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235
73화 – 그녀의 수험생활(完) >
“지위를 올린다?”
강윤은 설명이 길어질 듯,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풀었다.
“사람은 자기보다 비슷하거나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잘되면 질투를 하고 헐뜯습니다. 여자들 세계는 좀 더 어둡게 나타나는 편이죠. 하지만 그 시샘 받는 존재가 손에 닿을 수 없는 사람이 되면 완전히 달라집니다.”
“대충 알겠네요. 그래서 그 일반인 친구를 어떻게 격상시키겠다는 말인가요?”
“이겁니다.”
강윤은 SNS 어플을 켜서 지윤선의 SNS 페이지를 켜 이현지에게 보여주었다.
“봐야 할 부분은 밑에 있습니다.”
“청첩장?”
“네. 맞습니다.”
이현지의 눈이 황당함으로 물들었다.
“설마 진서가 여기 가면 해결이 된다는 말은 아니겠지요? 이건 아닌 것 같아요. 괜히 기자들이 엉뚱한 곳에 붙을 수도 있고…”
그러나 강윤은 고개를 흔들며 자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진서만 간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여기에 저와 이사님, 그리고 우리 소속 연예인 모두가 가는 겁니다.”
“네에?!”
이럴 필요까지 있을까?
기껏해야 친구일 뿐인데 이현지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요? 우리 애들도 스케줄 없이 노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렇게 해야 합니다.”
“…..”
강윤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설명을 이어갔다.
“진서 개인이 간다면 개인적인 볼 일이지만 모두가 간다면 공식 행사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기사도 가사도 더 온건해집니다.”
“…..”
“기자들도 궁금해지겠죠. 저 사람이 뭐기에 월드 소속 연예인들 모두가 와서 축하를 해줄까? 알아보니 월드 소속 연예인 민진서 친구의 오빠다. 거긴 친구의 결혼식도 모두가 함께 챙겨주네? 소속 연예인들 사이가 좋은가 봐. 대외적으로 홍보 효과도 낼 수 있습니다.”
이현지는 고민했다.
강윤의 말이 확실히 일리가 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소속 연예인들이 사적으로 노출되는 게 바람직한지, 고민이 안 될 수 없었다.
잠시 생각하던 그녀는 강윤에게 동의하며 말을 보탰다.
“…알았어요. 걱정되기는 하지만 사장님 말이 맞는 것 같으니까… 기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홍보를 해보면 어떨까요?”
“어떻게 말입니까?”
“오 PD가 데리고 온 한 대리와 강 대리가 홍보와 언론에 조예가 깊더군요. 한번 맡겨 보는 게 어때요?”
“기획팀이었다고 들었는데 그런 곳에도 능력이 있었군요. 알겠습니다. 부탁합니다.”
이야기가 정리되자 강윤은 가볍게 기지개를 폈다.
두 사람은 한층 밝아진 얼굴로 자리로 돌아갔다.
.
.
.
강윤과 이현지는 두 사람이 나눈 대책을 바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후, 지윤선은 민진서와 친구가 된 것에 만족한다며 무슨 일이 벌어져도 감당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괜찮은 애군.’
강윤은 그녀의 말이 진심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현지도 마찬가지였다.
식사를 마치고, 강윤은 지윤선을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며 차에 태웠다.
운전대를 잡은 이현지와 조수석에 앉은 강윤은 끊임없이 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찰떡같이 이야기의 죽이 짝짝 맞는 두 사람을 보며 지윤선이 민진서의 귓가에 속삭였다.
‘앞에 사장님하고 이사 언니? 맞지?’
‘응. 왜?’
‘엄청 친한 것 같아서. 호흡도 착착 들어맞고. 멋있어.’
남녀 사이에 일 이야기로 저렇게 즐거워 할 수 있는지.
지윤선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저기, 이사 언니 말이야. 혹시 작곡가님하고 사귀는 사이야?’
조심스러운 물음이었지만 순간 민진서의 눈이 서슬 퍼렇게 변해버렸다.
‘아니. 절대.’
‘…하하. 절대까지야…’
‘아니거든.’
민진서의 그런 눈빛을 처음 본 지윤선은 당황했지만 이내 웃으며 화제를 바꿨다.
‘저 이사 언니 말이야, 일 장난 아니지?’
민진서는 헛기침을 하며 잘 답해주었다.
‘응. 지금의 월드를 만든 게 앞의 두 사람이야. 선생님이 주로 노래하고 대외 활동을 주로 했다면 이사 언니는 영업이나 사내 업무를 담당했어. 선생님은 이사 언니가 하는 일을 전적으로 믿었고, 이사 언니도 사장님이 하는 일을 항상 밀어줬데.’
‘멋있다…’
지윤선의 눈빛이 사근사근해졌다.
그녀는 백미러를 통해 이현지를 힐끗힐끗 보며 얼굴을 붉히기까지 했다.
그걸 알았는지, 이현지가 물었다.
“친구 분. 할 말 있나요?”
“네? 아, 아니요.”
지윤선이 당황하자 강윤이 피식 웃었다.
“이사님도 참. 조금만 부드러워도 괜찮습니다.”
“아, 또 세게 보였나. 미안해요.”
이현지가 미안하다며 손을 들자 지윤선은 놀라며 손을 저었다.
“아뇨!! 괘, 괜찮아요.”
“그래요? 진서와 친하게 지내줘서 고마워요.”
“아, 아닙니다. 연예인인 걸 떠나서 진서 자체가 좋아서 친구가 된 거니까요.”
그러자 강윤이 창문을 닫으며 말했다.
“알아요. 언제든 회사에 놀러 와요. 환영 할 테니.”
“감사합니다.”
그러자 이현지도 한 마디 보탰다.
“막상 이런 말을 한 사장님은 자리에 없는 날이 많지요?”
“하하하. 그렇군요. 이사님이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아, 이놈의 인기.”
강윤과 이현지는 가볍게 장난을 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민진서도 두 사람의 모습에 입으로 손을 가리며 쿡쿡 웃었다.
‘멋진 콤비… 완전…’
강윤과 이현지.
두 사람의 모습은 지윤선의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차가 조금 막혀 한참이 지나서야 차는 지윤선의 집인 판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집 앞에서 손을 흔드는 지윤선을 뒤로하고, 강윤 일행은 이현지의 집으로 향했다.
차에 속력을 내며 이현지가 물었다.
“진서야. 혹시 친구한테 뭐 받은 거 없니?”
“받은 거요?”
민진서가 고개를 갸웃하자 강윤이 추가 설명을 했다.
“청첩장 같은 거.”
“청첩… 아, 윤선이 오빠 결혼식이요? 들었는데, 날짜하고 장소는 못 들었어요. 초대하고 싶지만 연예인에게 사람 많은 곳에 오라고 하기가 미안하다고 괜찮다고 했어요.”
“일단 이야기는 들은 거지?”
결혼식에 갈 수 있는 명분은 만들어진 셈이었다.
강윤의 물음에 민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데 결혼식은 왜요? 설마 가시려고요?”
민진서가 걱정스럽게 묻자 강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생각이야.”
“장소하고 시간은 알고 계세요?”
“물론. 그러니까 진서 너도 준비하고 있어. 시간은…”
강윤은 SNS에서 본 장소와 시간을 민진서에게 이야기해주었다.
“네. 저하고 기준 오빠하고 갔다 오면 되죠?”
“기다려봐. 나중에 이야기해줄게.”
민진서는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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ゆり-ちゃん(유리 짱)
2013년 여름.
일본 열도 곳곳에 이 이름이 빠진 곳이 없었다.
일본 제 2의 수도라고 일컬어지는 오사카에도 그녀의 노래는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어두워지기 시작한 거리에서 인문희는 작게 들려오는 자신의 노래에 헤실헤실 웃었다.
그녀 옆에서는 함께 나온 프로듀서, 츠카사도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즐거워했다.
오사카의 유명 거리에서 여전히 인문희의 노래는 흘러나오고 있었다.
앨범을 낸지 2달이나 지났지만, 그녀의 인기는 여전하다는 증거였다.
이런 노래를 프로듀싱한 츠카사 프로듀서는 즐거웠다.
모자로 얼굴을 가린 인문희는 발밑에 흐르는 하천을 보기 위해 난간에 팔을 기댔다.
시원하게 흐르는 하천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핸드폰을 꺼냈다.
파인스톡을 보니 대화목록 중 안 읽은 대화가 200개를 넘긴 단체 채팅방이 제일 상위에 있었다.
– 지민센세 : 오늘 하루도 즐겁게 마무리이~!!
– 혀나 : 지미니는 오늘 조은일 있었음?
– 지민센세 : 아뇨~ 없었어용..ㅠㅠ
– 미나짱 : 아닌 것 같은데?
– 난제니야 : 미나 또 모함 들어가구요~
– 미나짱 : 이것도 모함임? -_-… 싸우자는 거?
월드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모든 가수들이 참여중인 ‘노래방’이라는 이름의 단체 채팅방이었다.
인문희는 쿡쿡 웃으며 자연스럽게 채팅에 끼었다.
– 나 : 지민 선배 무슨 일 있었음?
– 지민센세 : 오어? 아무 일도 없었어용.
– 혀나 : 아닌 것 같은데…
– 김재훈 : …오늘도 시끌시끌하군.
김재훈 님이 나갔습니다.
혀나 님이 김재훈님을 초대했습니다.
– 지민센세 : 안녕하세요~ 전 이삼순이라고 합니다.
– 난제니야 : …뭐임?
– 김재훈 : …..
여자의 비율이 높아서일까.
대화에 정전은 존재하지 않았다.
스크롤은 끊임없이 올라갔고, 공연 사진들부터 웃기는 사진 등 각종 희귀 자료들도 마구 퍼졌다.
그러다가 정민아가 말을 꺼냈다.
– 미나짱 : 결혼식 이야기 들은 분?
– 지민센세 : 저도 매니저 오빠한테 들었어요. 진서 언니 친구 분 오빠라던데요?
– 난제니야 : 중요한 사람인가?
– 혀나 : 글쎄… 난 잘 모르겠음…ㅠㅠ
– 나 : 결혼식? 그런데 다들 가는 거예요?
– 김재훈 : 일단은. 거기 있는 문희 씨만 빼고.
결혼 이야기가 나오니 여자들의 입담이 마구 터져 나왔다.
소속 연예인들 모두 함께 결혼식에 간다니, 좋다싫다부터 음식을 쓸고 오겠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말들이 스크롤을 위로 끌어올렸다.
압박은 점점 심해지더니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올라가고 있었다.
– 혀나 : 결혼하고 싶당…ㅠㅠ
– 난제니야 : 나두…ㅠㅠ
– 미나짱 : 벌써? 좀 더 놀다가야지?
– 지민센세 : 미나언니는 늦게 가고 싶은가 봐요?
– 미나짱 : 뭐… 좋은 사람 있으면 바로 갈거양.
– 난제니야 : 맞아. 미나가 우리 중 제일 일찍 갈 걸?
– 미나짱 :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지…)
– 김재훈 : 난 잘 모르겠다…
김재훈 님이 나갔습니다.
지민센세 님이 김재훈 님을 초대했습니다.
– 지민센세 : 그래도 나가는 건 안되용~
– 김재훈 : 쳇
– 나 : 결혼이라… 우, 부케 받고 싶당.ㅠㅠ
한참 채팅을 하고 있는데, 츠카사 프로듀서가 김지민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네?] [이제 가자. 시간 다 됐어.] [네.]근처에서 오늘은 행사가 있다.
인문희는 핸드폰을 넣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인파들 사이를 해치며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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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사장님 이거, 아들만 미남인 줄 알았더니… 따님이 참 미인이십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정 사장님 따님도 정말 미인이십니다.”
정장을 입은 두 남자 사이에 훈훈한 덕담이 오가는 장소.
화이트 톤의 벽과 화려한 조명이 장식하고 있는 결혼식장이었다.
하얀 장갑을 낀 아버지 옆에서 지윤선은 하객들을 맞고 있었다.
“윤선이, 많이 컸네!!”
“강이 오빠!! 얼마만이야?”
친구 오빠와 반갑게 인사도 하고, 축의금 전달하는 곳에 음료수도 전달하는 등 그녀는 정말 바쁘게 돌아다녔다.
여느 결혼식장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식장으로 들어가기 10분 전이었다.
“은하?! 김재훈까지!!”
“어디어디!!”
난데없이 사람들이 입구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40대와 50대를 넘긴 어른들은 갑자기 웬 연예인이냐며 자리를 지켰지만, 다른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연예인의 출연에 호들갑이었다.
“김지민 완전 예쁘다. 얼굴 완전 주먹만 해.”
“꺅!!”
한편, 정장을 입고 결혼식장에 먼저 도착한 김지민과 김재훈은 갑작스러운 인파에 난감해하고 있었다.
‘저, 오빠. 선생님은 언제 온데요?’
‘금방 올 거야. 저긴가?’
김재훈은 당황해하는 김지민을 이끌어 3층 계단을 올랐다.
그는 로비에 ‘지창훈, 신혜린’이라고 쓰여 있는 곳을 발견하고는 그녀의 손을 이끌었다.
‘누구 결혼식에 오는 거야? 엑!?’
지윤선의 오빠, 지창훈의 축의금을 받고 있던 사촌동생은 난데없이 김재훈이 앞에 서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김재훈은 능숙하게 축의금을 내고 방명록에 이름을 남겼다.
이어 김지민도 김재훈을 따라 이름을 남기고 봉투를 건넸다.
사촌동생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봉투를 받아들고는 식권 2장을 내밀었다.
“고마워요.”
김재훈은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자 얼떨떨해하는 친족들이 모두 등장했다.
난데없이 유명 연예인이 왜 이곳에 왔는지, 모두가 궁금했다.
인파속에 지윤선이 있었다.
“여기 계셨네요.”
“네? 네?”
김재훈과 김지민이 난데없이 자신 앞에 서자 지윤선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진서 씨하고 함께 왔어요. 조금 있다가 다들 올 겁니다.”
“지, 진서가요? 아니, 그보다 다들이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로비에서 조금 전보다 더더욱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꺄아아아아악!!”
“미, 민진서다!!”
“에, 에디오스!! 헉!!”
“이현아, 하얀달빛… 으악…”
팬미팅 장소도 아니건만, 엄청난 소리가 들려왔다.
웅성임과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더니 곧 로비 전체까지 퍼져나갔다.
그와 함께 강윤과 이현지, 그리고 민진서와 에디오스 전원, 거기에 하얀달빛까지 전원이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이게…”
“형.”
김재훈이 강윤을 향해 손을 흔들자 모두가 김재훈과 김지민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지윤선과 부모님은 당황해서 인사조차 하지 못했다.
로비는 신랑, 신부보다 오히려 때 아닌 연예인 폭풍에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시끌시끌한 로비에서 강윤은 민진서의 등을 가볍게 밀어 앞으로 나서게 했다.
“윤선아. 나 왔어.”
“지, 진서야. 이게 다…”
“하하하.”
민진서는 어깨를 으쓱이며 부모님께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윤선이 친구 민진서라고 합니다.”
“그, 그래요. 내가 유, 윤선이 애비되는 사람입니다.”
지윤선의 아버지는 TV에서나 나오던 초특급 스타를 직접 눈앞에서 보니 정신이 없었다.
사업을 해서 나름대로 발이 넓은 그였지만, 이런 연예인들과의 인맥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민진서가 인사를 마치자 강윤이 앞으로 나섰다.
“안녕하십니까. 이강윤이라고 합니다. 여기 모두를 데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영호라고 합니다. TV에서나 나오던 분들을 이렇게 뵙다니…”
“진서에게 좋은 친구가 생겼다고 해서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신부는 어디에 있습니까?”
“대, 대기실에 있지요. TV에서만 봤는데 모두가 미인이군요. 미남에…”
강윤은 지윤선의 아버지와 손을 맞잡고는 축의금을 내기 위해 앞으로 향했다.
에디오스와 민진서, 하얀달빛 모두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결혼식의 주인공인 오빠, 지창훈에게 축하한다며 한마디를 남겼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연신 수군거렸다.
‘민진서가 신랑 동생 친구였어?’
‘캬, 딸 잘 키웠네. 연예인 하객도 맞고.’
‘인터넷에 올려야지.’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강윤과 연예인들은 사람들을 헤치고 신부대기실로 향했다.
대기실에서 연예인이 왔다는 이야기만 들은 신부도 강윤과 연예인들을 보며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강윤은 신랑의 여동생 친구 하객으로 왔다며 간단히 소개를 하고는 연예인들 모두를 신부 주위에 서게 했다.
“찍습니다!!”
사진사의 말과 함께, 카메라의 셔터가 위로 올라갔다.
신부를 중심으로 연예인들이 줄줄이 서있는, 어디에도 없는 결혼기념사진이 만들어졌다.
‘완전 부러워…’
‘나도 저런 하객 맞을 수 있을까?’
신부의 친구들의 부러움은 하늘 끝에 닿을 정도였다.
친구들이 부러움에 어깨를 내리고 있을 때, 정민아가 그들에게 말했다.
“저기 언니들. 같이 한 컷 어때요?”
“네!!”
친구들마저 사진에 가세하니 기념사진은 더더욱 풍성해졌다.
연예인 각자가 친구들과 셀카를 찍는 서비스도 하니, 대기실은 순식간에 팬심이 넘실거렸다.
“고마워요!!”
눈에 하트를 쏘아대는 신부와 친구들을 뒤로하고, 강윤과 연예인들은 결혼식장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신랑 측 앞자리, 하객들이 잘 앉지 않는 자리였다.
강윤은 사회를 보는 신랑 친구에게 다가갔다.
“서프라이즈로 축가를 불러주고 싶은데…”
당연히 OK였다.
강윤은 에디오스와 김지민과 김재훈 콤비의 축가가 들어갈 거라며 MR과 함께 넘겨주었다.
바쁘게 여기저기를 왔다 갔다 하니 시간이 되었다.
신랑이 입장하고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들어오며 결혼식이 거행되었다.
조금은 긴 주례에 하객들이 하품을 했지만 갖가지 영상과 즐거운 이벤트로 지켜보는 하객들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순서는 축가 순서입니다. 신랑이 제 친구지만 참 좋은 여동생을 둔 것 같아요. 이런 축가는 어디에서도 듣기 힘들 겁니다. 에디오스, 그리고 김재훈과 은하의 듀엣입니다.”
결혼식장 전체를 가득 메우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에디오스는 신랑과 신부를 마주보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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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좀 더 밟아!!”
연예전문통신, 스타페이스의 기자 강상태는 운전대를 잡은 후배를 타박했다.
뿔테 안경을 쓴 여후배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서도 울상이었다.
“선배님. 이러다가 딱지 땝니다. 저번 달도 딱지를 3개나 맞았는데…”
“돈 준다니까!! 지금 딱지가 문제야? 월드 애들이 다 떴다잖아!! 빨리!!”
“히잉…”
여자 후배는 거칠게 악셀을 밟아갔다.
하지만 복병이 있었다.
결혼식장 앞의 교통정체였다.
“아씨!! 이러다 좋은 거 다 놓치겠네!! 다른 애들보다 먼저 잡아야하는데.”
“선배님…”
“안되겠다. 나 먼저 갈 테니까 알아서 따라와.”
“선배!!”
강상태 기자는 정체중인 도로에서 내려 인도로 올라 달리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특종, 특종 밖에 없었다.
‘강하인이 정보라면 확실해. 취재하지 말아달라고? 하하하. 그건 찍어달라는 말이나 다름없지.’
최근에 월드 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옮겼다는 강하인 대리가 흘린 이야기였다.
일반인 결혼식에 왜 소속 연예인들 전부가 가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하던 그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거기에 웃으며 기사로 내지 말아달라는 말이 아직도 선했다.
결혼식이 있기 1시간 전에 들었다는 것 빼고는 걸리는 것도 없었다.
그는 특종보다 사람이 우선인 ‘기자’였다.
“단독아!! 기다려랏!! 내가 간다!!”
심장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그의 뜀박질은 멈출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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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월드 엔터테인먼트 본사의 강하인 대리는 강윤에게 문자를 보냈다.
– 슬슬 도착할 겁니다.
– 수고했어요. 여기도 준비하지요.
– 더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강하인 대리는 핸드폰을 책상위에 내려놓았다.
“기자라는 족속들은 자기가 원했을 때, 더 강한 기사가 나오지. 어떤 기사가 나올지.”
할 일을 마친 직장인은 개운함을 느끼며 기지개를 폈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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