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1
손대는 가수마다 모두 실패한 마이너스의 손, 강윤.
사채업자에게 쫒기다 결국 사랑하는 동생도, 삶도 잃고 죽음을 맞는다.
그러나 우연을 계기로 다시 얻은 10년…
다시 얻은 삶에서, 이번엔 최고의 기획자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3류든, 1류든 그의 손을 거치면 신화가 된다!!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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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우리 돈은 언제 갚으실 건데요, 이강윤 고객님?”
“…..”
우락부락한 어깨와 등빨의 남자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손에 긴 파이프와 방망이를 들고 험악한 인상을 하고 있었다. 그들 중 한 남자가 나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손을 내밀었다.
“벌써 3달째입니다, 이강윤 고객님아. 이자라도 주겠다고 말한 지가 언젠지도 모르겠네요?”
“이번만, 이번만 봐주신다면….”
“허허허허. 이 고객님 이거 안 되겠네. 사채 처음 써보시나? 여보세요. 지금 밀린 이자만 3천이에요, 3천. 더 밀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우리 고객님?”
“아니, 저번 달까지 천만 원이었는데 어떻게 3천이….”
“우덜식 계산법을 아직도 모르시네. 오늘은 그냥 갈 순 없고, 얘들아. 챙겨라.”
그들은 인정사정없었다.
물론, 내 몸에는 털끝 하나 손대지 않았다.
그러나….
“아, 안돼!! 그건 안 돼요!!”
“허허. 오늘은 그냥 못 간대도? 어딜 만져?”
퍼억!! 덩치 큰 남자는 나를 거세게 밀쳐냈다. 난 우당탕 소리와 함께 책상에 부딪쳤고, 그 사이에 사채업자들은 책상에서 건물계약서며 사무실의 돈 될 만한 문서를 모조리 쓸어갔다.
“안돼!! 이 개자식들아!! 그건 안 된다고!!”
“아니, 이 자식이.”
퍼억!! 퍽퍽!!
책상이고 의자고 저들은 인정사정없이 때려 부쉈다. 난 다리를 붙잡고 매달렸지만, 몽둥이에는 장사가 없었다. 저들은 사정없이 나를 밀치고 붙잡았다. 그나마 몽둥이찜질을 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저들은 이미 나의 마음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렸다.
“흠. 이 정도면 이자 정도는 어찌어찌 되겠네요. 이강윤 고객님. 그럼 다음 달에 뵙지요. 가자.”
사채업자들이 썰물같이 빠져나가고, 사무실에는 홀로 덩그러니 남았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사무실에 홀로 남으니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이런 젠장!!!”
빈 사무실에서, 나는 한없이 소리를 질렀다.
그 처절함이 사무실을 가득 메웠다.
.
.
.
사채업자들이 보증금을 빼버리는 바람에 사무실에서도 쫓겨나 갈 곳이 없었다. 집 얻을 돈까지 모조리 투자해 사무실을 얻었건만…. 자금 부족으로 사채까지 끌어다 쓴 게 화근이었다.
그리고.
엎친 데 덮친 걸까.
“사장님. 저 가수 그만둘게요….”
“아니, 윤희야. 너까지 왜 그러니. 너라도 열심히 해서 잘 돼야지.”
“지금까지 사장님 말만 믿고 2년을 굴렀어요. 그런데 차트 진입은커녕 행사도 제대로 못 다녔어요. 이렇게 세월만 보내느니 대학이라도 가서 제대로 음악을 배우는 게 낫겠어요. 계약서에 해약금은 없었으니 문제 될 거 없죠?”
한 명밖에 남지 않은 가수, 윤희마저 사무실이 사라진 그 날, 날 떠나갔다.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하긴, 월급조차 주기 힘든 사장 밑에서 누가 일을 하려고 할까.
사무실도, 집도 없는 내가 갈 곳이란 없었다. 그냥 정처 없이 걸을 뿐이었다. 이대로 다음 달이 되면 사채업자들이 장기라도 팔 기세였지만 이미 자포자기해버렸다.
그래, 될 대로 돼라지….
“이보시오, 총각.”
그런데 정처 없이 길을 걷던 중.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내가 배가 고파서 말인데, 국밥 한 그릇만 사주겠나?”
서울역에서 볼법한 노숙자 한 명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평소에 적선 한 번 하지 않는 나였지만 지금은 이상하게 주머니에 손이 들어갔다. 죽을 때가 다 된 것이었을까. 마침 주머니에 잡히는 종이가 하나 있었다. 꺼내보니 파란 배춧잎 한 장이었다.
그래. 이까짓 거 있어서 뭐하냐.
나는 만 원짜리를 바로 노숙자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노숙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고맙네, 고마워. 이걸로 국밥 한 그릇은 사 먹을 수 있겠어.”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노숙자는 헐레벌떡 뛰어가 버렸다. 담배 빌릴 때 외에 활기를 보이지 않는 노숙자들이라지만 이 사람은 특이했다. 난 빈 주머니에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다시 뒤돌아섰다.
그런데 날 다시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보게, 총각.”
다시 돌아보니 아까 그 노숙자였다.
“혹시 원하는 게 있는가? 내 정신없어서 그냥 갈 뻔했군.”
내가 노숙자에게 원하는 게 뭐가 있겠나.
나는 괜찮다며 그냥 웃어버렸다.
“그러지 말고,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봐. 다 들어줄게.”
“푸풉.”
그 말이 나를 웃겼다. 이 노숙자가 나더러 뭐라 하는 건지. 그래, 돈을 줄 수 있나, 뭘 할 수 있나. 이 지옥을 벗어나게 해 줄 수 있나.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우스웠다.
“그냥, 다시 시작하고 싶네요. 처음부터 다시.”
“그게 소원인가?”
“그렇죠. 이번에 다시 시작한다면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은데…. 말도 안 되는 일이죠. 그럼 국밥 맛있게 드세요.”
만 원짜리 한 장에 행복한 미소를 짓는 노숙자에게 나도 모르게 푸념을 해보았다. 다시 시작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 마이너스, 이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별명을 바꿀 수 있다면 말이다.
매니저 생활 7년. 그 시간 동안 이 바닥에 있으면서 돈과 인맥을 모았고, 결국 기획자로 전향했다. 가수를 기획하는 일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즐거운 일이었다. 처음에 큰 성공을 거두어 매니저에서 기획자로의 전향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대형 기획사에서 기획자가 된 이후, 대형 가수를 감당하게 되었다. 5인조 남자 가수였는데, 4집을 성공하고, 5집을 내려는 시점에 내가 이 가수의 앨범을 기획하게 되었다. 그런데 결과는 대실패. 게다가 맴버와 기획사의 다툼, 그리고 멤버와 팬의 스캔들 등 악재들이 겹쳐 그룹 자체가 해체되는 결과를 낳았다. 운도 없었지만 중요한 건 5집이 실패했다는 데 있었다.
더더욱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신인가수부터 중견 가수까지 누구를 맡건 악재들이 끊이질 않았다. 앨범을 내면 앨범들은 줄줄이 망했다. 중견 가수들은 이전에 없던 실패에 돌출행동까지 일삼아 이름에 치명타를 날렸다. 이런 일들이 3년간 계속되었다.
그 이후, 나에게 붙은 별명이 마이너스의 손이었다. 결국, 이 세계에선 매장이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그동안 모은 돈, 융자에 사채까지 끌어 모아 다시 가수를 기획해 내놓았지만, 결과는 사채 빛만 남고, 가수는 관두고 난 다시 실업자 신세…….
이번에야말로 난 진짜 퇴출이었다.
“캬. 난 이대로 끝인가.”
길에서 주운 담배 하나를 물고, 마포대교에 섰다.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사람들의 성지라고까지 불리는 그곳이다. 자신도 없고, 무엇을 할 마음도 안 들고…. 남은 건 이 길뿐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그만두면 내 동생은…?
“희윤아….”
동생의 이름을 불러봤다. 그러나 메아리도 없는 한강은 정이 없다.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하는 내 동생은 내가 없으면 누가 돌봐야 하나? 마포대교 앞에 서도 난간에 오르지도 못했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고 살고 싶어도 살 방법이 없다. 난 어떻게 해야 하지?
눈가에서 저절로 눈물이 났다.
지이이이잉—-
그런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요즘 오는 전화라곤 사채업자나 하나밖에 없는 친구, 희윤이 외에는 없다. 그런데 전혀 알 수 없는…. 잠깐. 이건 병원 번호다.
“여보세요?!”
[이희윤 씨 보호자 되십니까?]“네. 그런데요.”
[희윤 씨가 지금 위독합니다. 투석 기간이 한참 지나 길에서 쓰러져….]머리가 하얗게 세 버렸다. 다른 생각 따윈 나지 않았다. 희윤이, 희윤이가 위독하다니!!
지금 가장 빨리 가는 길은 택시밖에 없다. 방향은 반대차선이다. 그렇다면 저쪽으로 넘어가야 했다. 건널목은 저 멀리 있다. 그러나 급한 마음에 나는 무단횡단을 감행했다.
끼이이이이익—–!! 퍼어어어어억!!
차도 중간에서 난 거대한 트럭에 부딪혀 하늘로 붕 날아올랐다. 눈앞에 파노라마같이 무언가가 지나갔다. 삶의 순간이 한순간에 비친다는 그 무언가였다. 그때야 난 느꼈다. 이렇게 내가 죽는다는 걸….
‘진짜 이대로 끝인가. 그럼 희윤이는? 희윤이는……. 아 안돼…. 이대로 끝낼 순 없어…!!’
.
.
.
삐요삐요삐요!!
구급차가 급하게 차도를 가르며 병원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맥박이 줄어들고 있어요!!”
“강심제!! 강심제!!”
구급차 안은 급하게 돌아갔다. 점점 약해지는 심박 수, 그것을 살리기 위해 구급대원들의 분투는 눈물겨웠다. 그러나 그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윤의 숨은 서서히 지고 있었다.
‘다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삐이—–
강윤의 손이 바닥으로 떨구어지며 한 많은 시간은 그렇게 사그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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