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231
71화 – 여자 셋이 모이면 뭔가가 터진다(完) >
“설마, 주연이가 노리고 한 말은 아니겠죠?”
일부러 그런 말을 흘린 건 아닐지, 이현지는 공연한 의심을 흘렸다.
하지만, 강윤은 고개를 흔들며 부정했다.
“일부러 그럴 녀석은 아니잖습니까. 흔한 몰아가기에 따른 해프닝이죠.”
“그렇긴 하지만… 괜히 끌려가는 느낌이 드네요. 사장님이야말로 괜찮겠어요? 에디오스 앨범이면 작업량이 만만치 않을 텐데.”
인력 부족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에디오스 앨범 작업은 다른 가수들보다 손이 가는 작업이 많다. 안무, 가수 숫자, 쟈켓 등 모든 작업이 다른 가수들보다 훨씬 많다.
강윤이 고심하는 듯하자 이현지는 의견을 냈다.
“이 참에 우리도 전속 프로듀서를 하나 채용하는 것이 어때요?”
“어지간한 실력의 프로듀서는 없느니만 못한데…”
강윤의 까다로움을 아는 이현지는 자기만 믿으라는 듯, 손을 들었다.
“이미 생각해 둔 사람이 있어요. 실력은 보장할게요.”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었군요. 어떤 사람인가요?”
이현지는 자리에서 서류를 꺼내 강윤에게 보여주었다.
강윤은 익숙한 얼굴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 사람, 오지완 PD 아닙니까?”
서류에 적힌 사람은 MG 엔터테인먼트의 핵심 프로듀서, 오지완 프로듀서였다.
핵심 가수들의 녹음을 비롯해 각종 작업을 하는 경험 많은 PD라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MG로 넘어온다? 강윤은 고개를 흔들었다.
“오지완 PD는 원진문 회장 때부터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던 최고 프로듀서로 알고 있습니다. MG에서 최고의 대우를 해 줄 텐데 여기로 올 이유가 있을까요?”
“아니요. 올 거예요.”
이현지는 강윤의 의문을 차근차근 풀어주었다.
“오지완 PD는 사장님과 기질이 비슷해요. 가수와 노래. 이 두 가지만 보는 사람이죠. 원진문 회장은 그의 이런 면을 이용할 줄 알았지만 이사들은 그를 이용하기보다 벽으로 여겼죠. 자기들 색깔에 맞지 않는 곡을 만드드니,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덕분에 이제는 다른 프로듀서를 키우고 있어요.”
“실력이 아니라 파벌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거군요.”
“맞아요. 바보 같은 행동이죠.”
강윤은 쓴 웃음을 지었다.
“슬픈 일이군요. MG에서는 오지완 PD만큼 뛰어난 PD도 없었는데 말이죠.”
“MG의 문제가 그거에요. 이사체제이다 보니 실력보다 파벌에 따라 자리가 왔다갔다하니… 그래서 분위기가 어수선하죠.”
“멍청한 사람들이군요. 알겠습니다. 일단 직접 만나보고 이야기하는 게 좋겠습니다.”
“내일 저녁에 만나기로 했으니까, 같이 나가면 되요.”
이현지와 이야기를 마치고, 강윤은 세 여인이 기다리고 있는 스튜디오로 향했다.
세 여인은 조금은 초조한 눈으로 강윤에게 작업을 마친 곡을 내밀었다.
“…여기요.”
강윤은 USB와 악보를 받아들고는 컴퓨터에 꽂아 음악을 재생했다.
– 낙엽진 가을 날 — 우린 함께 걸었지– 스무 살의 그 날 —
김지민의 목소리가 무반주로 흘러나왔다.
인트로가 사라지고, Verse 1로 노래가 시작된 것이다. 김지민 특유의 시원한 목소리가 뻗어 나오며 단번에 주변을 빨아들이는 듯 했다.
‘호오?’
어설픈 인트로를 제거한 것에 강윤은 놀랐다.
거기에 노래가 이어지며 이어 코러스에서 서한유의 목소리가 함께 흐르자 노래가 더더욱 두드러졌다.
음표들이 새하얀 빛을 만들며 사방을 환하게 밝혔다.
‘녹음 할 때는 하얀달빛 애들한테 라이브로 악기소리를 따달라고 하는 게 낫겠어.’
노래를 끝까지 다 듣고, 강윤은 떨고 있는 여인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어, 어떤가요?”
대표로 박소영이 묻자 강윤은 차분히 답했다.
“확실히 나아졌네. 인트로를 제거할 생각은 누가 한 거야?”
그 말에 김지민과 서한유가 박소영을 바라보았다.
강윤은 박소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바로 Verse(노래가 시작되는 부분)가 나온 게 훨씬 나은 것 같아. 한유 목소리로 코러스를 넣은 부분도 좋았고.”
“이상한 곳은 없었어요?”
김지민이 묻자 강윤은 웃으며 답했다.
“듣기 좋았어. 그래도 이번에는 딜레이나 공간감 등은 정말 잘했어. 이 소리들이 내 취향이 아니라서 이렇게 말한 걸 수도 있는 거니까…”
“그래도…”
편곡을 담당했던 박소영이 고개를 깊이 떨어뜨렸다.
그런 박소영을 보며 강윤은 문득 다른 생각을 떠올렸다.
‘다른 PD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난 좀 더 어쿠스틱한 소리가 낫다고 판단했지만 다른 PD들은 다른 게 낫다고 할 수도 있어. 흠… 내일 만나면 한번 물어봐야겠다.’
울상을 짓는 박소영을 보며 강윤은 오지완 프로듀서를 떠올리고 있었다.
.
.
.
다음날, 저녁.
강윤은 이현지와 함께 오지완 프로듀서와의 약속장소인 강남의 한 술집으로 향했다.
유명인들이 드나드는 술집이 아니라 직원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강윤을 알아보고 수근 대기도 했지만, 그는 아랑곳 않고 예약한 룸 안으로 들어갔다.
오지완 프로듀서는 미리 도착해있었다.
“오랜만입니다, 팀장님. 아니, 이젠 사장님이시군요. 하하하.”
오지완 프로듀서는 오랜만에 만나는 강윤이 반가웠는지 활짝 웃었다.
강윤도 그와 손을 잡으며 기쁨을 표했다.
사케를 비롯한 메뉴를 주문하고, 이현지는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요새 트위스텔이 핫하죠? 두 번이나 처참하게 실패했다가 이번에는 흥행에 성공했더군요.”
“네. 확실히 벗으면 뜨기는 뜨는 것 같습니다.”
GNB 엔터테인먼트의 6인조 남성 그룹 트위스텔.
처음에는 미소년 컨셉에 화려함을 더했다가 차별성이 없어서 처참한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지금은 몸을 키워 이른바, ‘짐승남’이라는 말을 만들어내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노출의 계절, 여름이라는 특수성까지 겹쳐 흥행효과는 배가 되었다.
“맞네요. 트위스텔의 주 팬이 20대 후반에서 30대의 여자들이니… 경제력도 되는 여자들이잖아요.”
“맞습니다. 앨범도 많이 사주고, 회사 입장에서는 돈이 되겠죠.”
“그 트위스텔에게서 작업 제의가 들어온다면 PD님은 어떻게 할 건가요?”
가볍게 떠보면서, 그의 가치관을 보는 말이기도 했다.
강윤도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며 귀를 열어두었다.
오지완 프로듀서는 단호한 어조로 답했다.
“트위스텔은 멋진 남자들이죠. 하지만 저와 작업 스타일이 맞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래요? 왜죠?”
“트위스텔은 노래보다 퍼포먼스에 치중한 그룹입니다. 지금까지 방송에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 적이 없죠. 극단적으로 말하면 라이브를 버리고 퍼포먼스에 모든 것을 바친 가수들입니다. 결국 녹음 할 때, 기계음을 많이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전 최대한 가수 그대로의 목소리가 좋습니다. 같이 작업하면 머리가 아파올 것 같습니다.”
“주아 같은 경우는 어때요? 주아도 퍼포먼스 하면 최고잖아요.”
“에이, 아닙니다. 주아는 퍼포먼스와 노래,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잖습니까. 주아도 자기 목소리에 기계음이 들어가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자기 목소리에 자신이 있는 거죠.”
그때, 조용히 듣고 있던 강윤이 끼어들었다.
“기계음이 나쁜 것은 아니잖습니까.”
“물론이죠.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고, 목소리로는 낼 수 없는 효과를 내주는 등 여러 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과했을 때입니다.”
“MG에서는 기계음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 걸로 압니다만.”
“원래 그랬습니다. 가수 본연의 목소리를 더 강조하고, 그걸 살리는 분위기였죠. 하지만 최근 트렌드가 점점 달라지고 있습니다.”
오지완 프로듀서는 처연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사실, 목소리를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연습생들이 5년, 6년 간 연습생으로만 머무는 것에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근 1년 전부터 회사에서 연습생들을 줄여가면서 이런 인재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데뷔한 가수들은 기계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앨범을 만들기도 힘들 지경이 되었죠.”
“…허. 건물을 짓느라 연습생을 훈련시킬 돈도 모자라는 모양이군요.”
강윤은 혀를 찼다.
오지완 프로듀서는 입술을 깨물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더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큰 실례를 한 것 같네요. 이강윤 팀장님. 아니, 사장님. 오랜만에 봐서 기쁜데 이렇게 실례되는 이야기를 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후우. 저도 씁쓸하네요.”
강윤은 잔을 들었고, 이현지와 오지완 프로듀서도 그와 잔을 부딪쳤다.
술자리의 분위기가 천천히 무르익었다.
오지완 프로듀서의 얼굴이 조금씩 붉게 달아올랐지만, 그는 더 이상 회사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강윤도 굳이 캐묻지 않고, 가요계 이야기를 하며 여러 가지 의견을 구할 뿐이었다.
날이 바뀌었다.
계산을 마치고 세 사람은 거리로 나갔다.
오지완 프로듀서는 취기가 많이 올랐는지 머리를 잡으며 강윤의 손을 잡았다.
“…크으. 취한다. 티임장님. 오늘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보지요.”
“……”
오지완 프로듀서는 강윤을 그윽히 바라보았다.
“흐흐. 사실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 부르신 것, 아니었습니까?”
“하고 싶은 말?”
“…저도오. 눈치란 게. 있습니다. 하하. 팀장니임. 저, 월드. 좋아합니다.”
취기가 올라서 그런 걸까?
오지완 프로듀서는 풀린 눈을 아래로 내리며 헤실 거렸다.
“요새에, 이 업계에, 있느은 사람들은… 누구나아 월드 이야기를 합니다아. 연습생에겐 성공으로 가느은, 유토피아아. 가수들에게엔, 신세계에. 그리고 프로듀서에겐…”
“취했습니다, 오 PD.”
강윤이 오지완 프로듀서를 부축하자, 그는 쿡쿡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뉴 월드. 하하하. 하지만 전…”
그는 말을 끝내지도 못하고, 그대로 잠들고 말았다.
이현지는 눈을 껌뻑였다.
“마음고생이 심했나보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오 PD 집 알고 계십니까?”
“아니요. 어쩌지…”
“일단 저희 집에서 재우겠습니다. 할 수 없죠.”
강윤은 택시를 타고 오지완 프로듀서와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으…”
눈을 뜨니 처음 보는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오지완 프로듀서는 놀라 이불을 걷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여, 여기는…?!”
방은 가정집 같은데, 둘러보니 왠 스피커들이 사방에 설치되어 있고, 방음벽에…
이상한 곳이었다.
그는 놀라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
“!!!!!”
그런데 왠 걸.
거실에는 런닝과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입에 빵을 물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문제는 그 남자가 TV에도 나오는 유명인이었다는 것.
“기, 김재훈?”
“누구세요?”
김재훈은 김재훈대로 난데없는 이방인의 등장에 눈을 껌뻑였다.
그때, 머리를 감았는지 목에 수건을 두른 강윤이 욕실문을 열었다.
“재훈아. 손님이야. PD님. 일어나셨어요?”
“사, 사장님. 이게 어떻게 된…”
강윤은 얼떨떨해하는 오지완 프로듀서에게 어젯밤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제야 그는 큰 실례를 저지른 것을 알고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죄, 죄송합니다. 빨리 가…”
그는 씻지도 않고 짐을 챙기려고 했는데, 부엌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밥 먹어. 다들 식사하세요!!”
이번에는 여자 목소리까지!!
당황하는 오지완 프로듀서에게 강윤은 웃으며 손가락으로 부엌을 가리켰다.
“해장은 하셔야죠.”
“그래도 이건…”
“괜찮습니다.”
오지완 프로듀서는 얼떨떨한 얼굴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으억!!”
그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앞치마를 두르고 콩나물국을 끓이고 있는 여인, 그녀는 다름 아닌 천재 작곡가라는 뮤즈의 희윤이었다.
MG 엔터테인먼트의 최고 프로듀서인 그가 작곡팀 뮤즈의 희윤을 모를 리 없었다.
“PD님?”
“자, 작곡가 뮤즈 아닙니까?”
“…저도 뮤즈입니다만.”
“그, 그건 그렇지만…”
희윤은 고개를 갸웃하며 오지완 프로듀서에게 콩나물국을 가져다주었다.
“오빠 손님이시죠? 차린 건 별로 없지만 맛있게 드세요.”
“네… 네.”
그는 잠시 멍한 얼굴로 있다가 힘겹게 콩나물국을 들었다.
시원하게 넘어가는 콩나물국은 환상이었다.
‘맛있어…!!’
모처럼 먹는 아침밥은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듯 했다.
유명 작곡가에게 얻어먹는 아침이라니. 신선하기까지 했다.
식사 중에 희윤이 물었다.
“오빠, 소영이가 만든 곡 어때? 괜찮았어?”
“나쁘지 않았어. 앨범으로 내도 반응은 나쁘지 않을 것 같았어.”
“그래? 그럼 곧 녹음해야겠네?”
“그래야지. 그런데 걱정이야. 파인스톡 일도 있고… 시간을 내기가…”
그때, 오지완 프로듀서가 끼어들었다.
“저… 실례가 안 된다면 작업하시는 거 구경 가도 되겠습니까?”
“네?”
강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요새 회사에서 일이 없어서… 공부도 좀 할 겸 말입니다. 실례가 된다면 괜찮습니다.”
“아닙니다. 실례라니요. PD님이 조언도 해주시겠죠. 하하하.”
강윤이 너무도 쿨하게 수락하자 오히려 오지완 프로듀서는 민망해졌다.
“감사합니다. 폐가 되지 않게 하겠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강윤과 오지완 프로듀서는 회사로 출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박소영과 김지민, 그리고 서한유가 스튜디오로 왔다.
서한유는 오랜만에 오지완 프로듀서를 만나 반가워했고, 박소영과 김지민은 그들이 유명 프로듀서라는 말에 긴장했다.
하지만, 노래로 토론을 시작하자 그런 긴장은 곧 온데간데 사라져버렸다.
“소영아. 이 부분, Verse2에서 V203을 쓴 거지?”
“네. 코러스와 같이 터져줬으니까, 다시 잔잔하게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싶었거든요.”
“그래? 지민아. 네 생각은 어때? 잔잔해지니 괜찮았어?”
“괜찮기는 한데, 조금 끊어지는 것 같기도 했어요.”
세 여인은 강윤과 곡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허.’
오지완 프로듀서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장과 가수들이 곡으로 토론을 나눈다?
원래 가수기획사로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지만 아이돌 가수 일색인 요즘 음반 시장에서는 많이 사라진 모습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강윤 팀장은 항상 가수의 생각을 들으려했지. 그들이 최고의 기량을 보일 수 있도록. 팬들이 좋아하는 노래와 가수가 부르고 싶은 노래의 접점을 찾으려고 항상 노력했었어.’
월드 엔터테인먼트 성장의 비결을 알 것 같았다.
“3번 베타 기타는 어떨까요? 그거 엄청 부드럽던데?”
“언니, 그거 너무 늘어져요. 차라리 다른 걸로…”
“내 생각엔 4번 사운드 스트링이 좋을 것 같아요.”
김지민부터 박소영, 서한유까지 약간의 소리 수정 때문에 강윤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다.
그때.
“8번, Alpha Gilder를 써 봐요.”
“…에?”
“아…”
저도 모르게 끼어든 오지완 PD는 모두의 시선을 받고 저도 모르게 눈을 껌뻑였다.
그러나 이내 강윤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일단, 8번부터 써볼까?”
“네.”
강윤이 기계를 조작하고 소리를 재생하자 곧 독특하면서 매력적인 음색이 흘러나왔다.
“우와…”
박소영부터 김지민, 서한유까지.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지완 프로듀서는 이에 멈추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강윤의 자리에 와서 소리 한 가지를 더 삽입했다.
“우와!!”
매우 부드러운, 피아노와 기타를 섞어놓은 듯 한 소리였다.
강윤도 더 강해진 빛을 보며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PD님, 최고입니다.”
“감사합… 아.”
보기만 하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분위기에 휩쓸려버렸다.
오지완 프로듀서가 자신의 멍청함을 탓하며 머리를 쥐어짤 때, 서한유가 그의 팔을 잡았다.
“PD님. 저희 좀 도와주세요. 사실 처음이라 어려워요.”
“한유야.”
부탁을 잘 하지 않는 서한유의 눈빛에 오지완 프로듀서는 당할 수가 없었다.
강윤은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고, 오지완 프로듀서는 그의 자리를 대신해 앉았다.
“PD님, 완전 짱이예요.”
“멋지세요. 우와… 이런 소리들을 다 외우신 거예요?”
“어? 그, 그렇지…요? 아니, 그렇지?”
김지민과 어느새 마무리 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오지완 프로듀서를 보며 강윤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강윤이 조용히 스튜디오를 나간 것도 모르고, 오지완 프로듀서와 세 여인은 작업 삼매경에 빠져 들어갔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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