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Assassination, Become the Strongest Healer RAW novel - Chapter (178)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178)화(178/240)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178)
“고생하는 사제님들에게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며 건과일을 드렸잖아… 아! 그럼 너 진짜 건과일을 주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중년 사제님에게 다가갈 구실을 만들기 위해 그랬던 거구나!”
“구실을 만들었다기보다는 조금 더 근거리에서 관찰하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았다 정도로 해 둘게.”
“어쩐지 평소에 까칠하고 깍쟁이 같기만 한 페이건이 갑자기 그런 착한 행동을 하는 게 좀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어.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는 페이건 클라디우스가 그런 착한 행동을 하다니. 젠장, 그때 뭔가 수상하다고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이 녀석도 그렇고 유리안 선배도 그렇고 도대체 내가 뭘 어쨌다고 이런 식으로 매도를 하는 걸까?
이래 봬도 나 스스로는 굉장히 예의 바른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는데 말이야.
“…나에 대한 네 평가가 마음에 걸리기는 하다만 일단 그 문제는 차치해 둘게. 어쨌거나 나는 중년 사제 곁으로 다가갔고 건과일이 담긴 주머니를 건넸어. 그런데 그 과일을 사제님이 직접 받으셨던가?”
“아니, 젊은 수행자 중 한 명이 대신 받았어.”
“네가 만약 조금만 더 경황이 있었다면 내가 다가서는 그 순간 젊은 수행자들이 자연스레 경호 대형을 취했다는 것도 알아차릴 수 있었을 거야.”
“…!”
“아무튼 난 그 일행에게 과일을 건넸고 사제님께서는 고생하는 젊은 친구들을 위로하고 싶다면서 수행자들에게 먼저 간식을 권했어. 그러자 과일을 받아 든 수행자가 홀로 과일을 섭취했고. 그로부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사제님을 비롯한 나머지 수행자들도 과일에 입을 댔지. 카밀라, 이 구도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지 않아?”
“시음(試飮)… 그거 고위 귀족들을 모시는 수행원들이 낯선 음식을 발견했을 때 자주 하는 거잖아. 그럼 그 사제님은….”
“그래, 그 정체나 소속기관이 어디인지는 아직 모르겠다만 확실한 건 그들이 평범한 순례객은 아니라는 거야. 아마 사제로 위장한 중년 남자의 정체는 어딘가의 고위 귀족일 것이고 수행자들은 귀족을 모시는 호위 인력이겠지.”
나는 몇 가지 단서를 통해 도출해 낸 결론을 들려줬고 카밀라는 눈을 크게 뜬 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전, 식료품 가게에서 그들을 만났을 때 비슷한 시험을 몇 번 더 해 봤거든. 그런데 예상했던 그대로의 반응을 보여 주더라고.”
“음… 그 사람들은 왜 위장을 한 걸까? 혹시… 그 사람들이 이번 일의 배후?”
“글쎄, 그들이 무슨 이유에서 위장을 했는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확실한 건 우리와 그들이 하루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무려 두 번이나 마주쳤다는 사실이지.”
“그럼 페이건 너는 결국 그 사람들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왔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직 전부 다 가능성의 문제일 뿐이니까 확신할 수는 없어. 하지만 본 모습을 숨기는 자들은 보통 뭔가를 획책하고 있기 마련이지. 멀리 갈 것도 없이 너랑 나도 지금 그러고 있잖아.”
“그, 그렇기는 하지.”
나는 손가락을 들어 콧등을 두드렸고 자신의 콧등에 부착된 위장용 주근깨를 떠올린 카밀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를 표했다.
“그리고 이건 내 평소 지론인데 첫 번째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있고 두 번째까지도 우연으로 넘길 수 있어. 하지만 세 번이 된다면 아무래도 그때부터는 신경을 쓰는 편이 마음이 놓이지.”
“…사제님이랑 한 번 더 만나게 되면 세 번째가 되는 거잖아.”
“물론 어디까지나 내 의견일 뿐 최종 판단은 네가 내리는 게 옳아. 몇 번째 말하는 거지만 이번 여정을 주도하는 건 네가 되는 게 맞으니까.”
카밀라는 한쪽 눈을 감은 채 고민에 빠졌는데 앙다문 그녀의 입술이 움찔거릴 때마다 콧등의 주근깨가 찡긋대는 모습을 보고 있는 건 꽤나 유쾌한 일이었다.
“포코바!”
생각에 잠겨 있던 카밀라의 입에서 일전에 마주친 바 있는 수생성 마수의 이름이 불쑥 튀어나왔다.
“그 포코바 때랑 똑같아!”
“포코바는 마수고 루난의 사제를 가장했던 이들은 사람이야. 그리고 포코바를 만난 건 외딴 길이었고 이곳은 꽤나 번화한 마을이지. 상황이 같다고 하기에는 전체적인 구도가 너무 많이 다르지 않나?”
“그치만 내가 페이건 군의 관찰력과 판단력에 홀딱 반했다는 사실은 똑같단 말이징.”
“반했다는 표현은 자제하는 편이 좋아. 나야 다행히도 그런 류의 오해를 잘 안 하는 편이지만, 남자라는 동물은 기본적으로 그런 표현에 약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니까.”
“으음… 역시 이 안전장치 꽤 쓸 만한 것 같아. 이보게 클라디우스 군, 내 이다음에도 섭섭지 않게 챙겨 줄 테니 앞으로도 지금 같은 활약 부탁하네.”
어울리지도 않는 아저씨 말투를 구사해 보인 후 카밀라는 로브를 챙겨 들었다.
“그런데 말이야. 방금 조언을 들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나, 종교학이라든가 지리학이라든가… 암튼 이런 식의 인문학적 교양은 제법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렇겠지. 천공의 눈 소속의 아가씨께서 교양이 부족하다 그러면 그것도 웃기는 일일 테니까.”
“그래, 너 말 잘했어. 그럼 넌 대체 뭐야? 아주 어릴 적부터 빡빡한 교육을 받아 온 나도 모르는 루난교도들의 교령을 넌 왜 그렇게 상세히 알고 있는 건데?”
그대로 쭉 나갔으면 참 좋았을 텐데 카밀라는 굳이 걸음을 멈춘 채 날 번거롭게 만들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답을 듣고 싶은 마음이 꽤나 큰 것 같아 보였다.
그렇다고 여기서 ‘너랑 나는 살아온 세월이 다르잖아. 세월이 다르면 쌓인 지식의 깊이도 다를 수밖에 없는 거야.’라고 답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난 다른 방향의 타개책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가자, 늦겠다. 밖에 나온 상황에서 이동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즉시 움직이는 게 좋아. 망설이다 보면 의욕이고 뭐고 다 사라지기 마련이니까.”
옆구리를 찔러 오는 카밀라의 팔꿈치는 꽤나 위협적이었지만 나는 입을 꾹 다문 채 전방을 주시했고.
“또, 또 자기 칭찬 나오니까 말 돌리는 것 봐. 하여간 어떨 때는 말도 안 되게 뻔뻔한 주제에 이럴 때는 부끄럼쟁이라니까.”
카밀라는 입가에 빙글빙글한 웃음을 매단 채 본격적인 임무 수행의 첫발을 내디뎠다.
* * *
나란히 엎드려 누운 우리 둘 아래로 일군의 병사들이 지나갔다.
철그럭철그럭.
위치가 무척이나 좋았던 덕분일까?
원래대로라면 들릴 리 없는, 바쁘게 움직이는 병사들의 갑옷이 자아내는 소음이 귓가에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저 사람들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거겠지? 저 사람들이 약속된 지점에 도달하면 거기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조금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하고. 그들이 도달한 깊숙한 곳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카밀라의 초롱초롱한 눈은 벼랑 아래로 지나가는 병사들에게 고정되어 있었지만, 그 머릿속은 이미 숲 깊은 곳에서 이동로를 통제하고 있는 또 다른 병사들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였다.
“훈련된, 그것도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정예 병사들이야. 아무렇게나 징용된 국경 수비대 수준에서는 저 정도로 규칙적이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해. 저 병사들 아소토 왕국의 중앙군이거나 대귀족이 직접 양성한 핵심 사병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
산에 오른 이래로 나와 카밀라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자리를 이동했고 그동안 여덟 차례에 걸친 병사들의 이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덟 번이라면 적은 수치는 아니었지만, 미로 같은 숲길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을 전체 병사들의 규모를 확인하면 빙산의 일각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부분적인 움직임을 본 것만으로 카밀라는 어느새 병사들의 이동 경로며 그들의 수준을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한 듯했다.
카밀라가 이런 식의 잠행이 처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이지 빠른 학습 속도라 할 수 있었다.
“내 의견에 동의한다면 ‘대단해요, 카밀라 대장님.’이라고 말해.”
“….”
“그걸 못 하겠다면 박수라도 세 번 치던가.”
짝짝짝.
어김없이 터져 나오는 카밀라 특유의 ‘스스로의 총명함을 감추려는 듯한 말과 행동’.
난 말 없이 손뼉을 세 번 맞부딪쳤고 카밀라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지침을 내렸다.
“잘 짜인 그물 같은 교대 이동이지만 약간의 틈은 있어. 우리가 네 번째로 확인한 이동 방향 있잖아. 교대를 위해 이동 중인 병사들이 그 근방을 지나갈 때면 아주 잠깐이지만 치명적인 사각지대가 발생하거든. 그 틈을 잘 노린다면 발각되지 않고…!”
부스럭.
난 입술에 검지를 가져다 댄 채 고개를 끄덕였고 눈을 크게 뜬 카밀라가 막 말을 멈춘 그 순간.
철걱철걱.
조금 전의 병사보다 조금 더 화려한 복장을 한 군사 장교가 벼랑 아래로 모습을 드러냈다.
병사들이 지나간 길을 유심히 살피던 장교는 이내 그들과 같은 방향으로 사라졌고 난 그제야 입술에서 손가락을 뗐다.
“방금은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서 아래쪽으로 내리 불고 있었어. 네가 쳐 놓은 소음 차단 결계 덕분에 음성이 아래쪽까지 전달될 가능성은 매우 낮았겠지만 이런 주변 구조에서 내리 부는 바람은 그 파급력이 꽤나 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그치,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그런데 페이건 넌 참 시력도 좋아. 저 숲속에서 나타나는 장교가 보였던 거야? 아니, 이런 경우에는 청력이 좋다고 해야 하나?”
카밀라를 괜히 불안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매우 낮은 가능성이라 말했지만, 계속 이야기를 나눴더라면 우리의 위치가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3할 정도는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풀숲을 가르며 뒤늦게 등장한 장교 복장의 ‘놈’은 정예병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놈이었으니까.
‘걷는 방법이나 호흡으로 보건대 최소한 10년 이상 경력이 쌓인 숙련된 암살자야. 암살자가 이런 마을에서, 더군다나 아소토 왕국군의 군복까지 걸친 채로 뭘 하고 있는 거지?’
놈이 잠깐 사이에 보여 준 움직임을 토대로 판단컨대 암살자는 병사들과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라 보는 게 옳았다.
동물을 씹어 먹는 괴식물이라는 소문만으로 충분히 흥미로웠는데 여기에 숙련된 암살자까지 등장하다니, 이 일을 어째?
“아무튼 이동하자.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뭔가 더 자세한 게 나오겠지.”
씩씩한 대장님께서 조금 전에 확보한 이동로 쪽으로 나를 이끄셨고 난 그 뒤를 따르며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도착한 지 하루 만에 날 이렇게나 흥분되게 만들다니. 이럼 아소토 왕국을 사랑할 수밖에 없잖아?’
* * *
“잠깐 정지.”
“왜? 뭐 이상한 거라도 보여?”
“아니, 그게 아니라 누가 지나간 흔적이 있는 것 같아서. 잠깐 살피고 가려고. 페이건, 난 여기 풀숲 사이에 남은 흔적을 살펴볼 테니까 혹시 누가 오지 않나 망 좀 봐 줘.”
병사들의 1차 경계선을 뚫고 도달한 숲 안쪽.
카밀라는 돌연 걸음을 멈춘 채 감식 작업에 들어갔다.
‘저 앞쪽에 있는 넝쿨을 지나갈 때까지도 눈치채지 못하면 말해 주려고 했는데 이동 경로를 짜는 실력뿐만 아니라 눈썰미도 제법이네.’
물론 난 우리를 한 발자국 앞서고 있는 선행객이 있다는 걸 한참 전부터 알아채고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니까 가능한 일.
긴박했던 1차 경계선 통과를 마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선행객의 존재를 감지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만했다.
부스스스.
“네 명? 다섯 명? 아니, 그것보다 조금 더 많은 것 같아. 음… 우리와의 시간차는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꼼꼼한 동작으로 시약을 뿌린 카밀라는 주의 깊은 눈동자를 한 채 시약이 들려주는 정보 해독에 들어갔다.
“이동한 방향은… 아우, 잘 안 보이네. 이 사람들도 뒤처리를 어느 정도는 해 놓고 이동한 터라. 페이건, 너 망은 잘 보고 있지?”
“그럼. 다가오는 사람이 있나 없나 내가 잘 보고 있으니까 넌 걱정 말고 탐지에 몰입하도록 해.”
카밀라가 주의 깊게 단서를 살폈으면 한다는 말은 100% 진심이었다.
잔뜩 긴장한 채 분석에 몰입한 그녀에게는 미안한 말이었지만, 이쯤에서 카밀라가 어느 정도의 시간을 허비해 주는 편이 내 계산에는 더 유리했으니까.
지이잉.
‘북슬아, 이거 보이지?’
난 카밀라의 시선을 피해 마즈다에 마나를 주입했고 잠시 후 나와 라무테 님, 북슬이의 눈에만 보이는 녹색 선이 허공으로 뻗어 나갔다.
‘이 선을 타고 쭉 날아가 봐. 그들도 우리만큼이나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으니까 그렇게 거리가 많이 벌어져 있지는 않을 거야. 가서 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오면 돼.’
―그 사람들이라니?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이 녀석, 먹을 것과 관련된 일에는 세상 눈치 빠른 주제에 이럴 때는 꼭 자기 몸뚱이처럼 몽실몽실하다니까.
‘북슬아, 이거 뭔지 알지?’
―응, 지난번에 우리가 그 아스라의 숲에 들어갈 때 먹었던 사탕이잖아. 먹으면 그 독에 대한 저항력을 일시적으로 올려 준다는 알사탕.
‘그래, 잘 기억하네. 그럼 눈 크게 뜨고 잘 봐. 이 사탕 안쪽에서 느껴지는 오러랑 마즈다에서 뻗어 나가고 있는 오러랑 닮아 있는 게 느껴지지?’
―어! 진짜 그러네?
이야기를 수월하게 진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롤빵이에게 익숙한 걸로 설명을 해 줄 필요가 있을 것 같기에 난 허리춤에 매고 있던 사탕 주머니를 흔들어 보였고 북슬이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그어져 있는 오러의 선은 드루이드 오러를 찾아 이동하는 탐지기 같은 거야. 그런데 내가 지난번에 말했지. 드루이드 오러가 깃든 음식은 특별 제품 같은 거라 너랑 나 그리고 라무테 님을 제외하면 그 효과며 지속시간이 확연히 낮아진다고.’
―응, 응!
‘아마 우리 셋을 제외한 다른 사람이 오러가 깃든 음식을 먹는다면 그 지속시간은 하루에서 하루 반 정도가 한계일 거야. 여기까지는 이해했니?’
―웅!
‘그럼 정리해 보자. 식료품에 드루이드 오러를 깃들게 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고 체내에 흡수된 오러의 지속시간은 이틀이 채 안 돼. 그리고 여기 뻗어 있는 녹색 선은 드루이드 오러를 따라 만들어진 거지. 자 이쯤에서 질문, 최근 이틀간 내 손을 거친 식료품을 섭취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어머!
북슬이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대답은 어깨 쪽에서 들려왔다.
가까이 접근할 구실을 만들고 그에 따른 상대방의 반응을 관찰하는 게 목적의 전부인 듯했던 행동에 또 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던 걸까?
라무테 님은 눈을 크게 뜬 채 내 목에 부리를 비볐고.
―아! 네가 말한 그 사람들이 누군지 이제 알겠어.
북슬이는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펄쩍 뛰어올랐다.
다행히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기에 난 비행 준비를 마친 북슬이의 날개 사이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선을 따라 쭉 날아가다 보면 자칭 루난의 사제들이 보일 거야. 타인의 이야기를 엿듣는 취미는 없지만, 우리와 그 사람들은 이걸로 세 번째잖아? 그럼 우리도 최소한의 대비는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