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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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소제목으로 글의 전개를 금방 알 수 없으니 답답하긴 하더군요…^_^;;
휴전 협정이 체결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이대로 끝이 난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물론 상호 배상금을 지불한다거나 그렇지 않으면 전쟁을 일으킨 책임자를 처벌해야한다는 식의 내용은 없었다.
다만 상호 일시적으로 전쟁을 중지하고 레나르트 쪽에서는 마리우스 항구로 베르트 쪽은 마리우스 성 쪽으로 후퇴하는 것만은 확실하게 이행 되었을 뿐이었다. 어차피 양측 모두 영구적인 평화를 원한 것이 아니었다.
당장 장기전으로 수렁으로 빨려 들어가려 하는 괴로운 전쟁에서 일시적이나마 몸을 빼내는 것만 생각했다. 지금 이렇게 위험한 평화의 줄다리기를 하고 있음에도 평화를 완전히 정착시킬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일시적인 휴전 협정이라고 해도 엄연히 전쟁은 끝난 것이어서 징집병들은 그간 밀린 급료를 받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곧 정산 된 급료를 받아든 살아남은 용병들도 받아든 보수를 세어보며 귀향해 가족들을 돌아보러 갈 준비에 바빴다.
많은 수의 용병, 특히 토벤 보직과 함께 남아 있던 700명의 용병들 중 대부분이 마리우스 항구로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에 용병에게 지불되어야 할 비용들 중 많은 부분은 지불되지 않았다.
이것을 본 라스는 용병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보수를 아끼기 위해 국왕 이하 귀족들이 굳이 용병 700명을 가장 뒤쪽에 남겨 둔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굳이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 놓지는 않았다.
어쨌든 간에 돌아가야 할 일만 남아 있는 이때, 부상을 입은 귀족 기사나 중요한 전력인 무장병 같은 사람들은 값진 포션을 마시거나 좋은 약초 같은 것으로 치료를 받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부상에서 나름대로 회복되어 있다.
좋은 대우를 받는 사람들과는 달리 보통의 징집병들은 기초적인 치료 이외에는 다른 어떤 약도 사용하지 못해 사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물론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몰라도 항구에 있는 약장수가 여러 가지 약재들을 팔고 있었기에 돈만 있다면 얼마든지 치료를 할 수는 있었다.
나름대로 충분한 약은 있지만 징집병들의 경우 약을 살만한 돈이 없거나 그렇지 않으면 돈을 쓰기 아까워 약을 사지 않고 견딜 수 있으면 아픈 상태를 그대로 견디려 했다. 그렇기 때문에 프란시스코 성과 마커스 조이 성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모두 어디 한 군데는 심각하게 다친 부상자들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라스 경······감사했습니다.”
가장 먼저 잡병들을 태운 커다란 배가 마리우스 항구를 빠져 나왔다. 아울러 전사한 필립이 지휘했던 파울젠 왕국 소속의 배도 출항했다. 파울젠 왕국의 병사들 모두 떠나기 전 라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냥 인사만 하고 떠나기 아쉬웠는지 라스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제법 좋아 보이는 잘 조련된 갈색 전투마 한 필을 선물로 주었다. 뜻하지 않게 전투마를 선물로 받게 된 라스는 어쩔 줄 몰라 했지만 파울젠 왕국 사람들은 필립을 위해 기도해 준 보답이라는 말을 남기고는 이들도 이내 자신들의 땅으로 홀연히 떠나갔다.
겨울이 되기 전, 아니 가을의 중간쯤에 조금이라도 빨리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속속 빠져는 사이, 라스도 자신이 떠날 날을 기다리며 며칠 동안을 지루하게 기다린 끝에 마커스 조이 성에서 온 병력들과 퀸터 매트 성에서 온 병력들과 같은 날 승선해 마리우스 항구를 빠져 나왔다.
마치 패잔병처럼 왕성에도 들르지 못하고 이대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기사들은 불만이 많았지만, 배가 자주 필요한 시기인데 며칠 동안이라고는 해도 배를 다른 곳으로 돌려 꼭 필요한 일을 하지 못한다면 그만큼 손해가 크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이다.
본래대로라고 한다면 퀸터 매트 성의 병력들도 처음 출발지인 프란시스코 성으로 가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배가 오가는 시간이 많이 길어져 그만큼 다른 용도로 배를 사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배를 소유하고 있는 귀족으로서나 국가로서나 손해가 되는 일이었다.
마커스 조이 성의 항구는 마리우스 성의 항구와 카넬리스 에디 강을 마주 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었지만, 프란시스코 성으로 간다면 돌아올 때 배가 강물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된다.
이 때문에 배는 가까운 마커스 조이 상으로만 운행하고 있었고, 기사들은 자신들이 패잔병 취급 받는 것 같다며 불쾌해 하면서도 불만을 꾹 눌러 참았다. 나라와 주인을 위하는 일이라는 데에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퀸터 매트 성의 병력들은 마커스 조이 성에서 출발한 병력과 더불어 마리우스 항구에서 가장 가까운 마커스 조이 성의 항구로 향했다.
떠나기 전 포션의 도움으로 그동안 입은 상처를 완전히 회복한 발레리아는 마리우스 항구에 나와 철수 작업을 관장하는 부친인 라빈을 찾아갔다. 발레리아는 우선 기사로서 종사하는 주군인 어니어스 보직 하세를 따라 퀸터 매트 성으로 찾아가야 했기 때문에 잠시간의 이별을 고하려 했던 것이다.
혈연관계는 없다고 하지만 라빈은 제법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발레리아를 위로해 주었고 그녀는 남이나 라스에게 잘 보이지 않는 소탈한 웃음을 보이며 라빈과 잠시 동안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발레리아를 배웅해 주는 라빈의 모습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는 동안 라스는 다소 출발이 지체되기는 했지만 자신의 짐을 챙겨 스펜서, 그리고 아치와 함께 퀸터 매트 성의 사람들이 올라탄 큰 배에 올랐다.
곧 이른 아침을 먹고 마리우스 항구를 빠져 나온 큰 배는 출발했고 약 반나절 정도의 항해 끝에 마커스 조이 항구에 도착했다.. 생각 외로 가까운 거리였지만 짐을 내리고 병력이 내리고 해야 했기 때문에 배는 마커스 조이 성의 항구에 하루 정도를 꼬박 머물 예정이었고, 내일 아침에 다시 마리우스 항구로 돌아갈 것이라고 한다..
짧다면 무척이나 짧은 항해가 끝이 난 라스는 큰 배의 선창에 있던 자신의 새로운 전투마와 스펜서, 그리고 아치의 말을 배에서 내려 주었다. 잠시 퀸터 매트 성 소속과 마커스 조이 성 소속의 병력들이 구분되어 나뉘고 있는 혼란의 와중에서 라스를 장이 찾아왔다.
장은 지난 번 포로가 되어 끌려가고 있던 자신을 구해준 라스를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며 자신의 집으로 라스를 초대했다.
“퀸터 매트 성의 병력들도 오늘 하루 정도는 이곳에서 머물 것 같은데 오늘은 내 집에 가서 함께 저녁 식사라도 합시다.”
갑자기 장이 라스를 초대하니 라스는 대답 대신 자신의 주위에 있던 아치나 스펜서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라스의 마음대로 하라며 잘 다녀오라는 손짓을 했다.
생각 같아서는 두 사람도 함께 가고 싶었지만 두 사람은 함께 가고 싶지 않은지 은근 슬쩍 자리를 피해 주었다. 혼자 따라가는 것이 이상하게 마땅하지 않아 무안해 지기는 했지만 장의 제안을 끝까지 거절하지는 못했다.
일단 항구 밖으로 마커스 조이 성의 병력과 퀸터 매트 성의 병력이 하루 정도 숙영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마커스 조이 성의 성주가 제공해준 술과 고기를 푸짐하게 먹으며 신나게 전쟁의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모두가 시끄럽게 떠들며 이성을 잃고 있을 때 라스는 혹시 도둑이 자신의 물건에 손대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짐을 꾸려 이제는 자신의 것이 된 갈색 전투마에 올라 장과 함께 마커스 조이 성 밖에 있는 장의 집으로 찾아갔다.
장의 집은 주변에 얼마간의 경작지가 있고 그 가운데 회색 벽돌로 마치 성벽처럼 담을 쌓아 놓은 농장이었다. 제법 운치가 있는 풍경에 감탄도 잠시, 아직 추수가 덜 끝난 밀밭을 망치지 않기 위해 라스와 아치는 말에서 내려 고삐를 잡았다.
활짝 열려져 있는 큰 문으로 들어서 장의 집으로 들어가니 미리 소식을 들어 알고 있었는지 장의 아내와 그의 어린 딸이 마중을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좌우로 몇 사람의 하인들인지 그렇지 않으면 노예들인지 모르지만 그 사람들이 서 있었지만 지금 장에게 달려오는 것은 귀여운 모습 그대로인 헤더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딸이었다.
“아빠~”
“오~ 내 사랑스런 딸아~”
장은 무척이나 귀여운 딸아이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어 주며 그 딸을 꼬옥 끌어안아 주었다. 그리고 이내 어색하지만 반가운 표정으로 다가온 아내와 서로 눈을 마주보다가 아내를 와락 끌어안았다.
“다녀왔소.”
여러 사람들이 보고 있었지만 장과 그의 아내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키스를 나누었고, 두 사람의 딸아이는 행복한 표정으로 부모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을 보고 있던 라스는 부러우면서 무척이나 보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슬며시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모니크도 자신의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어 씁쓸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기회가 된다면 북쪽 디노 맥시밀리엄을 다시 찾아 지금은 어찌 되었을지 모르는 산속의 마을을 찾아가고 싶었다.
어차피 사람이 죽으면 조금씩 흩어지게 되어 결국에는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물론 이것은 지고신께서 이 세상에서 살도록 한 그 기간만큼을 채운 사람들의 이야기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지고신께서 부여하신 삶의 시간을 채우지 못한 사람들은 육신이 썩어가는 기간 동안 그 놀란 영혼이 큰 고통을 받게 된다.
아치가 하는 일이 바로 이러한 영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육신을 구성하는 지고신께서 자연의 모든 것에 부여하신 근원인 마나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일이었다. 그는 이런 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알고 있었고 라스도 영혼이 육체가 썩어가는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을 받는 다면 그 사실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특히 모니크의 생각이 간절하게 난 라스가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갑자기 장의 아내는 장의 손을 잡고 다른 사람들의 이목은 생각하지 않으며 그를 안으로 잡아끌었다. 마치 남자를 유혹하는 마법이라도 부린 듯 장도 아내의 손을 잡고 안으로 따라 들어갔고 이내 두 사람은 건물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라스가 모니크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장과 아내의 행동 때문에 몹시 어색해 하고 있는 것도 잠시, 장의 딸은 빙긋 웃으며 갑자기 그를 장과 그의 아내가 사라진 건물이 아닌 다른 건물로 안내했다.
“아저씨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귀여운 얼굴에 목소리도 무척이나 고왔기 때문에 마치 천사가 속삭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헤더는 이만할 때 매일 케이틀린이나 타라에게 쥐어 터지기나 하며 울기만 했던 것 같은데 이 아이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아직 장의 딸아이가 귀엽다고만 생각했지 이름도 물어보지 않은 것 같다.
“아참! 네 이름이 뭐니?”
“피리네······에요.”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말한 피리네라고 불린 소녀는 갑자기 어른에게 배운 듯 최소한 세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귀족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아참 이게 아니지~ 에헴~ 저는 잠시드 부족 바스티스 가문의 피리네라고 합니다.”
애써 자신의 이름을 고쳐 이야기 하는 피리네를 보고 라스는 갑자기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자신을 피리네의 아버지인 장과 전쟁터에서 함께 싸운 기사로 소개했다.
“그냥 편하게 라스라고 불러줘!”
솔직히 귀족인 장이나 지금 자신을 무서워하지 않고 손을 잡아 준 피리네와는 달리 평민 출신인 라스는 특별히 귀족들처럼 어디 부족의 어느 가문의 누구라고 말을 할 것이 없었다. 기사 작위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라스라는 이름 이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 노예들이 분명하지만 군대에서 보았던 노예들과는 다른 대우를 받는 듯 제법 깨끗한 옷을 입고 집안의 잡일을 하는 하인들은 라스를 안내해온 피리네의 지시를 받으며 그가 입고 있던 무기와 옷을 받아 주고는 목욕물을 데워 주었다.
그러고 보면 겨우 헤더 정도 쯤 되어 보이는 피리네가 제법 여주인 행세를 하며 자신보다 나이 많은 하인들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며 별다른 설명 없이도 장을 따라온 라스를 아버지의 손님으로 대접해 줄 주며 소홀함이 없도록 해주니 대견하면서도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귀족은 귀족이라는 건가?’
보통 헤더 정도의 나이라고 하면 이런 저런 집안일을 돕거나 밭일도 하며 일손이 되어 주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흙속에서 뒹굴며 한창 철이 없을 때이기도 했다. 그런데 귀족의 딸인 피리네는 비슷한 나이인 헤더 같이 행동하지는 않았다.
‘······이래서 발레리아도 그렇게 당당한 건가?’
문득 발레리아도 부친인 라빈과는 혈연관계가 없는 수양딸이지만 이렇게 피리네처럼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들을 부리는데 익숙해져 있으니 그렇게 여러 사람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쯧~’
약간 불쾌하다는 생각도 잠시 라스는 이내 피리네가 슬쩍 밖으로 빠져나간 사이 젊은 여자 노예 두 사람이 다가와 따뜻하게 데운 나무 물통을 앞에 놓고 라스의 옷을 모두 벗기려 하자 몹시 당황했다.
하지만 젊은 여자 노예 두 사람은 라스의 옷을 자연스럽게 모두 벗겨 주었고 그에게 따뜻하게 데운 물통에 들어서도록 손짓했다. 라스가 어색한 표정으로 물통에 발을 담그자 젊은 여자 노예 두 사람은 번갈아 가며 물에 적신 부드러운 천으로 라스의 몸 이곳저곳을 닦아 주었다.
어색한 느낌도 잠시 나무 물통에 그대로 서 있던 라스는 두 사람이 자신의 몸을 모두 닦아 주자 고맙다는 말을 했고 두 사람의 여자 노예는 이내 라스의 앞을 물러섰다. 라스가 무기를 모두 벗고 가벼운 옷만 입고 밖으로 나오는 동안 장과 그의 아내가 사라진 집안에서는 짧은 신음 소리와 함께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물론 라스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지만 말이다.
다소 지루하다면 지루할 정도의 시간이 끝이 났고 장은 그간의 피로를 모두 풀어 버린 듯 매우 흡족한 표정이 되어 금발의 아내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모두가 기다리고 있자 몹시 미안해했다. 하지만 라스는 괜찮다며 오히려 두 사람의 사이가 좋아 보여 부럽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장과 그의 아내 예리나가 서로 만나 그 동안 참고 있었던 기분을 모두 풀어낸 후 장은 얼른 라스처럼 몸을 씻었다. 예리나는 남편과 손님을 대접할 음식을 준비하는데 열을 올렸다. 약간의 여유가 있게 되자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던 라스는 성벽처럼 둘러싸여 있는 담벼락 안쪽으로 건물이 다섯 채나 있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놀라워했다.
당연히 한 채는 장과 그의 아내, 그리고 피리네가 머무는 집이었고 다른 한 채는 창고였으며 다른 한 채는 마구간인 것 같았다. 나머지 두 채의 집은 분명 노예들이 머무는 집이 분명해 보였다.
노예가 몇 명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확인해 볼 틈도 없었다. 문득 지난번에 보았을 때에는 개빈이라는 사람에게 쫓기듯 성을 빠져 나왔는데 지금은 노예들도 여럿 거느리고 제법 부자라고 한다면 부자가 되어 있는 장의 현실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배가 몹시 고프기는 했지만 식사 준비는 미리 준비해 놓기라도 한 듯 장이 목욕을 마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올 때 쯤 의외로 빨리 끝이 났다. 주인들이 먹을 음식도 준비되고 노예들이 먹을 음식들도 건물 한쪽에서 준비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은 빵과 고기와 야채가 들어간 쇠고기 스프를 넣은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어찌 본다면 보통 서민들과 같은 수준의 음식을 먹고 있으니 노예라고 해서 군대에서 본 노예들처럼 겨우 멀건 스프 한 접시만 먹고 죽도록 일만 하는 그런 존재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가 시작되고 라스는 처음부터 자신이 궁금했던 것 즉 작년과는 다른 장과 그의 가족들이 보여주고 있는 삶에 대한 의문을 털어 놓았다. 라스의 조심스런 질문을 받은 장은 어렵지 않게 설명했다.
작년에 기사를 그만 둔 후 나름대로 은퇴해서 조용히 살고 있는데 개빈이라는 상인의 부하가 못된 짓을 일삼고 있어 자신이 직접 나서 혼내 주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빈은 이것을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장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지만 장은 당연히 기사의 자존심으로 거절을 했다. 그러자 그는 수하들을 이끌고 장을 공격하러 온 것이고 이때 라스가 개빈의 부하들로부터 가족을 지키는데 도움을 주었다.
특히 개빈의 수하 중에서 어디에서 나타난 것인지 어마어마한 전사인 발터를 일격에 쓰러뜨려 준 덕분에 더욱 일이 쉬웠다. 라스도 알고 있듯 장은 개빈의 수하들을 죽여 버리고 처제의 농장에서 한 동안 숨어 지냈다.
숨어 지낸 기간이 그렇게 오래지 않아 장은 레나르트와 전쟁을 하기 위해 유능한 기사를 찾고 있던 마커스 조이 성의 성주 아티우스 란도 콜드런이 장을 찾아와 개빈의 수하들을 죽여 버린 그의 죄를 사면해 주며 아울러 군대에 복귀해 부대를 이끄는 조건으로 지금의 농장과 제법 많은 돈을 내려 주었다.
그때 받은 농장과 돈으로 지금 이렇게 여유롭게 살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장이 다시 군대에 복귀해 전쟁터로 나가야 하는 위험한 조건을 승낙해야 하는 것이지만 지금의 장은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고 이렇게 다시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장은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듣고 전쟁터에서 겪은 일을 다소 과장 섞어 이야기하기도 하며 이제야 라스를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으로 소개해 모두의 고마움을 한꺼번에 몰아 받도록 해 당황하게 만들었다.
‘······부럽다.’
당혹스러웠던 일도 잠시 식사 시간 동안 계속해서 서로를 바라보며 눈웃음을 치고 가끔 손을 뻗어 테이블 위로 서로의 손을 잡아 주는 것을 보며 라스는 모니크와 함께 자신도 이런 가정을 꾸렸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부러운 마음에 가득 차 있던 라스가 이 순간 문득 어느덧 어둠이 깔린 한쪽 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바로 이때 라스의 눈에 이제는 하얗게 변해 버린 소녀가 무표정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
그 소녀를 본 라스가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니 모두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퍼뜩 정신을 차리며 자신이 헛것을 보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라스는 갑자기 피곤한 기색을 보이며 일찍 잠자리에 들고 싶다는 말로 지금의 어색한 분위기를 넘어가려 했다.
“이런 내가 너무 무심했군. 미안하네.”
장도 무엇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것 같았지만 아내에게 정신이 팔려 있는 탓에 함께 술이라도 기울이지 못하고 대접이 소홀해 미안하다는 다소 가식적인 미안함을 표시했다.
라스는 황급히 괜찮다는 변명을 하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다소 궁색하게 갑자기 몸이 피곤해 졌다며 변명을 했다. 라스가 피곤하다고 하니 장의 아내는 얼른 일어나서 장의 생명을 구해 주었다는 라스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하며 직접 자신의 집에서 방을 치워 준 후 라스의 잠자리를 챙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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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가끔 나타나는 저 소녀는 간단히 말해서…유령…혹은 라스의 무의식에 있는 죄책감이 간혹 드러나는 것입니다…
…별 것 아니지요…^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07
●‘지옹’님…무덥네요…~ㅁ~; 그나저나 라스 녀석의 영웅적인 활약(?)은 앞으로 라스 녀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0^)乃 그 만큼 여러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테니 말이죠…이히힛…^_^;
●‘룬마스터’님…^_^; 라스 녀석의 일기당천은…지금이 아니라 한참 뒤인 2부 쯤…간략하게 소개되어 나올 것인데요…뭐 미리 말씀 드려도 상관 없겠죠…라스가 기병 30명에 보병 70명을 거느리고 1,500의 적병을 깨트리고 곧 70명의 병사로 1,000명의 정예군을 깨트리는 내용이 있답니다…^0^;;
●‘스킬팝’님…제목이야…^_^; 그나저나 라스의 마눌이라…뭐…마누라 만나기 전까지 열심히 여자 만나보고 경험치를 상승시켜 봐야 할 것이니…라스 넘도 여자 여럿 만나야 하겠지요…이히힛…^_ㅜ;
●‘호박의정령’님…하렘이라…라스 녀석이 돈을 좀 많이 벌게 되면…당연히 여자는 따라오게 되어 있답니다…그 이유는 간단합니다…~ㅁ~; 이 시대 돈 좀 있으면 첩이나 애인을 두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니 말이죠…^_^;
●‘산을미는강’님…으흐흐흐흐…^0^)乃 날씨가 뜨겁습니다…미칠 듯 말이죠…아침에는 조금 선선하기는 해도 아침 기온이 27도 정도니 ~0~; 어쨌거나 비 좀 내려 주었으면 합니다…뜨거운 대지를 조금 식히게 말이죠…~0~;
●‘블래스터’님…@3@; 저 작가넘은 대전으로 일하러 다니고 알바도 하러 다닌답니다…대전에서 학교도 나왔구요…=_=; 어쨌거나 라스 녀석의 활약은 이제부터 시작이랍니다…뒤로 가면 갈수록…차츰 두려운 인간 괴물 라스의 상승이지요…^_^;
●‘soulschaos’님…하핫…ㅠ0ㅠ; 저 작가넘은 열심히 쓰고 아뒤쥔장님은 열심히 3줄 요약 신공을 보여 주시니…=ㅁ=; 어쨌든 간에 라스 녀석의 저런 맷집과 저돌성은 바로 라스 녀석이 앞으로 성장하게 되는 밑거름이 되죠…그러고 보면 라스 녀석 가진 것이 몸뚱이 뿐이면 몸이 부서져라 일해야 하는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으음…라스 녀석의 바로 저런 저돌성과 용맹(?)은…이후…엄청난 출세의 지름길로 라스를 안내해 줍니다…기병 2천으로 5만 대군을 혼란에 빠트리는 일도 있구요…~_^;; 엄청난 숫자의 적들을 상대로 정면 공격을 감행해…오히려 적을 무너뜨리기도 한답니다…^0^;; 어쨌거나 라스 녀석의 성공은 지금 보여준 맷집과 저돌성이랍니다…으흐흐흐…
●‘가연을이’님…으음…저 작가넘도 영어는…~0~; 친구넘 중에서 집에 돈이 많아서…미국에 영어 어학 연수를 다녀온 녀석이 있는데요…그 녀석도…영어를 시켜 보면 잘하지는 못하더라구요…~0~;; 저 작가넘은 수능 망친 것이 수학이었는데 말이죠…-0-; 어쨌거나 기운내세요…영어 공부는…계속해서 하다 보면 조금은 늘더라구요…=0=;;
●‘창조그리고’님…으음…분량에 너무 집착하시면 안됩니다…저 작가넘도 예전에 크라우프를 쓸때 분량에 너무 집착을 하다가 결과적으로 내용을 쓸데없이 많이 늘이고 너무 반복된 설명만 잔뜩 집어넣기도 했답니다…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지금 아뒤쥔장님이 3줄 요약을 자주해 주시구요…~0~;; 어쨌거나 느긋하게 마음을 먹고 생각을 정리한 후 쓰게 되시면 금방…만족하실 일이 많아지실 것으로 믿습니다…^_^;
●’underworld’님…^_^; 으흐흐흐…전투는 계속될 것이랍니다…뭐 판타지 소설의 특성상 쥔공이 움직이면 바로 전쟁이 벌어지는 일이 계속 될 것이지요…이런 전쟁은 별 것 아닌 약과랍니다…앞으로 더욱 크고 치열한 전쟁이 기다리고 있답니다…^_^;
●‘바보과대표’님…^0^; 라스 녀석의 독무대 맞답니다…뭐…전작인 크라우프에서는 쥔공 급을 여럿 등장 시켰고 이런저런 이유로 여러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라스에서는 최대한 라스에게 초점을 맞출 것이랍니다…글쿠 더위 드셨으면 포도당 같은 것 많이 드시고 물 많이 드셔야 합니다…^0^;;
●‘영웅’님…아! 조운도 저렇게 조조의 5천 기병대를 향해 돌진해 들어갔지요…~_^; 일단 라스 녀석의 모티브는 주태였답니다…수만 조조군을 상대로 단기 돌격을 감행해 손권을 구해낸 무시무시한 맹장 말이죠…@3@;
●‘양구리공작’님…무덥습니다..땀이 그냥 줄줄 쏟아지네요…~0~; 어쨌든 간에 오늘이 입추고 내일이 말복이군요…곧 태풍도 올라온다고 하던데…어쨌거나 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양구리공작님 화팅!! 은근슬쩍 라스 넘도 화팅!!.
에궁…오늘도 무덥네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