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240
75화 – ((IM))POSSIBLE?(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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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에 위치한 캐리 클라우디아의 작은 연습실.
수십 명의 남녀와 함께 최종 안무를 맞추고 있던 캐리 클라우디아에게 손님이 찾아왔다.
그녀는 자신보다 한참이나 작은 동양인 여성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캐리!!]동양인 여성, 주아도 캐리 클라우디아의 손을 꼭 잡으며 반가움을 표했다.
[잠깐 쉬었다갈까요?]그녀의 말에 연습이 잠시 중단되고, 곧 매니저가 그녀에게 차가운 물을 가져다주었다.
캐리 클라우디아는 호탕하게 500ml 물을 단번에 마셔버리고는 주아에게로 눈을 돌렸다.
캐리 클라우디아는 주아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마치 남자 같은 제스처였지만 익숙한 주아는 웃으며 받아들였다.
지난 1달 동안의 공연 이후, 두 사람은 누구보다도 친밀해져 어느덧 마음을 나누는 사이로 발전했다.
캐리 크라우디아의 매니저가 내온 커피를 마시며 주아는 물었다.
주아가 그녀답지 않게 호들갑을 떨었지만 캐리는 덤덤했다.
제미스 어워드는 세계 최고의 뮤직 어워드.
누군가에겐 영광인 그 곳을 그녀는 당연하게 여기는 걸까?
그녀가 너무 반응이 없자 주아는 무안해져 어색하게 웃었다.
캐리 클라우디아는 잠시 눈을 껌뻑이다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별건 아냐. 제미스에서 어떤 공연을 해야 하나 생각하던 중이었어.] […별거 맞는 것 같은데요?]주아가 뚱한 표정을 짓자 캐리 클라우디아는 어깨를 으쓱였다.
[괜찮아. 때가 되면 다 되니까. 항상 그랬거든.] […그래요?] [물론. 나하고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줄을 섰거든. 왜? 혹시 좋은 프로듀서라도 있어?]당당한 눈빛과 말투와는 달리 그녀는 조금 조급해보였다.
주아는 그녀가 뭔가 골머리를 썩고 있다는 걸 눈치 챘다.
캐리 클라우디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제스처는 괜찮다지만, 눈빛은 뭔가가 필요하다는 이중적인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마치 사람 기근에 시달리던 자신의 모습 같아 주아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캐리 클라우디아는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만 가보라는 축객령이었다.
그러나 주아는 결심했는지 단호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평소라면 짜증을 냈겠지만 ‘Not to Fail(실패가 없는)’이라는 말이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다.
[흐음. 재미있네. 실패를 안 해?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말이 돼?]어조는 시비조였지만, 그녀는 주아에게서 ‘Not to Fail’의 신상을 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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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아!! 호흡은 가볍게 기다리라고 했잖아!!”
“기다렸거든요!!”
스튜디오는 앙칼진 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안시진은 정민아의 군살 없는 복부를 꾹꾹 누르며 힘을 빼라고 난리였고 정민아는 얼마나 더 해야 하는지를 물으며 괴롭다고 난리였다.
그러나 이상하게 살벌하진 않았다.
피치가 너무 올라갔다 싶으면 둘 중 한 사람은 적당히 수위를 조절했다.
싸우면서 정도 든다고, 어느새…
“언니 눈에 팬더 있는 줄.”
“너 볼따구에 심술보 터질 듯.”
“시, 심술보? 나 브이라인 쩔거든요?”
“내 눈이 어디 봐서 팬더냐? 화장도 몰라?”
…물론 친해져도 시끄러운 건 변함없었다.
강윤은 처음 두 사람에게 주의를 준 이후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처음에 스튜디오에 내려온 이후로 며칠 동안 내려오지도 않는 강윤이 안시진은 신기할 따름이었다.
‘민아 얘 혹시 미운 털 박혔나?’
궁금하면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물었다.
“민아야.”
“왜요?”
“너 사장한테 찍혔냐?”
돌직구에는 당연히 돌직구가 날아오기 마련이다.
“뭐라는 거? 우리 아저씨가 뭐라고요?”
“…아니면 말지 왜 성질이래? 너 언니한테 버릇이 없다?”“누가 그런 식으로 말하래요?”
욱하는 정민아의 모습에 반발하기는 했지만 안시진은 움찔했다.
잠시 말문을 닫았다가 그녀는 입을 열었다.
“…그래, 미안하다. 미안해.”
“네.”
“…..”
그때.
꽁하는 소리와 함께 정민아가 눈을 찌푸리며 시선을 뒤로 돌렸다.
“아, 아저… 사장님.”
“선생님한테 무슨 버릇이야?”
“우으. 그건…”
“…..”
그녀들의 뒤에 강윤이 있었다.
결국 정민아는 강윤의 등살에 못 이겨 안시진에게 머리를 숙여야 했다.
그 모습을 본 후, 강윤은 다시 안시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모레, 녹음을 했으면 합니다.”
“모, 모레요?”
정민아가 놀라 눈을 휘둥그레 떴지만, 안시진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될 것 같네요. 정리만 하면 되거든요.”
말도 안 된다며 정민아가 펄펄뛰었다.
“저기, 언니. 저 지금까지 시작, 마무리, 시작, 마무리 이것밖에 안했는데요? 그런데 뭘 한다고요?”
“모자란 게 그거였는데 그것만 하면 되지.”
“네에?”
정민아가 기겁했지만, 안시진은 태연하게 강윤에게 말했다.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를 거예요. 기대하셔도 될 듯.”
“알겠습니다. 지금 안 들어봐도 되겠습니까?”
“마음대로.”
강윤은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태도에 의심하지 않고 돌아섰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강윤이 나가고, 정민아는 부르르 떨리는 팔로 안시진의 어깨를 꽉 잡았다.
“언니!! 지금 장난해요? 모레까지 뭘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정말 못할 거라고 생각해?”
“지금까지 는 기미가 안보여서 이러는 것 아니에요?”
그러자 안시진은 그녀의 팔을 휙 치우며 눈을 차갑게 치켜떴다.
“민아 ,너 사장님이랑 몇 년 일했지?”
“일한 햇수요? 연습생 때부터니까… 아니, 중간에 공백이 있긴 하지만… 아무튼 3년?”
“그런데도 몰라? 저 작곡가님 스타일?”
“네?”
안시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불가능하다면 시키지도 않았을 걸?”
“그건… 그렇지만.”
불가능 해 보이는 일도 생각해보니 가능했다.
강윤이 한 일들은 모두 그랬다.
그걸 안시진은 단시간에 파악했단 말인가?
정민아는 순간 우물쭈물했다.
“됐고, 다시 서봐. 시간 맞추려면 빡셀 것 같으니까.”
“…..”
결국 부들부들 떨다가, 정민아는 다시 연습에 몰두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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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를 나선 강윤은 차를 타고 DLE 방송국으로 향했다.
미리 방송국에 이야기를 해두었기에 DLE 방송국에서 임시 출입증을 발급받아 세트촬영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 친구들, 오늘 하루도 즐거웠나요?”
“케라 친구들!! 엄마아빠 어깨가 무거워 보여요. 우리 친구들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송인 타요와 함께 에일리 정은 동물 탈을 쓰고 녹화에 열중하고 있었다.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에일리 정은 오글오글한 모션도 익숙하게 취해나갔다.
‘잘하네.’
강윤은 녹화에 열중하는 에일리 정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선한 미소 한방이면 우는 아이들도 웃으며 울음을 그치곤 했다.
그 덕분일까?
이미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타요와 함께 가장 인지도 높은 연예인 중 한명이었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에일리와 함께 나온 매니저는 강윤을 보자 고개를 깊이 숙였다.
강윤은 손을 들어 인사하고는 이곳은 자신에게 맡기라며 다른 곳으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어차피 에일리 정은 다른 스케줄이 없어 숙소로 돌아가면 끝이었다.
매니저와 코디네이터가 먼저 돌아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촬영이 모두 끝이 났다.
에일리 정은 매니저는 온데간게 없어지고 그 자리에 강윤이 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장님!!”
“수고했어.”
강윤은 미리 준비해 온 코코넛 음료를 그녀에게 건넸다.
“감사합니다.”
에일리 정은 빨대 탓에 볼을 홀쭉이며 편안히 웃음 지었다.
강윤에게 받은 코코넛 음료는 멤버들 중 그녀밖에 먹지 않는 흔치 않은 음료수였다.
스태프들에게 모두 인사를 하고, 두 사람은 차에 올랐다.
강윤이 온 탓에 에일리 정은 직감적으로 뭔가를 느꼈다.
차를 타고 주차장을 나서는 길이었다.
“오늘 중요한 일 있나요?”
“응. 오늘 안무가 면접 있거든. 네가 필요해.”
“안무가 면접? 저요?”
에일리 정은 의아함을 느꼈다.
“그렇다면 민아가 더 낫지 않을까요? 혹시 보컬 연습 때문이에요?”
“그것도 있지만 네가 에디오스에 필요한 안무가를 가장 잘 알아 볼 것 같아서.”
“제가요?”
무슨 말인지.
그녀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멤버들 중 춤은 자신이 최악이건만…
“차라리 한유나 아니면 리스가 더…”
“애들 중 네가 가장 균형 있는 생각을 할 줄 알거든.”
강윤은 더 말을 하지 않았다.
에일리 정은 손가락만 꼬물거릴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으아앙. 자신 없는데. 괜히 혼나는 거 아냐? 애들한테도, 사장님도…’
하지만 그녀의 걱정하는 마음과는 무관하게 차는 목적지, 루나스에 도착했다.
면접장소는 루나스 4층에 마련된 안무 연습실이었다.
이미 직원들이 면접을 볼 수 있게 세팅을 마쳐놨고 면접을 볼 다른 사람도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 에일리?”
“아, 안녕하세요, 이사 언니.”
이현지는 이 곳에서 에일리 정을 볼 줄은 생각 못했는지 의아한 눈으로 강윤을 바라보았다.
“준비하죠.”
그러나 강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운데에 앉아 면접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 역시 내가 있을 곳이 아닌가봐!!!’
에일리 정이 안절부절 못하며 서성일 때, 이현지도 강윤의 옆에 앉아 탁자위에 놓인 서류를 읽기 시작했다.
“에일리. 뭐해요? 서류 안보고.”
“네?”
“미리 준비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야.”
“네!!”
발을 구르던 에일리 정은 이현지의 일침에 정신이 번쩍 났는지 강윤의 옆에 앉아 서류를 빠르게 읽기 시작했다.
“원투 안무가 출신에 댄스학원을 운영 중에 있고…’
에일리는 경력위주로 이력서들을 검토해갔다.
그때, 강윤이 말했다.
“자기소개서를 보고 질문할 것을 생각해봤으면 좋겠어.”
“네? 자기소개서요?”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에일리 너라면 에디오스 성향에 딱 맞는 안무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
에일리 정은 의아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강윤은 왜 이렇게까지 믿는다는 어조로 이야기하는 걸까?
자신의 어떤 모습을 보고? 소심하고, 조용하고 말도 없는…
그녀는 강윤이 형광펜으로 중요한 부분을 체크하는 것을 보며 이력서에 체크하기 시작했다.
2시간 후.
안무가 면접이 시작되었다.
연습생 선발은 신비주의를 고수했지만 이번 안무가 선발은 공개채용이었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력서를 냈다.
덕분에 괜찮은 사람들을 골라내느라 이현지는 많은 고생을 해야 했다.
그렇게 오늘 면접에 임하는 사람은 3명.
남자 1명과 2명의 여자였다.
사람 숫자가 적었기에, 1명씩 개별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걸그룹 ‘시코타’의 안무를 기획하셨다 들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강윤은 이력서에서 눈을 때고 여성 안무가와 눈을 마주쳤다.
“시코타의 타이틀 곡, ‘그랜드’의 포인트 안무는 허리와 가슴을 부각시피며 외투를 여는 동작이었죠.”
“네, 오픈 춤이라는 포인트 안무입니다.”
“좋은 춤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중적인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후벼 파는 질문이었다. 여성 안무가도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 그 원인 중 하나에 포인트 안무가 대중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는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안무를…”
“잠깐만요.”
강윤이 자존심을 긁으니 대번에 여성 안무가의 표정이 일변했다.
“흥행 실패가 안무에 있다니.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허, 월드가 이런 곳이라니!! 실망이네요.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강윤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며 그녀는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이현지는 짧게 한숨을 쉬며 강윤을 바라보았다.
“사장님. 조금 심한 질문 아니었나요?”
그러나 강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당연히 심한 질문입니다. 자존심을 긁었으니까요. 거기에 실패 원인이 한 가지도 아니죠.”
“그런데 왜…”
옆에 앉은 에일리 정마저 의아하게 바라보자 강윤은 차분히 설명해주었다.
“안무가는 필히 에디오스하고 충돌이 잦을 수 밖에 없어. 특히 민아하고 얼마나 충돌이 잦을지… 매번 내가 조율할 수도 없어. 저 안무가는 실력은 괜찮았지만, 멘탈이 약해. 저래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거야. 시코타 매니저 강상열 씨를 통해 들어보니까 독불장군이라고 하더라고. 우리는 모두가 협의하고 의논하는 방식을 원하는데… 그래도 실력이 괜찮아서 한번 만나보고 결정하려 했다만…”
강윤은 한숨을 내쉬었다.
면접은 계속 이어졌다.
다음은 남자 차례였다.
강윤이 조금 전과 같은 식으로 압박을 하자, 남자 안무가는 차분히 답을 이어갔다.
“…그때의 실패를 했지만 그 실패가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실패만 한 것도 아니고… 월드에서도 저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이 자리에 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윤과 이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 답변이면 만족한다는 뜻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력서를 주욱 읽던 에일리 정이 말했다.
“저… 그…”
사실상 처음 하는 질문이었다.
긴장이 넘치는 자리에서 그녀의 더듬는 어조는 피식 웃음이 세어 나오게 만들었다.
‘편하게 해.’
강윤은 쪽지를 적어 그녀에게 내밀었고, 그제야 그녀는 긴 심호흡을 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춤을 못 추는 멤버가 있어요. 반면 춤을 잘 추는 멤버도 있고요. 그건 어느 그룹이나 마찬가지죠.”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수준을 어디에 맞춰주실 건가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었다.
남자 안무가는 고심했고, 강윤과 이현지도 흥미롭게 답을 기다렸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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