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Assassination, Become the Strongest Healer RAW novel - Chapter (219)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219)화(219/240)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219)
은혜라는 말을 들은 하산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나리,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페이건 클라디우스가 오늘의 화재와 완전히 무관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만약 이 모든 걸 우연으로 치부한다면 그건 지나치게 공교로운….”
“사실은 나도 그리 생각한다네. 왜, 클라디우스 공자가 몇 번이나 말한 바 있지 않나? ‘나름의 사정’이라는 게 있다고 말이야. 이 갑작스러운 화재의 뒤를 캐 보면 클라디우스 공자의 사정과 연관된 끈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게 내 솔직한 생각일세.”
페이건을 만난 이래로 줄곧 ‘딸을 사랑하는 아빠’의 얼굴을 하고 있던 아라반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그 기색을 바꿨다.
‘사막을 주름잡는 교역의 달인’이자 ‘황금 부족 2인자’의 얼굴을 한 채 생각에 잠긴 아라반.
“하지만 클라디우스 공자의 사정이 어찌 되었든 간에 내가 그 사람에게 큰 은혜를 입은 건 명백한 사실이야. 내 사정이 급하다 하여 은인에게 감사 인사도 없이 자리를 피한다면 그것 또한 불명예스러운 일 아니겠는가?”
“나리….”
“클라디우스 공자에게 전할 감사의 선물을 준비할 것이니 그 선물이 내일 정오 무렵에 도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주게.”
“그리하겠습니다, 나리.”
하지만 아라반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그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다 하여 은인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모른 척한다는 건 크나큰 불명예였고.
그런 식의 수모를 감당하기에는 아라반의 자긍심이 너무나도 드높았던 것이다.
“그나저나 콜로세움에 데려가 주겠다던 딸아이와의 약속은 결국 지키지 못하게 되었군. 참 아쉬워, 그 17연승의 여기사가 남겼다던 흔적을 직접 보여 주고 싶었는데 말이야.”
“…나리.”
“뭐 우리 아이가 그 여기사만큼이나 좋아하고 존경할 만한 대상이 생겼다는 건 그나마 다행일세.”
페이건 클라디우스와 가넷이 만난 횟수는 세 번에 불과했고 그 만남의 시간 또한 길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사랑스러운 막내딸은 그사이에 페이건 클라디우스에게 홀딱 빠져 버리고 말았다.
페이건 클라디우스가 보여 주는 ‘신묘한 솜씨’와 ‘자상한 태도’에 그야말로 넋이 나가 버리고 만 것이다.
코라는 몸이 완전히 나으면 페이건 오빠의 손을 잡고 투기장에 갈 거라며 연일 목소리를 높였고.
생전 처음 목격하는 막내딸의 모습 앞에 아라반은 지금껏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한 묘한 감정을 느껴야만 했다.
‘본인의 속은 보여 줄 생각도 안 하면서 어린 여자아이의 마음은 날름 훔쳐 버리다니… 천하에 야박한 친구 같으니라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씁쓸함’과 ‘장래가 유망한 청년을 마주했을 때의 뿌듯함’을 동시에 느끼며 아라반은 후드를 덮어썼다.
그리고 자신의 저택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이만 돌아가세. 떠날 준비를 하는 와중에 클라디우스 공자에게 보낼 사례까지 준비하려면 바삐 움직여야 할 거야.”
* * *
바바루크를 깜짝 놀라게 만든 ‘언덕 위의 대화재’가 발생한 그 날 오전.
내가 묵고 있는 숙소로 처음 보는 상자 하나가 도착했다.
급히 바바루크를 떠나야 할 사정이 생겨 제대로 된 인사도 하지 못하고 황망히 떠나게 되었구려. 부디 공자께서 넓은 마음으로 이 사람의 무례를 용서해 주길 바라오.
안에 있는 명패는 공자께서 나와 딸아이에게 베푼 은혜에 보답하고자 준비한 물건이니 아무런 부담 느끼지 말고 편히 받아 주셨으면 하오.
그럼 이만 줄이리다.
사막의 모래를 빛나게 해 주시는 위대한 뱀의 가호가 그대와 함께하기를.
추신 1 : 공자께서 나에게 전부 말하지 않은 것처럼 나 또한 공자께 다 말씀드리지 못한 일이 있소이다. 영민한 사람이니만큼 그 명패를 본 순간 내가 말하지 못한 일이 무언지는 짐작하리라 믿소이다. 부디 나의 솔직하지 못함을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뿐이오.
추신 2 : 공자와 했던 약속은 내 똑똑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니 아무것도 걱정하실 게 없다오. 그대와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는 건 서부 지부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지만 내가 공자께 은혜를 입었다는 사실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니 편한 마음으로 우리의 재회를 기다려 주기를 바라리다.
마라카비탄의 2인자다운 품격이 느껴지는 필체로 기록된 서신.
그리고 서신과 함께 동봉된 황금의 명패.
손바닥만 한 명패 위에는 코브라의 머리가 아로새겨져 있었는데.
코브라의 눈동자를 대신하고 있는 영롱한 비취석이 이 명패가 예사롭지 않은 물건임을 방증하고 있었다.
‘귀하께서 굳이 미안한 마음을 품겠다면 말릴 생각은 없다만 딱히 화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귀하가 평범한 지부장이 아니라는 사실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니까요.’
‘녹색 눈동자의 코브라’는 마라카비탄의 대족장 일가를 상징하는 문양이었고.
외부인에게 해당 문양이 새겨진 명패를 수여할 수 있는 건 그 일가 전체를 통틀어도 채 다섯 명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바바루크를 급하게 떠나야만 하는 와중에서도 이 코브라가 떡하니 양각(陽刻)되어 있는 명패를 보내오다니.
명패에 담긴 아라반의 의지는 ‘코브라의 눈동자에 머무는 녹색 광채’만큼이나 분명했다.
‘자신이 그만큼 감사하고 있다는 걸 내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반. 그리고 패를 다 까 보인 만큼 다음번 만날 때는 조금 더 솔직했으면 하는 바람이 절반 정도이려나?’
아라반을 다시 만나는 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린아이 한 명을 치료해 주는 대가로 코브라 명패라면 꽤나 짭짤한 거래였음이 분명했다.
‘공식적인 직함을 밝히고 왔으면 모를까 정체를 숨기고 온 마당에 그런 일이 터졌으니 후다닥 몸을 피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그나저나 아쉽네. 일정이 잘 맞으면 그 귀여운 꼬맹이를 데리고 콜로세움이나 다녀올까 했더니.’
침대에 드러누운 채로 냉장 보관함에 손을 뻗어 새벽에 만들어 놓은 레몬 탄산수를 들이켰다.
사막의 커피는 내 기호에 비해 조금 많이 독했지만.
탄산수의 상태는 언제나 최상이었고 덕분에 난 지난밤의 피로를 깔끔히 지워 버린 채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지. 어머니의 흔적을 찾는 여정은 나 혼자 다녀오는 수밖에.”
* * *
“자네 그 이야기 들었나? 언덕 위 저택에서 발견된 시신이 무려 50구래, 50구!”
“그것도 화재에 휘말려서 죽은 게 아니라 이미 모종의 이유로 죽은 후에 새카맣게 불타 버린 거라지 뭐야. 도대체 간밤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겐지….”
콜로세움으로 가는 길.
어젯밤의 화재로 떠드는 사람들을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이거 3년에 한 번 밖에 안 오는 축제가 왜 이리 돼 버렸는지 모르겠네. 에휴! 혹시 비슷한 일이 또 터지기라도 하면 어쩌지?”
“그러게 말이야, 이거 오늘부터는 교대로 불침번이라도 서야 하나.”
마음 같아서는 ‘괜찮습니다. 개수작을 꾸몄던 놈들은 오늘 새벽을 기해 모조리 사라졌으니, 이 이상의 폭력 사태가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난 불안에 떠는 사람들을 향해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 후 콜로세움을 향했다.
“통합 입장권 한 장이요. 평소에는 바글바글하더니 어째 오늘은 조용하네요?”
“뭐 오늘 새벽에 그런 큰일이 있었으니 찾아 주시는 발걸음이 뜸해질 수밖에요. 당장 오늘 내일로 예정되어 있던 정규 시합도 모두 취소된 판국입니다. 허 참!”
콜로세움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은 후 내부로 통하는 복도를 지나기까지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관광객으로 가득 차 있던 복도며 관람실은 텅텅 비었고.
덕분에 난 아주아주 쾌적한 기분으로 관람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그니까, 저기 보이는 저 파란 투구를 쓴 여검사가 멜리사라는 거지? 라무테야, 저기 있는 멜리사 좀 봐! 와 칼날이 엄청 날카로워.
―사방천지에 온통 멜리사만 가득해서 정신이 없을 지경인데 그냥 저기 있는 멜리사라고만 하면 어떻게 알아?
라무테 님의 말마따나 콜로세움 내부는 그간 투기장을 빛내 온 전사들의 그림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17연승의 여기사’였다.
벽면을 차지한 전사들 중에는 투기장이 개최될 때마다 반복해서 이곳을 찾아와 몇 번이고 족적(足跡)을 남겨 온 이들 또한 여럿이었다.
그런데 단 한 번의 출전으로 ‘모든 단골손님’들을 제치고 가장 큰 영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기사의 위엄을 미루어 짐작할 만했다.
아타카크와 관련된 일은 오늘 새벽에 일단락이 났고 팩셰르가 사 오라고 한 물건들 또한 대부분 조달을 끝낸 상황.
추후 바바루크 일정은 상당히 여유로웠기에 난 느긋한 걸음걸이로 콜로세움 곳곳에 남은 어머니의 흔적을 좆을 수 있었다.
―그런데 저거 진짜 여기 있는 그림의 주인공이 멜리사 이거 맞아? 멜리사 표정이 왜 저렇게 사나워? 멜리사는 라나랑 에밀이 말썽을 부릴 때도 ‘어휴! 우리 공주님이랑 왕자님 또 사고를 치셨네.’라면서 항상 방긋방긋하잖아? 그런데 그림 속의 멜리사는 한결같이 잔뜩 화난 표정을 하고 있네.
―그러게, 흐음… 아무리 20년도 더 된 과거라고 해도 사람의 인상이 저렇게 달라지는 건 쉽지 않은데. 그런데 또 투구 안쪽으로 보이는 이목구비는 멜리사가 맞고. 왜 그러지?
그림 속 어머니의 표정이 그리도 낯설었는지 콜로세움 내부를 구경하는 내내 마스코트들은 찡얼찡얼 말들이 많았다.
―야! 페이건, 가만히만 있지 말고 너도 한번 말해 봐! 네가 봐도 멜리사의 표정이 좀 많이 이상하지?
‘응, 확실히 어머니의 표정이 좀… 아니, 상당히 날카롭기는 하네. 그리고 너, 내가 정수리에 이빨 박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지. 할 말이 있거든 그냥 말로 해.’
그리고 아들인 내가 보기에도 그림 속 어머니의 표정은 이상한 데가 있었다.
당장이라도 초상화 너머의 적을 꿰뚫어 버릴 듯한 거칠고 사나운 눈빛.
어머니의 눈빛에는 ‘검투사로서의 투기나 근성’이라는 표현으로는 납득이 불가능할 정도의 지독한 공격성이 서려 있었고.
[호호호! 우리 아들, 얼마나 더 귀여웠는지 한번 볼까? 으음, 우리 큰아들 뺨에서는 왜 이렇게 좋은 냄새가 나른 거람?] [어머! 새로 들어온 하녀가 도자기를 깨뜨렸다고? 그 아이는? 손이나 발등을 다치거나 하지는 않았어? 멀쩡하다고? 어휴, 그것참 다행이네. 도자기? 그건 괜찮아. 어차피 유리그릇이라는 건 깨지라고 만든 거잖아? 새로 들어왔다는 아이한테는 신경 쓸 필요 없으니 충격받은 마음이나 잘 다스리라고 전해 줘. 호호호!]기억하고 있는 ‘방긋방긋 모드’의 어머니를 떠올린 나로서는 그림 속의 모습이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았다.
‘저기서 잠깐 차나 한잔 마시고 갈까?’
야수와도 같은 눈동자를 한 어머니 사이를 걷다 보니 피곤이 느껴졌고.
난 적당한 곳에 펼쳐진 차양 아래에 앉아 차가운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후룩.
이제는 슬슬 적응되어 가는 사막 커피를 마시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으려니 온갖 종류의 그림으로 가득 찬 천막이 보였다.
보관용 액자에 담긴 채 줄지어 늘어선 그림들을 보건대 천막의 정체는 전사들의 초상화를 판매하는 기념품 판매점인 것 같았다.
“잠깐 구경 좀 해도 될까요?”
“그러시던가. 뭐 구경만 하고 그냥 간다고 타박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테니 마음 편히 둘러보시구려.”
천막을 지키고 있던 허연 수염의 노인은 담배 연기를 입안 가득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고.
난 형형색색으로 물든 기념품점을 꼼꼼히 살폈다.
“다른 투사분들의 초상화는 제법 여유가 있어 보이는데 무명 여기사분 초상화는 재고가 하나도 없는 걸 보니 역시 17연승의 주인공이 가장 인기가 많나 보네요?”
“그럼. 아무래도 이곳 콜로세움을 찾는 관광객들의 절반 정도는 그 여기사의 흔적을 보러 오는 사람이니 그림 또한 인기가 많을 수밖에. 거… 그 무명 여기사의 그림은 지난주에 진즉에 동이 났다오. 에헤! 젊은 분이 좀 서두르시지 그랬나?”
기념품 상인은 사람 좋은 미소를 입가에 매단 채 나의 게으름을 위로했지만, 딱히 애석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17년을 매일같이 봐 온 분의 초상화를 갖지 못한다 하여 안타까울 일은 조금도 없었으니까.
사실 기념품점에서 내가 느낀 감정은 안타까움보다는 호기심이었다.
상인은 조금 전 어머니의 초상화는 이미 한참 전에 매진이 되었다고 한 바 있었다.
그런데 저기 수북하게 쌓인 그림은 뭐지?
저기 있는 저 대형 수납장도 분명 어머니와 관련된 물건을 모아 두는 공간 아니었나?
“그런데 사장님, 저기 뒤집힌 채 천까지 덮인 저 캔버스들은 뭔가요? 혹시 저것도 무명 여기사님의 그림인가요?”
“맞소이다. 암, 저것도 그분의 그림이 맞지.”
“그런데 왜 저 캔버스만 저렇게 가려진 채로 보관되어 있는 거죠? 그리고 조금 전 여기사의 그림은 전부 매진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저게 다 사연이 있는 물건이라오. 정 궁금하시거든 가서 한번 천을 걷고 직접 확인해 보시든가.”
노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난 캔버스를 향해 다가갔고.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는 천을 걷어 내 가려져 있던 어머니의 얼굴을 백일하(白日下)에 드러나게 했다.
―어, 멜리사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짜 멜리사야!
―그래, 저 반달처럼 이지러진 눈매랑 귀여운 입술! 이건 지금의 멜리사랑 똑같아! 어휴 여기 와서 잔뜩 화가 난 멜리사의 얼굴만 보고 있느라 답답했는데 이제야 속이 좀 뚫리네.
그리고 어머니의 얼굴을 담은 그림이 공개되자마자 둘의 입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비록 여전히 얼굴 절반을 덮고 있는 투구 때문에 모습이 전부 공개된 건 아니었지만.
이 초상화 속의 어머니는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내가 알고 있는 그대로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주변을 따스한 온기로 물들이는 해바라기와도 같은 미소.
나 역시 어머니의 따스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적잖이 안심이 되었고.
훈훈한 상태가 된 내 등 뒤로 노인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때? 내가 왜 그 그림을 덮어 두었는지 젊은 양반께서도 이제 좀 아시겠지?”
아니, 전혀 모르겠는데요.
솔직히 말하면 정말로 의아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미적인 완성도로 보나 심미안적인 가치로 보나 이 초상화보다 더 훌륭한 그림은 없어 보이는데 왜 가장 뛰어난 그림을 이렇게 가려 둔 걸까요?
“마음 같아서는 나도 그 그림을 여러 장, 그것도 아주 대형으로 그려서 콜로세움 곳곳에 걸어 놓고 싶었다오. 그런데 그러지 못했지.”
뻐끔뻐끔.
어느새 노인의 입술 사이로는 담배가 물려 있었고.
노인은 사막의 담배만큼이나 씁쓸한 목소리로 그림을 가려 둔 이유를 말했다.
“이곳에 방문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여기사님의 추종자들이 하나같이 그 그림을 싫어하거든. 그것도 남녀노소 안 가리고 전부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