하니 허세는 아닌 것 같고, 만약 이 자리에서 버티면 진짜로 목을 딸 기세였다.
“하아, 어쩔 수 없지.”
장태우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자, 상대 역시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일으켰다.
“크크큭, 그래도 목숨 귀한 건 아는 모양이군. 뭐 그래 봐야 조금 연장되는 것에 불과하지만 말이야.”
빌런과 장태우가 천천히 출입구 쪽으로 걸어가자, 흩어져서 주시하고 있던 빌런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명이 먼저 앞서나갔고, 나머지 두 명이 태우와 빌런의 뒤에 바짝 붙었다.
가뜩이나 일반인이 각성자 손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데, 한 명도 아닌 세 명이나 붙었으니 사실상 도주는 불가능이라고 봐야 했다.
물론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그렇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장태우는 나름 이쪽 바닥에서 베테랑 측에 속했고, 각성자들을 자주 상대했기에 각성자 한 명 정도는 따돌릴 만한 수단을 가지고 있었다.
‘한 명이라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세 명이라니. 아무래도 도주는 힘들 것 같기는 한데······ 어쩔 수 없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고 안 되면 의뢰라도 완수하는 수밖에.’
지금 상황으로 볼 때 이자들에게서 온전히 도주하기란 힘들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잠깐 정도는 몸을 뺄 수도 있을 터,
상황이 어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만약 도주가 힘들어진다면 알아낸 정보라도 준혁에게 보내줄 생각이었다.
생각을 정리한 장태우는, 그들을 따라 카페를 나섰다.
신촌역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여서인지, 밖으로 나오자 엄청난 인파가 그들을 맞이했다.
가뜩이나 사람이 많은 장소인데, 막 지하철에서 내린 사람들까지 밖으로 나오면서 더욱 붐비게 된 것이다.
막 밖으로 나온 태우는, 이어폰을 끼고는 핸드폰에 집중하며 걷고 있던 여성의 어깨를 자연스럽게 부딪쳤다.
툭!
“어맛!”
핸드폰에만 집중하다가 느닷없이 어깨를 부딪쳐서인지, 여성은 놀란 듯이 고개를 들어 장태우를 바라봤다.
그리고 장태우는 그녀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엇!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제가 잠시 한눈을 팔아서······.”
장태우는 미안한 표정으로 상대에게 급히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아, 아니에요. 제가 죄송하죠.”
여성도 본인이 핸드폰을 보느라 앞을 제대로 보지 않았기에, 덩달아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사과하는 사이, 옆에 있던 빌런이 장태우의 옆구리를 가볍게 툭 치며 말했다.
“어이, 이상한 짓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으음······.”
장태우는 여자를 향해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여 보였고, 여자 역시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제 갈 길을 갔다.
하지만 그의 손에는 어느새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 되는 작은 구슬 하나가 들려 있었다.
섣불리 손을 움직여 품에 있는 구슬을 꺼내려 했다가는 의심을 살 수도 있기에, 일부러 여자와 어깨를 부딪치고는 빌런의 시선이 한순간 그쪽으로 쏠렸을 때, 빠르게 품에서 구슬을 꺼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는 빌런들은 짜증 난다는 듯이 도로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야, 차 근처에 주차한 거 아냐?”
“쯧, 눈깔이 제대로 박혀 있으면 한번 봐라. 여기 어디에 주차할 데가 있냐? 당연히 저쪽 주차장에 대고 왔지.”
대재앙 전에도 신촌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었다.
하지만 대재앙 이후 한강 이남이 위험지역으로 분류되면서, 강북 쪽의 전통적인 핫 플레이스였던 명동, 홍대, 신촌 등으로 그야말로 엄청난 인파가 몰리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도 사람이지만 도로에 차도 엄청나게 밀렸다.
“하! 미치겠네. 어이, 허튼짓할 생각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여차하면 이 자리에서 바로 네놈 멱 따버리는 수가 있으니까.”
태우를 향해 조용한 어투로 협박성 경고를 날린 빌런은, 이내 짜증 난다는 표정으로 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지하철에서 내린 사람들이 다시금 밖으로 몰려나왔다.
갑작스레 사람들이 몰리며 복잡해지는 순간.
‘지금이다.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
장태우는 들키지 않게 꼭 쥐고 있던 구슬을, 빠르게 빌런의 몸에 던졌다.
휘익!
퍽!
순간 구슬이 터지듯 깨지며 하얀 연기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푸스스스스.
“뭐, 뭐야! 컥! 쿨럭! 컥! 쿨럭!”
“쿨럭! 쿨럭!”
“아아악! 뭐야!”
그 일대는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었다.
장태우가 빌런에게 던진 구슬. 그건 바로 최루 가스가 압축되어있는 구슬이었다.
이런 일이 생길 때를 대비해 항상 품에 지니고 있던 비상 탈출용 히든카드 같은 것이었다.
지하철 출구 앞을 가득 메우고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연신 기침을 했댔고, 이는 빌런들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었다.
각성자라고 해서 신체기관이 다른 건 아니니 말이다.
물론 일반인에 비해 최루 가스의 효과는 덜 하겠지만, 그들 역시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며 연신 기침을 해댔다.
그리고 그사이, 장태우는 빠르게 지하철역 안으로 뛰쳐 들어갔다.
“이익! 저, 저 새끼 잡아! 쿨럭! 쿨럭!”
“쿨럭! 저, 개새끼가! 너 이 새끼 잡히면 바로 죽을 줄 알아!”
그래도 각성자라고 여전히 눈물 콧물을 다 짜고 있는 일반인들에 비해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도주하는 장태우의 뒤를 빠르게 쫓았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79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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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69-36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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