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Assassination, Become the Strongest Healer RAW novel - Chapter (109)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109)화(109/240)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109)
‘어디쯤이 좋을까?’
허깨비들이 여기까지 추격을 해왔다는 걸 확인했으니 이제는 내 은신처를 찾아야 할 때.
주변을 꼼꼼히 살피며 깊은 숲속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다.
지금까지의 직선형 여정에서는 우리를 은밀히 따라붙는 데 중점을 두고 움직였지만, 목적지에 도착한 뒤 학생들이 유적 여기저기로 흩어진 이상 놈들의 움직임 또한 달라질 터.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숲 이곳저곳에 매복한 후 지정된 비밀 신호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겠지.’
미행과 잠복 그리고 관찰.
워낙에 익숙한 일이다 보니 놈들의 행동 패턴을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았고 숲 곳곳에 위치한 은신처 후보지를 천천히 살피며 걸음을 옮겼다.
‘놈들은 학생들이 완전히 흩어진 모양을 확인한 후 분산을 시작할 테니 선수는 나에게 있고 이 이점을 활용한다면 어려울 건 아무것도 없어. 저기라면 두 명 정도는 문제없이 몸을 숨길 수 있겠네.’
따라랑.
소매 사이로 한 줄기 빛이 빠져나가 바위 동굴 천장에 몸을 숨겼다.
빛살과도 같은 속도로 날아가 잠입한 물건의 정체는 내 바늘.
좌라락.
바늘이 잠입을 마친 직후 내 명을 받은 그림자가 바늘을 감싸 빛을 가렸고, 이걸로 나만의 경보 시스템이 완성되었다.
아직은 뿌릴 수 있는 바늘도 가용할 수 있는 그림자도 한계가 있는 터라 숲 전역에 경보 체계를 구축하지는 못하지만, 숲 곳곳의 은신처 정도는 커버가 가능했다.
이제 내가 예측한 장소에 허깨비 놈들이 매복을 한다면 저 바늘과 그림자가 놈들의 존재를 내게 알려 줄 것이다.
내가 준비한 함정은 모두 서른 개.
이중 절반, 아니 3분의 1만 명중한다 해도 허깨비 놈들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전생의 내가 성공시켰던 암살과 미행에 비하면 애초에 놈들의 움직임쯤이야 어린아이 장난 같은 수준에 불과했으니까.
‘이 정도면 통발은 충분히 뿌려둔 것 같고 슬슬 나도 몸을 숨겨 볼까?’
허깨비 놈들이 분산을 시작할 시간이 되었고, 나는 미리 봐 둔 장소에 몸을 숨겼다.
바스락.
내가 몸을 숨긴 장소는 숲의 바깥쪽 경계에 위치한 거목의 가지 사이.
제아무리 허깨비 놈들이 스스로의 실력에 자신감이 있다고 해도 학생들 사이를 가로지를 생각은 하지 못할 테니 결국 놈들은 유적을 우회한 후 바깥쪽의 갈림길 사이로 침투할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이 정도 높이에서라면 놈들이 어떤 방향으로 흩어지는지 아주 잘 보인다는 말이지.’
무성한 잎 사이에 몸을 숨긴 채 놈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만 기다렸다.
―여기 이러고 있으면 우리를 미행하고 있던 놈들이 나타나는 거야?
‘조심성이 있는 놈들이니 바로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정찰 수단을 이용해 시야를 먼저 확보하겠지. 그리고 사람이 없다고 판단되면 한두 놈씩 모습을 드러낼 거야.’
―그 수는 얼마나 될까?
‘80명은 넘고 100명은 안 됩니다. 놈들이 처음부터 페스티라카 유적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면 아주 적당한 인원이라고 할 수 있죠.’
이야기를 미리 해 놓은 터라 북슬이와 라무테 님은 허깨비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여기서 이렇게 웅크리고 있다가 놈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족족 휙 하고 때려잡을 거야?
‘아니, 일단은 지켜볼 건데.’
―에에? 왜! 나쁜 놈들은 쑹덩쑹덩 때려잡아야지 재미있는데.
‘여기서 놈들을 잡아 버리면 함정을 서른 개나 파 놓은 의미가 없어지잖아. 너 정보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성과가 뭔 줄 알아?’
―으으음, 적 선발대의 완전한 말살? 하우우웅.
‘아니야. 대부분의 정보전은 선발대나 방첩 부대들 간에 벌어지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적의 선발대를 전부 박살 낸다 해도 그건 절반의 승리에 불과해. 선발대를 전멸시켜 봤자 적군의 주요 전력이라 할 수 있는 본대는 멀쩡할 테니까.’
그 뺨따귀만큼이나 말랑말랑한 생각을 하는 북슬이의 머리통을 살살 긁어 주자 녀석의 입에서는 갸르릉거리는 골골송이 새어 나왔다.
‘정보전의 1차 목표는 적군 자신들이 관측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군 부대의 첩보망 안에 놈들을 가두는 데 있어. 그리고 1차 목표가 달성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거야.’
―으헤헹, 나 어려운 이야기는 잘 모르는데. 그래서 최종 목표는 뭐야?
‘아군의 의도대로 교란된 적군의 정보부대를 이용해 적의 본부대를 끌어들인 후 모든 병력을 일시에 궤멸시키는 거. 이 정도는 돼야지 최선의 성과라 할 수 있지.’
―전멸이라니, 호호. 페이건, 나 너무 무서워!
‘지금 당장 그 정도 성과를 거두기에는 무리일 겁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놈들 뒤에 진짜 본부대가 따로 있다면 이번 기회에 그쪽에 관한 정보는 알아 둘 필요가 있겠죠.’
갸릉갸릉.
고롱고롱.
손가락에 힘을 줄 때마다 북슬이가 부르는 골골송 또한 점점 더 짙어졌고, 마침내 북슬이의 갸르릉이 최고조에 다다른 그 순간.
“으르릉.”
묵직한 울음소리와 함께 놈들의 척후병이 등장했다.
온몸이 회색 털로 뒤덮인 척후병은 네 발을 조심스럽게 내디디며 사방을 살폈고, 누렇게 물든 녀석의 눈동자가 희번덕거릴 때마다 수풀들은 불길한 광채로 물든 채 몸을 떨어 댔다.
‘하운드형 마수라… 제법 머리를 썼군. 저놈이라면 만에 하나 학생들과 마주친다 해도 숲의 괴물로 무마할 수 있다 이거겠지.’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들이라면 회색 털의 사족 보행 마수를 마주한 순간 도망가기 바쁘겠지만 내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광기가 아니야. 언뜻 보기에는 광폭화의 저주에 걸린 모습을 하고 있지만, 놈의 움직임은 철저히 통제를 받고 있어. 이제 하운드가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보고를 올릴 테니 곧 놈들이 모습을 드러내겠지.’
“으르르릉.”
부스럭.
탐색을 마친 하운드는 숲 바깥쪽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고 이내 은밀한 발자국 소리와 함께 너무나도 그 얼굴이 보고 싶었던 미행자들이 마침내 나타났다.
파바바밧.
‘2인 1조를 기본으로 움직이되 방향에 따라 3인 1조, 4인 1조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어. 관찰 대상의 비중에 따라 할당 인원수를 조정한 거겠지. 스텝을 보니 체술을 중점적으로 익힌 것 같다만, 등에 메고 있는 장비를 보니 기본적인 마나 운용도 가능한 모양이야.’
미행인들은 모습을 드러내기 무섭게 사방으로 흩어졌고 전원이 얼굴을 가리고 있는 터라 구체적인 인상착의는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놈들의 움직임을 직접 목격한 것만으로도 꽤나 많은 걸 알 수 있었고 그렇게 놈들의 방향을 시야에 각인시키고 있을 무렵 북슬이가 촉촉한 코를 벌름거리며 내 이름을 불렀다.
―페이건, 나 할 말 있어.
‘쉿!’
―아니 그게….
‘간식이라면 이따가 챙겨 줄 테니까 지금은 조용.’
―그게 아니라 냄새가 말이야! 저놈들한테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결국 정수리에 송곳니를 박아 넣어 버린 북슬이.
‘저놈들한테서 냄새가 난다고?’
―응. 저놈들이 나타난 순간 이상한 비린내가 확 났는데 넌 그것도 모르냐.
‘혹시 배가 고파서 착각을 한 거라면….’
―페이건, 이번만큼은 벨제키엘의 말이 맞는 것 같아. 사실… 나도 벨제키엘이 말한 냄새를 맡았거든.
여느 때 같았다면 롤빵이를 둘둘 말아 쑤셔 넣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겠지만 라무테 님까지도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그냥 흘려들을 수 없었다.
―착각? 흥! 잘 봐. 내가 너한테 똑똑히 느끼게 해 줄 테니까. 이이익!
짤막한 팔다리에 한껏 힘을 준 채 정신을 집중하는 털 뭉치.
잠시 후 체내의 앙겔루스가 롤빵이의 인도를 받아 회전을 시작했고.
“…!”
―어때? 이제 좀 너도 느껴지지?
체내에 북슬이의 기운이 스며든 순간, 선명하게 느껴졌다.
차갑고 비릿하며, 인간의 온기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불쾌하고도 역겨운 냄새가.
파바바밧.
뜻밖의 사실에 충격을 받은 내가 정신을 가다듬는 와중에도 허깨비들은 흩어지기를 멈추지 않았고, 잠시 후 녀석들이 모두 사라진 후에야 난 입을 열 수 있었다.
‘둘이 동시에 착각을 했을 리는 없으니 이 역겨운 냄새의 근원은 저놈들이라고 보는 게 옳겠군요.’
북슬이가 임시로 불어넣어 준 기운이 옅어진 탓에 이제는 더 이상 냄새를 맡을 수 없었지만 조금 전의 불쾌한 기억은 조금도 옅어지지 않은 채 뇌리에 내려앉았다.
‘혹시 이런 냄새를 이전에 맡거나 한 적은 있어?’
―없어. 이런 이상한 냄새는 이번이 처음이야.
―나도 마찬가지.
‘그렇다면 이 냄새는 저 이상한 놈들이 무의식중에 내뿜는, 체취 같은 걸로 간주해도 되겠군요. 어찌 되었건 다행입니다. 추후 저놈들과 비슷한 놈들을 만나게 되면 어떻게 인식을 해야 하나 걱정을 했는데. 라무테 님과 북슬이가 있다면 이 냄새로 놈들을 감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토록 은밀하게 행동을 하는 놈들이 단체로 향수를 맞춰 뿌릴 리는 없을 테니 라무테 님과 롤빵이가 감지한 냄새는 저놈들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본능적인 체취에 가까울 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건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놈들을 감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은신은 가치가 있었다.
‘이쯤에서 슬슬 적당한 걸 채취한 후 돌아갈까? 귀환이 너무 늦어지면 두 사람이 걱정할 테니까.’
―응!
‘그런데 나는 전혀 감지할 수 없었던 놈들의 냄새를, 너와 라무테 님이 맡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뭐 짐작 가는 게 없을까?’
―우우웅, 나도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어. 아, 여행에서 돌아온 오르페우스가 나랑 라무테를 앉혀 놓고 이것저것 가르쳐 주기는 했는데. 라무테, 그중에서 후각 강화 어쩌구가 있지 않았어?
―후각 강화 특훈, 물론 있었지. 그리고 후각만 있었던 게 아니라 청각이며 시각이며 여러 가지가 있었잖아.
―아! 맞다, 그랬었지. 어쩌면 그것 때문일지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둘의 대답.
양손과 발은 식재료 채집에 들어갔지만, 머릿속 한 귀퉁이에서는 여전히 허깨비 놈들과 오르페우스에 관한 기억이 가득했다.
첨벙첨벙.
토도독.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에 오래지 않아 바구니는 물고기, 나무 열매 등의 식자재로 가득해졌고 이쯤이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한 내가 천막으로의 귀환을 마음먹은 그때.
뿌우뿌우우.
유적의 경계 지역에서 유달리 소란스러운 나팔소리가 들려왔고, 난 천막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려 거목 위에 올랐다.
우뚝 솟은 거목 위에 올라 주변을 살피자 동쪽에서 유적을 향해 접근하는 한 무리의 군마가 보였고 군마의 선두에 위치한 ‘불을 토하는 까마귀’가 새겨진 깃발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말았다.
“로덴토? 저놈들이 여기에는 왜?”
* * *
[아가,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내 아가, 정말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 그냥 꿈을 꾼다고 생각하면 돼. 알겠지?] [우리 공주님은 착한 아이니까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거야. 눈을 감고 셋만 세렴. 그럼 왕자님이 짠하고 나타나 우리 착한 공주님을 구해줄 거야. 우리 공주님은 왕자님이 나오는 이야기를 참 좋아했지?] [내 딸, 사랑하는 내 딸아, 부디 기억하렴. 엄마랑 아빠는 언제까지고 너를 사랑할 거야!]“…!”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건 푸른색으로 장식된 침실 천장이었다.
꿈에서 깬 탓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이었지만 유리안의 가슴을 가득 채운 건 슬픔이나 안타까움이 아닌 안도감이었다.
그날의, 그 가슴 아픈 기억이 완전한 과거로 흘러갔다는 안도감.
꿀꺽꿀꺽.
냉수 한 잔을 단숨에 들이켜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유리안은 시간을 확인했다.
시곗바늘이 가리키고 있는 시간은 오후 8시 30분.
이른 저녁을 먹고 잠시 침대에서 뒹굴거린다는 게 깜빡 선잠이 들고 만 것이다.
“아우…저 녁을 일찍 먹었더니 출출하네. 뭐 먹을 거 없나?”
매끈하다 못해 가냘파 보이기까지 하는 복부를 두어 차례 어루만진 후 수랭식 냉장 보존 장치를 향하던 그녀는 돌연 걸음을 멈춘 후 입가를 감싸 쥐었다.
“세상에나! 우리 자기한테 연락이!”
습관처럼 머리맡에 놓고 자는 자기와의 교신용 수정구에 선명하게 기록된 전언.
교신을 시도했는데 수신을 안 하네. 늦게까지 안 자고 있을 테니까 확인하는 대로 연락 부탁해.
“미안, 미안해. 자기야, 내가 깜빡했어!”
뱃속을 간질이는 허기도 잊은 채 유리안은 재빨리 수정구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그깟 잠이 뭐라고 우리 자기를 기다리게 하다니. 바보, 바보!’
수정구가 기능을 발휘하기까지 찰나의 시간 동안 유리안은 연신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책을 했고.
콩콩콩.
남자의 것이라고는 도무지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매끈한 주먹이 유리안 스스로의 이마를 3회에 걸쳐 가격을 완료했을 무렵.
―표정을 보아하니 또 자느라 교신을 못 했구나, 너.
“아, 아니야. 그냥 일이 바빠서….”
―거짓말을 하려거든 입가에 침이나 좀 닦고 말해.
“어! 치, 침이 묻었어. 잠깐만!”
―거짓말이었는데. 열심히 입가를 훔치는 거 보니까 잔 거 맞네.
언제나처럼 새침한 표정의 자기가 수정구 너머로 모습을 드러냈다.
“헤헤, 미아안.”
별다른 인사도 없이 대뜸 유도심문부터 던져 오는 크리스틴이 원망스러울 법도 한데 유리안은 언제나처럼 헤헤거릴 뿐이었다.
―몸은 어때?
“몸? 에이, 자기야 왜 그런 걸 물어보고 그래. 나야 항상 건강하지.”
―그런 건강 말고, 이상 조짐이나 과잉 반응은… 아니, 됐다. 이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할게.
크리스틴이 모종의 사유로 인해 유리안의 곁을 떠난 지 벌써 6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서로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크리스틴의 염려 또한 커져만 갔다.
새침한 태도 때문에 평소에는 차가운 모습만을 보여 주고 있었지만 사실 유리안이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이나 크리스틴이 유리안을 아끼는 마음 또한 깊고도 따스했다.
하지만 지금부터 전하고자 하는 정보는 그 묵직한 마음을 잠시간 억눌러야 할 정도로 중차대한 소식이었기에 크리스틴은 유리안의 몸 상태에 대한 염려를 뒤로 미룬 채 말을 이어 나갔다.
―연락을 한 건 너한테 꼭 해야 하는 말이 있기 때문이야. 너 지난번부터 계속 그랬지? 폴리다고스 복귀 일정이 정해지면 그 즉시 말해 달라고.
“…!”
―오늘 오후, 스승님을 비롯한 장로 회의에서 재가(裁可)가 떨어졌고 곧 폴리다고스 쪽으로 복학 신청서를 보낼 예정이야. 모든 절차가 완료되기까지 보름에서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리겠지.
“자기야, 그럼!”
자신의 한마디에 세상을 다 얻었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유리안.
‘사람이라면 덮어놓고 좋아하는 대형견’과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약혼자를 마주하며 크리스틴 코델리아나는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는 폴리다고스로 돌아갈 거야. 그러니까 너도 그때까지 사고 치지 말고 얌전히 있어.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