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Blackfield: Deadline RAW novel - Chapter (253)
834화 얼른 와라 (1)
강성태를 향해 피식 웃은 강찬은 시선을 돌렸다.
“지도가 있나?”
“여기 있습니다.”
차동균이 주머니에서 꺼낸 지도를 펼쳐 라면을 먹었던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우리가 있는 곳이 여기다. 한국에 들렀다가 영국으로 가려면 시간이 너무 걸리고, 다시 나오는 데 방해할 요소도 많아.”
강찬은 카자흐스탄의 쿠르차토프를 검지로 찍은 뒤에 러시아로 건너가 첼라빈스키 지역까지 일직선으로 그었다.
“이곳에서 러시아의 첼라빈스키까지 헬리콥터로 이동하자. 그곳에서 수송기를 이용해 북해로 날아가는 게 최선이다.”
“러시아에서 협조를 받을 수 있습니까?”
강찬의 계획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성태가 내놓은 질문이었다.
“협조는 어려울 게 없는데, 스페츠나츠 대원들을 데려가라는 조건을 걸면 골치 아파져.”
이 양반은 진짜 뭐야?
아직 강찬을 확실히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 강성태의 반응이 어쩌면 당연한 건지 모른다. 잘생긴 건 이럴 때도 도움 된다. 석강호처럼 더럽게 생긴 놈이 아니라 워낙 뛰어난 인물을 지닌 강성태가 의아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대견하기까지 했다.
“대장? 북해에 떨어져도 영국으로 들어가려면 뭔가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여기 있던 놈들이 사용했던 방식이 나름 괜찮더라고.”
순서를 기다리는 것처럼 질문을 던졌던 제라르가 답을 듣고는 오묘한 표정으로 웃었다.
준비는 끝났다.
“문제는 적들이 모르게 움직이는 건데, 이곳도 어딘가에서 우리를 감시하는 놈이 있을지 몰라. 주변부터 확인하자.”
강찬이 나직하게 생각을 내놓은 다음이었다.
“우리 대원 두 명을 보내겠습니다.”
키란을 돌아본 강성태가 단단한 음성으로 뜻을 밝혔다.
믿어도 될까?
강찬의 시선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어차피 적들의 눈을 피하려는 거잖습니까? 제거할 게 아니라 놈들의 위치를 파악해서 속이는 게 효과가 더 좋을 테고, 당장 그런 임무를 맡기에는 제 동료들이 가장 적합합니다.”
이런 놈이 왜 깡패가 됐지?
빤히 마약을 막겠다며 나섰다는 사실을 알면서 문득 든 생각이었다.
강찬의 침묵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맡겨 봅시다.”
석강호가 거들고 나섰다.
“이곳을 감시하는 놈들을 속일 방법은?”
“수색 작업하고 와서 다들 출출하지 않겠소?”
조금 전에 라면을 처먹은 석강호의 제안에 강찬은 피식 웃었다. 이놈이 먹을 걸 밝히기는 하지만, 이런 순간에 나섰을 때는 다 이유가 있으리라는 짐작에서였다.
출출하지 않겠냐던 석강호가 연달아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귀찮아서 안 되겠다! 수송기를 이리 옮겨!”
실제로 직접 움직인 석강호는 양손에 경광등을 들고서 수송기를 끝내 격납고 앞으로 옮겼다. 그리고는 우원준, 구르카 대원 세 명에게 라면을 가져오게 했고, 준비를 한다며 부산을 떨었다.
“강성태! 격납고 의약품 옆에 출입구 보이지?”
뚜껑을 벗기고, 그 옆에서는 분말 수프를 털어 넣고, 또 다른 대원들은 뜨거운 물을 붓느라 어수선할 때 나직하게 말을 전한 석강호가 뒤를 힐끔 돌아보았다.
“지금이다.”
포장 김치를 뜯던 석강호의 지시가 떨어지면서 격납고 벽 안쪽의 쪽문을 통해 구르카 대원 두 명이 튀어 나갔다.
“푸흐흐흐.”
대원 두 명의 움직임이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하기는 강찬이 보기에도 저 정도면 믿을 만하겠다 싶은 동작이었다.
젓가락으로 뚜껑을 막아 놓고 기다리던 일행은 너 나 할 것 없이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장군을 달고도 악착같이 야전 생활을 하며 버텼고, 어떤 상황에서도 물러나지 않았으며, 컵라면과 포장 김치마저 맛있게 먹는 차동균을 보며 강찬은 피식 웃었다.
따귀까지 때려 가며 바로잡으려 애썼다는 최성곤이 저 모습을 보았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최성곤이나 차동균 같은 장성, 작전의 성공을 위해 적의 총구 앞에 몸을 들이밀던 요원들, 한직으로 밀려나서도 언제고 불러 줄 때가 있으리라 믿고 기다리던 대원들, 오래전에 버려졌다는 사실을 빤히 알면서도 태극기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눈시울을 붉히던 비무장팀 대원들, 저런 사람들이 있어서 그 작은 땅을 지금껏 지켜 온 게 아닌가 싶었다.
“아흑!”
강찬의 감동을 뜨거운 국물을 벌컥 들이켠 석강호의 비명이 날리는 순간이었다.
찌르륵. 찌륵.
벌레 소리가 울리면서 강성태가 눈짓을 주었다.
격납고 앞쪽을 막다시피 늘어선 대원들이 태연하게 라면 국물을 들이켜는 맞은편 쪽문을 통해 키란과 구르카 대원 한 명이 조용하게 들어왔다. 강찬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고라니 정도로 민첩했고, 소리마저 최소화한 깔끔한 움직임이었다.
“두 명입니다.”
테이블로 슬며시 다가온 키란이 능숙한 우리말로 보고했고, 허리쯤에 든 손을 길게 펴서 입구 쪽의 대각선 방향을 가리켰다.
“수색에서 빠트린 곳은 없어?”
“완벽하게 한 바퀴 돌았습니다.”
강성태의 질문에 키란이 단단하게 답을 내놓았다.
‘이 녀석들 제법 아니오?’
석강호의 시선이 강찬을 향할 때였다.
“제라르. 우리가 출발할 때 이곳에 있던 관리인도 데려간다.”
“알겠습니다.”
강찬은 제라르를 향해 분명하게 지시를 내렸다.
바실리의 명령을 받고 기다린 인물이라 의심할 여지는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 적들이 달려들어 고문하면 움직임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지시였다.
“출발하자.”
강찬의 지시에 따라 수송기에 오른 일행은 격납고의 벽에 가린 앞쪽 문을 통해 다시 내렸다. 그런 뒤에 헬리콥터에 올라서는 상체를 눕히다시피 몸을 숨겼다.
그으으으응. 두크두크두크두크.
수송기가 활주로를 천천히 이동할 때, 헬리콥터가 묵직하게 허공으로 떠올랐다.
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
두 대의 헬리콥터가 방향을 잡고서 속도를 높인 뒤였다. 강찬은 스마트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 바실리다.
“카자흐스탄의 쿠르차토프에서 방금 이륙했다. 첼라빈스키로 이동할 테니 수송기를 부탁해!”
두두두두두두!
염병할, 러시아 헬리콥터!
고함치듯 요구를 전하는데도 프로펠러 소리가 강찬의 음성을 모조리 집어삼키는 느낌이었다.
– 이봐 주연? 내가 지시를 받기 위해 종일 기다리는 사람으로 생각되나?
“바실리! 임시 공항에 적의 정찰 두 명이 있었다! 놈들도 우리를 지켜보고 있어! 헬리콥터든, 수송기든, 이렇게 도와줄 러시아가 있으니 망정이지, 나 혼자였다면 벌써 당해서 쓰러졌을 거다!”
– 흥!
프랑스어를 이렇게나 능숙하게 한다고?
강성태의 시선을 외면한 강찬이 스마트폰에 집중할 때였다.
– 목적지는?
“북해에 지경그룹의 선박이 대기할 거다! 그 근처에 던져 주면 돼!”
– 그렇다면 수송기가 아니라 민간 항공기를 준비해야 하잖나!
“부탁한다, 바실리.”
– 하하! 우리 주연이 많이 급했군! 민간 화물기, 낙하산, 한국의 라면, 봉지 커피, 필요한 건 모두 준비해서 러시아의 능력이 어떤지를 제대로 보여 주지.
부탁한다는 말이 바실리의 마음에 걸린 모양이었다.
필요 이상으로 큰소리를 친 바실리가 대뜸 전화를 끊었다. 다행인 건 스페츠나츠를 어깨에 얹어 주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
오래된 성을 중심으로 물길이 빙 돌아 흐르고, 함정처럼 진흙 웅덩이가 깔렸으며, 주변으로 짙은 숲이 펼쳐진 집무실이었다.
창을 향해 앉은 제이어 반 할트는 그가 아끼는 골프채를 꺼내 천천히 닦았다.
골프라는 게 말이다.
프로 선수든, 싱글 치는 아마추어든, 18홀을 도는 동안 기세 좋게 밀고 나가야 하는 홀이 있고, 반대로 수세에 몰려 방어해야 할 순간이 있다. 방어에 집중해야 할 홀에서 무리하면 스코어 망가지는 건 물론이고, 단숨에 그날의 게임 전체를 망친다. 그리고 지금 제이어 반 할트는 수세에 몰려 방어에 치중해야 할 때였다.
[중국의 부주석 시야우덩의 발표와 함께 중국에서 파견한 요원들이 아프리카 평화유지군 본부에 도착했습니다.]그의 왼편 벽에 걸린 TV에서는 평화유지군 본부 활주로에 내려앉는 중국 전용기를 화면 가득 보여 주고 있었다.
망원 렌즈로 당긴 전용기에서 완벽하게 무장하고 복면까지 착용한 화이트 울프 대원들이 계단을 나섰고, 가장 앞에서 내린 지휘관이 장팔모 소령과 경례를 주고받았다.
[지금 도착한 인수팀의 지휘자가 중국 정보국의 서열 1위 양범 부장이라는 정보가 있으나 군복을 입고 인사하는 대원인지의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평화유지군 장팔모 소령의 곁에 있는 여성이 치료제를 개발한 닥터 로일입니다.]“끄응.”
신음을 토해 낸 제이어 반 할트는 닦고 있던 드라이버를 부러트릴 것처럼 세게 움켜쥐었다.
제이어 반 할트가 계획했고, 막대한 비용을 들였으며, 온갖 고생을 감당했는데, 그 끝에서 달콤한 결과물을 손에 넣은 건 빌어먹을 강찬이라는 사실이 그의 인내심을 갉아먹고 있었다.
시작은 정말 좋았다.
계획대로 움직였고, 흡족한 성과도 얻었다. 그러나 완벽하던 순간에 느닷없이 강찬이 튀어나오더니 원대한 계획을 무너트렸다.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한국,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치료제 대량 생산 국가로 지정된 중국 인수팀에게 샘플과 제조법이 전달되고 있습니다.]저게 누구 건데?
치료제는 제이어 반 할트의 마지막 계획이었다.
전쟁과 감염으로 죽음의 공포에 물든 세상의 끝에서 남은 이들을 살려 낼 유일한 방법, 저 치료제가 제이어 반 할트의 마지막 무기여야 했다.
“그걸 왜 네놈들이 정하냐고!”
억지로 분노를 삼키던 제이어 반 할트는 결국 들고 있던 드라이버를 거칠게 휘둘렀다.
부우-응. 퍼석!
창틀에 맞은 드라이버의 헤드가 흉하게 깨졌고, 샤프트가 토막 났으며, 창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문양이 완벽하게 찌그러져 제이어 반 할트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를 눈으로 보여 주고 있었다.
그사이 TV 화면에서는 정장에 마스크와 흰 장갑을 착용한 요원 두 명이 사각으로 만들어진 금속 상자를 받아 들었다.
[와-!]그리고 제이어 반 할트를 약 올리는 것처럼 TV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치료제 샘플과 제조법을 받은 중국 지휘관과 대원들, 요원들이 평화유지군을 향해 경례하면서 지켜보던 평화유지군 대원들이 터트린 함성이었다.
엄청나게 당긴 망원 렌즈 안에서 경례하는 지휘관의 눈이 붉게 물들어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담겼고, 함성 뒤에 한국어 구호가 들리면서 본부에 있던 평화유지군 대원들이 일제히 경례로 중국 대원들에게 답했다.
[약속되지 않은 상황이라 더욱 감동적인 모습입니다. 감사함을 표시한 중국 인수팀을 응원하던 평화유지군 대원들이 무사히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경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이어서 전문 보도 채널의 기자가 ‘세계는 하나입니다.’라거나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인류는 하나로 뭉쳐 헤쳐 나갈 것입니다.’ 따위의 멘트를 날려서 겨우 울분을 참는 제이어 반 할트의 속을 박박 긁었다.
리모컨을 잡은 제이어 반 할트는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처럼 TV의 전원을 꺼버렸다.
미국이 중동 전쟁에서 발을 뺀 거?
더는 그쪽에서 얻어먹을 게 없어서라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위로는 중국, 아래로는 일본, 두 나라가 일찌감치 한반도를 침 흘리던 상황이었고, 일본의 침략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미국 또한 얻어 낼 게 많아서 군침을 흘리는 지역이었다.
지정학적 위치도 대단해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어느 곳도 양보하기 어렵다. 결정적인 순간에 중국이 밀고 내려오면서 미국이 참전하는 게 제이어 반 할트의 계획이었다. 그렇게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동시에 감염이 번지면 지구에 사는 인원의 70퍼센트가 사망한다.
얼마나 쾌적해질까?
영원한 젊음을 누릴 획기적인 연구의 성과, 쾌적한 환경, 풍요로움,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 과학과 의학, 남은 건 쓸데없이 자원을 마구잡이로 소비하며 환경을 망치는 바퀴벌레 같은 종족들을 쓸어 내는 일이었는데, 그 원대한 계획을 강찬이 모두 망쳤다.
쳐다보는 것조차 역겨운 그 쥐들도 숫자가 너무 많아 삶을 위협받으면 일제히 바다로 뛰어들어 개체 수를 조절하는데, 짐승만도 못한 삶을 사는 것들의 숫자 좀 줄이겠다는데 그걸 이해 못 해?
눈매를 뒤튼 제이어 반 할트가 창을 바라볼 때였다.
조용한 노크와 함께 완벽하게 무장한 사십 초반의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후우. 그렇다면 우두머리 바퀴벌레는 뭘 하고 있지?”
“카자흐스탄의 쿠르차토프에서 늦게 출발한 바람에 네 시간 뒤에 한국에 도착 예정입니다. 그곳에서 중국의 화이트 울프와 러시아의 스페츠나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발할 요원들과 합류할 계획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 인간이 그렇게 시간을 허비한다고?
답을 들은 제이어 반 할트가 고개를 갸웃했다.
“확실히 비행기가 한국으로 향하고 있나?”
“러시아 영향권에 있는 나라에는 모두 우리 정보원이 있습니다. 공항 근처에서 직접 목격했고, 비행기에 오르는 사진까지 확보했습니다.”
그렇다면야.
보고를 받아들인 제이어 반 할트가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말대로 철저하게 준비했겠지?”
“시간 여유가 충분한 만큼 완벽하게 준비했습니다. 특히, 첨단 무기들을 과거 한국의 비무장지대에서 사용했던 부비 트랩 형태로 설치해 놓아서 잠입하는 순간, 누구도 살아남지 못합니다.”
“과거의 한국이라니?”
“러시아 스페츠나츠의 대원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내려온 방법입니다. 비무장 왕이라는 인물이 만들어 설치한 부비 트랩인데, 잠입하는 적을 상대하는 데는 최상의 방법입니다.”
한국의 비무장 왕?
가뜩이나 한국이라면 치가 떨리는 제이어 반 할트가 눈매를 찌푸렸다.
“지금 말한 인물이 아프리카에 아직 실존하지 않았나?”
“소말리아에서 손과 발목이 잘려 한국의 병원에 후송된 아프리카 평화유지군 훈련소 학장입니다.”
“한국의 병력을 상대로, 그것도 비무장 왕이라는 인물과 무슈 강의 관계가 있는데 그런 방식이 통하겠나?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한국에서는 그를 불명예 퇴임시켰고, 그가 사용하던 전술과 부비 트랩을 완전히 폐기했습니다. 현재 한국의 특수부대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어서 적들이 알 길이 없습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
제이어 반 할트의 표정을 읽은 남자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한국의 전설이 만든 부비 트랩으로 한국의 병력을 사살하는 방식입니다. 솔직하게 한두 놈 살아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렇게라도 상황을 전해 들은 비무장 왕과 놈들이 함께 피눈물을 흘렸으면 하는 소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자신 있나?”
“스페츠나츠가 얼마나 잔인하게 당했었는지 그때마다 부비 트랩을 직접 만들어 연구했었고, 함께 훈련하던 우리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합동 훈련 당시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일본 병력 다섯 명이 사망했을 정도로 완벽합니다.”
“흐음.”
워낙 자신 있는 설명이라 제이어 반 할트도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놈들의 동선을 확실하게 지켜봐. 한국에서 출발한다면 분명 우리 눈에 걸리겠지만, 흩어져서 출국하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감시가 어렵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목에 건 소총을 품은 남자가 몸을 돌려 나가는 모습을 제이어 반 할트는 묵묵하게 지켜보았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