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309
89화 – 대륙을 휩쓸다(8) >
– 某一天– 突然-(어느 날– 갑자기–)
한주연은 두 손을 모으며 중앙으로 성큼 다가섰다. 한국에서는 서한유의 파트였지만, 더 강한 임펙트를 주기 위해 서로 파트를 바꿨다. 그녀가 손을 위로 뻗고 한 바퀴 돌며 뒤로 물러나자 다음에는 이삼순이 나섰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 옷으로 코디한 에디오스를 TV로 지켜보며, 강윤은 눈매를 좁혔다.
‘잘 해줘야 하는데.’
모두를 믿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오늘 같은 중요한 무대에는 자신이 같이 있어주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 마음을 모르는 추만지 사장은 박수까지 치며 에디오스의 무대를 칭찬했다.
“이야, 조금 전 애들하고는 완전히 다르네. 혜경아, 그렇지?”
“정민아 팝핀은 언제 봐도 예술이네요!! 여자들이 완전 빠지겠어요!!“
간주 부분에서 정민아의 관절이 따로 노는 듯한 팝핀에 민혜경은 넋을 놓았다.
세 사람이 계속 TV에서 떠나질 않자 중국인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 커플이 다가와 묻자 추만지 사장은 당황했고, 민혜경도 어버버했다.
그때, 강윤이 나섰다.
TV를 보려던 커플은 강윤의 옆에 서서 에디오스의 공연을 함께 봤다.
일은 그때부터였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강윤은 굳이 에디오스라는 가수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화려한 춤과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가진 가수들에 환호했고, 그 가수가 나오는 TV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자연히 TV를 사겠다며 판매사원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조금 전, 판매사원의 눈치를 봤던 민혜경은 민망했는지 머리를 긁적였다.
“정말 강윤 사장님 말씀대로네요. 저희가 도움이 됐어요.”
놀라는 그녀에게 강윤은 웃으며 답했다.
“중국 사람들은 같아지고자 하는 심리가 있거든요. 물건을 살 때 특히 더 하죠. 한 사람이 한 코너에 서면 다른 사람도 서고, 또 다른 사람이 서고… 사람이 몰리기 시작하면… 이런 식이죠.”
“…사장님은 정말 많은 걸 조사하셨네요.”
민혜경이 눈을 반짝이자 강윤은 이현지의 조언이 컸다며 공을 그녀에게로 돌렸다.
한편, TV에서는 에디오스의 무대가 끝나가고 있었다.
에일리 정의 열창에 서한유가 알토음을 더하자 크리스티 안과 한주연과 이삼순이 허리를 흔들며 요염하게 걸어 나와 대형을 맞췄다.
정민아가 중앙에 서자 멤버들은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무대조명이 가운데로 집중되었고, 멤버들 모두가 윙크를 하며 포즈를 취했다.
그와 함께 에디오스의 무대는 끝이 났다.
환호성이 터지며 카메라 앵글이 이동하는 것을 보고 강윤도 자리를 옮기려는 데, 뒤에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아, 정한위 이사님.] [이거, 누가 저희 매출을 이렇게 올려주나 봤더니 이 사장님이군요.]정한위 이사와 강윤은 손을 맞잡았다. 추만지 사장과도 인사를 한 정한위 이사는 일행을 자신의 사무실로 안내했다.
차를 마시며 정한위 이사는 미소 지었다.
지나가는 어조였지만, 그의 말에는 서운한 기색이 묻어있었다.
민혜경의 통역으로 추만지 사장도 돌아가는 상황을 듣고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강윤은 서운한 표정으로 답했다.
긴장이 흐르자 추만지 사장과 민혜경은 긴장에 침을 삼켰다. 추만지 사장도 민진서와 PPL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월드에서 민진서 만한 카드가 어디 있겠나?
잠시 후, 여유롭게 찻잔을 든 정한위 이사는 눈을 감았다.
이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갑작스레 그걸 묻는 저 이사나, 당연한 듯 답하는 강윤이나 추만지 사장으로선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강윤의 빈 찻잔에 차를 따라주며, 정한위 이사가 말했다.
통역을 통해 이야기를 들은 추만지 사장의 눈이 커다래졌다. 왜 이 말이 백화점 사장에게 나오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와 달리 중국 사람들이 정보에 민감하다는 걸 잘 아는 강윤은 담담했다.
[이번에 Code-N이라는 가수에게 상해 시의 실세가 투자를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실세가 말입니까?]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지방 인민대의회의원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더 이상은 알지 못했지만…]추만지 사장은 경악했다.
인민대의회의원이라면 실세 중의 실세였다. 안 되는 일도 되게 할 수 있고, 되는 일도 안 되게 할 수 있는 것이 정부인데 그런 실세가 상대라면 일이 될 리가 없었다.
“으으…”
“사장님…”
추만지 사장은 입술을 깨물며 필사적으로 감정이 드러나는 것을 참으려 애썼다.
강윤도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어떻게 하지?’
소문이 거짓일 가능성도 있었다. 정한위 이사가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봤지만 강윤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봐야 그가 얻을 이익이 없었으니까. 그의 대외적인 체면이 땅에 떨어질 게 뻔한데 그런 일을 벌일 이유가 없었다.
잠시 생각하던 강윤은 눈을 떴다.
김이 올라오는 차를 후후 불며 강윤은 한숨지었다. 뜨거운 기운이 조금은 마음을 편안하게 주는 듯 했다.
[이 사장님이 하는 일에 관심이 많으니까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지방 정부를 상대로 이기기는 어렵겠지요?]정한위 이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마음은 아프겠지만 승산이 없을 것 같군요. 지금은 위약금 받고 빠지는 걸 추천합니다.] [알겠습니다.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이야기를 마친 후, 강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엘리베이터에서 추만지 사장이 물었다.
“중국 정부는 조폭이나 다름없던데, 앞으로 어떻게 하죠?”
“조폭은 피해가야죠.”
“이대로… 포기하는 겁니까?”
추만지 사장이 침울한 표정으로 묻자 강윤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오.”
쾅!!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낼 겁니다.”
엘리베이터 벽을 향해 정권을 내지른 강윤의 눈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격한 감정을 드러낸 강윤의 등을 추만지 사장은 조용히 다독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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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에디오스였지만 돌아오는 발걸음은 생각만큼 가볍지는 않았다.
“사장님… 무슨 일 있나?”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덕분에 앞좌석에 앉은 한주연은 걱정하는 투로 말을 꺼냈다.
“그러니까. 우리 데뷔 무대까지 팽개치고 갈 분이 아닌데…”
서운한 감정을 담아 에일리 정이 중얼거리니 그녀의 꼬인 머릿결을 정리해주며 이삼순이 답했다.
“그니까 말이유. 우리 사장님, 뭔 일일까?”
“풋. 삼순이 쟤 또 사투리 쓰네.”
크리스티 안이 웃자 이삼순이 발끈했다.
“안 했거든?”
“했거든여했거든여했거든여?!”
“야이. 사투리가 뭐 어때서!!”
민감해진 이삼순과 크리스티 안이 티격대고 차 안은 다시 시끌시끌해졌다.
사투리에 강윤 이야기가 쑥 들어간 차 안에서 정민아는 멍한 눈으로 핸드폰을 만지작댔다.
‘아저씨, 정말 괜찮은 거야?’
물론 마음은 콩밭에 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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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군요. 갑자기 그런 일이 생기다니.]강윤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이현지의 목소리가 급속히 어두워졌다.
옥상에서 담배 연기를 뿜으며 강윤은 말했다.
“급히 쓸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됩니까?”
[지금 자금 사정이 여유 있는 편은 아니에요.]
“흠… 그렇습니까?”
아무리 자금을 많이 가지고 있던 월드였지만, 지금은 회사 규모를 확장하느라 일시적으로 자금 여유가 없어진 상황이었다.
가끔 누구보다도 무모해지는 강윤을 잘 아는 이현지는 노파심에 신신당부했다.
[사장님의 원칙은 대륙에서도 꼭 통할 거예요. 사장님은 만만디(慢慢的)가 있어요. 절대 잊지 마세요.]
서두르지 말고 느긋하게.
이현지가 현 상황에 맞지 않는 것을 강조했지만, 강윤은 알았다고 답하며 통화를 마쳤다. 담배를 재떨이에 짓이기며 남은 연기도 허공에 털어냈다.
‘쉽진 않겠지만… 후우.’
갑작스럽게 날벼락을 맞은 상황.
‘시간이 됐군.’
시계바늘이 8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옥상에서 내려온 강윤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추만지 사장과 함께 홍커우 콘서트홀로 향했다.
로비에 들어서니 낮에 일행을 저지했던 직원, 영관재가 있었다.
강윤은 정중히 부탁했다.
왜 총경리가 왔는데 연락을 주지 않았냐는 둥, 먹튀냐는 둥 따지지 않았다. 낮에 돈이라도 쥐어주지 않았으면 이런 말조차 듣지 못했다는 걸 잘 알았으니까.
일행은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갔다.
상해 홍커우 콘서트홀의 총경리, 리달화(黎達華)는 정중히 강윤 일행을 맞았다. 서로 예를 갖추며 인사를 한 네 사람은 리달화를 상석으로 하여 자리에 앉았다.
“총경리님. 이게 어떻게 된…”
마음이 급했는지 추만지 사장이 바로 용건을 이야기하려는데, 강윤이 서둘러 그를 제지했다.
“추 사장님. 잠깐만요.”
“이 사장님.”
[총경리님. 먼 길 다녀오신 걸로 아는데, 갑작스럽게 방문해서 죄송합니다. 여기, 약소하지만 선물입니다.]
강윤은 백화점에서 사 온 고급 술병 2병을 내밀었다.
[크흠, 뭐 이런 걸 다…] 리달화가 술병을 받고 미소 짓자 강윤은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추만지 사장은 그런 강윤의 모습에 속이 끓었지만, 재를 뿌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느닷없이 찾아와서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아닙니다. 아까 로비에서 두 분 총경리님들이 오셨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강윤은 오늘 하루는 어땠냐는 둥, 요새 돌아가는 세상이 어땠냐는 둥 다른 이야기만 꺼냈다.
[아, 오늘 유스타 호텔에 잠깐 들렀었습니다. 거기 민진서가 머무르지요?] [네. 그렇습니다.] [역시. 오늘 유스타 호텔에서 미팅이 있어서 들렀는데 로비에 민진서 팬들이 참 많았습니다. 거의 20대였지요. 민진서가 팬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해주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리달화의 칭찬에 강윤이 웃음으로 답할 때, 추만지 사장은 홀로 속을 끓이고 있었다.
‘으…’
쓸데없는 이야기만 30분 째였다. 오늘 여기 온 목적을 잊은 건가? 다른 이야기만 하다 갈 생각인건가? 답답했다.
그렇게 소득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안되겠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다고 생각한 추만지 사장이 나서려는데 강윤이 또 손을 들었다.
‘기다려야 합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추만지 사장은 답답했가.
지금 급한 건 이쪽이었다.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데 계속 기다리라고만 하니, 속이 터질 노릇이었다
‘될 대로 되라지!!’
추만지 사장은 반쯤 포기한 심정으로 팔짱을 끼며 잘해보라며 소파에 몸을 기댔다.
그렇게 또 30분이 지났다.
여전히 여기 온 목적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만 계속 되었다.
‘잠깐. 그런데 왜 가라는 말은 하지 않지?’
추만지 사장은 문득 의문이 들었다.
사전 예고도 없이 방문하는 건 중국에서는 큰 실례였다. 게다가 늦은 시간까지 출장을 다녀온 사람에게 불쑥 찾아왔으니… 그런데 리달화 이 사람은 1시간 넘게 겉도는 이야기만 해도 다 받아주고 있었다.
‘캥기는 게 있나?’
추만지 사장이 의문이 짙어질 때, 대화의 흐름이 바뀌었다.
[…하하하. 이 총경리와의 이야기는 즐겁지만 늦었으니 여기까지 했으면 합니다.] [아이고. 즐거움에 시간 가는 줄 몰랐군요. 또 실례를 저지를 뻔 했습니다.] [아닙니다. 저도 즐거웠습니다.]말과는 다르게 리달화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묻어있었다. 그러나 웃음으로 이를 감추며 그는 몸을 쑤욱 내밀었다.
[유감이지만 홍커우는 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리달화가 갑작스럽게 치고 들어오자 추만지 사장의 표정이 급변했다.
“자, 잠깐만…”
추만지 사장이 당황해서 한국말로 이야기하려 할 때, 강윤은 시무룩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하아… 그렇습니까. 전 식사자리에서 한 친구의 약속이라 철썩 같이 믿고 준비했는데…]강윤의 중얼거림에 리달화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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