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9
2화 – 일본을 휩쓸다(4)
“늦어!!”
막바지 녹음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스튜디오, 강윤이 늦게 도착하자 미리 도착해 쉬고 있던 주아가 빼액 소리를 질렀다.
“미안. 녹음은 잘하고 있었지?”
“오늘만 봐준다. 내가 누군데 걱정을 해. 그런데 우리 팀장님은 왜 늦으셨을까?”
언제나 누구보다 먼저 와 일을 준비하던 강윤이었다. 그런데 그런 강윤이 지각이라니. 주아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중요한 일이 생겨서. 미안. 녹음한거 한번 들어보자.”
주아는 궁금한 눈치였지만 강윤을 캐묻지는 않았다.
강윤의 말에 스튜디오 직원이 바로 녹음된 노래를 재생했다. 발라드 곡이었는데 느린 비트에 주아의 목소리가 딱 어우러져 흘러가는 감성이 듣기 좋았다. 색을 볼 순 없었지만 떨려오는 목소리하며 가사를 전달하는 솜씨하며 멋들어진 곡이었다. 강윤은 만족스러웠다.
“노래 좋지?”
“괜찮네. 이제 1개만 녹음하면 되나?”
“응. 아, 맞다. 오빠. 나 궁금한거 있는데…”
주아가 몹시 궁금한 얼굴로 강윤에게 물었다.
“나 일본 데뷔 첫 무대는 어디야? 쇼케이스 무대 마련해 주는 거야?”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진행하는 한국가수들은 홍보차원에서 크게 우리 이런 가수가 일본에서 활동해요라는 의미로 쇼케이스 무대를 거하게 꾸미곤 했다. MG엔터테인먼트의 쇼케이스는 화려하기로 유명했다. 이 화려한 무대를 계기로 관계자들에게 인사도 하고 앨범도 여기저기 뿌린다. 평상시와 같은 컨셉인지 주아는 신인으로 돌아가 이런 걸 해야하는지 물어오는 것이다.
“아니. 쇼케이스는 안 열거야?”
“에엑?”
강윤의 그 말에 놀란 건 주아뿐만이 아니었다. 스튜디오의 대부분 사람들이 강윤의 말에 놀랐다. 그러나 강윤은 그 궁금증을 풀어주지 않았다.
“지금은 쇼케이스는 하지 않는다고 알아둬.”
“그럼 어디서 데뷔하는데?”
“금방 알게 될 거야. 알면 놀랄지 모르겠네.”
“뭐야. 궁금해지게. 오빠, 오빠!!”
강윤은 스튜디오에서의 볼일이 끝났는지 문을 열고 사무실로 향했다. 그런 그를 주아가 열심히 불렀지만 강윤은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사무실로 올라가 버렸다.
오전을 희윤의 병원에서 보낸 터라 강윤은 일이 무척 밀려있었다. 사전에 일을 많이 처리하긴 했지만 그의 결제를 바라는 서류들은 여전히 수북히 쌓여있었다. 특히 홍보팀에서 올라온 서류들이 많았다.
홍보팀이 올린 서류들을 꼼꼼히 결제한 강윤은 이번에는 섭외팀에서 올린 서류들을 열었다.
‘뭐? 정중히 거절?’
섭외팀이 올린 서류들을 검토하다가, 캡쳐된 사진이 첨부된 파일은 연 강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문서에는 뮤직스테이션 ‘가수 주아 데뷔 스페셜 무대 거부’ 라고 적혀 있었다.
‘귀사에서 요청하신 가수 주아의 뮤직 스테이션 출연 건에 관하여 답변 드립니다. 뮤직스테이션은 온전히 일본인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외국인 가수를 들이기에는 부담이 무척 큽니다. 자사 방송의 취지를 온전히 보호하기 위함이니 귀사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관심을 가져주시고 연락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아사이 TV 프로듀서…’
쇼케이스 마저 포기하고 마련하려는 뮤직 스테이션 무대다. 그곳에서 주아의 첫 스타트가 개시된다. 그런데 거절이라니. 그러나 강윤은 멈춰있지 않았다. 그는 바로 섭외팀으로 달려갔다.
“팀장님 오셨습니까?”
섭외팀 한정석 과장이 일어나 강윤을 맞았다.
“안녕하세요. 이게 아사이 TV에서 온 최종 답변입니까?”
“아.. 네. 죄송합니다. 일본까지 찾아가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가죠.”
“네?”
“여권 있으시죠?”
“네, 물론 있습니다만….”
“오늘 밤 비행기로 출국합니다. 긴급출장입니다. 경리부에는 제가 연락해 놓겠습니다.”
“팀장님!!”
그는 어제 막 귀국했다. 또 일본에 가고 싶지 않았던 한정석 과장이 기겁을 했지만 강윤은 받아주지 않았다.
“과장님. 이게 핵심입니다. 이 건에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여부가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란 말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결국 강윤의 박력에 밀린 한정석 과장은 자리로 돌아가 갑자기 밀려온 출장준비를 했다. 이렇게 급작스러운 출장은 아무리 변수가 많은 연예계라지만 매우 드물었다. 그는 우울해졌는지 어깨가 추욱 쳐졌다.
강윤도 바로 사무실로 돌아가 일본으로 갈 채비를 서둘렀다. 강윤의 마음은 조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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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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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비행기로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으로 날아오른 강윤은 아사이 방송국이 있는 록본기로 향했다. 하늘을 날고, 차를 타서 록본기에 도착하니 어느새 해가 뜨고 있었다.
“팀장님. 피곤하지 않으십니까?”
이제 40대에 근접한 한정석 과장은 체력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잔다고 잤지만 피곤함이 눈가를 덮고 있었다.
“아침부터 가봐야 문전박대만 당하겠지요. 숙소부터 잡고 잠깐 쉴까요?”
한정석 과장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나이만 먹었지 체력도 없다고 박대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타박은 없었다. 오히려 그런 자신을 알고 미리 배려해주고 있었다. 비록 자신보다 나이는 많지 않지만 배려심 깊은 이런 팀장이 고마웠다.
근처 작은 여관에 여장을 풀고 샤워를 한 후 잠시 쉰 강윤과 한정석 팀장은 영업을 위해 제대로 복장을 갖췄다. 정장을 제대로 차려입고 서류도 완벽히 준비했다. 그리고 아사이TV 건물로 향했다.
[안녕하십니까.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요코제키 타츠시 프로듀서 님을 만나러 왔습니다.]강윤은 방송사 로비로 들어가 안내데스크로 가서 안내데스크에 이야기를 했다.
[사전약속이 돼있으신지요?] [한국 MG엔터테인먼트에서 왔다고 전해주시겠습니까?]안내데스크 직원은 바로 전화기를 들고 통화를 했다. 그러나 답변은 좋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이미 필요한 연락은 다 드렸다고 돌아가 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강윤과 한정석 과장은 서로를 마주보았다. 일본까지 날아왔지만 문전박대라니. 그러나 강윤은 침착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여기 제 명함인데 요코제키 프로듀서 님께 전해주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강윤은 그대로 방송사를 나왔다. 한정석 과장도 그 뒤를 따랐다.
“팀장님. 이대로 돌아가실 겁니까?”
“설마요.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순 없죠.”
“하지만 만나주려고 하지도 않네요. 제가 만났을 땐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얼굴도 안 비치다니… 이 사람들 너무하는군요.”
한정석 과장은 답답한 마음을 그대로 표출했다. 그렇게 자료를 보내고, 설득을 했어도 과거에 잡혀 설득당하지 않는 이들이 딱 이들이었다.
“답답하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아쉬운건 우린데.”
“그럼 이제 어떻게 합니까? 이대로 돌아가나요?”
“칼을 뽑았는데 무라도 썰어야죠. 일단 저기서 기다려볼까요?”
강윤은 방송사 안에 있는 카페를 가리켰다. 편안한 쇼파가 돋보이는 카페였다.
“일 할거리 가져 오셨죠?”
“네. 물론입니다. 혹시 몰라서…”
“저기서 일이나 하고 있죠. 요코제키 PD는 이따 만나면 되니까요.”
한정석 과장은 문전박대를 당했어도 기다리겠다는 강윤이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끝가지 해보겠다는 끈기와 해내겠다는 패기가 느껴졌기에.
카페로 들어간 두 사람은 각자 서류를 펴고 때때로 창밖도 내다보며 일을 시작했다.
‘대체 이유가 뭘까, 이유가?’
강윤은 생각했다. 전생에서 아사이 TV에서는 주아를 뮤직 스테이션 무대에 올려주었다. 그것도 데뷔무대에 말이다. 강윤은 혹시 몰라 쇼케이스와 뮤직 스테이션, 두 무대의 영향력을 점검해 보았지만 결과는 뮤직 스테이션의 압승이었다.
그런데 뮤직 스테이션의 프로듀서가 거부를 하다니. 그렇다면 흐름을 바뀌었기에 역사가 바뀐걸까? 아니면 원래부터 이랬던걸까? 강윤은 반드시 확인해야 했다.
카페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고 있었지만 뮤직 스테이션 프로듀서 요코제키는 보이지 않았다. 낮이 지나고, 밤이 되어 하나 둘씩 퇴근을 했지만 여전히, 요코제키 프로듀서는 나오지 않았다.
“팀장님. 안나오는데요.”
카페 주인이 노려보는 가운데, 눈치를 보던 한정석 과장이 조용히 강윤에게 속삭였다. 그러나 강윤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는 다른 음료들을 더 주문하였고 한 손님이 엄청나게 팔아주니 주인도 할 말이 없었다.
“영상 편집이라도 하나. 아니, 생방 프로듀서가 영상편집을 할 리가 없는데…”
강윤이 알기로 요코제키 프로듀서는 뮤직스테이션 하나만 담당한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주로 뛰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생방송으로 내보내는 뮤직 스테이션에서 편집이 얼마나 필요할까. 사실상 거의 없다. 한 마디로 편집이 필요 없다는 말이다. 그 말은 이렇게 늦을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다른 방송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에요. 제가 알기로는…”
그때, 엘리베이터가 멈추며 출입구에서 누군가가 나오고 있었다. 긴 머리에 벙거지 모자를 쓰고 있는 작은 키의 남자, 요코제키 프로듀서였다.
“가죠.”
강윤은 바로 달려갔다. 한정석 과장도 뒤따랐지만 강윤이 워낙 빠르게 달려갔기에 따라가기가 벅찼다.
[실례합니다. 요코제키 타츠시 프로듀서 님 되십니까?]로비를 나서려는 남자를 강윤이 붙잡았다. 그러자 벙거지 모자를 쓴 남자가 멍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렇.. 습니다만?] [안녕하십니까. 이전에 연락드렸던 이강윤이라고 합니다. MG 엔터테인먼트의 기획팀장으로 있는.] [하….]그러나 그는 강윤을 보자마자 바로 한숨부터 지었다.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이 딱 봐도 질려하는 표정이었다.
[이미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전 저희 입장을 표명했고 더 이상은 그 쪽과 할 말이 없습니다.] [뮤직 스테이션에 아직 외국 가수가 진출한 적이 없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국수적인 아사이 TV 특성상 쉽게 용납하기 힘든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상을 보시면 주아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볼 수 없는 스타일의 가수입니다.]강윤은 PMP에 담아온 주아의 영상을 재생해 보여주었다. 기존에 설득을 위해 보냈던 자료들과는 다른 자료들이었다. 공연 위주의 영상들을 보고 요코제키 프로듀서가 말했다.
[후…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결정된 걸 뒤집긴 힘듭니다. 그럼.]목소리가 누그러졌다. 강윤은 그걸 눈치 챘다. 그렇다는건 뭔가 이유가 있다는 것. 그것을 생각해보았다.
‘요청한 뮤직 스테이션 무대는 12월 2주차다. 거부되었다면 이유는 다른 가수들에 있겠지. 그때 컴백하는 가수가.. 아, 그들이 있었지.’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남자그룹, 에이븐과 4인조 여성그룹 하이드레아. 일본에서 가장 큰 소속사 2개에서 각기 내보낸 이들이 이때 나란히 뮤직 스테이션에서 컴백무대를 가졌다. 하지만 데뷔 하루 전, 에이븐과 하이드레아 리더와의 스캔들이 터져버리는 바람에 컴백무대고 뭐고 다 날아가 버렸다. 워낙 대형 스캔들이고 일본 연예계의 흐름을 바꿔놓기도 했던 사건이라 강윤은 시기를 정확히 기억 할 수 있었다.
‘이제 알겠군. 에이븐, 하이드레아 컴백무대에 한국 가수가 같이 컴백을 한다니, 용납이 될 리가 없지.’
주아가 마음에 안드는게 아니었다. 이건 대형 소속사들의 압박이 문제였다. 애초에 주아의 무대 자체는 불가능했던 무대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PD님.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말씀하십시오.] [만약에 12월 2주에 늦게나마 여건이 허락되어 자리가 마련된다면 그때는 주아의 무대를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그러자 대답은 바로 날아왔다.
[알겠습니다. 필요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강윤은 공손히 인사를 하곤 명함까지 내밀곤 바로 뒤돌아섰다. 그러자 의아해 하는건 한정석 과장이었다.
“팀장님. 공석이 되었을 때 무대를 달라니요. 뮤직스테이션에 대기같은게 있을리 없잖습니까.”
“아직은 모르겠네요. 아, 과장님. 오늘 고생 많이 하셨는데 우리 호텔에서 잘까요?.”
“호텔이요? 경비가 만만치 않을텐데요.”
“MG잖습니까. 이 정도야 괜찮을 겁니다.”
한정석 과장은 호텔에서 투숙하자는 강윤이 그리도 좋아 보일 수가 없었다. 출장이라 함은 휴식도 취하고 일도 적당히 하고 그래야 하건만, 이번 출장은 길바닥에서 일만했다. 그래도 호텔에서 쉴 수 있다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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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 엔터테인먼트에서 요즘 가장 핫한 화재가 바로 주아의 일본진출이다. 연습생들에게도, 가수들에게도 경영진이나 직원들에게도 가장 핫한 화재거리였다. 기존 앨범으로 진출하는 것이 아닌 최초로 해외 전용 음반을 제작해 진출하는 것이고 해외를 제대로 겨냥해 전략을 짰기에 이번 앨범이 MG 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전초전이 될 것이라는게 모두의 평가였다.
그 중심에서, 강윤이 서있었다.
“…데뷔는 뮤직스테이션, 12월 2주차 무대를 준비했습니다. 무대 장치들은..”
앨범제작 초읽기에 들어가고, 곧바로 다가온 이사회의, 그리고 주아의 일본앨범 프리젠테이션. 강윤은 그곳에 있었다.
틈틈이 준비한 프리젠테이션을 정장군단에게 세세히 설명하는 강윤에게 떨림이란 없었다. 아니, 그는 어느 때보다도 당당했다.
“…이상입니다. 질문 받겠습니다.”
1시간에 걸친 발표가 끝나자 뒤쪽에서 머리가 희끗한 남자가 손을 들었다.
“인상 깊은 프리젠테이션이었습니다. 먼저 여기까지 준비한 이 팀장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궁금한건 이번 컨셉을 ‘Girls on Top’로 잡은 이유에요. 궁금하군요. 그리고 왜 타겟층을 우리가 주로 승부를 거는 1020이 아닌 2030으로 잡았는지도 알고 싶군요.”
지금까지와 성격이 다르다. 본질적으로 높은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부드럽게 말을 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날카로운 칼날을 숨기고 있었다.
강윤은 자료를 넘긴 후 답을 시작했다.
“주아는 19살입니다. 그러나 데뷔를 일찍 했고 높은 위치에 올라갔지요. 일본여성들은 그런 것에에 대한 동경이 깊습니다. 게다가 경제력도 엄청납니다. 그리고 한번 팬이 되면 쉽게 변하지도 않죠.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 저는 20대와 30대를 타겟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렇군요. 감사해요.”
새로운 시도였지만 강윤의 이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었다.
궁금한게 많았는지 강윤에게 여러가지 질문들이 날아들었다. 여기에 예산은 왜 이렇게 많이 사용했냐부터 기획팀이 이런 일을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등 날선 질문들도 있었다. 강윤은 세세한 질문들 하나하나도 모두 설명해 주었고 이사들은 모두가 수긍했다.
질문들 하나하나에 모두 대응하다보니 강윤은 이마에 땀이 맺혔다. 정신적인 피로가 쌓이고 있었다. 그래도 철저히 준비해온 탓에 모인 모두가 그에게 납득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마지막 질문에서 시작 되었다.
“내가 질문하나 해도 될까요?”
마지막 질문이라는 강윤의 말에 손을 든 사람은 이현지 사장이었다. 사장이라는 무게감 때문인지 강윤은 긴장했다.
“말씀하십시오.”
“이번 준비 모두가 만족스럽습니다. 앨범 컨셉이나 무대, 기획의도까지. 철저하게 일본을 분석하고 타겟팅을 제대로 한 흔적이 역력히 보여서 나무랄 대가 없었어요. 그런데 걱정되는 부분이 한 가지 보여서 말이죠.”
이현지 사장은 말을 잠시 돌리다가 레이져 포인터로 중앙에 있는 부분을 가리켰다. ‘뮤직스테이션 데뷔’ 라고 쓰인 부분이었다. 그리고 본론이 나왔다.
“뮤직 스테이션 무대. 12월 2주에 있을 뮤직 스테이션 무대 주아의 일본데뷔무대가 될 거 맞지요?”
“그렇습니다.”
“그 데뷔무대에 주아가 확실히 설 수 있는거, 맞나요?”
직설적인 질문이 날아들었다. 뮤직 스테이션 데뷔무대는 주아의 일본진출에서 핵심이다. 그런데 그 핵심이 가능하냐는 질문이라니. 이건 어찌보면 무시하는 질문이었다. 과연 네가 이걸 할 수 있겠어? 라는 의도로 비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강윤은 부드럽게 답했다.
“네. 물론입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그렇죠, 핵심.”
“네.”
강윤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자 이현지 사장은 눈을 살짝 찡그렸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 12월 2주 뮤직스테이션에는 일본에서도 3대 기획사 출신의 두 가수, 에이든과 하이드레아의 컴백무대가 있다 들었어요. 그 가수들이 컴백을 할 때는 누구도 컴백이든 데뷔무대든 세우지 못하는게 관례라더군요. 아사이 TV에서도 그 기획사들이 보유한 스타들의 힘이 강해서 이런 관례를 계속 용인해왔다고 하던데, 이게 가능하다구요? 근거가 무엇인지 들을 수 있을까요?”
이현지 사장은 사정없이 강윤을 몰아붙였다. 그녀가 듣기에 강윤의 프리젠테이션은 완벽했다. 그러나 여기, 치명적인 구멍이 있었다. 바로 뮤직스테이션 데뷔무대. 이것이었다. 만약, 이 큰 구멍을 매우지 못한다면 이 앨범은 그냥 망한다. 이건 용납 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웅성였다. 사전정보를 몰랐던 사람들이 대부분인 듯, 동요는 심했다. 그러나 소리가 커져감에도 강윤은 동요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에이든과 하이드레아는 절대로 2주차 뮤직스테이션에 나오지 않습니다.”
강윤이 큰 소리로 단언하자 모두가 더더욱 웅성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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