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214
66화 – 어느새, 유명인사?(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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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
66화 – 어느새, 유명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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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았어.”
VIP만 이용할 수 있는 통로로 극비리에 입국한 민진서를 이현지는 직접 공항에 나가 정성스럽게 맞아주었다.
MG에 있을 때, 자신을 잘 돌봐주었던 이현지를 본 민진서는 얼굴에 화색을 띄었다.
“이사 언니.”
“어구구? 우리 진서 왔어요?”
민진서는 쪼르르 달려가 어린아이처럼 이현지에게 안겼다.
그 모습에 강윤과 강기준은 웃으며 한마디씩 남겼다.
“어른인 줄 알았더니, 애네, 애야.”
“…민진서에게 저런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이나 중국에서 여신 같은 범접하지 못하는 아우라를 뿜어내는 민진서에게 이런 의외의 모습이 있었다며 강기준은 너스레를 떨었고, 애라는 말에 민진서가 눈을 치켜뜨며 강윤을 노려보았고 모두에게서 웃음보가 터져 나왔다.
“하하하.”
민진서도 모처럼 편안하게 웃을 수 있었다.
얼마 만에 마음 편히 웃는 것인지…
공항에서, 강윤은 민진서에게 집에 데려다준다고 했지만, 그녀는 지금 집으로 가면 부모님이 더욱 걱정하신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면 호텔이라도 알아봐줄까?”
“괜찮아요. 이런 것 때문에 선생님 돈을 쓰게 하고 싶지 않아요.”
“어이구? 그런 기특한 말을?”
강윤은 민진서의 머리를 가볍게 매만져주었다.
그 손길이 좋았는지 그녀가 헤실헤실 웃자 앞좌석에 앉은 이현지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누가 보면 연인인줄 알겠어. 두 사람? 너무 가까운 것 아니에요?”
가벼운 농담이었지만, 강윤은 순간 움찔했다.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라며 민진서와의 관계는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있었으니…
그는 민진서에게서 손을 놓고는 천연덕스럽게 답했다.
“에이. 항상 하던 대로 하는 행동이잖습니까.”
“어라? 전에는 이런 변명도 없었는데? 후후. 진짜에요?”
“……”
이현지의 묘한 눈길에 강윤은 웃으며 답을 피했고, 그녀도 더 장난을 하진 않았다.
민진서는 알려져도 괜찮다는 듯, 흥미로운 눈빛을 하고 있었지만…
당분간 민진서는 이현지의 집에서 함께 머무르기로 했다.
이현지는 적적하던 차에 잘 됐다며 반겼고 민진서도 잘 부탁한다며 숙소일은 잘 마무리되었다.
네 사람이 탄 차는 그렇게 이현지의 집으로 향했다.
“…멋있네.”
이현지의 집은 40층에 위치한 타워펠리스였다.
강윤은 그녀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창가에 비치는 서울의 야경을 눈에 담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간단한 활동복으로 갈아입은 이현지가 다가왔다.
“이사 온 지는 얼마 안됐어요. 요새 사업이 워낙 잘되잖아요? 다 사장님 덕분이죠.”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요.”
“사실이잖아요.”
이현지는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대출을 많이 끼고 사긴 했지만… 그래도 좋아요. 다음 목표는 성북동!! 어때요?”
“하하하. 좋네요.”
더 큰 부자동네 입성을 언급하니 강윤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현지는 고급스러운 식탁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강기준과 민진서를 돌아보았다.
“저 두 사람, 어떤가요? 잘 맞는 것 같나요?”
이현지의 물음에 강윤은 신중하게 답했다.
“기질만 따지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진서나 기준 씨나 두 사람 다 신중하니까요. 실수를 할 사람들은 아니죠. 하지만 일은 해봐야 알거라 봅니다.”
“하긴. 일은 해봐야 알죠.”
두 사람은 창가로 눈을 돌리며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행히 한국 상황은 생각보다 쉽게 정리가 됐습니다. 이사님이 빠르게 움직여주신 공이 컸습니다.”
“아니에요. 정말 간발의 차이였어요. 나중에 들어보니 MG에서 기자들을 소집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기사를 내기 1시간 전이었어요. 의도야 뻔 하죠. 웃기는 애들이에요. 머리가 없는 건지… 혹시 사장님은 MG에서 다른 말을 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던 건가요?”
이현지는 궁금했다. 그녀는 MG가 설마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생각을 했었으니 말이다.
강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MG는 의사결정체가 하나가 아니잖습니까. 사장과 이사.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죠. 거기에 이사들의 마음도 안 맞을 수도 있고… 게다가 민진서는 회사 내 최고의 스타였습니다. 잡음이 없을 수가 없죠.”
이현지는 강윤의 말에 동의했다.
지금 MG는 혼란의 도가니나 다름없다. 힘 있는 이사들이 마구 회사를 주무르는 웃기는 상황.
자신들의 이익에 의해 회사가 산으로 가고 있으니 제대로 된 결정이 이루어질까?
그녀는 쓴 표정을 짓다가 화제를 전환했다.
“찬양 선배가 강윤 씨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하더군요.”
“부탁이요? 어떤…”
“옛날에 말했던 사안이라고 하더라고요. 혹시 선배 수업에 특강 나가겠다고 약속 한 적 있었나요?”
“특강이요? 아.”
그 말에 강윤은 머릿속에 뭔가가 떠올랐는지 손뼉을 쳤다.
다음날.
강윤은 바로 최찬양 교수를 찾아갔다.
“내가 찾아갔어야 하는데, 미안해요.”
최찬양 교수는 자신의 연구실로 찾아온 강윤과 자리에 마주 앉았다.
연구실에 들어선 강윤을 본 여자 조교는 그를 힐끔힐끔 보며 호들갑을 떨었다.
“윤 조교, 미안한데 커…”
“네!!”
최찬양 교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커피를 타왔다.
“안녕하세요. 윤상혜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강윤은 가볍게 목례로 인사를 했다.
보니 언제 안경을 벗었는지 큰 눈을 드러내고 머리까지 풀어 내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녀는 커피를 내려놓고도 자리를 떠나기 아쉬웠는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커피를 조금 넘긴 최찬양 교수는 달력을 가리키며 특강에 대해 말을 꺼냈다.
“강윤 씨, 시간은 언제쯤 괜찮으신가요?”
“지금 하는 일을 마무리돼야 하니까… 4월에는 시간이 날 것 같네요.”
“4월이라… 그러면 애들 중간고사 끝난 다음 주는 어떤가요? 그때면 수업듣기도 싫어질 타이밍이라 좋을 것 같아요. 모두들 아주 좋아할 것 같네요.”
강윤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학생들 수준이 저보다 나을 것 같은데 걱정이네요.”
“그렇지 않아요. 강윤 씨 같은 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해요.”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알겠습니다.”
최찬양 교수는 달력에 강윤의 특강 스케줄을 체크했다.
한편, 조교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핸드폰에 불이 나려는 찰나, 최찬양 교수가 부드럽게 운을 뗐다.
“윤 조교. 강윤 씨에 대한 건 우리끼리 아는 비밀이에요.”
“…네.”
“난 윤 조교를 믿어요.”
특종거리를 SNS에 올려 따봉 세례를 받으려했던 그녀는 최찬양 교수의 엄포에 시무룩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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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가까울 무렵.
강기준은 민진서를 만나기 위해 이현지의 집으로 향했다.
언론에 노출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민진서는 바깥출입을 삼가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그가 직접 움직인 것이다.
“하고 싶은 게 없어?”
“…네.”
그녀의 무덤덤한 이야기에 강기준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윤과 있을 때는 그렇게 활달하더니, 막상 자신과 둘이 있으니 거의 목석같았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나중이라도 하고 싶은 장르에 대해 물었지만 그녀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며 고개를 흔들어버렸다.
‘탈진한 건가?’
말라버린 우물물처럼, 내면이 말라버리면 이런 일이 가능했다.
지금까지 민진서는 데뷔이후 휴식기간도 거의 없다시피 하며 달리기만 했다.
휴식이 필요했지만 그는 회사도 생각해야 했다.
‘6년계약이라지만, 17억이라는 돈을 썼어. 게다가 나도 성과를 보여야하고. 아, 이거 쥐어짜내도록 설득을 해야 하나?’
하지만 그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고…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때, 벨 누르는 소리가 들려 의아함에 인터폰을 보니 강윤이 있었다.
그는 의외의 방문에 놀라 문을 열어주었다.
“사장님. 말도 없이 갑자기…”
“두 사람을 만나러 왔지요. 진서도 안에 있지요?”
강윤이 거실에 들어서자, 덤덤했던 민진서의 얼굴이 대번에 미소로 가득 찼다.
“선생님!!”
“안녕. 잘 쉬고 있었어?”
“네!!”
민진서의 변화에 강기준은 실소했다.
이 아가씨, 이렇게 화사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이었나?
본격적으로 앞으로의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강윤은 두 사람과 마주앉았다.
“진서야. 앞으로 하고 싶은 게 있니?”
“하고 싶은 거요? 음… 사실…”
민진서는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답했다.
“사실… 공부…를 하고 싶어요.”
“공부?”
“저… 대학에 가고 싶거든요.”
쉽지 않을 거란 걸 아는지, 모기만한 목소리로 그녀는 조심스럽게 답했다.
강기준은 자신은 전혀 듣지 못했던 말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강윤은 팔짱을 끼었다.
‘그러고 보니 진서는 고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했지?’
대학에 진학에 연기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대학생활도 즐겨보고 싶은 것이 그녀의 마음이었다.
그러자 강기준이 대번에 반대의견을 냈다.
“지금 위치에서 대학에 가봐야 얻을게 없…”
그때, 강윤이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잠시 그녀의 말을 더 들어보자는 제스처였다.
강기준은 헛기침을 하며 물러났고, 민진서는 말을 이어갔다.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남들이 하는 평범한 생활을 해보고 싶어요.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지만 흉내라도 좋으니까… 1년, 1개월… 아니, 1주일이라도 좋으니까…”
“……”
민진서는 말끝을 흐렸다.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남들과 같은, 평범한 생활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다. 드라마에서 하는 연기가 아니라, 진짜 평범한 생활이 말이다.
평범한 생활도 좋지만, 기획사와 계약을 했다는 건 연기는 포기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결국, 그녀는 지금 두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강윤은 조근한 어조로 말했다.
“진서도 네가 꺼낸 말을 이루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을 거야. 그렇지?”
“……”
“하지만 여기 강 팀장님이라면 어떻게든 방법을 마련해 줄 거야.”
“네?
“서, 선생님…”
강윤의 폭탄과 같은 말에 민진서도 강기준도 크게 당황해 서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하지만 강윤은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씨익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강 팀장님.”
“네, 사장님.”
“이 시간 후로 진서는 강 팀장님 담당입니다. 작품을 하든, 트레이닝을 하던 뭘 해도 상관없습니다. 학교에 대한 것, 아니 앞으로 일어나는 진서에 대한 모든 것들은 알아서 결정하시면 됩니다. 저에겐 그냥 보고만 하시면 됩니다. 따로 터치하지 않겠습니다. 예산은 이사님과 이야기해서 타시면 됩니다.”
“사장님…”
강윤은 민진서에 대한 모든 권한을 그에게 넘긴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설마 했지만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지니 강기준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 알겠습니다.”
강기준은 당황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답을 들은 강윤은 민진서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진서야.”
“네, 선생님.”
“앞으로 강 팀장님을 나라고 생각하고 따라줘. 유능하면서 좋은 분이야. 알았지?”
“……”
강윤이 담당하는 것이 아닌 게 불만이었지만, 민진서는 입술을 다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1년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죠?”
“…차고도 넘칩니다, 사장님.”
누가 자신을 이렇게까지 믿어준 적이 있던가.
경악했던 강기준의 눈이 의지로 불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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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과 4월의 월드 엔터테인먼트는 민진서의 일로 시끌시끌했다.
음악 전문 회사가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탈바꿈하는 것이냐며 연일 화제였다.
특히 민진서가 어떤 작품으로 복귀할지, 인터뷰 요청도 많았지만 강기준은 모든 인터뷰를 거절한 채, 민진서를 꼭꼭 숨겨두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씩 사그라지기 시작하는 4월 말이 되었다.
“오빠, 빨리!! 늦겠어.”
스튜디오에서 짐을 챙기던 희윤은 인문희에게 연습할 것들을 지시하는 강윤을 재촉했다.
“알았어. 잠깐만. 오늘은 너무 많이 연습은 하지 말고…”
“아, 오빠. 했던 말을 몇 번하고 있어.”
희윤은 많이 들떠 있었다.
오늘은 강윤과 함께 한려예술대학에 특강을 가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의 대학이 어떤지, 그곳에서 오빠가 어떤 모습으로 학생들 앞에 서는지, 모든 것이 기대되었다.
하지만 동생의 바쁜 마음과는 달리 강윤은 인문희에게 중요한 것을 세 번이나 더 이야기하고 나서야 스튜디오를 나섰다.
“하여간. 문희 언니가 바보도 아니고.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면 싫어한다니까.”
“그래도 이래야 안 잊어버리잖아.”
“그건 그렇지만…”
남매를 차를 몰라 한려예술대학으로 향했다.
연구실에 가니 최찬양 교수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와요, 강윤 씨. 이 분은… 혹시 동생분인가요?”
“안녕하세요? 이희윤이라고 합니다.”
자신을 보고 바로 강윤의 동생이라고 한 것이 좋았는지, 희윤은 평소보다 밝게 웃으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최찬양 교수는 반갑게 희윤과 손을 맞잡은 후,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는 함께 강의실로 향했다.
세 사람이 강의실에 들어서니 그의 수업을 듣는 30명 가량의 학…
“오늘 학생이 조금… 많네요.”
자리가 없어 길목, 뒤, 옆, 심지어 앞까지 서있는 학생들의 모습에 최찬양 교수와 강윤 남매는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30명이 들어가는 강의실에 평소보다 배는, 아니 3배는 넘을 듯한, 족히 봐도 100명은 넘을 듯한 학생들로 빼곡이 들어차 있었다.
강단에 서기 전, 최찬양 교수가 맨 앞 길목에 쪼그려 앉아 있는 여학생에게 물었다.
“학생, 못 보던 학생인데 어떻게 온 건가요?”
“죄송해요. 얘한테 듣고 왔는데요. 오늘 작곡가 뮤즈가 특강 온다고 들어서요. 청강… 안 되나요?”
여학생은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최찬양 교수의 수업을 듣는 학생을 가리켰다.
최찬양 교수는 특강을 하는 사람이 누구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윤 조교야…’
통로는 하나. 범인은 하나밖에 없었다.
SNS는 막았어도, 입은 막을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의 인자한 얼굴이 울상이 되어버렸다.
‘오빠, 인기 좋다?’
희윤은 강윤의 옆구리를 찌르며 터질 것 같은 강의실을 보며 계속 키득거렸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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