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320
92화 – 도화선(2) >
“그게요…”
가볍게 떠보는 말이 아니었다. 강윤의 눈매는 보기 좋게 휘어있었지만 그게 오히려 강세미를 더욱 주눅 들게 만들었다.
“충분히 생각하고 답을 해줬으면 좋겠군요.”
“…..”
“오래 걸려도 괜찮습니다. 충분히 생각하고 답해줘요.”
강윤은 입구에 서있던 직원들에게 손짓했다.
“혜수 씨. 미안한데 세미 양 물 좀 갖다 줘요. 여기도 부탁하고.”
곧 여직원이 심사위원석과 강세미에게 물을 가져다주었다.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어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물통을 받아든 이후에도 강세미는 손가락만 꼼지락댈 뿐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안타까웠던 진혜리가 용기라도 북돋아주고 싶어 입을 떼려는데 했지만 강윤이 가로막았다.
‘기다려요.’
결국 진혜리는 한숨을 내쉬며 그만둬야 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여기라면…”
드디어 마음을 먹었는지, 강세미의 무거웠던 입이 열리기 시작했다.
“여기라면 마음껏… 노래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월드라면 반드시 저를 가수로 만들어 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반드시 가수로 만들어 준다. 그건 전 소속사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강세미의 어깨가 점점 좁아졌다. 힘겹게 입을 열었건만, 압박은 점점 심해져가고 있었다. 소녀의 얼굴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는 가차 없었다.
“힘들면 여기까지 하지요. 하지만 의문은 계속 남을 겁니다. 왜 MG라는 좋은 소속사를 놔두고 여기에 지원했을까? 확실한건 우린 그런 의문을 가지고 세미 양을 선발하기는 않을 겁니다.”
“이야기하면!! 절 뽑아주실 건가요?”
“이유를 들어봐야겠죠.”
그녀는 절실했고, 강윤은 차가웠다. 주아에게 얼핏 들었던 강윤에 대한 정보는 완전히 잘못된 것 같았다. 옆에 앉은 오지완이란 남자는 딱딱하기 짝이 없었고, 자신에게 호의적인 것 같은 저 여자는 힘도 없어보였다.
선택을 강요받는 순간, 그녀는 눈을 꼭 감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이번에… MG와의 계약이 끝나요.”
힘겹게 입을 여니 눈빛이 달라졌다.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
“이번에 바뀐 회사에서 재계약을 하자고 했어요. 조건도 이전보다 좋았어요. 계약금도 있었고… 그런데 도저히 도장을 찍을 수가 없었어요. 회사가 생각하는 데뷔와 제가 생각하는 데뷔가 너무 달랐기 때문이에요. 전 가수가 되기 위해 8년을 버틴 건데… 회사에는 절 연기자로 만들려고 했거든요.”
감정이 끓어오르는지 강세미는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8년 동안, 가수가 될 생각만 해왔어요. 그런데 원 사장님의 말 한마디에 제 방향이 결정되더군요. 아직도 잊혀지질 않아요. ‘비주얼이 아깝네. 넌 가수보다 배우 하는 게 어울리겠어.. 이게 말이 되나요? 그 뒤 하루아침에 전 배우 연습생이 돼 버렸고, 어울리지도 않는 연기 연습을 하게 됐죠.”
“결국 회사에 대한 불만 때문에 지원했다. 이거군요.”
“단순한 불만 때문이 아니에요!!”
그녀의 소리가 높아졌다. 강윤의 가라앉았던 눈가에 빛이 스민 것도 이때부터였다.
“배우냐, 가수냐. 제가 진로를 고민하고 있었으면 회사를 나올 리가 없었겠죠. 전 화가 났어요.”
“사장님께 이야기는 해봤나요?”
“당연히!!”
강윤의 담담한 물음에 날선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누구도 그녀를 제지하지 않았다.
“전 가수가 되고 싶다고 사장님께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거절당했죠.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요.”
“회사가 세미 양도 모르는 재능을 발견한 건 아니었을까요?”
“절대 아니에요. 확신해요. 전 연기에 눈곱만큼의 재능도 없어요. 절 가르치는 선생님들마다 저에게 하신 말씀이 있어요. 아무리 봐도 넌 배우의 재목은 아니라고. 무엇보다 전 배우가 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어요.”
“그렇다면 진짜 하고 싶은 건 뭔가요?”
“가수, 가수요. 전, 저를 믿고 가수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곳과 함께 하고 싶어요. 전 그곳이 월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잔뜩 주눅 들었던 그녀의 눈빛은 빛으로 반짝였다.
“괜찮군요.”
박한 점수를 줬던 오지완 조차 피식 웃었고, 진혜리는 더 마음에 들었는지 손으로 브이를 만들었다.
“제가 뭐라 했나요. 물건이라니까요.”
모든 이야기를 들은 강윤은 가볍게 머리를 쓸어 넘겼다.
“알겠습니다. 힘든 이야기 해줘서 감사해요.”
그렇게 모든 면접이 끝이 났다. 강세미는 다리가 풀린 듯, 의자에 철푸덕 주저 앉아버렸다.
이제 말을 맞춰 볼 시간, 강윤은 모두에게 손짓했다.
‘어떻습니까?’
‘나쁘지 않습니다.’
‘저런 애는 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지완과 진혜리의 이야기를 들은 후, 강윤은 다시 진혜리에게 눈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까?”“절 믿고 연습생으로 받아들여주시면, 반드시 멋진 가수가 돼서 크게 보답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계약은 언제까지죠?”
“이번 주까지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다음 주부터 나오세요.”
“알겠습… 네?!”
순간 강세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어안이 벙벙해진 그녀에게 강윤은 한결 부드러워진 어조로 말했다.
“그 동안 노래 연습은 많이 쉬었을 테니까 빡세게 굴릴 겁니다. 이젠 같은 식구니까 편안하게 말할게.”
“아, 아. 네, 회장님!!”
식구라는 말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무서웠던 강윤의 모습은 이미 날아가 버린 지 오래였다. 강세미의 천진한 모습에 진혜리는 미소 지었고 오지완도 어깨를 으쓱였다.
“혜리 팀장님. 괜찮겠어요? 지예 애들, 건수 잡으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던데요.”
“계약 끝났다잖아요. 지들이 안 놔주면 어쩌겠어요.”
오지완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진혜리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받았다. 이내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강윤은 던지듯 말했다.
“자자, 힘든 일 끝. 이제 밥 먹으러 갑시다. 세미도 시간 되면 같이 가자.”
“저도… 요?”
“왜, 안되니?”
“아니요!! 되요.”
합격에 신이 난 강세미는 강윤의 뒤를 따라 식사를 하기 위해 월드 스튜디오를 나섰다.
———–
“야, 이 미친 새끼야!!”
촤아악!!
고성과 함께 신인육성팀의 팀장, 장용서의 머리에 우악스럽게 서류뭉치가 날아들었다. 사방에 흩어진 서류의 끝에는 있어야 할 도장이 찍혀있지 않았다.
그게 원진표 사장이 화를 내는 이유였다.
“내가,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계약서에 도장 찍으라고 하지 않았나?”
“…죄송합니다.”
“왜? 대체 뭐가 부족해서? 조건이 부족했나? 1년만 트레이닝 받으면 바로 배우생활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전달 안했어?”
“아닙니다. 전달 다 했습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고!! 계약금은 제대로 전달 한 거야?!”
얌전한 사람이 화가 나면 아무도 못 말린다고, 원진표 사장이 딱 그 모양새였다.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찍고, 그것도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며 마구잡이로 분노를 표출하는 그의 모양새는 체통 있는 사장이라 보기 힘들었다.
‘월드 일을 어떻게 말하나.’
장용서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절대, 이 자리에서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연습생들에게 들은 강세미가 월드와 계약했다는 소식만은 절대로. 지금 보고했다간 날아오는 게 서류가 아니라 재떨이가 될 테니까.
“가서 계약서에 도장 찍어갖고 와!!”
다행히 고함소리와 함께 장용서는 해방되었다.
그런데 얼마 있지 않아 사장실의 문이 다시 열렸다.
“누가 함부로 문을… 아, 강 사장님.”
“안 좋은 일 있으셨나봅니다.”
직접 커피를 들고 들어오는 강시명 사장을 보자 원진표 사장은 가까스로 노기를 가라앉혔다. 그가 건네는 따스한 커피로 속을 달래며 그는 들썩이는 어깨를 안정시켰다.
“이렇게까지 열 내시는 원 사장님은 처음 보는 군요.”
“못난 꼴을 보였군요.”
“감정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무슨 일인지요?”
사람 좋은 눈빛으로 책상에 걸터앉은 강시명 사장은 원진표 사장의 등을 가볍게 감쌌다. 편안함을 느낀 원진표 사장은 풀린 얼굴로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그 동안 준비한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오늘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프로젝트요? 저런. 뭔지는 모르겠지만 화가 날 만 하군요. 조금 전에 정 팀장이 나가던데, 그 사람 때문입니까?”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책임자니 추궁한 정도죠. 강세미라고 이전 MG에서 공들여 키워오던 연습생이 있었습니다. 배우로서 싹이 있던 아이였죠.”
“배우요?”
강시명 사장의 눈에 의심이 찼다. 그도 몇 번 봤던 연습생이었다. 꽃들 사이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외모를 가진 연습생이었으니까. 하지만 배우의 싹은 아니었다. 가수라면 모를까.
“네. 저희에겐 민진서를 키워냈던 노하우가 있지 않습니까. 마침 좋은 싹이 있으니 욕심을 부려봤죠. 그런데 난데없이 그 연습생이 계약을 하지 않았다지 뭡니까.”
강시명 사장은 혀를 찼다. 이 사람의 눈은 참… 이 정도면 망상이 지나쳤다. 비교의식이 과해도 너무 하달까. 하필이면 민진서와 비교하다니. 지금, 비슷한 배우들 중에서 그녀와 비교할 만한 배우는 찾아볼 수 없는데 말이다.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그는 웃어보였다.
“계약금을 좀 더 주더라도 꼭 데려와야겠군요.”
“물론이죠. 애가 힘들어서 그러는 것 같은데, 얼마 걸리진 않을 겁니다.”
“혹시라도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말씀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원진표 사장은 든든한 눈으로 강시명 사장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호의가 가득했다.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원진표 사장의 비서가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인상을 찌푸리는 원진표 사장에게 비서는 다급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급한 일이라 빨리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무슨 일인데?”
“조금 전, 연습생 면담을 하던 임청호 트레이너가 보고를 했습니다. 강세미 연습생이 월드와 계약을 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사장님이 직접 돌보시는 연습생이라 사장실로 보고를 해야 할 것 같…”
쾅!! 원진표 사장은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뭐, 뭐라고?”
“그게…”
“뭐라고?”
그때, 눈이 벌게진 원진표 사장의 팔을 강시명 사장이 붙잡았다. 잔뜩 겁을 먹은 비서들에게 나가라며 눈짓한 후, 원진표 사장에게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수만은 없죠.”
“…당연하죠.”
“찾아옵시다.”
강시명 사장의 눈이 가늘게 찢어졌고 원진표 사장의 입매도 예리해졌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저희 지예는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았잖습니까. 약한 상태, 월드는 그런 약한 기업의 연습생도 빼가는 악덕기업이라는 언론플레이를 펼쳐보지요.”
생각을 달랐지만, 공동의 적 앞에 두 사람은 하나로 의기투합해갔다.
물론, 표면적으로만.
———-
에디오스나 다이아틴이나 모든 스케줄이 끝나고 연습실에 모이면 새벽이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오면 모두의 신경은 곤두서기 마련이었다.
“…빨리 끝내고 자자.”
“그래요…”
하지만, 수면욕은 모든 것을 이겨냈다. 신경 날카롭기로 소문난 한주연과 한효정마저 수면의 욕구에 빨리 끝내고 싶어져 둥글둥글해졌으니까.
“김지숙이, 휴가 갔다 오더니 쌩쌩하네?”
“혼자 갔다 와서 미안.”
“됐거덩여?”
김지숙은 쌩쌩했다. 추만지 사장에게 피치 못한 사정이란 걸 들은 다이아틴 멤버들은 김지숙을 이해해주었다. 조금 툴툴댈 뿐이었다.
에디오스와 다이아틴 멤버들은 인트로곡을 빼고, 다이아틴의 타이틀곡 4곡을 연습했다.
我的嘴唇- 你的心 – 我要 这 个– (나의 입술이 너의 마음을 적셔줄거야)
10명의 넘는 멤버들이 사선으로 섰다. 한 명씩 빠지며 팔을 돌리는 안무를 연습하는데, 중간에 구멍이 있었다.
“릴리. 늦잖아.”
“예아야.”
두 명, 그룹별로 사이좋게 한 명씩 있었다. 하필이면 위치도 중간이었다. 그룹의 춤 대장, 정민아와 강세경은 구멍들을 끄집어내서 메우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2회차.
我的嘴唇- 你的心 – 我要 这 个– (나의 입술이 너의 마음을 적셔줄거야)
다시 음악이 흐르고, 한주연, 지현정, 크리스티 안, 주예아, 에일리 정과 주예아로 이어지려는 데 또 반박자가 늦고 말았다.
“야.”
“예아야. 자꾸 늦잖아.”
두 번째까지는 괜찮았다. 세 번째, 네 번째…를 넘어 10번째가 되니 멤버들도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쯤 되니 정민아와 강세경도 서로를 바라보며 동병상련을 느꼈다. 이전엔 댄스베틀이니 뭐니 하며 라이벌 구도까지 형성했었는데. 두 사람은 이런 상황에 웃음이 나왔다. 그건 구멍끼리도 마찬가지였다.
“야, 웃냐?”
“미, 미안.”
물론 혼쭐이 나긴 했지만.
‘니들 구멍도 꽤 큰데?’
‘너희 구멍도 좀…’
‘저거 메우려면 시간 좀 걸릴 듯. 조금만 자자.’
구멍 메우기 작업에 한창인 멤버들을 내버려두고, 남은 사람들은 서로의 몸을 베며 잠을 청했다. 하지만 그것 잠시였다.
“이것들이!! 안 일어나아!!”
“히끅!!”
그 꼴을 보기 싫었는지 정민아와 강세경은 소리쳤고 모두는 질겁하며 일어나야 했다.
그렇게 12명의 여인들은 윤슬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실에서 부대끼며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
“우리 형, 진짜 그러는 거 아이다.”
얼굴이 벌개 진 이준열은 맞은편에 앉은 강윤의 양 볼을 붙잡고는 투덜대기 바빴다. 옆자리에 앉은 제이 한은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에 안절부절못했지만, 이준열의 전횡 아닌 전횡은 계속되었다.
강윤은 가볍게 팔로 그의 전횡을 눌러버리곤 손을 들었다.
“이모, 여기 닭똥집 하나만 주세요.”
곧 나이 든 할머니가 기름장과 함께 맛있게 익은 닭똥집을 내오자 강윤은 젓가락으로 그것을 집어 이준열의 입에 넣어주었다.
“이런다고 내가…”
“자자, 화 풀고.”
“…봐준다.”
닭똥집을 우물거리며 황홀한 표정을 짓는 이준열의 모습에 강윤은 실소를 머금었다.
“자주 연락할 테니까 그만 꽁해있어.”
남자 주제에, 왜 이렇게 연락에 집착하는지. 강윤으로선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이준열을 보면 ‘막내가 있으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었다. 옆에 앉은 제이 한도 두 사람이 만드는 브로맨스에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다가 강윤의 눈이 제이 한에게로 돌아갔다.
“상호 씨는 이번에 듀카로 들어갔다 들었습니다.”
강윤은 제이 한의 본명을 언급하며 근황을 묻자 이준열은 제이 한의 어깨를 감싸며 활짝 웃었다.
“흐흐, 그렇지. 내가 좀 더 빨랐지. 월드에 가려는 걸 이 몸이 먼저 가로챘거덩.”
“혀, 형.”
“왜? 맞잖아.”
난데없는 폭로에 제이 한이 난감해했지만, 강윤은 웃을 뿐이었다.
“준열이가 많이 괴롭히지는 않나요?”
“아, 형.”
“괴롭히면 이야기해요. 혼내줄 테니까.”
웃음이 흐르며 테이블에 소주가 한 병, 두병씩 쌓여갔다. 그렇게 세 사람의 술자리는 무르익어갔다.
소주병이 8병을 넘어갈 때, 매니저들과 술잔을 나누던 문 비서가 급히 강윤에게 달려왔다.
“회, 회장님. 큰일입니다.”
“무슨 일인가요?”
제법 술을 마셨는지 얼굴이 벌개진 문 비서가 자신의 핸드폰을 강윤에게 보여주었다.
– [단독] 월드, 도 넘은 연습생 빼가기 논란, 지예 법적 대처도 불사?
술맛이 한 번에 확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강윤의 눈썹이 꿈틀댔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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