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274
83화 – 대세는 글로벌?!(2) >
‘PINK KNOCK군. 이 노래는 골반이 잘 돌아가야 돋보이는데.’
이혁찬 안무가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는 정유리의 안무에 집중했다.
헬로틴트의 노래 ‘PINK KNOCK’는 허리와 힙으로 이어지는 몸의 곡선을 드러내며 얇은 다리로 눈길을 가게 만드는 안무로 유명했다.
작은 키에 가슴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마른 체구였지만 정유리는 골반을 유연하게 흔들며 헬로틴트 못지않은 포스를 뿜어내고 있었다.
– 넌 나 없이는 못 살잖아 — 내 마음을 두드려봐 —
정유리는 얼굴에 손을 올리고 허리를 뒤로 빼고는 유연하게 돌렸다.
그녀가 쓴 안경과 섹시함을 어필하는 안무가 언밸러스한 묘한 조화를 이루며 계속 시선이 가게 만들었다.
‘확실히 실력이 있군요. 하지만 이미지는 학생들이 수련회가서 발표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강윤의 말에 이혁찬 안무가도 고개를 끄덕였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실력은 확실한데 이미지가…’
두 사람이 의견을 교환할 때, 그녀의 안무는 끝을 향해 달려갔다.
“후우.”
안무가 끝나고 정유리는 이마에 난 땀을 가볍게 훔쳤다.
강윤은 테이블에 있던 물을 마시고는 그녀에게 말했다.
“수고했어요. 잠깐 쉬었다 다시 해볼까요?”
정유리는 괜찮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에요. 바로 할게요.”
“괜찮겠어요?”
“네!!”
정유리는 이제야 몸이 풀렸다는 듯, 어깨를 몇 번 흔들었다,
그리고는 안경을 벗어 엄마에게 주고는 바로 자세를 바로 했다.
“잘해.”
엄마는 딸을 한 번 안아주고는 뒤로 물러났다.
“그럼 다시 해 볼까요?”
이혁찬 안무가는 바로 오디오의 재생 버튼을 눌렀다.
음악이 흐르자 정유리는 머리를 찰랑이며 다시 비트에 몸을 맡겼다.
어깨를 으쓱이며 몸으로 웨이브를 탄 후, 가볍게 점프를 뛰는 안무가 이어졌다.
안경을 바로 벗어 얼굴에 찍힌 안경자국이 거슬렸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안경 하나에 이미지가 확 변했어. 캐릭터가 강해.’
안경에 가려진 커다랗고 치켜 올라간 눈이 드러나며 강윤과 이혁찬을 강하게 사로잡았다.
조금 전의 학생이 발표회 하는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지고, 다른 포스를 내뿜었다.
이혁찬 안무가도 완전히 탈바꿈한 이미지에 놀랐는지 강윤에게 속삭였다.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여자는 안경 하나로 사람이 확연히 바뀐다고 듣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변하는 케이스는 드문데…’
‘짐작이 맞았군요.’
두 사람의 감탄 속에 포인트 안무를 할 타이밍이 왔다.
얼굴과 허리가 도드라지는 포인트 안무에서, 정유리는 강윤과 이혁찬 안무가를 향해 윙크를 했다.
‘무대기질은 타고났군.’
천부적으로 무대체질이었다.
머리를 가볍게 뒤로 젖히며 함께 가볍게 물방울이 빛에 반사되며 빛무리가 번져갔다.
강윤은 확실히 무대에 대한 뭔가가 있는 소녀라고 그녀를 정의했다.
3분이 조금 넘는 안무가 끝이 나자 정유리는 거칠어진 숨을 내뱉었다.
“후우, 후우.”
“수고했어요, 유리 양.”
“감사합니다.”
조금 전의 적극적인 소녀는 거짓말같이 사라졌다.
다시 안경을 쓴 정유리는 쭈뼛대는 얌전한 소녀로 돌아와 있었다.
함께 있던 직원이 정유리와 그녀의 어머니에게 의자를 가져다주었다.
“잠시 쉬고 계십시오. 30분 후에 오겠습니다. 하나 씨. 필요하면 회사 구경을 시켜주시고요.”
“네, 사장님.”
강윤은 이혁찬 안무가와 함께 사무실로 향했다.
소파에 앉은 두 사람은 서로가 정유리에 대해 평가한 내용을 비교했다.
이혁찬 안무가는 외모부터 분위기, 안무를 점수별로 체크한 것을 가리켰다.
“타고난 춤꾼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많이 투박합니다. 정식으로 배운 티는 나지 않지만, 리듬을 타는 감각, 무대 위에서 더더욱 불타오르는… 그, 그…”
“무대매너라고 하지요.”
“네. 그거. 70을 연습하면 무대에서 100을 할 수 있을 재목입니다. 걸리는 건 평범한 외모겠지만, 그건 꾸준히 관리를 해주면서 가꿔주면…”
이혁찬 안무가는 모처럼 키워볼 만한 재목을 찾은 기쁨 때문이었는지 잔뜩 상기된 얼굴로 강윤에게 계속 어필을 했다.
‘하여간.’
강윤은 자신이 평가한 테스트지를 덮었다.
직원이 이런 의욕을 가지고 있다면 밀어주는 게 사장된 도리라고 생각했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들을 제시하고 실행할 수 있는 월드 엔터테인먼트의 분위기 형성에는 강윤의 이런 생각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직접적으로 묻겠습니다. 혁찬 트레이너.”
“네, 말씀하십시오.”
강윤은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이혁찬 안무가는 긴장하며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이제부터가 중요한 이야기였다.
“지난번에 영상을 보며 포스트 민아를 이야기했지요?”
“…네. 그렇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까?”
강윤의 물음에 이혁찬 안무가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마지막으로 물을 때의 강윤이 무섭다는 건 직원들에게 정평이 나 있었다.
순간 그는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키며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사장님. 맡겨주십시오.”
잠시 그를 지긋이 바라보던 강윤은 차분하게 답했다.
“좋습니다. 정유리라는 지망생과 계약을 하게 되면 이후, 이혁찬 안무가에게 맡기겠습니다.”
“사장님.”
“가수로서 필요한 연습을 시키려면 15살 이후. 지금 나이가 13살. 2년이군요. 그 동안 포스트 민아로 만들 기반을 철저히 닦아주십시오. 2년. 가능하겠습니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정민아는 웬만한 남자들도 따라오기 힘든 춤을 소화하는 춤 실력자.
그런 정민아의 자리를 노리는 여성 춤꾼이라면 결코 쉽지 않을 터.
하지만 이혁찬 안무가는 강윤의 믿음에 답하겠다는 듯, 강한 어조로 답했다.
“맡겨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이제 우리 식구가 될 녀석을 만나러 가 볼까요?”
확답을 받은 강윤은 이혁찬 안무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후 스튜디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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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이 있는 일본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
이한서 이사의 카페에서 주아는 이현지와 약속을 잡았다.
“역시, 이사님이 타 준 커피가 최고예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이현지를 기다리며 주아는 진한 향이 도는 검은 커피를 유리빨대로 마셨다.
그녀의 곁에 서서 걸레질을 하고 있던 이한서 이사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오늘은 커피 말고 보이차 한잔 마셔보라니까.”
“항상 말하지만 차는 별로예요.”
“중국에서 좋은 물건이 들어왔는데…”
취향이 확실한 주아는 단호하게 커피를 예찬하며 빨대를 빙빙 돌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한서 이사는 나가서 문을 열어주었다.
“어서 와요, 현지 이사님.”
“안녕하세요, 사장님?”
“하하하. 자꾸 들어도 어색하네요.”
이한서 이사는 이현지의 인사에 허허롭게 웃고는 그녀를 주아에게 안내해주었다.
주아는 고개를 까딱이며 이현지를 맞아주었다.
“늦으셨네요.”
“미안. 늙다리들이 쉽게 놔주질 않아서.”
“으, 술 냄새.”
주아는 가볍게 코를 막았다.
시계는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현지는 MG 이사들과 술자리에 있다 온 것이었다.
주아도 그걸 알았는지 크게 그녀를 타박하지는 않았다.
“그런 재미없는 자리에 뭘 그리 오래 있어요.”
“일이니 어쩌겠어. 우리 사장님이라도 데리고 갈 걸 그랬나. 아, 감사합니다.”
이현지는 이한서 이사가 가져다 준 따뜻한 차를 조금씩 마시며 술기운을 날렸다.
시간이 조금 흘러 술기운이 잦아들자 주아는 눈꼬리를 내리며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언니. 오늘 만나자고 한 이유는요?”
“뭐긴. 스타타워 때문이지.”
스타타워라는 말에 주아의 눈이 도끼눈이 되었다.
“그… 으. 아, 진짜 기름이라도 부어버리고 싶네. 왜요? 제가 도울 일이라도 있나요?”
주아는 매우 적극적이었다.
그만큼 스타타워라는 존재는 그녀에게는 원수와도 같은 존재였다.
그녀의 솔직한 모습에도 이현지는 머뭇거렸다.
“그거는 맞지만… 아… 에이. 아니다.”
“왜요, 언니?”
“아니야. 막상 말하려니 쉽지가 않네. 미안. 이건 아닌 것 같네. 미안. 나중에 이야기하자.”
이현지는 용건을 끝내려는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주아가 쌍심지를 키고는 이현지의 팔목을 붙잡았다.
“뭐예요? 사람을 불러놓고 그냥 가는 게 어디 있어요?”
“그게…”
“어렵고 자시고. 일단 말이라도 해봐요. 언니 원래 그런 사람 아니잖아요. 우리 회사 사장같이 허수아비도 아니고.”
주아는 MG 엔터테인먼트의 허수아비 사장의 모습을 본 것 같아 순간적으로 짜증이 일었다.
그러나 이현지는 쉽게 입을 열지 않고 머뭇댔다.
주아는 계속 말을 해보라고 종용했고, 이현지는 몇 번이나 입을 달싹댔다.
그러다가, 이현지는 결국 입을 열었다.
“…스타타워를 빨리 인수하려면 MG의 돈 버는 통로를 줄여야 해.”
“…그래서요?”
“그러려면…”
이현지는 눈을 강하게 빛내며 주아와 눈을 마주쳤다.
“MG에 너, 연주아라는 존재가 없어야 해.”
“……………..네?”
주아의 표정이 황당함으로 물들어갔다.
그녀가 어이없어 입꼬리를 달싹였지만 이현지는 어깨를 한 번 들어 올리고는 말을 이어갔다.
“넌, MG 엔터테인먼트의 숨구멍이니까. 그걸 막아야 스타타워를 날려버릴 수 있거든. 도와줄 수 있겠어?”
스타타워를 날려버린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MG를 나가야 한다?
“하…하하…”
날벼락을 맞은 주아는 쉽게 입을 다물지 못했다.
———————————
“선생님.”
“…..”
“선생님.”
강윤의 집 앞.
사이드 브레이크를 건 민진서는 옆 좌석에서 잠이 든 강윤을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나 잠이 깊게 들었는지 강윤은 쉽게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여간.”
민진서는 몸을 살짝 들어 강윤의 볼에 입을 맞췄다.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졌지만 강윤은 몸을 뒤척이며 깨어날 줄을 몰랐다.
“어어? 진짜. 이래도 안 일어날 거예요?”
약이 올랐는지 민진서는 강윤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그러나 강윤은 눈을 살짝 떨 뿐, 뜰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훗.’
그러자 민진서는 강윤의 입술을 비집고 깊숙이 프렌치 키스를 했다.
그제야 눈이 휘둥그레진 강윤의 눈이 번쩍하고 뜨였다.
“일어났어요?”
눈웃음을 지으며, 민진서는 가볍게 입술을 닦았다.
조금은 아쉬운 기색을 하는 그녀에게 강윤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으, 응. 하하하.”
“많이 피곤했나 봐요.”
“그, 그렇지.”
“응큼하긴. 역시 남자는 다 똑같다니까.”
강윤은 크게 웃으며 민진서의 머리를 매만져주었다.
차에서 내려 그녀를 보낸 후, 차가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음?’
현관으로 들어가니 기타와 피아노 소리가 강윤의 귀를 간질였다.
남자의 감미로운 저음과 피아노 소리가 거실의 낮은 천장과 벽에 반사되어 묘한 효과를 연출하고 있었다.
“널 추억하며– 기억하는 건–”
“잠깐만요.”
감미로운 목소리가 멈추며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긴 G 말고 F로 낮추는 게 어때요? 이렇게.”
여성이 피아노를 누르며 페달을 밟자 진한 울림이 거실을 울렸다.
그에 맞춰 남자는 다시 노래를 해나갔다.
“그땐 추억이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지–”
피아노 소리에 기타와 남자의 목소리가 얹히며 음악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거실에 들어선 강윤은 혹여 방해가 될까 까치발을 들고 조용히 방안으로 가려고 했다.
“어? 형.”
그러나 기타에서 손을 땐 남자, 김재훈이 강윤을 향해 손을 들었다.
그 말에 피아노를 연주하던 여인, 희윤도 고개를 돌렸다.
“오빠. 이제 왔어?”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강윤의 손을 잡았다.
“조금 늦었어. 둘이 작업하고 있었구나?”
김재훈이 멋쩍은 표정으로 답했다.
“TV를 보다 뭔가가 문뜩 떠올라서요. 형도 같이 어때요?”
“그럴까?”
디제잉을 제외하면 곡 작업에 손을 땐지가 조금 되었다.
김재훈의 제안에 강윤은 기뻐하며 방에서 기타와 피크를 들고 나왔다.
“널 그리며 — 눈을 감던 그 시간들 –”
강윤은 김재훈이 즉흥적으로 부르는 목소리에 맞춰 멜로디를 연주했고, 희윤은 코드를 연주했다.
하얀빛에 회색이 섞여 나오는 가운데, 김재훈이 고개를 갸웃했다.
“널 그리워하며— 잠깐, 널 그리워하며— 너를 그리며— 형. 여기 가사가 이상하지 않아요?”
노래를 멈추고, 김재훈이 묻자 강윤은 같은 멜로디를 반복하며 답했다.
“그리며— 그리며– 박자에는 맞는 것 같은데. 말하고자 하는 게 뭐야?”
“추억이죠. 이 부분은 그리움이 점점 올라가는 부분이에요.”
“그렇다면 말을 조금 줄여보자. 그리워하며를 그리며— 이렇게 가는 건 어떨까?”
“오. 심플해지네요.”
김재훈은 강윤의 조언을 듣고 가사를 수정했다.
이번에는 희윤이 강윤에게 물었다.
“오빠. 분위기가 점점 고조된다면 여기 멜로디나 키를 올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래? 그럼 한 번 해볼까? 가사 수정을 해보고 음도 올려본 걸로 해보고 원음대로 한번 해보고.”
“오케이.”
강윤이 오니 작업이 효율이 배로 올랐다.
빛을 보는 능력이 도움이 되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진짜 도움이 되는 부분은 강윤이 김재훈의 의도와 희윤의 의도를 빨리 캐치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에 있었다.
그 때문인지 작업속도는 몇 배나 빨라져 순식간에 1절이 완성되었다.
“한 사람을 사랑했고– 그려온 시간– 하지만 — 이젠 웃고 싶어– 널 추억하며 –”
하얀빛이 거실을 가득 메우며 김재훈의 목소리가 은은히 흘러갔다.
기타를 몇 번이나 스트로크하며 강윤은 눈웃음을 지었다.
“좋아. 잘했어!!”
“오오.”
희윤도 신이 나서 박수를 쳤다.
김재훈은 지금의 느낌을 잊을세라 서둘러 노트에 기록했고, 희윤도 자신의 노트에 코드와 필요한 것들을 적었다.
그들이 모두 정리를 마치자 강윤은 하품을 했다.
“후아암… 오빠는 이제 씻어야겠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새벽 4시였다.
작업에 빠져있다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가버렸다.
김재훈은 강윤에게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형, 죄송해요. 괜히…”
“아냐. 모처럼 재미있었어. 너희도 얼른 자.”
“네.”
강윤은 방으로 들어가려다 다시 고개를 돌렸다.
“편곡은 누구한테 맡길 생각이야?”
강윤의 물음에 김재훈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형한테 맡기고 싶지만 너무 바쁘신 것 같고… 아무래도 소영이에게 맡겨야 할 것 같아요.”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박소영은 전문편곡가로서 조금씩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정확히는 월드 엔터테인먼트의 전속 편곡가라는 이름 덕을 많이 보고 있었지만 실력도 차근차근 쌓여가고 있었다.
음악에 까다로운 김재훈도 약간은 인정하고 있었으니.
하지만 불안함도 함께 했다.
희윤이 씻는다고 욕실에 들어간 후, 강윤은 김재훈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아직 소영이에게 단독으로 편곡을 맡기기는 조금 불안하지?”
“그게… 네. 옛날 곡을 편곡하는 건 잘하는 것 같은데…”
“흠.”
강윤도 난처했다.
김지민은 전혀 불안해하지 않았지만, 음악에 까다로운 김재훈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랐다.
그는 은연중에 강윤이 편곡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일단 곡이 완성되고 생각해보자.”
“알았어요.”
강윤은 바로 답을 주지는 않았다.
음악에 대해 민감해하는 가수에게 강압적으로 나가는 것도 웃기는 일이니까.
방으로 돌아온 강윤은 바로 침대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소영이가 재훈이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진짜 문제는 이건데.’
박소영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다가 강윤은 불도 끄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잠이 들어버렸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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