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Assassination, Become the Strongest Healer RAW novel - Chapter (98)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98)화(98/240)
암살의 신, 최강 힐러 되다 (98)
게오르그 로덴토.
대륙 최강의 강국(强國), 타샤드 제국의 5대 명문가 중 하나인 로덴토 가문의 후계자를 마주한 아일리의 얼굴에 화사하기 그지없는 미소가 피어났다.
“멋있어지기는, 너야말로 못 본 사이에 한층 더 아름다워졌구나.”
이미 오래전부터 아일리를 ‘욕심’내 온 바 있는 게오르그는 한껏 신사적인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은 그녀를 향해 팔을 뻗었다.
“아일리 네가 최근에 푸른 달을 맡아 의욕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단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후배들을 이끄느라 고생이 많지?”
“고생은요. 전부 다 귀여운 아이들뿐이라 힘든 줄도 모르겠는걸요. 그리고 저에게는 힘들 때마다 찾아뵐 수 있는 게오르그 오라버니가 있는데 뭐가 문제겠어요?”
부르르.
아일리가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자 그녀의 길고 우아한 속눈썹이 미세하게 흔들렸고, 아일리의 매끈한 쇄골 위에 닿아 있던 게오르그의 손가락 또한 진동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오늘도 그 청순한 웃음과 달리 아일리의 의상은 도발적이기 그지없었고, 그녀가 웃음을 보일 때마다 뇌쇄적으로 꿈틀대는 쇄골의 매력을 감당해 내기에 게오르그는 풋내기 중의 상풋내기였으니까.
“네가 나를 그리도 각별히 생각해 준다면 나야 고마울 따름이지, 하하.”
나름 쾌활한 미소를 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억지로 뱉어 낸 게오르그의 웃음소리는 선인장의 가시처럼 건조하기 짝이 없었다.
이미 로덴토 가문 도련님의 머릿속에는 눈부시게 매력적인 저 쇄골에 혀를 쑤셔 박은 채 숨이 멎을 때까지 그 살갗을 빨아 버리고 싶다는 음험한 욕망으로 가득 찬 터라 정상적인 웃음을 지어 보이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오라버니, 그나저나 언제까지 그렇게 서 계실 생각인가요? 오라버니께서 워낙에 훤칠하신 바람에 계속 올려다보고 있으려니 소녀, 너무 힘이 들어요.”
“이런, 내가 결례를 저질렀구나. 자, 그럼 우리 차라도 마시면서 밀린 이야기를 나누자꾸나.”
게오르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음탕한 망상을 훤히 알고 있었지만 아일리는 그 천부적인 기량을 한껏 발휘해 천사 같은 웃음을 보이는 데 성공했고, 서로를 갈망하는 남녀 간의 티타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자, 어디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이 멍청이를 최대한 맛이 가게 만들 수 있을까?’
욕정과 갈망의 노예가 된 게오르그를 구워삶는 것쯤은 아일리에게 너무나도 수월한 일이었겠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최선을 다했다.
게오르그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로덴토 공작가의 정식 후계자로 지명받은 바 있었고, 로덴토는 그야말로 더 이상의 설명이 불필요한 대륙 최강의 가문 중 하나였으니까.
로덴토 가문의 위상에 비하면 ‘오벨리언 마르커스’나 ‘해글러 나이투’ 따위가 가지고 있는 위상은 어린아이의 장난에 불과한 수준.
현재 폴리다고스 7학년에 재학 중인 게오르그는 그 유리안 알렉세예브와도 견줄 만한 영향력을 지닌, 초엘리트였기에 아일리라 해도 게오르그를 상대할 때는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해글러 나이투와의 결투로 그 꼬맹이의 체급이 너무 커져 버렸어. 이제는 게오르그 로덴토 정도가 아니고서는 페이건 클라디우스에게 압박을 가하는 건 불가능해.’
쇄골부터 시작해 흉부와 골반을 지나 매끈한 다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전신을 훑는 게오르그의 끈적한 시선을 생생히 느끼며 아일리는 고민에 잠겼고.
“오라버니 그나저나 요새는 왜 이렇게 얼굴 보기가 힘들었나요?”
“그게 말이지. 아일리, 너도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최근 로덴토의 가신 가문 출신 중 한 명이 폴리다고스에 오늘 길에 횡액을 겪지 않았느냐. 나는 가문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보니 그 사고를 수습하느라 조금 정신이 없었구나.”
“어머나… 그래요. 정말 가슴 아픈 일이었죠. 그래서 오라버니, 그 억울하게 희생을 당한 아이의 원한을 풀어 주는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나요?”
“아니, 안타깝지만 그렇지가 못하구나. 암습을 벌인 놈들의 일 처리가 워낙에 은밀한지라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아. 폴리다고스 당국의 도움도 받고 있지만 일이 참 쉽지 않구나.”
고심 끝에 그녀는 몬디 하굴의 죽음과 그에 따른 수습이라는 키워드를 꺼내 들었다.
물론 어리석은 로덴토는 꿈에도 모를 것이다.
가신 가문에 관한 이야기를 습관처럼 떠드는 자신의 방정만 없었어도, 몬디 하굴이 송장이 되어 야산을 나뒹구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았으리라는 걸 말이다.
“그런데 말이지요. 오라버니가 하시는 말씀을 듣고 나니 새삼 페이건 군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후훗!”
“…페이건이라면, 클라디우스의?”
“네, 바로 그 페이건 클라디우스 말이에요. 아직 1학년밖에 되지 않은 주제에 그것도 단신으로, 늑대인간 무리의 음모를 분쇄하고 그들로부터 이델타를 지켜 내다니. 어쩜 그리 기특하고 대견한지.”
“하… 하. 표정이나 말하는 걸 듣자니 아무래도 너, 그 회색분자 가문의 꼬맹이와 꽤나 각별하게 지내는 모양이구나.”
“회색분자? 푸훗! 오라버니도 참 말씀을 재미있게 하신다니까. 음, 글쎄요. 뭐, 각별하다면 각별하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누가 뭐래도 페이건 군은 제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후배 중에 한 명이니까.”
콰자작.
“사랑… 하고 아낀다니. 하하… 아일리, 내 너의 자상한 성품을 잘 알고 있다만 그래도 이번에는 과장이 너무 심한 것 같구나. 과년한 아가씨가 사, 사랑이라니. 아무리 후배를 아끼는 마음이 크다 해도 그런 표현을 쓸 필요까지는 없지 않겠느냐?”
어디선가 들려온 둔탁한 소리.
자신은 그동안 아일리에게 사랑은커녕 그 비슷한 단어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게오르그의 눈썹이 세차게 떨리기 시작했다.
“어머, 단순히 귀엽기만 한 후배라면 제가 이런 표현을 쓰지는 않겠죠. 페이건 군은 말이죠, 만나면 만날수록 의지가 돼요. 하긴 그 정도 매력이 있으니까 이델타에서 그런 활약을 할 수 있었겠지만. 후훗.”
평소라면 천상의 하모니처럼 들렸을 아일리의 웃음소리.
하지만 오늘 게오르그의 귀에는 그 웃음소리가 꼭.
‘페이건은 혼자서 늑대인간을 도륙 냈는데 로덴토의 후계자인 데다 무려 7학년씩이나 되는 넌, 놈들의 꼬리 하나 제대로 못 잡아내고 뭘 하고 있는 거니?’
라는 비웃음처럼 들렸다.
‘페이건… 클라디우스, 이 비천한 회색분자 따위가 감히….’
물론 아일리 바스티아가 하는 무용담의 태반은 거짓이었지만 게오르그에게 그 사실은 하나도 중요치 않았다.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오직 하나.
언제나처럼 끝내주는 몸매로 자신을 미치게 만드는 아일리 바스티아의 입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의 이름이 쉬지 않고 흘러나온다는 사실.
‘알량한 명성에 취해 감히 욕심내어서는 안 되는 걸 탐한 불나방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가르쳐 주마.’
‘어쩜 이렇게 멍청하고 아둔한지. 넌 어떻게 된 게 내 예상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니?’
테이블을 사이에 둔 채 서로 다른 감정을 품은 두 사람.
남자의 가슴에 충분한 양의 땔감을 적재하는 데 성공한 여인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을 한 채 불씨가 될 한마디를 내던졌다.
“아 참, 오라버니. 이번 학기 신입생들이 하게 될 이동수업은 평년과 다른 방식으로 행해질 예정이라는데 혹시 그에 관한 소문 들으셨나요?”
* * *
바스락.
약속된 장소로 향하는 길목.
이미 야심한 시각인 터라 깊은 잠에 빠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숲은 예상 보다 훨씬 더 격렬한 모습으로 나를 반겨 줬다.
달그랑.
찌륵찌륵.
밤바람과 한데 얽힌 나무 열매가 춤을 추는 소리, 부지런한 풀벌레가 불러 대는 구애의 노래.
―아그작아그작. 그런데… 냠, 너 이렇게 늦은 시간에 막 기숙사 밖으로 돌아다녀도 돼?
그리고 정수리 위에서 들려오는 통실통실한 털 뭉치가 자아내는 아기작거리는 소리까지.
“괜찮아, 너도 봤잖아? 내가 야간 외출을 좀 하고 싶다 하니까 사감이 너 맘대로 하라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거.”
나는 집중력을 갉아먹는 소음에 삼켜지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며 나침판 역할을 하는 출입증에 시선을 집중했다.
―그런데 출입증을 발급해 주는 그 아가씨도 그렇고 사감 교수도 그렇고. 페이건이 하겠다고 하니까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는 걸 보면, 우리 페이건이 정말로 유명해지기는 했나 봐. 호호, 나 이러면 안 되는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라무테 님 스스로도 팔푼이 같다고 자인한 바 있는 그 웃음이 또 한 번 터져 나오고야 말았다.
그녀의 의견에 딱히 동의를 표하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최근 들어 나의 위상이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건 정말이지 여러 경로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만약 해글러와의 결투가 그렇게 마무리되지 않았다면, 이 야심한 시각에 기숙사를 합법적으로 나오는 것도 불가능했겠지.
뭐랄까 나 스스로 특혜를 요청하기 이전에 폴리다고스 측에서 먼저 ‘너는 4학년 에이스를 때려잡은 경이로운 1학년이니까 이 정도는 당연히 해 줘야지.’라는 태도를 취한다고나 할까.
“확실히 원하는 대로 상황이 진행되니 몸은 편하다만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식의 특별대우에 익숙해지면 안 될 텐데요.”
―어머! 다른 사람도 아닌 페이건이 왜 그런 걱정을 하고 그러니? 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너는 이런 특별대우에 잠식될 만큼 얄팍한 사람이 절대 아니니까. 그런데 생각하니까 또 궁금해지네. 오르페우스가 이번에는 도대체 무슨 일로 너를 부르고 있는 걸까?
당장은 달콤하다만 결국 몸에 익어 버리면 그 당사자를 망치는 독약과도 같은 특별대우.
평소 이런 식의 특혜에 젖는 걸 경계하고 있음에도 야간 외출이라는 선택지를 고를 수밖에 없던 이유는.
다름 아닌 마즈다의 부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이틀 전(그러니까 유리안 선배가 내 앞에서 툴툴거린 그날 밤 저녁) 한동안 숨을 죽이고 있던 마즈다가 빛을 뿜기 시작했다.
흐음, ‘마고니아’에서 너를 지켜보는 시선이 느껴지는걸. 이제 다음 페이지를 보여 줘도 될 것 같으니 여기로 와 주지 않을래? 새로 사귄 친구에게 부탁한다면 이 장소로 오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거야.
마즈다가 뿜어내는 녹색 빛을 오르페우스의 일기장에 비추자, 언제나처럼 친근한 목소리로 기재된 내용이 떠올랐고 난 그 즉시 일기장이 부르는 장소로 향할 준비에 돌입했다.
‘…마즈다는 마고니아에만 반응을 보인 걸까? 어쩌면 정말 코앞으로 다가온 이동수업 장소가 고대왕국의 유적이라는 사실 또한 마즈다를 자극한 요소가 된 건 아닐까?’
라는 의문 또한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어차피 질문에 대한 답은 오르페우스가 남긴 단서를 만나야만 확인이 가능한 일이었기에 나는 의문을 꾹 참고 외출을 준비하는 데만 전념했다.
―응? 이틀 뒤에 아카이드의 등에 올라타서 날아다닐 예정이라고? 그럼, 나도 준비를 해야겠네!
한데 재미있는 점은 오늘의 밤 나들이를 위한 준비에 몰입한 게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외출 계획을 들은 북슬이는 그 즉시 자신의 몸뚱이보다 큰 주머니를(난 이 주머니의 정체가 녀석이 특별히 아끼는 간식을 보관해 온 비밀창고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부지런히 뒤지기 시작했다.
―이거랑, 이거랑. 그리고 이거. 으으… 이거는 좀 아까운데. 아냐,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제자를 위한 거니까 괜찮아. 흐흐흐, 이 정도면 그 녀석도 좋아하겠지. 지금 뭐 하냐고? 넌 몰라도 돼. 내 제자한테 줄 선물이니까.
북슬이는 꼬박 이틀을 들여 자신의 컬렉션을 엄선했고, 그 엄선의 결과는 녀석이 들쳐 메고 있는 특제 상자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흐흐흐, 이 스승님께서 자기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겠지.
그렇게 난 오늘따라 유독 득의양양한 표정을 한 롤빵을 머리 위에 실은 채 삼십 여분을 내달렸고.
바스락.
쿵.
―페이건 님, 기다리고 있었어요! 우왕, 이게 얼마 만이죠! 앗, 스승님이랑 라무테 님도 안녕!
“오랜만이야. 아카이드, 밤늦게 불러서 미안.”
―미안이라니 무슨 말씀이세요! 친구의 부름이라면 밤이건 새벽이건 당장 날아와야죠. 헤헹!
저 멀리 황금목이 보이는 지점에서 나를 약속의 장소로 데려다 줄 그리폰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아카이드, 여기로 가야 하는데 괜찮을까?”
―응? 여기는 수정나무 섬이네요. 가는 건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 이곳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발걸음이 끊긴 장소인데. 정말 여기로 가는 게 맞나요?
“인적이 드문 장소라면 더욱더 틀림없을 거야. 사실은 말이지….”
―앗! 현인님께서 남겨 놓은 단서를 찾기 위함이라니. 그럼 당연히 가야지요. 페이건 님이랑 라무테 님 그리고 스승님. 빨리 제 등에 타세요. 슝 하고 날아갈 거예요.
휘이이잉.
그렇게 우리를 태운 아카이드는 단숨에 폴리다고스 외곽을 날아 푸른 호수 한가운데에 위치한 수정 섬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그럼 페이건 님, 전 여기 주변을 날아다니면서 놀고 있을 테니까 일을 다 보면 부르세요. 그럼 금방 날아올게요.
―네? 저도 같이 있어도 된다구요? 아니에요. 히힛, 페이건 님의 말씀은 고맙지만 아빠가 그랬어요. 페이건 님을 따라다닐 거면 항상 눈치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혹시라도 나 때문에 페이건 님이 불편해지는 건 싫으니까 난 근처에서 놀고 있을래요. 그럼 스승님 이따가 봐요!
혹시 자신이 있으면 우리가 불편할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헤헤헹. 아카이드 녀석, 마냥 철부지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눈치가 빠르네. 기특한 녀석 같으니라고.
“말했잖아. 그리폰은 배려 깊고 현명한 마수라고. 그리고 누가 누구보고 철부지라는 거야.”
아카이드의 배려 덕분에 우리는 한층 더 여유롭게 오르페우스의 단서를 찾을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설 수 있었다.
스스스스.
―어마나! 페이건, 저기 좀 봐. 마즈다에서 빛이! 그리고 달빛과 수정나무가 뿜어내는 빛이 한데 뭉치고 있어!
하지만 이번만큼은 오르페우스가 조금 더 빨랐고, 우리 셋은 섬을 수놓은 불빛이 한데 뭉쳐 ‘누군가’의 형상을 갖추는 걸 볼 수 있었다.
투박한 갑옷과 부츠.
어깨에 걸친 커다란 대검.
떡 벌어진 어깨와 가슴.
흉갑 중앙에 새겨진 폴리다고스의 문양.
그리고 얼굴을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그야말로 완벽하게 가린 투구까지.
비록 ‘그’의 외형에 관한 기록이 전무한 탓에 대조를 하거나 확인을 할 수는 없었지만, 이 순간 난 확신할 수 있었다.
내 앞에 있는 수수께끼의 기사야말로 나, 아니 폴리다고스의 모든 구성원들이 모를려야 모를 수가 없는 그 인물이 틀림없다는 걸 말이다.
지이이잉.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흐릿했던 형상은 점점 더 뚜렷해졌고, 셀 수도 없을 만큼 오랜 시간을 거슬러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전설을 마주한 나는.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림자 검, 오펜… 하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