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Assassination, Become the Strongest Healer RAW novel - Chapter (69)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69)화(69/240)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69)
“에스페타라에서 온 페이건 클라디우스라고 합니다.”
정중하게 내밀어진 무스카의 손을 가벼이 맞잡으며 ‘서리 발톱’ 초원에 대해 알고 있는 기억을 더듬었다.
‘대륙을 전란의 불꽃으로 전소(全燒)시키려 했던 미치광이 황제, 갈브레이드 3세의 왼팔 노릇을 하던 대머리 놈이 서리 발톱 출신이었을 텐데….’
폴리다고스에서 북쪽을 따라 한참 올라가다 보면,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드넓게 펼쳐진 초원 지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광활한 지대마저 지나 북으로 향하기를 반복하면 녹색의 초원 지대와 순백의 빙하 지대가 뺨을 맞대는 지점이 나온다.
일 년 중 절반은 녹색으로 가득하고, 나머지 절반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온화하고도 황량하며 변덕스럽기까지 한 기묘한 대지.
이 알 수 없는 신비로 가득한 땅 중심에 뿌리를 내린, 용맹하고도 완고한 전사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서리 발톱 부족이었다.
워낙 황폐한 지역에 터를 잡은 터라 서리 발톱 부족민들은 남쪽의 문명인들이 차고 넘치도록 가지고 있는 교양과 세련됨, 허세와 가식을 가지고 있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척박한 환경이 선사한 ‘강인함’, 접경지대에서만 채취가 가능한 각종 자원들을 통해 얻은 ‘막대한 부’가 있었기에 대륙의 그 누구도 이들을 우습게 볼 수 없었다.
비록 초원을 떠도는 다른 부족과 연대를 이루지 못한 탓에 연대가 통일된 국가 단위의 존재감은 가지지 못했지만 서리 발톱의 무력만큼은 웬만한 국가의 힘을 능가하는 수준.
그들이 가지고 있는 탁월한 힘과 풍부한 재력을 감안하면 서리 발톱의 후예(그것도 부족 내에서 상당한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가 폴리다고스에 재학 중이라 해도 이상하진 않았다.
“가져가. 쓸데없는 부담 같은 건 가지지 말고.”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왜? 초면에 대뜸 들이미는 호의가 불편해서 그래? 그게 이유라면 걱정할 필요 없어. 조금 전에도 말했던 것처럼 너는 나를 몰라도 나는 너를 제법 잘 알고 있으니까.”
“불편하다고 생각해 사양을 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저를 제법 잘 알고 계신다는 선배님의 말씀이 조금 흥미가 생기는군요.”
“폴리다고스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들 중에 네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너무 이상하게 생각할 건 없어.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너에게 아주 조금 더 관심이 있을 뿐이니까.”
유독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청발 남성과 시선을 마주하고 있으려니 서리 발톱의 영토에 있다는 호수가 떠올랐다.
표면에는 1년 내내 살얼음이 껴 있고, 바닥에서는 끝을 모르는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는, ‘얼어붙을 듯이 차갑고, 괴물같이 난폭한’ 호수.
호수를 닮은 표정을 한 무스카는 전사의 냉정함을 담은 오른쪽 눈과 야수의 흉포함을 품은 왼쪽 눈으로 나를 동시에 내려다보며 다시 한 번 상자를 내밀었다.
‘좋아, 그렇게 주고 싶어 한다는 데 내 받아 주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도전적인 기운을 품은 무스카의 시선에 나 또한 묘한 호승심이 피어올랐고.
“선배님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이건 감사한 마음으로 받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다크 초코 케이크 두 조각이 든 상자를 집어 든 그때.
“페이건 클라디우스 공자님 맞으시죠?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왔는데 잠시 괜찮으실까요?”
“네, 말씀하시죠.”
바람의 숨결 안쪽에 모습을 드러낸, 실험국 소속 제복을 착용한 교직원이 나를 찾았다.
“실험국 국장님께서 공자님을 찾으십니다. 괜찮으시다면 저와 같이 이동해 주시겠습니까?”
예상치 못한 팩셰르의 호출.
“…!”
기분 탓일까? 직원의 입에서 실험국장이라는 말이 나온 그 순간, 무스카의 강인해 보이는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린 것만 같았다.
“선배님, 들으신 바대로 국장님 호출이 있는 터라 이만 가봐야 할 것 같군요. 선배님께서 베풀어 주신 호의는 잊지 않겠습니다.”
“그 정도 가지고 호의랄 것까지야. 알았어, 가봐. 오늘 잠깐이나마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다.”
“가시지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무스카를 홀로 남겨두고 돌아서는 길, 유독 뒤통수가 따가워지는 느낌이었다.
―야호! 케이크 만세!
‘확인해야 할 게 있으니까 내가 됐다고 할 때까지 먹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어, 왜애? 냄새도 그렇고 생긴 것도 그렇고 모양도 그렇고 지난번에 먹은 거랑 완전히 똑같은데, 방에 가자마자 먹고 싶은데.
‘정말 순수한 호의라면 고마운 일이겠지만 지나치게 날카로운 자는 항상 경계해야 하는 법이야. 그러니까 기다려,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아무래도 내 방에 돌아간 후 케이크 상자며 내용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케이크를 홀라당 할 생각에 들떠 있던 북슬이 입장에서는 애석한 처사겠지만 뭐든지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알았어, 그럼 기다릴게. 대신 너도 아직 세 개 더 사 줘야 한다는 거 잊어버리고 그러면 안 돼. 알겠지?
케이크 상자 위에 납작 엎드린 채 약속을 강요해 오는 북슬이.
‘그래그래, 앞으로 세 개.’
약속을 듣고 나서야 북슬이는 안심했다는 표정을 지었고 난 오늘따라 유독 북슬거리는 녀석의 머리통을 주물 대며, 내가 당도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노괴물의 레어로 향했다.
* * *
“그리폰을 탈 수 있게 되었다지?”
‘잘 왔다.’든가 ‘잘 지냈느냐.’ 등의 상투적인 인사가 들려오는 일은 없었다.
하다못해 ‘앉거라.’라는 말도 없이, 맹금류를 닮은 표정으로 날 주시하기만 하던 팩셰르의 입에서 처음 나온 말은 ‘그리폰 탑승’이었다.
“입학식에서 유리안과의 일도 그렇고, 네놈은 내 예상을 참으로 여러 번 벗어나는구나.”
내가 예상을 벗어나 기쁘다는 건지, 아니면 그 사실이 언짢다는 건지 도무지 짐작이 어려운 표정.
“그리폰은 탑승이 가능한 마수들 중에 가장 빠른 속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 덕분에 일정이 촉박하지는 않을 테니 그건 다행이로구나.”
나도 딱히 배려가 넘치거나 섬세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팩셰르의 화법을 듣고 있노라면 자기중심적인 대화라는 게 뭔지 여실히 알 수 있었다.
갑자기 호출을 하고서 용건을 밝히지도 않은 채, 한다는 말이 그리폰이 빨라서 다행이라고?
도대체 뭐가 다행이라는 건데?
“내일 오전 중, 폴카산으로 가라. 그리고 그곳에서 머물다 산 정상이 붉게 물들거든 내가 명한 약재를 채집하거라. 모든 작업을 완료한 후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면 되는 것이다.”
단도직입, 속전속결로 모습을 드러낸 팩셰르의 용건.
밑고 끝도 없는 요구, 아니 명령에 머릿속이 복잡해져 왔다.
그나마 명령의 장소인 폴카산이 낯선 장소가 아니라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랄까?
“폴카산이라면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제법 떨어진 곳에 있는 설산(雪山) 아닙니까? 폴리다고스의 영역을 벗어난 장소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모든 신입생은 입학 6개월 동안 교내를 벗어나는 것이 금지된 것으로….”
“내 입에서 명령이 나온 순간 그 문제는 더 이상 네놈이 걱정할 일이 아니야. 주말 안쪽으로 복귀한다면 문제가 생기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니 허튼소리 그만하고 네놈은 시간에 맞춰 출발할 준비나 하거라.”
월권(越權), 팩셰르의 명령은 폴리다고스의 학칙을 깡그리 무시하는 무도하기 그지없는 월권행위임이 분명했다.
“나 같은 마도공학자와 네놈 같은 치료술사는 연구 영역의 상당 부분을 공유하고 있지. 명석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네놈이니만큼 내가 채취해 오라 명한 약재를 착각하거나 잘못 다루는 일이 없어야 할 게다.”
문제는 월권을 일삼는 이 고압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가 이 괴팍한 노인네와 정말이지 잘 어울린다는 점이었다.
만약 내가 약재를 채집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지르기라도 한다면 저 망할 영감이 손뼉을 치며 기뻐할 것이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일단 확답을 드리기 전 제가 채취해 와야 하는 약재 목록을 확인하고 싶습니다만.”
팩셰르는 대답 대신 서랍 속에서 빽빽하게 기록된 종이 한 장을 내밀었고, 난 기재된 내용을 신중히 살폈다.
‘두해살이 엉겅퀴, 눈꽃 파랑 갈퀴 꽃. 그리고 또… 약재 자체는 문제 될 게 없어. 문제는 폴카 산이라는 장소와 산 정상이 붉게 물들어 있는 동안 모든 채취를 끝내야 한다는 시간적 제약인데….’
기재된 약재의 대부분은 의술 교본에서 여러 번 확인했던 것들인지라 올바른 채집과 적절한 보관에는 어려울 게 없었으나 문제는 시간과 장소였다.
폴카산은 정상에 묻혀 있는 빙하의 결정 덕분에 사시사철 만년설에 뒤덮여 있었고, 인근 주민들은 신령스러운 냉기가 수호하는 폴카산을 영산(靈山)으로 여기며 숭배하고 있었다.
‘펠모가타 경이 집필한 〈대륙의 기암괴석〉에 의하면 폴카산 정상이 7년 주기로 붉게 물드는 건 응축된 빙하 결정의 냉기가 폭주를 하기 때문이야. 이 영감이 그 사실을 모를 리는 없을 텐데….’
폴카산을 백설 천지로 만든 빙하 결정의 힘이 너무나도 강한 탓에 산의 냉기는 7년을 주기로 폭주를 했다.
그리고 빙하 결정이 힘자랑에 몰두할 때마다 폴카산의 정상은 붉게 물들며 한층 더 신비로운 자태를 뽐냈다.
즉, 정리하자면 이 괴팍한 노인네는 폴카산의 폭주하는 눈보라와 싸워 이겨 자신의 심부름을 완수하라는 명을 내린 것이다.
“혹시 돌아왔는데 내가 없거든 네놈이 채취한 약재는 7 부속 연구실의 조교수들에게 맡겨 놓으면 될 것이다.”
내가 명을 거절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확신에 찬 표정.
“왜? 설마 네놈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일을 진행시키는 게 마음에 들지 않기라도 한 것이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갑자기 불려와 이런 명을 받게 된 터라 황망한 건 사실입니다.”
“황망함을 느끼는 것과 하기 싫은 건 엄연히 다른 법이지. 난 네놈이 이 제안을 거절할 리는 없다고 확신하느니라. 왠지 아느냐?”
결국 팩셰르는 앙상한 손가락 사이에 놓인 담배를 입술 사이에 끼워 넣었다.
달칵.
치이익.
유유히 허공을 날아 스스로에게 불을 붙이는 부싯돌과 성냥.
정말이지 소름 끼치도록 정교한 마나 운용이라 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 나에게 모처럼 빚을 지울 수 있는 기회를 네놈같이 교활한 녀석이 그냥 놓쳐 버릴 리 없지 않겠느냐?”
후우.
“이런 점에서 네놈은 담백하기만 하고 도무지 주판알을 두드릴 줄 모르는 네 아비와는 달라. 크크, 물론 난 그 점 때문에 티베리 그놈보다 네놈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말이다.”
팩셰르가 수십 년 동안 응축해 놓은 독기와 분노가 담배 연기에 실려 허공에 흩어졌다.
클라디우스 가주의 이름을, 더군다나 그 후계자 앞에서 마구 호명하는 저 지독한 독기.
만약 평범한 사람이 저 미치광이와 독대를 한다면 저 독기가 가져오는 중압감만으로도 어깨가 짓눌리고 말았을 것이다.
“네놈도 알다시피 낮 진 빚을 갚지 않고는 못 사는 성격이야. 그러니 군말 말고 다녀오기나 하거라. 그편이 추후 아카데미를 들쑤시고 다니는 데도 유리할 거야. 제아무리 천둥벌거숭이 같은 네놈이라고 해도 보험용 카드 한 장 정도는 손에 쥐고 있는 편이 마음이 놓일 것 아니냐?”
“들쑤시고 다니다니, 그런 생각은 한 적이 없습니다.”
“도대체 네놈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건 아직 몰라. 하지만 적어도 네놈이 학년 대표로 선발되는 것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는 사실 정도는 내 알고 있지.”
예전부터 느끼는 거지만 이 노인네와는 도무지 대화의 합이 맞지 않는다.
타인의 말은 듣지 않는 이 막돼먹은 화법은 어디서 배워 먹은 걸까?
“뭐지 그 표정은? 설마 네놈의 속내를 아무것도 모를 것이라 생각한 것이냐?”
“꾸미고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넘겨짚음을 당할 이유 또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폰들이 13구역 심층부로 통하는 모든 진입로를 봉쇄한 바로 그 밤, 네놈이 별구경을 하겠다며 야간 외출을 했고 그리폰 놈들은 경사라도 났다는 듯이 밤새도록 춤을 춰 댔어. 여기에 슬슬 맛이 가려고 하던 미궁도 그다음 날 바로 원상 복귀가 됐지. 그런데도 꾸미는 게 아무것도 없으시다?”
후우우우우.
“나를 바보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이런 뻔뻔한 연극을 하면서까지 숨겨야만 하는 무언가가 있는 걸까?”
첫 번째 것보다 훨씬 더 진하고 묵직한 연기가 팩셰르의 얄팍한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정 숨기고 싶다면 나도 이 이상 캐묻지는 않으마. 하지만 어찌 되었든 네놈의 그 의뭉스러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어여쁨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 아니겠느냐?”
“국장님께서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신다면 폴카산으로 향하라는 명을 즉시 받들도록 하겠습니다.”
부웅.
이번에는 재떨이가 허공을 날아 3분의 1도 남지 않은 담배꽁초를 받아 냈다.
“국장님께서 유독 저에게만 이렇게 짓궂게 구시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 때문인 겁니까?”
“나중에 적당한 때가 오거든 말해 주는 걸로 하지.”
“혹시 아버님과의 과거사 때문인 겁니까?”
“적당한 때가 오거든 말해 준다고 했을 텐데.”
팩셰르는 더 이상 대답하기 귀찮다는 표정으로 하나밖에 남지 않은 팔을 까닥여 보인 후 서류 더미로 시선을 돌렸다.
그야말로 완벽한 축객령이었고 나 역시 한차례 고개를 끄덕여 보인 후, 쓸데없이 위압적이기만 한 실험국장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그래서 페이건, 그 풀카산인지 뭐시기인지에 갈 거야?
‘풀카산이 아니라 폴카산, 당연히 가야지.’
―우웅, 그치만 그러면 저 영감이 하자는 대로 되는 것 같아서 난 싫은데.
‘나도 저 노인네와 얽히는 건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어. 훗날을 생각하면 팩셰르에게 빚을 지워 두는 게 확실히 유리하거든.’
케이크 상자와 내 표정을 번갈아 쳐다보던 북슬이가 울상을 지었다.
아무래도 케이크 취식 타이밍이 뒤로 미뤄질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일단 방으로 가서 검사를 마친 후 넌 최대한 빨리 이 케이크를 다 먹어. 그 다음에 도구상으로 갈 거야. 얼어붙은 산에서 노숙을 하려면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으니까.’
―우아앙! 페이건 만세! 사실은 널 사랑하고 있었어!
―호호, 페이건이 고생할 거 생각하면 미안하지만 나 사실 조금은 기대돼. 하얀 눈으로 뒤덮인 붉은 산이라니, 왠지 되게 예쁠 것 같아.
‘네 뭐,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살을 엘 듯한 눈보라가 부는 것과는 별개로 풍경 자체는 확실히 아름답다고 하니까요. 그나저나 내일 새벽에 출발을 하려면 부지런히 준비를 해야겠군요.’
팩셰르의 기운이 배어 있는 실험국 건물을 나서며 아카이드에게 받은 호출형 뿔피리를 떠올렸다.
적어도 당분간은 녀석의 힘을 빌릴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모험의 시간이 다가왔다는 게 분명히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