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Assassination, Become the Strongest Healer RAW novel - Chapter (63)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63)화(63/240)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63)
끼에에엑.
마지막 비명을 끝으로 괴물의 숨은 잦아들었다.
검이 지나간 자리에 느껴지는 것이라고는 곧 사그라들고 말 잔떨림이 전부.
그 거대한 덩치만큼이나 성대한 최후의 지랄발광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괴물을 구속한 황금목의 아이들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질기고 튼튼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푸스스스.
―페이건! 머리 위! 저기 위 좀 봐!
괴물의 거대한 몸뚱이가 흙먼지가 되어 흩날리려는 찰나, 눈썰미 좋게도 상황을 파악한 롤빵이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왜? 위에서 케이크라도 떨어지고 있어?’
―케이크? 아, 맞다! 이번 일 잘 끝났으니까 일단 2개 정도는, 아니 그게 아니라….
스스스.
―어머니!
―어머니께서 현인의 후계자에게 은총을 내리시고 있다!
북슬이보다 조금 늦게 상황을 파악한 그리폰들의 입에서도 연신 탄성이 터져 나왔다.
황금목 전역을 흐르고 있던 황금의 기운이 한데 뭉쳐 한 송이 꽃을 피웠고 그 꽃잎 사이로 피어난 눈부신 열매가 나를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톡.
무심코 내민 손바닥 위로 떨어진, 알사과 정도의 크기를 가진 황금빛 열매.
딱히 분석이나 감정을 하지 않아도 이 열매가 더없이 귀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봐도 저한테 먹으라고 하는 거겠죠?’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러니까 얼른 먹어 페이건, 욕심쟁이 벨제키엘이 자기가 먹겠다고 떼쓰기 전에.
―아니야! 안 뺏어 먹어! 이건 누가 봐도 페이건이 먹는 게 맞는데 내가 이걸 왜 뺏어 먹어! 난 과자만 있으면 된단 말이야! 라무테 너 자꾸 헛소리하면 혼내 줄 꺼야! 앙!
라무테 님의 농담이 자신의 일편단심 과자 사랑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했는지 북슬이는 그대로 라무테 님의 머리를 물어 버렸다.
와사삭.
라무테 님의 공단 같은 깃털 위로 파고든 롤빵이의 앙증맞은 송곳니를 보며 난 황금 열매를 베어 물었다.
황금목이 준비한 (무척이나 오랜 기간 공을 들인 걸로 보이는)선물을 마다하는 건 너무 매몰찬 처사라는 생각도 들었거니와.
―후계자여! 어서….
그 우람한 체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한 채 날 바라보는 태양 날개 부족의 시선을 더 이상 외면하기도 힘들었던 것이다.
이들 입장에서는 ‘어머니 나무가 선사하는 축복을 내가 섭취’하는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어야 만이 ‘오르페우스와의 약속’ 또한 온전히 지켜진 것일 터.
꿀꺽.
―됐다! 이로써 현인과 태양 날개 간의 약속은 이루어졌다!
―자비로우신 어머니에게 축복을!
입에 대자마자 사르르 녹아 없어진 황금 열매가 내 목울대를 넘어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아칸지를 포함한 그리폰들은 함성을 내질렀다.
우우우웅.
―아유 정말! 벨제키엘, 너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꺼야! 너 때문에 내 예쁜 깃털이 전부 축축… 어머!
―아우앙, 앙? 페이건도 반짝반짝?
그리고 그리폰의 함성이 최고조에 다다른 순간, 내 몸 또한 황금색으로 번쩍였다.
새벽처럼 찬란했던 빛은 짧지만 확실하게 내 몸을 휘어 감았고 그 빛의 잔재가 사라진 순간 난 내 몸에서 발생한 변화를 정말로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페이건 괜찮아? 혹시 조금 전에 먹은 그 열매 때문에….
‘괜찮은지 아닌지 궁금하면 네가 직접 확인해 보면 되잖아?’
그 변화를 굳이 입을 열어 설명하는 대신 털 뭉치를 내 머리 위로 옮겼고.
―네 개다! 네 개야! 페이건의 마나 고리가 네 개가 됐어! 며칠 전에 그 꼬마를 치료할 때까지만 해도 세 개였는데 그사이에 하나가 늘었어! 와아아! 만세!
―어머! 정말이니? 페이건, 방금 먹은 그 열매 때문이야?
‘네, 그것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으니 열매 덕분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네요.’
북슬이는 머리 위에서 방방 뛰며 내 몸에 발생한 경사를 사방에 알렸다.
―와아아! 네 개다 네 개! 이제 여기서 하나만 더 생기면 다섯 개고, 그럼 내가 진짜 많은 걸 가르쳐 줄 수 있어. 황금 나무 만세! 나무야 고마워! 우우웅! 쪽.
한 마리의 매미가 되어 황금목 줄기에 키스를 퍼붓는 롤빵이.
하지만 기뻐해야 할 일은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됐어, 드디어 아르카 3단계가 완전히 채워졌어. 이제 4단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물론 마나 고리가 하나 더 완성된 것도 충분히 좋은 일이었지만 그보다 더욱 기쁜 건 몇 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던 아르카가 마침내 3단계를 넘어섰다는 점이었다.
아르카라는 그릇 자체가 너무 커진 탓인지 지난 몇 년간, 수행이라는 미명 하에 사실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들이붓고 있던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했다.
그런데 황금목의 선물은 이 해묵은 걱정을 일거에 날려 버릴 정도로, 정말이지 탁월한 성능을 보여 줬다.
꿈틀.
‘움직인다, 그림자가 움직여!’
비록 그 정도는 더없이 미약했지만, 마침내 내 의지대로 움직이기 시작한 그림자를 보며 난 다시 한 번 주먹을 움켜쥐었다.
사실 아르카는 3단계의 완성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나 마찬가지였고, 그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라 할 수 있는 게 바로 그림자를 다루는 권능이었다.
그림자를 다스리는 권능이 없었다면 전생의 내가 ‘암살의 신’이라는 과분한 칭호를 받는 일도 없었을 터, 한동안 잊고 지내야만 했던 옛 칼을 집어 들자니 가슴이 절로 두근거렸다.
‘그 범용성이 워낙에 탁월하지만 결국 앙겔루스는 전투를 주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아. 하지만 아르카는 오로지 전투와 잠행, 그리고 살인을 위해 만들어진 고대의 유산. 이걸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해도 내 몸 하나는 건사할 수 있게 되었어.’
아르카 3단계가 완성된 이상 이곳 폴리다고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 해도 내 한 몸, 아니 북슬이와 라무테 님까지는 지켜낼 수 있을 터.
17살이 되던 해의 봄, 나는 드디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의미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리고 황금 열매의 축복이 가져온 또 하나의 성과.
‘오르페우스와 황금목이 공동으로 준비한 보답에 아르카가 정말이지 강하게 반응했어. 오르페우스의 힘이 고대 유산과 무관했다면 애초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겠지.’
그건 바로 오르페우스가 고대 문명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내 추측이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는 점이었다.
철푸덕.
―페이건! 뭐라도 말 좀 해 봐! 너도 마나 고리가 네 개가 되니까 좋지?
아직은 라무테 님과 북슬이에게도 말해 줄 수 없는 낭보(朗報)를 품에 안고 기쁨을 누리려는 찰나 황금목에 매달려 있던 롤빵이가 흥에 넘치는 몸통 박치기를 해 왔다.
‘당연히 좋지, 예전 같으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된 거니까.’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물론 이 벨제키엘 님은 너의 몸 상태를 아주 잘 꿰고 있지만 그래도 더 생생하게 듣고 싶단 말이야.
‘생생하게라… 일전에 입학식에서 유리안을 상대로 시험하던 날 기억나? 난 시험 내내 두들겨 맞기만 했잖아?’
―음… 직접 맞거나 한 건 아니지만 네가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리기는 했지.
‘만약 내가 지금 그때의, 그러니까 마법과 비전 검법이 봉인된 상태의 유리안과 다시 한 번 승부를 내야 한다면 그때처럼 일방적으로 밀리는 일은 없을 거야.’
―오옷! 그거 좋은 소식! 사실 그때 마지막은 정말 멋있었지만 중간에는 조마조마했거등. 그런데 이제는 그 왕자님과 다시 싸워도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을 거다, 이 말이지? 만세!
‘마법과 비전 검법을 봉인한 상태의 유리안과 겨우 평수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니까, 만세를 부를 일까지는 아냐.’
물론 이건 아르카를 제외한 상태에서의 계산이었다.
그렇다면 전력을 다하는 유리안과 아르카를 사용하는 나를 비교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됐다, 당분간은 일어날 가능성도 없는 일을 벌써 고민해서 뭐해.’
복잡한 계산을 하기에는 심신이 지쳐 있는 상태였던지라 나는 그대로 나무 밑동에 몸을 기댄 채, 정말이지 넉넉한 황금목의 인심을 만끽하며 잠시간 휴식을 취하려 했다.
―후계자여, 귀하에게 할 말이 아직 더 남았는데 잠시만 시간을 내주실 수 있으시겠소?
“말씀하시지요.”
―실은 현인께서 이곳을 떠나기 전 우리에게 당부를 남기신 것이 하나 있다오.
“당부요? 저와 관련된 일입니까?”
하지만 태양 날개 부족은 아직 용건이 있는 듯했고 난 감았던 눈을 뜬 채 귀를 기울여야만 했다.
―그렇소이다. 현인께서는 훗날 자신의 후계자가 이곳에 오거든 정말이지 여러 곳을 바삐 돌아다녀야 할 것이라 말씀하셨소이다.
“…적어도 당분간은 그래야 할 것 같기는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인과 언약을 맺었다오. 훗날 후계자가 이곳에 오거든 그를 위해 기꺼이 우리의 등을 빌려주겠다고.
“…지금 등이라 하셨습니까?”
박쥐 괴물 사냥까지 마무리한 이상 적어도 이 밤이 다 지나갈 때까지는 더 이상 놀랄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깨어지고 말았다.
그리폰이, 그렇게 자존심 높고 고고하기로 유명한 저 하늘의 제왕이 등을 빌려준다니 내가 잘못 이해한 게 아니라면….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그 약속을 잊은 적이 없음을 증명할 최적의 시기라 생각하오.
딱따딱.
아칸지는 한차례 고개를 끄덕여 보인 후 지금까지와는 다른 리듬으로 부리를 맞부딪쳤다.
따딱.
아칸지의 부름에 호응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들려오는 또 다른 소리.
잠시 후, 그리폰 무리를 가르며 응답의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녀석이 지금부터 귀하의 발이 되고 날개가 되어 줄 것이오. 아카이드! 뭐 하고 있느냐 귀인의 후계자께 인사를 올리지 않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양쪽 날 개의 끝부분을 따라 길게 돋아있는 검은색 깃털이었다.
대부분 그리폰들의 깃털이 갈색과 백색, 두 가지로만 물들어 있는 것과 달리 ‘아카이드’라 불린 그리폰은 매력적인 흑색을 품고 있었고 덕분에 무리에서도 유달리 눈에 띄는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제가 이분을 타고 다닐 수 있다 이 말인가요?”
―그렇소이다. 귀인께서 당부를 남기고 떠나신 이후, 우리는 대대로 후계자의 날개가 되어줄 전사를 양성해 왔다오. 그리고 귀하의 동반자가 될 영광을 손에 넣은 이번 세대의 전사가 바로 이 녀석, 아카이드올시다.
딱딱.
꾸벅.
아칸지의 부리 놀림에 따라 흑갈색의 그리폰은 정중한 자세로 고개를 숙였다.
―어마어마! 이 아이 참 씩씩하게 생겼네. 다행이야 페이건, 이 아이의 도움이 있다면 이제부터는 먼 길을 갈 일이 있더라도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겠어.
―저 머리 위 자리는 내 꺼. 그리고 내가 1등으로 탈 꺼야! 우왕 저 널찍한 등판 좀 봐 봐, 엄청나게 푹신할 것 같아.
아카이드가 보여 주는 절도 넘치는 행동에 라무테 님과 벨제키엘이 환호를 내질렀다.
아닌 게 아니라 그 눈매가 (그리폰임을 감안해도)지나치게 날카롭다는 점을 제외하면 아카이드는 정말이지 용맹한 생김새를 하고 있었다.
억세고 날카로운 발톱과 보석처럼 반짝이는 부리.
산맥처럼 굳건한 팔다리와 좌우로 펼치면 몸길이의 두세 배는 족히 나갈 법한 날개까지.
그리폰 중에서도 특히 건장한 체구를 가진 아칸지와 비교하면 다소 작은 듯했지만 아카이드가 품고 있는 용맹한 기운 만큼은 어떤 그리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한 번쯤은 사양을 하는 게 예의겠으나 제가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은지라 여러분들의 지원을 감사히 받도록 하겠습니다. 족장님께서 보여주신 후의(厚意), 잊지 않고 간직하도록 하겠습니다.”
―좋구려 좋아, 귀인의 후계자라면 응당 그렇게 시원하게 나오셔야지. 아카이드, 정식으로 인사를 올리거라 잘 부탁하오이다.
아칸지가 한 발자국 물러섬에 따라 나와 전사 그리폰과의 거리는 한층 더 가까워졌고 내가 그리폰식 인사를 나누기 위해 아카이드의 부리에 손을 올린 순간.
―반가워요, 반가워요! 나 아카이드라고 해요. 사실은 아까 전부터 후계자님과 인사를 나누고 싶었는데 아빠가 눈치 없이 계속 길을 막고 있는 바람에 인사를 못 했어요. 아까 그 박쥐 괴물 후계자님께서 후다다닥하고 해치운 거 맞죠? 나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런 방법으로 그 흉측한 놈을 해치워 버리다니. 사실은 그 괴물이 머리를 넙죽 내민 그 순간 ‘음! 마침내 우리가 나설 때가 왔구나!’하면서 기합을 잔뜩 넣었는데 후계자님이 순식간에 해치워 버리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쳤지 뭐예요. 하지만 그래도 좋은 구경했으니까 기분은 좋아요. 후계자님, 내가 오늘부터 후계자님을 태우게 됐으니까 이제 우리 친구 된 거 맞죠? 그럼 친구니까 뭣 좀 물어볼게요, 물어봐도 되죠? 아까 그 반짝한 녹색 빛 혹시 현인께서 가르쳐 주신 건가요? 사실 우리 부족은 현인과 약속을 했을 뿐 그분에 대해서 많은 걸 알지는 못하거든요. 그래서 나, 후계자님이 오시면 물어보고 싶은 게 정말 많았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혹시 내가 선택된 세대에 후계자님이 오지 않으시면 어쩌나 하고 걱정 많이 했거든요. 히힛, 내 친구들이 날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모르죠? 그러니까 그게….
아카이드가 쏟아 내는 말이 정말이지 문자 그대로 ‘파도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아카이드는 일견 차갑고 도도해 보이는 외모와 다르게 정말이지 발랄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잠깐만, 아빠?”
―허허, 무엇을 숨기겠소. 사실 그 녀석 내 아들이라오. 내 핏줄이라 하는 말이 아니라 아카이드 녀석 태어났을 때부터 몸이 워낙에 튼튼했소이다. 그리고 사냥 수업을 꾸준히 받은 덕분에 전사로서의 역량은 그 어떤 동족들보다도 뛰어나다고 자부하고 있소이다. 다만….
“다만?”
―아무래도 후계자와 원활한 교감을 하려면 인간의 의사소통 방식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을 듯하여 그쪽에 관한 조기 교육을 시켰더니 감정이 지나치게 풍부해진 터라… 말이 너무 많다는 단점이….
―아빠! 단점이라니요! 감정이 풍부하고 의사소통에 능한 건 단점이 아니라 내 장점이라니까요. 어휴, 우리 아빠는 나이가 너무 많아서 이제 아무것도 모르셔!
―이놈아! 내가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고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더냐! 힘이 세고 싸움만 잘한다고 훌륭한 전사가 되는 게 아니야. 태양 날개의 전사라면 그에 걸맞은 품격이 있어야….
나를 사이에 둔 채 전사도(戰士道)에 관한 논쟁을 벌이는 그리폰 부자.
‘아! 그러고 보니 내일 오전이었지.’
그 싸움을 보고 있자니 불현듯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만 그럼 아카이드라는 친구는 오늘부터 저를 도와줄 수 있는 건지요?”
―물론이오, 말씀드리지 않았소이까. 이 시간부로 이 녀석이 귀하의 튼튼한 날개가 되어줄 것이라고.
―후계자님! 말만 하세요. 지금 당장이라도 후계자님을 번쩍 태우고 세상 끝까지 날아갈 수 있으니까!
“다행이군요. 그럼 아카이드 군이 내일 오전 잠깐 해 줬으면 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내일! 와아 신난다! 아빠 봤죠? 아빠는 뭐라고 했지만, 후계자님은 벌써 나의 진가를 알아보신 거라구요!
할 일이 생겨서 기쁘다는 듯 눈을 반짝이는 아카이드.
어떻게 보면 대형견의 그것을 닮은 듯한, 녀석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마주한 채 말했다.
“사실은 너를 꼭 보여 주고 싶은 친구들이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