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216
67화 – 그들이 만나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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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
67화 – 그들이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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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도 파티에 누구와 함께하면 좋을지 의견을 내놓았다.
“회사를 대표해서 나가는 자리인데, 그룹이라면 리더가 적합할 거라 생각해요. 민아나 현아 씨 같은… 거기에 회사를 대표하는 솔로가수, 지민이나 재훈 씨를 포함하면 후보는 현아 씨, 민아, 지민이, 재훈 씨 네 사람으로 압축할 수 있겠네요. 진서도 있지만 우리 월드 소속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한 적이 없으니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요.”
강윤은 그녀의 의견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시간이 조금 있었다면 진서가 제일 나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쉽네요. 다른 애들도 말은 못해도 서운해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것도 그래요. 거기에 MG하고 쓸데없는 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고 말이죠. 그런데 그걸 생각하면 에디오스를 데려가도 그렇고…”
이현지의 말에 강윤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건 신경 쓰지 않기로 하지요. 이미 그들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니까요. 애초에 그들이 잘못한 일에서 비롯된 일이고, 저희는 최선을 다한 겁니다. 굳이 그 쪽을 배려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그러네요.”
이현지는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
“사장님도 보면 저돌적인 면이 있어요.”
“모든 남자들이 이런 면이 있을 겁니다. 아무튼 결론을 내보면…”
강윤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의견을 내놓았다.
“전 민아가 제일 적합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민아요? 전 지민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아예 신인 때부터 키워왔던 가수를 데려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은하.
월드 엔터테인먼트의 이름으로 데뷔하고, 지금까지 활동해온 김지민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이현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윤은 생각이 조금 달랐다.
“그것도 괜찮지만, 우리는 처음 나서는 자리입니다. 다른 회사에 비해 아직은 규모면에서 열세지요. 힘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민이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런 면에서는 민아가 좀 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민아 개인적으로도 파티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말이죠.”
“따져보면 사장님이 만든 그룹에, 데뷔년수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보면 제일 낫다, 이 말이지요?”
“맞습니다.”
이현지도 잠시 생각하더니 강윤의 의견에 동의했다.
“알겠어요. 그럼 민아한테는 제가 말할까요?”
“아니오. 제가 말할 테니, 다른 준비를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정민아로 후보를 정했을 때, 희윤은 최찬양 교수가 들려주는 멜로디를 듣고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었다.
“…우와. 이런 멜로디는 처음인데요? 완전 좋아!!”
“희윤 씨는 여기서 어떻게 편곡을 하시겠어요?”
“원래 EDM 곡이라고 했었죠? 저는…”
최찬양 교수와 음악 이야기에 열을 올리는 동생의 모습에 강윤은 만족했는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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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진출에 예랑 엔터테인먼트에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은 윤슬 엔터테인먼트는 발 빠르게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그 덕분에 중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기획사인 ETM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채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순조로울 줄 알았던 중국진출에 예상치 못한 복병이 있었다.
사무실에서 추만지 사장은 잘 하지도 못하는 중국어로 통화하며 당황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전화 상대방도 침중한 목소리로 답하며 한숨짓고 있었다.
– 저희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하야스 백화점 측에서 보류한 것이니까요.
[하야스에서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알 수 있습니까?]
1주일 뒤, 다이아틴은 모델 촬영을 위해 중국으로 가기로 스케줄까지 다 빼놓았는데 이런 경우가 있는지.
추만지 사장은 감정을 추스르려 애썼지만, 심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 들려오는 말로는 WINCLE이라는 그룹과 다이아틴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잠깐, WINCLE? 거긴 예랑 아닙니까?]
추만지 사장은 진심으로 당황했다.
일본 사업만으로 바쁜 예랑이 중국에? 거기다 이제 신인인 WINCLE이 중국으로 진출한다니.
아니, 그것보다 다이아틴과 그런 풋내나는 신인이 경쟁한다는 것에 추만지 사장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 그 WINCLE이라는 그룹이 상당히 좋은 조건을 내놓은 듯합니다. 금전적인 조건만이 아닌, 매우 적극적으로 나온 모양입니다. 하야스 백화점의 담당자가 그 WINCLE이라는 그룹의 진혜영이란 아이를 마음에 들어 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더 자세한 건 알 수 없었어요.
[……]
– 노파심에 드리는 말이지만, 우리도 준비를 철저히 했으면 하네요. 가수를 모델로 내보내는 일이다 보니 예산과 기획력을 굉장히 중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통화를 마치고, 추만지 사장은 이마에 손을 올렸다.
“강시명, 이 놈은 남이 숟가락 올리고 있는 곳에 굳이… 하여간 돈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는구먼. 이를 어쩐다…”
광고주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은 쉽지 않다.
회사부터 모델, 기타 모든 역량이 집중되어야 하니까.
창가를 바라보는 추만지 사장의 고심이 깊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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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정현태 이사는 어깨를 움츠린 채, 리처드 앞에 고개를 숙였다.
민진서를 월드에 빼앗겨 버린 것 때문에 그는 오는 내내 불편했다.
“괜찮습니다.”
그러나 정현태 이사의 생각과는 달리 백인 남성, 리처드의 어조에는 고저가 없었다.
“다만, 이사님에게 조금 실망했을…”
“죄송합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현태 이사의 입에서는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리처드의 매서운 말은 멈추지 않았다.
“뭇매를 맞는 다는 것도, 대중의 시선을 끄는 힘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 그만큼 사람들이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설사 관심이 떠난다고 해도 스폰이라도 하면 다시 뜰 수도 있고…”
“그, 그건…”
무서운 말이 지나갔지만, 리처드는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그런 가치 있는 스타를 그냥 흘려보냅니까. 실망입니다.”
“……”
“…휴우.”
리처드는 길게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
“이번 파티에 초대 받으셨지요?”
“네? 아, 네.”
“저도 같이 가지요.”
“지사장님도요? 아니, 그러실 필요까지야…”
정현태 이사가 만류했지만, 리처드는 입 꼬리를 들어 올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궁금해졌거든요. 어떤 사람이 우리 앞을 막아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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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오스는 퇴원 이후 집으로 귀가했다.
이번 기회에 가족과 함께 하라며 강윤이 한 배려였다. 덕분에 에일리 정과 크리스티 안은 미국으로 돌아갔고, 다른 멤버들도 각자 집으로 돌아가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하아…”
하지만, 텅 빈 숙소를 지키고 있는 이도 있었다.
“심심하네.”
배웅해주는 이가 없어서인지 오늘은 연습도 그리 나가고 싶지 않았다.
TV도 재미없었고, 컴퓨터에는 원래부터 취미도 없었다.
…그냥 의욕 없는 날이었다.
정민아는 그렇게 거실에 있는 소파에 몸을 뉘였다.
“…쳇. 인정머리 없는 년들.”
어떻게 가족들 본다고 모두가 쪼르르 빠져나갈 수 있는 건지.
하지만, 이해는 갔다. 그런 일 겪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가족일 테니.
“하아. 아저씨 보고 싶…”
딩동.
그때, 벨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택배 시킨 적도 없는데, 상념을 깨는 소리가 들려오자 순간 짜증이 확 올라왔다.
그런데 인터폰을 확인해보니 그토록 보고 싶던 그의 얼굴이 보이는 게 아닌가?!
짜증스런 감정이 환희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었다.
‘아싸…!! 잠깐?!’
하지만 지금 그녀의 얼굴은 자연의 순수함을 유지한… 쌩얼!!
“잠깐만요!!”
정민아는 서둘러 욕실로 달려가 플레시에 빙의해 씻고 철벅철벅 찍어 발랐다.
옷까지 순식간에 갈아입고는 현관문을 열었다.
“…문 밖에 30분을 세워 두냐.”
현관으로 들어서며 강윤은 어깨를 으쓱였다.
은은한 향이 나며 마치 대학 새내기 같은 인상의 정민아의 모습은 누구나 두근거릴 법한 매력이 있었다.
“…그러게 누가 연락도 없이 쳐들어 오랬나.”
좋은 감정과 다르게 그녀의 말은 비뚤어졌다.
강윤은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비비고는 자리에 앉았다.
에디오스 멤버들이 전원 휴가라 담당 매니저에게도 휴가가 주어진 상황, 그녀는 진짜 혼자였다.
“뭐하고 있었어?”
“…공부도 했고, 책도 보고…”
“거짓말하지 말고.”
“……”
정민아는 순간 민망해져 헛기침을 했다.
“쳇. 쉬었어요. 쉬었어. 나라고 맨날 연습만 할 수도 없잖아요.”
“그래, 잘했어. 애들 없으니까 심심하지?”
“뭐, 나쁘진… 않아요.”
강윤은 자기는 강하다는 걸 어필하려는 정민아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사실, 그녀가 혼자 있는 게 염려되어 와봤다는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앉았다. 누구보다도 외로움도 많이 타고, 약하기도 하지만 강해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정민아라는 것을 잘 알았으니까.
그는 그녀에게 여러 가지를 묻다가 초대장을 꺼냈다.
“이건…? 초대장이네요. 파티?”
“응. 이사님하고 나, 그리고 네가 회사를 대표해서 파티에 나갔으면 해서.”
“회사를… 대표해서요?”
정민아는 멍해졌는지 눈을 껌뻑였다.
자신이 회사를 대표해도 되는지 당황하는 눈치였다.강윤은 거기에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현재 우리 회사를 대표하는 연예인은 에디오스라고 할 수 있어. MG에서 이직을 해왔지만, 기획자는 나고, 재기의 역사를 봐도 그렇고. 게다가 지금의 위치를 봐도 마찬가지지. 그 리더인 네가 회사를 대표해서 파티에 가줬으면 해서.”
“…정말 저로 괜찮을까요?”
정민아가 큰 눈을 껌뻑이며 묻자 강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부탁할게.”
“으… 떨린다. 제가 아저씨한테 필요한 거, 맞죠?”
“응? 아, 그… 그렇지?”
조금 부담스러운 말이었지만 강윤은 선선히 답했다.
그러자 정민아의 얼굴에 활짝 웃음꽃이 피었다.
“좋아요. 기꺼이 얼굴마담을 해드리죠. 그런데…”
“그런데?”
정민아는 몸을 베베 꼬며 물었다.
“가서 춤도 춰야 하나요? 왈츠 같은 거?”
“……”
강윤은 어이가 없어 눈을 껌뻑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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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K-POP 파티.
강남에 위치한 5성급 호텔의 거대 라운지는 초대받은 인사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파티 성격에 맞게 K-POP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각 인사들이 잔을 부딪치며 인사를 나누었다.
모두가 엔터테인먼트에서 한 목소리 낸다는 사람들이었다.
그 중에는 MG 엔터테인먼트의 정현태 이사와 예랑 엔터테인먼트의 강시명 사장도 있었고 윤슬 엔터테인먼트의 추만지 사장도 있었다.
그들 옆에는 회사를 대표하는 연예인들이 함께하며 자리를 빛내고 있었다.
‘후아암… 지루해.’
정현태 이사 옆에 있던 주아는 하품을 하며 지루한 사업 이야기가 언제 끝나는지 한숨을 짓고 있었다.
미국에서 한창 바쁠 그녀였지만, 잠깐 시간을 냈다. 대신 이번 일만 끝나면 미국일이 끝날 때까진 절대 그녀를 미국에서 부르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강시명 사장을 따라온 ‘WINCLE’의 진혜영은 사람들 눈에 들기 위해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강윤 오빠도 온다더니, 아직인가?’
정현태 이사는 정말 재미없었다.
잘만 이야기하면 흥미가 넘칠 것 같은 사업 이야기도 어쩜 그렇게 늘어지게 말하는지…
그때, 그녀의 흥미를 사로잡는 이가 있었다.
“주아 양.”
“네? 아, 네.”
그는 훤칠한 키의 백인, 리처드였다.
리처드는 주아의
주아는 이 한국어가 유창한 백인에게 흥미가 갔다.
“하하하. 지루하지요?”
“지루요? 네. 많이요.”
“하하하하하.”
리처드는 주아와 잔을 부딪치며 말을 이어갔다.
“주아 양은 듣던 대로 솔직해서 좋네요.”
“그런 말은 많이 듣는 편이에요. 그런데 리처드 씨라고 했나요? 이번에 많이 투자를 하셨다고…”
“그렇게 됐네요. MG면 튼튼한 기업이잖아요. 주아 양 같이 좋은 스타 분들도 많고. 사실… 제가 가진 게 돈 밖에 없거든요.”
“풋.”
주아는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대놓고 돈을 자랑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었기에.
“푸핫. 하하하. 리처드 씨. 하하하하.”
“정말이에요. 통장 잔고 보여드릴까요?”
“하하하.”
여유 있는 리처드의 모습이 주아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영국인 신사가 이런 느낌일까? 훤칠한 키에 특유의 여유.
주아의 경계심이 저도 모르게 조금씩 풀어지고 있었다.
그때, 입구가 웅성이며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에이. 이제 왔나보네.”
“누가 말인가요?”
리처드가 반문하자 주아는 씨익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월드요. 즐거웠어요, 리처드 씨. 그럼 나중에 봬요.”
주아가 총총거리며 가버리자 리처드는 다시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월드라… 어디, 한번 만나볼까?”
그의 눈이 매처럼 번뜩이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는 강윤에게로 향했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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