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Assassination, Become the Strongest Healer RAW novel - Chapter (75)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75)화(75/240)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75)
쿵.
“게에에엑!”
투두두둑.
지진과도 같은 파동을 일으키며 쓰러진 어스웜.
쩍 벌어진 어스웜의 주둥이 사이로 타다 남은 살점과 내장 조각이 쏟아져 나왔다.
단단한 외골격 때문에 어떻게든 형상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암컷 어스웜은 이미 완전히 끝장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제아무리 놈이 10미터나 넘는 몸길이를 가진 괴물이라 해도 목구멍 안쪽에서 그런 불기둥이 솟구쳐 올랐는데 무사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파들파들.
최후의 발악인 듯 떨리는 주둥이 안쪽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 보라색 내장 기관.
잿가루가 되어 날린 다른 내장 기관과 달리 멀쩡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걸 보니 저 보라색 기관은 꽤나 강한 화염 내성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저건, 암컷 어스웜이 마지막에 삼킨 덩어리잖아. 그냥 평범한 살점이 아니었던 걸까?’
카밀라는 방어막을 거둬들인 뒤, ‘성대한 폭발’의 비밀을 머금은 주머니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바닥에 동그란 구멍이 뚫렸네? 이건… 열기 주머니? 아!’
방금 전까지만 해도 화력 부족으로 결정타를 날리지 못해 시간을 끌리던 사냥꾼이 그토록 성대한 불기둥을 소환할 수 있었던 비밀을 그제야 깨달은 카밀라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감싸 쥐고 말았다.
“저기요, 이거 수컷 어스웜의 체내에 있던 열기 주머니 맞죠? 그 열기 주머니에 구멍을 뚫어서 암컷이 삼키도록 유도한 건가요? 그리고 암컷이 열기 주머니를 씹는 순간 터져 나오는 열기를 이용해 부싯돌로 불을 지른 거 맞죠?”
“너무 가까이 가지는 말아요. 아직 발화를 유발하는 기운이 완전히 빠지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까.”
가타부타 대답은 해 주지 않았지만 그 반응을 통해 카밀라는 자신의 추측이 들어맞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냉한 지역에 서식하는 아크 어스웜은 저마다의 몸속에 열기 주머니를 가지고 있다.
그 주머니가 끊임없이 공급해 주는 열기 덕분에 혹한의 환경 속에서도 놈들의 신체 기관은 멀쩡히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성능 좋은 발열 기관은 너무나도 생명력이 질긴 탓에 어스웜이 죽거나 본체에서 분리되는 경우에도 최장 하루 정도 기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컷 어스웜이 사망한 이후에도 놈의 체내에 있던 열기 주머니는 쉬지 않고 펄떡거리며 생산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그 열기를 빨아 먹어야 할 본체 어스웜이 죽어 버린 바람에 배출되지 못한 열기는 주머니 안에 머물며 팽창을 거듭했고.
‘그 고밀도, 고농도의 고온 기체에 부싯돌을 던져 버렸으니 그런 폭발이 일어날 수밖에….’
암컷 어스웜의 이빨에 씹혀 주머니에 구멍이 난 순간, 사냥꾼이 던진 부싯돌에 반응해 그대로 불기둥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런 식으로 싸우는 방법도 가능하구나.’
카밀라는 정말이지 눈을 크게 뜬 채, 괴물의 사체를 수습하는 사냥꾼의 뒷모습을 주시했다.
승부의 결말이 나기 전에도 범상치 않아 보이기는 했다만 결정타를 먹인 과정을 알고 나니, 저 뒷모습이 새삼 달리 보였다.
‘스승님께서도 지식을 아는 것과 경험으로 체득하는 것이 완전히 다르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이런 상황을 말씀하시는 거겠지?’
자신 또래의 학생들 중 어스웜의 내장 기관에 대해서 빠삭하게 알고 있는 사람의 수는 제법 될 것이다.
하지만 놈의 열기 주머니를 이런 식으로 사용한다는 작전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은 그중에 몇이나 될까?
단순히 아크 어스웜을 사냥하는 거라면 자신도 얼마든지 해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사냥을 성공해 낼 자신은 죽었다 깨어나도 없었다.
‘잠깐! 그러면 그렇게 꾸준하게 살점을 던져준 것 역시 암컷 어스웜을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서? 결정타를 날리기 전 여러 차례에 걸쳐 살점 맛을 보여 줬기에 어스웜은 열기 주머니를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덥석 삼켜 버린 거야. 세상에! 그저 암컷의 시선을 끄는 방패 용도로 사용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
큰 그림.
내막을 모두 깨닫고 나니 문득 카밀라의 머릿속에서는 ‘큰 그림’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마탑에 있을 당시 스승님을 비롯한 장로님들께서 늘 말씀하시던 ‘전투에 임할 때는 항상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는 당부.
그 당부를 이토록 완벽하게 수행해 내는 자기 나이대의 인재를 이토록 빨리 목격하게 될 줄이야.
[카밀라야, 너는 분명히 네 또래의 학생들 중 손에 꼽힐 만큼 총명한 아이란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심을 해서는 안 돼. 명심하렴 이 넓은 세상에는 너만큼이나 뛰어난 인재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걸.]세상은 넓다는 스승님의 당부.
솔직히 말해서 흘려들을 때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생각을 고쳐먹어야 할 것 같았다.
‘스승님, 어쩌면 ‘저만큼’이 아닐지도 몰라요. 사실 저도 머리에 관해서는 나름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준비부터 사냥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것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는데… 다 끝나고 나서야 의도를 파악할 수밖에 없었네요.’
당장에라도 스승님에게 달려가 재잘거리고 싶다는 충동을 꾹 누른 채 카밀라는 한 발자국을 더 움직였다.
“이거랑… 이거는 내가 가져가서 쓰고. 아! 저거랑 요건 제라르 가져다주면 좋아하겠네.”
목표는 조금 전 그 날카로운 모습과 완전히 다른 표정을 한 채 전리품 노획에 열중하고 있는 소년의 등.
이대로 이 소년의 이름조차 알지 못한 채 헤어지면 후회를 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카밀라는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내며 조금씩 다가섰다.
* * *
바스락바스락.
“이건 쓸 수 있고, 이건 못 쓰겠네.”
암컷 어스웜의 덩치가 워낙 큰 탓에 사용할 수 있는 잔해와 사용할 수 없는 잔해를 구분하는 데 제법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놈의 내장 기관은 깡그리 타올라 재가 되어 버렸지만 외피며 머리, 더듬이 이빨 등은 비교적 상태가 양호했기에 어떻게 도려내느냐에 따라서 제법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후우, 미친 듯이 뛰어다녔더니 허리가 조금 뻐근하네. 역시 보는 눈이 있으면 뭐든지 쉽지가 않아.’
사실 ‘드루이드 오러’와 ‘그림자 밧줄’을 사용했다면 훨씬 더 수월하게 사태를 종결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름도 정체도 모르는 관객까지 있는 마당에 장사 밑천을 모두 꺼내 놓을 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티아매트와 마나의 끈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예상 못 했던 일은 있었지만 어쨌거나 팩셰르의 심부름도 마무리했고, 이곳에 있는 괴물들을 상대로 그림자 밧줄 연습도 원 없이 해 봤으니 나름 나쁘지 않은 외출이었어. 그나저나 팩셰르한테 지워 놓은 빚으로 나중에 뭘 얻어 내야 할까?’
머릿속으로 앞날에 대한 계획을.
양손으로는 전리품 노획을.
바스락바스락.
바쁘게 움직인 덕분에 잔해 수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갈 때쯤, 등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애초에 어스웜이 쓰러진 이상 폴카산 정상에 남은 사람은 나를 포함해 단둘뿐.
발걸음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최대한 빨리 상황을 수습한 후 이곳을 떠나는 게 유리할 것 같았으니까.
“저기… 아크 어스웜의 생태를 생각하면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하지만 발걸음의 주인공은 내 외면에도 불구하고 말을 걸어 왔다.
“현재 아크 어스웜이 서식하고 있는 장소라 해 봤자 아라파노 산맥이나 캉갈누라 극지대가 전부, 아무리 생각해도 아크 어스웜은 민가의 발길이 닿는 곳에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몬스터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이놈들이 이곳, 폴카산 정상에 둥지를 틀고 있었던 걸까요?”
“뭐 확실히 조금, 아니 상당히 이상한 구석이 있기는 하죠.”
시선은 여전히 어스웜의 사체를 향한 채 고개만 끄덕였다.
실제로 아크 어스웜은 그 위험도가 너무나도 높은 탓에 인간의 세력권에서는 박멸된 지 오래인 몬스터였다.
아크 어스웜이 인간의 손길을 피해 숨어 살 수 있는 곳이라 해 봤자 대륙 끄트머리에 위치한 오지가 전부.
그런데 그런 놈들이 대륙 중부, 그것도 순례객의 발길이 꾸준히 있는 폴카산에 모습을 드러냈다니?
어떻게 생각을 해봐도 부자연스러운 일임에는 분명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괴물들은 왜 이곳에 오게 된 걸까요?”
“생각하고 말 게 있을까요? 자연적으로는 도무지 이곳에서 생겨날 수 없는 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죠 어떤 누군가가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이놈들을 이곳에 풀어놓은 겁니다.”
“네?”
바삭바삭바삭.
순례객의 늘씬한 발목이 겹겹이 쌓인 눈을 헤치며 호다닥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순식간에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갈색 피부의 소녀는 녹색 눈동자를 한껏 치켜뜨며 물었다.
“그러니까 이 괴물들을 폴카산 정상에 가져다 놓은 누군가가 있다는 거죠?”
“확신할 수 없지만 지금으로써는 그렇게 판단하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요?”
“혹시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 조금만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어디까지나 내 추측입니다. 하지만 이곳 폴카산 정상에 빙하의 결정이 묻혀있다는 사실. 그리고 순도 높은 냉기라면 환장을 하면서 먹어 대는 아크 어스웜의 식성을 생각하면 그럴듯한 가설을 세우는 게 가능하죠.”
톡.
발을 뻗어 눈을 파헤치자 그을리고 깨어진 채 설원에 처박힌 ‘결정의 조각’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크 어스웜은 먹어 치운 냉기를 결정으로 바꿔 체내에 보관하는 습성이 있었는데, 조금 전 암컷의 내장 기관이 폭발을 하는 과정에서 결정 또한 새카맣게 그슬린 채 사방에 흩어지고 만 것이다.
바사삭.
“어스웜이 삼킨 냉기의 순도가 높을수록 결정의 순도 또한 높아지기 마련. 그리고 아크 어스웜이 만든 냉기 결정은 ‘일부 위험한 연구를 일삼는 자들’ 사이에서는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발끝에 살짝 힘을 주자 결정 조각이 잘게 부서져 나갔다.
지금은 몽땅 타버린 탓에 아무런 가치도 없어졌지만, 암컷 어스웜의 체내에 멀쩡히 있을 때만 해도 이 푸른 결정은 대단히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사령술이나 저주 마법 등, 배척받는 금단의 연구를 행하는 자들에게 이 결정은 꼭 필요한 물건이었기에 어둠의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고는 했던 것이다.
“만약 폴카산 정상의 순수한 냉기를 손에 넣고는 싶으나 사정이 있어 이곳에 머무르지 못하는 자들이 있다면, 어스웜이야말로 그들에게 아주 유용한 수단이 되어 줄 거예요. 이곳에 적당히 자란 어스웜을 풀어 놓은 후 일정 시간 후 회수한다면 별도의 노력 없이 냉기를 확보할 수 있을 테니까.”
“흐음… 확실히 그렇네요.”
“더군다나 냉기가 폭주할 무렵에는 이곳을 찾는 순례객들의 발길조차 끊어지기 마련이니 시기를 정하는 것도 쉬웠을 겁니다. 폭주가 끝날 무렵 슬그머니 다시 와서 어스웜을 회수할 수만 있다면, 폴카산의 냉기를 손쉽고 은밀하게 훔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겠죠.”
“아하하! 만약 정말로 그런 불손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사냥꾼님의 등장은 그 자들에게 무척이나 불행한 일이었겠네요.”
“사냥꾼이요?”
“아! 죄송해요. 조금 전 어스웜을 사냥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라서. 혹시 불편하셨을까요?”
“아니요. 딱히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습니다.”
“아아, 다행이네요.”
즉, 상황을 정리해서 말하자면 폴카산 정상에서 벌어진 일은 확실히 수상했고 수상함의 뒤편에는 수상쩍은 놈들이 도사리고 있을 확률이 컸다.
물론 애초에 이런 낌새가 느껴지지 않았다면 내가 이런 류의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일도 없었겠지만.
‘팩셰르에게는 이야기를 해야겠지. 제아무리 독사 같은 영감이라고 해서 이 사실을 알고 나를 보낸 건 아닐 테니.’
물론 팩셰르에게 보고를 한다 하여 모든 일을 구구절절 설명할 생각은 없었다.
그 머릿속에 도서관 수준의 마도학 지식이 들어가 있는 사람이니만큼 ‘아크 어스웜 한 쌍을 목격한 후 처리했습니다.’라는 한마디면 알아서 상황 파악을 하겠지.
―페이건, 표정이 왜 그래? 혹시 신경 쓰이는 일이라도 있니?
‘아닙니다. 아무것도.’
나름 표정을 감춘다고 노력은 했건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라무테 님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질문을 던져 왔다.
‘들끓기 시작한 에스페타라 인근의 괴물들, 이델타에서 만난 늑대인간, 그리고 아크 어스웜을 이곳에 뿌려 놓은 놈들까지. 전부 다 우연인 걸까?’
사실 마음이 아주 편하지는 않았다.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펼쳐지는 사건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주 오래전 들었던 ‘환란’이라는 단어가 뇌리를 찔러 왔던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아니면 다행인 건고 정말로 이 모든 것들이 환란의 징조라면 받아들이는 수밖에.’
찝찝함을 떨쳐 내고자 고개를 돌리니 여전히 오도카니 선 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순례객 소녀가 보였다.
“그런데 하산은 문제없이 하실 수 있겠어요?”
“저는 문제 없습니다. 오히려 저보다는 그쪽이 더….”
“저는 괜찮아요. 애초에 혼자서 올라왔는데 내려가는 게 뭐가 문제겠어요? 그런데 구경만 한 저랑 달리 귀하께서는 체력을 많이 소모하셔서.”
양손을 내저으며 산을 내려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밝히는 소녀.
사실 예의상 물어보기는 했다만 이 여자아이가 하산 과정에서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제아무리 폴카산의 등정로가 험하다 한들, 험로 따위에 꺾이기에 이 녹색 눈의 소녀는 지나치게 특별해 보였으니까.
“괜찮다면 산을 내려가는 길, 제가 조금 도와드릴까요?”
“그 뜻은 감사합니다만 괜찮습니다. 저 또한 준비해 놓은 방법이 있어서요.”
목에 걸어놓은 뿔피리를 힘껏 불었다.
인간의 청각으로는 감지할 수 없지만 그리폰은 감지가 가능한 음파가 폴카산 정상에 울려 퍼졌고.
퍼드드득.
곧 눈보라 따위와 비교도 되지 않는 웅장한 날개 소리를 내며 아카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
“그럼 살펴 가시길.”
순례객 소녀가 매끈한 손가락을 들어 입가를 가리는 광경이 보이자마자 아카이드의 등에 올라탔다.
순례객은 나쁜 사람이 아닌 것 같았지만 호기심이 무척이나 많아 보였고 여기서 시간을 더 끌었다가는 질문 세례에 시달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출발.”
팩셰르가 채취해 오라고 명한 재료들을 마지막으로 확인한 후 아카이드의 목덜미에 손을 얹었다.
카아아악.
슈우우욱.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토해 내는 아카이드를 중심으로 거센 상승기류가 몰아쳤고.
―그럼 페이건 님, 바로 출발합니다아 꽉 잡으세요!
‘언제든지 좋아.’
아카이드가 쏘아져 나갈 준비를 마친 그 순간.
“자, 잠깐만요. 전 카밀라 엘리시온이라고 해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성함을….”
무슨 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지만 뒤를 돌아보지 않았고.
펄럭.
이내 폴카산 정상에 남겨진 그 소리는 아예 들리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