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52
14화 – 걸그룹, 시작하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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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
14화 – 걸그룹,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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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서는 지금 남이섬에 있었다. 남이섬의 한 숲 속에서 여성잡지에 나갈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래, 그렇게!! 한 번만 웃어볼까?”
찰칵 소리가 연달아 터지는 가운데 민진서는 요염하게, 때로는 활달한 얼굴로 다양한 표정을 연출하고 있었다.
“준수야. 반사판 조금만 옆으로 비쳐 봐라.”
“네.”
은박에 싸인 반사판을 움직이는 남자는 민진서의 얼굴에서 그림자를 없애기 위해 열심히 위치를 이동했고 사진작가는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바람이 불어오는 숲 속이었지만 여전히 날씨는 뜨거워 어려운 촬영이었다.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한참 동안 촬영이 계속되었다. 결과물을 노트북으로 전송한 사진작가는 스태프들과 잡지사 관계들과 함께 결과물들을 보며 환한 얼굴이 되었다.
“표정이 아주…. 우리 진서 중3 맞아?”
“진짜 물건은 물건이에요. 저 작은 얼굴에 들어갈 건 다 들어가 있는 느낌이에요.”
“이거 더 크면 여럿 잡겠는걸?”
결과물들을 보며 관계자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할 때 민진서도 다가왔다. 결과물이 크게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칭찬이 쏟아지니 오히려 민망해졌다.
옷을 갈아입고 다음 촬영으로 넘어가기 전,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스태프들이 모두 각자의 팀에서 쉬는 동안 그녀의 매니저 김주환이 물과 수건을 건네주었다.
“고마워요, 오빠.”
“고맙긴. 내 일인데.”
쉬는 시간에 민진서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장비들에 관해 묻기도 했다. 아직 호기심이 많은 10대 소녀라 그런지 사람들은 그녀의 물음에 잘 대답해 주었다. 게다가 그녀의 외모도 한몫 단단히 했다. 이미 촬영장은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요.”
“감사합니다!!”
“말씀 편히 하셔도 되는데….”
민진서는 사인 하나에 좋아 죽으려는 조명팀 스태프 때문에 민망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그 날, 남이섬에서의 촬영은 성공리에 끝이 났다. 사진작가는 최고의 작품이 나올 것 같다며 민진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잡지사도 연신 엄지손가락을 꺼내 들었다.
촬영이 끝나니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민진서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밴에 올랐다.
남이섬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은 멀었다. 피곤함에 지쳐 민진서는 잠이 들었다. 밴의 잠자리가 아직 완전히 익숙해지진 않았지만, 사람들이 자신을 필요로 해준다는 것이 행복해 민진서는 마음이 푸근했다.
“주환 선배님. 요즘 팀장님 이야기 들으셨습니까?”
“어떤 팀장님? 우리 팀장님 말이야?”
“아니요. 이강윤 팀장님 말입니다.”
그런데 선잠이 든 민진서의 귓가에 이상한 말이 들려왔다. 김주환 매니저와 로드매니저의 대화였다.
“이 팀장님이 왜? 또 공연 시작하셨데? 허허…. 담당들 죽어나겠네.”
“그건 아니구요. 뭐…. 전 고생해도 그 팀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 팀이 일은 빡세도 보너스 하나는 두둑하지 않습니까.”
“하긴…. 저번 디에스 팀은 해외여행 갔다더라. 휴가비에 포상금까지 제대로 터져서. 아…. 부러워부러워. 그런데 무슨 일인데?”
“이번에도 한 건 하셨대요. 주아 미니앨범 건으로.”
“아아. 그거구나? 일본 프로듀서랑 한판 떴다는 거? 그런데 그거 대박 났다며?”
민진서는 혹시나 저들이 강윤의 욕을 하나 살며시 듣고 있었는데, 그런 건 전혀 없었다. 그들은 강윤을 부러워하고, 동경하고 있었다. 일본 프로듀서가 와서 호텔에서 밥까지 샀다는 이야기까지 하며 그들은 연신 부러움을 내고 있었다.
“부럽다, 부러워. 근데 팀장님은 결혼 안 하나?”
“에이. 그걸 왜 선배님이 걱정하세요. 이 팀장님이야 최고의 신랑감인데 청담에서 잡으려 들겠죠….”
“청담? 에이, 너무 썼다. 뭐…. 하긴. 키 크지, 돈 잘 벌지. 집안은 모르겠다. 집안이야 어때. 본인이 최곤데. 그치?”
“그러니까요. 아, 부러우면 지는 건데. 나나 잘해야지.”
두 남자는 고속도로를 쾌속 질주하면서 토크쇼를 계속 이어갔다.
‘신랑감? 뭐가 어째?’
그러나 그 이야기를 듣는 민진서는 팔이 살며시 떨려왔다. 피곤이 단번에 달아나버린 그녀는 도착할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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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업은 오리엔테이션이라 오래 걸리지 않고 끝이 났다. 강윤은 최찬양 교수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교단 앞으로 나갔다.
“교수님.”
“아, 이강윤 씨.”
최찬양 교수는 강윤을 바로 알아보았다. 이현지 사장의 선배로서 강윤에 대해 신신당부를 들었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간단하게 인사한 그들은 바로 근처 카페로 향했다.
“수업을 듣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원래는 개인 과외라도 해드려야 하는데…. 이렇게밖에 해드릴 수 없어서 죄송할 뿐입니다. 혹시라도 출석을 못 하시면 제 사무실로 오십시오.”
“배려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학교에 다니는 기분이 들 것 같네요.”
개인과외도 과외도 괜찮았지만, 대학교에 나와 수업을 듣는 것도 신선했다.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기분은 강윤에겐 새로웠다.
최찬양 교수는 강윤에게 현장에서의 여러 가지 일들을 물어왔다. 학교에서는 현장의 숨결을 느낄 수가 없어 강윤 같은 이와의 만남은 그에겐 매우 중요했다. 특히 강윤은 최근 가장 핫하게 떠오르는 사람, 그는 곡의 트렌드와 관련해서 많은 것들을 묻고 또 물었다.
“…역시, 트렌드가 조금씩 변하고 있군요. 가볍고 사람들 귀에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곡이라….”
“보이는 음악이 중요해질 겁니다. 하지만 듣는 음악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죠. 가볍게 넘긴다는 건 더 빠르게 사람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니 그만큼 작곡이 더 어려워지겠죠. 가수들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요.”
강윤의 말에 최찬양 교수는 십분 공감했다.
“맞네요. 저도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이런 부분들을 더 강조해야겠습니다. 트렌드, 트렌드라…. 많이 배웠습니다.”
“저도 교수님께 배우고 갑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밤 11시가 되었다. 카페에 손님이 모두 나가고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 직원이 슬슬 눈치를 주는 시점이었다.
“제가 드린 책 미리 보고 오시면 수업에 도움이 될 겁니다.”
“배려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강윤의 인사에 최찬양 교수도 정중히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헤어졌다.
늦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니 희윤의 방에 아직도 불이 켜져 있었다.
“다녀왔어?”
“아직 안 잤어?”
“오빠가 안 왔잖아. 어? 그건 무슨 책이야?”
희윤은 강윤이 들고 온 책에 호기심이 일었는지 받아들곤 이리저리 넘겨보았다. 그러나 이내 알아들을 수 없는 콩나물들의 향연에 바로 강윤에게 넘겨주었다.
“에? 음악책이네. 어려워.”
“원래 음악이 어려운 거야.”
“이제 음악도 배우려고? 대단해, 우리 오빠.”
“원래 오빠가 대단하긴 하지.”
“…무슨 칭찬을 못 하게 해.”
강윤은 희윤의 가벼운 타박에 크게 웃고는 바로 옷을 갈아입고 욕실로 들어갔다. 하루의 여독은 샤워로 푸는 게 최고였다.
강윤의 샤워 소리가 거실에 가볍게 울려 퍼질 때, 희윤은 강윤이 들고 온 책을 다시 펼쳐 들었다.
“화성학기초라…. 나도 이거 공부하면 오빠한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희윤은 소파에 앉아 종이를 한 장씩 넘기기 시작했다. 1도와 5도, 화음의 구성 등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의 향연이 계속되었지만 계속 읽어 내려갔다.
강윤이 샤워를 끝내고 나왔을 때, 그는 희윤이 자신의 책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희윤이가 음악에 관심이 있었나?’
강윤은 책을 조금 보고 잘 생각이었지만, 동생의 집중을 방해하면서까지 그럴 생각은 없었다. 그는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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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 콘서트 기획이 무산되어 이현지 사장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물론 직원들에게 화풀이하는 등의 갑질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지금 의욕이 없어 날카로웠다.
‘아아…. 이 정도로는 안 되는데….’
이현지 사장은 조금 전, 일에 대한 전화를 마치고 고개를 흔들었다. 컴백을 하려는 5인조 남자 아이돌 가수의 의뢰였다. 그러나 인지도가 워낙 없고 소속사가 작아 생각해보겠다는 말만 남기고는 전화를 끊었다. 필시 시즌스와 같은 효과를 노리고 연락을 했을 게 분명했다.
‘대부분 이런 전화들이네….’
한 번의 임팩트로 확 떠오르길 원하는 가수들이 주로 연락이 왔다. 그러나 이현지 사장은 이런 단기적인 일보다 장기적으로 크게 볼 수 있는 수익성이 나는 일을 원했다. 또 원진문 회장에게 실속 없는 일이나 잡아온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이현지 사장이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강윤이 왔다는 비서실의 연락이 왔다. 그녀는 서류들을 한편으로 밀어 넣고 강윤을 맞아들였다.
“어서 와요. 수업은 잘 들었나요?”
“덕분에 잘 들었습니다. 교수님이 좋은 분이시더군요.”
최찬양 교수에 대한 이야기로 일과 잡담이 함께하는 커피 타임이 시작되었다.
“요즘 들어오는 일들은 신통한 게 없군요. 다 시즌스 같은 일뿐이에요.”
“그렇습니까. 저는 괜찮습니다만….”
“자꾸 그런 일만 맡으면 이미지가 굳어져요. 이젠 큰 프로젝트를 맡아 도약해야 해요. 아, 콘서트….”
그녀는 아직도 주아일로 콘서트를 놓친 게 아쉬운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강윤도 그녀의 마음을 알았는지 별말을 하지 않았다.
“저는 당분간 애들한테만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요. 그런데 재미있는 보고서가 올라왔더군요. 멤버를 개인별로 홍보하겠다라….”
“네.”
이현지 사장은 강윤이 어제 올린 보고서를 찾아들고 왔다.
“팀이 먼저가 아닌, 개인별로 홍보를 하겠다라…. 지금도 예산이 많이 들어갔다고 이사들이 눈에 불을 켜고 시빗거리를 찾던데, 더 난리가 나겠군요.”
“절 잡아먹으려 하겠죠.”
“쿡쿡.”
이현지 사장은 웃음을 참기 어려웠는지 입을 막고 웃었다.
“재미있네요. 홍보팀이 바빠지겠어요. 어떻게 홍보를 할 생각이죠?”
“일단 노이즈성 마케팅은 지향할 생각입니다. 한주연 같은 경우 노래하는 영상을 UCC를 통해 공개하는 방식으로 내보낼 생각입니다. 그리고 지금 ‘추석특집 팔도모창 가요제’에 출연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방송과 UCC에 연계라. 확실히 임펙트가 있네요. 그런데 모창이면 연습이 많이 필요할 듯싶군요. 연습생이 방송 출연한다고 안티가 생길 수도 있겠어요.”
“연습은 이미 1달 전부터 준비를 해놨습니다. 안티야… 관심의 표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 각오는 해야죠.”
“하긴. 하지만 연습생때 부터 안티가 생길 수 있다니. 안타깝군요.”
이현지 사장은 바로 결재란에 사인했다.
“회장님한테는 내가 직접 가져가죠.”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해줘요.”
강윤은 인사를 하곤 사장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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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은 사무실에서 한주연과 면담을 하고 있었다.
“준비는 많이 했니?”
“네.”
한주연은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휴가를 다녀온 이후, 한주연은 강윤으로부터 방송에 나가게 될 거라는 엄청난 말을 들었다. 그 이후 매일매일 강민주의 ‘그대에게’를 연습, 또 연습했다. 단순한 연습이 아니었다. 호흡부터 목소리까지 완전히 ‘똑같이’ 카피했다.
“어려운 건 없었어?”
“다 어렵죠. 음도 높고, 호흡도 워낙 길어서요. 그래도 스타일이 비슷해서 어떻게든 한 것 같아요.”
“다행이네.”
‘그대에게’를 한주연에게 권한 건 강윤이었다. 중견 가수 강민주의 노래가 한주연과 잘 맞을거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과거의 한주연도 강민주의 노래를 리메이크해서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똑같이 카피를 하진 않았다.
“그럼 한번 들어보자.”
그 말에 한주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넓은 자리로 갔다. 자리를 잡고 목을 가다듬은 후, 노래를 시작했다.
“그댄 — 좋은 – 사람— 하지만 — 그댄 모르죠 –”
한주연에게서 파란 음표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이크와 반주가 없어서일까, 빛은 일어나지 않았다. 강윤은 파란 음표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가끔— 차오르는 내 눈물은—”
강민주의 노래와 똑같았다. 음표들도 일정했다. 모창으로선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강윤으로선 이상하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뭐가 문제지?’
얼핏 듣기에 강민주의 목소리같이 들렸다. 그런데 강윤에게 드는 느낌은 그리 좋지 않았다. 뭔가가 빠진 듯한 느낌, 찐빵에 앙꼬가 빠진 느낌이었다.
“주연아.”
결국, 강윤은 노래를 중단시켰다.
“네? 별로였나요?”
“그런 건 아니고, 반주에 맞춰서 불러본 적 있어?”
“네.”
“마이크 잡고는 해봤니?”
“그건 아직….”
“지금 해보자.”
“네?”
강윤은 얼떨떨해하는 한주연을 데리고 바로 지하 스튜디오로 향했다. 뭔가 잡히지 않는 가닥을 잡기 위해선 무엇이 문제인지 보고 싶었다. 제대로 조건이 갖춰지면 그것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한주연을 이끌었다.
“우와…. 여기가….”
아직 지하 스튜디오에 와 본 적이 없는 한주연은 깔끔하면서 넓은 스튜디오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강윤은 그런 말들을 들어줄 여유가 없었다. 바로 한주연을 부스 안으로 밀어 넣고 마이크를 잡게 했다.
“아아, 해봐.”
– 아아.
“소리 맞출 줄 알지?”
– 네.
강윤은 서둘러 소리를 맞췄다. 한주연의 목소리를 맞춘 강윤은 이내 MR을 찾아내고는 바로 시작 사인을 보냈다.
– 바로 해요?
“응. 시작하자.”
한주연은 강윤이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를 알지 못했지만 그래도 지시에 충실히 따랐다. 곧 노래가 시작되었다.
– 그댄 — 좋은 – 사람— 하지만 — 그댄 모르죠 —
음표들이 만들어 내는 빛은 하얀색이었다. 강하진 않지만 약하지도 않았다. 강윤은 의아했다.
‘뭐가 문제지?’
노래가 계속 되었지만, 빛은 크게 변화가 없었다. 평이했다. 4분 정도의 노래가 끝날 때까지, 빛의 밝기는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노래가 끝나고, 한주연이 밖으로 나왔지만, 강윤은 고민을 하느라 그녀를 인식하지 못했다.
‘…특별히 나쁘진 않았어. 그런데 뭔가 빠진 것 같아. 그것만 채운다면 완벽한 모창이 될 것 같은데….’
“팀장님.”
생각에 빠진 와중에, 한주연이 부르자 강윤은 사색에서 깨어났다.
“아, 미안.”
“제 노래 어땠나요? 처음이라 긴장해서 엉망이었을 것 같은데….”
“잘하더라. 연습 많이 했나 봐.”
“그래요? 다행이다. 강민주 선생님 따라 하려고 노력 많이 했거든요. 박자나 호흡까지도 똑같이 하려고 연습한 게 보람이 있었네요.”
그때, 강윤의 머리에 스치는 게 있었다.
‘호흡?’
가수마다 저마다의 호흡이 있다. 숨을 쉬는 타이밍의 차이였다.
“주연아. 세 번째 소절 부를 때, 숨을 어디서 쉬어?”
“그댄 이 부분 말씀이죠? 거긴 사람에서 한번 쉬고 들어가야 해요. 안 그러면 힘들어지더라고요.”
강윤은 그 말을 듣고 바로 AR을 재생시켰다.
– 그댄 — 좋은 – 사람- 하지만 — 그댄 모르죠 —-
한주연의 말이 맞았다. 그러나 호흡의 길이에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노래가 좀 더 터져 나와야 했다. 작은 차이였다.
“아…….”
“어렵다, 어려워.”
다른 부분들도 마찬가지였다. 혹시나 했는데 호흡에 문제가 있었다. 모두 미세한 차이들이었다. 강윤은 한주연이 가져온 악보에 하나하나 체크를 했고 그녀도 주의 깊게 익혀갔다. 강윤은 체크한 걸 한주연에게 넘겨주고는 꼼꼼히 살피게 했다.
체크를 마친 한주연은 다시 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해보자.”
강윤의 말과 함께 MR이 흘러나오며 스튜디오 안에 한주연의 노래가 흐르기 시작했다.
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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