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Idol Project: Hope RAW novel - Chapter 98
목격담
[(목격담) 어제 새벽 테오라 단체관람!](여러 명의 남자가 영화관에서 서 있는 뒷모습 사진) (긴글주의) 너심판 보려고 개봉 전부터 대기탔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ㅠㅠ 밤중에 집에서 가까운 영화관에 갔는데 늘씬한 모델 같은 남자애들이 우르르~ 마스크랑 모자로 꽁꽁 싸매고ㅋㅋ 보자마자 연옌이구나!! 싶었음 근데 난 사실 연옌 잘 못 알아보는st라서 도무지 누군지 모르겠더라고. 걍 예매한 영화 보러 드감. 근데 상영관 안에서 또 마주침ㅋㅋㅋㅋㅋ 관객이 걔네 포함해도 몇 명 없는 데다 자리가 가까워서 영화 시작하기 전에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렸음
“이영? 이연?아 너 언제 나와?”
“아마 영화 거의 끝날 때 나올걸.”
이렇게 들렸는데 그래도 모르겠더라구. 영화나 보기로 했지만 그래도 괜히 귀 쫑긋ㅋ 영화 보는데 갑자기 서혼이 나옴. 옛날에 내가 좋아했던 애기라(나이 나온다…) 알아봤는데 서혼이 아이돌 한다는 기억이 떠오름!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해서 멤버들이랑 같이 보러 왔나봄.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까 테오라라는 아이돌. 사인받을까 했었는데 몰래 온 거 같아서 놔둬따… 잘했다, 나…
(정확한 시간이랑 어디 영화관인지는 안 밝히겠음. 애들이 다음에 또 영화 보러 올 수 있게ㅎㅎ) -참고로 마지막에 함이원이라는 멤버 얼굴 공격 오짐ㅋㅋ신인배우 얼굴만 하루종일 찾아 헤맬 뻔ㅋㅋ 실물 못 본게 쫌 아쉽지만 같은 공간에서 영화 봤으니 만족…☆
[G*27 편의점 야간 알바하는 코티지ㅜㅜ의 테오라 실물 후기♡](스압주의)(긴글주의)(주접주의)
덕계못을 인정하고 살았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는데 오늘! 드디어! 테오라 멤버들 전원을 목격했어요!!!!!
제가 일하는 편의점이 하눌 엔터랑 한 10분 거리라 혹시 테오라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긴 했거든요. 근데 테오라 멤버들은 바른생활 아이돌이라 야간 스케줄이 아니면 밤엔 목격담이 없더라구요..
이번 생은 글렀구나 했는데, 오늘 새벽! 남자 한 무리가 편의점 쪽으로 오더라고요. 술 마시고 오는 진상이 많아서 긴장부터 하는데 저 멀리서부터 뭔가 달랐어요!! 환한 광채가 서서히 가까워지는 듯한! 다른 분들 목격담 보면 마스크, 모자는 기본이던데 다들 마스크도 안 쓰고!!ㅎㅎㅎㅎ 아마 새벽이라 사람 안 마주치니까 벗으신 거 같아요! 덕분에 저는ㅜㅜㅜ 서혼님께 카드를 건낼 때 호달달 손을 떨고 말았습니다..ㅜㅜㅜ
아니, 두 뼘 남짓 되는 거리에서 테오라 실물을 보는데 심장이 진정이 되겠냐구요ㅜㅜㅜ 기절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죠. 사진은 제 상태가 너무 추레해서 차마 찍을 수가 없었고ㅠ 사인은 받고 싶었는데 긴장해서 입이 안 떨어지더라고요ㅜㅜㅜ 테오라가 계산하고 나간 후에 주저 앉았습니다..ㅜㅜㅜ
목격담 찾아보니까 영화 관람했다던데 영화 보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 들렀나 봐요. 내가 성덕이 될 줄이야ㅜㅜ 편의점 알바한 나ㅅㄲ야 잘했다…
여기까진 인생 최대 업적을 달성한 소감이고 아래부터는 테오라 실물 후기입니다! 나이순으로 적을게요! 주접은.. 최대한 자제해보겠습니다.
서 혼 : 슬랜더하지만 태평양 어깨. 전체적으로 단단하단 느낌. 우락부락은 절대 아님! 진한 눈썹에 블랙홀 같이 새까만 홍채. 눈 쪽으로 시선이 저절로 감. 말투가 엄청 다정해서 녹는 줄~ 멤버들한테도 마찬가지로 엄청 상냥. 아이스크림 계산함!
초록 : 눈매가 길게 뻗어서 갠적으로 야릇한 인상이라고 느낌. 웃는 상인데 멤버들한테는 엄격한 리더 같았음. 한마디 하니까 멤버들이 재깍 대답해서 놀람. Green 의외로 카리스마형 리더인 듯. 편의점 들어오고 나갈 때 인사 깍듯하게 해줬음.
제톤 : 콧대가 되게 높고 눈썹뼈가 도드라져서 눈이 깊어 보임. 분위기도 미남. 말 많은 스타일은 아닌 거 같은데 목소리 장난 아님. 특히 가끔 영어 단어 섞을 때 더 저음이 되는데 발음이랑 섞여서 존멋! 이건 들어봐야 함!!
함이원 : 이워니 멀리서 오는데 인형이 걸어오는 줄.. 잘생김<예쁨. 영상만 봤을 땐 이렇게 키가 큰 줄 몰랐음. 조막만 한 두상에 눈코입 채우느라 고생했을듯ㅠㅠ 속눈썹이 길고 풍성하면 눈 아래에 그늘이 진다는 걸 처음 앎. 피부도 좋아서 단연 실물 갑! (연예인 많이 본 편인데 그중에서도 최최최상위권) 오란 : 란토깽 얼굴은 화면 그대로. 눈꼬리가 약간 내려가 있어서 순해 보임. 평소 멤버들한테 애교 있는 스타일은 아닌 듯? 편의점에 있는 동안 안 웃어서 ‘그’ 보조개 못 봄ㅠㅠ 메이크업 안 했는데 솜털 보송보송 투명한 아기 피부라 부러웠음.
박하 : 멤버 중에 민트 패션 센스가 젤 좋았음. 파란 후드에 무릎까지 오는 검정 반바지에다 비니 쓰고 있었는데 잘 어울렸음. (힙합st 제톤 빼고는 다들 심플하게 무채색 티+바지나 셔츠+바지 입었음) 이목구비가 큼직큼직 시원스러운, 확신의 정석 미남. 성격은 귀염발랄. 테오라의 분위기메이커가 확실!
…….
우리가 영화관에 가서 단체 관람을 했다는 사실이 코티지 사이에서 알려졌다.
그 이야기를 초록 형을 통해 전달받았다. SNS에 목격담이 속속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숙소에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아이스크림을 물고 들어왔는데, 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코티지였을 줄이야!
아는 체를 했다면 사진이라도 찍어줬을 텐데.
“어쩐지 나한테 카드 건네주시면서 손을 떠시더라. 내가 잘못 본 게 아니구나.”
서혼 형이 뒤늦게 깨닫곤 아쉬워했다.
아무도 모르게 영화를 보고 온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던 거였다. 완벽하게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한 내가 순진했다.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동안 마주친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분들이 우리를 알아봐주셨지?
테오라의 인지도가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높아진 모양이다.
실감이 안 나서 얼떨떨했다. 공식 팬이 아니더라도 우리 얼굴을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진 건 확실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보는 눈이 있다는 점도 명심하고.
“알겠지? 무슨 짓을 하든 다 들통난다는 거.”
초록 형이 은근슬쩍 압박을 넣었다. 우리 멤버들은 허튼짓할 리가 없다. 한번 리더로서 기강을 잡아보는 건가?
“난 우리 멤버들 믿지만~.”
초록 형에게 고개를 돌렸는데 가느다란 여우 눈이 아니라 웃음기가 싹 빠져있는 눈이라서 멈칫했다.
기강을 한번 잡아보려는 게 아니라, 툭 던져보는 경고구나.
나뿐만 아니라 멤버들도 눈치채곤 바로 반응했다.
“조심할게.”
“알겠습니닷!”
웬만하면 자율적으로 풀어두는 편인 초록 형을 화나게 하려면 보통 잘못으론 어렵지 않을까.
난 절대로 그런 일은 벌이지 말아야지. 화내는 초록 형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
“이제 시간 됐다. 응원봉 투표 마감 시간.”
다시 가느다란 눈으로 돌아온 초록 형은 투표 마감 시간을 알렸다.
“두구두구두구! 과연 어떤 응원봉이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을까! 바로 10초 후에 발표됩니다!”
“뭐야, 중간 광고 타임이냐.”
“왜, 오란 형! 재밌잖아!”
10초가 되기도 전에 박하가 결과가 나온 휴대폰을 가리고 있다가 짠! 하고 우리 앞에 내밀어 결과를 공개했다.
미세한 차이로 승자는 1번 변신 합체 응원봉이었다. 역시 그 변신 합체의 임팩트를 이길 순 없었구나! 이거 누구 거지?
“1번 후보는 바로! 초록 형 아이디어였습니다!”
의외다. 초록 형이 그림을 못 그리는 것도 그렇고, 변신 합체 기능을 넣은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 기능을 추가한 부분은 초록 형답게 꼼꼼해서 그럴듯했다.
“심부름꾼이 5명이나 생겼네?”
“아깝다!”
“박하 네 건 몇 번이었는데?”
“나 5번!”
가성비 응원봉인 5번이 후반에 표를 많이 얻어서 2등을 차지했다. 응원봉 본연의 목적에 집중한 게 유효했나 보다.
“함이원 넌 몇 번인데?”
오란이 물었다. 나랑 내기했으니 결과가 궁금할 만도 했다. 결과에 틀림이 없는지 재차 확인한 나는 입술을 끌어올렸다.
“훗.”
씩 웃는 나를 본 오란이 한쪽 눈썹을 삐죽 올렸다. 그 반응에 더 즐거워졌다.
“뭐냐? 너 3등이야? 3번?”
1등을 하지 못해도 오란만 이기면 되는데, 이미 1등, 2등이 나왔고 나는 3등. 오란은 당연히 그보다 아래 등수일 터였다.
“하! 이게 안 되네. 자신 있었는데.”
“이원 형 Win!”
투표 창 아래 달린 댓글들을 보니 오란이 득표를 적게 한 이유가 있었다.
디자인은 예쁘지만, 그 도안 라이트 안에 들어가는 나무의 섬세함을 실제 응원봉에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 부분 때문에 빛이 약해질 것 같다는 의견도 있고.
“그래서 언제 그려줄 거야?”
내 의기양양한 질문을 받은 오란은 혀를 찼다. 못마땅해도 어쩔 수 없다. 승부는 냉혹한 법!
“아무 때나 하루 잡아. 개인 콘텐츠 촬영용 소재로 써야겠다.”
겸사겸사 콘텐츠 촬영까지 하겠다니. 손해를 보기 싫어하는 오란다운 선택이었다.
나는 어차피 오란에게서 초상화를 얻어내는 게 목적이어서 상관없었다.
어떤 일이라도 대충 하는 법이 없는 오란이 나를 성의 없이 그리지는 않을 테니까.
어쩌면 예상보다 훨씬 공을 들인 그림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리는 속도가 느려서 한참 걸려.”
“오란 형! 나도 그려줘!”
우리 둘의 대화를 듣던 박하가 끼어들었다.
“그러던지. 언젠가.”
“언젠가라니!”
숙소 거실 바닥에 엎어진 박하가 억지 우는 소리를 내며 좌절했다.
바닥을 짚은 박하의 손 위를 고양이 현이가 밟고 지나갔다.
“앗! 현이!”
현이를 잡아보려고 했던 박하는 슬라임처럼 빠져나가는 현이를 놓치고 다시 좌절했다.
현이는 박하에게 장난을 걸곤 다시 내 허벅지 위에 와서 식빵을 구웠다. 함현은 쉽지 않은 고양이다.
“이원. 휴가 기간에 뭐 해?”
지온이 물어왔다. 테오라는 본격적으로 차기 앨범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일주일간의 자유를 얻었다.
중요 방송 스케줄이 잡히지 않아서 통 크게 일주일 일정을 비워주셨다.
“현이랑 집에 다녀올까 하고.”
이틀이나 사흘쯤 다녀올까 하고 마음을 먹었다. 그동안에도 학교엔 꼬박꼬박 나가야겠지만, 오랜만에 부모님과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초록은?”
“나도 이번에 집에 돌아가서 아버지랑 얘기 좀 해볼까 싶어. 대충 영감 기분이나 맞춰주다 오려고.”
“고생해.”
오란의 대꾸까지 겹치자 초록 형이 접대하러 가는 영업사원처럼 느껴졌다. 초록 형이랑 남 배우님의 관계는 도대체…?
박하와 오란, 서혼 형도 집에 가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낸다고 했다.
아, 그럼 지온이 혼자 남게 되는구나. 영국까지 갔다 오긴 어려울 테니까 말이다. 지온이 어쩐 일로 먼저 질문을 하나 했더니.
“나랑 같이 집에 갈래?”
숙소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을 지온을 상상하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엄마, 아빠는 지온을 환영할 테니 내 의향대로 결정해도 될 것이다.
“그래도 돼?”
“응.”
“Nice!”
우리 집에 오는 게 그렇게 좋았나? 전에도 지하에 방을 달라더니.
미리 부모님께 지온의 방문 소식을 전했더니 쌍수를 들고 환영하셨다.
지온은 어른들한테 특별히 싹싹한 타입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 엄마, 아빠에게는 유독 호의적이라고 느껴진다.
같은 그룹 멤버인 내 가족이니까 더 노력하는 게 아닐까 짐작만 해볼 뿐이었다. 나도 다른 멤버들의 가족분들과 만나면 꼭 잘 대해 드려야지.
“집에 다녀온 후에 남은 휴가 동안엔 약속 따로 있어? 지온이는?”
현이의 입 앞으로 동결건조된 북어 트릿을 내밀던 초록 형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일정을 물었다.
따로 만날 친구도 없고, 미뤄뒀던 약속도 없었다.
“난 없어.”
“곡 작업하려고 했는데?”
“그럼 어디 놀러 갈까? 바다라던가.”
“바다?! 초록 형 나 빼고 셋이 가려는 거 아니지?”
불쑥 튀어나와서 눈꼬리를 늘어뜨리는 박하.
“아, 귀찮은데.”
귀찮아하면서도 바다에 혼자 빼놓고 가면 가만두지 않을 기세인 오란.
가볍게 던진 이야기는 점점 구체화해 가고 있었다. 그 화제에 방점을 찍은 사람은 서혼 형이었다.
“…바다에 갈 거면 우리 집으로 올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