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Assassination, Become the Strongest Healer RAW novel - Chapter (60)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60)화(60/240)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60)
“13구역 출입 허가증을 야간 겸용으로 전환하고 싶다구요?”
“네, 전환에 필요한 요건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죠. 준비해 오겠습니다.”
“음… 일단 가지고 있는 출입증 이리 줘 보시겠어요?”
이틀 뒤, 나는 다시 한 번 팩셰르의 연구실을 찾아 출입증을 야간 겸용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하는 중이었다.
지난 며칠간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한 끝에 나는 나름의 타개책을 도출해 낼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결론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낮보다 밤이 더 유리했기에 야간 출입증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팩셰르의 실험국에서 발급하는 야간 출입증은 야간 외출권의 역할 또한 수행했기에 타개책을 순조롭게 전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래저래 요긴할 터였다.
“원래 출입증의 전환에는 사전 절차가 필요하지만 이번에 특별히 선 전환 후 후속 절차를 거치는 걸로 할게요. 일단 오늘 출입증 받으시고 같이 드린 서류에 기재된 자료를 일주일 내로 준비해서 재방문 해 주세요.”
“편의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라니요 됐어요, 사실 내가 힘써 준 것도 아닌데 뭐 호호.”
깔끔한 단발이 인상적이었던 조교수는 이번에도 깔깔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요청에 응해 줬다.
“사실, 클라디우스 학생이 다녀간 뒤 실험국장이 보낸 공문이 도착했어요. 혹시라도 추가적인 요청을 해 올 경우 웬만한 건 편의를 봐주는 쪽으로 진행하라고.”
팩셰르가 그런 공문을 보냈다고? 그 영감 그새 노망이 들기라도 한 건가?
“실험국장님이 이런 편의를 봐주시는 분이 아닌데, 학생을 꽤나 좋게 봤나 봐요. 좋겠어요, 다른 사람도 아닌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장님의 호의를 얻다니 호호!”
“…감사한 말씀이기는 한데요, 실험국장님의 진심이 뭐가 됐든 조교님께서 생각하시는 것과는 많이 다를 겁니다.”
“아무튼 전환이 완료됐으니까 이만 가 봐도 돼요. 기한 내에 서류 준비하는 건 잊지 말고, 힘내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연구실에서 일을 마치고 빠져나오려는 찰나.
달칵.
“계세요오! 서류 등록하러 왔어요!”
문이 열리고 시끌시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이게 누구야.”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낸 건 인형처럼 앙증맞은 이목구비의 소녀 오벨리언 마르커스와 그녀를 따르는 따까리들이었다.
오벨리언은 그 귀여운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표독스러운 눈동자를 빛내며 나를 위아래로 훑었고 붕어똥과 같은 모양새로 그녀를 따르는 추종자들의 표정 또한 험악해졌다.
“모처럼 좋은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기분이 확 상하네. 보넨, 이래서 내가 나중에 오겠다고 했잖아?”
“헤헤 미안, 하지만 나라고 설마 이 녀석이… 여기 있을 줄 알았겠어?”
얼핏 보기에도 열 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붕어똥들.
오벨리언도 학기가 시작된 이래로 마냥 놀고만 있던 건 아니었는지 이 버릇없는 꼬맹이 뒤를 따르는 바보들의 수가 그사이 훌쩍 늘어나 있었다.
언제나처럼 화려한 옷차림의 오벨리언은 붕어똥들의 호위를 받으며 조교수에게 다가가 준비한 서류 뭉치를 내밀었다.
“흥! 여기 지난번에 말씀하신 필요 서류 준비해 왔어요. 이걸로 조교님께서 말씀하신 절차는 다 밟았으니 페가수스 반입해도 괜찮은 거죠?”
“잠깐만 기다려요, 지금 검토 끝내고 답해 줄테니.”
“정말, 그냥 날개 달린 말 몇 마리 가져오는 것뿐인데 무슨 절차가 이렇게 복잡한지….”
조교수는 나를 상대할 때와는 달리 딱딱한 표정을 지은 채 서류를 살폈고 오벨리언은 눈을 가늘게 뜬 채 건방진 소리를 내뱉었다.
“그나저나 보름 뒤에 있을 이동수업 말인데, 듣자 하니 탑승 수단을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은 폴리다고스에서 준비한 말을 타야 한다면서?”
“응, 왜 그 사육장에 있는 말 있잖아. 그걸 타고 수업 장소까지 이동해야 한다지 뭐야. 깔깔! 뭐 비루한 것들 입장에서야 그런 말이라도 감지덕지하겠지만 솔직히 난 걱정이야. 이동하는 동안에 더러운 말 배설물 냄새가 우리 옷에 배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어휴, 어쩔 수 없지 뭐. 마음 같아서는 그런 애들하고 같이 움직이고 싶지 않지만 돈이 없는 게 죄도 아니고 어쨌거나 그 아이들도 우리 동기니까 보듬고 가야지 뭐. 그리고 너희는 걱정할 필요 없어. 우리는 내가 준비한 페가수스를 타고 이동할 거니까 냄새가 배거나 할 일은 없을 거야. 호호호!”
머저리들 간에 오가는 건방진 대화.
발화자의 수준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천박한 대화를 통해 오벨리언 마르커스가 저토록 신이 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다다음 주쯤에 모든 신입생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이동수업이 있다고 그랬지. 그곳에서 자신의 부(富)를 뽐낼 생각에 저리도 신이 난 모양이군.’
이동수업은 강의동에서 하루 정도 떨어진 거리의 야외 훈련장에서 열렸고, 학생들은 그곳까지 이동할 수단을 자체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벨리언은 야외 훈련장까지 이동할 수단으로 무려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를 준비한 모양이었다.
더군다나 추종자들의 몫까지 여러 마리를 말이다.
‘마르커스가 제아무리 가멸다 해도 페가수스를 여러 마리씩이나 동원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더군다나 이제 갓 신입생이 된 꼬맹이를 위해서, 저 철부지가 어지간히도 떼를 썼나 보지?’
입학식이 끝날 때만 해도 사정없이 구겨져 있던 오벨리언의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화색이 만연해 있었다.
입학식 날 나와 아스트라에게 밀리는 바람에 걸레짝처럼 흐물흐물해진 자신의 위상을 페가수스 무리가 세워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는 것이다.
‘고작 말 몇 마리에 세워지고 구겨지고를 반복할 수 있는 자존감이라니, 참으로 빈곤한 마음가짐이야.’
얼간이들이 깔깔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고역이었기에 나는 서둘러 연구실 문을 향했고.
“…검토가 끝났어요. 요구 조건에 미달 되는 사안은 없는 것 같네요. 오늘 자정을 기해 마르커스 양의 페가수스가 교내로 들어오는 걸 승인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괜히 깐깐하게 굴면서 번거롭게 나오면 어쩌나 했는데 고마워요, 아주 성. 실. 하. 게. 도 살펴줘서.”
멀어지는 와중에도 오벨리언의 되바라진 음성은 내 귀를 찌르고 들어왔다.
“이제 됐어 친구들아, 우리는 이제 저 높은 곳에서 비루한 아이들이 일개미처럼 터덜터덜 바닥을 기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면 돼. 오호홋!”
나는 이미 그 자리에서 멀어졌음에도 오벨리언은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고,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교만한 웃음소리는 흉측한 메아리가 되어 복도를 뒤흔들었다.
* * *
―있잖아, 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 한 오누이가 살고 있었대. 그런데 어느 날 숲에 놀러간 동생이 해가 지도록 돌아오지를 않는 거야. 그래서 걱정이 된 오빠는 커다란 칼을 하나 차고 숲으로 들어갔어.
그날 밤, 기숙사를 빠져나온 나는 자색 수림을 향했다.
해가 완전히 떨어졌을 무렵 기숙사에 준비된 말을 타고 달리는 것으로 막을 올린 여정은 한 번의 전송 마법과 두 번의 말 교체를 거쳐 어느덧 그 정점에 다다르고 있었다.
자색 수림 입구를 지키는 골렘에게 말을 맡기고 도보로 이동을 시작한 지 삼십 분, 어둠을 살라 먹으며 광채를 내뿜고 있는 황금목이 조금씩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빠는 칼을 치켜든 채 온 숲을 뒤지며 ‘동생아! 동생아!’하고 크게 불렀지만 좀처럼 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대. 그렇게 해는 꼴딱 넘어갔고 걱정에 잠긴 오빠가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인 그때, ‘오빠야, 오빠야! 나 여기 있어!’라는 목소리가 안개가 자욱하게 낀 호숫가 쪽에서 들리기 시작한 거야.
푸드득.
은밀하게 펄럭이는 깃털 소리와 내 움직임을 좇는 황금빛 눈동자.
녀석들의 거대한 체구를 감안하면 제법 훌륭한 은신이라 할 수 있었지만 내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내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는 파수꾼들의 눈동자 개수는 한둘이 아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판을 벌이려면 구경꾼의 수는 많을수록 좋으니까.
―동생이 평소 호숫가를 무서워한다는 걸 잘 알고 있던 오빠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찾아 헤매던 동생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가 보지 않을 수도 없잖아? 그래서 오빠는 칼을 양 손에 꽉 쥔 채 호숫가로 걸음을 돌렸어. 저벅 저벅 그렇게 긴장된 발걸음 끝에 오빠는 호숫가로 다가갔고 마침내 호수에 도착한 오빠의 눈 앞에는….
‘친애하는 털 뭉치 씨.’
―왜애? 흐흐 뒷 내용이 궁금하면서도 듣기 싫고 막 그렇지.
‘그 호숫가에 뭐가 있었는지는 내 알 바 아니야.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입을 놀렸다가는 그 오누이, 다시 재회할 수 있을지 몰라도 너랑 초코 케이크가 재회하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거야.’
―억!
‘그러니 부디 신중하게 생각하고 입을 놀리도록.’
―조용히 할게! 나 조용히 있을 거야!
사라락.
북슬이가 입을 다물자 밤바람을 타고 떠내려오는 황금목의 기운이 보다 선명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황금의 파도가 며칠 전처럼 싱그러웠음에도 그 향긋함 안쪽에 은밀하게 도시라고 있는 ‘오염의 기운’이 슬며시 역하게 다가왔다.
우우웅.
‘그래, 네 생각이 맞아! 그러니 흔들리지 말고 직진해!’라고 말하는 것처럼 거세게 요동치는 마즈다.
내 얼굴과 마즈다를 번갈아 보며 눈을 반짝이던 라무테 님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아무리 출입증이 있다고 해도 이 야심한 시각에 외출을 허가해 주다니, 기숙사도 대범한 구석이 있네.
‘출입증을 발급한 게 팩셰르 에우리디케니까요. 그 악명 높은 괴물이 허락한다는데 기숙사장이 뭐라고 토를 달 수 있었겠어요.’
―그래도 일단 외출 신고서에 사유는 기록해야 하잖아. 뭐라고 쓰고 나왔어?
‘별을 좀 보고 오겠다고 적었습니다.’
―별? 페이건 네가? 푸훕, 너무 낭만적인 거 아니야?
‘일단 별도 보기는 봐야 할 테니까 아예 거짓말은 아닙니다.’
바스락바스락.
녀석들의 날카로운 발톱이 줄기에 박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아무리 은밀하게 움직인다 해도 기본 덩치가 있는 놈들이니만큼 엔간한 나무로는 놈들을 지탱할 수 없을 터.
‘저기랑 저기, 그리고 저기 정도에 숨어 있겠군.’
황금목 주변에는 비교적 작아 보일 뿐이지 나름 육중한 크기를 자랑하는 나무들이 흩어져 있었기에 난 어렵지 않게 친구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라무테 님 지난번에 제가 에스메랄다의 별명 중 ‘강철 마녀’가 있다고 말씀드렸지요?’
―응, 그리고 에스메랄다는 본바탕은 선하고 정의로운 사람이지만 융통성이 없는 성격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는 말도 했어. 사람들은 정의롭고 강인한 에스메랄다를 사랑했지만, 그녀의 그 완고함까지는 사랑하지 못했다고.
‘잘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에스메랄다는 그 완고한 성격 탓에 종종 주변인과 마찰을 일으켰고 이건 나머지 영웅들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에스메랄다와 가장 자주 충돌을 일으킨 건 오펜하이머였습니다. 영웅이라는 거창한 칭호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오펜하이머의 소탈한 행동과 유연한 생각을 완고한 에스메랄다는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겁니다.’
―오르페우스는 괜히 무게를 잡거나 권위를 내세우는 걸 정말이지 싫어했으니까, 호호.
‘그래서 오펜하이머는 종종 에스메랄다의 눈을 피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에스메랄다를 설득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그녀 몰래 일을 처리하는 게 더 현명한 방식이라고 생각한 거겠지요.’
―응응, 오르페우스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지.
‘그리고 다른 영웅들은 오펜하이머의 이런 대담함에 박수를 보냈다고 합니다. 영웅들 중 에스메랄다의 날카로운 눈을 피해 일을 처리할 정도의 수완을 가진 건 오펜하이머가 유일했거든요.’
손을 뻗어 황금목 줄기를 다시금 어루만져 보았다. 이토록 건강해 보이는 나무가 지금 은밀한 병을 앓고 있고, 또 폴리다고스가 막 건립되었을 무렵 ‘생사의 위기를 넘긴 전력’이 있다는 말을 한다면 믿어 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질문 하나만 더 할까요. 만약 눈앞에 생기를 잃은 채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가 보인다면 라무테 님께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시겠습니까?’
―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일단은 밥을 넉넉하게 주지 않을까? 사람이건 동물이건 나무건 배가 고파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법이니까.
‘훌륭한 선택입니다. 병에 걸리기 전 일정 수준 이상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던 나무들은 별도의 조치 없이 영양 보충을 충분히 해 주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회복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요. 자 그럼 조금 전의 질문을 황금목에 대입한다면 이 아름다운 나무에게는 뭘 주는 게 가장 좋을까요?’
―음, 황금목은 오염된 기운을 흡수해 생명력으로 바꾸는 힘을 가진 나무잖아. 그러니까 역시 생명력을 아니지… 황금목의 양분은, 잠깐! 페이건이 고서관에서 읽었던 그 책! 거기서 그랬잖아. 박쥐 무덤의 원래 주인은 죽음의 기운으로 똘똘 뭉친 오염 덩어리라고, 어마마! 그럼 설마! 페이건 혹시 이 나무 예전에, 그러니까 오르페우스가 이곳에 머물 때 아픈 적이 있었던 거야?
‘맞습니다, 잘 보셨어요.’
나는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라무테 님에게 건넸는데 그 안에는 과거 황금목의 상태를 기록해 놓은 고문서의 내용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폴리다고스가 막 건립되었을 무렵 황금목은 심각한 건강의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비록 그 기간은 짧았지만 남겨진 기록들은 당시 황금목의 상태를 분명히 말해 주고 있어요.’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걸 몰랐을까? 여기 페이건이 적어 놓은 기록을 봐도 황금목이 이상 증상을 보였다는 내용은 있지만 그 사실이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다는 결론으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어.
‘그 기간이 워낙에 짧았으니까요. 황금목이 이상 증상을 보인 기간은 길어야 사흘에 불과합니다. 만약 황금목이 정말로 심각한 상태에 처했던 거라면 고작 사흘 만에 이상 증상이 사라질 리 없으니 사람들은 애초에 상황이 발생한 적이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황금목은 만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정말이지 소중한 나무.
그런 나무에 생긴 중차대한 위기를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기 전에 홀로’ 해결해 낸다는 건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먼저 황금목의 이상을 발견할 수 있는 안목’,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는 식견’, ‘해결책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힘’을 고루 갖춘 초인이 존재한다면 마냥 불가능하기만 한 일은 아닐 터.
바스락.
나무줄기를 짚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그러자 ‘미리 준비된 온갖 단서와 실마리의 인도를 받아 내가 겨우겨우 도착한 여정’을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힘으로 걸어온 ‘초인’의 기운이 전해지는 듯했고, 덕분에 나는 조금 더 분명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었다.
‘폴리다고스가 막 건립되었을 무렵 황금목은 심각한 질환을 앓았습니다. 그리고 오르페우스 님께서는 병을 치료할 양분으로 삼기 위해 박쥐 무덤의 괴물을 일부러 이곳으로 날려 보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