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2
1화 – 10년전으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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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
1화 – 10년 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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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오빠아.”
“….으으음..”
“오빠. 오빠아!!”
“…아아.. 좀만 더 잘게에…”
강윤은 피곤했다. 침대에서 자신을 흔드는 손길이 점점 거세지고 있었지만 무거운 눈은 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 진짜!! 오빠!!”
결국, 큰 소리가 터지고 나서야 강윤은 힘겹게 눈을 떴다.
“하아암… 아우.. 시끄러. 좀 더 잔다니까아..”
“아, 진짜. 오빠가 오늘 면접 있다고 빨리 깨워 달라며.”
“그래그래.. 면접… 면접… 뭐? 면접?”
중요한 단어가 귓가를 스치고 나서야 강윤은 제정신이 들었다. 두텁게 자신을 감싸던 이불을 걷어차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강윤은 그제야 주변에 눈을 돌렸다.
“여긴… 내 방이네.”
“그럼 여기가 오빠 방이지 어디냐. 얼른 일어나. 아침 먹어야지.”
“너… 희윤.. 희윤이니?”
강윤에게 그제야 앞치마를 하고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여인도 눈에 들어왔다. 큰 키에 또래보다 하얀 얼굴이 인상적인 그의 동생, 희윤이었다.
“희윤아!! 살아있었구나!!”
“어어어? 오빠, 왜 이래?!”
동생이 무사하다는 생각에, 강윤은 희윤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희윤은 당황해서 강윤을 밀쳐내려 했지만, 눈물까지 보이는 오빠가 이상해 내버려 두었다.
한참이 지나 수습이 된 강윤은 그제야 눈물을 닦고 희윤을 놔 주었다.
“오빠, 왜 그래? 죽은 사람 본 것 같이?”
“병원에, 병원에 있던 거 아니었어?”
“어제 퇴원했지. 어제 오빠랑 같이 퇴원했잖아. 통원치료로 바꾸자고.”
이건 무슨 말인지, 강윤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분명 동생은 병원에서 생명이 위태롭다고 했다. 그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가기 위해 드넓은 마포대교를 막무가내로 건너다 트럭과 부딪쳤던 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강윤은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우선 요밀 조밀 동생의 얼굴을 뜯어보았다. 또래보다 하얀 얼굴은 동생이 분명했지만, 자신이 아는 동생보다 훨씬 앳되었다.
“자자. 우리 오라버니. 내 얼굴은 그만 보고. 모처럼 내가 아침도 차렸으니까 맛나게 먹어야지. 그치?”
“…..”
“오빠?”
“그.. 그래. 씻고 금방 갈게.”
강윤은 희윤을 내보내고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찬물을 얼굴에 끼얹어도 이게 무슨 도깨비놀음이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건강한, 아니 어려진 동생에 면접이라니.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세수를 마치고 거실로 나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거실 벽면에 걸려있는 달력이었다.
‘2007년 7월?! 지금 2017년이 아닌가?! 달력이 잘못 걸렸나?’
강윤은 눈을 씻고 다시 보았지만 잘못된 게 아니었다. 명색이 연예계에 종사했던 강윤이다. 달력관리는 무척 철저하게 해놓았다. 달력에는 그가 적어놓은 스케줄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MG사 기획팀 면접. 오전 11시? 잠깐. 이거 10년 전에 봤던 면접인데?’
강윤은 그제야 뭔가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MG엔터테인먼트에서 본 면접을 통과하고 기획팀에 입사했지만 기획한 가수가 흥행참패를 하고 대마초까지 손을 대는 바람에 책임을 지고 나와야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실패했던 기억이 떠오르니 씁쓸해졌다.
“오빠. 밥 먹어!!”
상념에 잠겨있을 때, 희윤이 부엌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알았어.”
강윤은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향했다.
“아름다운– 세상에서–”
희윤은 노래하며 찌개를 끓이고 있었다. 보글보글 찌개 끓는 소리와 함께 도마에서 칼질하는 소리가 부엌을 메우고 있었다. 그런데..
‘뭐.. 뭐지? 이 빛은?’
그의 눈앞에 펼쳐친 놀라운 광경, 희윤을 둘러싸고 있는 빛이었다. 은은한 하얀 빛이 희윤에게서 퍼져나가 부엌을 비추는 도깨비놀음에 강윤은 기겁했다.
‘뭐야!! 이… 이건?!’
후광이라도 비추는 건지, 강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얼른 눈을 비비고 다시 부엌을 보았다. 그러나 희윤에게서 나오는 하얀 빛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은은하게 부엌을 메우고 있었다.
“오빠, 밥 먹자.”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노래가 끝나기가 무섭게 빛도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던 것이다.
“어… 어?”
“오빠? 왜 그래?”
“아… 아냐. 내가 뭘 잘못 봤나.”
“오빠 오늘 이상해. 무서운 꿈이라도 꾼 거야?”
평소라면 다짜고짜 의자에 앉아 수저부터 들었을 위인이 멍하니 자기만 쳐다보고 있으니 이상하다 느낄 만했다.
“아냐. 밥 먹자.”
그러나 강윤은 대답 대신 수저를 들었다. 희윤에게 말해봐야 이상한 놈 취급만 당할 게 뻔했다. 물론, 그의 머릿속은 혼란 그 자체였다.
.
.
.
‘여기는 10년 전이다. 나는 죽었다가 돌아왔고 나한텐 이상한 게 보인다.’
동생이 학교에 가고, 강윤은 방안에서 현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사람의 머리로는 지금의 일이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10년 전으로 돌아오다니. 쉽사리 인정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TV에서 말하는 10년 전 대통령의 정책들이나 연예계 이야기, 인터넷 기사들을 접하고 나니 지금이 10년 전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내 눈에 보이는 건 뭐지?’
희윤이 부엌에서 보여주던 빛. 이건 도무지 감조차 잡히질 않았다. 사람이 빛을 뿜어내다니. ‘세상에 저런 일이’에 제보해야 할 일이었다.
하지만 고민한다고 해결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빛에 대해선 뚜렷한 답을 찾지 못했다.
‘아, 면접.’
면접에는 10분 전에는 가는 게 예의다. 11시 면접을 위해선 지금 나가야 했다. 강윤은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머리 맵시를 정돈한 후 집을 나섰다.
MG엔터테인먼트 사옥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여럿 들어서 있는 실리콘밸리 같은 곳이었다. 강남의 가장 유명한 거리에 위치한 탓에 거리에는 모델들을 비롯해 연예인들도 여럿 거리를 돌아다니곤 했다. 그리고 눈에 띄기 위한 거리 공연도 빈번히 이루어지곤 했다.
“Lie– Lie– 나를 돌아봐 줘요—”
강윤은 거리를 지나고 있는데 거리 공연에 한창인 여성을 발견했다. 기타를 매고 노래에 열중하는 모습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호기심이 생겨 그도 이끌려갔다.
‘어.. 뭐야? 이 빛은?’
그런데 그의 눈에 또다시 빛이 비쳤다. 노래하는 여자에게서 하얀빛이 은은하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기타에서도 푸른 빛이 퍼쳐나가 하얀빛에 녹아드니 빛은 더더욱 강렬해졌다.
“노래 좋다.”
“잘한다.”
사람들의 반응도 괜찮았다. 수십의 사람들이 모여 그녀의 노래를 칭찬하며 때때로 천원, 만원도 놓고 가곤 했다. 노래가 절정에 이를수록 빛은 더더욱 강렬해졌다. 빛은 어느새 노래를 듣는 사람들을 은은히 감싸 안았다.
‘뭐야, 이건? 설마, 노래?’
아침에 희윤도 노래할 때 빛을 비췄다. 지금 노래하는 여자도 빛을 비추고 있었다. 은은한 하얀 빛이 점차 강해져 사람들에게 스며드는 모습을 보며 강윤은 저도 모르게 넋을 놓았다.
“감사합니다!!”
노래가 끝나자 여자에게서 나오던 빛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러나 노래의 빛은 노래를 감상하던 사람들을 비추며 은은히 머무르다 천천히 사그라졌다.
강윤은 그 빛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건 노래야!! 노래!! 저 빛은 사람들이 받는 영향력 같은 거야.’
강윤은 저도 모르게 무릎을 쳤다. 왜 노래가 빛으로 보이는지 강윤은 알지 못했다. 그러나 더 이상 이 기현상을 두려워진 않게 되었다.
‘면접 늦겠다. 가자.’
노래를 듣다 보니 시간이 다 되었다.
강윤은 서둘러 MG엔터테인먼트로 향했다.
.
.
.
“이강윤 씨. 1978년생 이면 30살이군요. 전 소속사에선 가수 줄리아 기획팀장이었군요.”
“그렇습니다.”
MG엔터테인먼트 사옥 7층의 회의실. 그곳에서 강윤은 4명의 면접관에게서 면접을 보게 되었다. 서로서로 보는데, 긴장이 흐르고 있었다.
“줄리아는 GTH 엔터테인먼트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가수였는데, 손익분기만 간신히 넘기고 그 이후에는 소식이 없군요.”
“…..”
계속 말하는 이는 가운데의 모자를 쓴 남자였다. 그는 까칠하게 계속 말을 해왔다.
“이 바닥은 경력이 곧 실력이기도 합니다. 이런 실패한 경력을 오면 저희가 강윤 씨를 믿고 기획을 맡길 수 있을까요?”
날 선 질문들이 날아왔지만, 강윤은 차분했다.
‘오지완 프로듀서. 역시나 그때하고 같은 질문이네.’
지금 질문을 하는 이는 M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인 오지완 프로듀서다. 까칠하다고 정평이 나 있지만 프로듀싱하나는 기가 막히며 가수들 사이에서도 믿을 수 있는 프로듀서라고 신뢰가 두텁기로 소문난 사람이다. 물론 정을 잘 안 주는 게 흠.
“맞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가수 줄리아는 실패한 가수입니다. 그러나 1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겨 회사가 다시 다른 기획에 눈을 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가수이기도 합니다. 확 뜨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다른 기회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저를 믿고 맡겨주신다면 실패를 한다 해도 적어도 손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겁니다.”
회사는 돈에 민감하다. 기획한 가수가 확 뜨면 다행이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선 무수히 많은 변수를 뚫어야 하는 법이다. 손익분기점 넘기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닌 법. 강윤은 이걸 어필했다.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 안정성에선 확실히 괜찮군요. 그럼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죠. 현재 우리 회사 상황을 아실 거로 생각합니다. 저희 메인가수 남성그룹 에피스가 해체위기이고 여성그룹 세레니는 해체되었으며 솔로 여가수 연주아는 기획팀의 혼선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죠. 강윤 씨, 강윤 씨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겠습니까?”
맨 끝에 있는 정장의 여성에게서 무척 길고 어려운 질문이 날아들었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네. 1분이면 괜찮겠나요?”
“물론입니다.”
잠시, 면접장에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결국, 에피스는 멤버들간의 생각이 달라 해체되었고 맴버들 모두가 솔로 활동을 펴지만 좋은 반응은 보이지 못했어. 세레니는 모두가 각자 다른 회사와 재계약을 해버렸지. 그중 제일 못 나가던 해리가 뮤지컬에서 대박이 나면서 다른 멤버들 모두를 추월하게 되었고 MG엔터테인먼트는 발등을 찢었다고 들었다. 연주아, 주아는 10년도 넘게 활동한 가수인데 본인은 일본부터 진출하고 후에 미국 무대를 밟고 싶어 했는데 회사에는 바로 미국본토로 진출시키려는 것에서 큰 혼선을 빚었지. 결국, 일본부터 진출한 주아는 크게 성공했지만, 미국에서는 크게 신통한 반응은 없었다.’
과거의 일들을 정리해보니 현재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답이 나왔다.
“일단, 에피스 문제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말해봐요.”
정장을 입은 여성은 팔짱을 끼었다. 네 답을 한번 들어보겠다는 반응이었다. 높은 사람에게서나 나올 법한 자세였다.
“에피스는 멤버들 간 알력이 심합니다. 모두가 각자의 음악 욕심이 있고 회사는 그들이 합쳐질 때의 시너지효과와 팬덤이 아쉬워서 놓지를 못하고 있지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이죠?”
“분명히 재계약을 하면 얻는 소득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재계약 비용이 너무 높아 멤버들 모두와 재계약을 한다 해도 회사가 얻는 이득이 적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에피스 멤버들은 모두가 개인 활동을 원하고 그룹 활동에 큰마음이 없는데 재계약을 한다는 건 회사에 손해만 주는 일입니다.”
“흠… 그래도 계약으로 그룹 활동을 강제하면 되지 않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강윤은 정장 여자의 말을 강하게 부정했다.
“이미 한번 성공을 해본 이들입니다. 높은 비용을 제공한다고 해도 마음 없는 그룹 활동을 하라 강제한다면 계약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차라리 에피스는 놓아주거나 개인별로 계약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 봅니다.”
“좋아요, 다음을 들어보죠.”
“다음은 세레니입니다. 세레니의 멤버 쥬리는 이미 연예계보다 결혼에 생각이 더 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정된 가정을 오랫동안 꿈꿔왔던 만큼 더 이상 잡기는 힘들 것입니다.
“…..”
“하미, 그녀는 연기에 욕심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미는 아시다시피 소문난 발연기로 유명합니다. 이 발연기를 추스르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잠깐.”
강윤이 한참 말을 하는데 맨 끝에 있는 평상복 차림의 남자가 말을 끊었다.
“자네의 그런 말에 확신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러자 강윤은 당황했다. 이 모든 건 다 미래에 겪은 일들이기에 아는 내용인데 저 사람은 지금 정보의 출처를 묻고 있었다.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하지만 이내 차분하게 답을 이어갔다.
“저도 이 바닥에서 오래 있었습니다. 소문에 근거해 유추해 본 것입니다.”
“…그렇군. 계속해보게.”
당황할 만했지만 침착한 대처를 이어가는 강윤을 보며 남자는 이내 말문을 닫았다.
“주아는 일본부터 차분하게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주아는 일본에서 크게 통할 스타일입니다. 주아의 나이는 18세. 하지만 실력은 이미 최정상이죠. 일본에는 그 나이의 아이돌이면 보통 외모로 승부를 봅니다. 만약 실력과 외모가 겸비된 주아가 일본으로 향한다면? 반드시 통합니다. 제 답은 여기까지입니다.”
강윤의 답이 끝났다. 면접관들은 서로 모여 이야기를 시작했다. 강윤은 차분히 다시 질문이 날아들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맨 끝에 있는 평상복의 남자가 말했다.
“지금까지 자네가 이야기한 근거들이 자네가 들은 소문을 유추한 것들이라 했지?”
“그렇습니다.”
“…흠. 실력이 좋구만. 이강윤이라는 사람을 우리가 과소평가했어.”
강윤은 속으로 쾌재를 질렀다. 이전에 봤던 면접 때와는 확연히 다른 답을 했다. 그런데 그 반응이란 놀라웠다.
“이 정도의 정보들과 대응능력, 그리고 자네가 말한 대로의 기획력이면 충분히 이곳에서 능력을 펼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네. 좋아. 그럼 마지막 질문을 하지.”
“말씀하십시오.”
“자네가 팀장이라 가정하고 가수 주아의 기획안을 내보게.”
“무대는 어디입니까?”
“일본.”
10년 전에는 전혀 들을 수 없던 질문이 날아들었다. 강윤은 다시 차분하게 생각해야 했다.
‘주아는 인연이 없던 가수인데…’
유명스타였지만 강윤의 과거에 얼굴도 제대로 본적 주아였다. 10년 전, 언제나 최고의 위치에 있던 가수를 기획한다면 어떻게 하겠냐니. 상상을 해보니 강윤은 순간 가슴이 뛰었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기다리지.”
강윤은 잠시 고민했다. 기왕 무대를 만든다면, 크게, 넓은 무대에서 놀게 만든다. 생각을 굳힌 강윤은, 차분히 답을 시작했다.
“주아가 가장 자신 있는 춤이 팝핀입니다. 춤은 팝핀으로, 노래는 기계음을 적게 하며… 일본 첫 데뷔무대는 뮤직 스테이션에서 하면 좋겠군요. 일단 곡들을 더 받아봐야 알 것 같지만, 현재 떠오르는 건 이 정도입니다.”
뮤직 스테이션은 일본의 아사이 TV에서 하는 음악방송으로 가장 큰 음악방송 중 하나이다. 문제는 외국 가수들은 지금까지 세워준 적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허. 뮤직 스테이션이라. 거기 외국 가수가 선 적이 있던가.”
“그러니까 허를 찔러야 한다 생각합니다. 우리 가수는 이런 무대에 서기 합당한 가수다. 세워봐라, 하면서 증명하는 겁니다. 기획자는 그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봅니다.”
쾅!!
남자는 책상을 거세게 쳤다.
“좋아. 내 솔직히 말하지. 지금까지 자네같이 시원한 답을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어. 마지막 질문이야. 자네에게 그 주아의 기획안을 맡기면 지금같이 시원한 답을 들려줄 수 있겠나?”
“회장님!!”
“회장님!!”
면접관들 사이에서도 난리가 났다. 그의 급작스러운 돌직구는 여러 사람을 벌떡 일어나게 만들었다.
‘가수 주아의… 기획안?’
원래대로라면 5집 앨범을 내려는 그 4인조 남자 그룹가수의 기획팀으로 들어가 실패하다 나오게 되는게 운명이었다.
강윤 스스로 만들어낸 엄청난 기회에 그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주아의 일본 무대? 이건…’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실패의 리스크도 걱정되었다. 그러나 과거의 실패 위험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리스크가 불어 닥칠 것이다. 그러나 그 이런 두려움도…
‘반드시 성공한다!!’
강윤의 이 간절함을 이기진 못했다.
실패, 실패, 실패!! 과거의 수많은 실패에 이골이 난 강윤에게 이번 기회는 새롭게 도약할 엄청난 기회였다. 그는 마음을 정했다.
“네. 가능합니다.”
강윤은 기회를 붙잡았다.
“회장님!! 이건 아닙니다. 어떻게…”
“회장님!!”
신출내기에게 거대한 프로젝트를 맡기니 당연히 주변에서 난리가 났다. 그러나 회장은 모든 불만을 일소시켜 버리고 일어나 강윤에게 손을 내밀었다.
“앞으로 잘 부탁하네. 이강윤 팀장.”
“잘 부탁드립니다. 회장님.”
평상복을 입었던 맨 끝의 남자, 원진문 MG엔터테인먼트 회장과 강윤은 손을 맞잡았다.
그렇게 강윤의 첫 기획이 시작되었다.
후에 마이더스를 넘어 음악의 신라고 불리는 강윤의 첫 기획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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