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Blackfield: Deadline RAW novel - Chapter (73)
654화 나머지는 알아서 처리해 (2)
강태산과 이준호, 살로이는 의무대에서 준비한 병실에 들어섰다. 예상했던 대로 강태산 일행을 기다리던 의료진에 로일 박사와 그의 동료가 포함되어 있었다.
기분이 별로인데?
“캡틴 강은 이쪽이에요.”
세균 덩어리를 상대하는 것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방역복을 뒤집어쓴 로일 박사가 세 사람에게 침대를 지정해 주었다.
침대마다 투명 비닐로 완벽하게 포장해 놓았고, 거기에 여러 가지 기계가 잔뜩 놓여 있었다.
“샤워도 안 됩니까?”
“기본 검사만 끝내고요. 바로 결과가 나오니까 그 뒤에 하세요.”
감염의 위험에서 대원들을 지키겠다는 뜻이라 강태산은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군복에서 환자복으로 갈아입었다.
굵직한 흉터들과 이번 전투에서 생긴 자잘한 상처들을 환자복으로 가린 다음이었다.
로일 박사와 그녀의 동료들이 세 사람의 혈압과 체온을 체크했고, 이어서 피를 뽑았다.
“혹시 평소와 다른 증상이 있어요?”
“정확하게 뭘 말하는 겁니까?”
“갑자기 열이 올랐다가 떨어진다거나, 어지럽거나, 구토, 복통, 인후염, 눈앞이 흐려지는 현상 같은 거요.”
평소 딱딱하던 로일이 어쩐 일인지 사근사근하게 들리는 음성으로 답을 주었다.
“없었습니다.”
혈액이 담긴 앰풀을 뒤로 놓은 로일이 우주복처럼 보이는 방역복 안에서 강태산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강태산은 눈가를 좁혔다. 그리고는 로일의 인사를 편한 대로 해석해서 받아들였다.
아포코 기지 근처에서 무전을 들었을 테니 어떤 아픔을 감당했는지 대강 알겠다. 거기에 웅덩이 근처에서 벌어졌던 전투를 어느 정도는 목격했었고.
한숨을 내쉰 로일이 강태산의 손을 향해 시선을 내렸다.
대충이나마 닦은 덕분에 흙가루와 파편들이 지워진 만큼 얼굴과 목, 손에 생긴 자잘한 상처들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시선을 떨궜던 로일이 위생복 장갑을 낀 손으로 강태산의 손을 조심스럽게 덮었다.
뭐 하자는 거지?
성격이 강한 여자였다. 자존감 역시 말하면 입 아픈 수준이고.
초록빛 눈동자에 담긴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 강태산이 빤히 바라보는 앞이었다.
“나는 몰랐어요. 솔직히 지금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고요.”
“뭘 말하는 겁니까?”
“당신도, 대원들도 죽음을 원하는 건 아닐 텐데, 어쩌면 두려웠을 텐데, 어떤 사명감과 책임감이 당신과 대원들을 그렇게 몰아세우는 건지요.”
마치 손을 향해 말하는 것처럼 생각을 전하던 로일이 강태산을 향해 초록빛 눈동자를 들었다.
“내게 군인은, 특히 당신처럼 강한 군인은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그만큼 거부감도 있어요. 영국이 우리에게 했던 침략과 학살에 관한 역사 때문일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알았어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도 목숨 걸고 싸운다는 사실을요.”
로일의 말이 끝난 직후였다.
“닥터 로일! 세 사람의 혈액에서 아메바나 기타 세균 감염은 발견되지 않았어. 깨끗해!”
비닐 바깥에서 기계를 들여다보던 그녀의 동료 한 명이 커다랗게 소리쳤다.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확인했던 로일이 다시금 시선을 가져왔다.
“무사하게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 이제 검사가 끝났으니 상처를 치료할 거예요.”
방역복을 뒤집어쓴 탓에 눈과 그 아래 코의 중간까지만 보이는 로일이 처음이구나 싶은 미소를 보여 주고는 몸을 돌렸다.
***
곽대출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곽대출입니다.”
“나는 그저 용병으로 떠도는 사람이고, 부회장님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역할이라 이러시면 오히려 내가 어렵습니다.”
당황한 기색으로 입을 연 감성원이 곽대출보다 더 깊게 상체를 숙였다.
누가 더 깊게 숙이나 보여 주는 것처럼 상체를 숙인 상태에서 두 사람은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런 뒤에 몸을 세운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한 상태로 의미 있는 미소를 주고받았다.
“앞으로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도움 청하겠습니다.”
“이러시면 안 된다니까요.”
“선배님. 저 도깨비 출신입니다.”
“특작부대 말씀하시는 거지요?”
“예.”
반가운 모양이었다.
아직 마주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상태였는데, 도깨비 출신이라는 말을 들은 감성원이 붙잡고 있던 곽대출의 오른손에 왼손마저 얹었다.
“비무장지대에서 활약하던 선배님들에 관해서는 간혹 들었습니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활약상도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많이 가르쳐 주십시오.”
피라는 게, 조국이라는 게 뭔지.
암울했던 시기를 기억해 주고, 그 뒤를 이어서 훈련했던 후배를 만난 감성원의 눈시울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뿌듯하고 대견해하는 감정을 애써 누르는 게 분명했다.
“여기 있는 직원들 모두 도깨비 출신입니다. 이쪽이…….”
곽대출은 한 명씩 직원들을 소개했다.
“감성원입니다.”
“선배님을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곽대출이 소개하는 직원들과 인사를 나눌 때마다, 감성원은 마치 과거 비무장지대에서 고생했던 시절의 보상을 받는 듯한 표정이었다.
길지 않은 인사를 마친 뒤였다.
감성원이 곽대출을 향해 몸을 돌렸다.
“제가 두 가지 소원을 늘 품고 살았습니다. 하나는 꿈에서라도 좋으니 모시던 분을 다시 만나는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죽기 전에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뜻밖의 말을 꺼냈던 감성원이 곽대출과 대원들을 향해 깍듯하게 고개 숙였다.
“선배님?”
“선배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아니, 그보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하겠습니다.”
상체를 세운 감성원이 뜻을 밝히고는 막사 위로 시선을 돌렸다. 소말리아의 마리그 해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를 그는 꽤 오래도록 지켜보았다.
***
콩고민주공화국 음반다카 공항에 도착한 김형정은 오랜 비행으로 멍해진 정신을 수습하고자 고개를 흔들었다.
결국, 여기까지 왔다.
비행기 창으로 보이는 하나짜리 활주로는 이착륙이 의심스러울 만큼 짧았고, 그 주변은 커다란 사각형 구조의 시멘트를 연결해 마감한 공항이었다.
주변을 둘러싼 황토와 잡초, 일 층짜리 상가라고 하면 적당할 수준의 공항 건물을 보며 김형정은 콩고민주공화국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희한하게 이곳은 남자와 여자, 젊거나 나이 든 사람 모두 울긋불긋한 천으로 몸을 휘감았는데 30인승 비행기를 탄 사람들 모두 비슷한 모양새였다. 그나마 먹고살 만한 여유가 있으니 비행기를 탔겠다만, 승객들의 몸과 낡은 비행기 좌석에서 올라오는 역한 냄새를 견디는 게 김형정은 힘겨웠다.
이런 곳에서 싸우고 있었던가? 평화유지군은?
군사종합학교와 평화유지군 본부가 있는 반둔두는 여기에서 또 승용차로 네 시간을 더 가야 한다고 들었으니 어쩌면 이보다 더 힘겨운 환경일 수 있겠다.
뚝딱이는 영어로 도착을 알리는 방송이 나온 직후에 승무원이 비행기의 문을 열었다. 후욱, 비행기 안으로 날아드는 흙가루와 역한 냄새에 속이 뒤집혔으나 김형정은 내색하지 않았다.
적응할 거다.
비록 국가정보원에서 밀려나 이곳까지 왔지만, 조국을 위해 일하기 위해서라도 버틸 거다.
선글라스를 낀 김형정은 신광선과 함께 손가방을 들고서 문으로 움직였다. 검은 피부의 승무원이 건네는 인사에 고개 숙인 김형정은 비행기에 붙은 계단을 향해 밖으로 나섰다.
뭐지?
몇 개 되지 않는 계단 앞에 완전 무장 한 군인 세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앞에 선 대원은 베레모를, 뒤에 두 명은 헬멧을 착용했는데 세 사람 모두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시선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베레모를 쓴 대원이 동양인인 것만은 분명했다.
신광선을 돌아본 김형정은 긴 비행에 구겨진 정장 바지와 셔츠 차림에 재킷과 가방을 들고서 아래로 내려갔다.
“김형정 본부장님이십니까?”
세상에!
세 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타면서 꼬박 하루를 날아 도착한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의 음반다카 공항에서 우리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그게 또 이렇게 반가울 줄은 더더욱 몰랐고.
“제가 김형정입니다. 이쪽은 신광선 팀장이고요.”
“평화유지군 이조섭 중위입니다. 두 분을 본부까지 안내하겠습니다.”
본인을 소개했던 이조섭이 시선을 돌렸다.
뒤편에 헬멧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대원 두 명은 확실히 아프리카 출신으로 보였다. 그런 대원 두 명이 시선을 받고는 몸을 돌려 비행기 옆쪽으로 움직였다.
소총을 아래로 내린 자세, 방탄조끼의 뒤편에 아치형으로 새겨진 ‘Africa Peace-Keeping Forces’라는 영어, 몸에 걸린 무기들이 김형정의 눈에 새삼스럽게 들어왔다.
앞선 이조섭을 따라서 김형정과 신광선은 공항 건물 앞을 지났다. 건물 앞에 선 사람들이 신기하듯 바라보는 앞이었다.
김형정은 프로펠러의 끝을 늘어트린 채 서 있는 헬리콥터를 보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비행도 지긋지긋하지만, 그래도 자동차로 네 시간 달리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일행을 확인한 것처럼 ‘우우우-웅’ 하고 울었던 헬리콥터가 프로펠러를 힘차게 돌리기 시작했다.
상체를 숙인 김형정과 신광선은 이조섭 중위의 안내대로 헬리콥터에 올랐고, 벨트를 몸에 걸었으며, 커다란 헤드셋을 착용했다. 이어서 대원 두 명이 김형정과 신광선의 좌우로 올라타서 바깥을 경계했고, 이조섭은 부기장석에 올랐다.
– 출발하겠습니다.
헤드셋으로 이조섭의 음성이 들린 다음이었다.
두크두크두크두크.
프로펠러를 힘차게 돌린 헬리콥터가 엉덩이를 들썩이는 것처럼 떠올라서는 방향을 틀었다.
– 반둔두까지 도착하는 데 대략 30분가량 걸립니다.
– 감사합니다.
군용 헬리콥터에 앉은 김형정은 복잡한 심정으로 바깥을 내려다보았다.
증평 특수팀을 지원하는 동안, 아프리카 전투에 관해서는 참 많이 들었었다. 강찬과 함께 유니콘 발표 회장에서의 폭발을 감당한 것을 시작으로 국제빌딩 테러를 진압했었고, 이후에도 무수히 많은 작전에서 지원 업무를 맡았었다.
두두두두두두두.
울퉁불퉁한 아래쪽 지면을 빠르게 달려가는 헬리콥터 그림자를 보며 김형정은 강찬을 떠올렸다. 누리려고 했다면 아마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여유 있는 삶을 즐기는 사람이 되었을 거다.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죠.”
강찬은 알고 있었다.
그가 외면하면 겨우 체급을 올려놓았던 대한민국이 다시금 얻어맞을 거라는 사실과 실제로 그러한 계획이 은밀하게 진행된다는 점을 말이다.
애국?
솔직히 말하자. 강찬에게는 그런 거 별로 없어 보인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두려울 때가 많았다.
더러워서 안 해. 그러니까 너희끼리 알아서 해 먹어.
그 한마디를 뱉고 한국을 떠나면 프랑스는 맨발로 뛰쳐나와 강찬을 받아들이려 애쓸 테고, 영국, 미국, 심지어 중국과 일본은 간이라도 빼 줄 것처럼 달려들 게 분명했다. 그런데도 강찬은 대한민국을 위한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왜 그런지 대강 짐작한다.
먼저 간 대원들과 송창욱 같은 사람들이 죽어 가면서 건넸던 당부와 열정을 외면하지 못해서일 거다. 그는 그런 남자니까.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강명구와 같은 대원들이 ‘제발 포기하지 마십시오.’라며 남긴 마지막 당부가 비수처럼 강찬의 심장에 박혀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하겠다.
뭔지 모를 사명감에 김형정이 이를 지그시 깨물 때였다.
옆자리에 앉았던 신동선이 스마트폰을 슬며시 내밀었다.
[문자 확인하는 대로 빨리 연락해.]누군데 이렇게 일방적인 지시를 내려?
액정을 확인한 김형정을 향해 신광선이 입 모양으로 ‘레벨 원’이라는 말을 건넸다.
국가정보원 원장이 직접 보낸 문자였다.
온갖 수모와 망신을 퍼부어서 내쫓아 놓고 당장 급하니까 찾는 꼴이라니.
망신과 수모만 줬나?
경비를 개인적으로 썼다는 모함은 애교고, 심지어 여직원을 어쨌다니 하는 말까지 지껄였다고 들었다.
‘놔둬.’
김형정은 고개를 짧게 저었다. 보나 마나 기세 좋게 직위 해제 시킨 부원장 강찬에게 뭔가 부탁하라는 요구일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
덜컹! 덜커덩! 덜컹!
울퉁불퉁한 도로의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강철규와 윤상기, 대원들의 몸이 그에 따라 일정하게 흔들렸다. 적재함 위쪽을 장갑차처럼 철판으로 덮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고, 다시 그 위를 시커먼 비닐로 덮어서 누가 봐도 화물을 수송하는 트럭으로 보이도록 꾸몄다.
그 안에 타고 있는 건 완벽하게 무장한 평화유지군 대원들이었다.
특수부대 아니고, 정규군도 아닌 반군이 평가하는 평화유지군은 지옥에서 달려온 저승사자 느낌일 텐데, 전투 경험이 풍부한 대원들의 표정과 눈빛에서 서서히 긴장이 피어나고 있었다.
툭 날아든 총알, 막지 못한 알라의 요술봉, 몸에 두른 다이너마이트, 바닥을 구르는 수류탄에 동료를 잃은 경험이 대원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더구나 이번은 죽어서도 달려들지 모르는 괴물마저 있다는 상황이라 이전과 긴장의 강도가 확실히 달랐다.
덜컹.
또다시 트럭이 흔들린 뒤였다.
“학장님.”
윤상기가 내민 패드를 향해 강철규는 시선을 내렸다.
세상 진짜 많이 변했다.
전 같으면 종이로 된 지도를 펼쳤을 텐데, 지금은 이렇게 패드를 들고서 이동하는 트럭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거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감시 위성에서 촬영한 적의 상태를 달리는 트럭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2 정보팀에서 보낸 위치입니다. 반군 수장 후티가 이곳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답니다.”
강철규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상하다던 임시 건물은?”
“반군 수장이 있는 곳에서 1킬로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윤상기가 액정에 올라온 지도의 한 곳을 검지로 가리켰다.
“10분 뒤에 도착입니다. 학장님만 괜찮다고 하시면 이곳과 이곳, 두 곳에서 동시에 밀고 들어가는 게 가장 효과적일 거 같습니다. 이 도로만 우리가 확보할 수 있다면 반군 수장이 쉽게 다마르로 도주하지 못합니다.”
지도를 내려다보던 강철규는 잠시 말이 없었다.
“반군이 군복을 입은 것도 아니고, 다마르에서 많은 숫자가 내려오면 먼저 도로를 점령한 팀이 위험해질 거 같은데, 이렇게 하면 어떨까?”
말을 마친 강철규는 반군에게 향하는 도로 두 개의 중간을 검지로 가리켰다.
“두 개 팀이 이곳에서 밀고 들어가. 그리고…….”
이어서 강철규는 두 개의 도로 사이를 검지로 쭉 그었다.
“후티 체포팀이 이곳을 가로질러 들어가는 게 가장 효과적일 거 같은데?”
후티 체포팀을 인솔하겠다는 강철규의 의도는 분명했다.
덜컹. 덜커덩.
흔들리는 트럭 안에서 윤상기는 쉽게 답을 내놓지 못했다.
강철규가 말한 중간을 가로지르려면 세 곳의 건물을 지나쳐야 한다. 반군이 차지한 게 확실한 건물 말이다.
‘양보해 줄까?’
윤상기가 체포팀을 인솔하겠다고 해 봐야 강철규는 절대 양보할 인물이 아니었다.
아끼던 수사자를 잃은 나이 든 맹수, 독기와 분노마저 눈빛 저 아래로 갈무리하는 강철규가 윤상기를 바라보며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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