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111
33화 – 이걸 해, 말아?(完) >
“지민이를요? 벌써부터… 너무 이르지 않나요?”
이현지는 강윤의 의견에 반대하고 나섰다. 3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다. 경험있는 가수들이라면 몰라도 김지민이 이런 무대에 설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그녀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러나 강윤은 이현지와는 생각이 달랐다.
“지민이는 그동안 여러 무대를 경험했습니다. 재훈이의 무대, 하얀달빛의 무대, 지난번에는 제이 한의 무대도 경험했죠. 그리고 저와 함께 간접경험도 많이 쌓았습니다. 이제 한 번쯤 직접 무대에 오를 때도 되었습니다.”
“지민이야 사장님이 가장 잘 알겠지만… 걱정이 앞서네요.”
이현지는 우려를 표시했다. 연습생들이 경험을 이유로 무대에 올랐다가 관객들의 심한 야유에 무대 공포증에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녀의 걱정은 근거가 있었다.
하지만 강윤은 괜찮다며 그녀를 설득했다.
“언제까지 싸고돌 수는 없습니다. 확실히 빠른 감은 있습니다. 여유가 생기긴 했지만 우린 작은 소속사입니다. 한 달에 지민이에게 드는 돈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우리 소속사로선 지민이가 빨리 성장을 해줘야 합니다. 물론 이것도 큰 무리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말이죠.”
“무리수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면 사장님 말이 맞겠죠. 후. 다만 걱정이 됐던 것 뿐이에요. 내가 원래 이런 성격은 아닌데. 엄마가 다 됐네요. 사장님은 아빠?”
“하하, 그런가요?”
강윤은 어깨를 으쓱였다. 마치 딸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의논하는 아빠엄마가 된 기분이었다.
두 사람은 스피커 설치가 한창인 공연장을 나섰다. 하늘로 뜬 스피커와 밑에 설치된 커다란 우퍼를 돌아보니 그들의 마음이 다시 한 번 들떴다. 작은 공연장이었지만 어디에도 이런 시설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
차를 타고 사무실로 돌아가며 이현지가 공연장의 일정들을 말했다.
“현아 공연 이후의 일정들이 하나둘씩 잡히고 있어요.”
“어떤 건가요?
“먼저 가수 세디의 팬미팅부터 시작이네요.”
“준열이가요?”
강윤은 호기심을 보였다. 한국에 와서 바쁘다는 이유로 거의 만나지도 못한 이준열이었다. 그가 팬미팅을 한다?
“세디가 확실히 의리가 있어요. 원래 더 큰 곳에서 팬미팅을 해야 하는데, 우리 공연장 써야 한다며 박박 우겼다네요. 어디서 그런 말들은 들었는지. 홍보는 걱정 없겠네요.”
“준열이 녀석.”
강윤은 피식 웃었다. 그렇게 잘 해준 것 같지도 않은데. 마음에 훈풍이 불어왔다.
“사장님이 인복이 많나 보네요. 세디가 그렇게 녹록한 사람은 아닌데. 그리고 사장님 말대로 금토일은 인디밴드들 공연으로 다 비워놨어요. 그게 본 목적이니까요. 예전 공연장 시세에 맞춰서 해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아아. 난 몰라요. 나 공연장주들한테 돌 맞으면 책임져요.”
이현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강윤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경영진은 산재가 안됩니다.”
“나 경영진이었나요? 하는 일은 직원인데? 악덕사장 다 됐군요. 흥.”
“하하하.”
강윤은 딴청을 피웠다.
차 안의 분위기는 가벼웠지만 강윤은 이후 다가올 후폭풍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후폭풍에 대해 언급했다.
“주변에서 말이 많으면 말하세요. 제가 어떻게든 처리하겠습니다.”
“뭐, 힘든 소리하면 들어만 주세요. 어차피 각오한 거잖아요. 나도 공연하는 애들한테 돈뜯는 인간들 같아서 마음에 안 들었고. 좋은 일 하는 건데, 보람도 있을 듯 하군요. 이번 일은 알아서 해보죠.”
“알겠습니다. 필요하면 말해줘요.”
“네.”
이현지가 자신 있게 이야기하니 강윤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강윤은 그녀를 믿었다.
두 사람이 탄 차는 그렇게 사무실로 향했다.
——————————
“흐으음.”
스케줄이 없는 날, 김재훈은 강윤이 작업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의 음악은 안타깝게도 뒤로 밀려났지만 다른 곡을 작업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이상하네.’
강윤은 고개를 갸웃했다. 일렉트로닉에 단순한 박자의 조합은 좋았다. 그러나 다른 소리를 얹으니 약간의 회색이 섞여 있었다.
‘현아 소리에 어울리지 않아서 그런가?’
편곡은 이미 막바지였다. 혹시 가이드녹음을 한 이현아의 목소리가 곡과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현아의 목소리를 빼고 곡을 재생해도 여전했다.
‘EDM은 다루기 쉽지 않은데.’
김재훈은 강윤에게 감탄했다. EDM은 잘못하면 거부감이 들기 쉬웠다. 그런데 지금 곡은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가벼운 느낌의 일렉트릭 배경음이 귀에 척 감겨왔다. 여자 보컬과 딱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그러나 강윤은 고개를 저었다.
‘너무 소리가 많아.’
정신없는 느낌이었다. 강윤은 소리를 하나하나 제거해나갔다. 가장 필요한 드럼비트와 EDM 소리들은 남겨두고 꾸미는 소리들을 하나하나 제거했다. 그러자 반주가 심플해졌다. 강윤은 그 소리를 재생시켰다.
“오.”
김재훈은 단순해졌지만 한층 편안해진 소리에 감탄했다. 자기도 모르게 멜로디를 흥얼거릴 정도였다. 강윤은 반주를 멈추고 이현아의 녹음된 목소리를 입혔다. 그러자…
“형. 이거에요, 이거.”
김재훈은 저도 모르게 외쳤다. 작업에 끼어들 생각은 없었지만 이건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끼어들고 말았다.
“괜찮지?”
“네. 이거 그 다이아틴 노래죠?”
“맞아. 느낌 괜찮아?”
“네. 딱 퍼포먼스 하기 좋은 노래네요. 점점 분위기가 뜨거워지는 게 느껴지는데요. 느낌이 좋아요.”
강윤도 김재훈과 같은 생각이었다. 반주는 더 이상 손댈 부분이 없었다.
‘이 정도면 되겠네.’
반주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빛은 매우 강했다. 강윤은 파일을 저장했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기다리고 있는 추만지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작업이 완료되었다며 파일을 보내겠다 이야기했다. 그리고 메일로 파일을 전송했다.
“끝.”
“수고하셨습니다.”
강윤은 기지개를 켰다. 큰 작업 하나가 끝이 났다. 녹음이나 안무, 기획 등은 윤슬에서 알아서 한다고 이야기했으니 다이아틴 관련 일은 사실상 여기가 끝이었다. 물론 이후 곡에 관련된 일은 해야겠지만.
“형. 제 곡은 언제 되나요?”
“그.. 글쎄.”
기대감 어린 김재훈의 물음에 강윤은 볼을 긁적이며 딴청을 피웠다.
작업이 끝난 후, 강윤은 바로 회사로 향했다.
그는 사무실에서 이현지와 잠시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한 후, 바로 스튜디오로 향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강윤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니 김지민은 최찬양 교수와 함께 연습에 한창이었다. 그녀는 같은 노래를 키를 높여가며 부르고 있었다.
‘호오.’
강윤은 키가 높아져 감에도 변하지 않는 하얀 빛이 신기했다. 김지민의 목소리는 저음이든 고음이든 안정감이 있었다. 발성이 안정되어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젠 발성은 안정감이 있구나. 기타 치면서 노래를 하면 불안하긴 하지만, 노래만 하면 괜찮을 것 같아.”
“집중하면 잘 되는데 같이 하는 건 쉽지가 않아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어.”
“우으…”
김지민은 작게 투덜거렸다. 하지만 최찬양 교수는 부드럽지만 단호했다.
“연습중이구나.”
“어? 선생님.”
“강윤 씨 오셨군요.”
어느 정도 대화가 끝날 때, 강윤이 말을 걸었다. 두 사람은 강윤에게 인사를 했다.
한창 연습을 했던 터라 두 사람은 테이블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강윤도 함께 자리에 앉았다.
“커피 한잔 가져올까요?”
“부탁해.”
김지민이 자리에서 일어나 탕비실로 가자 강윤이 말했다.
“지민이가 실력이 많이 늘었네요.”
“여기서도, 집에서도 연습을 쉬지 않더군요. 제 생각엔 그 어떤 연습생들보다도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연습생들을 많이 본건 아니지만요.”
“하긴. 지민이가 보통 노력파가 아니죠.”
강윤은 최찬양 교수의 말이 공감했다. 그도 김지민만큼 노력하는 연습생을 본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민아나 진서 정도로 열심히 하는 것 같아. 그렇게 하기도 힘든데.’
첫 연습생이 그 정도로 노력해주니 강윤도 힘이 났다.
잠시 이야기가 오갈 때, 김지민이 커피를 들고 왔다. 그녀가 자리에 앉자 강윤이 중요한 이야기를 꺼냈다.
“지민아.”
“네?”
“이번에 공연장 오픈하는거 알지?”
“네. 현아 언니랑 오빠들 공연하잖아요. 왜요?”
김지민도 회사의 공연장이라니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자신도 그 무대에 설 거라는 기대감이었다. 그런데…
“이번 오픈 공연에서 네가 그 무대에 서는 게 어떨까?”
“네에?!”
“게스트 형식으로 한 곡이야. 괜찮을 것 같은데.”
그 말에 김지민은 물론 최찬양 교수까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특히 김지민은 당황했는지 커피잔까지 달그락거렸다.
“제… 제가요?! 그… 그 큰 무대를 제… 제가 어떻게 서요?”
“300명 밖에 안되는데 왜. 못할 것 같아?”
“300명 밖에라뇨. 적은 숫자가 아니잖아요.”
김지민은 바짝 긴장했다. 대중 앞에 선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런데 강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니 온 몸이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강윤은 이전과 달리 강하게 나갔다.
“할 수 있어. 이번에 나가봐.”
“하…”
“네 역량을 다 계산해서 신중하게 결정한 거야. 냉정하게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봐. 네가 할 수 없다면 뒤로 물를게. 할 수 있어, 없어?”
“…..”
김지민은 강윤이 이렇게 강하게 말하는 경우를 처음 겪었다. 그의 강한 눈빛을 마주하고는 그녀는 침을 꿀꺽 삼켰다. 순간 움츠러들었다.
‘내가…할 수 있을까?’
김지민은 냉정하게 생각했다. 지금까지 연습한 것들이 하나하나 떠올렸다. 지금까지 듣고 봐왔던 선배들의 공연들과 영상으로 접했던 공연들이 머릿속을 돌아다녔다.
300명. 적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이상도 만나야 한다. 언제까지 피할 수도 없는 일이다. 강윤이 지금 공연을 해보자고 한건 괜찮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그녀는 결정했다.
“할 수 있어요.”
김지민은 확신에 찬 눈으로 강윤을 마주했다. 스스로 결정했다. 선배들처럼 콘서트를 한다면 당연히 무리지만 한 곡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생각했다.
“좋아. 그럼 준비해봐. 날짜는 알고 있지?”
“네.”
강윤은 김지민의 답에 만족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안도와주시나요?”
“스스로 한번 해봐. 알았지?”
강윤은 그녀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 주고는 밖으로 나갔다. 이건 시험이라는 일종의 선언과도 같았다.
“아아… 시험이야? 으으… 선생니임.”
김지민은 갑자기 닥쳐온 시험에 투덜거렸다.
“나도 기대할게, 지민아.”
“으악. 선생님까지 전 버리시나요?”
김지민은 최찬양 교수의 손을 꽉 붙잡았다. 그마저 잃으면 절대 안됐다. 최찬양 교수는 그런 김지민의 모습이 귀여워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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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을 보내고 일주일 뒤.
강윤은 다이아틴의 녹음과 안무가 완성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추만지 사장에게 곡을 한번 봐달라는 연락을 받은 강윤은 윤슬 엔터테인먼트를 방문했다.
강윤이 연습실로 들어가니 다이아틴 멤버들이 강윤에게 90도로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엄청나게 각잡힌 인사에 강윤이 놀라 주춤주춤 물러났다.
“아, 그.. 그래.”
“하하하하하.”
추만지 사장이 강윤의 그 모습에 호탕하게 웃었다.
“얘들아, 작곡가님 놀라셨겠다. 우리 애들이 이렇습니다. 조금 군대같죠?”
“조금 그렇네요. 놀랐습니다.”
강윤은 어깨를 으쓱였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이렇게까지 공손하고 각잡힌 인사를 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 이유를 추만지 사장이 설명해주었다.
“이번 곡에 애들 모두가 감동했답니다. 모두가 그렇게 한 마음으로 곡이 좋다고 동의한 경우는 또 처음보네요.”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입니다.”
“안무를 보시면 더 만족스러우실 겁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이아틴 멤버들은 브이자로 대형을 맞췄다. 모두가 짧은 핫팬츠를 입어 늘씬한 다리라인이 돋보였다. 곧 추만지 사장이 음악을 트니 EDM 특유의 일렉트로닉 비트와 함께 음악과 가사가 흘러나왔다.
– 오빠도 – 나처럼 설레이고 —
가벼운 일렉트로닉 비트에 맞춰 다이아틴 멤버들의 허리가 요염하게 틀어졌다. 그리고 팔이 부드럽게 내려가며 다리는 스텝을 밟아갔다. 하나의 군무를 이루는 건 기본이었다.
‘강세경이 춤을 잘 추는구나.’
치어리더의 파이팅 넘치는 춤을 연상케하는 안무에서 강세경은 중심을 이루었다. 강세경은 허리의 움직임 자체가 달랐다. 기사에서 자주 정민아와 비교가 되곤 했는데, 그럴만하다 느껴졌다.
‘그래도 민아가 조금 더 위인 듯 하군.’
물론, 강윤은 정민아에게 표를 줬지만 말이다.
그들의 안무를 보며 강윤은 뭐라 나무랄 곳이 없었다. 그가 안무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그들의 안무는 정말 사람들을 빠지게 하기 충분하다 느꼈다. 사람들의, 특히 남자들이라면 눈을 절대 떼지 못할 것이라 느꼈다. 여자들도 예쁜 여자들의 모습에 동경할 것이라 생각했다. 치어리더라는 컨셉에 어울리는 곡에 어울리는 안무. 결국 이번 앨범의 모든 게 완성되었다.
노래가 끝나고, 강윤은 박수를 쳤다.
“좋네요, 좋아. 저는 더 뭐라 할게 없습니다.”
강윤의 말에 추만지 사장이 씨익 웃었다.
“그렇습니까? 좋은 곡이 나와서 이만한 게 나왔습니다. 강윤 사장님께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의뢰를 받았느니 당연히 할 일을 한 거죠.”
추만지 사장뿐만 아니라 다이아틴 멤버 모두가 강윤에게 감사를 표했다. 특히 강세경은 그 정도가 더했다. 귀에 감기는 멜로디 뿐만 아니라 안무를 짜기 좋은 곡이라며 말이다.
연습실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강윤은 윤슬 엔터테인먼트에서 앨범 출시 뒷풀이 일정까지 잡고서 사무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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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 엔터테인먼트.
이사회의실은 침중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아니, 최근 이사회의실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가 어두웠다. 이사회의는 그 정점이었다.
“다이아틴이 새 앨범을 출시한다는 군요.”
유경태 이사는 침중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의 말에 문광식 이사가 코웃음을 쳤다.
“내볼테면 내보라죠. 어차피 이인자는 적당히 치고 빠질 요량이겠죠.”
“이번에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한서 이사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그는 현 에디오스의 담당이사였다. 한국에 그렇게 에디오스를 돌려보내려해도 다른 이사들 등살에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비운의 이사이기도 했다.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외부에서 작곡가를 끌어들였답니다. 그리고 자금도 엄청나게 투자했다는 말이 돕니다. 이번 앨범에 사활을 걸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에디오스의 일인자 자리까지 위협한다는 소리입니까?”
한문기 이사가 말도 안된다며 강하게 이한서 이사의 말을 부정했다. 다른 이사들도 에디오스는 미국에 있어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한서 이사는 입술을 깨물며 이야기했다.
“미국에 에디오스의 자리는 없습니다. 차라리 한국에서…”
“우리에게 미국 시장 개척은 반드시 필요한 숙원사업입니다. 누군가는 그 역할을 해줘야하고 말이죠.”
“그게 왜 하필 에디오스여야 합니까? 에디오스가 한국에서 벌어들일 소득이 얼마입니까? 아니, 차라리 다른 해외에서의 마케팅까지 노리고 만든 그룹이 에디오스 아닙니까? 그런데 왜 뜬금없이 미국에서만…”
이한서 이사가 피맺힌 소리로 외쳤지만 공허한 외침일 뿐이었다. 모두가 에디오스의 한국행에는 반대하고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성과없이 한국으로 돌아오면 자신들이 질타를 받기 때문이었다. 이한서 이사로서는 속이 터질 노릇이었다.
결국 그날, 다이아틴의 컴백 데뷔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속절없이 끝이 났다.
“…하아. 한가하게 차나 마시던 시절이 좋았어.”
이한서 이사는 진심으로 한가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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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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