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Blackfield: Deadline RAW novel - Chapter (17)
598화 물건 찾았다 (2)
곽대출은 지경그룹의 부회장이었다. 또한, 그는 도깨비 출신이었다. 그런 그가 도깨비 출신 대원들을 불러들였고, 비슷비슷한 특수부대 출신들을 긁어모았다.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는 바닷가에 붙었다. 수도여서 모가디슈는 그럭저럭 살 만한데 자동차로 30분만 벗어나면 사는 모양새가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자동차로 한 시간 넘게 떨어진 마리그는 엉망이었다.
해적의 근거지인 하라데레(Harardhere)는 미군 특수부대와 블랙 워터 같은 PMC(Private Military Company, 민간 군사 기업)의 공격을 받았으나, 대신 더는 해적이 발생하지 않도록 식량과 원조 등을 받았다. 거기까지였다. 다른 해안 도시들은 정부군과 반군이 원조품을 가로채 어떤 혜택도 받지 못했다.
지경그룹이 관리를 위임받기 전까지 마리그는 해적 양성소라 불리기 부족함이 없었고,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해적이 되기를 희망했다.
“온다.”
멀리서 뿌옇게 올라오는 먼지를 보며 곽대출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황톳빛 도로, 바닷바람을 따라 거칠게 날리는 먼지 속에서 담배 연기를 길게 뿜어내는 곽대출은 완벽하게 황야의 무법자처럼 보였다.
잠시 후였다.
녹이 얼마나 슬었는지 손으로 때리면 지붕이 주저앉을 것 같은 승용차가 곽대출을 향해 달려왔다. 직원 한 명이 멈추라고 손을 들어도 마치 브레이크가 없다는 듯 승용차는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덜컹거리며 곧장 달려오는 승용차를 보고도 곽대출은 재미있다는 투로 픽, 웃었다.
죽고 싶으면 계속 달려 보든가.
철컥. 철컥. 철컥.
눈 아래를 복면으로 가린 도깨비 출신 대원들이 AK 소총을 겨누는 것과 동시에 달려오던 승용차가 황톳길에 길게 바퀴 자국을 남기며 멈췄다.
AK 소총?
근처 골목 안쪽의 시장에 가면 우리 돈 2만 원에 한 자루, 탄창 하나를 가득 채울 탄약은 5천 원이면 산다. 그런 환경인데도 지경그룹의 부회장답게 곽대출은 두 배의 가격을 지불하고, 정부군을 통해 샀다.
곽대출이 고개로 승용차를 가리킨 다음이었다. 도깨비 출신 직원 셋이 AK 소총을 겨누고 다가섰고, 그 뒤에 소말리아 말을 할 줄 아는 직원이 움직였다.
“이곳은 지경그룹이 관리하는 구역입니다. 용건이 뭡니까?”
희한할 정도로 아프리카인들은 손톱을 길게 기른다. 길게 자란 손톱이 잘 보이도록 핸들에 손을 얹은 아프리카인이 유독 하얗게 보이는 눈동자를 돌렸다.
“안에 우리 친척이 살아요. 무잠비를 방문하러 왔습니다.”
환장한다, 이런 대답이.
주민 조사가 되어 있어야 명단이라도 확인할 텐데, 당최 어디에 누가 사는지 정부와 반군, 누구도 제대로 아는 곳이 없었다.
“차량을 수색하고 나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트렁크 여세요.”
통역한 직원이 트렁크 방향을 돌아보았을 때였다.
“헤이!”
철컥! 철컥!
운전석에 앉은 아프리카인을 향해 도깨비 직원 둘이 총구를 들이밀었다. 그런 뒤에 직원 한 명이 핸들 아래로 손을 내리는 방문객을 향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온갖 끔찍한 훈련을 모두 겪은 도깨비들이었다. 방아쇠 당기는 것쯤 라면에 분말 수프를 붓는 것처럼 주저할 게 아니어서 눈빛에 단호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내려.”
철커덕.
우리 말이었다. 그러나 소총의 총구가 바깥을 향해 두 번이나 움직이고 있어서 의미를 모를 수가 없었다. 다음으로 여차하면 방아쇠를 당기고 끝내겠다는 의지 또한 분명해서 방문객은 어쩌지 못하는 태도로 차에서 내렸다.
여전히 방문객을 겨눈 상태에서 도깨비 직원 한 명이 핸들 안쪽으로 몸을 넣었다.
“아, 이 새끼가……?”
그는 운전석 아래에서 권총 한 자루와 수류탄을 집어 들었고, 이어서 핸들 오른쪽에 꽂힌 키를 뽑았다.
“부회장님?”
“이리 끌고 와.”
곽대출이 지시하자 도깨비 직원이 고개로 방향을 가리켰다.
“앉아.”
의자를 가리키고 방문객을 앉힌 곽대출은 허리에서 권총을 꺼내 놈의 머리에 바싹 붙였다.
“폭탄이 설치됐을지 모르니까 조심해서 살펴봐.”
“위험할지 모릅니다, 부회장님. 안전한 곳까지 물러나 계십시오.”
도깨비 직원의 요청에 곽대출은 픽, 웃었다.
“야! 네 말대로 나 부회장이야. 여기 안 오고 에어컨 달린 시원한 방에 앉아 보고만 받아도 된다고. 그런데 왜 이 지랄을 떠는지 알아?”
회색 두건으로 눈 아래를 가린 대원들과 달리 정장에 셔츠만 입은 곽대출은 얼굴에 황토색 먼지가 짙게 올라앉아 충혈된 눈이 더욱 붉게 보였다.
“이 지옥 구덩이에 너희를 부른 게 나야. 그래서 에어컨 밑에 있을 때면 의자에 쇠꼬챙이를 깔아 놓은 것처럼 불편해. 죽기를 각오하고 일하는 데 직책이 필요해? 도깨비들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트렁크나 살펴.”
눈만 내놓은 도깨비 직원이 곽대출을 보며 눈 끝으로 웃었다. 그런 뒤에 자동차 키를 들고 트렁크로 움직였다.
폭탄 테러가 당연한 것처럼 일어나는 나라였다. 트렁크를 열었는데 어린 여자아이가 묶여 죽어 가는 경우도 많았다. 그걸 살리겠다며 급하게 끌어내다가는 여자아이의 몸에 걸어 둔 줄이 당겨지며 자동차가 폭발한다.
삐거-억.
올라오지 않는 트렁크를 연 도깨비 직원이 안에 있는 검은 가방들을 살폈고, 그 옆에서 둘은 총을 어깨에 건 채 혹시 있을지 모를 사태에 대비했다.
폭탄이 있을지 모르니까.
소총을 어깨에 걸어 총구를 내린 대원이 가방을 슬며시 당겨 연 직후였다.
털써-억.
느닷없이 의식을 잃은 것처럼 눈이 넘어간 도깨비 대원이 바닥에 쓰러졌다.
“트렁크 닫아!”
곽대출이 고함을 버럭 질렀고, 상황을 짐작한 도깨비 직원 한 명이 트렁크를 세차게 눌렀다.
경험했던 일이었다.
곁을 지키던 도깨비 직원 한 명이 치료제인 나락손을 꺼내 쓰러진 직원의 코에 대고 엄지로 꾹 눌렀다. 그리고는 쓰러진 대원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차량에서 멀찍이 떨어트렸다.
철컥.
곽대출은 권총의 총구로 의자에 앉아 있는 방문객의 머리통을 세차게 눌렀다. 이놈은 펜타닐이나 오피오이드 같은 마약성 진통제를 불법으로 유통시키며 그런 방식으로 해적이 될 아이들을 긁어모은 놈이었다.
아무리 입구를 지켜도, 저렇게 쓰러져 가며 통제해도 이미 마리그 곳곳에서 이 빌어먹을 마약성 진통제가 퍼지는 걸 막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빨리 좀 나서 주라.”
꿩 잡는 게 매라고, 소말리아에 들어와서 활동 중인 갱들을 제압하는 건 신강남파 강성태만 한 적임자가 없었다.
권총으로 방문객의 머리통을 누른 곽대출은 이를 지그시 깨물며 또다시 먼지가 길게 피어오르는 앞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은 지옥 구덩이라고 부르지만, 언젠가 이 땅이 세계의 공장이자, 새로운 시장이 된다. 우리처럼 자원이 부족하고, 땅이 좁은 나라는 이런 근거지가 반드시 있어야 해.’
그 뒤에 곽대출은 천중명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
라노크는 흘러 버린 세월과 그 끝에 웅크린 죽음을 알아보고도 덤덤하게 맞이하는 철학자와 같은 태도와 표정으로 강찬을 맞았다.
“결심이 섰군요?”
“보이십니까?”
‘어디에 묻었지?’ 하는 표정으로 몸을 내려다본 강찬이 시선을 들었을 때, 라노크는 대견하다는 눈빛으로 지그시 웃었다.
“무슈 강. 나는 평생을 프랑스의 영광을 위해 살았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무슈 강만은 알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잊지 않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의 바람대로 문바키도 제대로 성장하고 있고요.”
나중에라도 프랑스만큼은 돌봐 달라는 라노크의 청을 강찬은 문바키를 앞세워 받았다.
라노크는 알고 있었다.
오랜 침묵의 끝에서 움직인 강찬이 그를 찾아와 이렇게 함께 시간을 보낸 이유와 지금 출발하고 나면 다시는 못 볼지 모른다는 사실을.
“홍차를 함께 나누기 좋은 시간이군요.”
“대사님.”
홍차를 부탁하는 의미로 라파엘을 향해 고개를 돌렸던 라노크를 강찬이 불렀다. 시선이 돌아온 다음이었다.
“대사님이라고 부르면 어쩐지 좀 더 가깝게 느껴져서 떠나기 전에 한 번쯤 부르고 싶었습니다.”
속마음을 전하는 건 간지럽다. 그러나 마음을 전해 두지 않으면 후회할 거 같아서 건넸다. 이어서 강찬은 홍차를 따라 주는 라파엘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라파엘. 부탁이 있어.”
“지금 드리는 차가 제가 준비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홍차입니다만, 무슈 강?”
왜 강찬이 이곳에서 시간을 길게 보냈는지, 이제는 떠나야 한다는 사실, 어쩌면 살아서 함께하는 마지막 순간일지 모른다는 현실을 알아차린 라파엘의 재치있는 답이었다.
강찬이 재미있다는 투로 웃었고, 라노크는 ‘호오?’ 하는 표정이었으며, 농담을 던진 라파엘은 뻔뻔한 얼굴로 홍차를 따른 주전자를 들고 있었다.
“어떤 순간에도 대사님과 함께 있어. 다음에 돌아올 때는 이번에 마신 것보다 더 좋은 홍차를 즐길 수 있게 해 주고.”
“이보다 좋은 차를 준비할 자신은 없습니다만, 무슈 강이 돌아오실 적에 위원장님 곁에 있겠다는 약속만은 분명하게 드립니다.”
공손한 태도로 답을 내놓은 라파엘이 뒤로 물러났다.
홍차를 마시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심지어 라노크는 바쁜 마음을 짐작해서인지 시가도 물지 않았다.
“이만 가 보겠습니다, 대사님.”
이전에는 없던 반응이었다. 자리에서 함께 일어선 라노크가 강찬을 향해 양팔을 벌렸다. 그런 뒤에 팔을 뻗어 등을 기분 좋게 다독여 주었다.
“내 인생에서 무슈 강을 만난 건 안느를 얻은 것만큼의 기쁨이었고, 또 행운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사님.”
행여나 라파엘도 허그를 원할까?
고개를 돌린 강찬의 앞에서 라파엘은 절대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고집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피식 웃는 미소로 인사를 대신한 강찬은 바로 몸을 돌렸다. 강찬이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내려간 다음이었다.
자리에 앉은 라노크는 그제야 커터칼을 들어 시가의 끝을 잘랐다. 라이터를 켜서 몇 번이나 볼이 움푹 패도록 빨아들였던 라노크가 짧게 연기를 뱉었다.
“어떤가, 라파엘? 오래도록 참고 지내던 죽음의 신이 마침내 움직이는데 다시금 갓 오브 블랙필드의 전설이 이어지리라 보는가?”
“제가 보아 왔던 무슈 강은 늘 약속을 지키는 분이었습니다.”
“반드시 돌아와서 홍차를 요구한다는 말인가?”
돌아보는 라노크의 시선에도 라파엘의 답은 없었다. 그런데도 라노크는 답을 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홍차의 향기에 시가의 연기가 올라탔다. 그렇게 만들어 낸 익숙한 향이 테이블 주변을 맴돌 때, 라노크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어떤 소망을 떠올렸는지는 알 길은 없었으나 라노크는 확실히 신에게 기도하는 수도자처럼 보였다.
***
짜증이 제대로 올라온 얼굴로 이용우는 박스 하나를 또 내렸다.
“뭐냐고, 도대체?”
박스를 열면 크고 둥그런 철제 통이 나온다. 뚜껑을 열고 나서 안에 담긴 비닐 자루를 뽑아낸 게 벌써 두 시간째였다. 성격대로 하자면 바닥에 냅다 부어 놓고 살폈을 텐데, 한국으로 보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비닐 자루를 넓게 펼치고 손을 넣어 알갱이를 살폈다.
생두라고 하냐, 아니면 원두라고 하는 거냐?
불에 굴리지 않은 커피콩이 하얗고 약간의 비린내를 품는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좌르르륵. 좌르륵.
손을 넣어 커피를 살피던 이용우는 입 모양으로 거친 욕을 뱉어 냈다. 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사무실 안을 돌아보았다.
이놈들이 노리는 게 커피가 아니라 다른 거였나?
아니면 이 작은 커피콩에 엄청난 기술이 집약된 작은 칩이라도 심어 두었을까?
비닐 자루의 입구를 졸라 커다랗게 묶은 이용우는 아직 열지 않은 박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곳의 사장이었던 조기영이 짐작하는 건 저 빌어먹을 커피콩을 산 게 전부였다. 그가 그저 그런 커피 중개인이라면 몰라도 적어도 국가정보원에서 파견한 블랙이라면 그의 판단을 받아들이는 게 현명한 행동이었다.
“원하는 게 뭐냐고?”
마음 같으면 나씨르를 붙들어서 내막을 듣고 싶은데, 사무실을 비우면 어떤 개자식이 들어와 뭘 가져갈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가만?”
열지 않은 박스를 바라보던 이용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나씨르를 잡으면 확실히 원하는 게 뭔지 알 확률이 높았다. 문제는 이곳을 비워야 하는 건데, 시간을 벌 수만 있다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지 않을까?
한편으로 이용우는 나씨르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커피 중개상을 빼내 줄 테니 그가 지닌 이곳의 재산을 우리가 나누게 해 주십시오.”
이곳의 재산을 나누게 해 달라?
그러니까 나씨르는 물론이고, 특수 경찰이라는 놈들도 어쩌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저 빌어먹을 커피 상자를 온통 뒤져야 할지 모른다.
“너희도 사실은 이 사무실 어디에 원하는 게 있는지 모르는 거잖아? 그렇지?”
원하는 걸 정확하게 알았다면 민병대 놈들이 좀도둑이나 강도로 위장해 조기영을 덮쳐 가져갔을 게 분명했다. 특수 경찰도 그렇다. 표시가 분명한 커피 상자를 알았다면, 그것만 압수하고 말지, 굳이 체포하겠답시고 달려들지도 않았겠다.
“오냐. 한국으로 커피를 보내는 건 포기한다.”
또다시 혼잣말을 뱉어 낸 이용우는 지금까지 열어 두었던 철제 통 안의 커피 자루들을 꺼내 사무실 바닥에 모조리 뿌렸다.
촤르르르륵.
잘 구른다, 진짜.
넓게, 구석구석, 데굴데굴, 살뜰하게도 박히고.
“나는 시간만 벌면 되니까 그동안 열심히 찾고 있어.”
이용우는 아예 남은 박스를 바닥에 던지다시피 내려 종이 상자를 찢었고, 안에 담긴 철제 통을 열었으며, 작정하고서 비닐 자루를 열어 바닥에 흩뿌렸다.
“하우-.”
잠시 뒤에 이용우는 거친 숨을 길게 토해 냈다. 미친 사람처럼 달려든 덕분에 멀쩡한 통은 하나도 없었고, 커피콩들이 모조리 바닥을 뒹굴었다.
밑밥을 뿌렸으니 다음은 미끼를 달 차례였다.
폴더폰을 꺼낸 이용우는 박중상의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비행기에 탈 시간이어서 당연하게 통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물건 찾았다. 바로 출발할 테니까 두 시간 뒤에 보자.”
일부러 만든 흥분한 음성으로 아랍어를 뱉어 낸 이용우는 커피콩을 한 줌 점퍼 주머니에 넣었고, 조기영이 남긴 서류를 접어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그런 뒤에 권총 확인하고, 탄창을 살뜰하게 꽂아 넣었다.
문은 책상과 선풍기의 전기선으로 살뜰하게 묶어 두었다. 그래서 비닐들을 집어 줄줄이 엮은 이용우는 창틀에 끝을 묶었다. 비닐의 반대편 끝을 창밖으로 던진 이용우는 주변을 살폈다. 알-무타나비 도로는 투박한 몇 개의 조명에 의지해 어둠과 대치하는 중이었다.
‘멍청한 새끼들.’
이용우가 고개를 내민 직후에 상가로 뛰어들어 몸을 감추는 세 놈을 보며 이용우는 재미있다는 투로 웃었다.
“엇차.”
비닐을 잡고 창에 올라선 이용우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휘익. 턱.
그런 뒤에 창틀 위쪽의 볼록하게 나온 부분을 붙들고는 턱걸이 자세로 몸을 올렸다.
그냥 내려갈 줄 알았냐?
위로 튀니까 죽겠지, 이 새끼들아!
“끄응.”
터억.
발을 걸쳐 몸을 올린 이용우는 옥상의 난간을 힘껏 붙들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