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108
33화 – 이걸 해, 말아?(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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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
33화 – 이걸 해,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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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확 터지는 것도 나쁘진 않네. 여기 조금만 틀어볼까?”
“어떻게요?”
김재훈은 강윤의 작업에 호기심을 보였다. 김재훈도 작곡을 알았다. 그래서 강윤의 작업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는 강윤이 처음 간부를 더 터뜨려서 느낌을 살려주길 원했다. 강윤은 고민하다 소리를 더 찾아 조합했다.
그러나 소리를 재생해 보니 빛은 더 칙칙해졌다.
‘으…’
짙어진 회색에 강윤은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김재훈도 이건 아니라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전게 더 나은 것 같은데요.”
“그러게. 다시 해보자.”
강윤은 다시 소리를 찾아 합성했다. 여러 색의 음표들이 그의 앞에서 조화를 이뤘다. 그러자 처음의 연주가 만들어내던 회색은 점차 사라지고 하얀빛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회색빛은 여전히 조금씩 남아 강윤의 마음을 찝찝하게 했다.
“괜찮은데요?”
그걸 모르는 김재훈은 노래가 좋다며 기뻐했지만, 강윤은 고개를 저었다.
“뒤에 가사가 들어가면 어색할 거야. 네 목소리가 잘 어우러지게 해야 하는 데. 잠깐 아– 소리 좀 녹음해도 될까?”
강윤은 마이크를 꽂아 그에게 주었다. 그리고 신디사이저를 피아노로 바꿔 G음을 쳤다.
“아—”
“오케이.”
김재훈의 소리를 녹음하고 강윤은 소리를 맞춰나갔다. 그의 주파수에 맞춰 어울릴만한 소리를 찾아 나갔다.
“형, 전 먼저 잘게요. 스케줄 있어서…”
“그래.”
결국, 시간이 너무 늦어져 김재훈은 끝을 보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 김재훈은 씻기 위해 세수를 하러 갔다. 그런데 강윤의 방 문이 열려있었다. 지나가며 보니 컴퓨터 앞에 강윤이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
“형?!”
김재훈은 놀라 방 안으로 들어갔다. 강윤은 피곤함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돌아봤다.
“…일어났구나.”
“네. 지금까지 안 잤어요?”
“으,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그래도 다 끝났다. 뭐, 난 쉬는 날이잖아. 괜찮아.”
강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몇 시간 만에 일어났는지 온몸이 뻐근하다며 비명을 질러댔다.
“초반부는 이제 완벽해. 한번 들어봐.”
강윤은 바로 곡을 틀어주었다. 브라스로 시작하며 터져 나오는 반주는 순식간에 김재훈을 빠져들게 했다. 그는 20초 남짓 되는 소리에 흠뻑 빠져들었다.
반주는 그의 목소리 ‘아-’ 소리가 나올 때 끊겼다.
“뭔가 아쉽네요. 더 들어봤으면 좋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뒷부분은 나중에 해서 들려줄게. 좀 자야겠다.”
강윤은 더 이상은 못 견디겠는지 바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곤 이내 색색소리를 내며 잠이 들어버렸다.
“낮에 그렇게 일하고 밤에… 정말 대단하네, 이 형님.”
김재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여러모로 볼수록 대단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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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구입한다는 계약서에 사인하며 강윤은 건물주인과 악수를 나눴다.
“바로 들어오시나요?”
“일주일 뒤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공사도 해야 하고 할 일이 많으니까요.”
“알겠습니다. 오래된 건물이긴 해도 위치가 좋은 곳입니다. 앞으로 잘 써 주시길 바랍니다.”
건물주인은 애착이 많은 건물이라며 강윤에게 잘 써 줄 것을 부탁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계약이 끝나고, 이현지가 뭔가가 끝났다는 듯 기분 좋게 말했다.
“아아~. 뭔가가 하나씩 이루어지는 기분이군요.”
“그래도 생각보단 수월하게 구했습니다. 가을 즈음에나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무리해서라도 구입하자는 사장님 말이 컸죠.”
“하하하.”
강윤은 멋쩍게 웃었다. 이 조건 저 조건 따지다 보면 도무지 구할 수 없을 것 같았기에 돈에 여유가 있을 때 밀어붙였다.
“에효. 재훈 씨가 돈 좀 벌어다 줘서 여유가 생겼다, 생각했는데… 또 허리띠 졸라매야겠네요. 여기 살림하는 내 생각도 해주세요. 요즘 허리 사이즈가 1인치나 줄었다고요.”
“원래 24 아니었나요?”
“어머? 그건 어떻게 알았어요? 보여준 적이 없는데?”
두 사람의 분위기는 매우 밝았다. 뭔가를 이뤄간다는 기분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쾌감을 주었고, 두 사람은 그걸 즐길 줄 알았다.
잔금 일자에 맞춰 이현지가 입금한다 말하고 공연장에 대한 이야기는 끝을 맺었다.
며칠이 지나 월드 엔터테인먼트 이름으로 이현지는 잔금을 치렀다. 사전에 등기부 등본 확인이나 세금 등의 절차확인은 끝내놓았다. 건물을 매입하는 일이라 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그렇게, 홍대 인근 연남동에 월드 엔터테인먼트의 이름으로 공연장이 만들어졌다.
모든 절차를 끝내고 강윤은 이현지, 햐얀달빛 멤버들과 함께 공연장을 보기 위해 왔다.
“…넓긴 넓네요.”
이현아는 1층과 2층을 뚫어놓은 공간을 보며 감탄했다. 2층까지 확 트여서 그런지 공간은 확실히 넓었다.
“원래 공연이 목적은 아니었나 봐. 장사가 목적인 상가였던 모양인데, 위치가 워낙 괜찮아서 구입했지.”
“하긴. 역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고, 잘만 알리면 사람들 많이 오겠어요.”
이현아는 앞으로 걸어갔다. 넓은 공터라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녀는 울리는 소리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 생각을 알았는지 강윤이 말했다.
“음향공사를 제대로 할 생각이야. 여기 있는 클럽 공연장들은 대체로 공간이 협소하면서 음향공사는 엉망인 경우가 많았어. 돈을 들이더라도 제대로 된 공연장을 만들어 볼 생각이야.”
“오오. 기대되는데요?”
이현아는 생각만으로도 좋았는지 감탄사를 늘어놓았다. 그녀와 함께 있던 밴드원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얼굴에 좋은 기색이 역력했다.
그들에게 이현지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공연장 공사는 다음 주부터 들어갈 거야. 3층하고 4층은 공연자 대기실로 쓸까 해. 아예 이 건물 자체를 작은 공연장으로 만들 생각이야.”
“…장난 아니네요.”
이현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 스타도 많지 않은 소속사에서 무리수를 두는 건 아닌지 걱정까지 되었다. 그 생각을 아는지 이현지가 침착히 답했다.
“이 공연장은 너희한테 하는 투자야. 처음에 들었지? 매주 너희가 여기서 공연하게 될 거야. 이런 판을 깔아줘도 성과가 없으면 곤란하겠지?”
“그… 그렇네요.”
강윤의 말과는 달리 이현지의 말은 부담되었다. 책임감이 느껴졌다. 강윤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이 그녀의 말에 동감을 하고 있었다.
잠시 생각하던 이현아는 묵직하게 답했다.
“걱정 마세요, 이사 언니. 이번 투자, 절대 후회하지 않게 할게요.”
“그래, 기대할게.”
이현지는 그들에게서 돌아서 방송실이 세워질 장소로 향했다. 강윤에게 뒷말을 맡긴다는 의미였다.
“하여간. 모두 이사님 이야기 새겨듣도록 해.”
“네.”
이현지의 무거운 이야기 탓인지 하얀달빛의 분위기가 조금은 가라앉았다. 모두가 조용히 강윤의 뒤를 따랐다.
강윤은 무대가 들어설 공터 앞에 섰다. 아직 그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강윤은 그들에게 시설애 대해 이야기했다.
“저쪽에 중형 스피커가 들어설 거야. 가능하면 모니터 개수는 줄이고 싶어. 무대는 깔끔하게 갔으면 하거든.”
“그래도 악기마다 하나씩은 있는 게 좋지 않을까요?”
김진대가 말에 강윤이 동의했다.
“맞아. 있긴 해야지. 가능하면 헤드셋이나 이어 마이크로 대체하자. 비싸도 그게 나을 거야. 하지만 다른 팀원들 공연도 생각해야 하니까 구비는 해놔야겠지?”
“네. 채널 넉넉한 믹서에 모니터 스피커 충분하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이차희가 답했다. 강윤도 그 말이 맞다 여겼다.
강윤은 하얀달빛과 함께 무대에서 그들이 필요한 것들을 들었다. 어차피 개인 악기들은 다 있었다. 다만 드럼과 앰프들이 필요했다. 어차피 다른 밴드가 공연할 때도 필요하다 여기는 것들이니 구입하기로 하고 그 외 필요한 장비 목록들을 적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금방 흘러갔다.
방송실과 3층, 4층을 둘러보고 온 이현지가 내려왔다.
“이제 가죠.”
이현지가 앞장서자 모두가 그녀를 뒤따랐다.
집으로 가는 밴 안에서, 강윤이 돌아서서 하얀달빛 팀원들에게 물었다.
“공연장 이름을 정해야 하는데 뭐라고 하는 게 나을까?”
“이름이요?”
이현아가 자기는 이런데 약하다며 머리를 저었다. 모두가 공연장 이름 정하기에 고심하며 머리를 맞댔다.
그때, 운전대를 잡은 이현지가 무심하게 툭 하나 던졌다.
“루나스 어때요?”
“루나스?”
강윤이 호기심을 보이자 이현지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루나는 달의 여신이잖아요. 하얀달빛, 루나. 여신들. 뭔가 연관되면서 있어 보이지 않나요?”
“그렇네요. 이거 어떠니?”
“좋아요!!”
뭔가 있어 보인다며 김진대는 특히 더 좋아했고 이차희가 카페 이름 아니냐며 의아해했지만, 모두가 괜찮다며 동의했다.
회사로 돌아가는 길.
그렇게 월드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공연장, 루나스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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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 엔터테인먼트의 추만지 사장은 최근 웃음꽃이 피었다.
5인조 걸그룹 다이아틴이 에디오스의 부재에 영향을 받아 매우 잘나가고 있었고, 다른 연예인들도 같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덕분에 회사 주가는 연일 상한가였다. 주주들과 이사들이 그를 보는 시선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하지만 추만지 사장은 이런 호조에도 한가지가 아쉬웠다.
‘아, 에디오스… 그 에디오스를 콱 눌러버려야 하는데.’
사장실에서 그는 연예 포털을 보며 머리를 잡고 있었다. 포털에서는 에디오스와 다이아틴의 매력을 분석한다며 다이아틴의 리더 강세경과 에디오스의 리더 정민아를 비교했다.
‘우리 세경이가 왜 2인자라는 거야?’
기사는 55:45로 정민아가 우세였다. 이전의 80:20, 70:30 등과 비교하면 많이 나아진 결과였다.
문제는 기사 밑에 달린 댓글이었다. 정민아 댓글 부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대부분 사람들은 정민아에 호의적이었다. 다이아틴에 대해 호의적인 이야기는 있어도 막상 강세경과 정민아를 붙여놓으면 강세경에게 아쉬운 말들이 많았다. 특히 춤에는 못 따라간다며 아쉽다느니, 2인자라느니 하는 말들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냉정했다.
‘에디오스가 잡아놓은 케릭터가 강한 탓이야. 춤은 정민아, 노래는 한주연, 애교는 릴리. 한두달 차이가 정말 힘들긴 힘들군. 실력에서 많이 차이가 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이건 마케팅에서 밀린거다.’
에디오스의 데뷔 초, MG엔터테인먼트의 마케팅은 정말 강력했다. 역대 걸그룹 최고의 팬덤은 그때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팬덤에 정면으로 승부하지 않고 옆에서 조금씩 지분을 올렸기에 이 정도 따라온 거지 정면승부로 맞부딪쳤으면 완전히 잊혀진 그룹이 되었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초반의 에디오스는 강력했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다. 에디오스가 오랫동안 미국에 있으면서 팬들이 이탈하고 점차 잊혀져 가고 있었다. 미국에서 성과라도 있으면 좋았을 것을. 하지만 지금 MG 엔터테인먼트 이사들은 무슨 생각인지 그녀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일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재계약을 안 할 생각인가? 새롭게 키우는 걸그룹이 있다고 듣긴 했지만, 에디오스만큼 강력할지는 의문인데. 그 애들이 얼토당토않은 걸 요구했나? 알 수 없는 일이야.’
회사 내부상황까지 알 수는 없지만 다이아틴에겐 기회였다. 그는 인터넷을 껐다. 그리고 호출버튼을 눌렀다.
“한 비서. 연습실에서 세경이 올라오라고 해.”
–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노크 소리와 함께 보랏빛 짧은 커트 머리의 여자가 들어왔다.
“앉아.”
그녀는 추만지 사장에게 인사를 하곤 자리에 앉았다.
“세경아. 연습은 잘 돼?”
“네. 곧 컴백 이잖아요. 다들 단단히 마음먹고 하고 있어요.”
“이젠 다들 알아서 잘하니까.”
그는 연습 상황들을 물었다. 짧은 커트머리의 여자, 강세경은 멤버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등을 이야기하며 현재 상황을 이야기했다.
잠시 근황을 들은 추만지 사장은 본격적으로 용건을 이야기했다.
“타이틀곡 말야, 이번에는 다른데서 받아오는 게 어떨까?”
“다른 곳이요?”
강세경은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까지 다이아틴의 모든 타이틀곡은 회사 내 작곡가들이 만들어왔다. 회사만의 스타일에 그녀도 의문을 느끼지 않았다. 그런데 외부 작곡가라니.
“변화를 주실 생각인가요?”
“변화? 뭐, 그렇지. 요즘 뜨는 작곡가 있잖아. 들어봤지? 뮤즈라고.”
“네. 당연히 알죠. 코리아 원스타에서 뜬 작곡가 말씀하시는 거죠? 요즘 유명하던데… 그 사람 덕에 제이 한이 우승했다고 인터넷이 떠들썩했고…”
“인터넷도 난리였지만 이쪽도 난리였어. 이번에 의뢰 좀 많이 받았을걸? 그런데 아직까지 잠잠한 걸 보면 몸을 많이 사리는 것 같아. 몸값 올리려는 생각인 것 같은데… 아무튼 월드 엔터테인먼트라고 김재훈이 있는 곳 전속 작곡가라 들었어. 감각도 좋은 것 같고, 이번에 한 곡 받아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노래가 좋다면 투자를 해야지. 내일 같이 가보자.”
“네.”
용건이 끝난 강세경이 밖으로 나가려 할 때, 추만지 사장이 그녀를 다시 불렀다.
“세경아.”
“네? 더 하실 말씀 있으세요?”
“이번에 컴백할 때 코에 필러 좀 넣자.”
“에엑?! 왜요?! 제 코 높아요. 싫어요.”
“농담이야, 농담.”
추만지 사장이 낄낄대며 웃음을 터뜨릴 때, 강세경은 그런 농담하지 말라며 진저리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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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1차 장비 구입목록입니다. 국내에 없는 것들이 많으니 많이 알아봐야 할 겁니다.”
“음향장비들은 잘 모르는데…”
강윤이 준 주문서를 보고 정혜진은 걱정스러운 눈을 했다. 그러나 강윤은 외국 음향사이트와 블로그 등을 가르쳐주며 말을 이었다.
“여기를 보면 주문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가격비교 해 보고 세관에 들어오는 날짜 잘 계산해서 주문해주세요. 못해도 8월 중순까지는 들어와야 공사가 될 겁니다. 잘 부탁해요.”
“네…”
정혜진은 또 어려운 일이 들어왔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마음을 알았는지 강윤이 뒤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번 일 끝나면 휴가에 보너스까지 챙겨줄게요.”
“맡겨주세요!!”
어디서 힘이 솟구쳤는지 그녀의 눈에서 일에 대한 의지로 불길이 타올랐다.
사무실에서 일을 끝낸 강윤이 스튜디오로 내려가려는데 이현지가 들어왔다. 그녀 뒤에는 두명의 손님이 함께했다.
“사장님. 손님 왔습니다.”
“손님?”
강윤이 보니 마른 체격에 찢어진 작은 눈매의 남자였다. 그의 뒤에는 연예인으로 보이는 보랏빛 머리의 여자가 함께 했다.
“허, 진짜 강윤 씨였군요. 아니, 이젠 사장님이군요. 여기서 뵙게 되다니. 반갑습니다.”
“추만지 사장님?”
강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추만지 사장이 내민 손을 잡았다. 의외의 방문이었지만 그는 손님을 맞았다.
정혜진이 커피를 내오고 네 사람은 소파에 앉았다.
첫 말은 추만지 사장에게서 나왔다.
“개업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어서 꽃 하나도 보내지 못했네요. 이런 실례가.”
“아닙니다. 꽃은요.”
강윤은 괜찮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추만지 사장의 용건이 궁금했다. 간단한 근황 이야기 후 곧 추만지 사장의 용건이 나왔다.
“뮤즈의 곡을 사고 싶습니다.”
“누가 부를 곡입니까?”
추만지 사장은 옆에 있는 여자를 가리켰다.
“다이아틴 애들이 부를 노래입니다. 요즘 좋은 곡들을 내는 작곡가분을 뵙고 싶어 왔지요. 여기 오면 만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이아틴의 노래라니. 의도하진 않았다 해도 에디오스의 경쟁자의 노래를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 달라는 것 아닌가.
강윤은 이 상황에 묘한 감정을 느꼈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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