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103
30화 – Hot Spring(4) >
“사장님, 나오셨습니까?”
윤상호 실장은 오후 늦게 출근한 유민성 사장에게 90도로 공손히 인사를 했다. 그러나 유민성 사장은 그를 본체만체하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유민성 사장이 방으로 들어가자 윤상호 실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 인간은 또 웬일이지?”
“돈 떨어졌나 보죠. 돈 떨어지면 한 번씩 오잖아요.”
윤상호 실장 옆자리의 여직원이 그의 말에 첨언을 달았다. 그녀도 마음에 안 들었는지 사장을 보는 눈초리가 곱지 않았다.
“아. 또 불려가겠….”
윤상호 실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장실 안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윤 실장!! 윤 실장!!”
투덜대던 윤상호 실장은 눈을 질끈 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분명 사장의 꼬장에 시달릴 게 뻔했다. 그걸 알았는지 남아있던 직원은 그를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윤상호 실장이 사장실로 들어가자 유민성 사장이 그를 거친 눈초리로 노려보았다.
“넌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 거야?”
“네? 그게 무슨….”
다짜고짜 유민성 사장은 윤상호 실장에게 종이뭉치를 집어 던졌다. 사장이 올 때마다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당할 때마다 윤상호 실장의 자존심은 바닥을 쳤다. 그는 그저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가장의 비애였다.
“야, 이 XX야. 왜 김재훈이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거야? 니가 저번에 김재훈이 기사 내서 언플하면 입질이 올 거라며? 그런데 왜 지금까지 조용한데? 주둥아리 달렸으면 말을 해봐.”
‘니놈이 하자 그랬거든요?’
윤상호 실장은 기가 찼다. 김재훈 건은 계약이 끝나 더 말해봐야 소용없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게다가 월드 엔터테인먼트는 전 MG엔터테인먼트 사장인 이현지가 이사로 있었고 이강윤이라는 사람도 MG엔터테인먼트에서 잔뼈가 굵은 기획자 출신이니 가능하면 적으로 엮이지 말자고 건의했었다. 그런데 부득불 우겨대며 인터뷰까지 진행한 사람은 유민성 사장이었다.
“에이, 뭐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네. 밖에 있는 년이나 안에 있는 놈이나.”
“…..”
윤상호 실장이 한창 샌드백이 되어 화풀이를 당하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지금 이야기 중인 거 안 보여?”
방해받는 걸 가장 싫어하는 유민성 사장이 눈을 부라리자 여직원은 손을 부르르 떨면서 무언가를 내밀었다. 편지봉투였다.
“죄…. 죄송합니다. 그…. 그래도 정말 주…. 중요한 거라…”
“마음에 안 들어. 꺼져.”
여직원은 고개를 깊숙이 숙이며 인사를 하곤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나가고 유민성 사장은 거친 손길로 편지봉투를 뜯어냈다.
“조사할 것이 있으니…. 강남경찰서로 출석? 하?! 뭐어?!”
그가 받아 든 것은 출석요구서였다. 유민성 사장은 눈을 부릅떴다. 분명히 월드 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이라는 그 작자의 소행이 분명했다.
“허, 그래?! 저작권이고 나발이고 다 상관없다 이거지?! 허, 하!!”
생각지도 못한 출석요구서에 유민성 사장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누구야? 미친개를 건드리다니? 미쳤나?’
물건들을 집어 던지며 발광하는 유민성 사장을 말리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늘따라 회의를 느낀 윤상호 실장은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
사무실에서 이현지는 워드를 치며 통화 중이었다.
“네. 알겠어요. 그 사람, 거기서도 횡포였군요.”
이현지는 한번에 여러 가지를 처리하는 신기를 발휘했다. 그 모습이 신기했는지 정혜진이 그녀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시간이야 얼마나 걸려도 상관없어요. 합의요? 거기서 하겠다면 생각은 해보겠는데 수사관님에게 들어보니까 합의점은 없는 것 같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통화를 마치고, 이현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전화내용이 궁금했는지 정혜진이 쪼르르 그녀에게 다가왔다.
“저, 이사님. 경찰서인가요?”
“네. 피의자가 와서 소리만 고래고래 지르고 갔다더군요.”
“에에?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닐 텐데….”
“아뇨. 그 반대에요.”
이현지의 말에 정혜진이 의문을 표했다.
“네? 그러면 그 사람이 무죄란 말인가요?”
“진짜 목적은 그게 아닙니다. 유민성에게 심리적으로 압박을 주는 게 진짜 목적이죠.”
“심리적 압박? 진짜 목적?”
정혜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녀로서는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고소가 전부가 아니라니, 하지만 이현지가 더 설명을 해주지 않으니 알 길이 없었다.
“자자. 내일은 나도 자리에 없으니까 일이 많을 거에요. 내일 야근하기 싫으면 오늘 일 다 끝내놓고 갈 것.”
“에엑? 지금 제가 하는 사장님 일도 엄청나게 많은데요…”
“걱정 마요. 수당은 다 챙겨줄 테니까. 혹시 애인 있나요?”
“…회사에 뼈를 묻겠습니다. 아픈 데 찌르지 말아 주세요.”
정혜진은 입술을 삐죽거렸다. 한창때인 그녀였지만 옆구리는 아직 텅 비어있었다.
——————————
보통 매니저는 주로 담당하는 연예인을 전담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매니저가 부족해지면 다른 연예인의 매니지먼트를 지원하기도 하기도 했다.
지금, 김대현 매니저의 경우가 그랬다.
“오늘은 사장님 대신 재훈이 형을 맡으면 되나요?”
“네. 하얀달빛처럼 장비를 만질 일은 없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사무실에서 강윤은 김대현 매니저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이른 시간부터 출근해 김대현 매니저의 눈가에는 피곤한 기색이 보였다. 어제 하얀달빛의 공연이 늦게 끝나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게 피곤했다.
“재훈이가 평상시에는 민감하지 않으니 괜찮아요. 하지만 공연에 들어가면 날이 단단히 설 겁니다. 특히….”
강윤은 김대현 매니저에게 주의사항을 여러 가지 일러주었다. 그는 메모장을 들어 강윤의 말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기록하고 소리 내어 읽었다. 그만의 노하우였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김대현 매니저가 나가고, 강윤은 일을 시작했다. 모처럼 사무실 근무였다. 이현지와 정혜진이 강윤의 업무를 대신 처리해주고 있었지만, 오늘은 대신 처리할 수 없는 일이 있어 김재훈을 김대현에게 맡기고 회사에 남았다.
강윤은 빈 노트에 간단하게 필기를 하며 점심시간에 있을 약속을 위한 정리를 했다.
‘현민우. 배우다. 내 과거에 해외 원정도박 사건이 터지고도 복귀를 못 한 유일한 사람이지. 액수가 워낙 크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그는 백이 없었어. 하긴, 조연 배우에게 백이 있다는 것도 웃기는 이야기지.’
조연 배우가 백이 있다면 주연을 꿰차지 조연에 만족하겠는가? 강윤은 괜한 생각에 피식 웃었다. 그는 현민우를 어떻게 설득해서 유민성 사장을 겨누는 무기로 활용할지 고민했다.
‘사진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할 수 없지.’
증거 사진이라도 있었으면 확실히 쥐고 흔들 수 있었을 텐데, 강윤은 그게 아쉬웠다. 그러나 없으면 없는 대로 방법이 있었다.
‘현민우라는 사람은 겁이 많은 게 분명하다. 그리고 정황상 의심도 가. 그런 허접한 문자 하나에 쪼르르 약속을 잡을 정도면 확실해.’
강윤은 현민우에게 메일을 보냈었다.
도박이라는 말은 쓰지 않았다. 다만 유민 성과 무언가를 했다는 뉘앙스로 메일을 보냈다. 그랬더니 바로 답장이 왔다. 만나자는 연락이었다. 찔리는 게 없다면 그런 연락이 올 리가 없었다. 거기서 강윤은 확신할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어 강윤은 약속장소인 강남의 한 한식집으로 향했다. 예약된 손님인 현민우 이름을 이야기하니 직원이 바로 안으로 안내해 주었다.
“안녕하십니까. 현민우입니다.”
“이강윤입니다.”
현민우는 매니저 등 그 외에 누구도 데리고 오지 않았다. 강윤이 혼자 온 걸 확인한 후에야 그는 안심했는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음식들이 나오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야 그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후우. 메일은 잘 받았습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유민성 사장과 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강윤은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느꼈다.
“그렇군요.”
“네. 지인들 소개로 술자리에서 몇 번 만난 사이입니다. 그 정도군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굳이 오늘 처음 만나는 저에게 그런 설명까지 하실 필요는….”
강윤이 조심스럽게 말하자 순간 현민우는 움찔했다. 그러나 이내 차분하게 말을 늘어놓았다.
“하하, 그쪽이 준 메일에 대한 답변을 한 겁니다.”
“그냥 메일로 답변을 주셔도 되는 일을 이렇게 식사자리까지. 감사할 뿐입니다.”
“허허.”
현민우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분명 강윤은 놀리거나 약 올리는 어조가 아니었다. 그의 생각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자기 혼자 유민성이라는 말에 쫓겨 약속을 잡고 나온 것 같았다. 게다가 표정 연기도 실패였다. 연기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강윤은 편안하게 음식을 들었다. 그러나 산해진미 앞에서도 현민우는 쉽게 젓가락을 들지 못했다.
“드시죠.”
“아, 아닙니다. 제가 속이 안 좋아서….”
강윤은 어깨를 으쓱이곤 젓가락을 여기저기 가져갔다. 그의 젓가락이 여기저기를 집고 다니니 음식이 빠르게 사라져 갔다. 평소에 음식을 적당히 먹는 주의였지만 오늘은 평상시보다 더 많이 먹었다.
‘으으….’
현민우는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자신은 입도 대지 못하고 강윤이 혼자 저 비싼 한정식을 먹어 치우고 있으니 그럴 만 했다. 그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윤은 양념게장을 와자작 씹으며 맛있게 밥을 비워갔다.
식사가 끝나고, 후식이 나왔지만, 강윤은 용건을 꺼내지 않았다. 그렇다고 현민우가 강윤에게 용건을 물을 수도 없었다.
‘크오, 무슨 생각이야?’
요즘 들어 찔리는 것들이 많았다. 특히 유민성이라는 글자에 매우 민감한 그였다. 그런데 유민성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아니면 너무 깊이 알아서 놀려보는 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하하하하. 그래서, 민진서가 그랬단 말입니까?”
“네. 얼마나 평소엔 얌전하던 애가 얼마나 무서운지…. 그 눈빛은 한번 보셔야 압니다”
그러나 그런 불안 마음과는 달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강윤은 민진서 이야기로 그의 경계를 풀었다. 민진서라면 이미 같은 배우인 현민우에겐 친숙한 존재였다. 아역 이후, 성인으로 성공적으로 올라선 데다 중화권 진출도 성공적으로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 민진서는 배우들에겐 꿈과 같은 존재였다.
그렇게 후식 타임까지 끝나고, 강윤은 시간이 다 되었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결국, 실패인가?’
강윤은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애가 타고 있었다. 이번에 실패한다면 유민 성과 연관있는 다른 연예인에게 또 접근해야 한다. 김재훈과 함께 스케줄도 수행해야 하는 그였기에 이런 시간 낭비는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다.
강윤이 미닫이문을 잡았을 때였다.
“잠깐.”
뒤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죄송한데, 10분만 더 내주실 수 있으십니까?”
강윤은 쾌재를 불렀다. 이 10분을 위해 2시간을 기다렸다. 당연히 OK였다. 그가 자리에 앉자 현민우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유민성…. 을 말했었나요?”
“그렇습니다만.”
“후우. 담배 한 대만 태워도 되겠습니까?”
강윤이 승낙하자 현민우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는 굳은 얼굴로 심각하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야기하기에 앞서, 목적을 듣고 싶습니다. 저에게 유민성에 대해 듣고자 하는 이유, 아니 그 이전에 메일을 보낸 이유 말입니다.”
강윤은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 느꼈다. 자세를 바로 하고 그는 현민우와 눈을 마주했다. 이제는 솔직해져야 할 때였다.
“전 재훈이를 그에게서 풀어주고 싶습니다.”
“재훈이라면…. 아, 김재훈. 그거라면 이유가 되는군요. 유민성 그자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피해자니까요. 그렇다면 혹시 그쪽이 김재훈의 소속사 사장님?”
“맞습니다.”
그제야 강윤도 제대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이제야 모든 게 이해가 됐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알겠군요. 하긴, 김재훈의 소속사 사장님이라면 김재훈을 사사건건 괴롭히는 유민성이 용납이 안 되겠지요. 그자라면 지금까지도 이상한 조항을 들먹이며 김재훈을 협박했을 게 뻔하니까요.”
“회사 직원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협박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더군요. 돈에 미친놈 같았습니다.”
현민우는 담배를 비벼껐다. 그의 손이 사뭇 거칠었다.
“맞습니다. 그놈은 돈에 환장한 놈입니다. 하지만 눈치가 빠르고 교활해서 법망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는 미꾸라지 같은 놈이기도 합니다. 원정도박을 워낙 좋아해서 빚까지 져가며 슬롯을 돌려대는 미친놈이죠.”
드디어 도박이라는 말이 나왔다. 강윤은 머리를 확확 돌렸다. 여기서도 그의 행태는 크게 다르지 않은 듯했다.
“도박에 중독되면 결국 패가망신합니다. 저도 그 놈과 어울리다 꽤 많은 돈을 날렸죠. 간신히 정신을 차려서 원래 생활로 돌아오려 했지만, 이제는 그놈이 절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종종 협박하며 도박할 돈까지 뜯어가는데…. 꼴에 연예인이라고 참고 견딜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아….”
강윤은 기나긴 한숨을 내쉬었다. 온몸을 부르르 떠는 현민우에게서 진한 아픔이 느껴졌다.
“그쪽은 유민성 그놈을 이 바닥에서 발도 못 붙이게 할 생각, 맞습니까?”
“네.”
강윤은 단언했다. 그러자 현민우가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하!! 좋습니다!! 기꺼이 도와드리지요!! 제가 어떤 걸 하면 됩니까?”
“자수하시면 됩니다.”
크게 웃던 현민우의 표정이 단번에 흙빛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강윤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미지 추락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당분간 자중하면서 방송에서의 활동은 포기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다행히 지금 현민우 씨의 휴식기입니다. 2~3개월의 자중기간을 고려해보면 휴식기와 거의 겹치게 됩니다. 게다가 자수입니다. 반성한다는 의미를 더 강하게 가져갈 수 있죠. 마케팅만 잘하면 이전보다 더 좋게 포장할 수도 있습니다.
“크흠…”
강윤의 말에 현민우는 심각하게 고민했다. 자수라니. 연예인의 해외원정도박이다. 이미지 타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자숙기간도 짧을 테고 스스로 반성했다는 사실로 후에는 마케팅의 힘으로 더 올라갈 수도 있다. 강윤의 말이 헛소리는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되는지 그는 다시 강윤에게 물었다.
“제가 자수를 한다 치죠. 그렇다면 그쪽이 얻는 건 무엇입니까?”
어려운 질문이었지만 강윤은 바로 답해주었다.
“원래 우리 것들이었던 것들을 찾아갑니다.”
그가 고개를 갸웃했지만, 강윤은 웃을 뿐이었다. 한참 동안 생각하던 현민우는 결국 강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 10시.
현민우는 경찰서로 향했다.
——————————
쾅!!
엄청난 소음이 사장실을 가득 울렸다. 힘이 얼마나 강했는지 단단한 책상이 움푹 채였다.
“뭐라?! 현민우, 현민우가 자수!?”
아무도 없는 사장실에서, 유민성 사장은 소리쳤다. 인터넷을 보니 검색어 1위가 현민우, 2위는 해외원정이었다.
“저 새끼가 미쳤나?! 이 바닥 뜰거야? 출세 안 해?! 너 제정신이야?!”
있는 대로 화를 내고 있었지만, 유민성 사장의 가슴은 마구 쫄아 들고 있었다. 그는 기어코 책상 위의 물건들을 모두 바닥에 쓸어버린 후에야 씩씩대는 몸을 소파 위에 뉘었다.
“미쳤어, 모두…. 제정신이 아냐, 제정신이!!”
이미 회사는 사장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통에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사장실 바로 밖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계속 울상이었다.
그때, 유민성 사장의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 유민성 사장님 휴대전화입니까?
“누구시오?”
– 이강윤이라 합니다. 뵙고 싶어 연락 드렸습니다.
전화기로 들려온 그 말에 유민성 사장의 눈가가 파르르 떨려왔다.
끝
ⓒ 이창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