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147
44화 – 단 한 번의 싱글(完) >
오늘은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었다.
모던파머의 출연진들은 마을에서 직접 수확한 사과를 팔기 위해 장에 나섰다.
“우와아–!!”
처음 마주하는 오일장의 정겨우면서도 활기찬 모습에 유나윤은 절로 탄성을 냈다. 평생을 도시에서 자라온 그녀에게 이런 오일장은 낯설면서, 진한 호기심을 자아냈다.
“저기 떡볶이, 떡볶이!!”
“맛있겠다!!”
동갑내기 김현정과 예리는 맛깔스럽게 연기를 내는 떡볶이 포장마차와 그 옆에 늘어선 거리 음식들에 침을 꿀꺽 삼켰다. 순대부터 부침개 등 각종 음식의 향연이 모두를 출출하게 만들었다.
“피디니임~”
윤슬기가 애교 어린 표정으로 배고픔을 어필했지만, 여운현 PD는 말없이 돌아서며 매몰찬 거부 의사를 표했다. 능력 되면 주어진 돈으로 알아서 해결하라는 의미였다.
“…잔인해.”
윤슬기는 땅을 차며 투덜거렸다. 카메라에 그녀의 투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렇게 떡볶이와의 눈물 어린 이별을 한 모두는 사과를 팔기 위해 미리 봐 놓은 공터로 이동했다.
출연진들은 두 팀으로 나뉘었다. 팀을 나눠 어느 팀이 더 사과를 많이 파는지 경쟁을 하기로 했다. 수익금으로 저녁거리를 마련하고, 진 팀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녁을 준비하는 잔인한 내기였다.
“우리가 이긴다!!”
“질 수 없지!!”
팀이 갈라진 미리와 예리는 눈을 불태우며 의지를 다졌다. 동갑내기 두 사람은 라이벌 의식이 있었다. 서로가 한 밥을 먹고 말겠다며 의름장을 놓았다.
모두가 눈에 불을 켜고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카메라가 도니 촬영이라는 걸 안 사람들이 구경을 위해 자연스럽게 모여들었다.
하지만 돈을 쓰는 건 다른 문제였다.
“이쪽으로 오세요. 사과가 맛있어요.”
“…..”
미리가 쭈뼛대며 주변을 맴도는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했지만 그는 평소보다 비싼 사과값에 놀랐는지 몇 번을 망설이다 가버렸다.
‘아씨….’
방송 어드벤티지 효과로 장사가 조금은 수월할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게다가 이곳은 시골이었다. 아이돌 가수보다 왕년에 잘나갔던 송학태 같은 이가 더 인기 있는 그런 곳!!
모던파머가 이미 전파를 타고 있었지만, 출연진들이 그리 알려진 편이 아닌지 모두의 성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어디에나 예외는 있었다.
“네, 어서 오세요. 어머니, 얼마나 드릴까요?”
“이거, 이거. 골라도 되나요?”
“물론이죠. 그거보다 이게 더 빛깔이 고와요.”
“그러게. 이걸로 주세요. 어머나. 귀여운 처자가 장사도 잘하시네.”
“감사합니다.”
이삼순!! 또 그녀였다.
깐깐한 시골 아주머니들은 그녀가 있는 팀으로 죄다 몰리고 있었다. 어린 아가씨가 싹싹한 데다 귀엽고, 일도 잘한다.
시간이 갈수록 장을 보는 사람들이 죄다 그녀에게로 몰려들었다.
‘쟨 정체가 뭐야?’
출연진들 모두가 장사도 잘하는 이삼순에게 입을 쩌억 벌렸다. 장사 성과? 이미 이삼순의 할당량은 텅 비어서 옆에 있던 나엘의 것까지 대신 팔아주고 있었다.
“자자!! 날마다 오는 사과가 아니에요!! 거기 어머니!!”
“사—과!! 사과!! 사과가 왔어요!!”
나엘은 어느새 이삼순에게 빠져들어 그녀의 장사를 돕고 있었다.
‘오늘도 큰 거 하나 건졌다!!’
여운현 PD는 쾌재를 불렀다. 이삼순이 뭔가를 하면 편집할 게 없었다. 게다가 이번엔 혼자가 아니라 나엘까지. 그에겐 그녀가 복덩이였다.
‘질 수 없지!!’
이삼순의 활약에 다른 출연진들도 눈에 불을 내기 시작했다.
그 날, 사과 장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분량은 물론이요, 성과도 모두 잡은 촬영이었다.
——————————-
삼성동 엑스티홀.
인기 예능 전문 방송인 타요를 MC로 한 정민아의 쇼케이스가 시작되었다.
출연료가 상당한 타요였지만, 에일리와 어린이 프로그램을 하게 된 인연으로 출연료를 많이 줄여주었다. 원래 나가야 할 지출이 반의반 정도였다. 에일리의 생각지도 못한 공이었다. 덕분에 에일리를 바라보는 이현지의 눈빛이 매우 부드러웠다.
타요는 재치 있는 말투로 오프닝을 열 가수, 은하를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은하입니다.”
김지민이 나오자, 사람들은 박수로 맞아주었다. 에디오스와 같은 소속사 가수라는 것만으로도 모여있는 사람들에겐 플러스로 먹고 들어가는 효과가 있는지 박수는 매우 컸다.
“싱그런 햇살– 이 거리를 함께 걷고 싶어–”
그녀의 풍부하면서 약간은 허스키한 목소리가 무대를 진하게 울렸다. 발랄하게 분위기를 띄워주는 노래에 사람들도 함께 마음을 열어갔다.
세이스에서 마련한 10대가 넘는 카메라들도 정신없이 돌아갔다. 눈을 감고 열창하는 김지민의 모습부터 야광봉을 들고 은하를 외치는 관객들의 모습까지, 하나하나가 실시간으로 세이스를 통해 송출됐다.
그 시각.
강윤은 무대 뒤편에서 이현지와 함께 있었다.
“정신이 없네요.”
이현지는 지친 몸을 벽에 기대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강윤이 방송국에 있는 동안 그녀는 엑스티홀에서 리허설을 비롯한 모든 준비를 했다. 김지민을 비롯해 김재훈, 다른 가수들을 무리 없이 이끈 공은 그녀에게 있었다.
강윤은 엷게 웃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아직 그런 말을 들을 때는 아닌 것 같네요. 쇼케이스는 이제 시작이니까요.”
“그렇긴 하군요. 그래도, 저 없는 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만약 이현지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강윤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녀가 있었기에 이곳을 비우고 방송국에 온전히 신경을 쓸 수 있었다. 이런 동료는 결코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현지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아, 다음은 없어요. 공연 일은 다 사장님, 사장님이 하세요. 난 영업을 열심히 뛰겠어요.”
“하하하.”
그녀는 아주 질렸는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순하기 그지없는 김재훈도, 그 착하던 김지민도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사람이 정반대로 변해버렸다. 드라이, 드레스, 카메라 리허설을 거치며 그녀는 가수의 까칠함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다.
“윙윙댄다? 낮다? 높다. 내가 듣기엔 다 그 소리가 그 소리 같던데. 가수들은 뭐에 그렇게 민감한지 모르겠더군요. 내가 엔터테인먼트 사장이 맞는지…. 한심하더군요. 공부를 더 하든가 해야지…”
“일반인과 수준이 같다면 가수라 말하기 힘들겠죠.”
“그건 그렇네요.”
어느새 김지민의 공연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공연에 빠져든 관객들은 열렬히 환호하며 은하의 노래를 따라 했고, 김지민은 거기에 더 힘을 받아 마지막까지 제대로 마무리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와아아아—!!”
김지민이 인사를 하고 퇴장하자, 다시 타요가 등장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정민아가 등장해야 할 차례였다. 그는 분위기가 달아올라 있자 긴 멘트 없이 정민아를 소개했다.
타요의 소개와 함께, 정민아가 등장하자 그녀를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의 환호 소리가 엑스티홀을 가득 울렸다.
“이제 시작이네요.”
이현지는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준비하는 정민아를 보며 숨을 죽였다. 강윤도 마찬가지였다.
곧 브라스 소리와 함께 정민아가 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그리고 첫 포인트 안무인 엘보우를 선보이자 엑스티홀이 함성으로 뒤덮였다.
이현지는 만족하면서도, 걱정스럽게 말했다.
“멋진 춤이네요. 사람들 반응도 좋고. 그런데 저 동작, 몸에 무리가 많이 갈 것 같아서 걱정이군요.”
강윤도 이미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맞습니다. 저 춤으로 오래 활동을 하기는 무리죠. 애초에 방 단장님에게 정돈된 무대에서만 보일 수 있는, 그리고 무엇보다 강한 퍼포먼스를 만들어달라 요청했습니다. 애초에 비보이나 비걸은 항상 부상을 달고 사는데, 민아까지 그 꼴을 당하게 할 순 없죠. 2주면 활동이 끝나니까 괜찮을 겁니다.”
“그렇다면야…. 그런데 활동 기간이 너무 짧지 않나요?”
“자극은 오래 끌면 효과가 떨어집니다. 어차피 민아는 손해를 감수하는 공연이니까요.”
진짜 목적은 에디오스였다. 유닛만으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 에디오스로 모든 걸 감내하리라. 그의 생각이었다.
이현지는 알았다 하면서도, 걱정하는 어조로 이야기했다.
“그래도 꾸준히 이익을 봐왔는데, 민아 일은 아쉽네요. 사장님이 다시 열심히 일하셔야겠어요.”
“그래야죠.”
이현지는 계속 예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무슨 수를 내서든 항상 이익을 내왔던 강윤이기에 더 그랬다. 하지만 이번 건은 투자를 제대로 해야 했기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두 사람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정민아의 무대가 끝이 났다.
“감사합니다!!”
“와아아—!! 정민아!! 정민아!!”
정민아의 인사가 이어지자, 에디오스 팬클럽 아리에스에서 시작된 연호가 삽시간에 엑스티홀을 뒤덮었다. 타요가 잠시 진정되길 기다렸지만, 뜨거운 열기를 식히기에는 시간이 모자랐다.
결국, 정민아가 멋쩍은 듯 웃으며 손을 아래로 내리니 그제야 이름을 부르는 게 멈췄다.
타요와 함께 한 자리에 정민아는 본격적으로 토크를 시작했다. 그는 매끄러운 진행으로 정민아에게서 팬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끌어냈다. 처음에는 어떻게 지냈느냐는 간단한 것부터 점차 중요한 에디오스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가 옮겨갔다.
“음…. 일단 제가 잘 되면?”
“하하하하.”
에디오스가 언제 복귀하느냐는 이야기에 정민아는 재치 있게 한번 받아치고는 곧 답을 했다.
“아직은 나오지 못하지만, 올해 안에는 앨범을 꼭 낼 거에요. 다들 좋은 모습으로 팬분들을 찾아뵙기 위해 노력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정민아의 말에 팬들이 모두 박수를 쳤다. 에디오스에 관심이 없는 팬들조차도 그녀의 굳은 의지가 담긴 말에 놀랐다.
그녀의 말은 세이스를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
“아씨….”
양상철 PD는 입술을 깨물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CP 김추연이 함께하고 있었다.
국장실 앞에서, 김추연 CP가 양상철 PD의 어깨를 꽉 잡았다.
“다시 물어볼게. 너 진짜 미쳤냐? 누가 마음대로 민아 무대를 보이콧하래?”
“아니, 보이콧한게 아니라 진짜 연락을 못 받은 겁니다.”
“닥쳐, 새끼야. 그쪽 소속사 사장이 등신이냐? 여기에 몇 번이나 찾아와서 너 찾았다더구먼.”
“…..”
“어휴. 이런 등신아. 보이콧 할 걸 해야지. 민아 같은 애를 왜…. 어휴. 난 모르겠다.”
김추연 CP는 격한 감정을 간신히 억누르곤 국장실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묵직하게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서니 고급 의자가 돌며 빛나는 머리의 국장이 험악한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국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가락으로 두 사람을 가리켰다.
“김 CP, 이 새끼야. 넌 제정신이냐? 애들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죄송? 죄송하면 다냐? 이 사태를 어떻게 할 거야? 가수 차별하느냐고 여론한테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잖아!!”
국장은 그들의 면전에 대고 서류를 집어 던졌다. 김추연 CP는 눈을 질끈 감았고, 양상철 PD가 조심스럽게 서류를 집어 들었다.
– 공중파 음악방송, 민아 보이콧?
– 공중파 방송들의 횡포. 이대로 두고 볼 것인가?
– 중소소속사들의 설 곳은 있는가?
서류에는 각종 기사의 캡처분들이 넘쳐났다. 공중파 음악방송에서 에디오스 민아의 무대를 주지 않아 케이블 무대에서만 데뷔 무대를 치렀다는 데에 대한 의문을 표한 기사들이었다.
양상철 PD는 억울했다.
“구, 국장님. 엄연히 프로그램 편성은 PD의 고유 권한입니다. 이런 기레기들이 나대는 건….”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 여긴 국장은 PD의 말을 끊어버리며 소리를 질렀다.
“닥쳐, 이 새끼야!! 어디서 새끼 주제에 끼어들고 지랄이야. 야, 김 CP. 넌 후배들 교육 어떻게 하는 거냐?”
“…죄송합니다.”
“아, 됐고. 그런 것보다 이거. 너, PD 새끼야. 잘 들어. 네 잘못은 기레기들이 물 미끼를 던져 줬다는 거야. 왜 이런 의혹을 만들어? 그 월드 사장인가 뭔가가 왔을 때 자리에 없었다고? 그 사람이 바보냐? 없을 때만 골라서 오게? 3번씩이나 자리를 비우는게 말이 안되잖아? 그렇다고 쳐도 너희 섭외팀에 외근이 어딨어?!”
“…..”
“고유권한? 권한에는 책임도 따르는 거지. 왜 저들이 난리를 치겠어? 남용했다고 난리를 치는 거 아냐? 왜 방송사 놔두고 인터넷 생중계까지 하게 만드느냐고. 우리가 자리만 내줬으면 그렇게 할 필요도 없었을 거라며.”
“…저들이 그렇게 말했습니까?”
“야!!”
다시 서류가 날아들었다. 양상철 PD는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PD가 된 이래, 이렇게 심하게 욕을 먹은 적은 처음이었다.
“야, 김 CP. 저 새끼 내보내. 당장!!”
“…야, 나가.”
김추연 CP는 양상철 PD를 노려보았다. 양상철 PD는 선배에게 안타까운 눈빛으로 어필했지만, 선배는 인정사정없었다.
“선배님….”
“아, 당장!!”
결국, 양상철 PD는 눈물을 머금고 밖으로 나갔다.
국장실은 김추연 CP와 국장, 두 사람만 남았다.
“야, 쟤 갈아치워라.”
“네, 국장님.”
“…그나마 다른 방송사들도 민아 무대가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지, 우리만 그랬다면…. 어휴, 상상도 하기 싫다.”
“…죄송합니다. 애들 관리를 잘못 해서….”
김추연 CP는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 국장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그에게도 한 대 권해주었다. 김추연 CP도 연기를 뿜어내며 한숨을 토해냈다.
담배 연기에 조금은 누그러들었는지, 국장이 조근한 어조로 말했다.
“일단, 사태부터 수습해. 이번 주에 민아 스페셜 무대를 만들든, 특별 방송을 편성하든 어떻게든 무마시켜. 시간이 약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 새끼 꼭 잘라라. 암 덩어리다.”
김추연 CP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한 PD가 메인 프로그램에서 시청률이 낮은 다른 프로그램으로 갑작스러운 인사이동을 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
.
.
예랑 엔터테인먼트 사장실.
강시명 사장은 여비서가 가져다주는 커피를 저으며 전화를 하고 있었다.
“네? 잠깐만요. 지금 뭐라고….”
그런데 상대방의 말에 그는 수저를 놓고 말았다.
– 사내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고요. 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일방적으로 전화가 끊겼다. 이런 일이 거의 없던 사람이라 강시명 사장은 당황했다.
‘하, 세이스라….’
강시명 사장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역 확대를 노리는 포털 사이트와의 제휴를 통한 인터넷 생중계로 방송무대를 하지 못한 리스크를 극복해내다니…. 거기에 엑스티홀까지. 쇼케이스에 다녀온 사람들마다 최고였다며 인터넷에 소문을 내고 있었다.
– 최초의 인터넷 생중계, 민아 쇼케이스. 그 효과는?
– 민아 쇼케이스 무대. 호평 속에 마쳐
– 에디오스 데뷔 초읽기? 민아 쇼케이스 성황리에 끝나
“하….”
끝없이 쏟아지는 정민아에 대한 기사들을 보며, 강시명 사장은 혀를 내둘렀다.
“분명, 방송에 쏟을 시간과 예산을 돌린 게 분명해. 쇼케이스는 했으니 컴백을 하긴 한 건데, 방송무대는 왜 없느냐. 이런 소리가 나왔겠지.”
이미 동영상 사이트 튠에 올라온 가수 민아 관련 동영상만 수백 건이었다. 거기에 세이스에서도 대대적으로 민아의 홍보에 나서니 방송에서 하지 못한 홍보를 온라인으로 다 하고 있었다. 게다가 단순한 여성미만 강조한 게 아닌, 멋들어진 퍼포먼스로 남성, 여성 모두를 만족하게 하니 조회수는 끝없이 올라가는 상황이었다.
강시명 사장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역시, 내 느낌이 맞았어. 월드는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야.”
한국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였다. 그런 시장을 후발주자와 나누고 싶은 생각, 그는 추후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선발주자를 쫓으며 후발주자는 애초에 넘어오지 못하게 한다. 그것에 예랑 엔터테인먼트의 기본 전략이었다.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났어.”
강시명 사장의 이마에 주름살이 패였다. 이번 상대는 생각만큼 만만치 않았다.
끝
ⓒ 이창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