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Survivor RAW novel - Chapter 1650
34권 35권
각 종족이 나름대로 최대한 정체를 숨기면서 잠들게 한 영웅신들을 모두 직감으로 파악하고 강탈해왔다는 사실에 허탈하기까지 했다.
순간 머리가 멍해진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속에서 아주 작게 푸념을 내뱉었다.
“아오 시바! 무조건 감이야.
정보와 조사도 없이 나서면 무조건 해답이야.
시험이라면 찍어도 무조건 만점인가?
뭐가 이렇게 사기야?
이러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현자는 정말 못해 먹겠네.”
그 말에 흑염의 절대자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방금 뭐라고 했느냐?
사기?
못해 먹어?
어디서 많이 들었던 소리인데?”
“아…아닙니다.
흑염 사장님.
어서 가시지요.
제가 열심히 돕겠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흑염 세력의 영웅신이 조금 늘어난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나만 해도 영웅신 일 이백 명 따위야 우습지.
흑염 세력이 강화되면 오히려 더 좋을 수 있어.
반란을 제압하기는 좋겠다.
그리고, 이미 끌고 가는 모습을 보니 거부할 권리도 없어 보인다.
이럴 때는 흑염의 절대자의 환심을 사는 것이 좋아서 나온 대답이다.
그런데 흑염의 절대자는 이상하게 기뻐했다.
“좋아-! 너는 말이 통해.
다른 현자들처럼 이러면 미래가 큰일이 난다고 하면서 무조건 안 된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주 좋구나.”
나름 커다란 감사하는 마음을 먹었는지 호언장담을 해준다.
“나는 네가 위험하다고 경계하는 다른 십중심과는 다르다.
이번에 도와주면 절대로 섭섭지 않게 대우해주마.
다른 십중심들이 뭐라고 하면 전부 막아주지.
특히 그 망할 회색과 사이가 특히 안 좋은 것 같은데 철저히 보호해주마.”
십중심의 분석자료를 빼앗긴 일대 회색의 절대자가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방금 파악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바로 승낙했다.
“감사합니다.
흑염 군단을 만드셔서 반란을 빨리 성공시켜 주십시오.”
“큭큭! 그래.
너는 그래서 왔지.
잘은 모르겠지만, 너는 지금 당장은 해가 안 돼.
오히려 큰 도움이 된다니 확실히 밀어주마.”
말은 그렇게 하지만, 뭔가를 알고 있는듯한 흑염의 절대자였다.
‘저 절대 직감은 진짜 위험해.’
흑염의 절대 직감에 대해서 평가를 급상향시킨 차원창세신 코아는 말을 돌렸다.
“영웅신을 얼마나 모으셨습니까?”
원래 흑염 세력은 영웅신 오십 명으로 이루어진 극단적인 소수정예의 전력이다.
흑염 세력이 앞으로의 미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방아쇠이기도 하니 파악하기 위한 물음이었다.
‘군단이라고까지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심상치 않은 숫자인 모양이다.’
그런데 흑염의 절대자는 대답 대신 번개처럼 지그재그로 몸을 날리면서 투덜거린다.
“또 회색의 감지 장치다!
이 자식은 도대체 정체가 뭐야?
왜 이렇게 탐지권능 자체가 희미해?
진짜 정신체가 맞기는 한 것인가?
내가 모르는 뭔가인 모양인데 도저히 모르겠네.”
흑염의 절대자가 하는 혼잣말을 들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흥미가 부쩍 올라서 묻는다.
“직감이 가르쳐주지 않습니까?”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는 전혀 파악되지 않는 회색의 절대자의 감지 장치를 무사히 돌파했는지 다시 질주하는 흑염의 절대자는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내 직감은 나의 신격과 지식 한도 내에서 알려준다.
모른다면 물음표만 보이는데 회색 녀석의 정보는 이름 외에는 몽땅 의문부호야.
가지고 있는 절대 권능도 무영창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잘 나타나지를 않아.
종족 명도 모른다고 한다.”
“호오? 흥미롭습니다.
그럼 스스로 봉인한 영웅신은 어떻게 찾으신 것입니까?
원래 모르셨다고 하셨지 않았습니까?”
“범죄를 저질러 영구봉인된 영웅신들을 모으다 보니 자체 봉인한 놈이 하나 걸리더라.
그다음부터는 전부 파악했다.”
“저런!”
가진 지식 양이 적으면 흑염의 절대 직감의 한계가 빨리 드러난다는 소리였다.
나름 중요한 사항이라 중요표시를 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다시 질문한다.
“그럼 더 많이 배우시면 되지 않습니까?
현자 수준의 지식만 쌓으시면 회색 사장님의 정체도 아실 수 있으실 텐데요.
설마 머리가 나쁘시다는 핑계를 대지는 않으시겠지요.”
흑염의 절대자가 무식하다는 평가는 많았지만, 멍청하다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지극히 뛰어난 두뇌가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하는 말이었다.
“….”
그런데 흑염의 절대자는 침묵으로 응대하다가 뒤돌아보면서 말한다.
“내 직감이 너에게는 알려주라고 하는군.
원래 이걸 아는 존재는 모두 말살했던 내 약점이기도 한데 말이다.”
“!?”
말투에 섞인 은은한 살기에 잠시 놀랐으나 곧 평온한 어조로 말한다.
“곤란하시면 말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흑염 권능의 사용자로서 약점에 흥미가 있으나 위험을 감수할 가치는 없었다.
그런데 반응은 의외였다.
“그럴 수는 없다.
이걸 알려주지 않으면 직감은 내가 원한 미래에 결코 도달하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현자인 너의 전적인 도움이 필수라고 하니 말이다.
그런데 넌 도대체 뭐하러 여기에 왔냐?
너의 목적이나 정체도 회색의 절대자처럼 모두 의문부호다.
그런데 회색과는 반대로 이상할 정도로 내 직감은 호의적이다.”
“십중심을 돕기 위해서 왔습니다.”
진실이었다.
십중심을 빨리 집결시켜 진리를 빨리 태어나게 하고, 치세를 안정시켜 수련시간과 권능을 더 많이 확보한다.
이 목적에 어떤 속임수는 없었다.
‘십중심을 무조건 아무 대가 없이 최선을 다해 돕는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일대 십중심 다음에 절대계의 창조주가 되실 진리님을 위한 일이라는 사실을 누가 알겠습니까?’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진리의 존재와 앞으로의 미래를 모르고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나처럼 차원권능의 사용자가 있어서 과거로 돌아와서 폭로하면 알 수도 있겠지.
그러나, 무리다.
이미 이 세계는 진리님을 위한 유상전생으로 흐름이 조율되고 있다.
어지간한 차원권능으로는 몇 년의 회귀도 어렵다.
최소한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님 정도는 되어야 가능해.’
진리의 혈족이 그런 행위를 할 리가 없으니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천연덕스러운 대답을 들은 흑염의 절대자는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또 물음표지만 진실이로군.
잘 들어라.
나도 많이 배우려고 했다.
마수를 사냥하면서 얻은 절대 직감의 선택은 항상 나의 이익에는 정답이다.
그런데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다.
이것만 해결되면 나의 적은 없으니 노력했지.
신체 크기를 줄이고, 정체를 숨겨서 유명한 현자들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가르침을 청했다.
물론 대가도 듬뿍 바쳤지.”
먼 과거를 생각하는 흑염의 절대자는 열이 받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가르치는 현자 놈들은 전부 나를 종으로 대우했다!
맨날 이것도 해라 저것도 하라 한다.
한번 읽으면 모두 알 수 있는 책의 지식 하나 가지고 엄청나게 굴려 먹었다.
더구나 회초리로 때리려 했어!
상상이 가느냐?
흑염의 절대자가 회초리로 머리를 두들겨 맞는 모습을 말이다.”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귀를 후비면서 대답한다.
“간단하게 가시지요.
정체를 숨기고 받으신 교육과정에서 교사에게 체벌을 받다가 성질을 못 참으시고 때려죽이셨군요.”
“….”
정답인 모양이었다.
충격을 받았는지 잠시 할 말을 잃은 흑염의 절대자는 더듬거리면서 묻는다.
“어…어떻게 아느냐?
신체를 바꾸어서 벌인 일이라서 아무도 모르는데?”
“그거 아주 흔한 일입니다.
후우우우!”
“흔…흔해?”
완벽한 신체의 몸에서 나올 리가 없는 귓밥을 입김으로 날리는 흉내를 내면서 말한다.
“원래 현자들이 괴팍합니다.
가진 지식과 지혜를 쉽게는 전수해주지 않습니다.
심성파악을 한다고 이런저런 시험을 하고, 심하면 말 한마디로 죽을 장소로 몰아넣지요.
회초리로 때리는 정도는 약과입니다.
현자 교육과정에 체벌 정도는 필수라서 약한 제자라도 하극상이 종종 일어나지요.
그런데 자신보다 허약한 존재에게 두들겨 맞고 참을 투신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역으로 당하죠.
괜히 투신들과 전신들을 현자들이 제자로 절대로 안 받는 것이 아닙니다.”
“끄으응! 그럼 괜히 정체를 숨겼나?”
“쉽게 가르치는 것은 보여주기식 지식뿐입니다.
무엇보다 흑염의 절대자를 어떤 현자가 제자로 받겠습니까?
맞아 죽기는 싫겠지요.”
“제길! 그래서 변신까지 하라고 했나?
직감이 역시 맞았군.
그런데 항상 있는 일이면 숨기지 않아도 되나?”
교육을 받다가 성질을 못 참고 스승으로 삼은 현자를 때려죽였다는 과거를 숨긴 일이 굉장히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또 무슨 오판을 하기 전에 재빨리 설명을 추가했다.
“제자가 스승을 때려죽인 일이 자랑할 것도 아닙니다.
계속 숨기시는 방책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건 약점이 아닌데요?”
“….”
흑염의 절대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드디어 흑염 권능의 약점에 대해서 말한다.
“다음에 직감이 찍어준 현자에게는 많이 참고서 조금씩 배웠는데 부작용이 나타났다.
직감이 알려주는 내용이 상세해지는데 오류와 처리지연이 일어나려 한 것이다.
아주 미세했지만 겨우 알아챘지.
완벽했던 직감이 금이 가려는 진동이라서 겨우 파악했다.”
“예? 오류와 지연이요?”
이대 흑염의 절대자의 유일한 약점이나 마찬가지인 이만 오천분의 일의 오류가 생각이 났다.
그는 절대계 최고의 현자였으니 필연적으로 아는 것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건 분명 흑염의 절대자가 되는 것을 부정했기 때문에 생긴 약점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설마 너무 아는 것이 많아서 필연적으로 생긴 약점이었나?’
지식이 많아지면 오류와 판단지연은 필연인가?
이것도 어처구니없군.’
일대 흑염의 절대자는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끔찍하다는 듯이 고개를 휘휘 저으면서 말한다.
“많이 알수록 흑염의 직감이 약해지기에 배우기를 포기했다.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른다.
세상에 대해 알아가고, 생각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나의 절대 직감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래서, 이미 배웠던 지식과 지혜의 기억도 지워버렸지.”
“….”
거기까지 들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대충 알겠다는 듯이 딱한 얼굴로 말한다.
“쯧! 어떤 오해와 불신을 사도 절대 직감이라는 완벽한 삶의 정답지를 포기할 수 없으실 겁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무식하시겠습니다.
그리고, 과정을 설명하실 수도 없으실 겁니다.
그럼 일군의 장수까지는 되어도 군주는 힘듭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십중심처럼 영역 구축이 불가능하십니다.
이게 흑염의 약점이군요.”
씁쓸한 표정을 지은 흑염의 절대자가 인정한다.
“그 말대로다.
명령에 절대복종이 기본인 군사 조직 이외의 수장은 나는 할 수 없다.
나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절대 직감의 한계지.
그래도 절대 직감은 비록 사익만 추구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완벽하다.
단 한 번도 나에게 손해나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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