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Blackfield: Deadline RAW novel - Chapter (173)
754화 닥치고 있으라고 했지? (2)
더럽혀진 여자를 입에 담은 것만 해도 구역질 나는데 평민 수준인 동양인이 왕족에게 명예를 운운해?
하릴 하지즈의 눈과 표정에 담긴 감정이었다.
여차하면 시아파 근거지가 날아간 일에 대한 복수로 목을 잘라 주려던 이용우여서 그의 감정이 더 달려갔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왕세자님. 오늘은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일정이 정해지면 결혼식 초대장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이 남자가 뭐라는 거야?
살벌한 분위기에서 내놓기에는 워낙 뜬금없는 제안이었다. 돌아갈 거라 짐작한 자밀라가 자리에서 일어나 커다란 눈으로 이용우를 바라본 직후였다.
“그때도 살아 계시면 반드시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 주십시오.”
하여간 말발은 진짜!
튀어나오려는 웃음을 삼키기 위해 입술에 힘을 꾹 준 자밀라가 얼른 이용우의 뒤로 움직였다. 행여나 웃음을 참는 표정을 하릴 하지즈가 볼까 염려한 듯한 움직임이었다.
아랍어를 모르지만, 강철규와 곽철호, 강태산은 이용우의 마지막 말로 인해 분위기가 더욱 살벌해졌다는 사실을 피부로 알아차린 눈치였다.
그 직후였다.
‘대한민국 국가정보원 부원장이 보낸 대리인을 협박하는 거냐?’
이용우마저 놀랄 정도로 강철규의 눈빛이 번들거렸다.
하릴 하지즈와 수행원들이 강철규의 눈치를 살폈는데, 느낀 대로 막 표현하자면 사람을 수도 없이 죽여 본 맹수가 하릴 하지즈를 목표로 삼았다고 느낄 정도였다.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저 새끼를 잡으실 겁니까?’
강철규의 눈빛을 알아본 강태산과 곽철호가 으르렁대는 표정으로 수행원들을 노려보았으며,
‘그렇다면 주변을 우리가 쓸어버리겠습니다.’
임우람과 이준호를 비롯한 평화유지군 대원들이 덩달아 독한 표정과 눈빛을 하고 있었다.
이러다가 사고 터지는 거 아냐?
아무리 요란하고 시끄럽게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해도 이라크 왕세자의 목을 돌리는 건 좀 다른 문제 아닐까?
뻔뻔함의 대명사 이용우가 놀라서 바라볼 때였다.
‘어떻게 해 주랴?’
강철규의 눈이 그렇게 말하는 느낌으로 이용우를 찾았다.
“학장님. 이만 돌아가는 게 좋겠습니다.”
“알았다.”
이용우의 의견을 들은 강철규가 스치는 것처럼 피식 웃었다.
‘목이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부원장이 보낸 대리인에게 함부로 하지 마라.’
경고하는 눈매를 하릴 하지즈에 고정하고서 말이다.
***
뒷날개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기를 붙인 화물기와 수송기들이 연달아 예멘 공항에 내려앉았다.
예상보다 많이도 왔다.
책상에 엉덩이를 걸친 자세로 창을 향해 앉은 석강호는 연달아 활주로를 달리는 화물기와 수송기를 바라보며 눈가를 좁혔다.
한국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원래는 웃음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기와 아랍어를 휘갈겨 놓은 화물기를 보자 알지 못하는 뭔가가 석강호의 뒤통수를 간질이기 시작했다.
‘뭐냐? 뭐냐고?’
머리 굴리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 안다. 그렇지만 이렇게 간질이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게 아니냔 말이다.
함정일까?
강찬의 심장이 두근대며 위기를 알려 주는 대신 석강호의 본능은 뒤통수를 간질이는 건가?
활주로에 내려앉은 거대한 여객기의 타이어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난 직후였다.
문이 열리고 차동균이 들어섰다.
“이제 나가 보셔야죠?”
“그래야지.”
피난민이 가득한 공항을 맡아 주러 온 사람들을 사무실에서 기다리는 건 예의가 아닌 거다.
그 직후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과 가까운 관계인 건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대대적으로 지원할 줄은 몰랐습니다.”
혼잣말처럼 내놓은 차동균의 감상을 듣는 순간, 석강호는 얼음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책상을 벗어나던 석강호는 걸음을 멈추고 활주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왜 그러십니까?”
차동균의 질문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신 그 많은 장소를 두고 왜 하필 예멘의 커피 농장에서 염병할 감염 연구를 한 건지, 마누엘 야닉이 보낸 놈들은 어떻게 감염자 틈에서 공격할 생각을 했던 건지, 내내 궁금했던 두 가지 이유에 집중했다.
“석 선생님?”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과 가깝지?”
“오래됐잖습니까? 그 덕분에 이용우가 도움받은 것도 있고요.”
뭐가 잘못됐나?
의아하게 바라보는 차동균 앞에서 석강호는 번들거리는 눈으로 히죽 웃었다.
“잠시만.”
그런 뒤에 스마트폰을 꺼냈다.
***
밀고 들어간다.
단순하고 무식해 보이는 결정이 석강호스럽지만, 방법까지 무식해서는 엉뚱한 희생만 따른다.
정보총국 요원에게서 지도를 받은 강찬은 중앙의 공사용 테이블 위에 널따랗게 펼쳤다. 당연하게 뉴욕과 근교의 도로 및 건물이 그려졌는데, 특별하게 붉은색으로 하수관의 위치를 표시해 놓은 지도였다.
바보만 모인 게 아닐 테니까 CIA도 하수관을 경계하고 있겠다.
뭐라고 해도 너는 뒈져.
강찬이 집중해서 하수관을 확인할 때였다.
우우우웅. 우우우웅.
강찬의 스마트폰이 다급하게 울었다.
한국으로 출발한다고 전화한 걸까?
액정을 확인한 강찬은 아예 스피커폰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 나요.
석강호의 걸걸한 음성이 스마트폰을 통해 어둑한 공간을 메운 다음이었다. 긴장한 상태로 지켜보던 대원들의 표정에 묘한 여유가 피어났다.
아무리 열악한 조건에서도 절대 변하지 않을 아군, 무식하고 단순하지만, 강찬을 비롯해 국가정보원 요원들을 외면하지 않을 거라 확신할 수 있는 인물이 있다는 사실이 든든함으로 다가서는 눈치였다.
“일이 생긴 건 아니지?”
– 여기는 아무 이상 없소. 그런데 내가 있잖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비행기를 보는데 이상하게 뒤통수가 근질거리는 거요.
머리를 안 감아서 그런 거 아니냐?
불쑥 나오려는 대꾸를 극적으로 삼키는 순간이었다.
– 하릴 하지즈 새끼 말이오. 그 새끼 부친이 시아파 세상을 만들자며 떠들어 대던 놈 아니오? 그 일에 집중하겠다며 왕위 계승권까지 아들에게 물려주었을 정도로 미친놈이라는 건 유명하잖소?
뭔 뜬금없는 소리를 하지?
제라르와 요원들이 긴장된 현실을 잠시 밀어 둔 표정으로 석강호의 음성에 집중하고 있었다.
– 여보세요? 듣고 있소?
“그게 왜?”
– 어허! 요즘은 생각이라는 걸 아예 안 하는 거요?
염병할 세상!
이상스럽게 세상이 원망스러워지는 석강호의 질책이 스피커폰을 타고 튀어나왔다.
뭔데 이러지?
강찬만이 아니었다. 함께 듣고 있던 제라르와 요원들 모두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 시아파 세상을 만든다고 하지 않았소? 그러니까 국민 대다수와 정부군이 수니파고, 그에 맞선 후티 반군이 시아파라면 시아파 세상을 만들었다고 보여 주기에 가장 적당한 장소 아니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기에 석강호가 이런 추리를 해 내는 걸까?
– 커피 농장 말이오. 후티 반군이 점령한 지역을 선정하라면 나도 그곳이 제일 만만했을 거요. 그렇다면 CIA 역시 시아파 세상을 만들려는 하릴 하지즈의 계획을 알고 있었던 게 되지 않겠소?
“멍청한 칼튼 숀이 이용당한 걸 수도 있지.”
– 그거야 대장이 알아서 판단하면 되는 거 아뇨?
강찬과 제라르는 물론이고, 멍한 표정으로 내용을 듣고 있는 최종일과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모두 구석에 몰려 석강호의 주먹에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듯한 느낌으로 설명을 들은 다음이었다.
“진짜 네가 생각해 낸 거냐?”
– 그럼 여기 누가 있소? 일단 김형정 본부장과 용우한테 알려 줄 테니까 참고해서 움직이쇼.
“알았다. 덕분에 진짜 일이 쉬워지겠다.”
– 푸흐흐흐.
왜 그런지 제라르를 비웃는 듯한 웃음을 마지막으로 통화가 끊겼다. 제라르에게 위로가 필요해 보였는데, 급한 통화가 먼저여서 강찬은 스마트폰의 액정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는 우즈만의 번호를 찾아 눌렀다.
***
모하마드 암만 압둘라 하지즈는 이라크 왕족으로 재산이 얼마인지 공식적 집계가 어려울 정도의 거부였다. 또한, 그는 이라크 시아파의 정신적 지주였다.
시아파가 지배하는 세상.
그의 소망을 위해 모하마드 암만 압둘라 하지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어렵게 투쟁하는 시아파를 은밀하게 지원했고, 이슬람의 유능한 젊은이들이 시아파 전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란의 시아파 교단과 교육과정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오래 준비했다.
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가늠조차 안 된다. 그렇게 모든 계획이 완성에 가까워지던 순간, 강찬이 튀어나오면서 압둘라 하지즈의 소망을 산산이 부쉈다.
신의 뜻은 과연 무엇일까?
압둘라 하지즈가 뒷짐을 지고서 하늘을 올려다볼 때였다. 이슬람식의 회랑을 빠르게 걸어온 수행원이 조심스럽게 상체를 기울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우즈만 왕세자께서 통화를 원하십니다.”
이교도에게 붙어 이익을 취하는 더러운 인간, 그것도 다른 사람 아닌 강찬과 천중명에게 빌붙어 살아가는 추악한 노인, 압둘라 하지즈는 눈알을 굴리는 것처럼 시선을 던졌다.
“연결해.”
그의 지시를 받은 수행원이 통화 버튼을 눌렀고, 연결을 확인한 뒤에 하얀색 손수건을 꺼냈다. 그리고는 순금을 덧씌운 스마트폰을 하얀 손수건으로 감싸서 건넸다.
“하지즈요.”
– 오랜만이오, 하지즈.
늙은 음성에 여유가 있는 걸 보면 또 이교도에 붙어서 무언가 얻어 낸 게 분명했다.
“연세가 있으신 데도 왕성하게 활동하신다는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
– 바람결에 날린 씨앗이 싹을 틔웠으니 후인들이 수확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하지 않겠소?
“이교도의 손길이 닿은 씨앗을 신께서 마음에 들어 하실 거라 생각하십니까?”
그 정도 살았으면 이제 좀 얌전히 물러나시라, 당신이 하는 짓은 이슬람의 율법을 배반하는 행위이다, 압둘라 하지즈는 나직한 음성에 감춘 비수로 연달아 우즈만을 찔렀다.
– 신의 뜻을 나 같은 늙은이가 어찌 짐작이나 하겠소? 그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걸으며, 신께서 보내 주신 이들을 위해 사는 게 최선이라 여길 뿐이오.
늙어서 통증을 못 느낄까, 아니면 늘어난 가죽만큼 뻔뻔해지는 걸까?
압둘라 하지즈의 독설을 우즈만은 또 넉넉한 음성으로 받았다.
“무슨 일이십니까?”
– 압둘라 하지즈 왕자. 이 시간 이후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교단과 교육단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시길 바라오.
이 늙은이가 미쳤나?
아무리 수니파가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라고 해도 내전을 각오하지 않는 한, 이렇게 대놓고 지원을 중단하라며 나서지는 못한다. 더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족이 이라크의 왕족에게 곧바로 던지기에는 너무나도 무례하고 위험한 요청이었다.
– 소말리아의 시아파 근거지 세 곳이 사라질 때 말이오. 왕세자만큼은 제외시켜 달라고 요청했었소. 그런데도 계속 시아파를 지원하겠다면 나도 더는 무리한 요구를 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아주셨으면 하오.
여차하면 아들이 죽을 수 있다는 협박이었다. 이렇게까지 대놓고 아들인 하릴 하지즈의 안전을 걸고 넘어올 줄 몰랐던 압둘라 하지즈가 볼을 씰룩이는 순간이었다.
– 시아파 세상을 만들겠다는 야망으로 예멘에 감염균을 퍼트린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면 이해하겠소?
우즈만의 마지막 음성에 담긴 독기가 스마트폰을 타고 날아와 하지즈의 가슴에 서늘하게 박혔다.
– 여기까지요, 왕자. 예멘을 비롯한 수니파 근거지에 추가로 감염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게 되면 이라크는 신과 나의 분노를 동시에 받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시오.
압둘라 하지즈가 대꾸조차 내놓지 못하는 틈이었다.
– 또한, 나는 우리 수니파 형제들을 살릴 수 있다면 왕자께서 언급한 이교도에 매달려서라도 감염균을 퍼트린 장본인을 우리 율법대로 처단할 거요.
“협박입니까?”
– 협박이라는 방법을 사용할 생각이었다면, 무슈 강에게 연락하겠다고 했을 거요.
“그는 지금 뉴욕에서 곤경에 빠진 거로 알고 있습니다만?”
– 많은 걸 알고 계시는군요. 말씀대로 무슈 강은 뉴욕에 있지만, 검은 땅의 지배자와 반둔두의 전설이 하릴 하지즈 왕세자와 함께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오.
내용을 다 알면서도 넉넉한 음성과 여유로 압둘라 하지즈를 대했다니, 늙은 사람들은 이래서 무섭다.
– 치료제의 보급, 수니파의 구제, 이 두 가지를 내가 맡기로 했소. 나 역시 누군가 내 앞길을 막는 걸 두고 보는 성격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고, 더불어 압둘라 하지즈 왕자가 현명하게 판단하기를 신께 기도하겠소.
진심이구나!
우즈만의 경고와 당부가 건너온 직후에 통화가 끊겼다.
도대체 수니파를 노린 감염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화조차 내지 못한 상태에서 압둘라 하지즈는 수건에 싸인 스마트폰을 내려다보았다.
***
강찬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비상대기를 내린 상태에서 답을 기다리던 CIA 안전부장 그릭 허먼은 뒤통수를 세차게 얻어맞는 것처럼 충격적인 전화를 받았다.
– 미국과 손잡고 발을 맞춘 협력의 대가가 우리 사우디아라비아의 우군을 궤멸시키는 것이라는 사실에 나와 이슬람의 수니파 형제들이 모두 분노하고 있소.
이 미친 인간!
도대체 그동안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거야!
분노가 솟구쳤지만, 지금은 우즈만을 달래는 게 먼저였다.
“우즈만 왕세자님? 우선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
– 칼튼 숀 국장의 안전을 보장하라는 CIA의 요구를 이미 확인했는데, 나를 상대로 말장난을 하겠다는 거요?
독기 어린 우즈만의 음성이 의미하는 바를 알게 된 그릭 허먼은 맥이 탁 풀리는 느낌이었다.
– 한 시간이오. 그 안에 납득할 조치가 없다면 미국과 협상은 없소.
“왕세자님?”
그리고 마지막 통보에 놀라 급하게 불렀으나 이미 통화는 끊겼다.
우즈만이 강찬, 천중명과 막역한 관계라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모두 안다. 아무리 돌려 생각한다 해도 한 시간이라는 여유는 강찬의 뜻대로 칼튼 숀의 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력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하나라면 버틸 만도 하다. 그러나 우즈만이 수니파의 수장 격이라는 데 문제가 있었다. 수니파의 수장인 우즈만이 엄청난 지원을 퍼붓던 예멘을 반쯤 무너트린 작전에 CIA가 개입되어 있다면?
그동안 우호적이었던 중동 국가들의 따귀를 때리고 나서 침을 뱉은 꼴과 다르지 않았다.
아! 우선 대통령에게 보고부터.
그릭 허먼이 책상 위에 있는 보안 전화기를 향해 시선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요원 한 명이 급하게 들어왔다.
“2번 라인에 마드모아젤입니다.”
이번에는 정보총국이냐?
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숨을 짧게 뱉어 낸 그릭 허먼이 수화기를 들었다.
“알로?”
– 문바키 정보총국장이 직접 내린 지시를 전합니다.
가벼운 인사조차 없이 시작된 통화였다.
뭔데 이렇게 살벌해?
– 프랑스 정보총국은 문바키 총국장의 납치 및 세뇌에 CIA가 개입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앞으로 12시간 내로 프랑스와 유럽에 있는 모든 CIA 요원들의 철수를 요구합니다. 이후 발견하는 CIA 요원은 현장에서 사살할 것임을 분명하게 알려 드립니다.
이게? 이게 지금 말이 되는 거야?
칼튼 숀을 대신해 나선 사람한테 너무 잔인한 거 아니냐고?
“마드모아젤? 전쟁이라도 하자는 겁니까?”
– 정보총국은 CIA가 원하는 게 바로 그 전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정보총국장의 납치에 개입했던 자의 처벌이 납득할 수준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더 불행한 사태가 초래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경고합니다.
문서를 읽는 듯한 경고와 함께 전화가 뚝 끊겼으나, 그릭 허먼은 수화기를 귀에 댄 채 움직이지 못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