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210
64화 – 전설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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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 엔터테인먼트 이사실.
기운 없는 표정으로 원진표 사장은 마이크를 잡았다.
“…이상으로 회의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 회의의 끝을 알리는 선언에 이사들은 묵직한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모두가 웅성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날 때, 이한서 이사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원진표 사장의 귓가에 속삭였다.
‘사장님. 정말 다음 분기에 이 정도 예산을 집행하는 겁니까?’
원진표 사장은 근심 가득한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오늘 통과된 예산안은 그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규모였다.
지금의 MG 엔터테인먼트의 재정상태로는 당연히 긴축을 해야 맞았지만…
스타들이 그때그때 벌어오는 수익이 많다는 이유로 이사들은 과감한 투자를 이유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반대거수는 오직 한명.
이한서 이사뿐이었다.
‘…제가 무슨 힘이 있습니까.’
원진표 사장은 어깨는 힘없이 어깨를 늘어뜨렸다.
그 모습이 못마땅했는지 이한서 이사는 그 답지 않게 강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사장님. 이대로 가면 회사가 어찌될지 모릅니다. 지금 애들은 무리한 스케줄에 원성이 자자하고, 회사 분위기도 갈수록…”
그때, 정현태 이사가 다가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을 가로챘다.
“사장님. 힘든 결단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한서 이사가 불쾌한 표정을 드러냈지만, 정현태 이사는 여유 있는 얼굴로 그를 무시했다.
“정 이사. 지금…”
“아아.”
이한서 이사가 발끈했지만 정현태 이사는 이한서 이사의 어깨를 털어주며 말을 이어갔다.
“단기간에는 힘들겠지요. 하지만 길게, 길게 보면 다 투자가 될 겁니다. 좀 더, 장기적인 시선으로 길게. 길게 보자고요.”
그 말에 이한서 이사는 코웃음을 쳤다.
“허. 길게? 길게 보자니. 건축하느라 예산을 두 배나 늘리자는 걸 내가 모를 줄 아십니까? 이대로 가면 회사가 통째로 흔들릴 수도…”
“어허이.”
그의 정론이 못마땅했는지, 정현태 이사는 인상을 썼다.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데, 이정도로 휘청하겠습니까. 좀 더 긍정적으로 보십시다. 우리 사장님이 괜히 승낙하셨겠습니까. 안 그런가요?”
“……”
“후후. 그럼 이사님, 나중에 뵙지요.”
정현태 이사가 손을 흔들며 나가자 이한서 이사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긍정적? 이 상황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보라는 거지?”
사장도 무시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보라는 말인가.
조금만 안정되면 회사에서 발을 빼려고 했건만…
이한서 이사는 갈수록 폭풍에 휘말리는 회사의 모습에 기나긴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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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 네가 없다는 걸- 상상도 할 수 없었어– 하지만–”
김재훈의 잔잔한 목소리가 피아노에 흐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1절이 끝나고, 반주가 흐르며 무대 밑에서는 솔로 프레이즈를 하는 바이올린이 올라왔다.
그와 함께 어두운 블루 톤의 조명이 천천히 밝아지며 연주가 풍성해졌다.
긴 드레스를 입은 미모의 바이올린 연주자는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는 어둠속으로 사라졌고, 힘을 받은 김재훈은 목소리를 앞으로 주욱 밀어냈다.
“사랑해 — 너만을 –”
김재훈만의 강렬한 목소리가 관객들의 가슴을 강하게 파고들었다.
옅게 깔린 연기에 파 라이트가 효과를 더했는지, 그의 얼굴에 입체감을 더했다.
양 옆의 스크린에 김재훈이 진하게 감정에 몰입한 모습이 비치며 관객들을 더더욱 빠져들게 만들었다.
‘흠…’
강윤은 모든 무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조명감독 옆에 서있었다.
그의 눈에는 보컬, 악기, 춤, 조명 등등 수많은 요소들에서 나오는 음표들이 하나로 합쳐져 하얀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하얀빛에는 무언가 반짝이는, 은빛이 있었다.
‘진짜는 2부부터니까.’
완전한 은빛을 기대했지만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엄청난 환호를 받는 김재훈의 모습에 강윤은 2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순서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을 때, 그의 옆에 인기척이 났다. 돌아보니 이현지였다.
“이사님.”
“여기 완전 명당이네요. 이런 명당을 두고 왜 밑에 있었지…”
이현지의 능청에 강윤은 피식 웃으며 그녀를 이끌어 옆자리로 이동했다. 감독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김재훈의 무대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그녀가 말했다.
“이번에 재훈 씨가 이를 단단히 갈았나 보네요. 목소리에서 뭔가가 느껴져요.”
“그런가요?”
“아닌가요? 아주 단단히 벼르고 벼른 것 같은데…”
사실 강윤도 그렇게 느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말은 안했지만, 김재훈만큼 콘서트를 기다려온 이도 없었을 터.
‘어라?’
강윤의 눈에 김재훈에게서 나오는 음표가 파란색에서 짙은 남색으로 변하는 것이 들어왔다. 같은 노래를 부를 때, 음표의 색이 변하는 일은 드문 일이었기에 강윤은 눈을 치켜떴다.
‘뭐지?’
이현지와 대화를 하다가, 강윤은 시선을 완전히 김재훈에게로 돌렸다.
그런데…
“너를 사랑하기엔 — 내가 조금 모자라–”
김재훈의 음표가 요동쳤다.
파란색이 남색으로, 다시 파란색으로.
파란 음표가 섞일 때는 하얀빛, 남색 음표일 때는…
‘은빛?!’
드디어 원하던 은빛이 빛을 발했지만, 그 은빛은 오락가락했다.
파란 음표와 남색 음표가 들쑥날쑥했던 것이다.
깊이 몰입을 하다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 강윤은 그의 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그러다가 뭔가를 알아챘는지 그는 바로 감독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느긋하게 믹서를 만져야 할 음향 엔지니어가 진땀을 흘리며 기계를 조작하고 있었다.
“볼륨이 갑자기 왜 이렇게 틀어졌지…”
다 맞춰놓은 볼륨들이 미세하게 틀어졌는지 급히 수습하는 모습에 강윤은 ‘김재훈 모니터’라고 쓰인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네?”
음향 엔지니어는 멍하니 강윤을 바라보자 그는 김재훈을 가리켰다.
김재훈을 자세히 보니 고개를 오른쪽으로 계속 기울이고 있었다. 인이어가 꽂힌 귀였다.
강윤의 뜻을 알아챈 엔지니어는 빠르게 기계를 조작했고 김재훈은 바로 안정을 되찾았다.
“사랑해– 너를——-!!”
그러자 거짓말처럼, 김재훈에게서 짙은 남색의 음표와 함께 아름다운 은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음향 엔지니어가 미세하게 틀어진 소리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며 강윤은 다시 이현지에게로 돌아갔다.
김재훈의 목소리가 달라진 걸 느꼈는지, 이현지의 눈에도 화색이 돌았다.
“와우. 이거 나도 재훈 씨 팬 되겠는데요?”
“하하하.”
소녀로 돌아간 듯, 눈을 반짝이는 이현지를 보며 강윤은 웃음을 터뜨렸다.
1시간이 넘는 1부는 금방 흘러갔다.
김재훈은 2집 수록곡, ‘너에게 흐르는 마음’을 마무리하고 관객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와아아아—!!”
“2부에서 봬요.”
무대가 어두워지고, 관객석의 불이 켜졌다.
10분간의 휴식시간이 주어졌고, 잠시 공연장이 웅성거렸다.
10분이라는 시간은 짧았지만, 관객들에겐 매우 길게 느껴졌다.
00:10:00
00: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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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21
무대 뒤에서는 다시 시작 될, 곧 나설 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와, 무지 떨린다…”
유나윤은 갈라지는 스크린 틈새로 살짝 보이는 수많은 관객들을 보며 숨을 죽였다.
“에이, 엘이 혼자 나가는 게 아니잖아.”
김지민은 라이벌이자 친구인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힘을 북돋아 주었다.
그러자 유나윤은 장난스럽게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후후후. 1인자의 여유인가?”
“뭐야. 그런 말 하면 싫은데.”
“에이. 장난이야, 장난. 고마워. 난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 앞에 나서본 적은 없거든.”
이제는 1분도 남지 않았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유나윤은 심장이 터지고,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온 몸에 힘을 단단히 주었다.
“가, 가자.”
2부를 알리는 영상이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고, 유나윤은 목소리를 떨었다.
김지민은 안심하라며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같이 하는 거잖아. 우리 잘해보자.”
“…응.”
라이벌이지만, 친구… 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김지민은 열리는 스크린 사이로 유나윤을 가볍게 밀어주며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화이팅.”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유나윤은 거대한 스크린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생각지도 못한 유나윤의 등장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콘서트의 분위기가 좋은 탓도 있었다.
사방을 가득 메운 2만 명의 관객들의 모습에 유나윤은 긴장하며 마이크를 들었다.
“앞으로– 벌어질 미래를– 난 알 수 없지만–”
김재훈의 1집 타이틀곡 ‘꿈에서’를 열창하자 관객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어올렸다.
박소영이 여성 보컬의 분위기에 맞게 편곡을 해서 분위기도 딱 들어맞았다.
“새로운 만남은 — 언제나 날 설레게 하고 –”
‘으아, 떨려!!’
목소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노래를 하고 있었지만, 저 수많은 눈들이 자신을 짓누르는 듯 했다.
환호성은 가슴을 들뜨게 하고, 시선은 짓누르는 모순된 상황.
그녀의 선택은 눈을 감는 것이었다.
“모든 사랑 이야기들이– 다 이야기 같던 그때 그 꿈이–”
그녀의 파트가 끝나갈 때, 무대에서 작은 진동이 일었다.
‘온다!!’
리프트가 올라오는 진동이었다.
그러자 유나윤은 목소리를 높이며 다음 파트로 이어가는 길을 열었다.
“아아아—”
짧은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은 김지민이 돌아선 채 등장하자, 관객들의 환호성이 엄청나게 올라갔다.
“와아아아–!!”
“대박!! 나은 듀엣이다!!”
“엘하 아님?”
“아무렴 어때!!”
어디에서도 본 적 없던 라이벌의 듀엣무대를 콘서트에서 보게 되다니…
즉석에서 닉네임도 지어가며, 관객들은 행복감에 비명을 질렀다.
“이거, 반응이 좋네요.”
무대 뒤에서 관객들의 엄청난 반응을 본 이현지는 만족하며 강윤을 향해 미소 지었다.
강윤은 턱에 손을 올리며 답했다.
“평소에 사람들이 가장 보고 싶어 했던 조합이니까요. 마지막 날에 오는 준열이와 재훈이의 듀엣과 함께 말이죠.”
“사람들 봐요. 모두 넋이 나갔네요.”
그녀들의 무대에 빠지지 않은 관객이 거의 없었다.
김지민과 유나윤의 목소리는 그만큼 딱 들어맞았고, 편곡, 무대 장치들도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은빛…’
괜찮았지만, 조금… 아쉬웠다.
금빛도 조금은 기대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수많은 관객들이 무대 위의 두 사람을 연호하는 모습을 보며 강윤은 만족했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해보자.’
강윤은 필요한 것들을 기록하며 마음을 다졌다.
김지민과 유나윤의 무대가 끝나고, 김재훈이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내자 콘서트의 분위기는 더더욱 달아올랐다.
김재훈은 2부에서는 더더욱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1부에서는 월드 엔터테인먼트에 들어오기 전의 노래를 주로 선보였다면, 2부에서는 월드 엔터테인먼트에 들어온 이후, 만든 곡들을 주로 선보이며 달라진 음악세계를 어필했다.
1부는 조금 잔잔했지만, 2부는 화려했다.
조명들이 화려하게 피어났고, 갖가지 시설들이 춤을 추었다.
리프트 시설이 연이어 움직이며 댄서들을 실어 날랐고, 갖가지 장치들도 계속 무대에 화려함을 더해갔다.
강윤은 무전기를 끼고는 스태프들의 무전을 들으며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했다.
– 14번 플러드 조명 앞으로 조금만 내려. 빨리!!
– 네!!
무대의 화려함을 위해, 무대 뒤 사람들은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 야!! 15번을 왜 만져!!
– 죄송합니다!!
물론, 실수도 있었지만 진행에 무리가 가는 일은 결코 없었다.
그렇게 콘서트는 어느새 절정으로 향해갔고, 모두가 땀을 흘리던 콘서트는 천천히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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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인형 같은 여인 제작발표회
중국 상해에 위치한 한 아트 홀에서 중국의 유명 제작사 중 하나인 저쟝(折 账) 프로덕션의 제작발표회가 열리고 있었다.
[주인공 샤오는 뚱뚱한 외모 때문에 취업도, 사랑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여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여인은 독하게 마음을 먹고 아름다운 외모를 얻게 되죠. 이후, 그녀는 일과 사랑을 하나하나 얻어갑니다. 이 과정을…]총 기획자이자 총연출을 맡은 샤쿤(夏坤)은 시나리오를 설명하며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해갔다.
남자 배우나 여자 배우나 모두가 대륙에서 이름을 날리는 유명 배우들이었다.
대본을 쓴 작가부터 배우에 감독까지.
하나같이 베테랑이 아닌 이들이 없었다.
이어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때론 짓궂은 질문이 이어졌지만, 배우나 작가, 연출은 모두 웃어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개중에는 난감한 질문을 하는 이들도 당연히 존재했다.
제작진으로선 매우 난감한 질문이었다.
한마디로 그 유명배우에게 대본이 고사된 이유를 알고 싶다. 이것이니까.
차오링 본인도 불쾌한 표정을 쉽게 숨기지 못했는지 손을 바들바들 떨었고, 화기애애했던 제작발표회장은 얼어붙었다.
총연출자 샤쿤은 한숨을 쉬며 이야기했다.
그는 목이 탔는지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는 말을 이어갔다.
[후우. 민진서 씨에게 갔었지만 그녀를 만나지도 못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며 대본을 거절했죠. 그녀에게 보여주고 연락을 준다고 했지만… 연락은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기자들의 펜이 바쁘게 움직여갔다.
그들의 펜이 날선 칼날로 변하는 건 불 보듯 뻔 한 일이었다.
거기에 샤쿤은 날을 갈아 주었다.
관계.
샤쿤은 그것을 강조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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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발표회가 끝 난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중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민진서의 이야기가 가득 찼다.
– 한류배우 민진서, 중화의 꽌시(關係)를 무시하는 배우?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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