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131
40화 – 프린세스의 데뷔(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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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
40화 – 프린세스의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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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을 회사에서 보낼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이현지는 회사를 나서며 기나긴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의 마지막을 회사에서 보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집에서 쉬셔도 됐는데….”
“그래도 우리 가수가 상을 받는데 회사에 있어야죠.”
강윤은 집에서 봐도 됐다며 이야기하려다 관뒀다. 더 이야기하면 뭔가 날아올 것만 같았다. 사실, 말은 그렇게 해도 이현지가 회사생각을 많이 한다는 걸 잘 알았다. 그녀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다.
술 한 잔 어떠냐는 강윤의 제의를 사양하고, 이현지는 빨간 스포츠카에 올랐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 피곤하네요. 그럼 모레 봐요,”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녀는 내일 만큼은 절대 전화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남기고 떠나갔다.
“원래 전화 잘 안했는데.”
강윤은 어깨를 으쓱였다. 알아서 일을 척척하는 이현지라 전화를 할 필요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귀가하고, 강윤은 지나가는 택시를 잡았다.
“XX성당까지 가주세요.”
택시는 집으로 향했다.
연말의 거리는 사람들로 빼곡했다. 사람들 사이로 ‘My Sweety Darling’이 흐르고 있었다. 강윤이 탄 택시는 신호를 받아 그 거리 옆을 지나고 있었다.
‘이 곡 인기는 오래도 가는구나.’
강윤은 노래의 주인공, 다이아틴을 떠올렸다. 오늘, 다이아틴은 대상을 받았다. 이제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가 된 것이다. 다이아틴의 리더 강세경이 울먹이며 시상소감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했다.
“저 노래는 아직도 나오네.”
“아시나요?”
강윤의 물음에 택시 기사는 주차 브레이크를 올리며 말했다.
“다이아…. 뭐더라. 아무튼 걔들 노래인건 압니다. 걔들 춤이 좋았죠. 노래도 듣기 좋고.”
“그렇죠. 노래도 괜찮고.”
강윤은 맞장구를 쳤다. 이번 다이아틴의 노래에 대한 평이 굉장히 좋았다. 40대 중반은 되어 보이는 택시 기사에게 걸그룹 노래가 좋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새로웠다.
‘에디오스 애들도 저런 평을 들을 수 있게 해야겠어.’
택시 기사와 이야기하며, 강윤은 그렇게 다짐했다.
신호가 바뀌고, 택시는 다시 출발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강 다리에 진입했다. 아름답게 펼쳐진 한강의 야경이 강윤을 반겨주었다.
‘올해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을 거야. 지민이 데뷔에 에디오스, 하얀달빛도 인디에서 메이저로 진출해야 하고…. 본격적으로 도약을 할 시기야.’
2012년.
새롭게 시작되는 한해에 대한 기대감이 강윤을 설레게 만들었다. 강물에 비친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그의 앞날을 축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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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휴일이었지만 강윤은 아침 일찍 일어났다. 그리고 서울의 가장 큰 병원이라는 S 병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는 아무나 드나들 수 없다는 VIP 입원실로 향했다.
“어서 오게.”
노크를 하고 문을 여니 원진문 회장이 힘겹게 일어나 강윤을 반겨주었다. 강윤은 그에게 다가가 손을 굳게 잡았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사업 때문에 바쁘잖나. 가을에 왔으면 됐지. 여기가 뭐 좋은 곳이라고.”
원진문 회장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현지로부터 간간이 월드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한창 성장하는 사업체의 사장이 얼마나 바쁜지를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분기별로 찾아와주는 것만으로도 그는 감사했다. 이제 MG 소속은 아니지만, 자신이 발탁한 사람이 성장해가는 모습이 그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었다.
강윤은 옆에서 과일을 깎았다. 원진문 회장이 징그럽다며 사양했지만 싫지는 않은 기색이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괜찮다고 하고 싶지만…. 퇴원 일자가 잡히질 않는군. 에잉. 건강이 최고라는 말을 이제야 실감하고 있네. 언제까지 여기 쳐 박혀 있어야 하는 건지. 답답하기 그지 없구만.”
원진문 회장은 건강할 때 신경 쓰라며 강윤에게 신신당부했다. 그러면서 담배와 술은 적이라는 것도 강조했다. 아버지 같은 말에 강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 가지 말들이 오갔다. 회사에 대한 이야기도, 사생활도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다. 뒷방 늙은이 같은 신세가 된 그로선 강윤에게 듣는 밖의 이야기는 큰 즐거움이었다. 이현지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듣는 월드 엔터테인먼트의 이야기는 그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다음 화제는 주아와 민진서였다.
“주아나 진서는 만나봤나?”
“주아는 가끔 만나고, 진서는…. 한국에 와서 본 적이 없네요. 보고 싶은데….”
“보기 쉽진 않을 거야. 여신님을 영접하는 건 인간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여신이라는 말에 강윤은 그저 웃을 따름이었다. 민진서라면 충분히 그럴 말을 들을 만 했다. 검색어로 민진서를 검색해보면 여신이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어린 나이에도 여동생이라는 말보다 여신이라는 말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원진문 회장은 민진서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사실, 그로서도 그리 아는 것이 없었다. 그저 중국에 있다는 이야기만 알고 있을 뿐, 중요한 정보들은 차단된 상태였다.
민진서 이후의 화제는 에디오스였다. 원진문 회장은 에디오스가 월드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한 이야기를 듣고 복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기사로 접했을 때는 이게 무슨 일인가 했지, 멍청한 작자들. 에디오스가 몇 년을 보고 만든 애들인데 그걸 이렇게 놓치다니. 아니, 차라리 이게 나을 지도 모르지. 그 애들을 위해서나, 회사를 위해서나.”
강윤도 원진문 회장의 얼굴을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잘못한 것은 없었다. 그러나 기분이 복잡했다.
강윤의 기분을 알았는지 원진문 회장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자네는 자네의 길을 가면 되네. 덕분에 에디오스가 갈 길을 찾지 않았나.”
“회장님.”
“언젠가 술자리에서 자네가 이렇게 이야기 했었지. 노래하고 싶은 사람이 노래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강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민진서를 데뷔시키기 위한 타협을 할 때 한 말이었다. 그는 그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초심을 지키기란 쉽지 않아. 자네는 그 마음을 잊지 말고 끝까지 갔으면 좋겠어. 비록 우리의 길은 달라도, 자네의 길에 행운이 가득하길 응원하겠네.”
강윤은 원진문 회장의 손을 양손으로 맞잡았다. 업계의 큰 어른에 대한 존경의 표시였다.
새해 첫날,
원진문 회장의 그 덕담 한마디는 강윤에게 큰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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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 인기검색어]1. 김재훈 큰절
2. 김재훈
3. 김재훈 사장 형님
4. 이창연사기꾼설
5. 군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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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바닥에 절이라니. 전략 참 품위 없네.”
강시명 사장은 포털 사이트의 인기검색어들을 보며 혀를 찼다.
지금까지 시상식에서 감사하다는 소감은 많았다. 그러나 바닥에 대고 절까지 하는 이는 없었다. 강시명 사장에겐 이 모든 게 소속사나 자신을 띄우기 위한 하나의 퍼포먼스로 보일 뿐이었다.
“윤 비서.”
전화로 비서를 호출한 강시명 사장은 냉커피를 요청했다. 답답한 속을 뚫어줄 뭔가가 필요했다. 곧 여비서가 시원한 커피를 가져왔다. 겨울이었지만, 얼음이 동동 띄워진 커피는 시원한 속을 달래주기 충분했다.
“고마워요.”
커피를 마시며 강시명 사장은 댓글들을 살폈다.
– 김재훈 완전 존멋. 폭풍감동중…ㅠㅠ
– 우수상으론 부족하다. 이번 앨범 대상감 아님?
– 남자의 의리를 볼 수 있어 좋았어요.
– 빌리형님 만세!!
– 본격 핑크핑크사랑고백설. JPEG
– 혹시 금단의 사…….사…. 죄송합니다.
– 기획사들, 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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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와 기획사의 갈등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요즘, 보기 힘든 미담이라며 감동하는 댓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위험한 소수의견도 약간 있었지만.
강시명 사장은 인터넷 뉴스를 끄고 서류를 펼쳤다. 루나스에 대한 서류였다.
‘연말 크리스마스 공연이후, 예약이 더 늘었다고? 다른 공연장에 비해 비싼 비용에도 시설과 홍보가 확실해서 프리미엄이라 생각해 기꺼이 투자를 한다?!’
끓는 속에 기름을 붓는 결과에 그는 기찬 소리를 내뱉었다.
“야이, 씨!!”
그리고 서류를 집어던지고 말았다.
홍대 공연장들에 지원비를 내주는 게 허사가 되어가고 있었다. 루나스는 점점 프리미엄이 붙어가며 공연예약이 늘어가고 있었고, 다른 공연장은 지원비만 챙기는 형국이었다.
“….으으으….!!”
강시명 사장은 온 몸을 부들부들 떨어댔다.
뭔가 커질 것 같은 싹을 밟아보려 했다가, 되레 손해만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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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LAX – ICN
‘나올 때가 됐는데.’
강윤은 출국장 앞을 서성이며 동생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의 앞으로 방금 한국에 막 도착한 사람들이 무거운 짐들을 끌며 폭포수같이 쏟아져 나왔다.
한 무리가 거의 지나갈 즈음, 끝에서 손을 흔드는 여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빠!!”
동생 희윤이었다. 그녀는 강윤을 보자마자 다다다 소리를 내며 달려와 안겨들었다. 강윤은 약간은 묵직해진 무게감에도 견디며 그녀를 안아주었다.
“잘 지냈어?”
“나야 잘 지냈지. 오빠는?”
근 한 달만의 해후였지만 남매의 재회는 애틋했다. 특히 희연은 강윤을 놓아주기 싫었는지 그에게 팔짱을 꼭 끼었다.
그때, 그들 곁으로 한 금발머리의 여인이 다가왔다. 강윤의 친구냐는 물음에 희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인사해. 내 친구 레이나야.”
강윤은 동생의 친구라는 말에 반가움을 표했다. 희윤이 주아 외에 친구라고 소개해 주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반가워요. 이강윤이라 합니다.”
“안녕하요. 레이나 박이요. 잘 부탁해.”
이상한 한국어에 희윤이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레이나가 교포 3세거든. 한국말이 서툴러. 이해해줘.”
짧은 소개를 마치고 강윤은 여인들을 차로 이끌었다. 동생 일행이 온다며 이현지가 차를 빌려주었다. 사장이 없어보이게 차도 없다며 타박을 들었지만 말이다.
집으로 향하며 강윤은 희윤, 레이나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강윤은 레이나에게 집에 김재훈이라는 가수도 머무르고 있다며 불편하다면 다른 숙소를 알아봐 주겠다 이야기했다, 하지만 레이나는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르는 기분이라며 오히려 좋아했다.
집에 도착했다. 강윤은 두 여인에게 자신의 방을 내어 주었다. 희윤은 미안하다며 게스트하우스라도 잡겠다 했지만, 강윤은 집놔두고 어딜 가냐며 말렸다.
두 사람이 짐을 푸는 것을 보고, 강윤은 집을 나섰다. 그때.
“오빠. 나도 회사 가도 될까?”
옷을 갈아입은 희윤이 강윤을 붙잡았다.
“회사에? 피곤하지 않아?”
“괜찮아. 비행기에서 많이 잤거든.”
피곤하지도 않은지 희윤은 조금이라도 빨리 자신의 곡을 노래한 가수들을 만나고 싶었다. 강윤도 그 마음을 알았는지 더 말하지 않았다. 그러자 친구 레이나도 따라나섰다.
세 사람은 다시 회사로 향했다.
사무실에 가니 이현지와 정혜진이 그들을 맞아주었다.
“잘 바래다주고 왔…. 아.”
이현지는 강윤 뒤에 들어오는 이희윤을 보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희윤을 보니 강윤의 동생이라는 걸 대번에 알 수 있었다. 닯진 않았어도 묘하게 비슷한 분위기 탓이었다.
“안녕하세요? 이희윤입니다.”
“안녕하세요. 이현지에요. 오빠한테서 말 많이 들었어요.”
월드 엔터테인먼트의 중역으로서, 두 사람은 처음 만났다. 심지어 이현지가 미국에 와서도 희윤을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초면이 아닌 듯, 대화에 막힘이 없었다.
“완전 미인이세요. 우와.”
“고마워요. 희윤 씨도 날씬하고,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이어 레이나와 정혜진까지 인사하고, 여자들만의 수다에 들어가니, 사무실은 삽시간에 떠들썩해졌다.
여자들의 수다에 소외된 강윤은 잠시 그들에게서 멀어져 자리에 앉았다.
‘금방 친해지네.’
이현지의 주도하에 모두가 이야기꽃을 피웠다. 금방 언니언니 하는 것이 친해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그녀의 리더십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때,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김지민이 들어왔다. 그녀는 사무실 사람들 외에 다른 사람들을 보자 놀랐는지 눈이 동그래졌다. 이내 희윤이 뮤즈의 작곡가이자 강윤의 여동생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에엑?!”
곧 사무실에 천장을 찌르는 듯한 고음이 울려 퍼졌다. 그 풍부한 성량에 모두가 낄낄대며 웃었다.
수다가 넘치는 사무실에서, 여인들은 그렇게 친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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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 작곡가 뮤즈의 일원이자 자신의 여동생인 희윤을 소개하기 위해, 강윤은 월드 엔터테인먼트의 사람들 전원을 호출했다. 완공된 지 얼마 안된 연습실에서 연습을 시작한 에디오스부터 항상 그렇듯, 연습실에서 연습에 전념하던 하얀달빛과 막 복귀한 김재훈까지 전원이 지하 스튜디오에 집합했다.
희윤은 크리스티 안을 보며 손을 작게 흔들고는 모두 앞에 섰다.
“안녕하세요. 이희윤입니다. 뮤즈에서 작곡을 맡고 있어요. 앞으로도 노력할 테니까 잘 부탁드려요.”
모두에게서 물개박수가 터져 나왔다. 특히 남자들의 박수소리가 컸다. 김재훈이나 김진대, 정찬규는 하얀 피부를 가진, 지켜주고 싶은 이미지를 풍기는 이희윤을 격하게 환영했다.
소개가 끝나자 강윤은 이어 모두에게 말했다.
“당분간은 한국에 있을 거니까, 이야기들 많이 했으면 좋겠어. 특히 지민이나 에디오스. 알았지?”
“네.”
희윤이 왔으니 강윤은 오늘 회식을 하자고 제의했다. 갑작스럽지만 회식 선언은 모두를 춤추게 만들었다. 이어 2차, 3차는 무엇을 할지에 대한 열띤 토론도 벌어졌다.
‘여기 재밌는 곳이구나.’
희윤은 월드 엔터테인먼트의 활기찬 분위기에 조금씩 녹아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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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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