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262
80화 – 굴레를 벗다(3) >
“공연팀의 팀장이라…”
최경호 사장은 잔을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렸다.
고민이 있을 때 나오는 그만의 버릇이었다.
잔에서 손을 떼지 못한 채 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모두가 일하고 싶어 한다는 월드에서 같이 일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다니. 영광입니다.”
긍정적인 말을 들었지만 강윤은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서울 문화회관을 국내에서 손꼽히는 문화회관으로 바꾼 사람이었다.
놓칠 수 없는 인재였다.
“사장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민망합니다.”
“하하하.”
잔을 돌리던 손길이 멈추며 최경호 사장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공연팀의 팀장이라. 사장님이 나에게 기대하는 건 무엇입니까?”
“소통입니다.”
“소통?”
상대가 의아해했지만 강윤은 차분하게 생각한 바를 털어놓았다.
“전 공연팀을 통한 여러 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루나스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월드 소속 가수의 콘서트나 다른 가수의 콘서트 기획이나 운영 등. 여러 가지를 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팀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장님은 그 동안 공무원, 예술인 등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며 고른 시야를 가지고 계십니다. 소통의 근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른 시야라…”
“예술인들을 위해 공연 후원회를 조직한 것, 서울예술단을 위해 공연장 내부에 획기적인 연습실을 만들어 공연의 퀄리티를 올리는 데 기여했으며 해외로 이들을 내보내 큰 이익을 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명호 장관이나 다른 공무원들에게 미움도 사버렸지만 밑의 직원들이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신뢰가 탄탄하다고 들었습니다. 또…”
강윤은 조사해 온 최경호의 행적을 이야기했다.
그가 꽤 많은 이야기를 하자 최경호의 눈이 놀라움으로 물들었다.
“…조사를 많이 하셨군요.”
“중요한 분이니 열심히 조사했습니다.”
윗사람에게는 미운털, 아랫사람에게는 신뢰와 존경을 받는 남자.
강윤은 최경호를 그렇게 정의했다.
‘아래부터 예술인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얻었지만 웃전의 미움을 받았지. 정년이 되자마자 요상한 이유로 물러난 후 업계에 다시 복귀하지 못했어. 아까운 인재야.’
소위, 미움 받는 이직자에게 하는 앙갚음 같은 것이었다.
이직자가 지원하는 회사에 전 회사에서의 행적을 안 좋게 부풀려 이야기하는 등의 행동으로 방해를 하는 행동이 원인일 터였다.
“흠…”
최경호는 다시 빈 잔을 빙글빙글 돌렸다.
30대의 젊은 사장이 패기로만 이야기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잠시 후.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최경호는 씁쓸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제안은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직을 고려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죄송합…”
“문체부 때문이라면 괜찮습니다.”
“그건…”
정곡을 찔렸는지 그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강윤은 다 알고 있다는 듯, 웃으며 답했다.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외부의 압력으로 사람을 포기할 만큼 나약한 사람은 아닙니다. 사장님만 뜻이 확고하다면, 이후는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장님, 월드로 와주시겠습니까?”
최경호는 멍하니 눈을 껌뻑이며 강윤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 뭔가 빛나는 무언가를 가진 것 같았다.
“…좀 더 생각해봐야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까지 없는 것 같군요.”
“그럼…”
“주변을 정리한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최경호 사장은 강윤이 내민 손을 굳게 잡으며 활짝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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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은 순식간에 가버리고,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이 작렬하는 6월이 왔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K대학 학생식당에는 이상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야야!! 떴어!!”
“에? 지금 10시밖에 안됐잖아?”
남학생들은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며 학생식당으로 몰려갔다.
점심시간도 아니었지만 학생식당은 어디서 왔는지 모를 학생들로 이미 인산인해였다.
“저것들 또 왔네, 또 왔어.”
“냅둬유. 한창 때 애들이 다 그렇지.”
학생식당의 유리창 밖으로 몰려있는 학생들을 보며 한창 일을 하는 학생식당 종업원들은 피식 웃음 지었다.
신기한 건 학생식당 안으로 들어오는 남학생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여학생들도 식당에 들어갈라 치면 무언의 압박에 찔끔하며 옆에 있는 매점으로 향해야 했다.
“…저 사람들 무섭다. 진서야. 진짜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창밖을 힐끔 바라 본 지윤선은 가늘게 어깨를 떨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다는 게 이렇게 무서운 일인 줄은 몰랐다.
“익숙해지면 괜찮아져.”
그러나 맞은편에 앉은 민진서는 자연스럽게 밥을 넘기고 있었다.
오히려 힘들게 일을 하고 있는 학생식당의 아주머니들에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진서야. 대단하다, 너.”
이런 친화력은 어디서 나온 건지.
괜찮다며 대신 사인을 해달라는 아주머니에게 사인을 해주는 민진서가 이제는 존경스러울 지경이었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한 일이잖아. 감수해야지.”
민진서는 학교에 다닐 수 있어서 행복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최근 온 매니저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어도,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게 많아도 대학교에서 또래의 생활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그저 행복했다.
식사를 마친 후, 두 사람은 함께 교양수업에 들어갔다.
식당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잠시 따라오다가 각자의 강의실로 흩어졌다.
“다음 주까지 기말 과제 제출인 거 알고 있지? 과제를 위해 구도를…”
교양수업을 강의하는 여교수는 카메라의 구도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2학점짜리 사진수업을 들으며 민진서는 깔끔하게 필기를 했다.
‘사진의 구도와 영상의 구도는 차이가…’
비슷한 부분도, 다른 부분도 있었다.
민진서는 사진과 영상의 차이를 생각하며 강의에 집중했다.
2시간의 강의는 쉬는시간 없이 끝이 났다.
강의가 끝나니 시계는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럼 다음 주, 기말 과제 기대할게요.”
여교수가 나가고, 민진서도 짐을 싸서 나가려는데 강의실 밖에서 탄성소리가 들려왔다.
“오오오.”
복도가 울릴 정도의 소리에 두 사람은 의아해하며 짐을 쌌다.
“무슨 일 있나?”
“그러게.”
연극영화과나 다른 과에 연예인들이 꽤 재학 중이었다.
탄성 소리가 나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두 사람은 별 생각 없이 강의실 밖으로 나섰다.
그런데…
‘선생님?!’
복도에 나서자마자 민진서는 자신의 앞에 펼쳐진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름 아닌 강윤이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하…”
“부탁드려요. 네?”
눈이 고양이같이 빛나는 여학생 하나가 강윤의 팔을 붙잡고 가볍게 흔들고 있었다.
“너희 사장님 아니… 읍.”
지윤선도 놀랐다가 옆의 민진서를 보며 눈이 휘둥그레지며 입을 다물었다.
“나 먼저 갈게.”
“어? 자, 잠깐!!”
민진서는 말릴 틈도 없이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저 여우같은 게…!!’
가슴이 파인 옷을 입고 그의 팔에 대려고 하는 것이 딱 봐도 여우, 그것도 불이 붙은 여우였다.
그런데 저 남자는 왜 저리 헤실 대는지?!
“선생님!!”
놀라는 사람들을 해치며 민진서는 강윤에게 달려갔다.
“진서야.”
“에이 참. 찾았잖아요.”
“응?”
사람들은 난데없는 민진서의 난입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강윤의 손을 잡아버렸으니!!
이미 강윤이 민진서의 소속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하아.’
간혹 보이는 민진서의 도발행동에 강윤은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그는 능숙했다.
두 여자에게서 자연스럽게 팔을 풀고, 민진서의 등을 다독였다.
“왔구나. 갈까?”
“네.”
“미안해요. 지금 진서 스케줄 때문에 온 거라… 다음에 꼭 해드릴게요.”
강윤은 여학생에게 양해를 구하고 민진서와 함께 학생들을 해치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정신없이 학교를 벗어나자 그제야 민진서는 의자에 몸을 기대며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강의실까지는 안 오셔도 되는데…”
민진서는 조금 전 일이 불만이었는지 괜히 투덜거렸다.
음악도, 사업도 잘하는 꽃중년.
이런 강윤의 이미지는 여자들에게 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힘들어하는 가수들을 성공시켰고, 그 자신도 바닥부터 시작했다는 게 알려져서인지 강윤의 인기는 특히 대학생들 사이에서 높았다.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윤은 눈을 그녀에게로 돌렸다.
“오늘이 첫 촬영이잖아.”
“그렇… 죠?”
“당연히 와야지.”
그 말 한마디에 민진서의 마음이 사르르 녹아 버렸다.
‘…먼저 안 잡았으면 어쩔 뻔했어?’
고개를 돌린 민진서는 살짝 붉어진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촬영장은 학교에서 멀지 않은 폐건물이었다.
민진서와 강윤, 매니저가 촬영장에 도착하자 먼저 도착해있던 스태프들과 김장선 PD가 그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어서 와요. 어?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투자자이기도 한 강윤을 보니 스태프들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민진서는 분장을 위해 분장팀과 함께 가고, 강윤은 김장선 PD와 함께 모니터 앞에 앉았다.
“드디어 이 날이 왔습니다.”
“다 사장님 덕분입니다.”
김장선 PD의 감격어린 말에 강윤은 고개를 흔들었다.
“모두가 노력했잖습니까.”
“아닙니다. 정말 첫 촬영을 하게 되다니… 눈물이 다 납니다.”
눈가를 닦는 시늉을 하는 김장선 PD의 모습에 강윤은 어깨를 으쓱였다.
30분 후.
분장을 마친 민진서와 진길성이 촬영장에 나타나자 현장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선이 어지러이 깔리고, 배우들 머리에 마이크가 세팅되었다.
“시작합니다!!”
AD의 외침과 함께 모든 스태프들이 입을 꾸욱 다물었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돌아본 김장선 PD는 모니터를 보며 외쳤다.
“액션!!”
힘없는 표정으로 민진서와 진길성은 계단 난간에 철푸덕 주저앉았다.
감정을 잡으며 민진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터뜨렸다.
“…야. 힘드냐?”
“흑, 흑흑…”
“그래. 힘들겠지.”
진길성은 민진서의 들썩이는 어깨에 손을 올리며 풍성한 저음의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우는 게 당연해!! 씨벌!! 사람 죽은 건 언제 봐도 적응이 안 되는 거야. 그게 적응이 되는 새끼가 이상한 거지. 안 그래?”
“흑, 흐흑… 으아아앙…”
민진서는 오열하며 무릎에 고개를 묻었다.
“…어어? 야. 강채연!!”
“으앙… 흑, 흐흑!!”
촬영장은 흐느끼는 소리 외에 쥐 죽은 소리하나 나지 않았다.
진길성의 절제된 감정, 민진서의 터져 나오는 감정은 모니터를 타고 절묘하게 대비되며 김장선 PD를 만족시켰다.
‘좋아!! 이대로만…’
그때였다.
쌔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액—–
제트기의 찢어지는 듯한 소음이 촬영장을 거세게 가르며 지나갔다.
“컷, 컷!!”
김장선 PD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컷을 외쳤고, 음향감독은 귓가로 타고 들어오는 강렬한 음에 놀라 헤드셋을 벗어던졌다.
‘Take 1’은 제트기 때문에 NG가 나버렸다.
“감정 좋았는데…”
김장선 PD는 아쉬움을 진하게 드러냈다.
슬픈 감정을 담는 씬은 첫 씬이 가장 좋은 게 보통이다.
NG없이 잘 되고 있었는데 제트기라니.
“아우…”
제트기 소리가 심하게 들어왔는지 음향감독은 귀를 매만지며 인상을 찌푸렸다.
몇몇 스태프가 괜찮냐고 묻자 손을 들며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감정이 끊어진 후유증은 상당했다.
배우들이 다시 감정을 잡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저, 선생님.’
‘왜 그러니?’
민진서가 강윤의 팔을 손가락을 찔러왔다.
‘감정이 안 잡혀서 그러는데 조금만 도와주세요.’
‘뭐라고? 어떻게?’
강윤은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민진서는 김장선 PD와 스태프들에게 이야기했다.
“잠깐 사장님하고 이야기 좀 하고 올게요.”
“그래.”
흔쾌히 허락을 얻은 민진서는 강윤과 함께 밴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있기에 널찍한 밴은 아무도 없었다.
마주 앉아 민진서는 강윤의 얼굴에 손을 올렸다.
“진서야.”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저만 보세요.”
“…..”
강윤은 그녀의 말대로 해주었다.
1분 남짓 지났을까.
강윤의 얼굴에 손을 올린 민진서의 눈이 붉어지더니 뚝뚝,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강윤은 궁금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흐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그녀의 가는 어깨가 들썩였다.
조금 전보다 더더욱 가라앉은 민진서는 아무 말 없이 밴을 열고 나가버렸다.
강윤은 잠시 멍해졌다가 곧 그녀의 뒤를 따라 촬영장으로 향했다.
“액션!!”
두 번째 테이크가 시작되었다.
촬영은 처음부터 그대로 진행되었다.
“우는 게 당연해!! 씨벌!! 사람 죽은 건 언제 봐도 적응이 안 되는 거야. 그게 적응이 되는 새끼가 이상한 거지. 안 그래?”
“흑, 흐흑… 으흑…”
김장선 PD는 턱에 손을 올렸다.
민진서의 오열이 좀 더 진해진 것을 느낀 것이다.
‘뭘 어떻게 한 거지?’
그에 맞춰 진길성의 몰입도 점점 강해졌다.
“…힘들어해!! 아파해!! 하지만 기억해. 우리 마음도 찢어지지만 죽은 사람의 가족들은 더더욱 조각난다는 걸.”
“…흑, 으흑흑.”
민진서는 대사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물은 진길성의 몰입을 더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어?’
대본에는 없는 애드리브였다.
그러나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진길성은 민진서와 눈을 마주하며 굵직하게 외쳤다.
“꼭, 잡자. 그 새끼. 잡아서!! 법정에 세우자.”
모니터 화면에서 두 사람이 천천히 멀어져갔다.
김장선 PD는 손가락을 튕기며 외쳤다.
“오케이!! 좋아요!!”
그와 함께 스태프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순간 모두가 두 사람의 연기에 몰입한 것이다.
눈물만으로 모두를 빠지게 만든 민진서나, 그 눈물에 시너지를 더한 진길성까지.
첫 씬부터 현장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그렇게 첫 씬의 모든 장면을 찍은 후, AD는 휴식을 선언했다.
“잠깐 쉬었다 가겠습니다!”
AD의 외침과 함께 민진서와 진길성은 주연 배우들이 앉는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모니터를 해야 했지만 혼까지 빼며 연기했기에 잠시 쉬고 싶었다.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그녀에게 김장선 PD가 다가왔다.
“진서야.”
“네?”
“아까 연기 좋았어. 무슨 마법을 부린 거야?”
첫 번째 테이크와 두 번째 테이크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는 노하우가 궁금했다.
그러나 민진서는 웃으며 손가락을 흔들었다.
“에이, PD님도. 비밀.”
“췌엣. 궁금한데?”
“여자의 비밀은 지켜져야 하는 거예요.”
현장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민진서는 스태프들에게 음료수를 돌리는 강윤을 바라보며 부끄러운 듯 미소 지었다.
‘선생님이 떠나는 생각했다고 어떻게 말해…’
그녀는 가볍게 몸을 떨며 의자에 몸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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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블록버스터 SBB 드라마 탈리스만이 첫 방영되었다.
방영 전부터 블록버스터라며 사람들의 기대치가 반영됐는지 1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주연 오종민과 이민혜의 캐미에 사람들도 만족했지만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PPL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결국 1회와 2회. 15%와 16.2%라는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PPL 문제가 불거지며 인터넷은 시끄러웠다.
“돈은 거저 버는 줄 아나.”
PPL 관련 댓글들을 보던 강시명 사장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배우에 대한 이야기보다 수풀에서 뜬금없이 나오는 오렌지 쥬스라던지, 군대에서 녹즙기가 나온다던지 등 댓글들은 끊임없이 공격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윤 비서. 그게… 다음 주부터지?”
“네. 그렇습니다.”
강시명 사장은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참, 이강윤 그 놈도 참… 돈은 땅 파면 나오는 줄 아나. 광고가 돈이 엄청나게 된단 말이지. 그런데 그걸 버려? 허, 참. 안 그래?”
“…그렇습니다.”
“더 메시지? 종편에 PPL도 없이 손익분기점이나 넘길 수 있을까? 다음 주가 기대대되는군. 하하하하.”
사무실이 떠나가라, 강시명 사장은 크게 웃어댔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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