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Assassination, Become the Strongest Healer RAW novel - Chapter (61)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61)화(61/240)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61)
―저기 있잖아 그럼 오펜하이머, 아니 오르페우스는 왜 그 사실을 모두에게 말하지 않은 걸까? 괴물을 처치한 것도, 황금목을 치료한 것도 모두 좋은 일이니까 당당하게 말할 수도 있잖아.
‘아마 이 사람의 존재 때문이었겠지.’
줄곧 입을 다물고 있던 북슬이가 질문을 던졌고 난 ‘마녀의 형상을 한 에스메랄다’가 그려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에스메랄다 뷔가르텔은 대자연의 생명력을 숭상하는 신성기사였고 그런 그녀에게 황금목은 신의 은총을 상징하는 지상의 기적 그 자체였을 거야. 그런 에스메랄다가 오르페우스 님의 계획을 용인할 리 없잖아?’
―어? 황금목을 아끼는 신성기사니까 더욱더 나무를 소중히 여겨야 하는 거 아니야? 오르페우스가 나무를 고쳐 주겠다고 하면 그 에스메랄다인지 에메랄드인지 하는 여자는 좋아했을 것 같은데.
‘여러 번 말하고 있지만 에스메랄다는 완고하고도 극단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어. 그녀의 눈에 죽음의 기운을 풀풀 풍기는 박쥐 괴물은 구원의 여지가 없는 즉결 처분 대상. 그런데 그런 역겨운 존재를 곧바로 처분하지 않고 놈을 이용해 뭔가를 도모한다니, 만약 에스메랄다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을 거야.’
―으윽, 그 추측이 사실이라면 난 에스메랄다라는 아줌마 싫어. 생긴 건 예쁘지만 마음은 아주아주 못생겼을 것 같아.
‘그렇게까지 매도할 건 없어. 시야가 다소 협소한 게 문제였을 뿐, 에스메랄다가 정의롭고 헌신적인 사람이었던 건 분명하니까.’
―그리고 결국 그 협소함이 결국 오르페우스가 이런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게 만든 거구나.
‘네, 에스메랄다의 시선에서 보면 더러운 박쥐 괴물을 양분으로 삼아 연명을 해 나가느니 박쥐 괴물을 깔끔하게 소멸시키고 황금목을 편히 보내 주는 게 순리에 맞는 일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오르페우스 님은 어떻게 해서든 황금목을 살리고 싶어 하셨고, 그 결과 이런 연극을 꾸민 것이라 생각합니다.’
―웅웅, 이제 이해됐어. 흐흐 결국 오르페우스는 동료를 멋지게 속여 넘긴 거구나. 하긴 그 녀석 예전부터 이런 능글맞은 구석이 있었으니까. 그런 세상 물정 모르는 팔라딘 아줌마를 속이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었겠지 헤헤흐흐.
오르페우스가 에스메랄다를 속여 넘겼다는 사실이 기뻤는지 북슬이는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만약 박쥐 괴물이 그날 밤에 죽지 않았고, 오르페우스가 그 괴물을 황금목의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했다면 놈은 뿌리 어딘가에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크겠네.
‘네, 그날 밤 박쥐 괴물은 숨통이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오르페우스 님은 황금목이 오랜 시간에 걸쳐 충분한 영양분을 흡수하기를 원했을 테고 그러자면 박쥐 괴물 또한 숨이 붙어 있어야 할 테니까요. 아마 괴물을 가사(假死) 상태로 만드는 봉인을 해 놓았을 겁니다. 그런데 ‘모종의 사건’으로 그 봉인이 깨어졌고….’
―사건! 아, 페이건이 오르페우스의 첫 번째 과업을 달성하고 드루이드의 힘을 손에 얻은 그날! 그렇다면 오르페우스는 1차 과업이 달성되는 시점을 기해 봉인이 저절로 풀리도록 수를 써 놓은 거구나. 그리고 페이건, 지난번에 황금목의 뿌리 인근에 마석 박쥐를 토해 내는 마법진이 있을 거라 그랬지? 그렇다면 그 마법진은….
‘저는 오랜 잠에서 깨어난 박쥐 괴물이 기지개를 켜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르페우스 님께서는 그걸 통해 훗날 폴리다고스를 찾을 후계자에게 과업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려고 하셨던 거겠지요.’
추론을 하는 과정에서 나는 오르페우스가 보여 준 선견지명에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언뜻 보기에 오르페우스의 과업은 복잡한 미궁 속을 정처 없이 헤매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오르페우스는 자신의 발자취를 좇을 후계자가 길을 잃지 않도록 곳곳에 세심한 안배를 남겨 놓았고 그 안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진실이 눈앞에 모습을 덩그러니 드러냈던 것이다.
―저기 그런데 오르페우스는 참 멋지지만, 이 예쁜 나무 입장에서 보면 조금 속상할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페이건 네가 드루이드의 힘을 얻어서 박쥐 괴물이 깨어났고, 그 바람에 나무는 아야를 하게 됐잖아. 나무야, 미안. 오르페우스를 대신해 내가 사과할게, 미안합니다아.
‘그렇게 볼 일만은 아니지, 어쨌거나 황금목 입장에서도 죽은 먹이를 던져 주는 것보다 숨이 붙어 있는 괴물이 훨씬 더 좋아. 그 덕분에 나무는 오랜 시간에 걸쳐 박쥐 괴물의 사기(死氣)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었고 이렇게 울창한 숲도 이룰 수 있었으니까. 그 정도 이득을 봤으면 지금의 고통 정도는 감수할 수 있는 거잖아?’
―어? 그 말을 듣고 보니 또 그러네. 나무야, 방금 사과한 거는 취소.
‘먼 훗날의 황금목이라면 깨어난 박쥐 괴물이 부리는 행패쯤은 충분히 견뎌 낼 수 있을 만큼 강해졌을 거라고 오르페우스 님은 믿었을 거야. 그리고 믿음은 사실로 증명되었어. 박쥐 괴물 때문에 피해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지금의 황금목은 이 정도 고통을 성장통으로 감수할 수 있을 만큼 강해졌으니까.’
늠름하게 자라 준 황금목을 올려다 보며 장갑을 고쳐 끼고 티아매트의 날을 살폈다.
모든 퍼즐이 맞춰졌으니 이제는 전투 모드로 돌입할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어떻게 할 생각이니?
‘뿌리로 가서 괴물의 목을 쳐야죠. 황금목은 충분히 회복되고 성장을 했으니 이번에는 완전히 끝을 볼 생각입니다.’
―뿌리까지는 어떻게 가려고? 마법진의 정확한 위치는 알아?
‘땅을 파든 아니면 나무줄기 안으로 들어가 지하로 통하는 입구를 찾든 노력해 봐야지. 밤이 긴데 할 일이 많으니 심심하지 않아서 좋잖아?’
바스락.
갓 떨어진 황금목 열매를 챙겨 넣는 것으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아마도 거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박쥐 괴물과 조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두렵지 않았다.
오르페우스의 행적을 보건대 박쥐 괴물과의 조우를 드루이드 오러 획득 이후로 안배했다는 건 괴물을 쓰러뜨리기 위해 드루이드 오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의미했다.
그리고 이걸 뒤집어 말하면.
‘드루이드의 오러만 있다면 괴물은 반드시 쓰러뜨릴 수 있다. 물론 흙먼지는 조금 묻혀야겠지만.’
그렇게 성인 장정 열댓 명은 너끈히 들어갈 수 있을 법한 나무줄기로 막 들어서려는 순간.
딱딱딱.
무척이나 단단한 금속을 맞부딪치는, 마치 강철로 박수를 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퍼드득.
더 이상 모습을 숨길 의향이 없었던 감시자들은 하늘로 날아올라 모습을 드러냈고 이내 밤바다처럼 조용하던 황금목 주변은 용맹한 전사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행적을 보아하니 현인께서 남겨 놓은 단서를 모두 찾아 올바른 결론에 도달한 모양이군. 현인의 후계자여, 시간의 파도를 넘어 약속의 장소에 오신 걸 환영하는 바이오.
인간이 사용하는 음성이 들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선두에 선 수호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똑똑히 전달되었다.
마치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것과도 같은 은은하고도 부드러운 의사전달 방법.
―우와아앗! 말한다! 왕독수리가 말했어!
‘지능이 높은 고등 마수니까, 마법도 쓰는데 의사전달이 대수겠어?’
―난 ‘위대한 어머니 나무’와 현인의 뜻을 수호하는 태양 날개 부족의 수장 아칸지라 하오. 후계자여, 귀하의 목에서 반짝이는 빛이 그대가 현인의 후손임을 우리에게 말해 주는구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렇게 만나게 되어 정말로 반갑소이다.
그리폰의 의사전달 방식을 접하는 건 이번이 처음,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지금껏 내가 접한 그 어떤 종족의 것보다도 정중하고 온화했다.
―귀하가 가고자 하는 곳이 어디인지 익히 알고 있소이다. 현인께서 준비한 길을 안내할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소?
―페이건 저 선두에 선 그리폰이 말하는 현인이라는 거, 역시 오르페우스를 가리키는 거겠지?
‘그런 것 같군요. 그리고 말하는 걸 들어보니 아무래도 오르페우스 님께서 저들과 한 약속이 있는 모양입니다.’
―혹시 이것도 예상했던 거니?
‘어쩌면 오르페우스 님께서 뿌리로 갈 수 있는 방법도 준비해 놓지 않으셨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리폰 부족과의 약속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다려 온 그리폰 부족이라니.
깜짝 놀랄 만한 일임은 분명했으나, 오르페우스가 준비한 일이니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 뿐 딱히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아칸지 님이라 하셨지요? 제가 하는 말 이해 가능합니까?”
―물론이오,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왔고 그동안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은 덕분에 귀하의 종족이 사용하는 언어는 이해를 끝냈소이다. 그러니 마음 편히 말해도 되오이다.
“현인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하였는데 그 현인이 ‘그림자 검 오펜하이머’ 경을 가리키는 게 맞습니까?”
―맞소이다. 물론 그 그림자 검이라는 호칭은 우리가 현인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것과 거리가 멀지만.
“아칸지 님, 조금 전 이 목걸이에 있는 빛을 보고 제가 오펜하이머 님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감지했다 하셨습니다. 족장님의 부족과 오펜하이머 님 사이에 맺어진 약속의 내용을 상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물론 설명해 드려야지, 현인의 후계자께서는 그럴 자격이 충분하니. 아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말이요.
딱딱.
강철보다 단단하고 명검보다 날카로운 부리를 두어 번 맞부딪친 후 아칸지는 본격적인 설명을 시작했다.
오르페우스와 어떻게 만났으며 그와 무슨 약속을 했고 나를 찾아온 이유는 무엇인지 전부 말이다.
‘짐작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위기에 처했던 황금목이 되살아나는 걸 목격한 그리폰 부족은 오르페우스를 은인으로 대우했어. 그리고 오르페우스는 나무뿌리에 괴물이 아직 있다는 것과 추후 자신의 뜻을 이을 후계자가 폴리다고스에 찾아올 것이라고 이들에게 말해줬지. 부족은 은혜를 갚을 기회를 달라며 매달렸을 테고 오르페우스는 그런 이들에게 훗날 찾아올 자신의 후계자를 안내해 달라는 부탁을 한 거야. 그리고 그 약속을 가슴에 새긴 채 때가 도래하기만을 기다리던 그리폰 부족은 내가 정답을 맞췄다는 걸 확인한 순간 모습을 드러냈어. 오르페우스가 그리폰 부족에게 맡겨 둔 ‘뿌리로 도달하는 지름길’을 내게 알려 주기 위해.’
딱딱딱.
다시 한 번 부리를 맞부딪치는 것으로 흥겨움을 토로한 아칸지는 즐거워 보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걱정을 아예 하지 않은 건 아니외다. 현인께서 혹시라도 후계자가 답을 도출하는 게 너무 늦어진다면 어머니 나무에 중대한 상처가 생길 수 있으니 귀하를 직접 이곳으로 안내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남기셨거든. 그래서 우리도 육 개월 정도 기다려보고 그때까지 귀하께서 답을 찾지 못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연락을 드리려 했다오. 한데 육 개월은커녕 한 달도 되지 않아 답을 도출해 내다니 후계자께서 이토록 총명한 분이라는 걸 현인께서 아셨다면 정말이지 기뻐하셨을 것이오.
쿵쿵.
아칸지가 발을 구르자 다른 그리폰들도 따라 발을 굴렀고 이내 야밤의 자색 수림은 흥겹고도 용맹한 진동으로 가득 찼다.
“오펜하이머 님께서 남기신 단서를 따라왔을 뿐 총명하다는 건 과찬이십니다.”
―허허 겸손하기까지, 그나저나 목적이 있어 이곳에 오신 분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으니 슬슬 현인께서 말씀하신 장소로 안내하고자 하는데 괜찮겠소이까?
“그렇게 해 주신다면 저야 감사할 따름이지요.”
―그럼 잠시만 물러나 주시겠소?
내가 물러서는 걸 확인하자마자 아칸지는 황금목 정면에 자리를 잡은 채 날개를 접었고, 다른 그리폰들 역시 각자의 자리를 찾아 황금목을 둘러쌌다.
딱딱딱.
아칸지의 움직임을 시작으로 그리폰들은 일정한 박자에 맞춰 부리를 맞부딪치며 노래를 불렀고 곧 황금목 주위의 대지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구구구.
그리폰들의 노래가 정점에 다다른 그때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던 땅이 열렸고 그 안쪽으로 푸른 대리석 계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아아아.
열린 틈 사이로 무척이나 오래된 공기가 새어 나왔다.
황금목의 신령한 내음과 괴물의 탁한 기운이 한데 뒤섞인,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묘한 냄새.
아칸지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지만 이 안쪽에 봉인으로 묶인 괴물이 있다는 건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마음 편히 다녀오시오 후계자여, 행여나 그대의 발자취가 다른 사람의 눈에 띄는 일이 없도록 우리는 이곳에서 주위를 살피고 있을 것이오.
“감사합니다. 덕분에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을 것 같군요.”
―마음 같아서는 우리도 후계자와 같이 내려가 감히 어머니 나무의 살을 좀먹는 괴물을 찢어발기고 싶다만 현인께서 당부하시기를….
“이 아래에 있는 놈은 저 혼자 힘으로 쓰러뜨려야 한다고 하셨겠지요.”
―그저 약속된 길을 열어 주기만 할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우리를….
“괜찮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으니 여러분들께서 마음 쓰실 필요 없습니다. 이 계단을 혼자 걷는 건 저 또한 바라던 바이니까요.”
설사 이들이 저 계단을 억지로 비집고 들어와 도움을 준다고 해도 이 덩치 크고 우직한 전사들의 도움을 받을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나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까지 도움을 받았다가는 후계자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될 테니까.
“저를 도와주는 건 여기 두 분으로 충분합니다.”
―둘?
“있습니다, 그런 게.”
벨제키엘을 보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아칸지에게 미소를 지어 보인 후 지하로 향하는 계단에 몸을 실었다.
또각또각.
그르륵.
공기에서 묻어나 오는 흙 향이 짙어질수록, 먼 곳에서 들려오는 무언가의 그르렁거리는 소리 또한 높아져만 갔다.
―페이건, 지금 네 심장 엄청 빨리 뛰고 있어. 쿵쾅쿵쾅.
‘그럴 수밖에, 존경하는 선조의 손길이 깃든 괴물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흥분이 진정되지 않고 있거든.’
길게 뻗은 계단을 따라 주욱 내려가다가 좌우로 꺾기를 한 번씩, 그리고 다시 직진.
계단의 끝이 정말로 눈앞으로 다가왔다.
“조금 시끄러울 수도 있고 흔들릴 수도 있으니 각오 단단히 하고 있어.”
―응, 이쪽은 준비 완료했으니까 언제라도 좋아.
―이 용감한 벨제키엘 님에게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설령 하늘이 무너진다고 해도 내가 눈 하나 깜빡할 것 같아?
이 둘을 상대로는 입을 열지 않고 뜻을 전달하는 게 익숙해졌음에도 굳이 소리를 내어 말한 건 각오를 다지기 위함이었다.
스르릉.
뽑은 티아매트를 손에 든 채 마지막 모퉁이를 돌았다.
마침내 다다른 계단의 끝.
가아아악.
그곳에는 여덟 개의 사슬에 몸이 묶인 채, 분노에 찬 비명을 내지르고 있는 거대한 박쥐 괴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