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291
87화 – 강(强)에는 강(强)으로(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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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
87화 – 강(强)에는 강(强)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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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치셰이(汽水).
사이다처럼 속이 뻥 뚫리는 디제잉을 선보이겠다며 지은 서한유의 예명이었다.
그 포부만큼이나 서한유는 클럽 COMO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에디오스의 서유로 활동할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클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갔다.
짧은 기간 동안 고정팬도 상당수 늘어날 정도였으니.
하지만 순항중인 배에 폭풍은 갑자기 몰아치는 법이었다.
클럽 COMO.
서한유는 리듬을 타는 스테이지의 사람들이 더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컨트롤러를 조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의 옆에서 느닷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끔한 인상의 한 중국인 남성은 언제 스테이지 위의 DJ 자리까지 왔는지 서한유의 자리까지 와서 돈다발을 흔들어댔다.
‘하아.’
서한유는 급격한 피곤함을 느꼈다
이 남자, 지난번에도 자신에게 추근덕대던 그 남자였다.
키도 작고, 스타일도 별로였지만 이상하게도 항상 여자들이 꼬여있던 중국인 남성.
지난번에도 몇 번이나 술 한 잔 하자는 걸 정중하게 거절했더니 이제는 스테이지까지 올라와서 이러고 있었다.
품안에서 돈을 더 꺼내 흔드는 꼴을 보니 서한유는 속이 더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건 숫제 자신을 싸구려 취급하는 것 아닌가?
평소 얌전한 그녀였지만 얼굴이라도 한 대 날려주고 싶었다.
‘가드들은 뭐하는 거야? 어?’
무표정 안에 기분 나쁜 감정을 숨기며 디제잉을 하던 그때, 매니저 이미현이 달려왔다.
그녀는 남자의 팔목을 잡고는 무대에서 끌어내리려 했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워낙 급하니 한국말이 나와 버렸지만, 그녀의 다급한 의도는 그대로 전달되었다.
하지만 남자는 비웃든 입술을 끌어올리며 그녀를 내동댕이쳤다.
쿠당탕.
음악에 묻히는 소음과 함께 이미현 매니저는 그대로 스테이지에 나뒹굴었다.
“언니!!”
서한유는 놀라 디제잉 컨트롤러에서 손을 놓고 스테이지로 뛰어 내려왔다.
수정이 되지 않은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스테이지에서 요란하게 춤을 추던 사람들이 일제히 서한유와 남자 쪽으로 눈을 돌렸다.
[…뭘 봐. 구경났어?]
남자는 뻔뻔하게 사람들을 향해 코웃음을 쳤고 서한유는 다리에 통증을 호소하는 이미현 매니저를 걱정했다.
스테이지가 소란해지자 입구 쪽에서 정장을 입은 가드들이 수습을 위해 스테이지로 달려왔고 이어 장호 사장을 비롯해 클럽 사람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눈에 띄기 싫었는지 남자는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스테이지로 몰려든 손님들을 비집고 그렇게 사라졌다.
[언니, 언니!!]그러거나 말거나 경황없던 서한유는 다리를 심하게 다친 이미현 매니저를 부축하고는 사람들을 해치고 입구로 향했다.
.
.
.
“…후우”
급히 중국으로 날아온 강윤은 병상에 누워있는 이미현 매니저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한숨을 쉬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제대로 마크를 했어야 하는데…”
“아닙니다. 고생 많았어요.”
강윤은 그녀의 이불을 덮어주며 걱정 말라는 듯 미소 지었다.
“일단 한유는 나한테 맡기고 편히 쉬어요. 미리 휴가 냈다고 생각하고.”
“…폐만 끼치고… 경력으로 들어와서 더 잘해보고 싶었는데…”
경력직 직원들은 성과를 빨리 보여야 인정을 받는다.
보이지 않는 부담감이 있었는지 그녀는 서한유의 중국 매니저를 자청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병상이라니…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그 마음을 잘 알았는지 강윤은 부드럽게 그녀를 다독였다.
“이 매니저의 마음가짐, 잘 알았습니다. 다음에도 잘 부탁합니다.”
“…..”
“다음에 또 다치면 치료비 안 줄 겁니다.”
“아, 사장님!!”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어준 강윤은 웃으며 병실을 나왔다.
병실 밖에는 캔을 만지작대며 민진서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현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야기는 잘 들으셨나요?”
“네. 반갑지 않게 사생팬이 생겼군요. 어떤 놈입니까?”
이현지는 목이 탔는지 한 캔이나 되는 콜라를 단번에 넘겨버렸다.
“류젠린이라는 사람이에요. 나이는 21살이었나. 하야스 백화점의 이사 막내아들이라고 하더군요.”
“하야스 백화점? 익숙한 이름이군요. 거기 이사라… 거물의 아들이군요. 사장이 아닌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까요.”
하야스 백화점은 강윤에겐 무척 익숙한 이름이었다.
다이아틴의 중국 진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첫 파트너가 될 뻔한 회사였다.
그들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강윤은 새롭게 파트너를 찾아야 했기에 애를 무척 많이 먹어야 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민진서가 강윤의 팔을 가볍게 잡자 부드러운 온기에 강윤은 순간 움찔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현지는 팔짱을 끼었다
“정확히는 아버지가 거물이죠. 하야스 백화점 류양 이사의 막내아들이니까.”
“…..”
악연도 이런 악연이 있을까.
지난번, 다이아틴 일로 엮였던 악연이 다시 시작된 것 같아 괜히 머리가 아파왔다.
“사장님? 얼굴이 안 좋아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막내면 집에서도 애지중지 했을 것 같군요. 실제 중국 가정교육이 느슨하기도 하고.”
“맞아요. 가지고 싶은 건 꼭 가져야 한다고 하더군요. SNS를 보니 돈을 침대에 깔아놓고 눕기도 하고, 비키니 입은 여자들이랑… 입에 올리기도 힘들군요. 저도 남들보다 유복한 환경이었지만 저렇게 살지는 않았어요.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경멸스러워요.”
이현지는 생각하기도 싫은 듯, 진저리를 쳤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사장도 되었고, 물러나기도 했으며 월드 엔터테인먼트까지 왔지만 한결같이 그녀는 노력해왔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었다.
그녀가 강윤을 존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강윤은 감정을 섞는 그녀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사태를 수습해보죠. COMO부터 가볼까요?”
이현지가 운전대를 잡고, 강윤은 조수석에 올랐다.
민진서도 가겠다는 걸, 그는 곧 있을 대본 리딩에 집중하라며 그녀를 숙소에 바래다주었다.
“선생님.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강행군을 하는 강윤이 걱정됐는지 민진서는 숙소로 들어가며 몇 번이나 강윤을 돌아보았다.
클럽 COMO로 가는 길에 이현지는 여유 있게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는 강윤에게 물었다.
“진서,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진서가 말입니까? 글쎄요.”
강윤은 순간 뜨끔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답했다.
하지만 그의 반응에 뭔가를 느꼈는지 이현지는 웃었다.
“역시 남자라서 잘 못 느끼시나…? 그냥, 여자로서 느껴지는 게 있어요.”
“그렇습니까? 어떤 겁니까?”
“비밀.”
이현지는 그런 건 쉽게 말해주는 게 아니라며 입술에 손을 올렸다.
강윤은 그녀의 반응이 웬지 모르게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아 속이 뜨끔거렸다.
‘…비밀도 오래가지는 못하겠구나.’
어느 덧 차는 클럽 COMO 앞에 도착했다.
방문할 것을 미리 말했기에 비서가 기다리고 있었고 곧 사장 장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강윤 일행이 오자 비서에게 차를 내오라고 한 후, 가라앉은 어조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아하게 찻잔을 내려놓으며 하는 말에 강윤은 침중한 어조로 답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공연도중 그런 일이 발생하다니…] [후우. 이런 일이 발생하면 저희도 이미지 타격을 입게 됩니다. 손님과의 스캔들이라니…] [스캔들? 제가 알기로는 스캔들이 아니라…] [스캔들입니다. 그쪽이 그렇게 말했어요.]말도 안 되는 소리에 강윤의 눈썹이 꿈틀댔다.
하지만 장호는 팔짱을 끼며 눈을 가늘게 떴다.
참을 수 없었는지 이현지가 들고 일어났다.
그러나 사장 장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말을 이어갔다.
이현지는 이를 갈았다.
이건 뭔가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되었다. 이대로 있을 수 없었다.
그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는 찰나, 강윤이 팔을 들어 그녀를 제지했다. […잘 알겠습니다.]
이현지는 자신의 말을 가로막은 강윤의 뜻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지 그를 쏘아보았다.
“지금 이런 말을 듣고 그냥 넘어가겠다는 건가요? 이러면 앞으로의 행보에도…”
“…..”
강윤은 눈을 질끈 감으며 감정을 수습하고는 다시 장호 사장과 정면으로 눈을 마주했다.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군요.] […후회하지 않겠습니까?]자신이 아는 인맥들을 동원하겠다는 뉘앙스가 강하게 풍겼다.
이 정도 클럽을 경영할 정도면 다른 클럽들과의 인맥도 풍부할 것이다.
당연히 강윤도 이를 알고 있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강윤은 더 할 말이 없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사도 하지 않고 돌아서는 강윤에게 오히려 이현지가 당황할 정도였다.
문도 닫지 않고 나가버리는 두 사람의 모습에 사장 장호는 입꼬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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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강윤은 잠잘 시간도 없이 정신없이 클럽들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COMO의 사장, 장호의 영향력 탓인지 서한유가 공연을 할 클럽은 찾기가 쉽지 않았다.
상해에 있는 클럽들을 매일같이 돌았지만 서한유를 DJ로 써준다는 클럽은 없었다.
워낙 거대한 상해라 클럽도 무척 많았지만 COMO의 인맥이 상당했는지 거대한 클럽들은 서한유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곧 미국으로 가야하는데… 어떻게는 자리를 마련해야 해.’
홀로 남은 차 안에서, 강윤은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현지를 비롯해 회사 직원들도 클럽을 돌며 서한유의 무대를 마련해주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었다.
“다음이 NATINE? 처음 들어보는 곳이군.”
강윤은 지도를 보며 차를 운전했다.
한참동안 운전을 해 목적지 부근에 도착하니 좁은 골목, 허름한 환경 등이 강윤을 반겨주었다.
‘여기에 클럽이 있다고?’
COMO나 다른 클럽은, 탁 트인 공원이나 화려한 네온사인이 있는 도심부에 있었다.
그런데 이번 클럽은 그런 분위기와는 완전히 거리가 멀었다.
근처에 차를 세운 강윤은 5층 건물의 지하로 내려갔다.
열려있는 문으로 들어가니 넓은 공터가 강윤을 반겨주었다.흐릿하게 밝혀진 불빛에 낮은 천장과 거기에 매달려있는 각종 조명들이 눈에 들어왔다.
‘천장이 낮아. 소리가 심하게 울리겠어. 게다가 지하. 소리 맞추는 게 쉽지 않겠어. 이런 곳에 클럽이라…’
클럽을 돌아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옆에서 인기척이 났다.
[오셨군요.] [아, 네. 안녕하십니까.]돌아보니 귀와 입술에 피어싱을 한 젊은 남자가 강윤을 반겨주었다.
남들보다 마른 체격에 큰 키를 가진 그는 자신을 시문휘라고 소개한 후, 방으로 안내해주었다.
강윤이 답을 하기 어려워하는 듯 하자 시문휘라는 남자는 시원하게 웃었다.
[하하하. 왜, 답을 하기 어려우신가요?] [뭐랄까, 제가 COMO같은 클럽만 가봐서… 사실 놀랐습니다.] [COMO라. 좋은 곳이죠. 화려하고. 그렇다면 더 놀라셨겠군요. 거기에 비해 저희 NATINE는 너무 초라하죠.]그 말에 강윤은 손을 흔들었다.
[아닙니다, 오히려 춤추는 사람들이 모이기에는…] [하하하.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요. 그럼 시작해볼까요?]처음부터 지고 들어간 기분이었다.
시문휘라는 남자는 온화한 눈빛을 하고 있었지만 뭔가 강한 인상을 가진 것 같았다.
‘뭔가 다른 느낌이 있는 사람이군.’
COMO의 사장, 장호와는 다른 것이 느껴졌다.
시문휘는 친히 차를 내주고는 느닷없이 본론을 이야기했다.
그는 한참이나 서한유에 대해 칭찬을 했다.
하지만 강윤은 이런 말을 하는 그의 속내를 알지 못해 안심을 하기 힘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사실을 말해야 할까?’
강윤은 잠시 고민했다.
사실 시문휘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클럽 NATINE는 생긴 지 얼마 안 된 클럽이었고 시문휘라는 사람도 클럽에서는 그리 알려진 사람도 아니라 정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짐작 가는 건 있었다.
‘한유 일을 모르고 물어볼 리가 없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일을 모를 리가 없었다.
신생클럽을 운영하는 만큼, 정보에 더 민감해지려고 노력할 테니 말이다.
게다가 속이는 건 강윤의 체질에도 맞지 않았다.
잠시 고민하던 강윤은 솔직히 서한유에게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았다.
이야기를 모두 들은 시문휘는 진저리가 났는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이 클럽, 저 클럽 다니면서 예쁜 여자들은 다 건드리고 다니는 놈입니다. 후광이 워낙 엄청나다보니 이 바닥에서도 유명하죠. 잘못 엮이면 클럽 매출에도 타격이 올 수 있으니 똥 피한다 생각하고 사장들도 몸을 사릴 겁니다. 치셰이도 큰일을 치를 뻔했군요.] […..] [생각보다 복잡하군요.]그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활짝 웃었다.
[그래도 저희하고는 관련 없지요. 치셰이, 저희 클럽에서 공연하게 해드리면 됩니까?]갑자기 떨어진 긍정적인 답에 강윤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저야 감사합니다만, 클럽은 괜찮겠습니까?] [류젠린, 그 사람은 큰 클럽 외에는 가지 않습니다. 저희 클럽은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사람 외에는 잘 오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규모가 작다보니…] [흠…]강윤은 바로 수긍할 수 있었다.
다른 클럽에 비해 클럽 규모가 매우 작았으니 말이다.
그것보다 그를 자극한 말은 따로 있었다.
뜻밖의 선물을 덤으로 얻게 된 시문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강윤을 스테이지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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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한 것도 없건만 COMO에서 공연을 하지 못하게 된 서한유는 심하게 의기소침해졌다.
자기 때문에 부상을 당한 이미현 매니저나, 한국에서 중국까지 날아온 이현지에게도 미안해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를 다시 일으킨 계기가 있었다.
강윤의 말 한마디였다.
12시간이라는 시차 적응도 못해서 벌게진 눈을 한 채, 자신을 위로하는 그의 말이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결국 시원하게 울어재낀 후, 그녀는 다시 일어나서 연습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녀의 사장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졌고, 공연장을 마련했다.
“COMO보단… 작지?”
공연 4시간 전.
COMO에 비해 작은, 아니 아주 작은 스테이지 규모에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는 강윤에게 서한유는 괜찮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괜찮아요. 오히려 사람들하고 더 호흡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요. 감사해요, 사장님.”
“…자식.”
강윤은 기특한 말을 하는 서한유의 머리를 가볍게 부비고는 조명 컨트롤러가 있는 방송실로 향했다.
– 시작해 볼까?
강윤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서한유에게 들려오자 그녀는 바로 컨트롤러를 조작하며 음악을 재생했다.
첫 노래, ‘Get Ready’가 재즈와 펑크가 결합된 복잡한 멜로디로 스테이지를 흐르기 시작했다.
‘열심히 하고 있었구나.’
강윤은 서한유가 대견했다.
COMO에서 공연하던 ‘Get Ready’와는 다른 느낌이었지만, 더더욱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음악. 한층 더 발전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음악에 감탄했는지 방송실의 엔지니어는 입을 벌렸고, 함께 있던 사장, 시문휘도 감탄하며 손뼉을 쳤다.
거기에 엔지니어가 새롭게 세팅한 조명까지 켜자 스테이지에 조명이 수를 놓았다.
이전의 컨셉을 알 수 없는 다양한 색채가 아니라, 붉은 톤이었다.
붉은 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을 저격한 컬러였다.
‘…장호 사장이 어리석었군. 보물을 쓰레기통에 쳐 박았어.’
아무리 봐도 클럽에만 머물 그릇이 아니었다. 아무리 봐도 명백한 실수라고, 시문휘는 확신했다.
천장이 낮은 지하, 부족한 조명시설, 작은 스테이지.
하지만 옆에 있는 남자와 저 치셰이라는 DJ는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분위기를 제대로 휘어 잡아버렸다.
보통 DJ들이라면 대충 하다 가버릴 것을.
‘저녁이 기대되는군.’
옆에서 덤덤한 시선으로 DJ 치셰이를 바라보는 강윤의 모습이 그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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