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Assassination, Become the Strongest Healer RAW novel - Chapter (78)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78)화(78/240)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78)
“…어쩌지.”
“글쎄….”
같이 조를 구성할 친구가 없다는 전대미문의 위기 앞에 봉착한 우리는 머리를 맞댄 채 생각에 잠겼지만 뚜렷한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너랑 나에 아카이드까지 해서 최소 3인. 이렇게는 안 되겠지?”
“아하하, 아카이드가 웬만한 학생들보다 훨씬 더 믿음직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그건 안 되지 않을까?”
3인 1조가 아닌 2인과 한 마리로 원 페어라는 변칙적인 덱 구성을 제안해 봤지만 제라르 선에서 컷.
“일단 이 문제는 앞으로 쭉 고민을 해 보자. 부디 좋은 방안이 나와야 할 텐데.”
고민을 해 봤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나는 벗어 놓았던 외출용 망토를 다시 집어 들어야만 했다.
“어디 가게?”
“외출은 아니고 누가 잠깐 보자고 그래서 잠깐 접견실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아.”
“페이건 약속이 있었어? 혹시 나 때문에 미뤄진 건가?”
“아니야, 약속은 아니고 진료 도구를 챙겨서 막 방을 나오려는 찰나 접견 신청이 왔더라고. 그래서 지금은 급한 일이 있으니 가능하다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만 기다려 줬으면 좋겠다고 했어. 그랬더니 기다리겠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네가 신경 쓸 필요는 없어.”
“그 기다리겠다는 사람, 누군지 물어봐도 돼?”
“유리안 알렉세예브 선배.”
“…!”
“왜?”
치료를 받을 때 이상으로 떡 벌어진 제라르의 입.
“혹시 너 ‘유리안 알렉세예브 선배님께서 나 때문에 한 시간을 꼬박 기다렸다고? 너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끄덕끄덕.
“거참 듣기 거북한 소리, 아니 표정이네. 너 뭘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 본업은 치료술사고 넌 내 환자, 그것도 내가 에스페타라 밖으로 나온 이후 처음으로 맡게 된 환자야. 더군다나 알렉세예브 선배의 방문은 사전에 합의된 바 없는 갑작스러운 일정. 당연히 네 진료를 우선해야 하는 거 아닐까?”
“그, 그치만 나는 기다리면 되는데. 보통의 경우라면 페이건의 말이 맞지만 일이라는 건 그 중요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는게….”
“같은 말의 반복인 것 같은데. 치료술사에게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예정된 치료를 진행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있기는 해? 그리고 선배가 중요한 일로 왔는지 시시껄렁한 농담 따먹기를 하려고 온 건지 그걸 어떻게 알아?”
“으으, 알렉세예브 선배님 화나거나 하신 건 아니겠지? 혹시라도 나 때문에 페이건이 선배님에게 밉보이기라도 한다면….”
“설마? 그리고 이런 일로 화를 내는 수준의 사람이라면 설령 밉보인다 한들 아까울 게 뭐가 있겠어.”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페이건은 얼른 가 봐. 으아아… 아무튼 선배님 정말 죄송합니다.”
망토를 어깨에 둘러 주며 접견실 방향을 향해 연거푸 고개를 숙이는 제라르.
“아무튼, 그럼 난 간다. 자고 일어났더니 내일 아침 제라르 군에게 좋은 친구가 한 명 떡하니 생겨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좌불안석인 표정의 제라르를 남겨 둔 채 난 접견실로 향했다.
* * *
애초에 상급생이 신입생 면회를 오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인 데다 시간도 제법 늦은 탓인지 접견실로 향하는 길은 한산했고, 사방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사람을 앞에 두고 표정이 왜 그래? 유리안 군은 내가 반갑지 않은 거야?”
“…후우.”
“이유가 뭘까? 아무리 생각을 해도 나, 유리안 군에게 미움받을 만한 짓은 한 기억이 없는데.”
그리고 그 덕분에 접견실로 향하는 마지막 모퉁이를 돌자마자 사탕처럼 달콤한 아일리 바스티아의 목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유리안, 유리아안, 저기 사람이 얘기를 하면 쳐다보는 척이라도 해야지. 그렇게 눈을 감아 버리면 어떡해!”
“바스티아 선배, 미안합니다만 생각하고 싶은 게 조금 있어서요. 꼭 해야 할 말이 아니라면 잠시만 조용히 해 주실 수 없을까요?”
“알았어. 그럼 유리안 군이 나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부탁합니다.’라고 말하면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을게. 응? 한번마안.”
문이 열리기까지 제법 먼 거리가 남아있음에도 접견실 안쪽에서 두 사람이 자아내는 불협화음이 생생히 느껴졌다.
사탕처럼 달콤한 아일리 바스티아와 햇살처럼 눈부신 유리안 알렉세예브.
쿵짝이 잘 맞아떨어질 것 같은 이미지와 달리 두 사람 사이에는 제법 먼 간극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유리안 쪽에서 아일리를 일방적으로 밀어내고 있다고나 할까.
‘아일리 바스티아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 말, 사실이었나 보네.’
삐걱.
사실 마음 같아서는 나도 굳이 아일리 바스티아와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까지 행차해 주신 유리안을 저대로 방치해 둘 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결국 난 손잡이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달칵.
“페이건 군, 와 줬구나. 연락도 없이 이렇게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 혹시 못 보고 돌아가면 어쩌나 했는데 시간 내 줘서 고마워.”
“선배님께서 이곳까지 와 주셨는데 당연히 찾아뵈어야죠. 저야말로 너무 오래 기다리시게 한 것 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벌떡 일어나 나를 맞이해 주는 유리안.
영롱한 빛을 발하며 반짝이는 눈동자에는 ‘드디어 아일리 바스티아와 단둘이 아니게 되었어!’라는 기쁨이 선명하게 맺혀 있었다.
“뭐야? 여기에는 무슨 일로 온 거냐고 몇 번을 물어봐도 대답이 없더니, 페이건 군을 만나러 온 거였어? 후훗, 그럼 유리안과 나는 여기에 온 목적이 같네.”
“네? 바스티아 선배,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페이건을 호출한 건 저예요.”
당사자는 나였건만 까칠한 반응을 보이는 건 유리안이었다.
“그래, 누가 뭐래? 나는 단지 나도 페이건 군에게 용무가 있다고 말하는 것뿐이야. 설마 유리안 네가 페이건 군을 독점이라도 하겠다는 건 아니지? 페이건 군이 너 혼자만의 것도 아닌데 말이야.”
“누가 그런 말을….”
“페이건 군, 안녀엉! 최근 그리폰과 관련된 좋은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 그사이에 더 멋있어진 것 같네. 설마 나 잊어버리거나 한 건 아니지?”
유리안의 견제구를 사뿐히 받아넘긴 채 아일리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녀의 얄팍한 손목이 움직일 때마다, 과감하게 노출된 흉부에 필요 이상의 반동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참 모범적이고 살가운 인사라 할 수 있었다.
“물론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바스티아 선배님.”
“아이참, 그냥 아일리 선배라고 불러도 되는데. 아님 누나아라고 해도 되고.”
자신의 제안을 일방적으로 거부한 나에게 원망이라고는 일절 느껴지지 않는 상큼한 눈웃음.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어디서부터 가면인 걸까?
“흐응, 그나저나 상황을 보니 아무래도 나랑 유리안이 페이건 군을 놓고 실랑이를 벌여야만 할 것 같은 상황이네. 우리 둘 다 볼일이 있는데 페이건 군은 단 하나밖에 없으니 말이야.”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먼저 방문한 것도, 페이건 군을 이 자리로 호출한 것도 저입니다. 그러니 실랑이를 벌일 필요도 없습니다. 제가 먼저고 선배가 기다리면 되는 겁니다.”
“그치만 그건 유리안의 사정이고, 혹시 알아? 페이건 군이 유리안 군보다 나와의 시간을 기대하고 있을지? 아무래도 페이건 군이야말로 당사자이니만큼 우리 둘이 가지고 온 용무의 우선순위를 정할 권리는 유리안이 아니라 페이건 군에게 있는 게 맞지 않을까?”
능구렁이의 비늘만치 매끄러운 아일리의 혀 놀림.
어느새 두 사람의 시선은 나를 향해 있었다.
우선할 용무를 선택할 권리는 나에게 있다는 말에 그대로 넘어가 버린 유리안.
그딴 말 필요 없고 내가 먼저 왔으니 내 용무를 먼저 보겠다고 밀어붙이면 아일리도, 나도 할 말이 없을 텐데.
끝내 나를 향한 배려를 내려놓지 못한 유리안의 상냥함은 아일리의 무자비한 습격 앞에 속수무책으로 허물어지고 말았다.
“두 분 다 여기까지 저를 찾아와 주셨다는 점에서 감사하기는 매한가지이지만 역시 먼저 오신 분의 말씀부터 듣는 게 합당한 일이겠죠. 유리안 선배님, 저를 찾아오신 이유가 무엇인지 들을 수 있을까요? 자리를 옮겨야 한다면 그래도 괜찮습니다. 바스티아 선배님 또한 예의를 아시는 분이니 이 정도는 배려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내 말이 입술 밖으로 빠져나와 진동의 형태가 되어 두 사람의 귀에 전달되기까지, 길지 않은 순간이었지만 난 똑똑히 목격할 수 있었다.
“…!”
불끈 쥐어진 유리안의 주먹, 그리고.
“….”
아일리 바스티아의 미려한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는 광경 모두를 말이다.
“엇흠! 그럼, 그럴까? 바스티아 선배, 이야기 잘 들으셨죠? 페이건은 예의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 배려는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모양이군요. 부디 ‘우리’를 실망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우리’를 유독 강조하며 나와 아일리 사이를 가로막는 유리안.
왕자님의 얼굴은 평소의 그가 좀처럼 보여 주지 않는 득의양양함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래, 페이건 군이 그런 ‘선택’을 내렸다면 나도 그걸 따라야지. 하지만 말이야 유리안, 그럼에도 나에게 양보를 해 줄 순 없을까?”
“바스티아 선배!”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페이건 군을 위해서 하는 말이야. 어차피 내 용건은 3분이면 끝나. 유리안, 너도 내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것보단 용무를 끝낸 페이건 군과 마음 편히 이야기를 하는 게 좋지 않겠어?”
“…알겠습니다.”
다시 한 번 아일리의 투정을 받아 주는 유리안.
하지만 억지로 등을 떠밀리는 듯한 조금 전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게 페이건 군을 위. 한. 일. 같으니 그렇게 하도록 하죠.”
그 얼굴에 큼지막한 승자의 미소가 걸려 있다는 점이었다.
“그럼, 유리안이 양해를 해 줬으니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페이건 군, 혹시 내가 지난번에 한 제안 생각해 줬을까?”
“선배님, 안 그래도 그 문제 관련해서 드릴 말씀이 있었습니다. 저에게 주신 제안은 감사합니다만….”
“으음, 잠깐. 지금 말할 필요는 없어. 기껏 여기까지 왔는데 그런 말을 들어 버리면 내가 너무 슬프잖아. 그러니까 그 문제는 지금 바로 대답하지 말고 조금 더 생각해 줬으면 해.”
어느새 내 어깨에 올려진 채 부드러운 리듬을 타는 손.
이 매혹적인 움직임조차 유리안을 겨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내 착각인 걸까?
“오늘은 대답을 듣기 위해서 온 게 아니야. 자 여기, 혹시 페이건 군의 선택에 도움이 될까 해서 추가 자료를 가져왔거든. 시간이 날 때 꼭 한번 진지하게 읽어 줬으면 해.”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음… 말만 그렇게 하고 안 읽으면 안 돼. 그럼 누나 정말 서운해.”
“그럴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정말? 그럼 다행이고.”
한 손은 여전히 내 어깨에 올려놓은 채, 아일리는 나머지 한쪽 손만을 이용해 손가방에서 홍보물을 꺼내 들었다.
“지난번에 준 것보다 더 보완된 책자거든. 페이건 군의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거야. 어머! 중요한 걸 깜빡할 뻔했네, 잠깐만!”
잠시나마 내 손에 들어왔던 책자.
하지만 아일리는 호들갑스러운 반응을 보이며 건넸던 책자를 회수했다.
쪽.
“이제 됐어, 후훗.”
책자의 앞과 뒤, 양면에 선명하게 찍힌 입술 자국.
“이상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니까 부담 가질 필요는 없어. 내가 자란 곳에서는 이게 친애를 표현하는 방식이거든. 그냥 내가 이만큼 페이건 군을 생. 각. 하. 고. 있다는 것만 알아 줬으면 해.”
조금은 멀어진 그녀가 장난스레 허리를 숙이자 비단처럼 고운 갈색 머리카락이 하늘하늘 춤을 췄다.
“…!”
전부 예상했던 범주 내의 일인지라 아일리 바스티아의 친애 앞에서도 딱히 감흥이 들지도 않았다.
외려 흥미로운 건 유리안이 보여 주는 반응이었다.
저런 눈을 한 채 이쪽을 바라보다니.
저렇게 쉽게 감정을 표현하는 타입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일리 바스티아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
“그럼 난 이만. 페이건 군, 그리고 유리안 부디 즐거운 시간 보내.”
하얀 목을 타고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기품 있게 추스른 후 아일리는 여왕처럼 우아한 동작으로 접견실을 떠났다.
농도 짙은 향취는 잔뜩 남았지만 질척거림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퇴장.
“후우… 유리안 선배님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 향취만으로도 버거운 건 마찬가지였기에 난 한숨을 한차례 내쉰 후에야 유리안을 마주할 수 있었다.
“으, 응. 그럼 나도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한데 아일리가 남기고 간 향취가 버거운 건 나 혼자만이 아닌 듯했다.
유리안 또한 아일리가 떠나간 방향을 한동안 주시하고 나서야 내 쪽을 바라보았으니 말이다.
“자리를 옮기는 편이 더 편하실까요?”
“아니 괜찮아, 보기 싫은 사람도 사라졌으니 장소는 아무런 상관없어. 여기 앉으면 되지?”
마침내 마주한 우리 둘.
톡토독톡톡.
절세미인의 것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법한 매끈한 손가락이 탁자 가장자리를 두드리는 소리가 부지런하게도 들려왔다.
“일단 확인하고 싶은 게 두 가지 있는데 괜찮을까?”
“말씀하시죠. 답변드릴 수 있는 문제라면 대답해드리겠습니다.”
“고마워, 일단 첫 번째. 내가 얼핏 듣기로는 다음 달에 있을 1학년 이동수업이 개별에서 조별 활동으로 바뀌었다는데 사실이야?”
“네, 그렇게 된 것 같더군요. 저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한 건 아닙니다만 믿을만한 친구가 직접 확인을 했다니 사실일 겁니다.”
“대답해 줘서 고마워, 그럼 두 번째 질문. 페이건 군, 혹시 최근에 폴카산에 다녀온 적 있니?”
“네, 사유에 대해서는 상세히 말씀드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만 폴카산에 다녀온 건 사실입니다.”
“하아… 역시, 그럴 줄 알았어. 그런 사람이 페이건 군 말고 또 있을 리 없잖아.”
답을 모르는 사실을 묻는다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에 가까운 두 질문.
나 역시 궁금한 건 많았지만 지금은 일단 경청 모드를 유지하기로 했다.
유리안이 나를 불러낸 진짜 용건은 사실의 확인에 있지 않은 것 같았으니까.
“페이건 군, 조별 활동을 같이할 인원 모집은 어떻게 할 예정인지 물어봐도 돼?”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고민 중입니다. 한 명은 정해졌는데 나머지 인원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서요. 저나 그 친구나 교우 관계가 넓은 편이 아닌 터라….”
“그래?”
고민 중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한층 더 밝아진 유리안의 표정.
“페이건 군, 사실은 내가 페이건 군에게… 아! 혹시 그 이미 정해졌다는 한 명, 입학식 날 페이건 군과 나란히 앉아 있던 그 제라르라는 아이니?”
“맞습니다.”
“사실은 내가 페이건 군과 제라르 군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그… 이거는 아마 페이건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지금부터 이틀 뒤에 내가 정말 아끼는 여동생이 폴리다고스에 도착할 예정이거든.”
유리안 알렉세예브의 여동생이라면, ‘빙하의 여제 로레인’의 비전을 이어받았다던 그 소문의 편입생?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지만 편입생 동기가 도착할 예정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응, 알고 있다면 이야기가 빠르겠네.”
유리안은 조금 전 아일리의 그것에 뒤지지 않을듯한 기세로 상반신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여동생, 페이건과 제라르 군의 조에 같이 좀 넣어 줄 수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