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ost-seeing actor RAW novel - Chapter 259
259화
아버지와 아들 (2)
차용석의 되물음에 송 대리가 차분히 설명했다.
“예전에는 여러 드라마를 재방송해주는 채널이었죠. 그러나 얼마 전, 채널을 전체적으로 개편하며 싹 다 갈아엎었습니다.”
“아, 그렇군.”
서류를 들추어 보던 차용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KTS란 이름으로 채널을 개편한 이후, 추리 드라마를 한편 자체 제작했네.”
“네, 그래서 스튜디오 S는 QVN 측과 편성을 논의하는 중인데, KTS가 적극적으로 들이댄다고 합니다.”
“원래 스튜디오 S는 QVN 개국 때부터 인연이 있는 곳인데….”
고민하던 차용석이 송유리에게 재차 물었다.
“그런데 KTS는 뭘로 들이댄대? QVN 측에 비해서 인지도도 확연히 떨어지는데.”
“QVN은 주인공이 사이코패스라는 점 때문에 대본에 좀 손을 대기를 희망하는데, KTS는 오로지 대본 그대로 가기를 희망한답니다. 그리고….”
“그리고?”
“200억 원 가까운 제작비와 마케팅비를 별도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말에 차용석의 눈이 크게 뜨였다.
대본에 손을 대지 않는 것과 거액의 제작비 지원은 무척 탐나는 제안이었다.
KTS가 아무리 인지도가 낮은 방송국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확실히 파격적인 조건입니다. 신인 작가 대본을 이렇게 밀어주는 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겠죠.”
“자신감 있을 만하지. 내가 봐도 대본이 정말 재밌더라고. 그런데 하나 걸리는 건 역시 방송사의 인지도야.”
중얼거리던 차용석이 말을 이었다.
“하긴, QVN에서 드라마 시청률 10% 나오는 거 하고, KTS에서 드라마 시청률 10% 나오는 거랑은 차이가 있겠지….”
“대표님, 설마 드라마의 불모지인 KTS에서 이 드라마가 성공하리라 생각하시는 겁니까?”
“작품만 좋다면 못 할 것도 없지.”
그 말에 차용석의 눈이 반짝 빛났다.
“이 드라마 터지면 우리, 목에 힘 좀 제대로 줄 수 있겠는데?”
* * *
동 시각, KTS 방송사.
여러 직원이 밤을 새우고 있는 사무실에서는 열띤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첫 작품은 좋은 경험으로 남기고, 차기작에서 저희가 총력전을 벌여야 합니다.”
“저희가 잃을 건 없어요.어차피 저희 채널 인지도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잖습니까.”
여 대리의 말을 듣던 직원이 대표를 힐끔거리며 그에게 속삭였다.
“대리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현 상황을 정확히 직면하자, 이겁니다.”
“맞아요, 여 대리가 상황을 정확히 보고 있어요.”
이번에 새로 선임된 허상회 대표는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다른 방송국에 비해서 인지도도 바닥, 시청률도 바닥이죠. 솔직히 우리가 뭘 시도한다고 해서 잃을 건 없습니다.”
허 대표는 냉정함을 잊지 않으며 덧붙였다.
“그렇지만 이거 하나는 분명히 합시다. 일전에 론칭했던 우리의 첫 작품, ‘미스 셜록’의 시청률이 바닥이었던 건 아닙니다. 아무도 모르는 KTS 채널에서 시청률이 2.1%나 나왔다는 건 제법 고무적이었어요.”
“그것도 신인배우들로 구성된 추리극이었는데 말이죠.”
“평도 좋았고, 입소문도 제법 났었죠.”
“그래서 우리가 이번 두 번째 드라마를 비상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이 말입니다.”
결의에 찬 허상회가 여 대리한테 눈을 돌렸다.
“스튜디오 S에서 제작한다던 그 드라마, 어떻게 되고 있죠?”
“QVN하고 편성 확정한다는 걸 간신히 저희 쪽으로도 시선을 돌려놓았습니다. 그런데 마 대표가 워낙에 QVN하고 친분이 있어서, 그쪽에 마음이 쏠려 있더라고요.”
여 대리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심은설 작가가 QVN 공모전에 냈던 작품이기도 하고, 그쪽에서 박송훈 대표가 직접 이 사안을 살피고 있는 모양이에요.”
“박 대표도 참 어지간하네. 잡은 물고기를 놓쳤으면 끝난 거지, 뭘 다시 잡으려고 그래?”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허상회가 직원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QVN은 심 작가한테 중견 작가를 붙여서 대본을 손보고 싶어 한다면서요. 결을 바꾼다고 하지 않았어요?”
“네. 아무래도 사이코패스 경찰관이 뒤로는 흉악범들을 죽이고 다닌다는 게 좀 괴리감이 있는 것 같다고, 사이코패스 설정을 뺀다나 뭐라나….”
“우리는 그 설정 그대로 유지, 심 작가가 원하는 그대로 뭐든지 지원한다고 해요.”
“안 그래도 그 점 때문에 스튜디오 S 측도 저희한테 귀를 기울였습니다.”
여 대리가 열띤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자기네는 심 작가가 쓴 원작 그대로의 결을 가져가고 싶지, 굳이 바꾸고 싶지는 않다고요.”
“아마 그쪽은 인지도와 흥행 때문에 QVN과 우리 사이에서 망설이는 걸 거예요.”
“그 드라마에 주인식 감독과 한태주가 붙어서, QVN 측에서도 더욱 탐내는 것 같더라고요.”
“주인식 감독하고 한태주? 이것 참….”
허상회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럼 우리가 더더욱 잡아야죠.”
“그런데 주인식 감독은 애초에 스튜디오 S 소속이라 그렇다 쳐도, 한태주가 우리 같은 신생 방송국과 함께하려고 할까요?”
“함께하게 만들어야죠.”
생각을 거듭하던 허상회가 손가락을 튕겼다.
“제작비 포함 마케팅비까지 우리가 지원하겠다는 건 그쪽에 전달했죠?”
“네. QVN도 저희만큼은 제작비를 지원하지는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우리는 거기에 더해서, 한태주 출연료를 올립시다. 저번에 들으니까 한태주가 베일릭스에서 회당 3억씩 받았다고 하던데. 우리도 그만큼 배팅하자고요.”
“그… 그만큼요? 하지만 대표님,이번 드라마에 올인하는 건 좀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성공의 길이 훤히 보이는 데 망설일 필요는 없죠.”
허상회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덧붙였다.
“한태주는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한태주 자체가 시청률 보증수표니까요.”
* * *
그날 밤.
태주는 디에고 크루즈와 앤디 피셔와 함께 크루즈 밤 여행을 하고 있었다.
바쁜 일정을 쪼개어 그들과 함께하는 거였다.
조용히 한강을 바라보던 두 남자에게 태주가 말했다.
“이렇게밖에 못 만나서 죄송해요.”
“이렇게라도 시간을 같이 보내니 황송하죠.”
앤디의 말을 받아 디에고가 덧붙였다.
“너의 밤을 함께 보낼 수 있어 기쁠 뿐이야.”
멘트 친 디에고가 눈을 찡긋했다.
“한태주와 같이 밤을 보냈다고 하면, 안 부러워할 팬들 없을걸?”
[오 마이 갓. 저 양반이 저런 능청스러운 면이 있었나?]이중협이 혀를 내두르자 태주가 키득거리며 웃었다.
“모르는 말씀 마세요. 방금 당신과 찍은 셀카 SNS에 올렸더니, 외국 팬들이 난리 났어요. 특히 당신의 여성 팬들이 저한테 질투까지 하더라니까요.”
“태주, 말은 바로 해야지.”
디에고가 엄숙한 표정으로 반박했다.
“그들은 네가 아니라 나를 질투한 거라고. 너랑 같이 있는 내가 너무 즐거워 보인다면서 말이야.”
“그건 당신이 나한테 볼 키스를 했으니까 그렇죠!”
“이 양반이 술만 들어가면 이렇다니까요. 저도 몇 번 당했죠. 유부남인 게 다행이에요, 안 그럼 전세계 남자들한테 오해받았을 거예요.”
“우리 와이프가 맨날 하는 말이야!”
유쾌한 분위기 속 디에고가 조용히 강을 바라보는 가운데.
앤디가 난간에 몸을 기댄 채 태주에게 말했다.
“나중에 미국에서 본격적인 촬영할 때 보자고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찍은 촬영은 둘의 관계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장면이었다면. 미국에서는 본격적인 둘의 이야기가 펼쳐지죠.”
앤디의 눈에는 디에고와 태주가 한 프레임 안에서 연기로 불꽃을 태울 장면이 상상되었다.
그가 흐흐거리며 웃는 모습에 태주가 어깨를 으쓱이며 디에고에게 말했다.
“우리 감독님, 벌써 좋아하시네요.”
“감독님의 기대에 부합하도록 열심히 하자고.”
디에고가 태주를 향해 씩 웃었다.
“내년 초부터 태주 씨 엄청나게 바쁘겠네요.베일릭스 드라마가 그때 개봉되면 홍보하러 다녀야 할 테니.”
“내년이 정말 기대돼요.”
앤디의 말에 태주가 피식 웃었다.
“그동안 준비해왔던 작품들을 드디어 세상에 선보이는 해니까요.”
* * *
다음날, 오전.
넥스트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실에 세 명의 남자들이 엄숙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차용석, 마범수, 그리고 KTS의 대표 허상회였다.
그들이 두 시간째 논쟁하고 있는 주제는 다름 아닌 드라마, ‘굿맨’.
사실 허상회가 자존심 다 구기고 이곳에 온 건 한태주를 잡고 싶은 마음, 그 하나 때문이었다.
차용석은 ‘굿맨’의 편성이 KTS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그 마음을 숨긴 채 냉정한 표정으로 회의에 임했다.
중간에 낀 마범수는 QVN과 KTS 사이에서 재는 중이었고.
“저희는 솔직히 흥행을 생각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재연 드라마만 하던 방송국이니까요. 제대로 된 작품 하나 만드신 적은 있습니까?”
침착하게 꺼낸 차용석의 말을 허상회가 받아쳤다.
“지난달에 종영된 ‘미스 셜록’이라는 작품 못 보셨습니까?”
“시청률 1.9%로 끝난 그 작품이요?”
“최고 시청률은 2.1% 나왔습니다.”
“그게 그거죠, 뭐.”
“거참 차 대표, 지금 사람을 앞에 두고 말이 좀 심하시네요.”
얼굴이 벌게진 KTS의 허상회 대표가 버럭 화를 냈다.
하지만 차용석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저희 태주가 개고생하는 걸 막는 것도 저의 의무니까, 솔직히 말씀드리죠. 마범수 대표님,이 작품 QVN한테서도 제안 들어오셨다면서요.”
갑자기 화살이 날아들어 온 마범수가 난감한 듯 식은땀을 흘렸다.
“차 대표, 지금 그걸 공개적으로 말하면….”
“올해 QVN에서 제일 안 나온 시청률이 2.2%입니다. 그런데 KTS에서는 지난 작품의 제일 잘 나온 시청률이 2.1%였죠. 수치상으로 봤을 때 시청자들은 분명 QVN에 더 많이 몰립니다. 그리고 더 솔직하게 말씀드릴까요?”
굳어진 얼굴의 차용석이 직설적으로 말을 토해냈다.
“이번에 태주가 넥스트 엔터로 이적하면서, 약점을 잡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만큼 태주의 차기작을 주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요.”
“알고 있습니다. 드림액터스의 장 대표가 뒤에서 씹고 다닌다면서요.”
“그러니 이 시점에서 태주는 중박을 쳐도 모자랍니다. 그런데 KTS 같은 작은 방송국에서 화제성도 떨어진다면……”
“ST 통신사 차기 모델 확정. 그리고 회당 출연료 3억. 이런 조건은 어떻습니까. 그럼 그쪽도 밑지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파격적인 조건에 차용석은 잠시 말을 잃었다.
KTS 방송국의 모기업은 ST 통신.
그래서 이런 조건을 걸 수 있는 거겠지만, 차용석은 허울뿐인 조건에 낚이지 않기 위해 신중했다.
“제안입니까? 확답입니까?”
“저는 약속하지 못할 건 얘기도 하지 않습니다. 아, 통신사 모델 건은 회장님과도 다 얘기가 된 사안입니다.”
“태주는 드라마가 초안 그대로 가기를 원합니다. 그것도요?”
“드라마의 결을 대본 그대로 살려 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모두 다 태주가 원하던 것들.
게다가 높은 출연료와 통신사 모델이라는 자리까지 따내니, 일석삼조였다.
비정해 보였지만 차용석은 제 몫을 다했다는 생각에 그제야 미소를 보였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 * *
패션잡지회사 ‘노블’.
바쁘게 업무에 집중한 한유경은 메일에 대한 답신을 작성 중이다.
곧이어 그녀는 경쾌하게 ‘보내기’ 버튼을 눌렀다.
베일릭스 측에서 의뢰한 심요연, 채이진, 그리고 한태주 이렇게 쓰리샷 화보 건에 대한 답변을 보낸 것이다.
“빵빵하게 밀어주네. 내년의 대표작이라는 건가.”
이 드라마를 찍느라 태주가 살을 빼고, 땅바닥에서 구르고 상처 나는 등등.
많이 고생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한유경은 이 드라마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유경 씨, 독자들 투표 결과 나왔어?”
“네.”
편집장의 부름에 한유경이 일어나 그녀에게 한 줌의 서류를 건네주었다.
“개간 10년 특집으로 보고 싶은 남녀 모델 1위가 각각 이렇게 뽑혔어요.”
“여자는 윤수안, 그리고 남자는….”
편집장이 씩 웃었다.
“역시 한태주가 부동의 1위네. 2위인 이선우하고도 꽤 표 차가 나고. 조카가 잘나가서 좋겠어.”
“흠흠.”
“왜, 우리 앞에서는 태주 씨 자랑 맘껏 해도 돼. 그동안 숨겨서 좀 서운했다고. 게다가 우리 모두 한태주 팬인걸?”
실실거리던 편집장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러고 보니 윤수안하고 한태주, 이렇게 투샷 본 게 오랜만인 거 같은데.”
“같이 ‘낭만 고양이’ 드라마 찍고 나서는 본 적 없죠.”
“정말 좋은 투샷이긴 해. 그 둘은 사극이던, 현대극이던, 어떤 컨셉으로 붙여놔도 케미가 살잖아. 아무튼, 잘 준비해 보자고.”
“네.”
한유경은 들뜬 마음으로 제자리에 돌아갔다.
오늘 집에 가면 태주와 간단한 파티를 하기로 했기 때문일까.
그녀의 마음이 나비처럼 살랑거렸다.
* * *
그날 밤.
“우리 태주의 성공을 위하여!”
“아니지, 고모.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하여!”
“그래!”
태주의 새로운 기획사 이적을 축하한다며 고모와 태희가 열어준 파티.
파티의 흥겨움은 중간에 연락 온 차용석으로부터 태주가 드라마 ‘굿맨’에 캐스팅 확정이 됐다는 소식을 들으며 배가 됐다.
이 파티는 자정이 되어서야 겨우 끝이 났다.
술이 세다던 고모는 오늘의 기쁨에 취했는지 책상에서 술주정까지 했다.
“오빠, 새언니. 이 정도면 우리 태주, 잘 키웠지? 아니지, 태주가 자기 혼자 잘 커 준 건가?”
“고모, 취했어.”
태주가 그녀를 부축해 침실에 데려갔다.
이불을 덮어주던 태주의 손길 아래서 고모는 그에게 넌지시 속삭였다.
“진짜 고맙다, 태주야.”
“뭐가 고마워요, 내가 고모한테 고마운 것 투성이지.”
괜히 쑥스러워 툴툴거린 태주는 재빨리 밖으로 나왔다.
케이크와 술상으로 엉망이 된 테이블을 치우며 그는 맥주 한 캔을 더 깠다.
오늘 같은 날은 정말 취하고 싶었다.
태주는 집에서 마시려다, 추억의 장소를 찾아 밖으로 나왔다.
자신이 늘 대본 연습을 했던 그 벤치였다.
사람들의 눈에도 잘 보이지 않는 후미진 곳에서, 태주는 맥주를 홀짝거리며 마셨다.
‘여기서 항상 대본 연습했었는데.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과거에 취한 듯한 태주에게 이중협이 피식거렸다.
[오랜만이다. 네가 이렇게 취한 거.]‘정말 열심히 달려왔어요, 지금까지.’
[그래, 너 정말 열심히 살았지.]‘하고 싶은 연기를 한다고 아등바등 어떻게든 버텼는데. 형이 옆에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마워요, 형.’
평소의 다정한 말투와는 다른 다소 그리움이 묻어난 말투.
이중협은 괜히 쑥스러워 큼큼거렸다.
[애가 왜 이럴까. 정말 취한 거야?]그때, 태주는 고개를 푹 수그렸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거, 우리 엄마 아빠가 알면 좋아할 텐데.’
[그래?]‘특히 우리 아빠요.옛날에 꿈이 배우였어서 그런지, 누구보다 제가 연기 잘하는 걸 좋아하셨거든요. 정말 아빠한테는 여태까지 제가 연기로 이룬 것들, 다 인정받고 싶었는데….’
그때, 뒤에서 이중협이 조심스럽게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며칠 전부터 따라다니던 남자가 또다시 태주 곁을 맴돌고 있었다.
[야, 저기…. 너랑 엄청 비슷하게 생긴 남자 귀신이 있는 것 같다.]‘네?’
그 말에 태주가 무심코 뒤를 홱 돌았다.
[태주야.]어렸을 적에 자신을 늘 불러주던 그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태주는 놀란 듯 눈이 커졌다.
자신을 보고 환히 웃고 있는 저 귀신은, 자신의 아빠였으니까.
도저히 믿을 수 없게도.
귀신 보는 배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