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Assassination, Become the Strongest Healer RAW novel - Chapter (112)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112)화(112/240)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112)
“광산의 껍데기를 씌운 채 대체 뭘 하고 있을지가 궁금했는데. 북슬이와 아카이드 덕분에 정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로덴토 놈들은 저곳에 괴물을 사육하는 우리를 만들어 놓고 있었던 겁니다.”
문득 게오르그 로덴토의 얼굴이 궁금해졌다.
제아무리 로덴토의 위세가 대단하다 해도 일개 가신들이 가주의 재가 없이 이 정도 일을 벌일 수 있을 리 만무하니, 결국 광산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현 로덴토 가주 ‘버크 로덴토’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봐야 했다.
이런 개 같은 짓을 거리낌 없이 저지르는 아비 밑에서 응석받이로 자란 호색한이라니.
딱히 인간에 대한 관심을 가져 본 적은 없지만, 게오르그 로덴토는 방탕한 쓰레기의 사례 연구로써 그 가치가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건, 그러니까 네 말은 로덴토 가문 사람들이 저기 멀리 보이는 광산에 괴물을 숨겨 놓고 몰래 키우고 있었다는 거잖아. 그런데 그 괴물이라는 게 네 말처럼 어마어마하다면 다른 사람들은 왜 지금까지도 까맣게 몰랐던 걸까?
‘카밀라가 말했잖아요. 로덴토가 그걸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네가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벨제키엘을 보낸 것처럼 로덴토에 관심이 있거나 그들을 견제하고자 했던 사람들이라면 광산이 수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 사람들도 광산을 엿볼 생각 정도는 했을 것 같은데 왜 그동안 그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을까?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기는 정말 싫은데요. 그건 아마 이 털 뭉치가 굉장히 유능하기 때문이겠죠.’
―호에?
내 입에서 자신에 대한 칭찬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지 북슬이는 동그랗게 확장된 동공으로 날 바라봤다.
‘침투 시도를 한 사람들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부 다 막혔겠죠. 버크 로덴토가 바보가 아닌 이상 나름의 감시체계를 갖춰 놓았을 테니까요. 대부분의 침투 시도는 감시체계에 걸려 무산되었을 겁니다.’
―그럼 벨제키엘은? 다른 사람은 다 걸렸는데 벨제키엘은 어떻게?
‘저도 무슨 수로 이 초대형 롤빵이 이런 재주를 손에 넣었는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 녀석의 은신술은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봐야 합니다. 장담할 수는 없는 문제지만 맘먹고 모습을 감춘 북슬이를 찾아낼 수 있는 감시체계는 대륙을 통틀어도 열 개가 되지 않을 겁니다.’
―어! 그런 거야? 나 대단한 거였어?
저 빵실빵실한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도무지 믿기 힘들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북슬이의 은신 기술은 무척 뛰어나다고 보는 게 옳았다.
에스페타라에서 녀석을 처음 봤을 때부터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지만, 대륙에 나와 활동을 하게 되면서 북슬이의 능력에 대한 건 확신이 되어 있었다.
폴리다고스에 온 이래로 나는 제법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개중에는 요아힘 벤제르센과 팩셰르 에우리디케가 포함되어 있었음에도 그들 중 북슬이를 감지해 낸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리고 오늘 밤 나름의 경비가 되어 있었을 게 분명한 로덴토의 광산을 헤집고 다닌 것으로 북슬이의 능력은 또 한 번 증명된 셈이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롤빵이의 행동 범위에 제한을 두기는 했다만 설령 북슬이가 갱도를 타고 내려갔다고 해도 감시체계에 적발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기 그런데 나 할 말 더 있는데.
‘말해.’
―갑옷 입은 병사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는 했지만, 광산 안에 병사들만 있는 건 아니었고 다른 놈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가끔씩은 보였어.
‘누군데? 괴물을 키우고 있는 놈들이니 목동이라도 고용한 건가?’
―너도 아는 놈들이야. 오후에 숲 외곽에서 봤던 미행자 놈들.
‘…뭐?’
―그러니까 우리를 따라오다가 너한테 꼬리를 잡힌 놈들이랑 똑같은 복장을 한 노드리 과사네이섰다니가아 야! 아브아!
‘…이봐요, 친애하는 털 뭉치 선생님. 선생님께서도 생각이라는 걸 하고 계신다면 그걸 제일 먼저 말씀하셨어야죠. 내가 그놈들을 신경 쓰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 이 중요한 사실을 지금 말씀하시면 어떡합니까!’
―감작 노라게 마드러 주고 시퍼단 마리랴! 워래 주이고은 마지마게 드자다느게.
‘주인공 같은 소리하고 있네.’
녀석의 볼때기를 한계까지 늘린 후 놓아주자 태앵 하는 소리를 내며 원상복구 됐다.
이 타이밍에 할 말은 아니지만, 몇 번을 만져도 그 말랑함이며 촉감이며 탄성까지, 가히 완벽에 가까운 볼때기라 할 만했다.
―그래서 페이건, 어떻게 생각하니?
‘우리를 죽어라 따라온 놈들과 로덴토 놈들이 관련이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네요. 일단은 조금 더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허깨비 놈들을 보낸 게 로덴토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포함해서 말이지요.’
―아우우, 내 잘생긴 얼굴이 다 늘어나 버렸어. 그럼 안 그래도 복잡하던 상황이 더 복잡해진 거네? 난 복잡한 거 싫은뎅.
‘수면 위로 드러난 현상 자체는 복잡해 보이지만 사건의 해결은 조금 더 간단해졌을 수도 있어. 어쨌거나 거슬리는 놈들 둘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잖아? 이런 경우 한쪽만 잘 족치는 데 성공하면 반대쪽의 실마리는 알아서 따라오는 법이거든.’
―족친대. 흐흐, 말하는 것 좀 봐. 혹시 이 대화를 듣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너를 가장 나쁜 놈이라고 생각할 거야. 웅, 그런데 이게 뭐야?
슥슥.
북슬이가 뺨을 어루만지며 키득거리는 사이 갱신 작업을 완료한 계약서를 내밀었다.
‘첩보 활동의 대가로 약속한 게 다크 초코 벨벳 케이크 열 개였지. 여기에 열 개를 더 추가해 줄 테니까 내일 밤부터 매일 광산으로 가. 그리고 그곳에서 최소한 두 시간 이상 머무르면서 놈들의 동태를 살핀 후 목격한 사실을 나에게 전하는 거야. 어때 괜찮은 제안이지?’
―자, 잠깐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10, 9, 8, 7….’
―그, 그래 알았어! 콜! 대신 1년의 기한을 보증해 줘. 약속된 기한 내에 내 요구가 있는 한 너는 가급적 빨리 바람의 숨결로 가서 케이크를 사 와야 돼. 이거 보장해 줄 수 있어?
‘좋아. 그 요구 받아들이는 걸로 하지. 이걸로 계약 체결. 라무테 님이 증인이니 잘 봐 두세요.’
―응! 양측이 계약 조건에 동의 표시하는 걸 똑똑히 지켜봤습니다. 만약 이 계약을 어기는 측이 있다면 내가 이마를 부리로 콕콕 쪼아 줄 거에요.
이걸로 새로운 고용계약 체결이 완료되었고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숲의 물고기들은 절반쯤 그물에 들어온 거나 마찬가지고, 광산 쪽에도 유능한 첩보원 파견이 확정되었으니 놈들의 움직임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피잉.
막 한숨 돌리려는 찰나, 동굴에 몸을 숨기고 있던 쥐새끼들이 움직임을 시작했다는 경보가 들어왔다.
늦은 밤에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부지런한 쥐새끼들.
광산의 쥐새끼들도 이렇게 부지런함을 떨고 있을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쥐새끼들에게 내 마음이 닿기를 간절히 바라며 진심을 담아 속삭였다.
‘그래, 해 봐. 어디 하고 싶은 거 다 해봐. 너희들의 발이 빠른지, 아니면 내 손바닥이 넓은지 결과가 말해 줄 테니.’
* * *
“인원 파악은 이걸로 마무리하고 특기 사항을 접수하도록 하겠다. 각 조 순서대로 조장들이 발표하도록 하고 특히 조원들의 신체에 이상이 생긴 경우 지체 없이 보고하도록!”
“1조 이상 없습니다.”
“2조 이상 없습니다.”
아직 동이 완전히 트지 않은 어둑어둑한 새벽.
페스티라카 유적 한 귀퉁이는 학생들이 내지르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최소 3인 1조에서 최대 8인 1조로 구성된 각 조 조원들은 일렬로 늘어선 채 자기 상태가 오기만을 기다렸고.
“24조 이상 없습니다!”
마침내 우리 차례가 도달하자 조를 대표해 선두에 선 카밀라가 낭랑한 목소리로 상황 보고를 마쳤다.
“다만 우리 조에 야행성 조원이 한 명 있어서 그 친구가 잠을 안 자고 싸돌아다니다 으슥한 시각이 돼서야 총총걸음으로 복귀하는 걸 확인했습니다.”
정식 보고를 마치자마자 재빨리 고개를 돌려 히죽거리는 조장님.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내용을 왜 굳이 말하고 그러실까?”
“뭐 어때! 이런 게 싫었으면 애초에 네가 조장을 하든가.”
“가위바위보에서 네가 졌잖아. 영예로운 레이디라면 결과에 승복할 줄도 알아야지. 승패가 완전히 가려진 마당에 이렇게 질척거리기야?”
“…치. 누가 뭐래? 그나저나 너무해 진짜. 페이건이 게으르고 책임지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성실한 제라르마저 자기는 조장 같은 거 못 한다며 내뺄 줄은 꿈에도 몰랐어.”
어젯밤.
누가 조장을 맡을 것인지를 놓고 벌어진 가위바위보 승부.
치열한 3파전 끝에 패자는 카밀라로 결정되었고 냉혹한 승부의 룰에 의해 그녀는 조장이라는 감투를 덮어쓰게 되었다.
“헤에, 아무리 생각해도 두 사람이 있는 조에 내가 조장을 맡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그치만 카밀라, 보고할 때 진짜 멋있었어!”
“정말?”
“응응! 단언하건대 모든 조장들 중에서 네가 제일 돋보였을 거야.”
“페이건, 네 생각은 어때?”
“제라르가 그렇다니까 그런가 보지. 그건 그렇고 보고 끝났으니까 얼른 밥 먹자 밥. 오늘부터 2일 차니까 일찍 먹고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아항! 이렇게 나오시겠다? 그래, 오늘 하루 아침 정도는 새카맣게 탄 빵과 베이컨을 씹으며 내 소중함을 깨닫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무시무시한 협박과는 달리 카밀라는 한껏 솜씨를 발휘해 아침 식사를 준비해 줬고, 덕분에 우리 3인은 든든히 배를 채운 후 유적 탐사를 나설 수 있었다.
“그럼 이제 우리 뭐 할까?”
“너 하고 싶은 대로. 어차피 카밀라는 비슷한 장소에 많이 가 봤다 그랬고 난 어딜 가든 상관없으니까.”
“진짜? 그래도 돼?”
“응. 어차피 과제 지도도 네가 그릴 거잖아. 그럼 우리가 너한테 맞추는 게 맞지. 카밀라, 네 생각은 어때?”
“응. 나도 괜찮아.”
본격적으로 시작된 2일차 일정.
고대 유적으로 떠난 이동수업이라 하여 병아리들은 잔뜩 들떠있지만 사실 수업 내용 자체는 특별할 게 없었다.
어차피 유적 내부가 개방되거나 할 일은 없을 테니 꼬마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고 해 봐야 유적 인근을 탐사하며 분위기를 익히는 것 정도.
그리고 인솔 교수들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학생들에게 많은 걸 요구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수업 기간 중 수행해 내야 하는 과제라고는 자급자족 그리고 각 조가 집중해서 살피기로 결정한 유적 일대의 지도를 작성하는 것이 전부.
결국 이동수업이라고 해 봤자 그 본질은 아주 거창한 수학여행에 불과했기에 난 느긋한 마음으로 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물론 태양이 지고 찌꺼기 같은 놈들이 활동을 시작하면 나도 조금은 바빠지겠지만.
“우와! 경치 정말 대단하다. 아! 고향의 동생들이 이걸 봤다면 정말 좋아했을 텐데.”
폴리다고스에서 빌려준 말을 타고 유적 외곽을 향해 달리기를 십여 분.
유적과 외부 지역의 경계선 어디 즈음에 말을 멈춘 제라르는 정말이지 커다란 탄성을 토해 냈다.
유적 전체를 시야에 담기에는 외곽 지역만 한 곳이 없었고 비로소 페스티라카의 전경을 목격한 제라르로서는 감탄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페이건, 너도 여기 와서 이것 좀 봐! 저기 보이는….”
“쉿!”
“응?”
“두 사람, 말에서 내린 후 고삐는 저쪽에 잠깐 묶어 둬.”
물론 나 역시 제라르의 감동을 깨뜨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나 우리가 위치한 절벽 아래쪽에서 심상찮은 소리가 들려왔기에 어쩔 수 없었다.
“아스트라 공자, 이렇게 우리 앞을 막아서는 게 현명한 행동이라 생각합니까?”
“현명함을 논할 만큼 배움의 깊이가 깊지는 않습니다만 경께서 지금 저를 추궁하시는 게 합당한 처사가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바람결에 실려 들려오는, 까랑까랑한 말다툼 소리.
“왜 그래?”
“괜찮으면 우리 저기 아래로 잠깐 가 보지 않을래? 카밀라 너, 나 그리고 특히 제라르한테는 아주 많이 익숙한 친구가 곤란한 상황에 놓인 것 같거든.”
“…익숙한 친구? 그게 누구야?”
“일단 가 보자. 여기서 멀지 않으니 너희도 곧 알게 될 거야. 숲이 무성하고 우리가 위쪽에서 접근하는 만큼 쉽사리 들키지는 않겠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 다들 발걸음 조심하고.”
다행히 두 사람은 내 제안에 순순히 응해 줬고 난 선두에 서서 두 사람을 목소리의 방향으로 인도했다.
“어머, 진짜 저쪽에서 말싸움하는 소리가 들리네.”
“응. 나도 들리는 것 같아.”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선명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따라오는 두 사람에게 조금 미안했지만 예정된 탐사 일정도 미룬 채 이곳으로 향한 건, 곤경에 처한 대상이 아스트라 페르디난드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안 그래도 어떻게 한번 비벼볼까 생각 중이었는데 이렇게 제 발로 찾아와 주시다니, 양반은 못 되는 놈들이네.’
바스락바스락.
저지대로 내려갈수록 마른 삭정이며 나뭇잎이 바스라지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지만,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기에 언쟁의 현장에서 발생한 불협화음은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아스트라, 그러지 말고 얼른 비켜드려! 지금 비켜서면 없던 일로 해 주신다잖아. 왜 이렇게 멍청하게 고집을 부려! 로덴토 공작가에서 나온 분이라는 말 못 들었어?
아마도 아스트라와 같은 조를 이룬 학생이 토해 내는 것으로 예상되는 다급한 목소리.
“잠깐만. 여기서부터는 내가 앞서갈 테니까 너희들은 천천히 따라와.”
자세를 낮춘 채 수십여 미터를 이동해 도착한 덤불.
덤불 너머로 고개를 슬쩍 내밀자 내 기대를 100% 충족시켜 줄 광경이 보였다.
“공자, 마지막 경고입니다. 비키시지요. 지금 물러서지 않으면 우리로서도 상부에 보고를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편할 대로 하시면 됩니다. 경에게 이래라저래라할 권한 따위는 가져 본 적도 없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건 경 또한 마찬가지지요.”
불을 토하는 까마귀가 새겨진 문양의 갑주를 걸친 기사가 네 명.
그리고 그 네 명 앞에 버티고 선 채 한 발자국도 물러서려 들지 않는 아스트라 페르디난드가 보였다.
머릿수와 경험 하다못해 등을 지탱해 주는 세력의 크기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유리한 게 없었지만, 백발의 소년은 도무지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고.
그 바람에 아스트라와 같은 조를 이뤘을 것으로 추정되는 꼬맹이들은 온몸을 바들바들 떨어 대고 있었다.
아스트라 정도 되면 견뎌 낼 수 있겠지만 저 어리숙해 보이는 친구들이 버텨 내기에는 까마귀 문양이 주는 위압감이 너무나도 컸던 것이다.
‘북슬아, 혹시 저기 있는 기사들 중에 어젯밤….’
―아앗!
광산에서 본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려 했는데 북슬이가 비명을 내지르며 내 정수리에 송곳니를 박아 넣는 게 조금 더 빨랐다.
―있잖아 페이건, 저기 선두에 서 있는 콧수염 난 기사!
뽀옹 하는 소리를 내며 송곳니를 뽑은 털 뭉치는 숨이 넘어갈 듯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저 사람 어젯밤 광산에서 본 적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