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330
94화 – 월드의 중심, 이강윤을 흔들어라(3) >
[혹시 제가 무례했던 건 아닌지…] [아닙니다. 뜻밖이라서…]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강윤의 모습에 조희영 기자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이거, 제대로 찌른 것 같은데요? 대박의 냄새가 나네요. 더더욱 욕심이 나는데요?]뼈가 있는 농담이었다. 분위기를 띄우려는 의도까지 엿보였다.
강윤은 미소를 지은 채, 생각에 잠겼다.
‘…다른 의도가 있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보기로 소문난 메인 연예잡지였다. 홍보팀에서도 고르고 골라잡은 스케줄이었다. 강윤이 직접 온 건 그만큼 신경을 쓴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느닷없는 인터뷰 제안에 쉽게 답을 주기 힘들게 되어버렸다.
조희영 기자도 강윤의 고민을 알았는지 몸을 더더욱 앞으로 내밀었다
조희영 기자는 눈을 가린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가방에서 서류하나를 꺼내들었다. 비어있는 서류의 맨 밑에는 사장의 직인이 찍혀있었다.
[회장님이 저희 인터뷰에 응해주시면, 이 서류에 사장님이 원하시는 조건을 채워도 좋다는 사장님의 제가가 떨어졌어요. 그만큼, 저흰 회장님의 기사를 원해요. 진심으로.]서류를 강윤에게 깊숙이 들이미는 조희영 기자의 눈은 연신 반짝였다. 순수하게, 취재를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한 눈빛이었다. 생각에 잠긴 채, 경청하던 강윤은 팔짱을 풀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알겠습니다.] [그럼…]조희영 기자의 얼굴이 화색을 띨 때, 강윤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저를 이리 중하게 여겨주신 점,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 혼자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회장님. 이건 큰 기회가…] [그래서 말씀드리는 겁니다.]조희영 기자의 얼굴이 아쉬움에 살짝 일그러질 때, 강윤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틀만 기다려주십시오.] [이틀…이요?]열정적으로 이야기 한 후유증 탓인지, 조희영 기자는 어깨를 추욱 늘어뜨렸다. 기다려달라는 말은 거절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제 행동에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잖습니까. 제 입장도 이해해주십시오.] [그렇게까지 말씀하지면… 알겠습니다.]조희영 기자는 애꿎은 서류 끝을 만지작댔다. 아쉬운 기색이 역력한 눈치였다.
미안했는지 강윤도 멋쩍은 미소로 답했다.
마지막 말에, 조희영 기자는 애써 미소를 짓곤 강윤과 손을 맞잡았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 강윤을 설득했던 후유증이었다.
“문 비서. 가죠.”
“네, 회장님.”
아쉬워하는 조희영 기사에게 작별을 고한 뒤, 강윤은 카페를 나와 에디오스와 다이아틴이 한창 연습하고 있는 영효진 체육관으로 향했다.
영효진 체육관 안에 들어서니 쿵쾅대는 음악이 시끄럽게 들려왔다.
“회, 회장님, 오셨습니까.”
문 밖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던 김대현 매니저 팀장과 이미현 매니저가 강윤을 보곤 급히 고개를 숙였다. 특히 여자인 이미현 매니저는 손에 든 담배 때문인지 더더욱 당황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강윤도 익숙하게 담배를 꺼내자 당황하는 얼굴이 조금씩 사그라졌다.
“한 팀장님은 들어갔습니까?”
“아, 네. 3시간 전 교대했습니다.”
“3시간이라… 피곤하겠군요. 시간 오버하지 말라니깐… 사람을 더 뽑든가 해야겠군요.”
흩어지는 연기 속에서, 강윤의 미간이 살며시 구겨지자 이미현 매니저가 다급히 손을 들었다.
“아, 아닙니다. 회장님. 괘, 괜찮습니다.”
“시간이 자꾸 오버되는 건 좋지 않습니다. 쉴 땐 쉬어야죠.”
“정말 괜찮습니다. 일한만큼, 아니 이상으로 챙겨주시니까…”
강윤이 몇 번이나 물었지만 매니저들은 모두 손을 저었다.
정말로 그랬다. 일한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대가를 받으니 직원들도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다. 아니, 강윤을 닮아가고 있다는 게 맞는 표현이었다.
물론, 강윤은 당혹스러움에 고개를 흔들어댔지만…
매니저들을 다독인 후, 강윤은 연습실 안으로 들어섰다. 실제 콘서트장을 축소해놓은 연습실의 무대 아래에는 각 오퍼레이터들이 서류뭉치들을 둥글게 만 것들을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무대 위에는 다이아틴과 에디오스 멤버들이 대열을 맞춰 군무를 맞춰보고 있었다.
– 今天不 甜不装 — 冲浪的我 来 —
(오늘은 달콤하지 새콤하지 이리저리 파도 타는 나)
11명이 만드는 군무는 아름다웠다. 두 그룹의 멤버들이 뒤섞여 있었지만, 한 치의 어긋남도 없었다. 화려한 조명과 안개가 만들어내는 배경 안에서, 두 그룹의 가수들은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갔다.
“회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안무가님.”
날선 눈매로 팔짱을 끼고 있던 안무가 이혁찬은 강윤과 손을 맞잡았다. 그러다가, 이혁찬 안무가의 눈이 매섭게 빛났다.
“릴리!! 예아!! 반 템포 늦잖아!!”
날선 소리가 터져 나왔다.
파도를 탄 후, 양 끝으로 빠진 두 사람이 중앙으로 나와야하는 순서에서 반 박자씩 늦고 말았다.
“죄… 죄송합니다.”
“다시.”
그 말과 함께 정민아와 강세경은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멤버들도 고개를 도리질치는 가운데, 에일리 정과 주예아는 머리를 긁적이곤 자신의 자리에 섰다.
“미안.”
민망함에 혀를 빼꼼히 내미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시, 음악이 흐르며 연습이 시작되었다. 일렬로 선 파도부터 안무가 시작되었다.
모두가 구슬땀을 흘리는 광경을 지켜보며, 강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같은 동작에서 또 틀리는 주예아와 에일리 정의 모습에선 헛웃음이 나왔다. 한결같았다.
‘모두 잘 하고 있군.’
모두가 제 역할을 잘 해나가고 있었다. 강윤은 만족한 미소를 짓고는 오퍼레이터들과 만나기 위해 연습실을 나섰다.
———-
미국, LA.
콘서트 연습을 위해 대여한 실내 체육관에는 셰무얼 존슨의 콘서트 연습이 한창이었다. 실제 무대를 축소한 느낌의 연습실에서는 10여명이 넘는 밴드와 코러스를 비롯해 댄서들까지 리허설과 같은 연습을 진행하며 한창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모든 연습의 중심이자 실제 공연의 주인공이기도 한 셰무얼 존슨은 한 백인 남성의 목소리를 들으며 콧등을 매만졌다.
목소리가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셰무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코러스를 하던 백인 남성은 긴장에 침을 삼켰다.
[거기, 그 부분. 예예예–. 좀 더 부드럽게. 물 흐르듯이. 한번만 다시 해볼래요?] [예예예—] [오, 좋네요. 약간만 더 부드럽게.] 잔뜩 긴장했던 백인 남성은 셰무얼의 칭찬에 화색을 띄었다. 목소리가 더욱 맑아진 것 같다는 주변의 칭찬에 셰무얼을 향해 손가락을 올리는 센스도 있지 않았다. [최고에요.]셰무얼 역시 그를 향해 손가락을 들었다.
분위기를 주도하는 셰무얼 덕에 연습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코러스 남성과 이야기를 나눈 이후에도 셰무얼은 무대 위의 여러 사람과 대화를 이어갔다. 댄서, 밴드 멤버들, 오퍼레이터나 심지어 일개 스텝에 이르기까지. 게다가 끊임없이 대화를 하면서도 한 결 같이 예의가 있었다.
‘멋지다.’
동양인이자 여성 댄서로 무대에 서게 된 주아는 계속 셰무얼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과연 최고의 가수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한없이 교만해도 괜찮을 것 같은 사람이었지만 부드럽고, 겸손했다.
[주아 양.] […..] [주아 양.] [아, 네. 네.]넋을 놓다보니 시선이 자기에게 오는 것도 몰랐다. 댄서 팀장의 부름에 뒤늦게 답한 주아는 ‘sorry’를 외치며 자리에 섰다.
시간이 흘러갔다. 댄서들의 몸에서 김이 뿜어졌고, 세션들의 손가락에 통증이 일 때 즈음, 연습이 끝이 났다.
모두가 하나둘씩 짐을 챙겨 연습실을 나서는 곳에 주아도 있었다.
[오늘은 어땠어?] [좋았어. 제스, 오늘은… 아. 잠깐만.]입구. 매니저 제스의 차에 오르려는데 어깨가 허전했다.
[나 가방놓고 왔어. 이런 바보…] [풋.]매니저 제스가 킥킥대며 웃자 주아는 옆구리를 꼬집는 걸로 응징을 가했다.
탈의실은 연습실을 지나 샤워실까지 가야 있었다. 덕분에 불 꺼진 연습실을 지나야 했다.
‘응?’
불 꺼진 연습실 안, 무대 중앙에 홀로 멍하니 앉아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검은 피부의 큰 키, 긴 다리. 볼 것도 없었다. 셰무얼이었다.
[셰무…]인사라도 하려고 가까이 다가가는데,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것도 아니야.]자신이 다가오고 있는 것도 몰랐을까. 주아는 조용히 멈춰 섰다.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고…]언제나 부드럽고 여유가 넘쳤던 셰무얼은 없었다. 잔뜩 굳어진, 근심과 걱정을 홀로 짊어진 것 같은 축 쳐진 어깨로 한숨짓는 남자만이 있을 뿐이었다.
[저기…]뭔가에 홀린 듯, 주아는 저도 모르게 말을 걸었다.
[아, 주아 양. 무슨 일인가요?]셰무얼은 근심어린 표정을 순식간에 지워버리곤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뭐지?’
그 모습에 위화감을 느껴졌지만, 주아는 미소로 대응했다.
[가방을… 놓고 가서요. 뭐하고 계셨어요?]
[그냥, 생각이죠?]
[그냥, 생각?]
셰무얼의 눈빛이 기묘해졌다. 하지만 주아의 눈빛이 순수하게 반짝이자 그는 졌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그냥 생각? 에이.] [멍하게 있었어요. 멍하게. 하긴, 주아 양이야 한국 최고의 여가수니까 마인드 컨트롤? 이런 걸 하고 있었겠네요.] [최, 최고라뇨. 부끄럽게…]세계 최고의 가수에게 최고라는 말을 들으니 얼굴이 삽시간에 붉어졌다. 한편으론 세계 최고의 가수라고 불리는 사람이 알아준다는 게 기뻤다.
[하하하. 주아 양은 얼굴에 생각이 나와 버리네요.] [그, 그래요?] [난 그런 사람들이 좋아요. 우직하게 자기 길을 가거든요. 그런 여자는 멋져요. 주아 양처럼.] [그거 작업용인데. 그렇게 말하면 설레는데…] [하하하하.]농담이었다. 주아가 뚱하게 틱틱 대자 셰무얼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멋진 여자를 멋지다고 하는 게 뭐가 잘못인가요.] [너무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 부끄럽게…] [하하하하하. 알았어요, 알았어.]세계 최고의 스타와 소탈하게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다니. 주아는 즐거웠다. 가수 주아가 아니라, 평범한 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와 함께, 조금 전 그가 보인 심각한 얼굴도 스쳐갔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던 걸까?’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의문은 쉽사리 떠나지 않았다.
———-
조희영 기자에게 제의를 받은 후, 강윤은 홍보팀에게 연락했다.
회장에게 연락을 받고 월드의 홍보팀은 인터뷰에 응해야 할지, 거절해야 할지 여러 가지를 고려한 후, 결정을 내렸다. 대표로 이현지가 강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 …인터뷰에 응하시는 게 좋겠다는 결론이에요.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강윤의 아미가 가볍게 일그러졌다.
“응한다라… 모두가 그렇게 이야기했습니까?”
– 한 팀장부터 말단 사원들까지 만장일치네요. 다들 이번 인터뷰에 응하면 얻을 것이 많을 거라고 이야기하네요. 하기야, 그동안 중국에서 우리에게 호의적이었던 언론이 없었으니까, 홍보팀으로선 환영할 만한 제안이었겠죠. 연예소식9 정도라면 평도 좋은 곳이니까.
“이사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 반반이에요. 공인된 여론이라고 해도, 한계가 있어요. 국가관이나 중국 사람같은, 애국심과 관련된 문제에 부딪힌다면, 그들도 우리 편을 들 수 없겠지만… 그런 문제를 제외하면 최고의 언론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중화사상에는 쉽게 이기기 힘들 테니 반반.
이야기를 모두 들은 후, 잠시 생각하던 강윤은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응하겠습니다.”
– 괜찮으시겠어요?
“대신 조건을 확실히 해야겠죠. 일단 중국에서 우리 편이 많은 수록 좋겠죠. 이렇게 된 거 오늘 끝을 내겠습니다.”
– 알겠어요. 인터뷰한 내용은 홍보팀에 보내주세요. 조심하시고요.
“알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후, 강윤은 문 비서를 불러 조희영 기자에게 연락해 달라 부탁했다.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조희영 기자는 물론 연예소식9의 편집장인 리위강까지 함께 와서 강윤에게 잘 부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원래 사장이 직접 왔어야 한다며 고개를 숙이는 통에 강윤이 민망할 정도였다.
강윤의 제안에 조희영 기자는 반색했다.
[저야 좋지만… 회장님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실 텐데…] [저보다 인터뷰어인 가자님이 중요하죠. 시간이 필요시다면…] [아니에요. 회장님이 원하신다면 가야죠.]그렇게 5시간 뒤, 인터뷰가 확정됐다. 장소는 숙소 로비에 있는 카페였다.
콘서트 연습실에 들른 후 강윤은 인터뷰를 위해 숙소로 향했다. 로비에 들어서니 먼저 도착해있던 조희영 기자가 머리를 질끈 묶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한 조희영 기자는 의욕적인 모습으로 수첩을 꺼내들었다. 강윤은 가볍게 커피를 마시며 긴장을 풀었고, 조희영 기자는 차분히 서론을 열었다.
[그럼 시작할게요. 에디오스의 중국데뷔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셨어요. 특히 멤버 서유에게 디제잉을 가르쳐 디제이로 데뷔시켰고, 방송무대에 선보이셨죠. 이를 놓고 말들이 많았죠.] [하하하. 처음부터 어려운 문제를 주시네요.]강윤은 너스레를 떨었다. 서한유의 디제잉 문제.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이 순탄치 않아 인터뷰하기에도 까다로웠다. 이 기자, 만만치 않았다.
강윤은 차분히 심호흡을 한 후, 운을 뗐다.
곤란한 질문의 연속이었다. 머리를 매만지며 답을 생각하던 강윤은 잔을 내려놓고 말을 이어갔다.
“솔직히 손해였죠. 팬 분들은 즐겼지만 저흰 단순하게 즐기지만은 못했습니다. 팬 분들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한 프로는…”
칼날 같은 질문과 방어가 이어졌다.
준비를 많이 해왔는지 그녀의 질문에는 날이 서려있었고, 덕분에 강윤은 진땀을 뺐다. 충분히 팬들이 궁금해 할 만한 질문과 답들이었다.
‘수준이 높군.’
강윤은 감탄했다. 철저하게 준비를 해왔다는 증거였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가십거리만 흘겨 쓰는 사람들과는 달랐다. 진땀은 뺐지만, 만족스러웠다.
질문이 중반을 향해가고 있을 무렵, 문이 열리며 한 여자와 남자가 들어섰다. 막 스케줄을 마치고 들어오는 민진서와 강기준이었다.
“선생님?”
민진서는 자주 보기 힘든 강윤이 반가워 쪼르르 달려왔다. 그러나 처음 보는 여인의 모습에 일순간 눈빛에 날이 섰다.
“누구…?”
순간이었지만 시린 눈빛이 날아들자 조희영 기자는 의아함을 느꼈다.
‘아니, 왜?’
평소, 누구보다 예의바른 민진서가 오늘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마치, 자기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경계심이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 또 보니 그런 눈빛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서글서글한 눈매만이 있었다.
[아아. 안녕하세요. 민진서입니다.] [아, 네. 연예소식9의 조희영입니다.]민진서는 강윤 옆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신경이 자연히 쓰였다.
‘이상해.’
인터뷰를 진행해가면서도 조희영 기자는 이상함을 느꼈다. 강윤이야 그렇다 쳐도, 민진서에게서 간간히 보이는 눈빛은… 아니, 찰나에 보이는 착각이었을까?
[기자님?] [아, 죄송합니다.]민진서에게 신경이 쓰인 탓에 몇 번이나 강윤의 답을 놓쳐 다시 질문을 해야 했다.
‘…이상해.’
나란히 앉은 강윤과 민진서를 바라보며 그녀는 생각에 잠겼다. 스캔들일까? 그런 것 같진 않고, 아니라고 하기엔 이상하고…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기자가 왜 기자겠는가. 의심이 가면 확인부터 하는 게 기자들이었다.
[죄송한데 잠깐만 쉬었다 해도 될까요?]
[네, 괜찮습니다.]
조희영 기자는 잠시 팬과 종이를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민진서를 힐끔 바라보다 강윤과 눈을 마주쳤다.
[진서 씨와 회장님 두 분 사이는 아주 각별해 보이네요.] [각별하죠. 제가 누구 때문에 배우가 됐는데요.]답은 민진서에게서 나왔다. 조금은 뚱한 톤이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조희영 기자는 말을 이어갔다.
[아, 그렇지. 진서 씨는 회장님 덕에 배우가 된 거죠?]민진서가 배우가 된 스토리야 유명했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도 수두룩하게 나오는 게 그녀의 이야기였다. 중국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렇죠. 회장님은 나한테 꿈을 주신 분이에요. 아주아주, 각별한…]강윤을 바라보는 민진서의 눈이 묘한 호선을 그렸다.
‘존경? 여자? 흐음…’
유려한 턱선을 매만지며, 조희영 기자의 눈매는 점점 가늘어져갔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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