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some honey by copying skills RAW novel - Chapter (8)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7화(8/242)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007화
홍대 근처의 한 삼겹살집.
홀로 자리에 앉아 고기를 굽고 있던 준혁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건장한 체구의 사내를 보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어! 철민아. 여기!”
철민이라 불린 사내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준혁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야! 이게 뭔 일이냐? 맨날 돈 없다고 징징거리던 네가 술을 다 산다고 하고?”
“내가 사기 싫어서 안 샀냐? 돈이 없어서 못 산 거지. 너야 헌터니까 돈 걱정 없겠지만, 나 같은 일반인들은 진짜 먹고살기 힘들다.”
준혁의 말에 철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하긴,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데, 인건비는 바닥을 치고 있으니…… 그렇다고 누굴 탓할 수도 없어요. 이게 다 저 빌어먹을 괴수 놈들 때문이니까. 하아,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됐는지. 그나저나 하이에나 일은 할 만하냐?”
철민의 물음에 준혁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냥 먹고 살자고 하는 거지. 근데 그마저도 쉽지가 않다. 방벽 인근은 이미 씨가 말랐고, 그렇다고 깊이 들어가기엔 너무 위험하고.”
철민 역시 대충이나마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다소 씁쓸한 표정으로 준혁을 바라봤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나저나 그렇게 힘들면 슬슬 다른 일 알아봐야 하는 거 아니냐? 정 힘들면 말해. 포터 자리 정도는 알아봐 줄 수 있다.”
포터 자리 정도는 알아봐 줄 수 있다는 철민의 말에, 준혁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포터? 나쁘지 않지. 한 번 알아봐 줄 수 있겠냐?”
농담처럼 건넨 말에 진지하게 반응해서인지, 철민이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어? 정말? 너 포터 일에 관심 없었잖아.”
회귀 전에도 철민이 여러 번 포터 일을 권했었지만, 그때마다 준혁은 딱히 관심이 없다며 거절했었다.
괜히 헌터들에게 무시당하고 눈치 보며 일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누구 눈치 볼 필요 없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하이에나가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준혁의 이런 마인드를 철민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농담 삼아 가볍게 던진 말인데, 그걸 준혁이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이니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관심 없지. 이게 다 너 살리자고 하는 짓이다. 나중에 고맙다고나 해라.’
내심과는 다르게 준혁은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하이에나 일도 점점 힘들어지고 해서 슬슬 다른 일을 좀 알아볼까 하는 중이거든. 그래서 그런데 포터 일 진짜 알아봐 줄 수 있냐?”
준혁이 재차 진지하게 묻자, 철민 역시 장난기를 빼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흐음, 네가 진짜로 할 생각이 있다면 알아봐 줄 수 있지. 내일 사냥이 잡혀 있으니까 리더 형님한테 한번 말해볼게. 아마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다음 주부터 가능할 거다.”
“다음 주?”
“어, 이번 주 사냥이라고 해봐야 내일하고 모레 이틀 남았는데, 내일 말한다고 쳐도 당장 모레부터는 힘들지. 아마도 다음 주 월요일부터 가능할 거야.”
다음 주부터나 가능할 거라는 철민의 말에, 준혁이 내심으로 혀를 찼다.
‘허! 얌마. 너 이틀 후에 죽어. 너에게 다음 주는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이 말을 겉으로 꺼낼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준혁은 표정 관리를 하며 재빨리 말했다.
“아직 포터 일을 하겠다고 결정한 건 아니고, 한번 경험을 해보고 결정하려고. 그래서 그런데 내일 너 사냥 갈 때 나도 좀 같이 가자.”
철민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당장 내일 탱커 스킬을 카피하고, 그 길로 곧장 협회로 가서 탱커 등록과 함께 기본 장비를 지급 받아야 했다.
최소한의 장비는 있어야 탱킹이 가능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막을 모르는 철민으로서는, 당장 내일부터 나갈 수 없겠냐는 물음에 난처한 기색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내일? 그건 좀 힘들 것 같은데? 어찌 되었든 파티 구성원에 대한 결정권은 파티장에게 있거든. 아무리 포터 자리에 불과하다고 해도 사전에 파티장과 상의도 없이 널 꽂아줄 수는 없어.”
당연한 얘기였다. 그리고 준혁 역시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말이다.
“날 꽂아달라는 게 아니라 그저 곁다리로 껴서 하루 경험할 수 있게만 해달라는 거다. 당연히 일당은 안 받을 거고, 너희 파티도 한 명 일당으로 포터 두 명 데려가면 좋잖아.”
일당도 안 받고 그저 경험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자, 철민의 표정이 꽤나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일당 안 받고 하루 경험만 하게 해달라고? 흐음, 그렇다면야 별문제 없겠지. 잠깐만 기다려라. 잠시 전화 좀 하고 올게.”
“어, 그래. 그럼 부탁 좀 하자.”
돈도 안 받고 무료로 하루를 일해 주겠다는데 누가 거절하겠는가.
통화를 위해 잠시 밖으로 나갔던 철민이, 금세 통화를 마치고 안으로 들어왔다.
“파티장하고 통화해 봤는데, 그렇게 하라고 하더라고. 8시쯤 출발할 예정이니 늦어도 아침 7시 30분까지는 서쪽 방벽 7번 게이트로 나와야 돼.”
파티장이 허락했다는 철민의 말에, 준혁의 입가에는 어느새 회심의 미소가 어렸다.
‘됐군.’
“7시 30분까지? 오케이. 늦지 않게 나가마. 그건 그렇고 손 좀 줘봐라.”
뜬금없이 손을 줘보라고 하자, 철민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손? 뜬금없이 손은 왜?”
“잔소리 말고 일단 줘봐.”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민 철민의 손을, 준혁이 덤덤한 표정으로 잡았다.
그리고 곧바로 카피를 시전했다.
‘카피!’
카피를 시전하자 준혁의 머릿속에 기계음이 들려왔다.
-해당 스킬들 중 세 가지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기계음이 들려옴과 동시에 철민이 보유한 스킬들이 준혁의 눈앞에 나열되었다.
고유스킬 : [패시브] 디스트럭티브 바디 [Lv.1]
– 공격력 +1000
– 공격스킬 데미지 20% 상승
– 고유스킬이므로 스킬덱에 등록하지 않고 사용 가능.
고유스킬 : [액티브] 파워 스트라이크 [Lv.1]
– 무기에 포스의 힘을 실어 강력한 공격을 가한다.
– 스킬 데미지 2500 + [무기 공격력]
– 고유스킬이므로 스킬덱에 등록하지 않고 사용 가능.
시전시간 : [즉시]
재사용 대기시간 : [30분]
포스 소모량 : [100]
카드스킬 : [액티브] 크리티컬 어택 [Lv.3]
– 공격 시 치명타가 터질 확률 50%.
– 단검 착용 시 치명타 확률 30% 상승.
시전시간 : [즉시]
재사용 대기시간 : [30분]
포스 소모량 : [900]
나열된 스킬은 고유스킬 두 개와 카드스킬 한 개.
준혁은 곧바로 철민이 보유한 스킬 세 개를 모두 카피했다.
-디스트럭티브 바디, 파워 스트라이크, 크리티컬 어택을 카피 하시겠습니까? [Yes / No]
‘예스!’
– 스킬 카피가 완료되었습니다. 카피 된 스킬은 스킬 창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예스를 선택함과 동시에 카피가 완료되었다.
말인즉슨, 카피를 하는 데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치 않다는 뜻이다.
‘호오, 일단 선택하고 카피를 실행하면 그걸로 끝이란 말이군. 카피하는 데 따로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치 않으니 선택만 빨리한다면 기껏해야 2~3초 정도. 가볍게 악수 한 번 할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다는 뜻이네.’
카피를 완료한 준혁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뗐다.
“됐다.”
그에 철민이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냐? 남자 새끼가 소름 돋게. 대체 손은 왜 달라고 한 건데? 너 혹시…… 남자 좋아하냐?”
철민은 황급히 양팔을 교차하며 자신의 가슴을 감쌌다.
그러고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준혁을 바라봤다.
그에 준혁이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술잔을 들어 올렸다.
“지랄을 하세요. 씨 까는 소리 하지 말고 술이나 마시자.”
너스레를 떨며 술잔을 들어 올린 준혁을 떨떠름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철민이, 이내 한숨을 내쉬며 잔을 들어 올렸다.
***
술자리를 마친 준혁은,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웬 으슥한 골목길로 들어섰다.
그러고는 잠시 후, 허름한 골동품 가게 앞에서 멈춰 섰다.
“호오, 여기로군.”
화정 만물상이라고 적힌 간판을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인 준혁이, 이내 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섰다.
“과연 이 시기에도 여기 있을까?”
딸랑!
문을 열자 문에 달린 풍경이 은은한 소리를 냈다.
그와 동시에 카운터에 앉아 있던 2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준혁을 맞았다.
“어서 오세요.”
“아, 네.”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인 준혁이,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남자가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찾으시는 물건이라도…….”
“그냥 한번 둘러보려고요.”
그냥 둘러봐도 되겠냐는 준혁의 물음에, 남자가 다시금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그러세요. 편하게 둘러보세요.”
그러고는 준혁에게서 신경을 끊은 채, 다시금 핸드폰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그사이 준혁은 골동품들을 구경하는 척하며 느릿한 발걸음으로 천천히 구석진 곳으로 향했다.
‘분명 구석진 곳에 잡다한 장신구들과 섞여 있었다고 했는데…….’
도자기나 그릇, 자개 같은 한국적인 물건들을 지나자, 오르골이나 축음기 같은 서양적인 물건들이 보였고, 그 너머로 장신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들었던 바대로 구석진 자리에 진열되어 있었기에, 준혁은 기대감을 내비치며 장신구들이 진열된 곳으로 다가갔다.
‘듣기로는 내년쯤 한국 들어왔다가 발견했다고 들었으니, 어쩌면 지금 이 시기부터 여기 있었을 수도…….’
그렇게 장신구들을 둘러보던 준혁의 눈에, 목제로 된 팔찌 하나가 들어왔다.
“어!”
이렇다 할 장식이 되어있지 않은, 온전히 목제로만 이루어진 투박하고 볼품없는 목제 팔찌.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무런 문양도 새겨 있지 않은 팔찌였지만, 준혁은 그 팔찌가 자신이 찾는 물건임을 확신했다.
‘이거다!’
준혁은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팔찌를 집어 올렸다.
‘문양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내가 봤던 제이든의 팔찌와 똑같아.’
“역시…… 이 시기부터 여기 있었군. 흐흐, 미안하다. 제이든. 이건 내가 가져가마.”
팔찌를 집어 든 준혁은, 망설임 없이 카운터로 다가갔다.
“이 팔찌 얼맙니까?”
준혁이 목제 팔찌를 카운터에 내려놓자, 한창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던 청년이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팔찌를 바라봤다.
“이거요? 저기 장신구들이랑 같이 있던 거죠? 흐음…… 저기 물건들이 대략 3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라고 듣기는 했는데 자세한 가격은 아버지에게 물어봐야겠네요.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청년이 어딘가로 전화를 하려고 하자, 준혁이 급히 지갑에서 10만 원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3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라니 그냥 10만 원 드리죠. 제가 이 물건이 마음에 들어서요.”
장신구들 사이에 아무렇게나 방치되어있는 걸 봐서는 아버지라는 사람도 이 팔찌의 제대로 된 가치를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지만, 그래도 혹시라는 것이 있었기에 준혁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확실한 이 청년 선에서 일을 마무리 짓고 싶었다.
준혁이 10만 원을 주겠다고 하자, 막 전화를 걸려던 청년이 재빨리 핸드폰을 내려놓고는 돈을 집어 올렸다.
“하하, 이 돈보다 더 싼 가격일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습니다.”
괜찮다는 준혁의 말에, 청년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그러시죠. 하하.”
그에 준혁이 재빨리 팔찌를 들어 올렸다.
“수고하세요.”
“네.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오세요.”
팔찌를 가지고 골동품 가게를 나선 준혁이 슬며시 안을 들여다보니, 5만 원은 계산대에 넣고, 나머지 5만 원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는 청년의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아버지에게는 5만 원에 팔았다고 말하려는 것이리라.
어쨌든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준혁은, 팔찌를 조심스레 품에 넣고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스킬 복사로 꿀 빱니다 8화
전자책 출간일 | 2023.04.14
지은이 | 김현준
펴낸이 | 김영훈
펴낸곳 | 포텐
주소 | [04156]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311, 재화스퀘어 1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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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스 | 02-6320-8585
ISBN |
979-11-369-3694-3
정가 | 비매품
ⓒ 김현준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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