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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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소제목으로 글의 전개를 금방 알 수 없으니 답답하긴 하더군요…^_^;;
“우아아!”
자신의 앞으로 뛰어온 두 사람의 병사 중 한 사람이 잽싸게 철퇴를 휘둘러 라스의 몸을 후려치려 했다. 하지만 한 발자국 움직이는 것만으로 간단히 상대의 공격을 피해낸 라스는 피하는 동작과 동시에 손에 들고 있는 전투 도끼로 자신에게 철퇴를 휘두른 병사의 배를 냅다 찍었다.
철퇴를 든 병사가 복부를 전투 도끼로 얻어맞자 상체를 심각하게 앞으로 굽혀 도끼날이 단 번에 빠지지 않았다. 라스가 미처 도끼날을 빼내지 못하자 동료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는 듯 바짝 옆으로 다가온 도끼를 든 병사가 재빨리 라스를 찍어 버리기 위해 도끼를 치켜들었다.
“웃!”
미처 피할 수도 없는 위기의 순간 도끼를 치켜든 병사의 목 부분에 스펜서가 던진 단검이 정확히 날아와 박혔다. 마지막 힘을 내지 못한 도끼를 든 병사가 쓰러지고 스펜서는 철퇴를 들고 재빨리 라스의 옆으로 뛰어들어 와 두어 명을 철퇴로 후려쳐 쓰러뜨렸다.
이에 기운을 낸 라스가 다시 다른 적을 찾았을 때 그의 눈앞으로 장식이 없고 일견 조잡해 보이기까지 하는 판금 갑옷을 걸친 기사 한 사람이 피를 잔뜩 뒤집어 쓴 채 뛰어 들어왔다. 그는 손에 라스와 같은 모양의 전투 도끼를 들고 있었고 허리에는 대검을 차고 등에는 방패를 메고 있었다.
이미 여려 명의 목숨을 빨아 먹은 것이 분명한 이름 모를 기사는 금속 투구 사이로 라스를 발견하자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더니 이내 전투 도끼를 내려놓고는 허리에 차고 있는 대검을 빼들고 잽싸게 등 뒤에 메고 있던 방패를 왼팔에 찼다.
아마도 이름 모를 기사는 라스가 일반 병사와는 다르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 본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어쭙잖은 녀석들을 상대하기 위해 들고 있던 전투 도끼를 내려놓고 라스를 상대하기 위해 대검을 빼든 것이 분명했다.
상대가 준비하는 동안 달려든 무장병을 하나를 더 쓰러뜨린 라스는 기사가 자신을 목표로 삼은 채 걸음을 옮겨오자 전투 도끼를 내려놓으려다가 생각을 바꾸었다. 상대방이 도끼를 내려놓은 채 대검을 빼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검술에 자신이 있다는 소리였고, 상대적으로 검술이 약한 자신이 맞서보았자 방패를 가지고 있는 적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야압!”
일단 기사가 갖고 있는 방패를 부셔 버린다면 승산은 한 번의 타격력이 큰 무기를 갖고 있는 자신에게 있었다. 이내 생각을 정리한 라스는 전투 도끼를 고쳐 잡고는 기합 소리와 함께 이름을 모르는 기사를 한 방에 쪼개 놓겠다는 듯 용감하게 덤벼들었다. 순식간에 서로의 거리를 좁힌 라스는 있는 힘을 다해 전투 도끼를 내리쳤다.
이름 모를 기사는 라스의 도끼 공격을 비스듬하게 방패를 기울여 막았고, 라스가 내려친 도끼는 큰 타격을 주지 못하고 굴곡을 따라 아래쪽으로 흘러 내려갔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그의 움직임이 완전히 흐트러졌다.
라스의 자세가 흐트러지자 이 좋은 틈을 놓치지 않은 이름 모르는 기사는 재빨리 라스의 옆구리를 대검으로 찌르려 했다. 바로 이때 일반 병사 두 어 명을 쳐 쓰러뜨린 스펜서가 재빨리 뛰어와 기사의 옆으로 돌진했다.
기사는 검을 내지르려다가 자신의 빈틈을 노리고 덤벼든 스펜서를 보고 재빨리 방향을 바꾸어 스펜서의 공격을 방패로 방어한 후 대검으로 왼쪽을 노렸다. 하지만 스펜서는 왼팔에 차고 있는 판금 갑옷의 왼쪽 팔 부분으로 이름 모를 기사의 공격을 방어했다.
“캉!”
타격이 별로 없었는지 스펜서가 다시 철퇴를 휘두르려는데 갑자기 그 기사가 상체를 숙이더니 재빨리 스펜서의 복부를 대검으로 찔렀다. 복부를 찔린 스펜서의 몸이 움츠려 드는 순간 기사는 그 좋은 틈을 놓치지 않고 끝장을 내려 했다. 이 순간 어느새 기사의 등 뒤로 돌아간 라스는 주저할 것 없이 손에 들고 있던 전투 도끼로 기사의 등 뒤를 냅다 찍어 버렸다.
“퍽!!”
강렬한 힘으로 내리찍은 전투 도끼는 조잡한 판금 갑옷을 걸친 기사의 등뼈를 끊고 허리 깊숙이 박혔다. 방패에 가려 라스의 움직임을 미처 보지 못했던 기사는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라스는 전투 도끼를 빼낼 틈도 없이 어디에서 돌진해 들어온 것인지 전투 망치를 든 병사에게 옆구리를 호되게 얻어맞아야 했다.
“우악!”
순간적으로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지만 라스는 쓰러지지 않았다. 이대로 쓰러지면 죽을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라스는 빠지지 않는 전투 도끼를 그대로 놓아버린 후 재빨리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며 팔을 휘둘렀다.
“퍽!”
커다란 덩치의 라스가 몸을 돌리며 휘두른 팔에 재차 공격을 가하려던 무장병은 재차 공격을 가하기 위해 높이 들어 올렸던 오른팔을 얻어맞고 잠시 주춤거렸다. 라스는 몸을 돌리자마자 주춤거리는 상대방에게 왼손을 뻗어 전투 망치의 끝 부분을 잡아챈 후 마치 어린애의 손에서 장난감을 빼앗듯 약간의 저항을 무시하고는 전투 망치를 빼앗았다.
“푸콱!!”
오른손으로 재빨리 전투 망치의 자루 부분을 잡은 라스는 상대적인 키 차이 때문에 치켜들게 된 전투 망치를 내리꽂아 상대의 얼굴을 냅다 후려쳤다. 얼굴이 부서져 버리면서 피와 부러진 이빨이 튀어 나오며 무장병이 비틀거리자 라스는 망치를 반 바퀴 돌린 후 뒤쪽에 나 있는 뾰족한 부분으로 부서진 얼굴을 감싼 병사의 목덜미를 냅다 내리 찍었다.
“허억~ 허억~”
옆구리를 전투 망치로 얻어맞은 라스는 통증이 그다지 크지 않아 움직일 만 하다고 판단되자 판금 갑옷을 입은 기사의 몸에서 전투 도끼를 빼내는 대신 그 기사가 처음에 내려놓았던 전투 도끼를 집어 들었다.
라스가 전투 도끼를 집어 들었을 때 스펜서도 복부를 칼에 찔린 상처가 그렇게 깊지 않은 듯 다시 몸을 추스르며 덤벼 들어온 철퇴를 든 병사 하나를 쓰러뜨리고 있었다.
스펜서와 눈빛을 교환하며 서로가 무사함을 확인한 라스가 고개를 돌려 적을 찾는 사이, 라스가 미처 보지 못한 곳에서 짧은 칼을 든 국왕 쪽 병사 하나가 기다란 창을 들고 싸우던 퀸터 매트 쪽 병사 한 사람의 목덜미를 찍어 생사의 갈림길에서 승리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승리에 대한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전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베테랑 병사인 듯 한눈을 팔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상대를 찾아 자세를 낮추고 주변을 살폈다.
“큭!”
그는 자신의 다음 상대로 거구에 짐승 가죽 덧옷을 걸치고 있는 라스가 될 것 같아 보이자 쉽게 앞으로 뛰어 나오지 못하고 잠시 주저했다.
바로 이때 그 병사의 눈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주인을 잃은 석궁이 보였다. 재빨리 석궁을 집어 든 병사는 화살 끝을 라스를 향하게 한 후 주저할 것 없이 석궁을 쏘았다.
“으윽!!”
갑자기 옆구리 쪽에 둔탁한 충격과 함께 엄청난 고통이 느껴진 라스가 고개를 돌려 보니 석궁 화살이 하나 옆구리에 꽤 깊게 박혀 있었다. 화살을 눈으로 확인하자 재차 밀려드는 고통에 인상을 잔뜩 찌푸린 라스는 곧바로 자신에게 석궁을 쏜 상대를 찾으려 했다. 의외로 석궁을 든 상대는 쉽게 찾아냈다.
화살에 맞은 라스를 바라보며 희열에 찬 얼굴로 비어 있는 석궁을 내던진 병사가 서둘러 다른 무기를 찾고 있었다. 그 병사의 모습을 보게 된 라스는 석궁의 화살을 뽑지도 않고 상대를 향해 덤벼 들어가 그 병사가 미처 다른 무기를 찾기도 전에 들고 있던 전투 도끼로 머리통을 내리 찍었다.
“빠각!!”
둔탁한 음이 라스의 귓전을 울렸고 동시에 부서진 병사의 머리통에서 전투 도끼를 빼낸 라스는 옆구리에 맞은 화살을 힘을 주어 뽑아냈다.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고 억지로 석궁을 잡아 뺀 덕분에 상처가 찢어지고 더 크게 벌어졌다.
“으악! 제길!”
기사인 라스가 잠시 비틀거리고 있자 짧은 칼과 전투 도끼, 그리고 철퇴 같은 무기를 든 병사들이 그를 목표로 덤벼들었다. 라스가 기사인지 알고 있는 사람들인지 그렇지 않으면 덩치가 큰 녀석이니 라스를 쓰러뜨린다면 큰 공적이 될 수 있는 것 때문인지 병사들은 상처 입은 라스에게 겁을 먹지 않고 돌진해 왔다.
옆구리가 무척이나 고통스러웠지만 라스는 이 자리에서 죽을 생각은 없었다. 살아야 할 이유가 있으니 재빨리 전투 도끼를 고쳐 잡고 자신을 향해 덤벼 들어오는 적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라스는 가장 먼저 힘껏 전투 도끼를 내리쳐 앞으로 뛰어 들어온 나무 방패와 짧은 칼을 든 병사를 목표로 삼고 크게 한걸음 나아가면서 도끼를 내리 찍었다. 화살에 맞은 라스가 움직일 줄 예상치 못했던지 방패를 든 병사는 방패를 들어 공격을 막기도 전에 왼쪽 어깨를 내리 찍혔다.
일격에 한 명을 쓰러뜨린 라스는 옆구리에서 놀라오는 고통을 무시하고 다시 몸을 비튼 후 재빨리 자신의 빈틈을 노리고 덤벼 든 전투 도끼를 든 상대의 손목을 냅다 찍었다.
“으아악!!”
손목을 전투 도끼로 얻어맞은 병사는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라스는 짧은 순간 두 명을 쓰러뜨렸지만 세 번째 철퇴를 든 한 명은 등을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등을 후려쳤다.
“퍽!”
다행히도 라스가 두 번째로 해치운 무장병의 몸이 방해가 되었는지 세 번째 병사는 철퇴를 크게 휘두르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타격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라스는 등을 철퇴에 얻어맞고 고통에 몸을 비틀었다. 그때 어디에선가 나타난 짧은 칼을 든 병사가 재빨리 다가오더니 라스의 허벅지를 칼로 찔렀다.
“이 썅!!”
칼날이 몸을 파고드는 섬뜩한 느낌에 욕설을 내뱉은 라스는 허벅지를 찌른 상대의 팔목을 잡아채고는 힘껏 비틀었다. 위기의 순간 라스가 순간적으로 준 엄청난 힘을 견디지 못한 짧은 칼을 든 무장병이 옆으로 쓰러졌고, 이 덕분에 철퇴를 든 무장병은 움직임을 방해받아 라스를 처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그냥 날려야 했다.
자신의 허벅지를 찌른 병사의 손에서 짧은 칼을 빼앗아 든 라스는 다시 일격을 날리려 다가오는 철퇴를 치켜든 무장병 쪽으로 몸을 날리다시피 했다.
“어~ 어!”
라스의 육중한 몸이 순식간에 덮치자 철퇴를 든 무장병은 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뒤로 넘어가 버렸고, 재빨리 몸을 일으키던 라스는 그 남자의 목에 짧은 칼을 꼽아 넣었다. 그리고 목을 부여잡고 컥컥대는 그의 무기를 빼앗았다.
손에 철퇴를 들게 된 라스는 단검을 빼앗기고 바닥에 넘어졌던 무장병이 도망치려고 하자 그 병사의 등을 냅다 후려쳤다. 라스가 가지고 있는 강한 힘으로 후려친 철퇴에 맞은 병사는 단박에 등뼈가 부러져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 병사는 비정상적으로 허리를 비틀며 바닥에 쓰러져 몸부림을 쳤다. 잠시 동안의 위기에서 몸의 이곳저곳에 상처를 입었지만 여전히 꿋꿋하게 서 있는 라스는 왼손에는 철퇴를, 오른손에는 전투 도끼를 들고 있었다.
라스는 자신의 앞으로 다시 두 명의 무장병이 뛰어 들어오자 갑자기 왼손에 들고 있던 철퇴를 가장 앞선 병사를 향해 냅다 집어 던졌다.
“훙훙훙! 빠각!”
라스는 그 병사가 철퇴를 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걸음 나아가려 했다. 하지만 운이 좋았는지 갑자기 날아온 철퇴를 미처 피하지 못한 병사는 하필이면 이마 한 가운데를 철퇴로 맞아 머리가 움푹 꺼지면서 몸이 뒤쪽으로 꺾인 다음 마치 고깃덩이처럼 중심을 잃고 고꾸라졌다.
앞서 달려 왔던 동료가 머리에 갑자기 날아온 철퇴를 맞고 쓰러지자 그 뒤쪽으로 뛰어 왔던 병사의 얼굴은 삽시간에 흙빛이 되었다. 자신도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마치 조각상처럼 그 자리에 멈추어 선 후 뒷걸음질 치더니 도망쳐 버리기 시작했다.
“우으······우워워워워워!!!”
이곳저곳에 입은 상처의 고통이 생각 외로 심각했지만 라스는 포효하는 오크처럼 고함을 지르며 달려가 자신에게 겁을 먹고 도망치는 병사의 등을 전투 도끼로 찍었다. 등이 찍힌 상대가 쓰러지자 곧바로 라스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주변을 살폈다.
“······”
그의 주변에는 제법 날이 길어 보이는 검과 나름대로 방어력이 높아 보이는 네모진 방패를 들고 사슬 갑옷을 걸치고 금속 투구를 쓰고 있는 무장병과, 그가 이끄는 것으로 보이는 가죽 갑옷을 입고 있거나 사슬 갑옷을 입고 있는 병사 십여 명이 갖가지 무기를 손에 든 채 라스를 노리고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썩을······”
바로 이 순간 생각난 단어는 이것 하나뿐이었다. 라스가 자기들을 인식했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숨 돌릴 틈도 없이 무기를 들고 적들은 라스를 향해 덤벼 들어오려 했다. 바로 이때 라스는 지휘자로 보이는 날이 길어 보이는 검과 네모진 방패를 들고 있는 무장병을 향해 잽싸게 자신이 들고 있던 전투 도끼를 내던졌다.
“어억······으악!!”
라스가 내던지 전투 도끼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가슴 부분에 전투 도끼의 날이 박혀 버린 지휘관은 몸을 비틀며 고꾸라졌다. 지휘자가 쓰러졌으니 그 부하들이 겁을 먹고 도망쳐야 정상이지만 오히려 수적으로 우세한 적들은 라스를 향해 돌진해 들어왔다.
전투 도끼를 내던진 라스는 재빨리 자신의 대검을 빼든 후 부족한 솜씨나마 대검을 휘둘러 덤벼 들어온 병사 두 명이 휘두른 무기를 쳐낸 후 곧바로 이어진 반격으로 목숨을 빼앗았다. 하지만 상대가 워낙 많아 라스 혼자서는 무리였다.
“젠자아아앙!!”
라스가 차츰 숫자에 밀리고 있을 때 그의 옆으로 스펜서가 뛰어 들어오더니 두어 명의 병사를 철퇴로 후려쳐 버렸다. 갑자기 덩치 큰 사람이 하나 더 나오자 병사들은 깜짝 놀랐지만 아직까지도 자신들이 수적으로 우세하다는 사실에 용기를 내어 계속 덤벼들어 왔다.
라스와 스펜서는 서로 대화를 나눌 틈도 없이 자신들을 향해 덤벼들어오는 적을 맞아야 했다. 그리고 제 아무리 병사들도 훈련을 받았고 무장도 좋다고 해도 상당한 실력의 라스와 스펜서가 서로의 등을 지켜주며 대검과 철퇴를 휘두르며 적을 쳐내자 병사들의 대부분은 두 사람의 공격에 쓰러졌다.
남아 있는 몇 명은 겁을 집어먹고 다른 곳으로 도망쳐 버렸고, 라스와 스펜서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다시 자신들을 향해 덤벼들 적을 찾았다. 바로 이 순간 연이은 고함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동시에 국왕의 군대가 무슨 일이 난 듯 기세를 잃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라스와 스펜서가 놀라 어리둥절하니 갑가지 국왕의 군대 쪽에서 뿔피리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했고 동시에 국왕의 군대는 전의를 상실하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적이 물러나자 일단 다행이라고 생각한 라스는 자신의 것은 아니지만 스펜서에게 자신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 주었다.
“하하하! 무슨 말씀을······당연히 도와야 하는 것 아닌가?”
스펜서는 제법 호방하게 웃기는 했지만 그도 이곳저곳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있었다. 국왕의 군대가 워낙 기세 좋게 밀고 들어왔던 탓에 적이 물러나자 서 있을 힘도 없을 정도였으니 그가 지금 억지로 웃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가볍게 그의 어깨를 잡아 준 라스는 그냥 이대로 주저앉아 쉬고 싶다는 마음을 억누르고는 걸음을 옮겼다. 기사라는 명목이 있는 이상 나름대로 보병들을 정돈하며 걸어가 옆에서 사람이 죽거나 말거나 훈련이 잘 되어 매어둔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신의 말에 올랐다.
자칫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말위에 올라탄 사람은 좋은 표적이 될 수 있지만 갑자기 국왕의 군대가 물러난 것에 대한 상황을 알고 싶었던 라스는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라스는 말에 올라타자마자 어디에서 나타난 것인지 전장에 새로운 병력이 출현했음을 알아 차렸다.
새롭게 나타난 병력은 대부분이 기병 위주이기는 했지만 석궁과 활에 저지되어 많은 손실을 입은 토벤 보직이나 발레리아와는 달리 국왕 군대의 가운데를 똑바로 돌파해 나간 후 다시 방향을 바꿔 반대쪽에서부터 돌파해 들어와 국왕 군대의 전열을 네 조각으로 흐트러뜨려 놓은 상태다.
적진 속으로 뛰어 들어간 기마부대는 가운데에서 둥그렇게 진형을 모아 달리면서 흩어진 적들이 서로 돕고 의지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갑작스러운 기마부대의 출현과 이들을 제대로 방어해 내지 못한 국왕의 군대는 제대로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했다.
“이것 참······웃!”
라스는 말에 타고 있는 자신을 향해 날아온 화살이 옆을 스쳐지나가자 재빨리 말에서 내려 스펜서를 찾은 후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래? 어디에서 구원군이라도 온 건가?”
스펜서가 당황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라스도 알 수는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자신도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누군지는 몰라도 자신들에게 도움을 주는 이상 아군임에는 분명했으니 일단 자신은 주변에 흩어져 있는 병사들을 수습해 나름대로 부대를 편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스펜서와 라스가 무기를 빼들고 아직 살아남아 싸울 수 있는 병사들을 호령해 그들을 불러 모으자 금새 30여 명의 병력이 모였다. 바로 이때 어니어스 보직 하세는 아직까지 전투에 참가하지 않은 주력 부대를 제프 빙햄에게 맡겨 갑자기 출현한 기병 부대를 돕기 위해 전면으로 전진시켰다.
라스가 보병 부대를 수습하고 있는 사이 제프 빙햄과 그가 이끄는 퀸터 매트 성의 주력 보병 부대는 고함을 지르며 국왕 군대를 향해 휘몰아쳐 들어갔다. 서로간의 거리가 금새 좁혀지고 이내 치열한 백병전이 벌어졌다.
적의 공세를 막아내느라 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경무장 보병들을 중심으로 한 적의 공세가 효과적으로 저지되었고, 주력 무장병들에 의한 승세를 탄 공격이 개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잠시 뒤 토벤 보직과 발레리아가 지휘하는 기병 부대의 잔존병력 150여 기 정도가 다시 전열을 갖추어 제프 빙햄의 보병 부대를 돕기 위해 전진해 나갔다. 이때 당연히 라스도 앞으로 나서야 옳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지금은 앞으로 나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모여든 병사들을 정돈하면서 잠시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
살아남아 라스의 주변으로 몰려든 30여 명의 보병들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앞쪽에서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짐에도 선뜻 앞으로 나서자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을 보고 있던 라스는 갑자기 괴로운 신음소리를 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으윽······”
멀쩡히 서있던 라스가 바닥에 주저앉자 스펜서가 놀라 다가오니 라스는 재빨리 자신의 갑옷과 옷을 벗고는 근처에 떨어진 주인 없는 금속 투구를 가져와 그 금속 투구에다가 수통을 물을 쏟아 부은 후 플라비아 가루를 조금 넣었다.
이내 물이 파랗게 변하자 라스는 그 물로 옆구리와 허벅지의 상처를 씻은 후 얻어맞은 부위도 그 물로 발랐다. 그리고 더럽다는 생각도 없이 갈증과 예전에 직접 체험해 보았던 것, 마시면 시원한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 한 두어 모금 정도를 들이켰다. 의아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스펜서를 억지로 주저앉히더니 남은 물로 스펜서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어라? 이건?”
스펜서가 놀라 입을 열거나 말거나 상처를 붕대로 감싸고 다시 몸을 일으킨 라스는 짐을 챙기고 나서 갑옷을 입고는 상처를 입은 병사들의 몸에다가 플라비아를 개어 놓은 물을 발라 주며 앞쪽에서 계속되는 전투를 바라보았다.
국왕의 군대가 다시 이곳으로 밀고 들어온다면 자신의 목숨을 위해 맞서 싸우면 그만이지만 지금은 상처 입은 몸을 급하게나마 치료하는 것이 다른 어떤 것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무리 이 사람들이 열심히 싸워봐야······’
라스는 적의 공격을 막다가 부상당한 일반 병사들에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을 보고 어니어스 보직 하세도 국왕 죠셉 레이야드 3세처럼 일반 병사들을 단순히 적의 기세를 꺾어 놓는데 사용했음을 조금이나마 깨달았다.
‘······나도 마찬가지일까? 하지만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
갑자기 자기 자신이 너무 하찮게 느껴진 라스는 씁쓸한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자신의 주변으로 몰려든 일반 병사들에게 부상을 당해 움직이지 못하는 척 하라고 지시한 그는 분연히 일어선 후 자신의 전투 도끼를 찾았다.
전투 도끼를 찾아 든 그는 자신의 전투마에 올라 전장으로 나가려 했다. 병사들이 입을 모아 라스에게 전장으로 나가지 말라며 그를 걱정했다. 당연히 지금의 상황에서는 병사들의 말을 따라 이대로 몸을 추스르는 것이 중요했지만 라스가 보기에 그러면 안 되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명색이 기사야! 하지만 그대들은 보통 병사들이니 이곳에서 부상당한 동료들을 도와주라고!”
말을 마친 라스가 말을 박차 나가려 하자 갑자기 어디에선가 기다란 창을 주워들고 말에 올라탄 스펜서가 라스의 옆으로 뛰어왔다.
“따라오지 않아도 되요! 스펜서!”
라스가 목소리를 높이자 스펜서는 피곤하고 지쳤을 것인데 갑자기 무엇이 우스운지 키득 거리며 웃었다. 그리고는 차분히 자신의 의지를 설명했다.
“큭큭큭! 라스 네가 기사면 나는 너의 종자야! 주인인 기사가 가는데 종자가 함께하지 않는 다면 그게 무슨 일이야! 어서 가자고!!”
오히려 스펜서가 오연한 목소리로 재촉하니 그와 눈을 마주친 라스는 이내 굳은 얼굴로 슬쩍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말에 박차를 가해 전장으로 돌진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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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개허접 전투신…
으음…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19…
으흐흐…오늘은 좀 시원하군요…^_^;
●‘메리마을’님…^_^; 뭐 라스와 발레리아 사이의 관계라…뭐…당장은 하찮은 이름만 있는 하급 기사와 후작 가문 출신의 여기사이지요…^_^;; 글쿠…맞습니다…26명으로 3만을 뚫은 항우는 덤벼든 적장도 여럿 잡아 죽이고 부상도 입혔다지요…~0~;; 100명으로 1,500명 깨는 라스는…항우에 비한다면 뭐…별것 아니네요…ㅠ0ㅠ;
●‘soulschaos’님…=_=; 저 작가넘도 특히 패트리어트를 비롯해 옛날 서양의 역사물(?)을 보고 나서 가장 놀랐던 것이 soulschaos님의 말씀대로 대열을 유지해 일렬로 서서 쏴였습니다…~3~; 세상에나 차츰 자신의 앞에 선 사람들이 죽어 없어지고 자신이 앞으로 나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처음부터 가장 앞에 서 있는 사람은…@3@; 쿨럭…쿨럭…어쨌든 간에 지금 라스 녀석…활약한답니다…굉장히 말이죠…글쿠 말씀대로 레나르트의 중심 프란시스코 성의 앞 대지는 대지를 풍성하게 해 주는 피 때문에 농사가 잘 되겠습니다…쿨럭…쿨럭…
●‘알리’님…핫핫…일일이 답글은요….^_^;; 뭐 말씀대로 쥔공이 처음에는 잡병 A 였지만 이제 하급 기사의 지위를 얻었고 나름대로 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중이니 말이죠…으흐흐흐….^_^;; 어쨌든 간에 겨우 이 정도에 쥔공인 라스가 멈추지는 않을 것입니다…^_^;
●스워치‘님…건필하세염^_^;
●‘블래스터’님…^ㅠ^; 솔직히 저 작가넘도 크라우프가 부럽죠…~3~;; 그러고 보면 26명 가지고 3만 돌파한 항우와 단기로 조조의 5천 기병을 돌파해낸 조운…뭐…조조가 활 쏘지 말라고 했으니…조운은 약간 항우 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_^;
●‘英雄’님…^_=; 구겸창이면 창날에 낫처럼 찌르고 베고 할 수 있는 잔가지가 달려 있는 것 아닌지요? 뭐…그런 종류의 무기는…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_^; 뭐…서양에는 미늘창도 있고…^_^; 어쨌든 간에 새로운 무기라고 할 것은 없고 2부 쯤에는 좀 새롭게 단장이 될 것입니다…^_^;
●‘흑마법사닉’님…^_^; 뭐…라스 녀석이 국왕에게 죽는 다면 그것으로 1부 끝이고 곧 바로 2부 시작인데…안됩니다…1부를 그렇게 끝낼 수 없습니다…~0~;; 더욱이 라스는 쥔공인데…그렇게 죽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으허허허허…^0^;;
●‘양구리공작’님…으음…라스가 얼른 고향에 돌아갈 수 없답니다…고향에 돌아가기 전…열심히 세상을 알고 세상에 라스라는 이름과 명성을 미칠 듯이 떨쳐 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_^;;
●‘카보마일’임…^_^; 뭐…주워들은 것만 해도 상당하니 말이죠…16년 동안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 처음에는 좀 어수룩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금은…어느 정도 세상에 익숙해지고 자신의 목표도 생겼으니 말이죠…^_^;;
●‘마쑤’님…^_^; 라스가 활약을 할 시기는 바로 지금입니다…^3^; 뭐 라스는 한창 적이 덤벼들고 전투가 계속되면 오히려 더 날뛰어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것이지요…으흐흐흐흐…바로 라스의 주특기는 난전이랍니다…^_^;
●‘가연을이’님…잇힛…세상도 모르고 글도 모르고 지내던 16년 동안의 잡병 A가 이제는 굉장한 실력을 지닌 돌격 대장으로 성장을 했답니다…물론 라스의 성장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지만요…^_^;;
이힛…날씨가 선선하니 좋기는 하지만 좀 춥네요…~,.~;;
(오타수정함)