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75
23화 – 커져가는 무대에서!!(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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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날씨 좋다.”
희윤은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천천히 잔디를 거닐었다. 그녀 옆에는 친구 박소영이 팔짱을 끼며 천천히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오늘 날씨 캡빵 좋지?”
“웅웅. 짱이야, 짱.”
“이런 날에는 나가 놀아야 하는 거야. 집에만 있는 게 아니라고.”
“그런 것 같아.”
박소영은 집에만 있겠다는 희윤을 불러 자신의 학교에 초대했다. 그녀는 한려예술대학에 합격한 후 서울에 집을 구해 살고 있었다.
봄을 만끽하고 나니 출출해진 두 사람은 바로 학생식당으로 향했다. 식사시간이 지나 식당은 한산했다. 분식 거리를 사 자리에 앉으니 주변에서 그녀들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저 오빠들이 자꾸 쳐다보는 것 같아.”
“희윤아. 보지 마. 질 안 좋은 오빠들이야.”
“왜?”
“신입생들만 보면 껄떡대는 하는 이상한 사람들이래. 현아 언니가 그랬어.”
박소영은 치를 떨었다. 그 말마따나 한 무리의 남자들은 괜찮다 싶은 여자를 발견하더니 이내 달려가 말을 걸고 있었다. 물론 뻥하니 차여버렸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던 희윤과 박소영은 킥킥댔다.
“풋. 우리 웃기려고 일부러 그랬나 보다.”
“소영아. 너무 그러지 마. 근데…. 재밌다.”
“희윤이 니가 더 무서운 거 알아?”
두 사람은 떡볶이를 먹으며 수다를 이어갔다. 둘 다 서울에 있으니 생각보다 자주 볼 수 있었다. 대화가 많아질수록 마음이 잘 맞아 더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두 친구였다. 덕분에 민감한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희윤아. 대학은 안 갈 거야?”
“가고는 싶은데…. 오빠가 조금만 기다려보래.”
“강윤 오빠가? 왜?”
“미국에서 준비하고 있는 게 있데. 잘하면 미국 가게 될 거라고 한국에서 대학가는 건 미뤘어. 대신 학원에서 음악은 배우고 있어. 영어도 배우고 있고.”
“아아. 수능은 안 보는 거야?”
“나중에 필요하면 봐야겠지? 그런데 지금은 계획이 없어.”
희윤도 남들이 말하는 일반적인 루트를 걷는 건 아니었다. 음악을 한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이미 다른 사람들이 걷는 평범한 루트와 거리가 멀어진 셈이었다. 박소영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두 사람이 더더욱 친해진 것인지도 몰랐다.
“미국에는 언제 가?”
“아직은 잘 모르겠어. 그런데 오빠가 오래 걸리진 않을 거라 했어.”
“그래? 갔다가 오래 있다가 오는 거야?”
“잘 모르겠어. 오빠가 그건 말 안 해 줬거든.”
“강윤 오빠 비밀이 많네. 혼나야겠어.”
“내 말이.”
두 여자는 이후 강윤에 대한 뒷담화로 이야기를 꽃피웠다. 물론, 수위를 넘어가면 희윤이 말을 끊어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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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가 비보잉 공연에 출연하기로 한 이후, 강윤은 거기에 맞춰 다른 준비들을 서둘렀다. 일단 주아가 잠깐이라도 나온다면 팬들이 올 가능성이 커진다. 게다가 거리공연으로 올 고정 팬들이 있다. 소공연장에서 이 인원들을 다 수용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대공연장을 말입니까?”
부천 아트센터 대관을 담당하는 이현식 차장은 강윤이 제출한 자료들을 검토하며 아미를 급격히 좁혔다.
“5월 16일이면 다행히 아직 예약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심사 중인 공연들이 2개나 있죠. 여기에 입찰하시려면 지금 하시려는 소공연장 공연도 포기하셔야 합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도박이었다. 이현식 차장은 자신 혼자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라 센터장을 비롯해 임원진들과 책임자들이 모여 회의를 거쳐 결정하는 사안이라 했다.
“결정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립니까?”
“3일 정도 소요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진 않습니다. 저희가 대관료에 비해 시설이 좋은 편이다 보니 경쟁이 치열한 편이니까요.”
“3일이라…. 알겠습니다. 해보죠.”
강윤은 돌아보지 않았다. 소공연장도 포기한다는 말이 무시무시하긴 했지만, 대공연장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럼 결과는 전화로 알려드리지요.”
시에 속한 공무원답게 그는 딱딱했다. 강윤은 일을 마무리 짓고 부천 아트센터를 나왔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만약을 대비해 공연장 몇 군데를 더 돌아본 강윤은 온수동의 연습실로 돌아왔다.
“하나, 둘. 하나, 둘.”
연습실에서는 여느 때와 같이 방산혁이 팀원들과 함께 연습에 한창이었다. 리드미컬한 음악과 함께 난이도 높은 동작을 연습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었다. 그들은 강윤을 보더니 크게 인사하곤 다시 연습에 돌입했다.
한참이 지나 쉬는 시간이 되었다. 사무실에서 서류들을 보던 강윤에게 방산혁이 다가왔다.
“제가 그때 말씀드렸던 비걸은 어떻게 됐습니까?”
“구했습니다.”
“아, 그래요?”
강윤을 볼 때마다 무표정했던 그의 얼굴에 조금 화색이 돌았다. 그만큼 비걸이 중요했다는 말이었다.
“어떤 사람인가요?”
“그게….”
하지만 강윤은 선뜻 말하기가 망설여졌다.
“혹 아무나 골라오신 건 아니시죠?”
“설마 그랬겠습니까.”
“저희가 비걸과 같이 하는 곡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래서 믿고 맡긴 건데….”
방산혁은 강윤만 보면 으르렁거렸다. 첫날부터 그는 강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평소처럼 강윤은 부드럽게 잘 넘기려 했지만, 오늘은 쉽지 않은 듯했다. 방산혁은 작정을 했는지 비걸 문제로 강윤을 잡고 늘어지려 했다.
그런데 그때, 연습실에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연습실에서 난데없이 큰 소리가 났다. 한두 사람에게서 나는 소리가 아니었다. 김이 샌 방산혁은 투덜대며 연습실로 향했다.
“헉!!”
별생각 없이 나갔던 방산혁은 눈앞의 여인을 보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었다. 팀원들 모두가 그와 똑같았다. 연습실에는 야구 모자를 쓰고 헐렁한 옷을 입고 김도민과 함께 들어 온 여인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연주아입니다. 강윤 오빠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이번에 비걸 찬조 출연으로 왔어요. 부족하지만 잘 부탁합니다.”
“…..”
처음 보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도 방산혁은 잠시 멍해졌다. 간단하게 꾸미고 온 주아에 이미 팀원들은 수군거리면서 힐끔힐끔 주아를 돌아보고 있었다.
방산혁은 아찔했다. 주아라면 실력에 모자람은 당연히 없었다. 그러나 주아의 몸값은? 수지타산이 맞을까? 머릿속에 굉장히 복잡했다. 그런데 그런 걸 계산해야 하는 김도민이라는 작자는 희희낙락이었다.
“어어? 형 왜 그래?”
“닥치고 따라와.”
방산혁은 김도민을 화장실로 끌고 갔다. 방산혁은 문까지 걸어 잠그고는 심각하게 따져 물었다.
“야, 너 미쳤냐? 저 강윤 팀장이라는 사람은 돈 더 받으려고 했다고 치더라도 너까지 가만히 있으면 어쩌라는 거냐? 제정신이야?”
“뭐가?”
방산혁이 심한 말을 했어도 김도민은 별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뭘 어쨌냐며 배 째라는 식이었다. 그게 방산혁을 더 화나게 만들었다.
“너 이 새끼!!”
방산혁은 김도민의 멱살을 잡아 벽에 밀어붙였다. 속에 있는 게 폭발했다. 화를 낼만한 상황에도 김도민은 오히려 부드러웠다.
“에이, 난 또 뭐라고. 걱정 안 해도 돼. 주아 출연료 때문에 그러는 거지?”
“걱정 안 하게 생겼냐? 잘못하면 공연이고 뭐고 거덜나게 생겼는데?”
“진짜, 서두르지 말라고. 우리 주아 출연료 안 받기로 했다고.”
“뭐?”
방산혁은 황당했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연주아만큼 비싼 가수가 출연료를 받지 않는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김도민은 힘이 빠진 방산혁의 팔을 풀어냈다.
“주아한테 비보잉 댄스를 가르쳐주는 조건이야. 찬조 출연. 강윤 팀장이 확인도장까지 찍어서 줬어.”
“댄스 지도? 주아한테? 그래서 거기에 남는 게 뭔데?”
“주아의 장기적 발전. 그리고 인맥이라네. 회사에서도 승인해줬데.”
“하… 거긴 흙 파서 장사한데니? 우릴 뭘 믿고 이리 퍼준데?”
당혹스러움의 연속이었다. 이 공연에 대체 이익이 얼마나 걸려있다고 이렇게까지 하는지 그는 알 길이 없었다. 물론, 좋았다. 주아가 불러올 관객동원력에 올라가는 공연의 이름값까지 계산하면….
“그 회사에서 강윤 팀장 영향력이 대단한가 봐. 우리야 이득 봤으니 괜찮다지만…”
“허…. 그 사람은 우리 편이야, MG편이야?”
“나도 어이가 없었어. 나중에 우리도 크게 도와줘야지. 주아 몸값이면 떼우긴 쉽지 않겠다. 그치?”
“허허.. 나원 참. 알았다. 주아는 내가 직접 지도할 테니까 걱정 마. 이거 좋아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미 방산혁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과 나온 후, 그의 표정은 확실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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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렇게….”
주아는 어려운 비보잉 동작들을 하나하나 습득해갔다. 원래 춤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그녀였다. 방산혁이 가르쳐주는 것들을 빠르게 익혀갔다.
“물구나무도 한번 해볼까요?”
“할 수 있겠어요?”
“연습생 때 자주 하고 놀았거든요. 조금만 봐주세요.”
주아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섰다. 주아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리듬을 타더니 이내 한 손을 집고 잠깐 물구나무를 서는 기염을 토했다.
“좋아요, 좋아!! 이야!! 최고다!!”
방산혁은 평소에 보이지도 않던 감탄사를 꺼내며 주아에게 찬탄을 보냈다. 슈퍼스타라더니 잘난 척도 없고 연습에는 적극적이며 팀원들에겐 분위기 메이커까지 되어주니 이보다 완벽할 순 없었다. 지금 눈앞의 이 소녀가 슈퍼스타 주아라기보다 그냥 자신의 팀원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녀는 소탈했다.
“스와이프는 다리를 이렇게….”
평소에 무게 있게 잘 움직이지도 않던 방산혁은 더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며 주아를 지도했다.
‘대장도 남자였어.’
‘에효. 누가 장가 좀 보내드려라.’
모종의 딜을 모르는 팀원들은 고개를 흔들어대며 한숨짓기도 했지만, 팀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매우 밝았다. 남자들만 있는 곳에 여자 한 명이 추가되니 매우 화사해졌다.
“아직도 주아가 여기 있다는 게 믿기질 않습니다.”
김도민에게는 아직도 주아가 같은 연습실에 있다는 사실이 얼떨떨했다. 그러나 강윤은 편안하게 이야기했다.
“주아가 당혹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하나에 꽂히면 아무도 컨트롤을 못하죠.”
“허허.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돈도 불사하고….”
“어차피 휴식기에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굳이 수익에 연결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대신 주아에게 월드 클래스가 어떤지 확실히 보여주셔야 합니다.”
“걱정 마십시오.”
강윤의 말에 김도민은 씨익 미소 지었다. 돈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니 마음이 한층 가벼워졌다. 거대 소속사의 힘도 느껴지면서 강윤이 자신들을 많이 배려한다는 것과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함께 지배했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마치고 연습실로 향했다. 연습실에서는 주아에 빠진 팀원들과 방산혁이 한창 연습에 몰입하고 있었다.
“오빠!!”
주아는 강윤에게 반가움을 표하며 손을 흔들었다. 강윤도 간단히 손을 흔들고는 방산혁에게 다가왔다.
“휴식!!”
“네!!”
평소보다 기합이 더 들어간 목소리가 연습실을 울리고, 방산혁과 강윤, 김도민은 모여앉았다. 주아는 팀원들과 친해져야 한다며 그들과 어울려 춤을 배웠다. 서로 자기가 가르쳐주겠다며 난리였다.
“주아 씨 성격 참 좋네요.”
방산혁은 팀원들과 섞여 대화를 주도하고 있는 주아를 보며 무표정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김도민은 그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보며 바로 알 수 있었다.
‘빠졌구먼.’
김도민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강윤은 방산혁에게 주아가 이 공연에 어울리는지를 물어왔다. 방산혁은 덤덤하게 괜찮은 수준이라 답했다. 하지만 김도민이 거기에 토를 달았다.
“형, 솔직히 말해. 이 정도면 최고 아냐?”
“최고까지는….”
“하여간. 우리 형님이 솔직하지 못해서요. 지금 아~주 만족하고 있을 겁니다.”
“이 자식이….”
정곡을 찔린 방산혁은 투덜투덜하다가 팀원들에게 둘러싸인 주아가 걱정된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아에게 화려한 기술들을 뽐내는 팀원들을 쫓아내며 그 자리를 차지한 방산혁을 보며 김도민은 킥킥댔다.
“큭큭. 죄송합니다. 우리 형님이 솔직하지 못해서요.”
“아닙니다. 재미있네요. 그런데 주아가 몇 곡이나 도와드리면 됩니까?”
“형님이 말하기로는 1곡입니다.”
“1곡 말입니까?”
강윤은 콘티로 시선을 돌렸다. 중간에 좋은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그는 뭔가 만족스럽지 않은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음에 안 드십니까?”
“모처럼 주아 같은 애를 쓰는데 아쉬워서요. 분명 주아 팬들도 올 텐데 5분 남짓 나오면 아쉬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한 곡 더 추가해볼까요?”
“가능하겠습니까?”
“10분이라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형도 팀원들도 좋아할 겁니다. 하지만 적합한 곡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네요. 저희는 비걸이 들어가는 건 한 곡밖에 없어서요.”
“저도 같이 봐도 되겠습니까?”
강윤은 김도민과 함께 사무실로 돌아갔다. 이후로는 음악과 동영상과의 전쟁이었다. 적합한 춤, 영상 등을 참고하며 혹여 주아가 할만한 곡들이 있는지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적합한 곡은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저녁 시간이 되었다.
몇몇 팀원들은 거리 홍보를 위해 나가고 김도민과 주아, 방산혁이 강윤이 있는 사무실로 왔다.
“오빠. 밥 먹자. 엑? 그거 아직도 보고 있어?”
지금까지 계속 영상을 보고 있는 강윤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그의 자리에는 각종 필기의 흔적들이 역력했다. 고민의 흔적들에 까칠한 방산혁도 조심스레 말했다.
“식사부터 하고 오시지요.”
“그래, 오빠. 일도 먹는 게 우선이야.”
결국, 강윤은 영상을 잠시 멈추고 이들과 식사를 위해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저녁 메뉴는 순두부찌개였다. 강윤은 빠르게 밥을 마셔버리고는 다시 고민을 시작했다. 그 모습에 김도민마저 한마디 했다.
“팀장님이야말로 한번 꽂히니까 헤어나질 못하시네요.”
“회사에서 제가 가장 믿는 오빠예요. 저런 모습들이 있으니 지금의 제가 있는 거죠.”
“호오. 같이 일도 하셨나요?”
“저 일본 처음 갈 때 오빠가 대장이었어요.”
주아의 보증에 김도민의 눈이 동그래졌다. 말 없던 방산혁도 마찬가지였다. 주아는 조심스레 다가오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말을 이어갔다.
“제가 일을 아무하고나 하지 않아요. 성격이 지랄 맞다고 소문난 게 그 때문이에요. 그런데 오빠하고 일하면 별 말없이 다 맡겨요. 알아서 다 고민해주고 해결까지 해주거든요. 그냥 내 일에만 집중하면 안 될 일이 없었어요.”
주아에 대한 여러 가지 소문들은 방산혁이나 김도민이나 조금은 알고 있었다. 물론 연예계 X파일이니 뭐니 하며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본인에게 직접 들으니 신기하면서 재미있었다.
“인형사?”
강윤은 느린 인터넷을 억지로 부여잡으며 한 인터넷 영상을 찾아보았다. 연극 영상이었는데 사람이 사람을 뒤에서 실로 조작하고 또 조작하는 사람을 조작하는 사람이 있는 조금은 심오하기도 한 영상이었다. 강윤은 이 영상을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이걸로 춤을 만들 수 있을까요?”
“네?”
방산혁은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연극으로 춤이라니. 그뿐만 아니라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강윤은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사람은 무언가에 항상 얽매여 있습니다. 그리고 조작하는 무언가가 있죠. 춤으로 그 모습을 표현하는 겁니다. 칼군무도 이룰 수 있고, 극단적으로 어두움과 밝음도 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잠깐만요. 이전에 했던 게 있습니다.”
김도민의 말을 듣고 강윤의 안색에 화색이 돌았다.
“있다고요?”
“네. 인형사라고 대회에 나갔던 안무인데…”
“그걸로 해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강윤의 말과 함께 공연 준비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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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 이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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