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20
5화 – 뜻하지 않은 학교정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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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
4화 – 뜻하지 않은 학교정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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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집에서 생활하던 정민아는 숙소생활을 강제하는 걸그룹 프로젝트가 살짝 불만이었다. 부모님이 해주시는 밥에서 멀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번 기회를 놓칠 수도 없었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숙소로 왔다.
그런데 진짜 고난은 이제 시작이었다.
“만나서 반가워. 이삼순이여.”
“그…. 그래. 정민아야.”
같은 방에 배정받은 동갑내기 친구, 이삼순.
충청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는 그녀가 정민아에겐 곤욕이었다.
“니 침대는 이거 쓰고 내는 이거 쓰면 되재?”
“그…. 그래. 근데 삼순아.”
“그라고 내는 11시면 자야 한데. 네는 언제자?”
“아하하. 나는 그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가슴도 커진데이.”
느릿하게 말을 늘리는 삼순의 마이페이스는 정민아에겐 처음 겪는 일이었다. 게다가 거침도 없다. 사투리도 적응 안 되는데 선머슴에 마이페이스라니… 정민아는 뒷목이 뻐근해지는 담이 느껴졌다.
“어어….”
“앞으로 잘 부탁해이. 맞다. 민아, 네 말여. 강윤 아재하고 친해?”
“아, 아재?”
민아는 사투리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이삼순에 대해 소문만 들었지 직접 겪어보니 그녀는 웃지 못했다. 상성이 전혀 맞질 않았다.
“기여, 아니여? 왜 말이 없데? 싱겁게.”
“아, 아냐. 친하다기 보다….”
“에이. 뭐여. 기여 아녀?”
누구는 정감 있는 사투리라 할지 몰랐지만, 세련미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이삼순을 정민아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얘 뭐야?! 저런 애랑 앞으로 계속 살라고?!’
이런 선머슴 촌년과 앞으로 함께 지내야 한다 생각하니, 정민아의 멘탈은 와장창 무너졌다. 앞날이 캄캄해져 보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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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결재가 떨어지고 걸그룹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전담 기획팀과 트레이닝 팀이 구성되었고 강윤은 이들에게 업무를 배분하여 내려보냈다. 주아 프로젝트 이후 다시 찾아온 대형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모두가 분주했다. 선발된 소녀들은 숙소를 옮기고 개인 스케줄을 받아든 후 연습을 하느라 분주했고 일을 배분받은 직원들은 다시 시작된 야근에 몸살을 앓았다. 개인별로 보고서를 올리는 일이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벌써부터 식단부터 사소한 부분까지 철저히 관리하라니, 자기관리를 스스로 하도록 했던 주아 때와는 달리 강윤은 연습생들 개별관리는 타이트하게 했다.
“…다들 연습은 잘하고 있군요.”
일주일 후, 회의시간.
강윤은 팀별로 받은 보고서를 들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당분간은 팀워크 위주로 훈련하겠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기 센 애들이라 많이 싸울 겁니다. 싸우는 건 어쩔 수 없어도 잘 풀어질 수 있도록 관리해주세요.”
“네.”
“다른 의견 있으십니까?”
크게 나오는 안건은 없었다. 강윤은 크게 지시만 했지 세세한 거에 관해선 이야기하지 않았다. 팀워크를 키워라, 단체 연습을 많이 시켜라. 수단에 대해선 뭐라고 하지 않겠다. 직원들의 일방식은 존중하면서 목적을 달성하는 방식을 썼다.
“회의 마치겠습니다.”
강윤은 회의를 짧게 끝났다. 연습생들의 단체 데이터가 아직 많이 쌓이지 않아 초반 핵심 요소인 팀워크에 대해 논의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이것도 다음 주부터 활발히 논의가 시작될 터.
회의가 끝나자 사람들이 강윤의 사무실을 썰물같이 빠져나갔다. 이후 강윤은 보고서를 정리하여 바로 사장실로 향했다.
“어서 와요, 강윤 팀장.”
이현지 사장이 강윤을 맞았다. 프로젝트 결정 후 첫 보고라 그녀는 기대가 컸는지 상기되어 있었다. 비서가 가져다준 커피를 마시며 이현지 사장은 보고서를 읽기 시작했다.
강윤의 보고서를 보며 이현지 사장은 만족해하며 결재란에 서명을 했다.
“좋네요.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강윤은 간단히 경과를 보고했다. 앞으로 훈련을 이렇게 할 것, 그리고 팀워크 훈련에 힘을 기울인다는 이야기였다.
“최종 결과물은 언제쯤 볼 수 있나요?”
“1년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빠듯하지 않겠어요?”
2년에서 3년을 예상했던 이현지 사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의 강윤이라면 빠른 성과보다 오래 걸리더라도 안정된 성과가 더 나았다. 이현지 사장은 성과를 재촉하지도 않는데 굳이 1년을 부른 이유를 알고 싶었다.
“2000년 초반까지 솔로 가수들이 힘을 받고 있었지만, 점점 판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룹가수들, 특히 10대, 20대 가수들이 점점 그들의 입지를 넘어서고 있죠. 지금은 물론 솔로 가수들이 나은 형편이지만 그 판도가 머잖아 깨질 겁니다. 그러자면 서둘러 준비를 해야 합니다.”
“호오.”
이현지 사장은 강윤과의 이런 대화를 즐겼다. 그녀의 생각에 강윤은 시대를 읽는 시각이 있었다. 이현지 사장도 강윤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현지 사장은 그걸 내색하지는 않았다.
“그럼 나가보겠습니다.”
“수고해요.”
티타임 겸 보고를 마친 강윤은 사장실을 나서 사무실로 향했다.
“아저씨!!”
그런데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사무실에 사람이 있었다. 정민아였다.
“민아? 무슨 일 있어?”
“팀장님. 할 말이 있어서 왔어요.”
강윤은 궁금했다. 지금 정민아는 할 말이 무척 많은 사람처럼 보였다. 뭔가 쌓인 사람의 느낌이었다. 강윤은 앉으라고 한 다음 귀를 기울였다.
“저 삼순이랑 너무 안 맞는 것 같아요. 같은 방에서 못 살겠어요.”
“왜?”
“생활방식부터 버릇, 말하는 것까지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어요. 팀장님. 바꿔주시면 안 될까요?”
숙소 생활한 지 하루만이다. 그런데 정민아가 쪼르르 달려왔다. 강윤은 기가 막혔지만 속을 누르며 이야기했다.
“이제 숙소 생활한 지 며칠 지났지?”
“…하루요.”
“하루 만에 방을 바꿔달라고 하는 건 아니지. 게다가 삼순이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더 이상 할 말 없으면 나가줬으면 좋겠다.”
강윤은 말을 딱 잘랐다. 정민아는 귀한 인재였다. 그러나 이런 철없는 요구를 들어주는 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훈련이라고 강윤은 생각하고 있었다.
“팀장님.”
“가서 연습해.”
강윤은 더 이야기하지 않았다. 달래주지도 않았다. 이런 경우는 강하게 쳐야 한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정민아가 서운함을 강하게 느꼈다는 걸 알았지만, 지금은 더 큰걸 봐야 할때다.
결국, 정민아는 풀이 죽어 사무실을 나갔다. 강윤도 당연히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처음부터 단호해야 추후 이런 일이 없는 법이다. 과거, 7년간의 매니저 생활에서 몸으로 배운 교훈이었다.
강윤이 보고서를 거의 끝냈을 즈음이었다.
그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다.
“짜잔!! 오빠, 내가 돌아왔어!!”
강윤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작은 키의 여인이 팔을 벌리며 요란스럽게 등장했다. 주아였다. 강윤은 맥이 빠졌는지 한숨을 쉬었다.
“노크는 해야지, 노크는.”
“뭐야. 그 반응은? 오랜만에 보고도 안 반가운 거야?”
“그래그래. 반갑다.”
“아~. 이 엎드려 절 받는 기분. 뭐야. 난 오랜만에 봐서 반가운데.”
주아가 실망감을 역력히 드러내자 강윤은 피식 웃었다. 사석에서의 주아는 제멋대로였다.
얼마 남지 않은 일을 마무리 지은 강윤은 바로 차를 내왔다.
“땡큐. 근데 차는 잘 못 타네.”
“.주는 대로 마시지, 그냥.”
“하하하. 오빠 죄가 뭔지는 알고 있지?”
“죄? 죄는 무슨.”
“일본 먹튀. 죽을 때까지 우려먹을 거야.”
주아는 계속 강윤과 함께 일을 하고 싶었다. 원진문 회장에게 그 난리를 쳤어도 결국 강윤은 돌려받지 못했다. 이런 불통을 처음 겪는 주아는 어쩔 수 없이 양보했지만, 속에 고이고이 담아뒀다.
“그게 내 잘못이야?”
“몰라 그런 거. 내 원한은 바다와 같아.”
“무대포냐. 맘대로 해라. 일단 그런 것보다 사인 시디나 하나 줘.”
“사인 CD? 왜?”
화재가 돌아가고, 강윤의 요청에 주아는 궁금해졌다. 저번에도 강윤이 사인을 요청했다 들었다. 물론 다른 지인들이 요청한 것보다 더 정성 들여 사인해줬다. 하나밖에 없는 사진에 사인해서 줬으니 말 다했다.
“내 동생 갖다 주려고 그런다. 내 동생이 네 팬이거든.”
“동생? 오빠 동생 있었어?”
“너랑 동갑이야.”
“호오, 그래? 나이 차이 많이 나네?”
“좀 나지. 부탁할게.”
“줘야지, 줘야지. 그런데 말이야. 지금 주고 싶어도 못 줘. 3차도 매진돼서 4차로 CD를 또 제작하고 있거든.”
앨범이 너무 잘나가도 문제였다. 덕분에 회사는 매출에 활짝 웃고 있었지만.
“아무튼, 부탁할게.”
“그래그래. 누구 부탁인데.”
“그럼 믿는다.”
그 후, 주아는 강윤에게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조언들을 들었다. 강윤은 주아에게 처세나 친해져야 할 사람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장난을 일삼던 주아였지만 강윤의 말은 필기까지 해가며 새겨들었다.
한참을 이야기하던 주아는 시계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나 갈게. 비행기 타야 해.”
“바쁘구나.”
“다음에 또 봐. CD는 걱정 마.”
주아가 나가자 폭풍우를 맞은 듯, 강윤은 그 자리에서 힘이 빠져버렸다.
“하여간, 기운 하난 넘친다니까.”
주아가 가고, 강윤은 피식 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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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이 바뀌어 새 학기가 시작된 희윤은 요새 학교 다닐 맛이 났다.
친구가 생겼고, 이야기할 사람들이 늘어났다. 많은 이야기를 하진 못했지만 혼자서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했던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변화였다. 이런 변화 탓인지 희윤의 얼굴은 더더욱 생기가 돌았다.
“리미트 N에서 10까지…”
수학 시간. 대부분의 학생이 숫자와 도형이라는 수면제에 잠드는 공포의 시간.
희윤은 내성을 지니고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쉽지 않네.’
물론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수학은 만만치 않았다. 선생님은 문제를 다 풀었지만, 희윤은 막혀 있었다. 희윤은 하다하다 안돼서 손을 번쩍 들었다.
“저기, 선새…”
희윤이 질문하려고 손을 든 그때였다.
부아아아아아앙!!
창가 쪽으로 엄청난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어? 저 차 뭐야?!”
“어디어디?”
학생들이 학교 전체에 울려 퍼지는 엄청난 엔진 소리에 놀라 모두 창가로 몰려왔다. 미사일이라도 맞았나 놀란 선생님도 창가로 달려갔다.
그런데 창가로 보이는 풍경에는 TV에서나 보던 빨간 차 한 대가 먼지를 일으키며 운동장 한가운데를 질주해오고 있었다.
“저거, 보르쉐야, 보르쉐!!”
“레알? 구라면 디질랜드?”
“이 신발샛길, 내 전 재산 건다.”
차 마니아인 남학생들은 차를 보고 난리도 아니었다. 저런 비싼 차가 왜 여기 왔느냐는 둥, 여기 재벌 있냐는 둥 각종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차가 멈추고 남녀가 내렸다.
“야야야!! 저거 주아야, 주아!!”
“주아다!!”
“미친!! 이 신발!! 진짜 주아야!!”
요새 가장 핫한 연예인, 학생들이 가장 동경하고, 질투하고 되고 싶어하는 연예인 1위, 주아가 보르쉐에서 천천히 학교로 걸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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