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106
32화 – 무난함은 능력이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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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
32화 – 무난함은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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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곡이구나.”
최찬양 교수는 박소영이 가져온 곡을 연주하며 좋은 평가를 했다. 피아노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불러보니 달려가는 느낌이 매우 괜찮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이 그제야 진정되었는지 박소영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아-, 다행이다. 현아 언니 생각하면서 만들어봤는데 정말 괜찮나요?”
“현아한테 잘 맞을 것 같아. 특히 베이스라인의 달려가는 느낌이 확실히 좋아. 그런데 코드 진행이 약간 아쉬운 게….”
최찬양 교수는 일렉트릭 기타로 연주할 부분을 지적해 주었다. 베이스라인은 좋았지만, 일렉트릭 기타로 연주할 부분이 너무 화려하다며 조금만 수정해 보는 게 어떠냐고 말이다. 박소영은 찰떡같이 알아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 또 도움 필요하면 말하고.”
“네. 아, 맞다. 이거 졸업시험에 낼 건데 거기 말고 다른데에 제출해도 되나요?”
“다른데? 어디에?”
최찬양 교수의 물음에 박소영은 잠시 머뭇대다 답했다.
“강…. 윤 오빠한테 보여 줄 생각이거든요.”
“강윤 씨에게 곡 팔려고?”
최찬양 교수가 호기심을 보였다. 그는 그녀의 말이 흥미가 생겼는지 묘한 미소까지 지었다.
“그러면…. 좋겠는데, 에이. 아니에요. 제 곡을 누가 사겠어요. 괜한 소리였네요. 죄송해요.”
마음이 편해지는 상대다 보니 헛소리를 했다. 박소영은 고개를 휘휘 젓고는 돌아섰다. 그런 그녀에게 최찬양 교수가 부드럽게 말했다.
“평가를 받는 게 두렵구나.”
“…..”
정곡이었다. 최찬양 교수는 조용히 한마디를 남겼다.
“그래도 그 사람이라면 네 곡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체크 해 줄 거야. 나 같으면 졸업논문으로 제출하지 않더라도 강윤 씨에게 곡을 내는 걸 우선할 것 같아. 학교 내에서만 평가를 받아봐야 우물 안이거든. 게다가 강윤 씨는 곡을 보는 눈도 있고.”
박소영은 그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인사를 하곤 교수실을 나섰다.
‘평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최찬양 교수의 말이 박소영의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녀의 고민은 수업에 들어가서도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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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따뜻하다. 원래는 그렇다. 하지만 김재훈에겐 올해의 봄은 누구보다도 뜨거웠다.
“으아…. 오늘이면 이 지옥의 스케줄도 당분간 안녕이군요.”
강윤과 함께 이동하는 승용차 안에서, 이젠 자리에 누워버리며 김재훈은 질렸다며 중얼거렸다.
“맞다, 맞아. 수고했다. 계약금 버느라고.”
“설마 15억을 한 달 만에 다 벌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말했잖아. 지옥의 스케줄을 겪을 거라고.”
김재훈은 스케줄 지옥에 진저리를 쳤다.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곳이 없었다. 제주도, 땅끝마을에 스케줄이 있다면 북한이 보이는 전방까지. 강윤은 가리지 않았다. 더 무시무시한 건 그의 운전 솜씨였다. 무슨 놈의 길을 그리 잘 아는지 지각 한 번 한 적이 없었다.
김재훈은 뒷좌석에 놓인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래도 이걸로 당분간 행사는 안녕이네요. 이것도 나름 아쉬운데요?”
“하하하. 사람이 그렇다니까. 왜? 더 잡아달라면 잡아 줄 순 있어.”
“사양할게요. 제가 로봇도 아니고. 그것보다 집에서 들었던 곡부터 빨리 녹음하고 싶네요.”
“알았어. 하지만 발매일은 공연장 날짜하고 맞출 거야. 그건 이해해줘.”
“알았어요.”
이제 모든 짐을 떨친 김재훈의 얼굴은 매우 밝았다. 빚도, 마음의 짐도 없이 노래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강윤과 함께 대전의 한 기업 행사장에 도착한 김재훈은 준비를 마치고 바로 공연장에 올랐다. 이미 그가 온다는 걸 안 직원들은 설렘에 눈을 빛내고 있었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가수였지만 여자들도 그의 라이브에는 정신을 못 차렸다.
40분가량의 공연을 마치고 빠르게 차로 복귀한 강윤과 김재훈은 곧바로 서울로 이동했다. 저녁에는 대학가 인근의 공연장에서 무대를 갖고 마지막으로 한 남성잡지와의 인터뷰를 끝으로 지옥의 스케줄은 끝을 맺는다.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김재훈은 공연을 마치고 근처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곧 잡지사 여성 에디터와 카메라 기사가 도착했다. 간단한 소개와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아직 앨범도 안 냈는데 이런 인터뷰를 해도 되는 건가요?”
김재훈이 장난스럽게 묻자 여성 에디터는 두꺼운 뿔테 안경을 만지며 어색하게 웃었다.
“원래는 그런데 대중의 관심이 김재훈 씨에게 많이 쏠려 있어서요. 특히 저희는 남자들이 많이 보는 잡지잖아요. 남성 팬이 많은 재훈 씨 인터뷰를 실으면 좋을 것 같았죠.”
“그렇군요. 그럼, 복귀 성공의 비결부터 말하면 될까요?”
“하하하. 그래 주시면 고맙죠.”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여성 에디터는 올라간 눈꼬리가 드세 보였어도 분위기를 묘하게 편하게 해주는 재주가 있었다. 그녀는 차분하게 김재훈에게서 속 이야기를 끌어냈다. 특히 4년간의 어두웠던 시절을 많이 끌어냈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가 주 화제였다.
김재훈은 잠시 생각하곤 차분히 이야기했다.
“사람을…. 잘 만났기 때문 아닐까요?”
“사람이요?”
여성 에디터는 호기심을 보이며 녹음과 함께 필기도 했다. 김재훈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전 소속사와 분쟁이 심하게 있었어요. 결국, 위약금을 물게 됐고, 그때 빚을 떠안게 됐죠. 그때 실망해서 군대로 가게 됐는데, 갔다 와도 크게 변한 게 없더라구요. 그때 절 구원해준 사람이 지금 사장님이세요.”
여성 에디터가 원한 답은 아니었다. 그녀는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 등의 답을 원했다. 당연히 그녀는 답을 유도했다.
“그래도 재기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시지 않으셨나요?”
“연습은 당연히 매일 하는 겁니다. 가수에게 연습은 생활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아아. 결국은 매일 준비를 해 놓은 게 재기의 비결이라 할 수 있겠군요.”
“그것도 그렇지만, 저 같은 경우는 사실…. 사장님 덕이죠.”
김재훈은 강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강윤은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던 중에 그가 자신을 보자 어깨를 으쓱였다. 김재훈은 피식 웃을 따름이었다.
여성 에디터는 의외라는 얼굴로 물었다.
“이 거리라면 대화가 잘 들리지 않는데, 사장님을 진짜로 존경하시나 보네요.”
“네. 많은 걸 배우게 해주시거든요. 전 사장하곤 너무 비교되게 말이죠.”
“전 사장이라면, 아. 그 도박파문으로 말이 많았던 그 사람이군요.”
“유민성. 그때 전 노래만 잘하면 이 바닥에서 성공할 줄 알았는데, 사람 보는 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준 사람이죠. 제가 번 돈을 도박으로 다 탕진했던 그 사람에 비해 지금 사장님은 가수에게 또 투자하고, 더 나은 노래를 하게 해줍니다.”
“그거, 회사 홍보?”
“하하하하. 해주실래요?”
“오늘 커피 사주시면 생각해볼게요.”
여성 에디터는 씨익 웃었다. 김재훈은 카드를 꺼내 들며 센스를 발휘했다. 회사 홍보 잘 부탁한다는 의미였다.
이미 김재훈도 월드 엔터테인먼트의 어엿한 한 가수였다.
인터뷰가 끝나고, 김재훈이 계산서를 들고 나서려는데 여성 에디터가 그에게서 그걸 뺏어 들었다.
“가수에게 계산하게 하는 에디터가 어딨어요.”
그녀는 홍보는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남기곤 먼저 카페를 나섰다.
인터뷰가 끝나자 강윤이 김재훈에게 다가왔다.
“수고했어. 이제 해방이네.”
“수고하셨습니다. 으아…. 내일부터 쉰다니, 뭔가 이상한데요?”
“이제 쉬면서 곡 작업해야지. 지금 기세를 몰아서 앨범을 낸다면 좋은 반응을 낼 수 있을 거야. 나 차 끌고 올게.”
강윤은 김재훈의 등을 두드려주고는 카페를 나섰다.
“형, 고마워요.”
강윤의 듬직한 등을 보며 김재훈은 작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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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인근 공인중개사를 돌아다니며 공연장으로 쓸 건물을 알아보던 이현지는 공인중개사와 함께 매물로 나온 연남동의 한 건물로 향했다.
“가격이 약간 비싼 감은 있지만, 위치도 적당하고….”
역에서 멀지 않고 도로변에서도 가까운 건물이었다. 게다가 급매라 가격도 확 낮아진 건물이었다. 그래도 회사 사정에 가격이 싸다고 하긴 힘들었지만, 이현지는 적당하다 생각했다.
“아직 계약한 곳 없죠?”
“몇 사람이 보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계약을 할지는 모르겠네요.”
“알겠어요. 사장님하고 이야기하고 오죠.”
이현지는 후보지를 점찍어두곤 회사로 돌아왔다. 회사로 복귀하니 김지민을 지도하던 강윤이 사무실에서 한창 일을 하고 있었다.
“공연장은 잘 보고 왔나요?”
“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한데, 그래도 지금까지 봤던 공연장 중 최고 좋았어요.”
“그래요? 바로 가볼까요?”
강윤은 바로 회사를 나섰다. 이현지는 오자마자 다시 나가야 했지만, 별말을 하지 않았다.
공인중개사와 함께 다시 건물을 둘러본 두 사람은 천장 높이를 비롯해 넓은 공간, 접근성 등 여러 가지 부분을 살폈다. 강윤은 특히 수용 인원과 사람들이 올 수 있는 규모를 살폈다.
“어떤가요?”
이현지의 물음에 강윤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적당하군요. 가격은….”
강윤의 말에 공인중개사가 끼어들었다.
“가격은 조금 조절이 가능합니다. 급매라서 주인분과 이야기하면….”
이현지가 그 말을 듣고는 앞으로 나섰다.
“그래요? 그러면 오늘 계약하면 얼마나 조절이 될까요?”
“오늘 계약하시면….”
공인중개사는 빠르게 가격을 이야기했다. 사전에 협의해놓은 가격인 게 분명했다. 그러나 가격을 들은 이현지는 만족스럽지 않은 얼굴로 답했다.
“빨리 계약하는 것치곤 메리트가 없네요. 사장님, 좀 더 알아볼까요?”
“그렇게 하죠. 명함 하나 주실래요?”
강윤은 공인중개사에게서 명함을 받아들곤 돌아섰다. 그는 주인과 협의를 해보고 가격을 맞춘 후, 연락을 주겠다 이야기했다.
회사로 돌아온 두 사람은 다시 각자의 일을 시작했다. 강윤은 스튜디오에서 김지민을 가르쳤고 이현지는 회사 업무와 하얀달빛과 김재훈의 스케줄을 조절하며 영업을 해나갔다.
지난 한 달간 김지민은 강윤에게 거의 교육을 받지 못했다. 덕분에 지금 엄청난 스파르타 교육을 받고 있었다.
“아, 어려워요….”
“어렵지, 그럼. 자자. 악보에는 안 나왔지만 서스포로 연주해봐. 그 부분은 노래를 살려주는 부분이라니까? 다시 해봐.”
“네….”
김지민은 기타를 치며 울상이었다. 한 달 만에 받는 강윤의 교육은 타이트했다. 그래도 뭔가 배우는 느낌이 났는지 그녀는 열심히 따라갔다.
그렇게 교육에 열중하고 있는데 스튜디오가 열리며 두 사람이 들어왔다. 최찬양 교수와 박소영이었다.
“교수님, 오셨군요.”
“안녕하세요, 강윤 씨. 안녕.”
“안녕하세요?”
강윤은 잠시 쉬었다 하자며 휴식을 선언했다. 김지민은 커피를 내오겠다며 준비실로 향했다. 박소영이 그녀를 따라나섰다.
“소영이랑 함께 오셨네요?”
“네. 오다가 만났네요. 강윤 씨에게 볼일이 있다는군요.”
“볼일이요? 어떤…?”
“본인이 이야기할 겁니다.”
곧 김지민과 박소영이 커피를 내왔다. 네 사람은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학교 이야기와 연습 이야기, 그리고 그 외 에피소드들이 오가며 웃고 떠들었다. 휴식시간이었다.
모두가 커피를 비우자 최찬양 교수가 김지민에게 말했다.
“지민아, 우린 연습하러 갈까?”
“네.”
“지난번에 소리가 끊어지면 안 된다고 했지? 얼마나 개선됐는지 볼까?”
김지민의 긴장 속에 최찬양 교수는 그녀와 함께 스튜디오를 나섰다. 연습실로 가기 위함이었다.
스튜디오에는 박소영과 강윤만이 남았다.
“저…. 오빠.”
“나한테 볼 일 있어?”
“네.”
그녀는 조심스럽게 악보와 USB를 꺼냈다. 강윤은 USB를 받아 컴퓨터에 꽂았다. 음악을 재생하니 노래가 흘러나왔다.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건 아니네.”
“그만한 돈은 없거든요…. 하하.”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박소영은 어설프게 웃었다. 스피커에서는 기타 연주와 함께 박소영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 아직 난 달릴 수 있었데 – 왜 사람들은 —
경쾌하면서 힘 있는 노래였다. 통기타와 목소리만 들려오는 음악인데도 그 힘이 느껴졌다. 그러나 강윤은 고개를 갸웃했다.
‘빛이 약해.’
편곡되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무언지. 아무래도 라이브로 들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강윤은 노래를 다 들어보곤 그녀에게 말했다.
“소영아. 직접 들려줄 수 있어?”
“라…. 라이브로요?”
“응.”
강윤의 단호한 말에 그녀는 망설였다. 그러나 그녀는 곧 기타를 들었다.
– 다만 가슴에 — 사랑한다 새기고 — 잠든 그대 마음에 —
박소영은 눈을 감고 노래를 불렀다. 경쾌하게 울리는 기타 소리가 그녀의 가슴을 들뜨게 했다. 목소리도 힘을 받는지 노래는 점점 힘을 받았다.
강윤은 박소영의 음표와 기타의 음표에 집중했다. 듣기 매우 좋은 노래였다. 하지만….
‘역시, 약하네.’
뭔가가 부족한 걸까? 좋은 노래였지만 영향력이 약한 느낌이었다. 그냥 한번 듣고 말 것 같은 그런 느낌. 다른 보컬이나 악기들이 플러스 된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느낌은 ‘글쎄?’였다.
노래가 끝났다.
“저…. 어땠…. 나요?”
박소영이 조심스러운 물음에 강윤이 답했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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