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Blackfield: Deadline RAW novel - Chapter (65)
646화 불러 주시면 기쁘게 달려가겠습니다! (3)
부통령을 보낸 이용우가 VIP 라운지로 돌아온 다음이었다.
강찬은 이용우에게 자리를 권했다.
강철규, 곽철호, 윤상기, 이용우, 그리고 제라르와 빠스칼을 차례로 돌아본 강찬은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게르만의 집사라는 놈이 드러났으니 나는 제라르와 함께 정보총국장을 구하러 가겠습니다.”
“둘이서 되겠나?”
“그래서 오늘 부통령을 만난 겁니다.”
걱정이 앞선 강철규의 질문에 강찬은 최대한 존중하는 태도로 답을 내놓았다.
“오늘 만남으로 정부군이 뒤통수를 칠 확률을 상당히 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내일 오전에 팀을 둘로 나눠 반군 기지로 향했으면 합니다. A팀은 후티 반군 수장을 체포, 혹은 사살하는 임무고, B팀은 후방 지원과 헬륨3의 확보입니다.”
단 한 사람, 우리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빠스칼을 제외하고, 다들 강찬의 계획에 집중하고 있었다.
“내가 A팀, 제라르가 B팀을 지휘하는 것처럼 꾸밀 생각입니다. 실제로는 A팀은 학장님이, B팀은 곽철호 대령이 지휘해 주세요. 그 외에 세부적인 건 두 분이 의논하시고요.”
어떤 식의 계획인지 알아듣기는 했으나 반군을 상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작전이고, 거기에 강찬과 제라르, 단둘이서 문바키를 구하러 간다는 사실 탓에 VIP 라운지 안의 분위기가 무척이나 무거웠다.
“부원장. 나이를 먹으니 걱정이 늘었다고 이해해 주고, 두 사람이 정보총국장을 구하러 간다는 사실을 이렇게 말해도 되겠나?”
질문을 던진 강철규가 말끝에서 빠스칼을 보았다.
저놈이 혹시 우리 말을 알아들어서 정보를 넘기는 게 아닌가 하는 염려와 여차하면 알아서 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시선이었다.
“어떤 형태로든 정보가 새 나갔다고 판단되면 연락할 테니 알아서 처리해 주세요.”
강찬의 요청을 받은 강철규가 피식 웃었다.
멀뚱멀뚱 앉아 있기는 하지만, 혹여 우리 말을 안다면 빠스칼의 등골이 오싹했겠지 싶은 미소였다.
“이번 작전에서는 분명 이마나 심장을 뚫었는데도 달려드는 적이 등장할 겁니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에는 여기 있는 분들이나 우리 대원들이 감염될 위험도 있습니다. 그 점을 명심해서 지휘해 주셨으면 합니다.”
“흐음.”
이곳에 전투를 앞두고 두려워할 인물은 없다. 그런데도 신음처럼 들리는 숨소리를 흘릴 정도로 이번 작전이 주는 부담은 만만치 않았다.
그 직후였다.
우우우웅. 우우우웅.
세부적인 의논은 조금 뒤에 하라는 것처럼 강찬의 전화가 몸을 떨었다.
누구지?
스마트폰을 꺼내 번호를 확인한 강찬은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 천중명입니다. 전에 비무장팀 대원이었던 감성원이라는 분이 함께 있는데 괜찮다면 강철규 학장님과 통화를 했으면 합니다. 가능하겠습니까?
강찬은 강철규를 힐끔 보았다.
얼핏 생각하면 이곳의 분위기를 몰라서 엉뚱한 요청을 하는 것 같은데 천중명은 절대 이런 전화를 쉽게 생각할 인물이 아니었다.
“잠시만.”
강찬은 스마트폰을 아래로 내렸다.
“전에 비무장팀에 있던 감성원이라는 분이 통화를 원한답니다.”
비무장팀이라면 수십 년 전의 인물이겠다.
이름을 댄다고 기억할 수 있을까?
강찬의 의문과 달리 강철규는 그를 분명하게 기억하는 모양이었다. 피식 웃으려 했던 게 분명한 강철규의 웃음이 마치 우는 것처럼 보였다.
‘해도 되겠나?’
‘얼마든지요.’
강철규의 시선을 확인한 강찬은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함께 들을 방법이 있지 않나?”
노인네가 쑥스러워하기는.
피식 웃은 강찬은 스마트폰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다음 스피커폰 버튼을 눌렀다. 그런 뒤에 시선을 들었다.
“여보세요?”
강찬의 시선을 확인한 강철규가 나직하게 입을 연 직후였다.
– 멸공! 비무장 부대 136기 감성원입니다!
어느 시절에 사용하던 건지 모를 구호와 촌스러운 인사가 떨리는, 그러면서도 단단한 척하려 애쓰는 음성으로 건너왔다.
“잘 있었냐?”
– 예, 선배님. 연락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마치 대대장이나 연대장을 만난 신병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각이 잡힌 대꾸였다. 이런 식의 인사를 전하는 게 강철규는 부담스러운 모양이었다.
“통화하자는 게 안부를 전하려는 거였냐?”
– 아닙니다, 선배님. 체첸인으로 구성된 민간군사기업이 새로 생겼습니다! 그놈들이 아프리카와 아랍을 향해 움직였기에 혹시 신경 쓰실 일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 말씀을 드리려고 전화 통화를 부탁드렸습니다!
툭 던진 강철규의 질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답이 스마트폰을 통해 튀어나왔다.
체첸인으로 구성된 민간군사기업?
거기에 검은 미망인이 포함됐다고?
그 직후에 듣고 있던 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용우에게 쏠렸다.
“너는 그걸 어떻게 알았냐?”
– 레드워터라는 군사기업에서 소련 놈들을 상대하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내부 기밀이라 저와 레드워터 수장만 아는 사실이고, 미국 CIA는 물론이고,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간군사기업이라고 해도 그쪽 애들은 테러나 암살 위주로 움직여서 더욱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수준은?”
– 암살과 테러에 관한 한 특급으로 분류합니다.
특급이라고?
이용우의 고개가 불쑥 올라오는 순간에 다시금 시선이 그에게 달려갔다.
그런 놈들을 제거하고 여기까지 왔으니 좀 하는 모양이네?
강철규, 곽철호, 윤상기, 심지어 제라르의 표정이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 고맙다. 그건 그렇고, 너는 앞으로 계속 그곳에 몸담을 생각이냐?”
– 불러 주시면 달려가겠습니다.
이거야 원.
도대체 비무장지대에서 어떻게 생활했기에 양동식, 남일규, 그 외에 리비아 보복전에서 보았던 당시의 대원들이 다 이런 식으로 세월을 넘는 충성심을 보이는 걸까?
어려웠던 현실에서 생긴 끈끈함인지, 강철규라는 지휘관의 능력과 인품에 감동해서 나온 것인지 당장 알 길은 없었다.
“우리 어렵게 지냈다. 나도 이제 늙었고. 너도 그만 편하게 지내는 법을 익혀야지.”
– 아닙니다, 선배님!
“그러지 말고 이제는 편한 삶을 찾아.”
– 아닙니다! 불러 주시면 기쁘게 달려가겠습니다!
매달리는 감성원의 저 마음이 고마웠을까?
스마트폰을 내려다본 강철규가 반 박자쯤 늦게 입을 열었다.
“내가 이곳에 있는 지휘관과 의논해서 연락하마.”
– 감사합니다, 선배님! 조만간 뵙겠습니다! 멸공!
신병처럼 쏟아 내는 감성원의 인사를 들은 강철규가 시선을 들었다. 통화를 마쳤다는 의미였다.
영감이 자꾸 시켜 버릇하네?
피식 웃은 강찬은 손을 뻗어 스마트폰을 집었다.
아직 통화가 연결된 상태였다.
“여보세요? 천 회장? 우선 의논한 뒤에 연락해도 되겠지?”
– 편하게 하십시오.
짧은 통화를 마친 강찬은 종료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는 이용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네가 그놈들을 상대한 덕분에 우리 일이 좀 더 쉽겠다.”
“예?”
“방금 통화에서 들은 체첸 민간군사기업 말이야. 그걸 만든 놈을 잡으면 일이 쉽게 풀릴 거 같은데? 정보총국장을 구하는 데도 도움이 되겠고. 그나저나 특급 수준의 암살범과 검은 미망인을 상대로 비행기를 지켜 내고 빠져나온 걸 보면 제법 능력이 있나 본데?”
강찬이 평소에 하지 않던 칭찬을 건넨 다음이었다.
“부끄럽습니다!”
이용우의 엉뚱한 대답이 튀어나왔다.
아이그, 저 뻔뻔한 자식!
그를 바라보는 시선에 담긴 감정이 대개 비슷했는데 대개는 기특하다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이용우의 엉뚱함 덕분에 긴장이 가득했던 VIP 라운지에 짧은 웃음이 돌았다.
***
이병렬은 은근 세심한 면이 있었다.
아침을 먹으러 가는 길에 주차장에서 내내 마음을 졸이고 있던 순천 조직 이막재와 고상래, 변기용을 불러 함께 식당으로 이동했다.
2층에 있는 매운탕 전문점이었다.
이왕이면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고 싶었다. 그러나 그곳에 자리하면 시선을 끌기 쉬운 데다, 덩치들 인상이 모처럼 관광 온 손님들에게 불쾌감을 주기 딱 좋았다.
강성태는 비닐을 씌워 놓은 테이블을 지나쳐 안쪽 방에 자리 잡았다.
“뭐 해? 들어와.”
“아닙니다, 형님. 저희는 이곳에 있겠습니다, 형님.”
“염병! 인상 더러운 놈들이 그러고 있으면 아침 장사 잘되겠다! 괜히 식사하러 온 손님들 불편하게 하지 말고 빨리 들어와.”
이병렬이 인상을 버럭 구기자 그제야 순천 조직 세 명이 조심스러운 태도로 방 안에 들어서서는 차례로 인사한 뒤에 자리에 앉았다.
“아, 이 새끼들이 진짜! 보스가 방에 들어온 이유를 몰라서 그래? 너희는 또 왜 거기 죽치고 있어?”
마지막으로 식당을 안내한 여수 조직 두 명을 불러들인 뒤에야 이병렬은 물메기탕을 인원수대로 주문했다.
밑반찬이 들어올 때였다.
우우우웅. 우우우웅.
바지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강성태의 스마트폰이 몸을 떨었다.
액정에서 조태완의 이름을 확인한 강성태는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강성태입니다.”
– 보도 봤다. 식구들 불렀다는 소식도 들었고. 무슨 일이야?
“여수에 넘긴 진통제 성분의 약에 독성이 강한 약을 숨겼던 모양입니다. 상황으로 봐서 문상국도 몰랐던 것 같은데 만약 독한 약이 풀렸다면 반드시 사망자가 나옵니다.”
호텔에서의 상황을 직접 보았던 여수 덩치 둘이 움찔하면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 후-. 그렇다면 진짜 큰일인데? 그나마 방송 기자를 구한 게 우리 보스고, 그게 실시간으로 뉴스를 탄 게 불행 중 다행이다. 그래서 동생들은 왜 부른 거야?
지금까지 무슨 말을 주고받은 건가 싶을 정도로 맥 빠지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미련해서라기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워낙 빠르게 상황을 전달하다 보니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 나온 질문처럼 들렸다.
“말씀드렸던 대로 독성이 강한 약이 풀렸다면 누군가는 죽습니다. 그래서 식구들 도움을 받아 약을 사 간 놈들을 잡으려고 합니다.”
– 아!
이제야 강성태의 의도를 완벽하게 이해한 모양으로 조태완이 나직한 탄성을 터트렸다.
– 혹시 내가 도와줄 게 있어?”
“호텔에서 조대광이라는 인간을 좀 심하게 두들겼습니다.”
– 조대광? 여수 삼치 조대광 말이지?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쪽에서 약 사 간 놈들 찾으면 소란이 있을 거 같습니다.”
– 알았다. 그런 거 해결하라고 내가 있는 거니까 그 두 가지는 나한테 맡겨. 다른 건?
“그 외에 아직 특별한 건 없습니다.”
강성태의 답이 건너간 직후에 안도하는 듯한 조태완의 숨소리가 스마트폰을 통해 들렸다.
– 하여간 보스도 정말 쉴 틈 없이 산다. 보스 실력이야 누구보다 내가 잘 알지만, 그래도 몸조심해야 하는 거 잊지 마.
“감사합니다.”
조태완의 당부와 강성태의 인사를 끝으로 통화를 마쳤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것처럼 뚝배기에 담긴 물메기탕이 인원수대로 줄줄이 들어왔다.
입술을 유난히 진하게 칠한 아주머니 두 명이 쟁반을 밀어 넣고는 강성태를 힐끔거렸다. 도대체 정체가 뭔데 멀끔하게 생긴 강성태를 깡패들이 이렇게 조심하는지, 그게 궁금한 눈치였다.
“광주나 부산에서 달려온다고 해도 시간이 걸려. 그때까지 기다릴 거 없이 밥 먹고 가까운 곳에 있는 놈들 먼저 찾으러 갔으면 싶은데 어때?”
“보스가 버튼 누르면 달려가는 거지, 무슨 말이 필요해?”
보스가 뭐야?
대화를 듣기는 했으나 쟁반을 든 아주머니는 여전히 강성태의 정체가 궁금한 눈치였다.
***
돼지갈비와 김치, 라면으로 저녁을 먹은 곽대출은 소말리아의 외곽 지역 마리그에서 단기 천국 관광을 다녀왔다.
에어컨이 없어도 좋다.
특급 호텔의 안락한 침대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곽대출의 간절한 바람을 뚝 자른 건 주인영이었다.
임시 막사의 간이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주인영은 구석의 책상을 끌어내 휴대용 스탠드를 켜고는 곽대출과 마주 앉았다. 그런 뒤에 가져온 가방에서 두툼한 파일을 꺼냈다.
이게 뭐지?
곽대출이 책상에 놓인 파일과 주인영을 번갈아 볼 때였다.
“마리그 발전을 위한 제안서인데 지경 기획실이 가장 필요하다고 여긴 건 이곳 아이들의 교육이에요.”
“교육? 여기는 코흘리개도 바다에 나가 폐기물 사이를 잠수해. 그렇게 뭐라도 건져야 살 수 있으니까. 당장 배가 고픈 아이들을 붙잡기도 어려울뿐더러 붙잡는다고 해도 부모들이 가만있지 않아.”
서류의 첫 장을 넘기던 곽대출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투로 대뜸 반론을 꺼낸 다음이었다.
“현장에 나오시더니 또 급해졌네요? 그러지 말고 제안서 3페이지를 보세요. 교육 시설에 아이를 보내는 가정에 아이 한 명당 매달 미화로 30달러를 지원할 계획이에요.”
“뭐?”
책상에 켜 놓은 휴대용 스탠드에 의지해 곽대출은 급하게 제안서의 3페이지를 펼쳤다.
미화 30달러면 우리 돈으로 대략 4만 원 위아래였다. 그러나 한 달 수입이 20달러에 불과한 가정에서는 눈이 돌아갈 수입이었다.
16세에 결혼해 평균 수명이 50인 마리그에서는 가정마다 아이들이 서넛은 기본이었다.
자녀가 셋이면 90달러, 넷이면 120달러다.
이 정도면 자녀가 적은 가정에서 오히려 탄식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이 정도 지원이라면야…….”
되겠다. 아니 무조건 된다.
그렇다고 돈을 이렇게 무작정 풀어서 될까?
“교육은 18세까지예요. 19세 이상은 환경 정화 사업에 지원해 일하도록 할 계획이에요. 환경 정화 사업에 나오는 남성 근로자에게는 8시간 근무에 일당 12달러를 지급하고, 근로자와 교육 시설의 학생들을 위한 식사와 간식을 만드는 여성에게 하루 10달러를 지급하는 거예요.”
“이거 주 과장이 짠 거야?”
“지금은 팀장이에요. 기획실 아프리카 지원팀 팀장.”
자부심 넘치는 표정에 적당한 애교와 미소를 담은 주인영이 답을 하고 난 뒤였다.
음흉한 표정을 지은 곽대출이 손등으로 코를 슬쩍 문질렀다.
“미쳤어요?”
“왜-애? 주인영 팀장 쏙 빼닮은 딸 하나 얻는 게 내 소원인 걸 몰라서 그래?”
곽대출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을 때였다.
급하게 달려오는 발걸음과 무기 쩔걱대는 소리가 들렸고, 이어서,
“부회장님!”
도깨비 대원의 급한 부름이 임시 막사 밖에서 들렸다.
홱, 표정을 가라앉힌 곽대출이 얼른 움직여서 임시 막사의 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야?”
“낮에 지원 차량을 노린 하라데레 해적 놈들이 있었나 봅니다. 구르카 용병들과 무기를 보고 달려들지 못했던 모양인데 대신 마이야르를 납치해 갔답니다.”
잠시 답이 없던 곽대출이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렸다.
지금 그는 완벽하게 지경그룹 부회장이었고, 또 도깨비 대원의 표정과 눈매를 하고 있었다.
“마이야르는 아직 15살이야. 이런 식의 납치 결혼이 가끔 있다고는 하던데, 나는 그런 꼴 못 봐.”
“알았어요.”
웃어 주려 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주인영은 두려움과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프리카 지원팀 팀장으로 하라데레의 해적들이 얼마나 잔혹하고 거친 인간들인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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