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ost-seeing actor RAW novel - Chapter 212
212화
9회 말 2아웃 (2)
폴라리스 신곡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은 태주뿐이라고, 멤버들 모두의견을 모았다.
특히 리더 윤지호는 이번 곡의 컨셉에 청량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태주가 딱 어울린다고 강조했었다.
애초에 이 곡은 태주를 상상하면서 만든 곡이기도 했고.
그때, 마이크를 찬 임강현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너희 둘, 여기서 뭐 하냐?”
그의 출현에 태주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이번에 폴라리스 신곡 나온다는데, 나한테 뮤비 주인공 해달라고 해서.”
“그래? 나도 예전에 뮤직비디오 찍은 적 있는데. 나도 잘할 자신 있다, 강웅아. 태주가 거절하면 나한테도 기회 줘.”
“야구선수 역할인데 괜찮으시겠어요?”
“뭐야, 운동선수 역할이야? 그럼 난 됐어.”
생각보다 임강현은 빨리 후퇴했다.
“나 운동에는 젬병이거든. 예전에 청량음료 광고를 운동선수 컨셉으로 찍으려고 했다가, 광고 감독님이 내 운동신경 보고 그 시안은 폐기했어.”
“연기를 잘하면 그 정도는 커버되지 않아요?”
“그런 정도가 아니야. 난… 운동신경이 쓰레기야.”
고개를 흔들던 임강현이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감독님도 그러시더라. 내 운동신경은 연기로 커버가 안 된다고.”
그때. 저쪽에서 검은 밴이 멈춰서더니, 오늘 게스트로 온 훤칠한 남자가 훌쩍 내려 다가왔다.
발목까지 오는 검은 코트를 멋들어지게 입은 윤지호가 태주에게 손을 흔들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나의 뮤즈!”
반가운 손님에 태주는 벌떡 일어났다.
“지호 형!”
“태주도 나 보고 싶었구나, 그치?”
그의 유쾌한 성격도, 주변을 기분 좋게 하는 분위기도 여전했다.
윤지호의 방문에 촬영장은 들뜬 분위기에 휩싸였다.
같은 폴라리스 멤버인 하강웅은 물론, 제작진과 태주도 윤지호를 반겼지만.
오직 임강현만 낯을 가리는 분위기였다.
윤지호와 악수를 하면서도 그의 굳어진 얼굴은 여전했다.
태주는 그런 임강현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왜 그래, 너답지 않게.”
“함부로 말을 못 걸겠어. 나의 아이돌이란 말이야, 윤지호는.”
그의 대답에 태주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임강현을 윤지호에게 밀었다.
“지호 형. 얘가 형 팬이래.”
“한태주, 그걸 지금 말하면….”
“어? 정말요?”
윤지호가 씩 웃으며 임강현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언제든 팬은 환영입니다!”
그 말에 임강현의 얼굴이 푹 익었지만, 태주는 하강웅과 눈치를 보면서 웃기 바빴다.
* * *
어느덧 저녁이 다 된 시각.
태주는 윤지호, 하강웅, 임강현의 의견을 수렴한 저녁 메뉴를 발표했다.
“오늘은 해물짬뽕을 만들어 볼 거야.”
“크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짬뽕!”
윤지호가 태주를 바라보며 딸깍, 하는 소리를 입으로 냈다.
“짬뽕은 소주랑 곁들이면 진국인데.”
“그건 피디님한테 여쭤봐야 하지 않을까?”
태주가 넘긴 공을 김해송은 즐거운 미소로 화답했다.
“저희야 여러분들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하는 거라면 뭐든 좋습니다.그런데 지호 씨가 태주 씨 주량을 못 당할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지금 저의 주량을 의심받은 건가요?”
윤지호가 코웃음을 치며 가슴을 쫙 폈다.
“아이돌계에 그 어떤 사람한테 물어봐도, 다들 저 술 세다고 할걸요?”
“그럼 저랑 강웅이가 술 사 올게요.”
임강현이 하강웅과 함께 마트로 떠나고, 태주는 윤지호와 해물짬뽕을 만들기 시작했다.
요리에 문외한인 임강현, 하강웅과 달리 윤지호는 자취해서 그런지 밥은 할 줄 알았다.
육수를 내기 위해 태주는 뜨거운 가마솥 앞에 자리를 지키고 섰다
각종 해물로 맛을 낸 냄새가 맛있게 올라왔다.
국자로 천천히 국물을 젓는 그에게 윤지호가 슬쩍 다가왔다.
“밥, 다 됐어. 짬뽕은?”
“짬뽕도 거의 다 됐어.”
그가 태주 옆에서 코를 킁킁댔다.
“맛있는 냄새가 온 사방으로 퍼진다. 나 지금 엄청나게 배고파.”
“빨리할게. 좀만 참아.”
“나 한 숟갈만 먹어보면 안 돼?”
윤지호의 초롱초롱한 눈빛에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한 입만이야.”
“응응..”
그러나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윤지호는 국자를 가득 퍼 후루룩 마셨다.
곧이어 그가 엄지를 척 내보였다.
“진짜 맛있어! 강웅이한테 네가 요리 잘한다고 말을 많이 들었지만. 와, 진짜 대박이네. 여기 매주 놀러 오고 싶다.”
열렬한 그의 반응에 태주가 자랑스럽다는 듯 어깨를 폈다.
일전에 신득연한테서 받았던 ‘자취 요리 능력’을 갈고 닦으니 더욱 발전한 요리를 선보일 수 있었다.
곧이어 임강현과 하강웅이 도착했고, 술이 곁들여진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잘 먹겠습니다!”
매콤하고도 시원한 국물을 들이켠 남자들이 캬, 하는 소리를 냈다.
“진짜 맛있다 이거!”
“태주 형. 우리 숙소에 한 달만 살아주면 안 돼요?”
하강웅이 태주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배달 음식 시키는 것보다 형 음식이 훨씬 맛있어요!”
“안돼, 태주는 내가 먼저 데려갈 거야.”
임강현이 태주를 보며 이글거리는 눈을 맞췄다.
“너, 나랑 한 달만 같이 살자. 네 요리에 길들어서 이제 웬만한 요리에는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단 말이야.”
“아니야, 태주야. 우리 집으로 와. 우리 집은 몸만 오면 돼!”
윤지호도 태주 쟁탈전에 합류한 가운데.
이중협이 웃겨 죽는다는 듯 배를 잡았다.
[우리 태주, 인기쟁이네. 요리 잘한다고 남자애들이 주위에 이렇게 꼬일 줄 누가 알았겠어.]‘열렬한 관심은 언제나 환영이죠.’
은근히 이들의 관심을 즐기던 태주는 임강현에게 장난을 걸었다.
“근데 너 지호 형 팬이라고 했잖아.그럼 양보해야지, 안 그래?”
“어…. 너의 요리만큼은 양보 못 하겠어! 그러니까 지호 씨가 양보하시죠.”
“아뇨, 저도 양보 못 합니다.”
“지호 형은 엄마가 반찬 채워준다면서요. 우리한테 양보해요!”
한태주를 갖고 서로 다투는 남자들.
태주는 그들에게 평화의 술잔을 하나씩 돌렸다.
“저와 술 대작해서 이기는 사람이 절 가지는 걸로 하죠.”
태주의 도발에 세 명의 남자가 눈에 불을 켰다.
* * *
몇 시간 후,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각.
최소한의 카메라만 남기고 제작진이 철수한 가운데.
귀뚜라미가 우는 새벽에 태주는 급격한 신호를 느끼고 일어났다.
옆에는 방이 떠나갈 듯한 코골이들이 스테레오처럼 울려 퍼졌다.
‘아, 너무 술을 많이 마셨나.’
[얼른 일어나, 나중에 이불에 지도 그리지 말고.]이중협의 장난기 어린 말에 태주는 키득거렸다.
‘형, 진짜!’
슬리퍼를 신고 밖으로 나온 태주는 얼른 화장실로 들어갔다.
재빨리 볼일을 보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는 그때.
장독대 뒤에서 누군가 통화하는 모습이 보였다.
“태주 씨가 얼마나 요리를 잘하는지, 진짜 배불리 먹었어.너도 먹었으면 정말 맛있다고 했을걸.”
‘지호 형?’
태주의 말에 이중협이 급히 날아가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윤지호.]‘자리를 비켜주는 게 좋겠어요.’
조용한 공기를 뚫고 핸드폰에서는 낭랑한 여자 목소리가 얼핏 들리는 듯했다.
‘여자친구랑 통화하는 건가? 아무튼 얼른 들어가야지.’
몸을 기다시피 느릿느릿 걸어가던 그때, 태주는 부러진 나뭇가리를 밟고 말았다.
빠직.
그 순간, 윤지호가 후다닥 튀어나왔다.
태주를 발견한 그가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나중에 통화하자, 끊어.”
태주는 그냥 지나쳐 가려 했다.
조용한 새벽 공기를 뚫고 수화기 너머에서 들리던 목소리는 분명 여자였다.
그렇지만 태주는 굳이 물어볼 생각은 없었다.
윤지호의 얼굴이 너무나도 창백해 보였기 때문.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지.’
“잠깐만, 태주야.”
윤지호의 핏기없는 얼굴에 태주가 먼저 선수를 쳤다.
“나 아무것도 못 들었어. 들어갈게.”
“아니, 그게 아니라….”
잔뜩 당황한 윤지호는 입술을 달싹이더니, 이내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태주야, 강웅이한테서 얘기 들었지? 우리 이번에 신곡 내는데, 뮤직비디오 찍는다는 거.”
“응, 들었어.”
“우리가 주인공으로 너를 원한다는 것도?”
윤지호가 달빛에 빛나는 눈을 태주에게 들이댔다.
“응. 그런데 내가 야구를 좋아하지도 않고 해보지도 않아서…. 타자를 잘 연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하지만 최선을 다할 거잖아? 그리고 실제 경기가 아니니까 하는 척만 해도 돼. 배트 휘두르는 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망설이는 태주에게 윤지호는 쐐기를 박았다.
“강웅이한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곡 널 생각하면서 썼어. 너 말고는 이 뮤비에 어울리는 사람은 없어. 그러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해주라.”
열렬한 윤지호의 구애에 태주는 냉큼 넘어가 버렸다.
“좋아, 열심히 해볼게.”
* * *
예능 촬영 후 서울로 돌아온 태주.
뮤직비디오 촬영까지는 몇 주 남은 상태라, 그동안 열심히 야구를 배워보기로 했다.
어설프게 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준비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으니까.
차용석과 함께 근처 배트장으로 간 태주.
차용석이 태주의 부탁으로 야구 선생님을 구해왔는데, 이게 웬걸.
그는 전직 프로 선수를 데려왔다.
“이쪽은 탁윤도. 나랑 같이 헬스장 다니는 절친한 형님이야. 장사하시느라 바쁜데, 이렇게 나와주신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해.”
“뭔 소리야, 용석아. 나 그렇게 바쁘지 않아.”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태주를 보고 씩 웃었다.
“우리 와이프가 팬이에요, 태주 씨. 이따가 사인해 줄 수 있어요?”
“물론이죠.”
그런데 옆에서 이중협이 흥분했다.
[태주야, 너도 꼭 사인받아라. 어?]‘형, 탁윤도 선수 팬이에요?’
[당연히 팬이지! 탁윤도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에서 활약한 전설의 투수잖아!]‘아하. 네, 꼭 받을게요.’
어찌 된 게 차용석과 이중협 둘 다 엄청나게 흥분한 것 같다.
하긴, 태주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탁윤도는 올림픽에서 팀을 금메달로 이끈 전설의 투수였으니까.
특히 150km/h의 빠른 구속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좌완 투수로 유명했었다.
“안녕하세요, 탁윤도라고 합니다.”
“한태주입니다. 정말… 영광입니다, 선수님.”
태주가 경외심을 가진 눈빛을 반짝거리자 탁윤도는 흐뭇한 눈길로 화답했다.
“제가 더 영광이죠. 대한민국의 톱스타를 제가 만나게 될 줄이야. 만나서 정말 반갑습니다.”
“그런데 저는 배트 치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투수님께서 가르쳐 주셔도 괜찮을지….”
태주의 조심스러운 의심에 그가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저에 대해 잘 모르시는군요, 태주 씨?”
“죄송합니다, 제가 야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서요.”
“괜찮습니다. 제 팬도 아닌데, 제 이력을 모르시는 건 당연하죠.”
어깨를 으쓱하던 탁윤도는 묘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제가 고등학교 때까지는 타자로 활동했었습니다. 투수로 전향한 건 현재 속한 팀에 입단하고 나서죠.”
차용석이 자랑스럽다는 듯 옆에서 끼어들었다.
“이 형님이 말야, 야구선수로서 아주 천재적인 분이셔. 투수와 타자의 재능을 둘 다 가진 사람은 흔치 않거든.”
“용석아, 그만해라. 부끄럽다.”
탁윤도가 차용석을 힐끔거리며 장난스러운 눈초리를 했다.
“그런데 태주 씨를 만나니까 용석이가 연예인 매니저라는 게 실감이 나네요. 그동안 안 믿겼거든요. 워낙에 애가 연예계하고 관련 없게 생겼잖아요.”
“하하. 차용석 팀장님은 저희 3팀의 정신적 지주십니다.”
“아이고, 그래요?”
“둘 다, 나 놀리지 마요.”
차용석이 산만한 등치를 들썩이자 탁윤도가 태주에게 친근하게 눈을 맞췄다.
“그럼 우리는 얼른 야구나 배워볼까요?”
* * *
생전 처음 온 야구 배트장.
태주는 배트를 잡는 법부터 휘두르는 법, 타구 하는 법까지 신속하게 배웠다.
태주의 몸놀림을 유심히 보던 탁윤도는 이따금 감탄했다.
“기본적으로 운동신경이 제법 있으시네요. 선구안도 좋으시고.”
“감사합니다!”
탁윤도의 칭찬에 힘입은 태주가 열심히 배우는 동안 이중협은 탁윤도를 홀린 듯 바라보고 있었다.
[와…. 겁나 멋있네. 역시 탁윤도야, 올림픽의 영웅.]‘중협이 형, 지금 너무 편파 중계하시는 것 같은데요. 저 열심히 하는 것도 좀 봐주시죠.’
[물론 너도 열심히 하지만, 탁윤도 선수님이 너무 멋있잖냐.]이중협이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정신이 팔린 건 정말 오랜만이라, 태주는 그냥 놔뒀다.
2시간 동안 야구에 집중하다 보니, 입고 있던 운동복이 땀에 젖어 들었다.
그가 열심히 하는 만큼, 탁윤도도 더욱 열심히 그를 가르쳤다.
친근해 보이던 그의 눈빛은 야구를 할 때만큼은 맹수처럼 빛났다.
“기본적으로 이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무게중심을 잡고 배트를 돌린다, 때린다.”
“이렇게요?”
태주가 가볍게 스윙하자 탁윤도가 눈을 반짝였다.
“그래요. 아주 잘하고 있어요. 한 번 더 해볼까요?”
그가 맞은편에서 세게 던지는 야구공의 구속은 90km/h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빨라서 눈에 익지 않았지만, 2시간 내내 그 공을 받아내자 지금은 눈에 얼추 들어왔다.
탁!
공을 때리는 경쾌한 타격음이 배트장을 가득 울렸다.
“괜찮았나요?”
“이 정도면 안타는 너끈히 치겠어요.”
탁윤도가 태주를 놀란 듯 바라보았다.
“어떻게 실력이 이렇게 빨리 늘 수 있는지, 신기하네요.”
“감사합니다.”
“그럼 잠시 쉴까요?”
2시간이 넘는 연습 이후, 드디어 쉬는 시간.
차용석이 사 온 커피를 마시며 탁윤도가 태주에게 말했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가 이런 말을 했어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요. 야구는 그런 거예요.”
“와…. 멋진 말이네요.”
“우리 인생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이죠. 제 좌우명이기도 하고요.”
평온한 표정으로 그 말을 하던 남자의 표정에 서서히 옅은 감정으로 뒤덮였다.
“하지만 뭐든지 건강을 잃으면 다 소용이 없죠. 건강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해요. 태주 씨, 일에 매달리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건 그다음이에요. 왠지 그 말을 해주고 싶었어요.”
“진심 어린 조언 감사합니다.”
유독 건강에 힘을 주는 탁윤도가 머뭇거리며 덧붙였다.
“제 친구 중에 황보 훈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몸 돌보지 않고 야구만 하다가 쓰러졌거든요.”
갑자기 숙연해진 분위기.
그때, 그의 옆을 아른거리던 한 귀신이 있었으니.
야구 유니폼을 입고 탁윤도의 주위를 얼쩡거리는 남자는 그의 광팬임에 분명했다.
죽어서도 탁윤도의 곁을 맴도는 걸 보니.
‘탁윤도 씨 팬인가 봐요.’
태주의 말에 남자는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팬? 그보다 더한 관계죠, 나랑 윤도는!]그리고 그가 몸을 뒤틀자 유니폼 뒷면에 보이는 이름 세 글자.
황보훈이었다.
귀신 보는 배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