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316
91화 – 그녀가 튀었어요(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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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
91화 – 그녀가 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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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이후, MG와 예랑의 합병작업은 발 빠르게 진행되었다.
기존 기업을 청산하고 새로 신설하는 기업에 합병하는 신설합병 형식으로 진행되었기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법인세 등 각종 세금 문제가 불거질 거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모든 반대를 찍어 눌렀다.
두 오너의 결단은 얼마 있지 않아 겉으로 드러났다.
– 종합 엔터테인먼트 지예
합병발표가 난지 한 달 반 만에 월드 못지않은 종합 엔터테인먼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하하하. 이제 자잘한 일들만 남았군요.”
이젠 전 MG 엔터테인먼트 사장실이 된 집무실.
원진표 사장은 강시명 사장과 글라스잔을 부딪히며 만면에 미소를 띄고 있었다.
“원 사장님의 빠른 결단 덕입니다.”
“제가 한 일이 있겠습니까. 강 사장님이 빠르게 움직여주신 덕분이지요.”
두 사람은 서로에게 공을 돌리며 띄워주기에 바빴다. 아무리 규모가 비슷하다지만, MG나 예랑은 엄연히 평가액이 다른 상장기업들이었다. 그렇기에 청산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되었지만 청산과 합병 작업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예랑이야 강시명 사장이 꽉 잡고 있었고, MG는 리처드가 나가면서 이사들의 힘이 완전히 빠져버린 탓에 원진표 사장의 힘이 거대해진 탓이었다.
“원 사장님. 그쪽 애들 계약은 잘 돼가고 있습니까?”
얼음이 녹아버린 원진표 사장의 잔에 얼음을 넣어주며, 강시명 사장이 물었다.
“물론이지죠. MG가 아니면 회사를 나가겠다는 애들이 몇몇 있긴 합니다만. 뭐, 이쪽도 방법이 있으니까요.”“후후. 너무 약만 줘서는 애들이 말을 안 듣긴 하지요.”
“그렇죠, 그렇죠. 이쪽은 조만간 마무리 될 겁니다. 강 사장님 쪽은…”
“저희 쪽은 어제 다 도장 찍었습니다.”
“아이고. 저도 서둘러야겠군요.”
원진표 사장이 미안한 표정을 짓자 강시명 사장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천천히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하하하하. 우리 건배할까요?”
잔을 드는 원진표 사장에게 자신의 잔을 가져가며, 강시명 사장은 입가를 묘하게 들어올렸다.
‘이제 얼마 안 남았군.’
“응? 제 얼굴에 뭐가 묻었습니까?”
순간, 강시명 사장의 눈빛에 묘한 기류를 느꼈는지 원진표 사장이 고개를 갸웃했다.
“하하하, 아닙, 아닙니다. 자, 받으시죠.”
강시명 사장은 자연스럽게 원진표 사장의 빈 잔을 채워주었다.
덕분에 원진표 사장은 그에게서 느껴진 묘한 기류를 아무렇지 않게 넘기고는 화제를 돌렸다.
“그나저나, 오늘 북경 그 경기장에서 사고가 났다지요?”
“아, 인 부장에게 들었습니다. 조명이 떨어졌다는데. 쯧쯧. 그 클래식인가 뭔가 큰 곤욕을 치르겠군요. 걱정입니다.”
말과는 다르게 강시명 사장에는 고소하다는 웃음이 걸려있었다.
원진표 사장도 눈매는 걱정하는 기색이었지만, 입가는 점점 올라갔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 초대형 콘서트를 주관하는 첫 한국 기업으로 아는데… 좋은 선례를 남겨줘야 뒤가 편한데 말이죠.”
“그러게 말입니다. 문제네요, 문제.”
걱정을 빙자한 뒷담화는 오랜 시간 계속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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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보를 접한 강윤은 새벽기차를 타고 강윤은 상해에서 베이징으로 향했다.
“…최 사장님께서 부상자에 대한 조치와 문화부, 공상보험(중국의 산재보험)측과 협의 중이라고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본격적으로 강윤을 수행하게 된 문 비서는 최경호에게 받은 현지 상황을 보고했고, 강윤은 안색을 굳히며 턱에 손을 올렸다.
“협의 중이라… 공상보험에서는 뭐라 했다던가요?”
“우리 측 과실 여부를 많이 물었다고 하셨습니다. 다행히 태자당 출신 대관관리자와 잘 이야기해서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하지만 태자당 출신 관리자가 있다고 해도 긴장은 해야 할 겁니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문 비서는 강윤에게 받은 지시들을 세세하게 적고 최경호에게 문자로 전송했다.
쎼에에에에—–
어느덧 도시는 보이지 않고, 하염없는 벌판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한없는 지평선을 잠시 바라보다가 강윤은 앞에 꽂혀있는 잡지를 꺼냈다. 그런데 표지에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지숙이네?’
다이아틴의 막내, 김지숙이 블라우스 차림으로 붉은 입술을 내밀고는 귀여운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계속 눈이 갈 법한 사진이었지만, 강윤은 이상한 기시감을 느꼈다.
‘뭐지? 사진 찍기 싫었었나?’
입가부터 볼이 살짝 경직되어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팬이라면 당연히 이상하다는 걸 알법한 사진이었다.
‘B컷을 썼나?’
사진작가의 역량을 의심하던 강윤은 고개를 갸웃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여기 있군.’
하얀 털 쇼파에 앉아있는 민진서가 머리를 풀어 헤치고 앉아있는 사진과 함께 실려 있는 인터뷰였다.
‘2주 전에 했다는 인터뷰네.’
드라마 촬영에 인터뷰까지 하게 돼서 힘들었다는 민진서의 말이 불현 듯 떠올랐다. 가끔 자신을 향해 칭얼대는 그녀의 귀여운 모습이 떠오르니 입가가 살며시 올라갔다.
– 함께 연기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아요. 혹시 같이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당황하실지 모르겠는데… 이강윤 회장님이요. (웃음)
“푸웁!!”
황당한 타이밍에 자신이 나오자 강윤은 입가에 머금었던 물을 뿜었다.
그 소리에 놀랐는지 문 비서가 안대를 벗고 일어났다.
“회, 회장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니, 아닙니다. 하하…”
강윤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문 비서를 간신히 진정시켰다.
– (당황하며) 이유가 무엇인가요?
농담이지만, 반은 진담이에요. 가장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회장님은 음악 쪽 일만 하시니까 함께 할 기회가 없어요. 발연기가 예상되지만(웃음) 배울 게 많을 것 같아요.
이마를 부여잡은 강윤은 잡지를 얼른 제자리에 넣어버리곤 창가로 눈을 돌려버렸다.
몇 시간 후.
강윤은 병원에 도착해서 다친 사람들을 위로했다.
가장 중요한 돈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하니 다친 사람들의 얼굴은 환하게 밝아졌다.
문 비서를 통해 병원 진료비를 계산하고, 강윤은 의사에게 향했다.
말과는 다르게 의사는 몰래 찔러 준 돈 봉투를 얼른 집어넣었다. 가장 홍바오가 심한 곳이 병원이었으니.
병원을 나서며 문 비서는 걱정되는 얼굴로 물었다.
“저… 회장님. 제가 회장님 하시는 일에 이런 말씀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왜요? 너무 돈으로만 해결하려는 것 같나요?”
“아… 그게.”
순간 뜨끔했는지 문 비서는 움찔했다.
그녀의 반응이 재미있었는지 강윤은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말을 이어갔다.
“문 비서 말이 맞아요. 좋은 방법은 아니죠.”
“그러면 왜…”
“여기가 중국이니까요.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여기도 여기에 맞는 방법이 있지 않겠어요?”
“그 방법이 돈 밖에… 없는 건가요?”
자신의 말에 아차 싶었는지 문 비서는 얼른 입을 닫았다.
하지만 그녀의 직언에 오히려 강윤은 크게 웃었다.
“하하하. 그런 말들, 좋습니다. 앞으로고 가감 없이 말해줘요.”
“회장님…”
“회장이라고 너무 어려워할 것 없어요. 나도 귀가 있고, 문 비서도 입이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설명해줄게요. 이 곳 병원은 돈을 안주면 엉뚱한 처치를 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애를 낳으러 간 임산부가 홍바오를 안 줬다고 항문을 꿰매 버린 경우도 있으니까요.”
“…네에에?!”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에 문 비서가 비명을 지르자 강윤은 더더욱 크게 웃고 말았다.
그렇게 병원 일을 마무리하고 강윤은 바로 베이징 주경기장으로 향했다.
사고가 있었다지만, 현장은 잘 돌아가고 있었다.
경기장 관중석에서 현장을 내려다보던 강윤은 무대 앞에서 디자이너와 이야기중이던 최경호를 발견하고는 바로 그에게로 향했다.
“최 사장님.”
“아, 회장님. 오셨습니까.”
마침 이야기가 끝난 최경호는 강윤을 정중하게 맞아 주었다.
“제가 방해한 것은 아닌가요?”
“아닙니다. 마침 할 이야기도 많고요. 자, 이쪽으로 가시죠.”
무대 디자이너를 보낸 최경호는 강윤과 함께 그늘진 구석으로 향했다.
문 비서도 현장 사무실에서 서류를 받기 위해 자리를 비우자 두 사람은 나란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고생 많으십니다.”
강윤이 불을 붙여주자 최경호도 그에게 불을 붙여주며 쓴 웃음을 지었다.
“회장님이야 말로 고생하십니다. 베이징과 상해가 보통 거리는 아니지요?”
“KTX타고 부산 왕복 한 번에 하는 기분이죠.”
연기를 내뿜으며 강윤은 고개를 흔들었다.
바람이 불며 연기를 간단히 흩뿌렸고, 최경호는 상황을 이야기했다.
“회장님이 오시기 전에 문화부와도 일은 잘 끝났습니다. 대관 업무 담당자 주명진(州明 进)이 그쪽과 꽌시를 잘 형성하고 있어서 크게 걱정할 것은 없었습니다.”
“다행이군요. 류양 이사님 덕에 이번에 큰 도움 받았네요.”
“나중에 한잔 사셔야겠습니다. 류 이사님 덕에 모실 수 있었던 분이잖습니까.”
“그래야겠군요. 아, 병원 일은 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오는 길입니다. 의사들에게 홍바오도 찔러줬고 환자들에게도 치료비도 약속했으니 그대로 진행해주시면 됩니다.”
“치료비나 보상금 문제를 벌써 이야기하신 겁니까? 분명히 그쪽에서 더 달라고 할 게 뻔한데…”
“소송가면 우리나 그쪽이나 서로 피곤하니까요. 게다가 공상보험이 우리 편은 아니잖습니까. 이럴 땐 빨리 돈 쥐어주고 협의를 끝내버리는 게 낫다고 봤습니다.”
“…그렇긴 합니다만. 쓸데없이 돈을 많이 쓰지 않았나는 생각도 듭니다.”
“대신 평판을 얻잖습니까. 우리 같이 중국에서 일하는 외국 기업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합니다. 분쟁이 일어나거나 소송으로 가봐야 우리에게 이로울 게 없습니다. 돈을 더 들이는 게 낫습니다.”
“…알겠습니다.”
차라리 과할 만큼 줘버린다. 이러면 더 달라고 하고 싶어도 주기 힘들어져 버린다.
최경호는 강윤의 작전 아닌 작전에 동의하고는 이후의 일정을 논의했다.
베이징에서의 회의를 마치니 어느새 밤이었다.
고속열차 막차를 돌아오는 길에 문 비서는 졸리는 눈을 어떻게든 뜨려고 애를 썼다.
“….우으.”
“문 비서. 괜찮아요?”
“아니, 아니에…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기차에 오르자마자 축 늘어진 문 비서가 안쓰러웠던 강윤은 캔음료를 건넸다.
“회장님…”
“한숨자요. 도착하면 또 일해야 하니까.”
강윤에게 받은 음료수를 단번에 마셔버린 문 비서는 상해에 도착할 때까지 잠들어서 일어나지 못했다.
상해에 도착해 기차에서 내리니 새벽이었다.
“제, 제가 할게요!!”
주차장에서 운전석에 들어가려는 강윤을 문 비서는 간신히 뜯어말렸다.
“괜찮아요.”
“아니, 아니, 아니에요!! 절대 안 돼요!!”
잠시 실랑이 끝에 강윤을 조수석으로 밀어넣고 문 비서는 차를 몰아 윤슬 엔터테인먼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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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 엔터테인먼트의 중국지사, 사장실.
추만지 사장은 오늘 발매된 잡지, ‘ 时 尚888(패션888)’을 펼쳐 놓고 이마를 잡았다.
반면, 그의 앞에 앉아있던 여자는 배째라며 고성을 질러댔다.
“…그래서 저 당분간 노래에만 집중할 거라고 했잖아요!!”
갑작스럽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느낌에 추만지 사장은 눈을 껌뻑였다.
“지, 지, 지금 지숙이 너…”
추만지 사장이 순간 말을 더듬자 제대로 독이 오른 그녀의 입은 속사포를 쏘아댔다.
“이 날도 원래는 효정이 스케줄이었잖아요. 전 표지 모델 같은 건 재능 없다고 이야기 계속 했는데… 자꾸 저도 못하는 걸 하게 하세요?”
“김지숙. 그걸 지금 말이라고…”
“…월드처럼 지원이라도 빵빵하게 해주던가!!”
쾅!!
제대로 역린을 건드린 그녀는 사장실을 뛰쳐나갔다.
“…야!! 김지숙!!”
언제나 묵묵하던 막내의 히스테리는 상상을 초월했다.
잠시 머뭇댔던 추만지 사장도 곧 그녀를 따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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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숙!!
로비에 들어선 문 비서는 갑작스레 들려온 고성에 놀라 순간 움찔했다.
“사, 사장님.”
문 비서의 떨리는 목소리에 강윤은 그녀를 진정시키며 주변을 살폈다.
새벽이라 로비를 지키는 직원이나 다른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나보군요.”
“제, 제, 제가 사, 사, 살펴볼까요?”
비서다운 말이었지만, 눈빛은 심하게 떨려오고 있었다.
말과 다른 눈빛을 보며 강윤은 웃었다.
“괜찮습니다. 같이 가보죠.”
“…네, 네.”
두 사람은 소리가 들려온 계단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
쾅!!
“아얏!!”
“윽.”
계단 앞에서 강윤은 묵직한 뭔가와 충돌했다.
충돌한 누군가는 충격 때문에 뒤로 넘어졌지만 강윤은 약간 아픈 정도였다.
“아야야야…”
“지숙이?”
“…가, 강윤 작곡가님?”
자신과 부딪힌 사람이 김지숙이라는 걸 확인한 강윤은 손을 내밀어 그녀를 일으켜주었다.
“밤중에 갑자기 뛰고 그래?”
“…아무것도 아니에요.”
시무룩히 고개를 숙인 그녀는 이내 강윤에게서 돌아섰다.
그때.
“야!! 김지숙!! 너 이 새… 아.”
쿵쾅대는 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씩씩대며 계단을 뛰어내려왔다.
얼굴이 형편없이 일그러졌던 그는 김지숙 옆에 있던 강윤을 발견하고는 멈칫했다.
“이, 이 회장님.”
“추 사장님. 밤중에 이게 무슨 일입니까?”
“…그게.”
곤란한 상황 속에서, 강윤과 추만지, 그리고 김지숙 사이에 침묵이 감돌고 있었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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