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Blackfield: Deadline RAW novel - Chapter (156)
737화 입국이 어려울 텐데? (2)
정보총국 총국장 문바키는 기다란 숨을 내쉬며 의자에 등을 기댔다.
이 정도 세월이 흘렀으면 잊을 만하지 않을까?
“아가데즈의 빛으로 몸을 씻은 사람만이 술탄의 유물을 얻는단다. 너만이 유일하게 그 빛을 본다는 건 신이 너를 택했다는 뜻이니, 포기하지 말고 신이 안배한 길을 따라가 다오.”
그런데도 문바키는 어린 자신을 지하 동굴에 숨기며 당부를 건네던 주민들의 눈빛과 음성을 어제 보았던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한다.
하얗게 비치는 빛 속에서 죽음을 떠올리던 문바키를 구해 준 사람은 ‘아프리카에서 죽음을 결정하는 신’이라 불리는 강찬이었다.
동양인은 처음 보았다.
피식.
독특한 미소 역시 처음이었다.
버린다고 해서 탓할 사람 없고, 데려가 봐야 짐만 되는 어린 문바키를 강찬은 포기하지 않았다. 강렬한 눈빛, 무시무시한 전투 능력,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는 강단을 지닌 강찬이 문바키에게만큼은 다정한 눈빛을 보여 주었던 것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게르만의 집사 하르트만 요하스의 계획에 따라 세뇌될 때도 아가데즈의 빛은 문바키를 떠나지 않았다. 술탄이 보낸 전사가 도착할 테니 함께 하르트만 요하스를 제거하라는 신탁처럼 말이다.
“프랑스의 영광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나?”
어린 문바키에게 무거운 음성으로 답을 요구하던 라노크도 잊을 수 없다. 강찬의 당부에 따라 문바키를 교육했고, 마지막 순간에는 정보총국 총국장의 자리를 맡겼다.
아가데즈의 빛이 문바키를 선택한 뒤에 술탄의 전사를 보내 지키게 한 이유가 정말 터무니없이 번지는 감염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라는 뜻이었을까?
잠시 생각이 달리던 문바키가 픽 웃었다.
술탄이 보낸 전사 옆에서 아웅다웅 싸우는 제라르와 다예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두 사람도 술탄이 보냈냐고 묻는다면 답은?
웃음기를 머금은 문바키가 고개를 갸웃할 때였다.
삐익.
긴급 보고를 의미하는 날카로운 벨이 울렸다.
판단보다 문바키의 손이 먼저 반응해 책상 위의 버튼을 눌렀다.
“문바키다.”
– 마드모아젤입니다, 총국장님.
“보고해.”
– 감시 중이던 멕시코의 누에보 레온 지역의 건물 앞에 민간군사기업 관련 차량 두 대가 들어섰습니다.
“목표 건물에 직접 들어갔나?”
– 뒤편 언덕입니다. 예상으로는 비밀 통로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차량은 와셀그룹 소속 직원의 소유로 되어 있습니다.
정보가 샌 건가?
적수를 만난 맹수처럼 문바키는 이를 드러냈다.
“그쪽에 우리 요원은?”
– 총국장님. CIA 역시 오래전부터 우리를 역으로 감시 중이어서 정보총국 소속 요원이 움직이면 바로 드러납니다.
“마드모아젤. 무슈 강이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니 전쟁을 각오하더라도 그곳에 있던 인물이 미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야 해.”
– 전에 말씀드렸던 대로 김형정 본부장에게 협조를 요청해서 국가정보원 요원을 보내는 게 지금은 가장 효과적입니다.
안느의 제안에 문바키는 미간을 좁혔다.
“숫자가 되나? 경비 절감으로 인원을 감축한 거로 아는데? 더구나 실태 파악 보고서에서는 기강이 흔들려서 제 역할을 못 한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 우리 요원이 있는 한, CIA도 함부로 개입하지 못합니다. 또한, 현재 멕시코에서 활동 중인 국가정보원 요원들은 능력을 인정받았던 스페셜 에이전트 수준입니다.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게 시간만 끄는 건 가능하다?”
– 교통사고 정도면 충분합니다. 최악의 상황이 되면 그때 정보총국 요원을 투입하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판단합니다. 감염 방지를 위한 국가정보원과의 합동 작전을 CIA가 막았다며 항의할 수 있습니다.
통화하는 중에도 시간은 흐르고, 그 시간이 숨어 있던 인물이 움직일 여유로 바뀌고 있었다.
“본부장에게 연락해 협조가 가능한지 확인해. 이동 거리와 시간을 확인해서 도저히 어려우면 바로 우리 요원들을 투입하도록.”
– 처리하고 보고드리겠습니다, 총국장님.
인터폰을 통해 지시를 마친 문바키는 빠르게 스마트폰을 들었다.
***
훈련된 요원들이었다. 나름 능력과 경험도 있었다.
임무가 시작되면 언제 끝날지 모른다. 그래서 잘 수 있을 때 자고,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의자에 기대 부족한 잠을 채우는 요원, 뒤편에 준비된 도시락으로 배를 채우는 요원, 커피를 마시며 각오를 다지는 요원들의 가장 앞쪽 자리에서 강찬은 제라르와 함께 컵라면을 먹었다.
“아흐!”
다예가 저런 감탄을 쏟아 내면 찰떡에 바른 콩가루처럼 너무도 자연스러운데, 갈색 머리칼에 푸른 눈을 한 프랑스 놈이 국물에 감동해서 탄성을 지르는 건 어쩐지 스파게티에 김치를 올려 먹는 것처럼 어색해 보였다.
“커피 하실 겁니까?”
피식 웃는 강찬의 뜻을 짐작한 제라르가 컵라면 그릇과 젓가락, 단무지 팩을 들고 뒤로 움직였다.
“주십시오.”
“그럴래? 이왕 수고하는 거 커피도 부탁해.”
애새끼가 다예를 너무 닮아 가는데?
강찬을 위해서 일부러 그런 줄 알았더니 성격이 점점 더 뻔뻔해지는 모양이었다. 아니면 한국인 패치가 너무 강하게 붙었거나. 하기는, 처음에는 다람쥐가 알밤을 까듯 쌈을 싸던 놈이 최근에는 볼이 터지도록 처넣고 우적거린다.
알제리 놈은 원래 무식했지만, 프랑스 놈까지 왜 저렇게 변하는 건지, 원.
강찬이 나직하게 숨을 내쉴 때였다.
우우우웅. 우우우웅.
문바키의 번호를 띄운 스마트폰이 테이블에서 몸을 떨었다.
강찬은 빠르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 문바키입니다, 대장. 멕시코에 있는 타깃이 이동하려는 모양입니다. 민간군사기업 와셀그룹 직원 소유 차량 두 대가 해당 건물 뒤편에서 대기 중입니다.
빌어먹을!
강찬은 창밖을 보았다.
세 시간만 버텨 주면 되는데, 그사이 정보가 샜거나 아니면 놈이 뭔가 예상한 모양이었다.
“미국으로 가겠지?”
– 마드모아젤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장.
“대응은?”
– CIA 요원들과 상호 감시 중이어서 우리 요원들을 투입하기 어렵습니다. 먼저 김형정 본부장에게 협조를 요청해 현지에서 활동 중인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시간을 끌어 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강찬이 빠르게 상황을 정리할 때였다.
종이컵 두 개를 든 제라르가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 한국의 요원들이 너무 멀리 있거나 임무를 맡기 어렵다면 정보총국 소속 요원들을 투입하겠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멕시코에서 정보총국과 CIA의 대대적인 교전이 벌어지고 사상자가 꽤 발생할 겁니다.
“국가정보원 요원이 투입되면?”
– CIA 역시 우리 눈치를 봐야 해서 함부로 뛰어들지 못합니다. 만약 CIA가 먼저 요원을 투입해서 교전이 벌어지면 뒷수습이 훨씬 쉬워집니다.
“그게 최선이지?”
– 최선입니다, 대장.
문바키의 답을 들은 강찬은 “알았다.” 하며 통화를 마쳤다.
프랑스어로 오간 대화여서 요원들은 뭔가 급한 통화인가 하는 시선이 전부였는데, 맞은편의 제라르만큼은 굳은 표정으로 설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바키다.”
강찬이 내용을 빠르게 전해 준 다음이었다.
“우리 비행을 알고 있다는 의미군요.”
제라르가 많은 내용을 짧은 평으로 내놓았다.
숨어 있던 놈이 멕시코 비행을 알고 있다면 기습은 틀린 거다. 거기에 어떤 대비를 했을지 몰라서 아군의 피해를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강찬은 예멘을 향한 것처럼 전용기의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시선을 돌리기 위해 예멘 공항을 공격할지 모른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
– 교통사고로 위장해 명분만 벌어 주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위협적인 반응을 보이면 정보총국 요원을 바로 투입하겠습니다.
안느의 요청을 받은 김형정은 먼저 멕시코 현지의 상황을 떠올렸고, 이어서 분하고 억울한 심정을 누르기 위해 이를 지그시 악물었다.
안보와 관련한 업무에 뭔 벼락 맞을 비용 절감!
몇 년째 도둑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디지털 도어록의 배터리를 넣지 말자는 소리와 다를 게 뭐냐 말이다.
– 국가정보원 멕시코 지부의 현황은 잘 알고 있습니다. 곤란하면 그렇다고 답을 주면 우리가 처리하겠습니다.
부족한 인원과 열악해진 환경을 빤히 알면서도 임무를 맡겼다가 희생되면 그 대원과 남은 가족에게 뭐라 말할까. 그렇다고 한반도의 전쟁 억제를 위한 임무를 프랑스 정보총국이 알아서 하라고 답하는 게 옳은가.
신이 던져 준 질문을 앞에 둔 사람처럼 김형정은 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 이해합니다, 본부장님.
서늘한 안느의 답을 끝으로 통화가 잘렸다.
꽈악.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분하고 서러워서 김형정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무슨 일입니까?”
억지로 울분을 누른 김형정은 방금 통화를 빠르고 간결하게 설명했고, 덧붙여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한 바보 같은 모습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본부장님. 만약 제게 그런 임무를 주신다면 저는 기쁘게 달려갑니다.”
말해 뭐 하겠나.
김형정이 멕시코에 홀로 있는데, 이런 임무가 내려온다면 숨도 쉬지 않고 달려갔다. 몽골도 그런 각오로 갔었다.
“멕시코 지부에 전화부터 해 보시죠?”
“공연히 정보만 새 나갈 수 있어. 자칫 휴가조차 없이 버티는 현지 요원들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고. 달랑 두 명이다. 그들마저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멕시코 정보망이 완전히 와해된다는 거 잘 알잖아.”
“전화하겠습니다.”
가까운 거리라면 김형정과 신광선 둘이서라도 우선 달려갔을 거다. 타오르는 것처럼 강렬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신광선을 향해 김형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
지도를 들여다보던 강성태는 눈이 찢어진 곽대출을 향해 시선을 들었다.
“바아디킨을 우리에게 맡긴 이유가 그거 때문이었습니까?”
당연한 걸 왜 묻지?
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마주 볼 뿐 곽대출은 아예 답조차 내놓지 않았다.
“부회장님! 바아디킨은 황량한 지역이라 밀고 들어가면 됩니다. 하지만, 루크와 부어두우버는!”
지도로 고개를 돌린 강성태는 방금 말한 두 곳을 검지로 연달아 찍었다.
“완만하더라도 산악 지형입니다. 이곳에서 평화유지군을 인도하는 역할을 준비한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건지 모르시겠습니까?”
아! 그거!
이번에는 그렇게 답하는 것처럼 곽대출이 옅게 웃었다. 곽대출만이 아니라, 그의 주변에 서 있는 도깨비 대원들 모두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우리 나이 때문에 그런 모양인데, 다른 거 말고 감성원 선배를 떠올려 봐.”
“그래서 이곳에 날아온 겁니다.”
당연하다는 것처럼 곽대출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님이 우리를 볼 때 말이지. 소중하고 아까워서 한 명이라도 다칠까 걱정하는 눈빛을 하고 계셨다. 세상 무서운 거 없이 설치며 훈련했던 도깨비 대원들인 우리를.”
강성태를 기특한 조카 보듯 하던 눈빛과는 사뭇 달랐는데 감성원에게 이들 도깨비 대원들은 아까운 후배로 느껴졌던 모양이었다.
“이곳에서 강 회장과 여기 구르카 용병을 보고 나니까 감성원 선배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겠더라고.”
“저와 여기 동료들이 아까우십니까?”
“맞아. 아까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하나하나 그 고비가 쉽지 않은데, 미래를 책임질 후배들이 이런 일에 다치면 어쩌나 싶어서 숫자만 된다면 바아디킨도 우리가 맡고 싶다.”
한국말에 능숙하지 못한 동료들을 위해 키란이 네팔어로 상황을 전해 주고 있었다.
“어차피 인원은 한정돼 있다. 이곳에서 조금 더 생활했던 우리가 안내 역할을 맡는 게 좋아. 그리고 강 회장은 멕시코와 아프리카에서 좀 더 큰일을 해야 하지 않나?”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시아파 북부 근거지를 부수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을 줄 알겠다.
“회장님부터 부회장님, 여기 계신 분들까지. 지경그룹에 좀 정상적인 분은 안 계십니까?”
기분 나쁠 수 있는 질문이었다.
“도깨비 회장이 이끄는 세상에 없던 그룹, 더 뭘 바라?”
그러나 마치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답을 내놓은 곽대출이 히죽 웃었다.
***
흰색 셔츠에 회색 정장 바지, 검정 벨트를 한 유인강은 날카롭게 시선을 돌렸다.
“누에보 레온이라고 하셨습니까?”
– 맞아. 그들이 미국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시간을 벌어 주는 임무다. 민간군사기업인 와셀그룹의 용병들이 경호하는 모양이어서 충돌이 발생하면 총격이 예상될 정도로 위험해.
신광선의 설명을 들은 유인강은 벽에 걸린 지도로 시선을 돌렸다. 왼편 책상에 앉아 있던 한상영 역시 통화에 나온 지역을 확인하는 것처럼 벽에 걸린 지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총기를 사용해도 됩니까?”
– 당연히 소지해야 하고, 위태롭다고 판단되면 사용해야지. 다만, 규정에 따라 처리한다.
사고가 발생해도 한국 정부나 대사관은 개입하지 않는다. 거기에 상대가 민간군사기업 용병들이다 보니 날고 기는 특수부대 출신들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차량 종류와 번호, 위치를 보내 주십시오.”
– 유 사장. 쉽지 않은 임무다.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물러나.
신광선의 경고를 들은 유인강이 날카롭던 눈매 위로 재미있다는 느낌의 웃음을 얹었다.
“내 땅과 내 나라를 지키는 일에서 우리가 물러나면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고 교육하신 분이 팀장님이십니다.”
– 정 안 되면 정보총국과 의논해서 방법을 알아볼 수 있다니까 무리하지 말라는 뜻이다. 지금은 유 사장 같은 베테랑이 너무 절실한 상황이니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나오라면서요? 일단 가 보겠습니다. 지금 출발할 테니까 아까 말씀드린 내용을 문자로 넣어 주십시오.”
통화를 마친 유인강은 책상 서랍을 열었다. 그리고는 서랍 위편에 붙여 둔 권총과 탄창을 꺼냈다.
“뭡니까?”
총기를 사용해도 되냐는 질문이야 한상영도 들었다. 그런데도 막상 유인강이 권총과 탄창을 꺼내자 긴장되는 모양이었다.
“여기.”
탄창을 권총에 꽂으며 유인강은 지도 앞으로 움직였다.
“이 지역을 누에보 레온이라고 부르고, 한편으로는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의미하기도 하거든.”
지도 앞으로 다가온 한상영이 유인강의 검지를 따라 길게 이어진 도로에 시선을 주었다.
“이 도로를 세 시간 정도만 달리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는 국경이 나오니까 중간에 막을 곳이라면 여기밖에 없겠는데?”
“휴게실입니까?”
유인강은 분명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여기에서 대기하다가 뒤따라가서 받아 버리는 게 가장 확실하겠다.”
철커덕.
지도를 확인한 유인강이 의지를 다지는 것처럼 노리쇠를 당겼다.
“저도 가겠습니다.”
“야, 인마! 달랑 둘이 있는 사무실을 다 비우면 어쩌자고?”
“사장님?”
급하게 부르는 한상영을 두고 움직인 유인강은 권총을 허리 뒤에 넣고서 의자에 걸쳐 놓은 재킷을 집어 들었다.
인원을 줄이기 전에는 말이다.
이곳에서 다섯 명이 생활할 때도 있었다. 그랬다면 이런 임무에 최소 세 명은 달려갔을 텐데, 지금은 말했던 대로 달랑 둘이다. 둘이 함께 가서 사고 터지면 업무 인계는 관두더라도 당장 국가정보원 멕시코 지부가 공백 상태가 된다.
“다녀올 테니까 혹시….”
특별히 부탁해서 구한 수제 가죽 백을 바라보았던 유인강이 뒷말을 삼킨 채 사무실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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